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AI가 만든 역설: 창작의 문턱은 낮아졌는데 성공의 기준은 더 높아졌다

Digital Hollywood 패널로 본 엔터테크 시대, K-콘텐츠의 기회와 과제

2026년 1월 5일 | 라스베이거스 Aria Resort & Casino

▲ CES 2026 Digital Hollywood 세션 현장.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시크릿 레벨 등 업계 핵심 기업의 리더 7인이 AI 시대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논의했다.

누구나 AI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정작 업계 최전선에 있는 전문가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CES 2026에서 만난 그들은 한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할리우드만의 것이 아니다. K-콘텐츠의 다음 10년을 고민하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던져진 질문이다.

1월 5일 라스베이거스. 25년째 CES와 함께해 온 Digital Hollywood가 올해도 어김없이 엔터테인먼트 테크 업계의 거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AI, Cinematic Creativity, Spatial and XR: The Next Level of Innovation'. 거창한 제목과 달리, 이날 90분간의 대화는 놀라울 정도로 솔직했다.

AI가 가져온 가능성만큼이나, AI가 드리운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리고 그 대화의 핵심에는 '엔터테크(EnterTainment tech)', 엔터테인먼트와 테크놀로지의 융합이 있었다.

25년간 할리우드와 기술의 접점을 지켜본 무대

Digital Hollywood는 CES의 공식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사반세기 동안 테크놀로지가 엔터테인먼트를 어떻게 바꿔왔는지를 기록해 온 산증인이다. VR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스트리밍이 극장을 위협했을 때도, 이 무대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올해의 화두는 당연히 생성 AI였다.

진행자 찰리 핑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월트 디즈니에서 '라이온 킹'을 기획한 크리에이티브 부사장 출신으로, 지금은 포브스에서 AI와 XR을 다루는 기술 칼럼니스트로 활동한다. 창작자이자 기술 전도사라는 이중 정체성이 이날 토론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다.

패널의 면면도 화려했다. 구글 랩스에서 Gemini와 AR/VR 사업을 이끄는 아론 루버, 파라마운트와 20세기 폭스를 거친 미래학자 테드 실로위츠, 아시아 최초로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캐릭터 '투즈키'를 만든 모모 왕, 더그 라이만 감독과 함께 VR 스토리텔링의 선구자로 꼽히는 줄리나 태틀록,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공간 컴퓨팅을 담당하는 레일라 아미르사데기, 그리고 코카콜라 AI 광고로 주목받은 시크릿 레벨의 크리스티나 리 스톰. 기술과 창작의 경계에 선 이들이 모인 것이다.

세션은 시크릿 레벨이 제작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시크릿 레벨 아카데미'라는 교육 프로그램의 홍보 영상이었는데, 주목할 점은 영상 전체가 생성 AI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실사와 구분하기 어려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카메라는 부드럽게 공간을 훑었다. 1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을 품질이다. 크리스티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바닐라 효과': AI 콘텐츠는 왜 다 비슷해 보이는가

테드 실로위츠가 던진 화두가 분위기를 바꿨다. "저는 AI의 '바닐라 효과'가 걱정됩니다."

바닐라 효과(Vanilla Effect)란 AI 생성 콘텐츠가 평균화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생성 AI는 학습 데이터의 '평균'을 출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무난하고, 가장 많은 사람에게 수용될 수 있는 결과물. 문제는 '무난함'이 '개성 없음'과 동의어라는 점이다. 아이스크림의 바닐라 맛처럼, 누구에게나 거부감이 없지만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다.

테드의 관찰은 구체적이었다. 지금 AI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들을 보면, 기술적으로는 놀랍지만 감정적으로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두가 비슷한 톤, 비슷한 색감, 비슷한 구도를 갖고 있다. 사람들이 기술 자체에 감탄하는 '스펙터클의 시대'에 머물러 있을 뿐, 진정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줄리나 태틀록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일반인들은 이제 AI가 만든 영상인지 사람이 만든 영상인지 구별하지 못합니다. 우리도 곧 구별할 수 없게 될 겁니다." 역설적이게도, 기술적 구분이 사라지는 순간 중요해지는 것은 기술이 아니다. "그렇다면 남는 건 단 하나예요. 스토리. 캐릭터에 공감하는지, 이야기가 나에게 울림을 주는지. 그게 전부입니다." K-콘텐츠의 강점으로 꼽히는 독특한 정서와 서사 구조가 바로 이 '바닐라 효과'에 대한 해독제가 될 수 있다.

