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경영진 10인 “케이블 가입자 감소 바닥은 없다”… 재송신 대가 가구당 30달러가 이탈 부추겨..한국은 안전한가
CNBC 3년 주기 ‘퓨처 오브 TV’ 조사 2026… 1분기 유료방송 203만 순감, 6월 스트리밍 48.5%·지상파 스포츠 시청 118% 증가
그림 1. CNBC ‘퓨처 오브 TV’ 조사에 응한 미디어 경영진 (자료: CNBC)
CNBC가 미디어 경영진 10명에게 3년 뒤 TV를 물은 결과, 케이블 가입자 감소가 멈추는 지점을 제시한 응답자는 없었다. 제프 저커(Jeff Zucker) 레드버드IMI(RedBird IMI) 최고경영자는 스포츠 중계권이 케이블에서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감소가 매년 이어지며 그 시점은 최소 10년 뒤라고 답했다. 크리스 윈프리(Chris Winfrey) 차터커뮤니케이션즈(Charter Communications) 사장 겸 최고경영자는 감소 폭이 오히려 커질 것으로 봤다.
윈프리가 근거로 든 것은 시청 이동이 아니라 비용이었다. 지상파 방송 신호 자체는 무료로 송출되지만 유료방송 사업자가 지상파 방송에 지급하는 재송신 대가는 가입 가구당 30달러(약 4만2300원)를 넘어섰고, 이 비용은 소비자 요금에 반영된다.
동시에 같은 지상파 방송·케이블 콘텐츠가 각 사의 앱과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 안에서 이미 판매 제공되고 있다. 요금은 오르는데 케이블TV와 같은 유료방송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줄어드는 구조인 셈이다. 윈프리는 “이 번들에 결국 넷플릭스(Netflix)도 들어올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다른 앱과 함께 묶일 수 있는 대형 케이블 프로그래머”에 가깝다고 했다.
이 표현은 넷플릭스를 폄하한 것이 아니라 산업 내 위치를 재정의한 것이다. 지난 10년간 넷플릭스는 케이블을 해체하는 파괴자였다. 윈프리의 프레임에서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제작해 유통 사업자에게 공급하는 프로그래머, 즉 HBO나 ESPN과 같은 층위의 사업자다. 가입자 성장이 포화 국면에 접어들면 신규 획득과 해지 방어를 위해 유통 파트너의 판매망에 올라탈 유인이 생기고, 그 순간 넷플릭스는 번들에 담기는 하나의 상품이 된다.
윈프리는 같은 인터뷰에서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어그리게이터가 되는 것이 진짜 기회"라며 "그것이 원래 케이블TV가 만들어진 이유이고, 신규 진입자에게 열려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CNBC). 여러 채널을 묶어 할인가에 제공한다는 케이블의 원형이 스트리밍 시대에 반복된다는 주장이다.
케이블TV 시장 축소는 극단적이다. 모펫네이선슨(MoffettNathanson)의 코드커팅 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유료방송 가입은 2026년 1분기 203만 가구가 순감해 6223만이 됐다. 전통 케이블·위성·통신 사업자가 4090만, 유튜브TV(YouTube TV)·푸보(Fubo)·슬링TV(Sling TV) 등 가상 사업자(vMVPD)가 2133만이다.
미국 케이블TV는 이제 지상파 방송에도 밀리고 있다. 닐슨(Nielsen)이 8월 18일 공개한 6월 통합 시청 점유율 게이지(The Gauge)에서 스트리밍은 TV 시청 시간의 48.5%를 차지했고 지상파가 19.8%, 케이블이 19.5%였다. 지상파가 케이블을 앞선 달이며, 지상파 점유율이 6월 구간에서 오른 것은 게이지 집계가 시작된 2021년 이후 처음이다(+0.6%포인트).
그림 2. 2026년 6월 TV 시청 시간 점유 (자료: 닐슨 게이지)
그림 3. 닐슨 게이지 2026년 6월 원본 (자료: 닐슨)
CNBC가 3년 전인 2023년 2월 진행한 같은 형식의 조사를 한바 있다. 알렉스 셔먼(Alex Sherman)·릴리언 리조(Lillian Rizzo) 기자가 경영진 10인에게 동일한 다섯 개 질문을 던졌다.
