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시대의 종말...스트리밍이 아닌 '소비자 반란'이 진짜 원인

미국 케이블TV 영욕의 50년 역사의 교훈과 한국 유료방송 시장 시사점

【미국】 2010년 1억 500만 → 2025년 6,610만 → 2026년 5,430만

15년 만에 가입자 절반 증발, 미국 케이블TV의 몰락

【한국】 2025년 상반기 유료방송 3,622만 6,100명 (전기 대비 13만 8,546명 감소)

2024년 상반기 첫 감소 후 1년 넘게 하락세 지속

■ 미국 유료 방송 핵심 지표 (2025년 기준)

• 케이블TV 가입자: 6,610만 가구 (전년 대비 3.7% 감소, 2010년 1억 500만 대비 34.6% 감소)

• 2026년 전망: 5,430만 가구 (2025년 대비 17.8% 급락 예상)

• 전통 유료TV 보급률: 34.4% (2011년 80% 이상에서 추락)

• 코드커터 가구: 7,720만 가구 (2026년 8,070만 전망)

• 스트리밍 시청 점유율: 44.8%사상 최초로 케이블(24.1%)+방송(20.1%) 합산(44.2%) 초과

• 유료TV 수익: 2017년 $1,000억 → 2025년 $834억 ($166억 증발)

• 케이블 평균 요금: 월 $147 (프리미엄 $200 이상) vs 스트리밍 복수 구독 시 $70 이하

• 코드커팅 이유: 86.7%가 '높은 가격' 지목

• 전통 유료TV (2025 Q1): 4,960만 가구 (11년 전 1억 100만에서 절반 이하로 추락)

• 스트리밍 보급률: 미국 가구의 99%가 최소 1개 이상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

■ 한국 핵심 지표 (2025년 상반기 기준)

출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2025년 11월 24일 발표

• 유료방송 총 가입자: 3,622만 6,100명 (전기 대비 13만 8,546명 감소)

• IPTV: 2,141만 4,521명 (59.11%) — 전기 대비 +10만 4,270명 (유일한 증가)

• 케이블TV(SO): 1,209만 1,056명 (33.38%) — 전기 대비 -18만 2,044명

• 위성방송: 272만 523명 (7.51%) — 전기 대비 -6만 772명

• 하락세 지속: 2024년 상반기 처음 감소한 이후 1년 넘게 하락세 지속

• 사업자별 순위: KT 902만 8,900명(24.92%) > SK브로드밴드 IPTV 676만 8,835명(18.68%) > LG유플러스 561만 6,786명(15.50%) > LG헬로비전 343만 5,058명(9.48%) > SK브로드밴드 SO 278만 5,114명(7.69%)

제1부: 케이블 TV 시대 종말의 서막

역사적 전환점: 스트리밍이 케이블+방송을 넘어서다

2025년 5월, 역사적인 전환점이 찍혔다.

닐슨(Nielsen) 통합 시청 점유율 게이지(Gauge)에 따르면 스트리밍 시청 점유율(44.8%)이 사상 최초로 케이블(24.1%)과 방송(20.1%)을 합친 수치(44.2%)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전환이다. 지난 4년간 스트리밍 시청률은 71% 증가한 반면, 방송은 21%, 케이블은 39%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달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은 47.5%로 늘었고 케이블TV는 20.2퍼센트로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은 몰락하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유료TV의 9년 연속 가입자 감소는 "안정화의 조짐이 전혀 없다(no indication of stabilization)"고 보고했다. 2025년 1분기 기준 전통 유료TV(케이블+위성+통신사) 가입자는 4,960만 명으로, 11년 전 1억 100만 명에서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

동시에 파라마운트(Paramount)가 최근 MTV 회생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를 물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한때 미디어 산업의 핵심 자산이었던 케이블 네트워크의 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다.

행크 프라이스의 분석: "소비자 반란이 진짜 원인"

TV 뉴스체크(TV NewsCheck) 칼럼니스트 행크 프라이스(Hank Price)는 2026년 1월 22일 기고문 "The End Of The Cable Network Era"에서 케이블 산업 몰락의 진짜 원인에 대해 통념을 뒤집는 분석을 내놓았다.

URL: https://tvnewscheck.com/journalism/article/the-end-of-the-cable-network-era/

프라이스는 "스트리밍이 케이블을 죽였다고 말하기 쉽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It would be easy at this point to say that streaming killed cable, but that would not be the full story)"라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Cable and satellite were killed by their own abused customers, tired of paying huge monthly fees for channels they did not watch."

(케이블과 위성TV는 시청하지도 않는 채널에 막대한 월정액을 지불하는 데 지친, 자신들이 학대해온 바로 그 소비자들에 의해 무너졌다.)