베이징의 200인 AI 스튜디오, 미국의 20인 스튜디오

모모 왕(Momo wang)이 전한 중국 현장의 이야기는 패널 전체를 긴장시켰다. 그녀는 최근 베이징의 한 AI 영상 스튜디오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곳에는 200명이 넘는 AI 영화 제작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스마트 시티 생산 공장처럼 운영되는 곳이었다. 한 팀은 프롬프트와 스크립트만 담당하고, 다른 팀은 영상 생성만 담당한다. 분업화된 AI 콘텐츠 대량 생산 체계가 이미 가동 중이었다.

"그리고 그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올해 100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에요. 중국에는 이런 스튜디오가 수없이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20명 규모의 AI 스튜디오도 '대형'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의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한국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소라2(Sora 2)의 등장으로 전 세계가 도구와 워크플로 업그레이드에 분주한 가운데, 중국은 이미 산업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K-콘텐츠가 기술 격차를 스토리의 힘만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엔터테크 역량 없이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높아진 기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없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발언은 모모 왕의 결론에서 나왔다. 투즈키 캐릭터로 아시아 최초의 글로벌 IP를 만들고, 일루미네이션에서 미니언즈 시리즈의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았던 그녀의 진단은 명쾌했다.

"사람들은 AI가 창작의 민주화를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틀렸어요. AI는 창작의 진입장벽을 낮췄지만, '눈에 띄기 위한' 기준은 훨씬 더 높였습니다."

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AI 도구 덕분에 이제 누구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전문 장비도, 대규모 스탭도, 막대한 예산도 필요 없다. 프롬프트 몇 줄이면 그럴듯한 영상이 나온다.

문제는 '그럴듯한' 영상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모두가 비슷한 도구로 비슷한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 속에서 돋보이려면? 예전보다 훨씬 더 독창적이고, 훨씬 더 완성도 높은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테드 실로위츠는 콘텐츠 제작 비용의 변화를 수치로 보여줬다. 처음에는 '예산의 10분의 1로 10배의 콘텐츠'라고 말했다. 한 달 전에는 '100분의 1로 100배'라고 수정했다. 지금은 아마 '1000분의 1로 1000배'에 가깝다고 본다. 콘텐츠 공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수요는 그만큼 늘지 않는다. 공급 과잉 속에서 선택받으려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야 한다. 이것이 '높아진 기준'의 실체다.

중간지대의 소멸, K-콘텐츠의 선택

모모 왕은 이 변화가 가져올 시장 구조를 예측했다. 미래의 콘텐츠 시장에는 두 가지 유형만 남을 것이다. 최고의 아이디어와 장인 정신을 담은 초고품질 프리미엄 콘텐츠, 그리고 대량으로 찍어내는 초저가 일회용 콘텐츠. 중간은 사라진다.

K-콘텐츠는 지금까지 바로 그 '중간'에서 강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큼의 예산은 없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제작 역량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기생충, 오징어 게임, BTS. 하지만 그 중간 지대가 사라진다면? 프리미엄으로 올라가거나, 초저가 경쟁에 휘말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프리미엄 경쟁에서 이기려면 결국 최첨단 엔터테크를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동시에 AI가 복제하지 못하는 독창성을 갖춰야 한다. 엔터테크가 K-콘텐츠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이유다.

5분짜리 드라마에 월 100달러를 쓰는 사람들

찰리 핑크가 꺼낸 마이크로 드라마 이야기는 웃음과 탄식을 동시에 자아냈다. "솔직히 말할게요. 마이크로 드라마는 끔찍합니다. 정말 형편없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미치도록 좋아합니다."

그가 아는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마이크로 드라마에 월 100달러 이상을 쓴다. 이유가 재미있다. 우버 뒷좌석에서 점심 약속 장소로 가는 동안 두 에피소드를 본다. 회의 사이 5분 여유가 생기면 또 한 편을 본다. 클리프행어로 끝나기 때문에 다음 편이 궁금해지고, 어느새 결제 버튼을 누르고 있다. 작품성은 없지만 라이프스타일에 맞는다. 그게 전부다.