2023년 조사에서는 유료방송이 가입자를 잃으면서도 존속한다는 예측, 스트리밍 번들링이 쉽지 않다는 예측, 파라마운트+(Paramount+)와 HBO맥스(HBO Max)가 합쳐진다는 예측이 맞았다. CNBC의 모회사는 지난 1월 컴캐스트(Comcast)에서 분사한 버선트(Versant)다.
응답자 | 소속·직책 | 핵심 발언 |
|---|---|---|
크리스 윈프리(Chris Winfrey) | 차터커뮤니케이션즈(Charter Communications) 사장 겸 CEO | 재송신 대가 가구당 30달러 초과, 케이블 급감 |
제프 저커(Jeff Zucker) | 레드버드IMI(RedBird IMI) CEO, 전 NBC유니버설 CEO | 바닥 없음, 스포츠 중계권 이탈까지 최소 10년 |
찰리 콜리어(Charlie Collier) | 로쿠 미디어(Roku Media) 사장 | 완전한 0은 없지만 방향은 되돌릴 수 없다 |
라시다 존스(Rashida Jones) | 언센서드(Uncensored) CEO, 전 MSNBC 사장 | 업계 예측보다 이동 속도는 느렸다 |
지미 피타로(Jimmy Pitaro) | ESPN 회장 | 편재적 개인화, 커머스 결합, 에픽게임즈 |
안잘리 수드(Anjali Sud) | 투비(Tubi) CEO | 광고 초개인화, 테크·할리우드 융합은 이미 종료 |
존 랜드그래프(John Landgraf) | FX 콘텐츠·스튜디오 회장 | 전 세계 동시 공개(데이 앤 데이트) |
제프리 허시(Jeffrey Hirsch) | 스타즈(Starz) 사장 겸 CEO | 국경 없는 콘텐츠, 자막·더빙 대체 |
브라이언 퍼러(Brian Fuhrer) | 닐슨(Nielsen) 제품전략 수석부사장 | 옥외 측정 확대가 스포츠 시청률 견인 |
데브라 오코넬(Debra OConnell) |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텔레비전(Disney Entertainment Television) 회장 | 지금 없는 서비스가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다 |
표 1. 자료: CNBC ‘퓨처 오브 TV 서베이’(2026년 8월 17일)
3년 전 예측 채점… M&A·번들·AI는 맞고 메타버스 TV·애플 TV세트는 빗나가
CNBC는 2023년 조사에서 나온 예측 가운데 무엇이 실제로 현실화됐는지 먼저 정리했다.
미디어 기업 간 합병, 스트리밍 번들의 확대, AI의 성장은 실제 일어났다. 반면 메타버스 안에서 TV를 본다거나 애플(Apple)이 TV 세트를 직접 만든다는 예측은 실현되지 않았다. 선형(실시간) 유료방송이 가입자를 잃으면서도 살아남는다는 예측, 스트리밍 번들링이 어렵다는 예측, 파라마운트+와 HBO맥스가 합쳐진다는 예측은 맞았다.
채점 결과는 이번 조사를 보는 기준이 된다. 산업 구조와 자본 흐름에 관한 예측은 대체로 맞았고, 새로운 시청 형식이나 하드웨어에 관한 예측은 빗나갔다. 이번 조사에서 경영진이 내놓은 답도 개인화 광고와 커머스, 동시 공개, 애그리게이터처럼 거래와 유통 구조에 관한 것이 많다.
2023년 조사에서 나온 예측 | 결과 | 2026년 시점의 근거 |
|---|---|---|
미디어 기업 간 합병 | 실현 |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폭스–로쿠, 차터–콕스 |
스트리밍 번들 확대 | 실현 | 차터가 피콕·훌루·디즈니+·ESPN·맥스를 선형 상품에 결합 |
AI의 성장 | 실현 | 자막·더빙 로컬라이제이션, 광고 제작, 추천으로 확산 |
유료방송은 가입자를 잃으며 존속 | 실현 | 2026년 1분기 말 6223만, 감소 지속 |
파라마운트+와 HBO맥스의 통합 | 실현 |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인수 합의 |
메타버스에서 TV 시청 | 미실현 | 거실 점유는 유튜브가 가져감 |
애플의 TV 세트 제조 | 미실현 | 진행 사실 없음 |
표 2. 자료: CNBC 2023년·2026년 조사 비교
그림 4. 2026년 조사가 짚은 네 축 — 국경 없는 콘텐츠, 표적 광고, 라이브 스포츠, 케이블 감소 (자료: 조사 영상 정리본)
“바닥은 없다”… 재송신 30달러가 유료방송 가격 논리 무너뜨려
저커는 ‘유료 방송 시장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스포츠 중계권이 케이블TV에서 사라지는 시점까지 매년 감소가 이어지고, 그 시점은 최소 10년 뒤라는 것이다.