이 표현에서 'abused customers(학대받은 소비자들)'는 케이블 사업자들이 수십 년간 소비자 선택권을 무시하고 강제 번들 판매로 이익을 극대화해온 관행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코드커터의 86.7%가 '높은 가격'을 해지 이유로 꼽았다. 케이블 평균 월 요금 $147 대비 스트리밍 복수 구독 시 $70 이하라는 가격 차이가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케이블TV 가입자 추이 (2010-2026)

연도

가입자 수

전년 대비

비고

2010

1억 500만

-

역대 최고점 (보급률 80% 이상)

2014

1억 100만

▼3.8%

전통 유료TV 기준

2018

9,030만

▼5.1%

코드커팅 본격화

2023

7,220만

▼5.0%

스트리밍 가속화

2024

6,870만

▼4.9%

보급률 34.4%로 하락

2025

6,610만

▼3.7%

스트리밍 > 케이블+방송 (역사적 전환점)

2026(E)

5,430만

▼17.8%

코드커터 8,070만 돌파 전망

출처: eMarketer, S&P Global, Evoca, IBISWorld, nScreenMedia (2025)

케이블 비즈니스 모델의 황금기: '완벽한 지배력'의 시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 케이블TV 네트워크는 기업이 소유할 수 있는 가장 수익성 높은 자산이었다. ESPN을 필두로 웨더채널(The Weather Channel), HGTV 등은 구독료와 광고 수익의 결합으로 막대한 마진을 창출했다. 2017년 유료TV 수익은 $1,000억을 넘었다.

방송 시장을 케이블·위성이 지배 시대에 유료방송사업자(MVPD)들의 수익 공식은 단순했다. 프라이스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Viewers were forced to pay for a wide array of channels whether they wanted them or not. Like Home and Garden TV? You had to also buy all the other channels owned by the same company. It was a perfect world of complete power over the consumer."

(시청자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수많은 채널에 대해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HGTV를 좋아한다면? 같은 회사가 소유한 다른 모든 채널도 함께 구매해야 했다. 소비자에 대한 완전한 지배력을 가진 완벽한 세계였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하룻밤 사이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프라이스는 주요 케이블 네트워크들의 성공 스토리를 상세히 분석했다.

CNN: 케이블 뉴스의 탄생과 몰락

1981년 테드 터너(Ted Turner)가 CNN을 출범시켰을 때—프라이스는 "CNN을 기억하시죠? 예전에는 뉴스 네트워크였습니다(You remember CNN — it used to be a news network)"라고 비꼬았다—수익성을 확보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그러나 구독료가 증가하면서 수익성도 함께 성장했다.

CNN 수익성 급락: 10년 만에 $4억 증발

2016년 $10억 → 2026년 $6억 (영업이익 기준)

2026년 1월 20일 버라이어티(Variety)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의 SEC 제출 서류를 인용해 CNN의 2026년 예상 영업이익이 약 $6억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첫 대선 당시 CNN이 거의 $10억의 총이익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4억(40%)이 증발한 것이다.

URL: https://variety.com/2026/tv/news/cnn-profit-warner-bros-discovery-1236296152/

CNN 재무 현황 및 전망 (2021-2030)

연도

매출

영업이익

비고

2016

-

~$10억

역대 최고 수익

2021

$22억

-

-

2023

$18억

-

2년 만에 매출 $4억 감소

2026(E)

$18억

$6억

2016년 대비 40% 감소

2030(E)

$22억

-

스트리밍 매출 $6억 포함 전망

출처: Variety, WBD SEC Filing, Washington Post (2026.1.20)

WBD의 SEC 서류에 따르면, CNN의 핵심 사업 매출은 2026-2030년 연평균 -4%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하락분을 상쇄하기 위해 CNN은 2024년 가을 월 $6.99의 스트리밍 서비스 'CNN All Access'를 출시했으며, 2030년까지 '신규 플랫폼 매출'이 약 $6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NN은 WBD가 워너브라더스를 넷플릭스에 $275억에 매각한 후, 2026년 3분기에 분사될 'Discovery Global' 사업부에 포함될 예정이다. WBD 이사회의 분석에 따르면 Discovery Global의 주당 가치는 $2.41~$3.77로 추정되며,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측은 Discovery Global의 가치가 "제로(zero)"라고 주장하며 적대적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12월 백악관 브리핑에서 "CNN은 매각되어야 한다(CNN should be sold)"고 발언했으며, "현재 CNN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부패하거나 무능하다(either corrupt or incompetent)"고 비판했다.

웨더채널(The Weather Channel): 폐쇄 직전에서 최고 수익원으로

웨더채널의 사례는 케이블TV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프라이스는 랜드마크(Landmark) 임원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A Landmark executive once told me that the company lost so much money launching the network that they were on the verge of shutting it down when the cable industry offered to start paying a small subscriber fee just to keep it going."

(랜드마크 임원이 내게 말하길, 회사가 네트워크 출범에 너무 많은 돈을 잃어서 폐쇄 직전까지 갔는데, 바로 그때 케이블 업계가 채널 유지를 위해 소액의 구독료를 지불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웨더채널은 케이블TV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랜드마크 커뮤니케이션즈는 본업이 신문·로컬 방송인 패밀리 기업이었지만, 1980년대 초 날씨라는 매우 단순한 유틸리티 콘텐츠를 24시간 채널로 묶어 전국 케이블망에 실어 올리는 데 승부를 걸었다.

초창기에는 수십만 가입자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달 막대한 적자를 감수해야 했고, 내부에서 “이제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까지 나올 정도로 재무 부담이 컸지만, 랜드마크는 이 채널이 케이블 기본팩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채널이 될 것이라는 가설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웨더채널이 전국적인 방송만을 확보하자, “날씨 정보”라는 소박한 콘텐츠는 곧 모든 집 거실에 깔린 유틸리티(필수재)가 되었고, 가입자당 재전송료와 안정적인 광고 수익이 결합된 탄탄한 캐시카우로 변신했다. 이 소액의 가입자당 수수료는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해, 웨더채널은 랜드마크의 다른 모든 사업부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됐다.