테드 실로위츠는 이를 역사적 맥락에서 해석했다. "60년 전 사람들이 소프 오페라에 대해 똑같이 말했어요. 저급하다, 예술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좋아했죠." 아론 루버가 데이터를 보탰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유튜브에서 시청되는 새 콘텐츠의 20%가 AI로 생성된 것이다. 600억 뷰, 수억 달러의 수익.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이것은 이미 하나의 산업이 됐다. K-콘텐츠가 강점을 보여온 전통적 드라마 포맷 자체가 도전받고 있다.

Z세대의 새로운 친구, AI 캐릭터

찰리 핑크가 꺼낸 또 다른 통계는 더 충격적이었다. 16세 미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AI 친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Character AI 같은 서비스를 통해 젊은 세대는 AI 캐릭터와 대화하고, 관계를 맺고, 시간을 보낸다. 그 시간은 어디에서 왔을까? 영화, 드라마, 게임에 쓰였을 시간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쟁자가 AI 캐릭터가 된 것이다.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새로운 소비 방식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기술 역량, 즉 엔터테크가 필요하다.

공간 컴퓨팅, 틈새에서 표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레일라 아미르사데기는 다른 종류의 변화를 전했다. 공간 컴퓨팅이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몰입형 스토리텔링에 쓰이던 설계 원칙이 이제 디지털 트윈, 제조업 현장, 소매업 매장 설계에 그대로 적용된다. 엔터테인먼트에서 시작된 기술이 산업 전반의 기본 인터페이스가 되어가고 있다.

아론 루버는 AI 글래스 시장에 대해 낙관적이었다.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고, 구글도 워비 파커, 젠틀 몬스터와 협력해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삼성과의 헤드셋 협업도 진행 중이다. 그는 진정한 전환점이 하드웨어가 아니라 LLM의 멀티모달 능력, 즉 카메라와 마이크 입력을 동시에 처리하며 대화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레일라는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상시 녹화되는 기기에 대한 신뢰, 데이터 진정성 검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중 채택은 쉽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이 콘텐츠 소비의 주요 플랫폼이 된 것처럼, AI 글래스가 다음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다. K-콘텐츠는 이 새로운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마존의 100만 로봇, 100만 인간 '쉬는 시간에 뭘 할지에 대한 고민'

테드 실로위츠가 던진 또 다른 숫자가 무대를 무겁게 만들었다. 지난해 아마존이 발표한 내용이다. 아마존에서 일하는 로봇의 수가 인간 직원 수와 거의 같아졌다. 대략 100만 대 100만.

"2025년 이후 어느 쪽이 늘고 어느 쪽이 줄지는 굳이 말씀 안 드려도 아실 겁니다." 그의 말은 담담했지만, 함의는 무거웠다. "이건 오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미 왔고, 역을 떠났습니다. 열차는 달리고 있어요.

우리 인간이 일주일에 하루만 일해도 되는 시대가 오면, 나머지 시간에 뭘 할 건지 생각해야 합니다." AI와 로보틱스가 결합된 자동화의 물결은 콘텐츠 제작 현장에도 밀려오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할리우드의 불안, 그리고 교육이라는 해법

찰리 핑크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아내는 은퇴한 세트 및 의상 디자이너다. 그녀는 남편이 시네마틱 AI를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신이 안 하면 다른 누군가가 하겠죠. 그건 알아요. 그래도 내 직업에 무슨 일이 생길지 생각하면 정말 싫어요." 기술 변화에 대한 업계의 양가감정이 집약된 장면이었다.

크리스티나 리 스톰은 교육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시크릿 레벨 아카데미를 만든 이유다. "채택 곡선에는 얼리 어답터가 있고, 지체자가 있어요. 제 동료들, 수십 년 경력의 프로페셔널들이 뒤처지는 걸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들이 이 도구를 윤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줄리나 태틀록은 인간 창작자의 역할이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녀는 의상 디자인을 예로 들었다. 배우가 입은 옷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그 촉감이 움직임을 어떻게 바꾸는지, 옷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장면의 분위기를 어떻게 만드는지. 이 모든 것이 연기의 일부이고, 이야기의 일부다. 지금의 AI는 이런 디테일을 전부 평탄화해버린다. 바로 거기에 인간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한국도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K-콘텐츠의 경쟁력을 만들어온 수많은 전문가들이 새로운 기술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엔터테크 역량을 갖춘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민주화'라는 신화

세션 막바지, 찰리 핑크가 직설적으로 물었다.