찰리 콜리어(Charlie Collier) 로쿠 미디어(Roku Media) 사장은 방송의 특성 상“가입자가 완전히 0이 되는 서비스는 없다”며 “미국 어딘가에는 여전히 AOL 다이얼업 요금을 내거나 오리건주 벤드에 남은 마지막 블록버스터(Blockbuster) 매장에서 DVD를 빌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동 방향 자체는 되돌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라시다 존스(Rashida Jones) 언센서드(Uncensored) 최고경영자도 소비자가 선형 텔레비전이 아닌 플랫폼을 고르는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속도에 대해서는 업계가 맞힌 적이 없다고 했다. 4~5년 전 예측만큼 빠르고 급격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가입자 감소 속도는 사업자별로 갈린다. 차터는 2026년 1분기 비디오 가입자 6만을 잃었는데, 전년 동기 18만 1000 감소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모펫네이선슨은 차터의 영상 가입 기반 감소율이 1.3%로 2년 전 10% 가까운 수준에서 내려왔다고 집계했다.
차터가 피콕(Peacock)·훌루(Hulu)·디즈니+(Disney+)·ESPN·맥스(Max) 등 광고형 스트리밍 앱을 선형 상품에 추가 요금 없이 묶은 전략이 수치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년 뒤 표준은 개인화 광고… 커머스 결합·동시 공개·언어 장벽 제거가 뒤이어
그림 5. 선형 방송의 가입자 이탈과 새 표준으로의 이동 (자료: 조사 영상 정리본)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 지금은 없지만 3년 뒤 업계 표준이 될 것을 묻는 질문도 던졌다. 이에 대해 지미 피타로(Jimmy Pitaro) ESPN 회장은 “편재적 개인화(Ubiquitous personalization)”를 꼽았다. 개인화가 추천 단계를 넘어 이용자 취향에 맞춰 제작·편성되는 콘텐츠까지 확대된다는 것이다.
안잘리 수드(Anjali Sud) 투비(Tubi) 최고경영자는 광고가 소셜미디어 수준으로 유용해지는 지점을 지목했다. 지금 TV 광고는 개인화돼 있지 않다는 인식이 남아 있지만, 초개인화가 진행되면 광고가 방해나 마찰로 느껴지지 않는 단계가 온다는 것이다.
피타로는 커머스 결합도 함께 언급했다. ESPN 앱에는 이미 구매 기능이 들어가 있고, 앞으로는 마찰 없는 커머스, 즉 제작물 안의 상품 노출과 파트너 사이트로의 직접 연결이 늘어난다고 봤다.
존 랜드그래프(John Landgraf) FX 콘텐츠·스튜디오 회장은 새로운 트렌드를 ‘데이 앤 데이트 글로벌 공개((day-and-date global release)’를 들었다. 특정 권역에서 먼저 공개되는 작품은 남겠지만 규모가 큰 작품일수록 전 세계 동시 공개로 간다는 것이다.
'데이 앤 데이트'는 원래 극장 개봉과 스트리밍 공개를 같은 날 진행하는 방식을 뜻하는 용어였다. 랜드그래프는 이를 지역(territory) 축으로 옮겨 사용했다. 지역별 시차 공개는 스포일러 유출과 불법 유통을 촉발하고, 소셜미디어에서 형성되는 화제성(cultural moment)을 분산시킨다. 반대로 동시 공개는 홍보 예산을 한 번에 집중시킬 수 있다. 다만 국가별 심의, 더빙·자막 작업, 권역별 유통 파트너 계약이 동시에 준비돼야 하므로 후반작업과 로컬라이제이션 일정이 제작 초기 단계로 이동한다.
저커는 팟캐스터와 라이브스트리밍 쇼가 케이블, 나아가 지상파 네트워크에 편성 라이선스되는 흐름을 꼽았다.
제프리 허시(Jeffrey Hirsch) 스타즈(Starz) 사장 겸 최고경영자의 답은 3년 전과 같았다. 인공지능(AI)에 의한 언어 처리가 진전되면서 자막과 더빙이라는 별도 공정이 사라지고, 시청자가 버튼으로 언어를 전환하는 ‘국경 없는 콘텐츠’가 표준이 된다는 것이다. 윈프리는 8K를 활용한 몰입형 스포츠 편성을 들며, 차터가 NBA·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와 함께 운영 중인 스펙트럼 프론트 로(Spectrum Front Row)를 사례로 제시했다.