결국 랜드마크는 이 자산을 수십억 달러 가치로 매각하며 엑시트에 성공했는데, 여기에는 프로그램의 화려함이 아니라 번들 구조 속 필수 포지션, 전국 커버리지, 재전송료와 광고가 만들어내는 포트폴리오 가치가 케이블TV 경제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랜드마크가 갖고 있어? 웨더채널”이라는 짧은 말 뒤에는, 이렇게 한 가족 기업이 유틸리티 채널 하나로 케이블 생태계의 구조적 이점을 극대화해 버린, 케이블 시대를 상징하는 비즈니스 스토리가 숨어 있다.

프라이스는 "웨더채널이 너무 수익성이 좋아져서 랜드마크는 결국 가치가 정점에 달했을 때 매각했는데, 이는 영감 어린 결정으로 판명됐다(The Weather Channel became so profitable that Landmark, in what turned out to be an inspired move, cashed out at the peak of its value)"고 평가했다.

스크립스(Scripps): 스핀오프 전략의 선구자

스크립스는 케이블 네트워크 초창기 전략의 또 다른 성공 사례로 꼽힌다. HGTV는 출범 당시 “거의 박수갈채 없이(to almost no applause)” 조용히 시장에 들어왔지만, 스크립스는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채널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상당 기간 손실을 감수했다.

더 중요한 대목은 스크립스가 푸드 채널(The Food Channel) 등 여러 스핀오프 네트워크를 과감하게 론칭한, 가장 이른 세대의 사업자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프라이스가 ‘비밀 소스(secret sauce)’라고 표현한 스크립스 특유의 콘텐츠 전략이 빛을 발했다. 스크립스는 프로그램을 단순 라이선스하는 대신 완전 매입(buy-out) 구조를 택했다. 덕분에 인기 포맷을 잔여금(residual)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고 수차례 재방송할 수 있었고, 이는 제작비 회수와 마진 극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Instead of licensing programming, it bought shows outright. That meant episodes could be aired over and over without paying residuals."(프로그램을 라이선스하는 대신 완전 매입했다. 이는 잔여금(Residual)을 지불하지 않고 에피소드를 반복해서 방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랜드마크가 그랬던 것처럼, 스크립스 역시 “벽에 쓰인 글씨를 읽고 너무 늦기 전에 매각했다(saw the writing on the wall and sold before it was too late)”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 케이블 네트워크의 성장 한계와 구조적 변화를 일찍 인식했기 때문에, 스크립스는 자산 가치가 정점에 가까운 시점에 엑시트하는 데 성공한 몇 안 되는 플레이어로 기록된다.​

ESPN: 케이블 최대 성공작의 부침과 재탄생

케이블 역사에서 ESPN은 단순한 성공을 넘어, 하나의 신화에 가깝다. 안과 의사와 보험 설계사라는 비(非)미디어 출신 두 명의 기업가가 무(無)에서 출발해 네트워크를 세웠지만, 이 잠재력을 제대로 해석하고 사업 모델을 완성한 것은 ABC였다. ABC는 ESPN을 다채널 플랫폼 위에서 독점 스포츠 이벤트를 송출하는 대표 브랜드로 키워내며, “여러 채널에서 동시에 중계되는 프리미엄 경기의 대명사”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성기 ESPN은 규모 면에서도 압도적이었다. 연간 수익은 ‘수백만 달러’가 아니라 ‘수십억 달러’ 단위로 쌓였고, 디즈니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캐시카우로 기능했다. 케이블TV 번들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 ESPN은 1억 가구 이상에 들어가면서 가구당 월 7달러 안팎의 가입자 수수료를 받아, 광고 매출과 결합된 사실상의 “현금 인쇄기”에 가까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런 성공은 동시에 ESPN 자체를 옥죄는 이 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ESPN의 조직과 비용 구조는 급격히 비대해졌고, 프라이스가 지적하듯 “비용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정도(so fat that expenses got out of control)”의 팽창이 일어났다. 여기에는 스타 해설자와 출연진 확보를 위한 과도한 출연료 지출, 초고가 라이브 스포츠 권리료, 대형 사옥과 제작 인프라 투자 등 모든 영역에서의 ‘오버 스펜딩’이 겹쳐 있었다. 케이블 가입자가 급감하는 국면에서 ESPN은 어쩔 수 없이 대규모 감원과 연봉 삭감을 단행해야 했고, 이는 “공개적 굴욕(public humiliation)”으로 비칠 만큼 상징적인 체면 손상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이스는 디즈니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는 분명한 가점을 준다.

디즈니가 ESPN을 과거의 케이블 패키지에 묶어두지 않고, 훌루(Hulu)·디즈니+(Disney+)와의 번들 또는 단독 상품 형태의 온디맨드 스트리밍 서비스로 재구성하는 방향을 “또 한 번 미래를 받아들인 선택”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2025년부터 NBA 경기가 아마존 프라임에서 스트리밍되기 시작하는 등, 프리미엄 라이브 스포츠 권리가 점점 더 공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ESPN의 변신 필요성을 더욱 분명하게 만든다.

