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팟캐스트 시장 92억 달러 사상 최대··· 영상화·라이브가 견인

미국 팟캐스트 성장분 73%, 영상 매출, 넷플릭스 13% 가구 진입, ‘킬 토니(Kill Tony)’ 라이브 한 시즌에 1,100만 달러

글로벌 팟캐스트 산업이 지난해 매출 92억 달러(13조 8,394억 원)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전년 대비 23% 늘어난 수치다. 시장조사기관 아울앤코(Owl & Co.)가 글로벌 1,600여 개 퍼블리셔의 데이터와 100명 이상의 업계 인터뷰를 종합해 산출한 결과다 팟캐스트가 출퇴근길 오디오 콘텐츠라는 좁은 범주를 벗어나 영상·라이브 공연·구독·머천다이즈가 결합된 멀티 포맷 미디어로 재편되면서 성장 곡선이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팟캐스트 성장의 73%가 영상(Video) 관련 매출에서 나왔고, 팟캐스트 진행자들은 심야 토크쇼 스타 자리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시상식도 변하고 있다.

골든글로브(Golden Globes)는 올해 처음 ‘베스트 팟캐스트’ 부문을 신설해 배우 에이미 폴러(Amy Poehler)의 ‘굿 행(Good Hang)’에 트로피를 안겼다. 스트리밍 서비스도 예외는 아니다. 넷플릭스(Netflix), 훌루(Hulu), FAST플랫폼 투비(Tubi)가 잇따라 팟캐스트를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였고, 라이브 투어 한 회가 수백만 달러 매출을 만들어 내는 구조가 함께 자리잡았다.

92억 달러의 골격: 광고가 압도, 영상이 가속도

아울앤코 보고서는 92억 달러 안에 광고, 도급 제작(work-for-hire), 구독 매출을 모두 담았다. 라이브 이벤트 티켓 매출은 포함하지 않았다. 광고가 여전히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구독 및 소비자 직접 구매 매출은 22% 늘었다.

이 보고서가 던지는 가장 강한 메시지는 미국 시장 성장의 73%가 영상에서 나왔다는 대목이다. 오디오 한 축만 가진 시기에는 광고 단가와 노출 환경의 한계 안에서 성장이 묶여 있었지만, 영상이 결합되면서 유튜브(YouTube)·넷플릭스(Netflix)·인스타그램(Instagram) 등 멀티 채널 노출과 사전 광고(pre-roll)·미드롤(midroll) 광고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영상을 수익화·마케팅 엔진으로 전환하면서 오디오 매출을 잃지 않은 기업들이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영상 전략이 정교하고 의도적인 회사일수록 성장 폭이 컸다.”
— 에르난 로페스(Hernan Lopez), 아울앤코 창업자

로페스가 강조한 지점은 영상 도입의 ‘속도’가 아니라 ‘설계’다. 단순히 카메라를 켜고 유튜브에 올리는 단계를 넘어, 오디오 청취자를 잃지 않으면서 영상 시청자를 별도로 확보하는 이원화 전략이 매출 격차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울앤코는 글로벌 1,600여 개 퍼블리셔의 매출과 3자 기관 데이터, 상장사 실적 자료를 결합해 92억 달러 추정치를 도출했다.

MSG로 향하는 팟캐스터들··· ‘제2의 수익선’이 된 라이브

팟캐스트 산업에서 라이브 이벤트가 단순한 부가 수익원을 넘어 독립적인 시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기존 광고·구독 중심의 수익 구조와 별도로, 라이브 투어는 고마진 구조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축을 형성하며 산업 내 위상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특히 전체 시장 규모 92억 달러 추정치에도 포함되지 않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라이브 시장의 확장성은 여전히 과소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코미디 팟캐스트 ‘킬 토니(Kill Tony)’다. 이들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MSG)을 매진시키며 팟캐스트의 오프라인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회당 평균 약 1만 9,000장의 티켓이 판매됐으며, 공연 집계 기관 폴스타(Pollstar)에 따르면 두 공연 매출은 총 38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전체 투어 데이터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최근 2년간 라이브 투어 매출은 약 1,1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형 음악 아티스트 투어와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공연장과 에이전시의 인식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매디슨스퀘어가든의 모회사 매디슨스퀘어가든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이벤트 카테고리에 ‘팟캐스트 쇼(Podcast Shows)’를 별도 항목으로 신설하며 시장 수요를 공식적으로 반영했다. 윌리엄모리스인데버(WME) 코미디 부문 파트너 마커스 레비는 “과거에는 공연장들이 팟캐스트를 예약 가능한 콘텐츠로 인식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미국 전역에서 ‘라이브 팟캐스트로 무엇을 구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팟캐스트가 디지털 콘텐츠를 넘어 공연 산업의 하나의 장르로 편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라이브 투어 매출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코미디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중심이지만, 범죄·기업 스토리텔링 등 정보형 콘텐츠까지 수익화를 실현하고 있다. ‘기글리 스쿼드(Giggly Squad)’는 430만 달러, ‘캔슬드 팟캐스트(Cancelled Podcast)’는 270만 달러, ‘테라퍼스(Therapuss)’는 240만 달러, ‘크라임 정키(Crime Junkie)’는 22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 분석형 팟캐스트 ‘어콰이어드(Acquired)’는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와 뉴욕 라디오시티뮤직홀 단 두 차례 공연만으로 70만 달러의 티켓 매출을 올렸다. JP모건체이스가 프레젠팅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30달러 후디 등 머천다이즈 매출은 별도로 발생해 총 수익 규모는 더 크다.