허시가 말한 언어 공정 대체는 이미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자막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까지 AI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아마존(Amazon)의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는 2025년 3월 라이선스 영화·시리즈 12편을 대상으로 영어·중남미 스페인어 AI 더빙 파일럿을 시작했다. 다만 프라임 비디오가 일부 애니메이션에 적용한 AI 더빙은 성우와 시청자 반발로 철회됐다. 3년 안에 표준이 되느냐를 가르는 변수는 기술 완성도보다 표시 의무와 실연자 계약 쪽에 있다.
스포츠 거품론에 “아니다”… 닐슨 옥외 측정 확대가 수치 밀어 올려
스포츠 시청률이 거품인지를 묻는 질문에 피타로는 곧바로 아니라고 답했다. 옥외 시청과 스트리밍 이용이 반영되면서 측정 정확도가 올라가고 있고, 업계가 하락을 예상할 때마다 수치는 우상향했다는 것이다.
측정 주체의 설명은 더 구체적이다. 브라이언 퍼러(Brian Fuhrer) 닐슨 제품전략 수석부사장은 닐슨이 스포츠에 특히 영향을 주는 방법론 개선을 진행했고, 그중 첫째가 옥외 측정 확대라고 했다. 홈 마켓 반영이 스포츠 시청률에 중요하며, 그 개선에 직접 기인한 상승분이 확인됐고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연간 큰 폭의 점프는 나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시청률 상승의 상당 부분이 측정 범위 확대에서 나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 견해는 존스가 냈다. 모든 산업에는 가용 시청자의 천장이 있고, 최근 배급 계약으로 중계 플랫폼이 넓어진 만큼 포화점에 도달한 뒤 일부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윈프리는 숏폼과 롱폼, COSM과 같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몰입형 시청이 섞이면서 시청률이 계속 오를 것으로 봤고, 나중에 다시 봐서는 같지 않은 유일한 영역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조사 공개 하루 전 나온 닐슨의 6월 시청점유율 공개는 피타로 쪽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2026 FIFA 월드컵(FIFA World Cup 2026)이 폭스와 NBC유니버설 계열에서 840억 분 넘게 시청됐고, 월드컵과 NBA 파이널이 겹치면서 지상파 스포츠 시청은 전월 대비 118% 늘었다. 지상파 카테고리는 TV 시청의 19.8%를 차지해 6월 구간 기준으로는 게이지 집계 이후 처음 상승했다.
사업자별로는 폭스(Fox)가 전월 대비 점유율 0.9%포인트 상승해 7.4%로 배급사 순위 5위에 올랐고, 시청량 증가폭도 18%로 가장 컸다. 월드컵 효과로 폭스 계열 지역국 시청은 73%, 폭스스포츠1(Fox Sports 1)은 232% 늘었다. 스페인어 중계를 단독으로 맡은 NBC유니버셜의 텔레문도(Telemundo)는 계열 지역국 시청이 143% 증가했고, 피콕에서는 경기가 있는 날의 시청이 없는 날보다 60% 높았으며 히스패닉 시청자의 시청은 전월 대비 약 200% 늘었다. NBC유니버설-버선트는 9.1%(+0.7%포인트)를 기록했다.
디즈니는 9.6%로 미디어 기업 2위를 지켰다. ABC가 중계한 샌안토니오 스퍼스(San Antonio Spurs)와 뉴욕 닉스(New York Knicks)의 NBA 파이널 5차전 시리즈는 경기가 열린 날마다 지상파 최다 시청 프로그램이었고 3·4·5차전은 각각 2000만 명 넘는 시청자를 모아 6월 전체 지상파 최다 시청 편성이 됐다. ABC 계열 지역국 시청은 15% 늘었다. 반대로 NBA·NHL 플레이오프가 빠진 케이블은 스포츠 시청이 10% 줄면서 점유율이 19.5%로 0.9%포인트 내렸다. 같은 스포츠가 어느 창구에 실리느냐가 카테고리 점유율을 그대로 움직였다.