핵심은, 배송 시스템이 무엇이냐와 무관하게 ESPN의 라이선스 계약 자체는 여전히 강력한 희소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SEC나 빅텐(Big Ten) 풋볼 경기의 대다수를 보고 싶다면, 여전히 ESPN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는 구조는 쉽게 깨지지 않는다.

프라이스가 “ESPN 온디맨드는 케이블TV 사업부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자산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케이블 번들의 쇠퇴 속에서도, 프리미엄 라이브 스포츠라는 희소 자산과 리그와의 장기 계약은 ESPN이 스트리밍 시대에 다시 한 번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남아 있다.

"Want to see the majority of SEC or Big 10 football games? ESPN is your only choice. In fact, I would argue that ESPN on demand has the potential to become a far more valuable asset than the cable side."

(SEC나 빅텐 풋볼 경기 대부분을 보고 싶다면? ESPN이 유일한 선택이다. 사실 나는 ESPN 온디맨드가 케이블 측면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자산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케이블TV의 몰락: 스트리밍이 아닌 25년간 외면당한 소비자의 목소리

프라이스의 분석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장은 케이블 몰락의 원인이 스트리밍 기술 자체가 아니라 오랫동안 억눌려온 소비자 수요의 폭발이라는 점이다.

"For more than 25 years, research showed that viewers wanted the ability to buy programming a la carte. Study after study indicated customers would jump at the chance to make that kind of change. Streaming exploded because it satisfied that long-held desire."

(25년 이상 조사 결과들은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개별 구매하는 '알라카르트' 방식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마다 소비자들이 그런 변화의 기회가 주어지면 즉시 뛰어들 것이라고 나타났다. 스트리밍은 바로 그 오랜 염원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는 기술 결정론적 시각—즉, 새로운 기술이 기존 산업을 대체한다는 관점—에 대한 반론이다.

프라이스의 분석에 따르면, 스트리밍은 원인이 아니라 소비자 불만의 출구였다. 케이블 산업이 소비자 요구에 귀 기울였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현재 미국 가구의 99%가 최소 하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vMVPD의 부상: 유튜브TV와 새로운 균형점


프라이스는 vMVPD(vitual MVPD)의 성장을 설명하며, “흥미롭게도 많은 가정에서 기본 케이블 서비스에 대한 자리가 여전히 있는데, 이것이 유튜브TV가 케이블 영역에서 지배적 사업자가 되는 궤도에 오른 이유”라고 지적한다. 케이블TV·위성처럼 실시간 채널을 편성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vMVPD는 물리 인프라 구축·셋톱 박스 공급 등 비용이 없어, 전통 케이블보다 훨씬 가벼운 구조로 동일한 ‘채널 번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100달러 미만(sub-$100)의 가격대”에서 80~100개 수준의 채널 번들을 묶어 판매하는 이른바 ‘스키니 번들(skinny bundle)’ 전략을 펼칠 수 있고, 일정 수준의 실시간 채널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가구에게는 수용 가능한 대안이 되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미국 vMVPD 가입자는 약 2,070만 명 수준으로, 전년 동기 약 1,810만 명에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브TV는 이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도 사업자로, 2023년 기준 약 790만 명, 2024년에는 800만 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하며 전체 vMVPD 가입자의 40%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전통 유료방송(MVPD) 사업자들이 가입자 감소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유튜브TV는 “케이블을 대체하는 대표 디지털 유료방송”으로 자리 잡으며 미국 4위 규모의 유료TV 사업자로 성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프라이스는 “이 비즈니스 모델이 장기적으로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며, 콘텐츠 비용 상승, 스포츠 중계권료 부담, 가격 인상 압력 등이 장기 수익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유튜브TV의 부상은 단순히 가격·비용 구조 때문만은 아니며, 제품·경험 측면의 혁신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유튜브는 라이브 채널 번들을 인터넷으로 전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근 몇 년 동안 멀티뷰(multiview) 기능, 스포츠 중심 인터랙티브 뷰잉, 퍼스널라이제이션 기능 등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왔다.

특히 한 화면에서 최대 네 개 채널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멀티뷰 기능을 스포츠 중계에 먼저 적용한 뒤, 뉴스·날씨·엔터테인먼트로 확장했고, 2026년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채널을 자유롭게 조합하는 “완전 사용자 맞춤형 멀티뷰(fully customizable multiview)”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예고했다. 더 나아가 스포츠, 뉴스, 가족, 엔터테인먼트 등 장르별 채널 패키지를 도입해 가입자가 자신의 관심 장르만 골라 지불하도록 하는 유연한 번들 전략도 추진 중이다.

유튜브TV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유튜브TV가 단순히 “케이블보다 조금 더 싼 인터넷 유료방송”이 아니라, 기존 유료방송의 선형 채널 경험 위에 스트리밍 특유의 개인화·멀티뷰·크로스 디바이스 경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유튜브TV가 vMVPD 시장을 넘어 전체 케이블·유료방송 영역에서 새로운 균형점으로 부상하는 배경에는, 인프라 비용이 없는 구조에서 가능한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이런 제품·기능 혁신을 통해 “케이블의 익숙함”과 “스트리밍의 유연함”을 동시에 제공하려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래 전망: 콘텐츠 개별 라이선스 시대의 도래

프라이스는 미디어 산업의 두 가지 바뀌지 않는 진실(two continuing truths)을 제시했다.

"The first is that the power of media is always in the content, not the technology. The second is that the only decision maker who actually matters is the consumer."

