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CES 2026서 '테크 융합 전략' 선언… AI·라이브·이머시브 3축 체제로 미디어 패권 재편 나선다
"스토리텔링과 기술의 교차점" — 100년 역사의 미디어 제국, 새로운 도약 선언
넷플릭스-워너브라더스 합병으로 스트리밍 산업의 지각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월트 디즈니 컴퍼니(The Walt Disney Company)가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공개했다.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6 무대에서 디즈니는 AI, 라이브 콘텐츠, 이머시브 경험을 통합하는 포괄적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단순한 콘텐츠 기업을 넘어 '기술 융합 미디어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디즈니가 이번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내세운 것은 '스토리텔링과 기술의 교차점(Crossroad of Storytelling and Technology)'이다. 100년간 축적한 IP 자산과 스토리텔링 역량을 기술 혁신과 결합해,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략 1: AI 기반 광고 기술로 수익 모델 고도화
코스모폴리탄 호텔 첼시 시어터에서 열린 제6회글로벌 테크 & 데이터 쇼케이스에서 리타 페로(Rita Ferro) 글로벌 광고 사장은 AI 기반 광고 솔루션을 공개했다. 핵심은 광고 제작에 특화된 비디오 생성 도구(Video Generation Tool)다.
이 도구는 브랜드 자산과 가이드라인을 학습해 CTV(커넥티드TV) 광고를 자동 제작하고, 오디언스와 콘텍스트에 따라 크리에이티브 버전을 실시간 최적화한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제작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면서도, 타겟 적합도 높은 맞춤형 광고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전략적 함의: 광고 기반 스트리밍(AVOD·FAST)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디즈니는 AI 기술로 광고 인벤토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광고주 진입장벽을 낮추는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디즈니+(Disney+) 광고 요금제 확대와 맞물려 수익성 개선의 핵심 레버가 될 전망이다.
전략 2: 라이브 콘텐츠로 '문화적 순간' 독점
애덤 모나코(Adam Monaco) 세일즈 총괄부사장은 C 스페이스 스튜디오 인터뷰에서 2026년 미디어 산업의 핵심 트렌드로 **'개인화(Personalization)에서 순간(Moments)으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마케팅의 초점이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서 '지금 그 사람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이 관점에서 디즈니의 최대 무기는 ESPN이다. 2025년 미국 내 전체 스포츠 임프레션의 33%를 차지하며 2위 사업자(약 20%)와 13%포인트 격차를 벌린 ESPN은, 파편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대중이 동시에 모이는 '워터쿨러 모먼트(Watercooler Moment, 정수기)'를 창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플랫폼이다.
전략적 함의: 알고리즘 기반 개인화가 보편화되면서 역설적으로 '공유된 경험'의 희소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디즈니는 스포츠 라이브 중계권이라는 대체 불가 자산을 통해 광고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스트리밍 플랫폼 간 차별화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AI로 확장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기술 전략을 대거 공개하면서도, 디즈니 경영진은 기술만능주의에 대한 경계심을 분명히 했다.
모나코 부사장은 "업계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것은 관계(Relationship)"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AI로 확장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한 번의 대화, 한 명과의 관계다. 신뢰를 구축하고, 계약 갱신과 대형 스폰서십을 이끌어내며, 브랜드 파트너와 더 창의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것이 기술 시대에도 변함없는 핵심이다."
토니 도노휴(Tony Donohoe) 광고 플랫폼 총괄부사장 역시 "기술적 깊이와 스토리텔링 감성의 결합, 이것은 극소수의 기업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며 디즈니의 차별화된 위상을 재확인했다.
결론: 콘텐츠 기업의 기술 전환, 새로운 표준 제시
디즈니의 CES 2026 발표는 단순한 신제품 공개를 넘어, 격변하는 미디어 산업에서 레거시 콘텐츠 기업이 어떻게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AI를 활용해 광고 비즈니스의 효율성과 확장성을 확보한다.
둘째, 라이브 콘텐츠라는 대체 불가 자산으로 플랫폼 차별화와 광고 프리미엄을 유지한다.
셋째, 이머시브 기술로 IP 생태계의 물리적·디지털 접점을 확대한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통해 수직 통합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디즈니는 '기술 융합'이라는 다른 경로로 경쟁력을 재정의하고 있다. 100년 역사의 미디어 제국이 선택한 이 전략이 스트리밍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열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