"사람들이 말하죠. 라고스에 사는 영화학교 가본 적 없는 청년이 다음 스타워즈를 만들 거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타워즈를 만드는 건 정말 어렵고 매우 구체적인 기술이 필요해요. 컴퓨터와 Runway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해서 스타워즈를 만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가 보는 할리우드의 본질은 '세계 최고 인재의 집적'이다. 더그 라이만 감독이 영화를 만들 때, 그는 혼자 작업하지 않는다. 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그 비전을 확장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줄 아티스트들을 모은다. 어떤 기술에 접근하든, 한 사람이 혼자서 만들 수 없는 세계다. 줄리나 태틀록이 덧붙였다.

"Edge of Tomorrow에서 톰 크루즈는 스턴트를 직접 해요. 더그는 배우들이 위험을 느끼길 원합니다. 그 두려움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기거든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그 인간적인 떨림까지 복제할 수는 없어요." K-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개별 크리에이터의 재능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과 창작, 기획과 제작, 국내와 해외를 연결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엔터테크는 그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다.

남은 질문, 그리고 K-콘텐츠의 다음 10년

90분의 세션이 끝났다. 하지만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중국은 이미 AI 콘텐츠 생산을 산업화했다. 그 규모와 속도를 미국이, 한국이 따라잡을 수 있을까? 바닐라 효과를 뚫고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AI 콘텐츠는 언제 등장할까? 마이크로 드라마와 AI 캐릭터에 시간을 뺏기는 젊은 세대를 어떻게 전통적 서사로 다시 끌어올 수 있을까?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창작자들은 어떻게 새로운 도구를 받아들여야 할까?

K-콘텐츠의 지난 10년은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다음 10년은 스토리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AI 도구를 다루는 인력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 대규모 투자를 어떻게 끌어올 것인지, 중국발 초저가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새로운 플랫폼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K-콘텐츠에 엔터테크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효율성 때문이 아니다. 높아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바닐라 효과를 뚫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중간지대의 소멸에 대응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 그리고 K-콘텐츠의 강점인 독특한 서사와 감성을 기술의 힘으로 증폭시키기 위해서다.

모모 왕의 말을 다시 떠올린다. "AI는 창작의 진입장벽을 낮췄지만, 눈에 띄기 위한 기준은 훨씬 더 높였습니다."

테드 실로위츠의 말이 맴돈다. "이건 오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미 왔어요." 창작의 문턱이 낮아진 세상에서, 진짜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에, 무엇을 만들 것인가. 그 높아진 기준을 넘을 수 있는 K-콘텐츠를 만들 수 있느냐. 엔터테크 역량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 답을 찾는 자가 K-콘텐츠의 미래를 이끌 것이다.

■ 패널리스트

Charlie Fink

Forbes 기술 칼럼니스트, Chapman University 교수, 전 Walt Disney 크리에이티브 부사장

Aaron Luber

Google Labs 비즈니스 개발 총괄 (Gemini, AR/VR, AI/ML 담당)

Ted Schilowitz

미래학자, 전 Paramount Global·20th Century Fox

Momo Wang

Bunny Galaxy CEO, 투즈키(Tuzki) 창작자, 일루미네이션 애니메이션 감독

Julina Tatlock

30 Ninjas 공동창업자 겸 CEO (더그 라이만 감독과 공동 창업)

Leila Amirsadeghi

Microsoft AI 혁신 및 가속화팀 수석 프로그램 매니저

Christina Lee Storm

Secret Level 스튜디오 내러티브 총괄, 전 Netflix·DreamWorks VP

※ 본 기사는 CES 2026 Digital Hollywood 세션 'AI, Cinematic Creativity, Spatial and XR: The Next Level of Innovation' (2026.1.5)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