(첫째, 미디어의 힘은 항상 기술이 아닌 콘텐츠에 있다. 둘째, 실제로 중요한 의사결정자는 오직 소비자뿐이다.)

이 두 원칙을 결합하면 미래 미디어 환경의 윤곽이 드러난다.

"Putting those two things together, we can easily see a future world in which every program is individually licensed and available on-demand, including local news. That is not a world our industry wants, but it appears to be where the consumer wants to go, and I, for one, would never bet against the consumer."

(이 두 가지를 결합하면 로컬 뉴스를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이 개별 라이선스로 온디맨드 제공되는 미래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업계가 원하는 세상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인 것 같고, 나는 절대 소비자를 상대로 베팅하지 않겠다.)

"Want to know the future? Just watch the American consumer. It works every time."

(미래를 알고 싶다면? 미국 소비자를 지켜보라. 매번 맞아떨어진다.)

제2부: 미디어 대기업들의 대응 — 철수, 매각, 통합

케이블TV 위기에 직면한 미디어 대기업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케이블 쇠퇴를 "수십 년 만에 가장 중대한 미디어 변화"로 특징짓고 있다.

파라마운트(Paramount): 케이블 네트워크 전면 철수 검토

파라마운트는 가장 급진적인 접근법을 검토 중이다. 모든 케이블TV 네트워크를 폐쇄하고 디지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는 방안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 파라마운트는 현재 비용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며, 이는 MTV, 닉(Nick), BET 등 다수의 채널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케이블 사업부 매각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회사 전체 또는 일부를 매각하기 위한 경매의 일환으로 케이블TV 네트워크를 매물로 내놓았다. 이는 전통적인 케이블TV 사업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다. WBD의 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Discovery Global(CNN, TNT Sports, Discovery 채널 등 포함) 사업부의 매출과 이익은 2030년까지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즈니(Disney): 선택적 통합

디즈니는 ESPN 같은 독점 스포츠 라이선스를 보유한 핵심 자산은 유지하면서, 디즈니 XD, 디즈니 주니어 같은 비핵심 채널은 정리하고 디즈니+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ESPN을 훌루, 디즈니+와 번들로 제공하는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차터-콕스(Charter-Cox): $345억 대형 합병

케이블 업계의 위기감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가 있다. 스펙트럼(Spectrum) 브랜드의 차터(Charter)가 콕스 커뮤니케이션즈(Cox Communications)를 $345억에 인수하는 대형 합병을 발표했다. 올해로 예상되는 합병 후 전국 3,800만 고객을 보유한 통신 거인이 탄생한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코드커팅 시대에 생존하려는 전략이다.

제3부: 2026년 폐쇄 가능성 높은 케이블TV 채널 10선

코드커터스뉴스(Cord Cutters News)가 2026년 1월 기준 가장 취약한 케이블 네트워크들을 분석했다.

향후 몇 년 안에 케이블 TV 네트워크들이 최대 2천만 가입자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을 전제로, 일부 채널은 구조조정이나 폐국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파라마운트가 MTV 채널들을 포함한 케이블 네트워크 전반을 정리하고 디지털 중심 브랜드로 전환하는 시나리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케이블 네트워크 매각·분리를 추진하는 상황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URL: https://cordcuttersnews.com/top-10-cable-tv-networks-most-likely-to-shut-down-in-2026/

순위

채널명

위기 요인

1

팬듀얼 스포츠 네트워크

자금 고갈, DAZN 매각 무산, MLB 계약 파기

2

MTV 채널들

통합 및 쇠퇴, 디지털 전환 검토, 영국 5개 채널 폐쇄

3

틴닉(TeenNick)

시청률 25% 급락, 프라임타임 153개 채널 중 135위

4

카툰 네트워크

주요 패키지 제외 (DirecTV, Sling TV, Comcast)

5

부메랑(Boomerang) ★폐쇄 가능성 최고

무료 경쟁 채널 MeTV Toons 등장

6

디즈니 XD

시청률 44% 급락, 프라임타임 18,000명, 153개 채널 중 142위

7

디즈니 주니어

시청률 37%+13% 하락, 프라임타임 73,000명

8

닉 주니어

예산 삭감, 시청률 15% 하락 (58,000명)

9

내셔널 지오그래픽 와일드

시청률 20% 하락, 153개 채널 중 50위

10

BET 네트워크

매각 실패, 재매각 추진

출처: Cord Cutters News (2026.1.10)