[차트] 미국 팟캐스터 라이브 투어 매출, ‘킬 토니’ 1,100만 달러로 선두 (자료: Pollstar / Bloomberg)

라이브 투어 매출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코미디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중심이지만, 범죄·기업 스토리텔링 등 정보형 콘텐츠까지 수익화를 실현하고 있다. ‘기글리 스쿼드(Giggly Squad)’는 430만 달러, ‘캔슬드 팟캐스트(Cancelled Podcast)’는 270만 달러, ‘테라퍼스(Therapuss)’는 240만 달러, ‘크라임 정키(Crime Junkie)’는 22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 분석형 팟캐스트 ‘어콰이어드(Acquired)’는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와 뉴욕 라디오시티뮤직홀 단 두 차례 공연만으로 70만 달러의 티켓 매출을 올렸다. JP모건체이스가 프레젠팅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30달러 후디 등 머천다이즈 매출은 별도로 발생해 총 수익 규모는 더 크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에서 라이브 수익화가 가능해진 배경에는 ‘팬 커뮤니티의 오프라인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팟캐스트는 장시간 청취를 통해 청취자와 진행자 간 관계 밀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으며, 이는 공연 티켓 구매로 이어지는 전환율을 높인다. 단순 관람이 아닌 참여형 경험(라이브 Q&A, 실시간 반응, 게스트 등장 등)이 가능하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수익성이다. 콘서트 투어가 밴드 구성, 무대 세트, 안무팀, 조명·음향, 이동 비용(투어 버스·전세기 등) 등 높은 고정비를 수반하는 반면, 팟캐스트 라이브는 소수의 진행자와 기본적인 음향·영상 장비만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동일 공연장 기준에서도 비용 구조 차이가 크기 때문에, 수익률은 현저히 높다. 레비는 이를 두고 “콘서트 대비 이익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 사례에서도 성장 속도는 뚜렷하다. 코미디 팟캐스트 ‘더 베이스먼트 야드(The Basement Yard)’는 지난해 약 3만 장의 티켓을 판매했으나, 올해는 7만 장에 근접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예정된 MSG 공연 역시 이미 90% 이상이 예매된 상태다. 공동 진행자 조 산타가토는 “머천다이즈 수수료를 제외하더라도 매우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브 팟캐스트는 단순한 투어 수익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협업과 IP 확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 스폰서십, 현장 광고, 한정판 굿즈, 촬영 콘텐츠의 2차 유통(스트리밍·유료 VOD) 등 다층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디지털 광고 의존도를 낮추는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광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팬 기반 직접 수익(D2C) 모델로서의 의미가 커지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는 팟캐스트 라이브를 ‘공연 산업의 신규 카테고리’로 분류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공연장 인프라, 티켓 플랫폼, 에이전시 패키징 구조가 이미 구축된 만큼, 음악·코미디 중심이던 라이브 시장에 새로운 콘텐츠 포맷이 추가되는 셈이다. 이는 향후 방송·스트리밍·공연 간 경계를 더욱 흐리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팟캐스트 라이브는 팬덤 기반 IP가 오프라인에서 직접 수익화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낮은 비용 구조, 높은 전환율, 다양한 부가 수익 모델을 기반으로, 기존 팟캐스트 산업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곡선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넷플릭스의 팟캐스트 실험: 미국 가구 13%가 ‘적어도 1분’ 시청

플랫폼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실험은 넷플릭스의 팟캐스트 진출이다. 분석업체 삼바TV(Samba TV)가 미국 내 ‘수천만 대’ 스마트 TV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인구통계 가중치를 적용해 추정한 결과, 올해 1분기 미국 넷플릭스 가구의 13%가 팟캐스트를 최소 1분 이상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공개 30일 안에 21% 가구를 끌어들였고,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시즌5 첫 회는 47%에 도달한 것과 비교하면, 도입기 콘텐츠로는 의미 있는 진입 수치다. 다만 넷플릭스 측이 팟캐스트가 “모바일에서 오버인덱스(overindex)된다”고 밝힌 점, 삼바TV가 모바일 시청은 측정하지 못한다는 점은 단서로 남아 있다.

