AI가 바꾸는 영화학교의 미래 — 캠퍼스 없는 글로벌 영화 교육의 부상
할리우드의 시각효과(VFX) 전문가 마이클 엥(Michael Eng)은 제작 침체기에 일자리를 잃은 뒤 구인 공고를 살펴보다 이력서에서 빠진 항목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머신러닝 경험이었다. 그는 AI 영화 제작 교육 플랫폼 Curious Refuge의 문을 두드렸고, 곧 새로운 커리어를 열었다.
캠퍼스 없이 170개국, 1만 명을 가르치다
2023년 5월 설립된 Curious Refuge는 현재 170개국, 1만 명 이상의 수강생을 보유한 온라인 AI 영화학교로 성장했다. 수업은 11개 언어로 제공되며, 수강생의 95%가 엔터테인먼트·광고 업계 현직 전문가다. 캠퍼스도, 졸업장도 없지만 매주 강사와의 오피스아워, Discord 커뮤니티, 칸 영화제 현장 밋업 등으로 강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헝가리 출신의 페트라 몰나르(Petra Molnar)는 치과위생사 출신으로 이 학교에서 AI 영상 제작을 배운 뒤 광고계에 입문했다. 그녀가 제작한 AI 홍보 영상은 나스닥 타임스스퀘어 7층 LED 스크린에 상영되기도 했다. "AI가 진짜 내 인생을 바꿨다"고 그녀는 말한다.
Peter Chernin + a16z가 베팅한 AI 인재 파이프라인
2025년 2월, AI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 Promise가 Curious Refuge를 인수했다. Promise는 미디어 거물 피터 체닌(Peter Chernin)의 North Road 스튜디오와 안드리센 호로위츠(a16z)가 공동 투자한 스타트업이다. Promise의 공동창업자 제이미 번(Jamie Byrne)은 "AI 제작 기술을 갖춘 인재 파이프라인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교육이 곧 전략 자산이 되는 시대다.
한편 개념예술가협회(Concept Art Association)와 애니메이션 길드의 2024년 연구는 올해 말까지 영화·TV·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약 12만 개의 일자리가 AI로 통합·대체·소멸될 것이라 전망했다.
K-엔터테크 시사점
국내 영화·드라마 제작 업계도 AI 전환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한국에는 아직 Curious Refuge에 해당하는 AI 특화 영상 교육 플랫폼이 없다. 넷플릭스·디즈니+와 협력하며 글로벌 콘텐츠를 생산하는 K-콘텐츠 생태계가 AI 인재 교육까지 선점한다면, 단순 제작 허브를 넘어 글로벌 AI 콘텐츠 교육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K-엔터테크의 다음 격전지는 스튜디오가 아니라 교실일 수 있다.
출처: Reuters (2026.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