  • FanDuel Sports Networks: 자금난과 DAZN 매각 무산, MLB 구단들의 계약 파기 등으로 존속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 MTV 채널들(MTV2, MTV Classic 등): 젊은 시청자가 스트리밍·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서브 MTV 채널들은 메인 MTV 또는 Paramount+로 통합되거나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MTV 뉴스 종료, 각종 시상식 취소 등도 브랜드 약화 신호로 해석된다.
  • TeenNick: 2024년 케이블 전 채널 중 최대 수준의 시청률 하락을 기록했고, 2025년에도 추가로 25% 감소해 프라임타임 기준 153개 채널 중 135위에 머물렀다. 10~대는 이미 전통 TV 대신 스트리밍·유튜브로 이동했다는 진단이다.
  • Cartoon Network: 시청률 하락과 함께, DirecTV의 34.99달러 엔터테인먼트 패키지에서 제외되고, Sling TV·Comcast 등에서도 기본팩이 아닌 상위/애드온 팩으로 밀려나며 입지가 약화됐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채널을 개편하거나 정리할 가능성이 언급된다.
  • Boomerang: WBD가 MeTV와 제휴해 클래식 애니 전용 채널 MeTV Toons를 런칭하면서, 과거 Boomerang에서 보던 콘텐츠가 무료 지상파·FAST로 빠져나가 경쟁이 심화되었다. WBD의 케이블 네트워크 분리·매각 구상과 맞물려 폐국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 Disney XD: 2024년 시청률이 전년 대비 44% 급락했고, 프라임타임 평균 시청자는 1만8천 명 수준으로 153개 채널 중 142위에 그쳤다. 아동 채널 시청이 유튜브·스트리밍으로 넘어가면서, 가장 취약한 디즈니 계열 채널 중 하나로 지목된다.
  • Disney Jr.: 2024년 37% 시청률 하락, 프라임타임 평균 7만3천 명·전체 96위에서 2025년 추가로 13% 감소했다. 디즈니+ 유아용 허브 강화로, 선형 채널 축소·폐지 후보로 본다.
  • Nick Jr.: 파라마운트의 예산 감축과 Skydance 합병 이후 케이블 채널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2025년 시청률이 전년 대비 15% 떨어져 평균 5만8천 명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유아 콘텐츠를 Paramount+로 몰기 위한 ‘정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Nat Geo Wild: 2025년 시청률 20% 감소, 프라임타임 기준 153개 중 50위에 그쳤다. 디즈니+ 내 내셔널지오그래픽 허브 강화와 맞물려, 선형 채널 축소 후보로 꼽힌다.
  • BET 계열 채널(BET Her, BET Hip-Hop, BET Soul 등): BET 매각 시도 실패 이후 다시 매각을 추진 중이며,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수익성이 낮은 서브 채널들은 우선 폐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새 주인이 케이블 사업에 얼마나 의지가 있을지도 불확실성 요인이다.

코드커터스뉴스의 큰 그림 해석

  • 케이블 번들 해체와 코드커팅 가속화로 광고 수익·가입자 기반이 동시에 줄어들면서, 많은 채널이 더 이상 과거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사 전체의 진단이다.
  • 특히 어린이·청소년 채널, 서브 브랜드 채널, 재방송 위주의 카테고리 채널은 스트리밍·FAST·AVOD로 쉽게 대체 가능해, 우선적으로 통합·매각·폐국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 반대로, 생존 가능성이 있는 채널은 독점 라이브 스포츠, 강력한 뉴스·시사, 대형 프랜차이즈급 IP 등 “직접 유료 구독을 견인할 수 있는 소수의 브랜드”로 수렴할 것이라는 독자 코멘트도 기사 말미에 인용된다.

제4부: 사례 연구 — MTV 영국 채널 폐쇄

케이블TV 시대 종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MTV다. 1980년대 이후 전 세계 청소년 문화의 아이콘이었던 MTV가 영국과 유럽에서 다수의 음악 채널을 공식 종료하면서, ‘뮤직TV’라는 포맷 자체가 역사 속으로 퇴장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1. MTV의 역사적 의미

MTV는 1981년 미국에서 케이블TV 채널로 출범했으며, 첫 방송으로 버글스(Buggles)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 뮤직비디오를 내보내며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 채널은 뮤직비디오라는 형식을 하나의 독립 장르로 정착시켰고, 영상 중심의 음악 소비 문화를 만들며 마이클 잭슨, 마돈나 등 글로벌 팝스타의 탄생과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 영국 MTV 5개 채널 폐쇄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2025년 10월, 영국과 유럽에서 운영하던 5개 MTV 음악 채널을 2025년 12월 31일부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대상 채널은 다음과 같다.

MTV Music

MTV 80s

MTV 90s

Club MTV

MTV Live

이 채널들은 모두 2025년 말 방송을 종료했으며, 영국에서는 MTV HD 메인 채널만이 리얼리티·엔터테인먼트 위주 편성으로 남게 됐다. 사실상 “24시간 음악 채널” 시대가 막을 내린 셈이다.

3. 유럽 전역 확산과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구조조정

이번 조치는 영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파라마운트는 같은 시점에 오스트리아, 폴란드, 헝가리,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MTV Music, MTV 80s, MTV 90s, Club MTV, MTV Live를 순차적으로 종료했고, 일부 시장에서는 TeenNick, NickMusic, Comedy Central Extra, Paramount Network까지 함께 접었다.

이러한 정리의 배경에는 파라마운트와 스카이댄스 미디어의 합병으로 인한 대규모 비용 절감·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이 자리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는 스트리밍 경쟁 심화 속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통 케이블·위성 채널을 과감히 정리하는 한편, MTV 브랜드는 소셜 미디어와 파라마운트+ 같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4. 케이블TV 시대 종말의 상징성

MTV 음악 채널 폐쇄는 단순한 채널 정리가 아니라, 공통의 음악 경험을 TV 앞에서 ‘동시 시청’하던 시대의 종언을 상징한다. 유럽과 영국에서 30~40년 동안 유지되던 음악 전문 채널이 사라지고, 음악 소비의 중심이 유튜브·스트리밍·소셜 미디어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공식화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유료방송 시장이 FAST, OTT, 소셜 플랫폼 중심 구조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기존 케이블·위성 음악 채널 모델이 얼마나 빠르게 경쟁력을 잃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케이블TV 시대 종말의 가장 상징적인 사례가 바로 MTV다. 40여 년간 방송을 이어온 MTV가 영국에서 다수의 채널을 공식 폐쇄했다.