1위는 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 산하 뉴욕 라디오쇼 ‘브렉퍼스트 클럽(The Breakfast Club)’이었다. 분기 전체 팟캐스트 시청 시간의 44%를 혼자 가져갔다. 2위 ‘브리저튼 공식 팟캐스트(Bridgerton: The Official Podcast)’가 16%, 5위 ‘피트 데이비슨 쇼(The Pete Davidson Show)’가 5%, 8위 ‘빌 시먼스 팟캐스트(The Bill Simmons Podcast)’가 1.4%로, 1위와 그 이하의 격차는 컸다. 상위 20개 가운데 흑인 크리에이터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4개라는 점도 눈에 띈다. 에디슨 리서치(Edison Research) 전체 팟캐스트 랭킹에서 같은 조건으로는 ‘브렉퍼스트 클럽’ 단 하나만이 상위 20위 안에 든다.

삼바TV의 앨리슨 스프래그(Alyson Sprague)는 본인 블로그를 통해 “두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다. 첫째, 오디오·유튜브에서 잘 팔리던 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 같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바스툴스포츠(Barstool Sports)의 ‘스피틴 치클릿(Spittin’ Chiclets)’이나 ‘더 링거(The Ringer)의 NBA 쇼’가 대표 사례다. 둘째, 반대로 오디오 시장에서 두드러지지 않던 ‘조 앤 자다(Joe and Jada)’, ‘바비캐스트(The BobbyCast)’ 같은 프로그램이 넷플릭스 톱20에 진입했다. 넷플릭스는 기존 팟캐스트 청취자를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청자’를 만드는 경로일 수 있다는 의미다.

골든글로브 첫 수상과 산업 위상의 이동

수치 못지않게 의미 있는 변화는 ‘인정’의 영역에서 일어났다. 골든글로브가 올해 ‘베스트 팟캐스트’ 부문을 신설하고 에이미 폴러의 ‘굿 행’에 첫 트로피를 안긴 사건은 팟캐스트가 영화·드라마와 같은 시상식 카테고리에 들어왔다는 신호다. 로페스는 “팟캐스트는 일부 경쟁 미디어 포맷보다 먼저 문화적 인정(cultural recognition)을 얻었다”며 “골든글로브에는 여전히 소셜 비디오(social-video) 부문이 없다”고 말했다.

플랫폼 차원의 경쟁도 본격화됐다. 넷플릭스가 팟캐스트를 자사 라이브러리에 끌어들였고, 훌루와 튜비도 라인업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음악 진영에서는 스포티파이(Spotify)가 AI 프롬프트 기반 플레이리스트 기능을 팟캐스트 영역으로 확장했고, 펠로톤(Peloton) 피트니스 클래스를 자사 프리미엄에 결합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동일 광고 소재를 오디오·영상·라이브 세 채널에 동시 실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한국 미디어 산업에 던지는 질문

92억 달러 시장의 골격, MSG를 채우는 라이브 투어, 그리고 넷플릭스의 13% 가구 진입은 한국 미디어 산업에도 몇 가지 구체적인 질문을 던진다.

첫째, K-콘텐츠 영상 팟캐스트의 ‘설계’ 문제다. 한국 진행자들이 유튜브 클립과 짧은 인터뷰 위주로 콘텐츠를 운영하는 동안, 미국 시장에서는 90분~3시간짜리 풀에피소드 영상을 오디오 채널과 분리해 별도로 유통하는 모델이 확산됐다. 로페스의 표현대로라면 “영상 전략의 정교함”이 매출 격차를 만든다. 한국에서 K-팝, K-드라마, K-푸드, K-스포츠를 다루는 글로벌 영문 팟캐스트는 여전히 공백 지대다.

둘째, 라이브 이벤트의 경제다. 미국 코미디 팟캐스트가 MSG 1만 9,000석을 채우는 동안, 한국에서는 ‘팬 미팅’과 ‘토크 콘서트’가 별도의 산업 카테고리로 묶여 있다. 두 흐름이 결합되면 K-팝 아티스트의 비하인드 토크, 작곡가·프로듀서 라이브 인터뷰, K-드라마 작가 라이브 Q&A 같은 포맷이 한 회에 수억 원 매출을 만들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셋째, 글로벌 플랫폼이 ‘새로운 시청자’를 만드는 경로라는 점이다. 삼바TV 데이터는 오디오에서 잘 팔리던 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 동일한 성적을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거꾸로 말하면, 오디오 차트 바깥에 있는 프로그램도 넷플릭스에 맞는 영상 설계와 마케팅을 갖추면 톱20에 진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제작사가 글로벌 팟캐스트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있어 ‘오디오 청취자 규모’가 진입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산업의 위상이 골든글로브 시상대에 오를 만큼 올라간 지금, 한국 미디어가 어떤 영상 팟캐스트를 어떤 플랫폼에 어떻게 얹어 ‘설계’할 것인지가 다음 1~2년의 경쟁선을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