닐슨은 이번 보고서에서 올가을 게이지와 미디어 디스트리뷰터 게이지에 시청률 측정(currency) 관련 방법론 개선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퍼러가 말한 측정 확대가 계속된다는 뜻이며, 시청률 수치의 상승분 가운데 어디까지가 실제 시청 증가이고 어디까지가 측정 범위 확대인지를 구분해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커와 콜리어는 같은 지점을 짚었다. 저커는 사람들이 라이브 이벤트와 라이브 뉴스, 특히 라이브 스포츠를 원하며 그것이 AI가 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콜리어는 스포츠가 문화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도달 경험 가운데 하나라며, 가족이 함께 보고 친구들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도시 전체의 분위기가 결과에 따라 바뀐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스포츠의 가치가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CEO 발언 정리… 다섯 개 질문에 대한 10인의 답
질문 | 응답자 | 발언 요지 |
|---|---|---|
① 3년 뒤 케이블 가입자 바닥에 닿나 | 크리스 윈프리 | 급격히 감소한다. 무료로 송출되는 지상파의 재송신 비용이 가입 가구당 30달러를 넘었다. 방송·케이블 콘텐츠는 이미 앱과 스트리밍 번들 안에 있고, 그 번들에는 넷플릭스도 들어올 것이다 |
제프 저커 | 바닥은 없다. 스포츠 중계권이 케이블에서 사라질 때까지 매년 감소한다. 그 시점은 최소 10년 뒤다 | |
찰리 콜리어 | 완전히 0이 되는 것은 없다. 미국 어딘가에는 AOL 다이얼업 요금을 내거나 오리건주 벤드의 마지막 블록버스터에서 DVD를 빌리는 사람이 있다. 다만 이동 방향은 되돌릴 수 없다 | |
라시다 존스 | 되돌리기 어렵다. 다만 속도는 업계가 맞힌 적이 없다. 4~5년 전 예측만큼 빠르지 않았다 | |
② 3년 뒤 표준이 될 것 | 지미 피타로 | 편재적 개인화. 추천을 넘어 이용자 취향에 맞춘 제작·편성까지. 커머스 결합도 함께 온다 — 마찰 없는 커머스, PPL 확대, 파트너 사이트 딥링크 |
안잘리 수드 | 광고가 소셜미디어만큼 유용해진다. 초개인화가 진행되면 광고가 방해나 마찰로 느껴지지 않는다 | |
존 랜드그래프 | 데이 앤 데이트 글로벌 공개. 북미·아시아·유럽 한 권역에서 먼저 공개하는 작품은 남지만 큰 작품일수록 전 세계 동시 공개로 간다 | |
제프 저커 | 팟캐스터와 라이브스트리밍 쇼가 케이블, 나아가 지상파 네트워크에 편성 라이선스된다 | |
제프리 허시 | 국경 없는 콘텐츠. AI 언어 처리가 발전하면 자막·더빙 공정이 사라지고 버튼으로 언어를 전환한다 (3년 전에도 같은 답) | |
크리스 윈프리 | 8K 몰입형 스포츠 편성. NBA·애플 비전 프로와 함께하는 스펙트럼 프론트 로가 코트사이드 경험을 거실로 옮긴다 | |
③ 빅테크 제재가 나오나 | 제프 저커 | 빅테크는 좌파와 민주당 사이에서 호의를 잃었고 강도 높은 조사를 받는다. 다만 2026·2028년 두 선거 결과에 달렸다 |
라시다 존스 | 목표는 더 크고 더 나은 것이 아니다. 소비자와 업계의 반발이 거래의 경로를 바꾼다. 할리우드 종사자 1000명의 파라마운트-WBD 반대 서한이 그 신호다 | |
안잘리 수드 |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의 융합은 이미 끝났다. 거실 시청 점유 1위는 유튜브다. 인스타그램의 TV 세로영상, 유튜브 오스카 중계, 창작자의 극장 개봉 — 지니를 다시 병에 넣을 수 없다 | |
④ 스포츠 시청률은 거품인가 | 지미 피타로 | 빠른 “아니다”. 옥외와 스트리밍이 반영되면서 측정이 정확해지고 있고, 업계가 하락을 예상할 때마다 수치는 우상향했다 |
라시다 존스 | 포화점에 닿는다. 모든 산업에는 가용 시청자의 천장이 있고, 최근 배급 계약으로 플랫폼이 넓어진 만큼 정점 뒤 일부 하락이 온다 | |
브라이언 퍼러 | 닐슨이 스포츠에 특히 영향을 주는 방법론 개선을 진행했고 1순위가 옥외 측정 확대다. 홈 마켓 반영이 중요하며 상승분은 그 개선에 직접 기인한다. 다만 연간 큰 폭의 점프는 없다 | |