URL: https://www.syracuse.com/entertainment/2025/01/5-mtv-channels-are-shutting-down-after-more-than-40-years-on-air.html

제5부: 한국 유료방송 시장에의 시사점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인가

  1. 한국 유료방송 시장 현황: 이미 시작된 하락세

한국 유료방송 시장은 “한국은 요금이 싸서 안 무너진다”는 통념과 달리, 이미 구조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2025년 11월 24일 발표한 '2025년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한국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22만 6,100명으로, 2024년 하반기 대비 13만 8,546명이 감소했다. 2024년 상반기에 처음 감소한 이후 1년 넘게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URL: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730933

2025년 상반기 한국 유료방송 가입자 현황

구분

가입자 수

점유율

전기 대비 증감

IPTV

2,141만 4,521명

59.11%

+10만 4,270명

케이블TV(SO)

1,209만 1,056명

33.38%

-18만 2,044명

위성방송

272만 523명

7.51%

-6만 772명

합계

3,622만 6,100명

100%

-13만 8,546명

출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2025.11.24 발표, 2025년 상반기 기준)

2. “요금이 싸서 괜찮다”는 인식이 왜 오산인가

사업자·업계 일각에서는 “한국 유료방송 요금은 미국·유럽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가입자 이탈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낙관론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가입자 감소는 ‘절대 요금 수준’보다 소비자의 체감 가치와 이용 행태 변화에 의해 결정된다. 넷플릭스·디즈니+·유튜브·티빙·웨이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가 ‘실질 시청 시간’을 잠식하면, 아무리 싸도 “잘 안 보는 서비스”부터 해지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3. 코드커팅의 본질: 가격이 아니라 ‘행동 변화’

미국 케이블TV붕괴도 처음에는 “비싸서 떠난다”가 아니라, 스마트폰·스트리밍·소셜 미디어 서비스 등으로 시간이 분산되면서 “케이블을 틀 시간이 줄어든 것”에서 출발했다.

이후 가격 인상이 누적되자, “거의 안 보는데 매달 요금을 내는 구조”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고, 코드커팅이 가속화됐다. 한국 역시 이미 스트리밍·유튜브가 ‘기본 유틸리티’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4.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미국 케이블 사업자들은 전성기 ESPN·MTV 모델에 안주하며,

채널 수를 계속 늘리고, ‘묶음(Bundle)’을 복잡하게 만들고,

가입자당 요금을 올리며 단기 수익 극대화에 집중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보지도 않는 채널에 돈을 내는” 구조에 대한 반감을 키웠고, 스트리밍·SVOD·FAST로 대거 이동했다. 한국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요금이 싸다”는 장점은 어느 순간 의미를 잃을 수 있다.

5. 한국 유료방송이 취해야 할 방향

채널 수 유지가 아니라, 스트리밍·FAST·CTV 광고를 포함한 플랫폼 포트폴리오 전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셋톱박스를 단순 수신기가 아니라, OTT·앱·광고·커머스를 묶는 하이브리드 게이트웨이로 재정의하고, 가입자당 ARPU를 “채널 수”가 아니라 “경험과 데이터 가치” 기반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아직 요금이 싸니까 버틸 수 있다”는 안이한 인식 대신, 이미 시작된 소비자 행동 변화가 결국 종말을 이끈다는 전제를 깔고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정리하면, 한국 유료방송 시장은 숫자상으로도 이미 하락 곡선에 들어섰고,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이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구조적 소비 패턴 변화에 선제 대응하지 않으면, 미국 케이블이 겪은 붕괴 시나리오를 ‘완만하게 축소된 형태’로 그대로 따라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스트리밍 시장: 넷플릭스 독주 속 토종 스트리밍 생존 경쟁

2025년 12월 기준 넷플릭스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516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와이즈앱·리테일). 2위 쿠팡플레이(853만 명)와의 격차는 663만 명에 달한다. 티빙(525만 명), 디즈니+(239만 명), 웨이브(235만 명) 순으로 나타났다.

2025년 상반기 넷플릭스 구독률은 54%로 최초로 과반을 돌파했다(컨슈머인사이트). 쿠팡플레이 35%, 유튜브 프리미엄 21%, 티빙 21%, 디즈니+ 13% 순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2025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 합병을 추진 중이며, '더블 이용권'을 출시했다.

한국 유료 OTT 구독자의 평균 중복 가입 수는 2.7개로 미국(2.8개)과 유사하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일 플랫폼에 충성하기보다 콘텐츠에 따라 유연하게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6부: 한국 유료방송 사업자를 위한 전략적 제언

1. 소비자 선택권 확대: '번들 강제'에서 '유연한 선택'으로

미국의 교훈: 25년간 소비자들이 알라카르트 방식을 원한다는 조사 결과를 무시한 결과, 스트리밍이라는 대안이 등장하자 소비자들은 즉시 이탈했다. 코드커터의 86.7%가 '높은 가격'을 해지 이유로 꼽았다.

한국 적용: 현재 한국 IPTV·케이블TV의 채널 패키지 구조는 미국 케이블TV의 과거 모델과 유사하다. '슬림 패키지' 또는 '채널 단품 구매' 옵션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2. 콘텐츠 차별화: ESPN 모델의 한국적 적용

미국의 교훈: ESPN이 스트리밍 시대에도 가치를 유지하는 이유는 독점 스포츠 라이선스 때문이다. "SEC나 빅텐 풋볼 경기 대부분을 보고 싶다면? ESPN이 유일한 선택이다."

한국 적용: KBO 프로야구, K리그, e스포츠 등 실시간 스포츠 중계권이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독점 콘텐츠 확보가 핵심이다.

3. 가격 경쟁력 재정립: vMVPD 모델 참고

미국의 교훈: 유튜브TV가 케이블 영역에서 지배적 사업자로 부상한 이유는 인프라 비용이 없어 100달러 미만의 번들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vMVPD 가입자는 2,070만 명(2025 Q1)으로 성장 중이다.

한국 적용: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권을 포함한 '올인원' 패키지로 소비자 이탈을 방지해야 한다. 가격 대비 가치(value for money)가 핵심이다.

4.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공존 전략: 적이 아닌 파트너로

미국의 교훈: 디즈니는 ESPN을 훌루, 디즈니+와 번들로 제공하며 스트리밍 시대에 적응했다. CNN도 'All Access' 스트리밍 서비스(월 $6.99)를 출시해 2030년까지 신규 플랫폼 매출 $6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적용: 국내 스트리밍(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와의 제휴를 강화해 IPTV 플랫폼을 '슈퍼 애그리게이터'로 포지셔닝해야 한다. 배민클럽×티빙, 우주패스×티빙 등의 제휴 모델을 참고할 수 있다.

5. 적시 매각 또는 사업 재편 검토

미국의 교훈: 랜드마크는 웨더채널이 "가치가 정점에 달했을 때" 매각해 "영감 어린 결정"을 내렸다. 스크립스도 "벽에 쓰인 글씨를 읽고 너무 늦기 전에 매각했다."

한국 적용: 개별 케이블TV 사업자의 경우, 시장 가치가 남아있을 때 전략적 매각이나 합종연횡을 검토해야 한다.

6. 1인 가구·MZ세대 맞춤 전략

1인 가구 증가와 MZ세대의 모바일 중심 시청 습관을 고려할 때, 모바일 IPTV 서비스 강화, 짧은 형식의 콘텐츠 확대, 소셜 미디어 서비스 연동 기능 등 젊은 세대의 시청 패턴에 맞는 서비스 혁신이 필요하다. 한국 유료 OTT 구독자의 평균 중복 가입 수가 2.7개라는 점은 콘텐츠 차별화가 핵심임을 보여준다.

결론: 소비자를 이기는 사업자는 없다

미국: 1억 500만(2010) → 6,610만(2025) → 5,430만(2026E)

15년 만에 3분의 1 이상 증발

2025년 5월, 스트리밍 시청 점유율(44.8%)이 케이블(24.1%)+방송(20.1%) 합산을 넘어서는 역사적 전환점이 찍혔다. CNN의 영업이익은 2016년 $10억에서 2026년 $6억으로 10년 만에 40%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는 3,622만 6,100명으로 전기 대비 13만 8,546명 감소했다. 2024년 상반기 첫 감소 이후 1년 넘게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IPTV만 소폭 증가했을 뿐, 케이블TV(SO)는 18만 2,044명, 위성방송은 6만 772명 감소했다.

"The power of media is always in the content, not the technology. The only decision maker who actually matters is the consumer."

미국 케이블TV 산업은 25년간 소비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한국 유료방송 산업은 이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방식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시청하는 것이다. 이 기본 원칙을 외면한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 혁신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I would never bet against the consumer."

— 행크 프라이스(Hank Price), TV NewsCheck

프라이스의 말처럼, "절대 소비자를 상대로 베팅하지 마라." 이것이 미국 케이블TV 산업 50년 역사가 남긴 가장 값비싼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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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참고 URL:

• TV NewsCheck - "The End Of The Cable Network Era" by Hank Price (2026.1.22)

https://tvnewscheck.com/journalism/article/the-end-of-the-cable-network-era/

• Variety - "CNN Projects $600 Million in Profit This Year" (2026.1.20)

https://variety.com/2026/tv/news/cnn-profit-warner-bros-discovery-1236296152/

• Cord Cutters News - "Top 10 Cable TV Networks Most Likely to Shut Down in 2026" (2026.1.10)

https://cordcuttersnews.com/top-10-cable-tv-networks-most-likely-to-shut-down-in-2026/

• Syracuse.com - MTV UK Channel Shutdown Report (2025.1)

https://www.syracuse.com/entertainment/2025/01/5-mtv-channels-are-shutting-down-after-more-than-40-years-on-air.html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 '2025년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 (2025.11.24)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730933

• Nielsen - Streaming Viewership Data (2025.5)

•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 Pay-TV Subscriber Report (2025)

• eMarketer, Evoca, IBISWorld, nScreenMedia - US Cable TV Statistics (2025)

• 와이즈앱·리테일 - 국내 OTT MAU 조사 (2025.12)

• 컨슈머인사이트 - OTT 구독률 조사 (2025 상반기)

•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 OTT 트렌드 리포트

https://www.kocca.kr/trendo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