크리스 윈프리 | 시청률은 계속 오른다. 숏폼·롱폼과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몰입형이 섞인다. 나중에 다시 봐서는 같지 않은 유일한 영역이다 | |
제프 저커 | 라이브가 통한다. 라이브 이벤트·뉴스, 특히 라이브 스포츠는 AI가 복제할 수 없다. 오르내림은 대진과 챔피언십에 달렸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강하다 | |
찰리 콜리어 | 스포츠는 문화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도달 경험 중 하나다. 가족이 함께 보고 친구들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도시 전체 분위기가 결과에 따라 바뀐다. 프리미엄 스포츠의 가치는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 | |
⑤ 점유율을 가져갈 새 서비스 | 데브라 오코넬 | 지금 떠올리지 못하는 서비스일 가능성이 크다. 인스타그램의 TV 포맷 발표처럼 기존 서비스가 참여 방식과 경험을 넓히는 쪽도 봐야 한다 |
크리스 윈프리 | 흩어진 서비스를 다시 묶는 애그리게이터. 케이블TV가 처음 할인 번들로 효용을 만든 자리가 비어 있고, 그것이 신규 진입자의 기회다 | |
제프 저커 | 틱톡 영상이 계속 길어진다. 니치 캐스팅도 이어지고 아주 작은 커뮤니티들이 여러 서비스에서 큰 역할을 한다 | |
브라이언 퍼러 | 로쿠 채널·투비·플루토TV. 채택과 이용이 크게 늘었고 오리지널을 포함한 콘텐츠가 계속 추가되며 FAST 채널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 | |
지미 피타로 | 에픽게임즈. 디즈니가 15억 달러를 투자했고, 게임 경험을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콘텐츠, 나아가 라이브 이벤트와 연결할 여지가 무한하다 | |
존 랜드그래프 | 들어본 적 없는 스트리머가 3년 안에 롱폼 영상에서 유의미한 경쟁자가 되지는 않는다 | |
제프리 허시 | 스타즈 |
표 2. 자료: CNBC ‘퓨처 오브 TV 서베이’(2026년 8월 17일). 발언은 요지로 옮겼다
빅테크 엔터테인먼트 시대...“컨버전스는 이미 끝났다”는 반론
빅테크 엔터테인먼트 시대. 콘텐츠 유통과 제작 모든 영역을 장악하는 빅테크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빅테크의 독과점과 과도한 점유율 확장을 막는 정부 조치가 나오겠느냐는 질문에 저커는 “빅테크가 좌파와 민주당 사이에서 상당한 호의를 잃었고 그만큼 강도 높은 조사에 놓일 것”으로 봤다.
다만 빅테크에 대한 제재는 2026년과 2028년 두 차례 선거 결과에 달렸다는 단서를 달았다.
존스는 규제보다 소비자와 업계의 반발이 빅테크 엔터테인먼트 시대 완성에 결림돌이라고 봤다. 할리우드 종사자 1000명이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에 반대해 제출한 서한을 사례로 들었다.
수드(Sud) 투비 CEO는 다른 각도에서 답했다.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의 융합은 이미 일어났고, 시간 점유와 주목을 가장 많이 가져가는 것은 빅테크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거실 텔레비전 시청 점유 1위는 유튜브(YouTube)다. 인스타그램(Instagram)이 TV에서 세로(Vertical) 영상을 서비스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이 유튜브로 중계되며, 창작자가 극장에 영화를 거는 상황을 함께 들며 지니를 다시 병에 넣을 수 없다고 했다.
닐슨 시청률 집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유튜브는 TV 시청 시간의 13.8%를 가져가 배급사 1위를 지켰고, 넷플릭스가 7.9%, 디즈니가 4.6%, 프라임 비디오가 4.2%로 뒤를 이었다. 월드컵과 NBA 파이널로 전체 TV 이용이 3.1% 늘어난 달이어서 스트리밍 이용도 약 3%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0.1%포인트 내렸다. 유튜브·넷플릭스·로쿠 채널·파라마운트 스트리밍은 시청량이 늘었는데도 점유율은 보합이거나 소폭 하락했다.
그림 6. 스트리밍 사업자별 TV 시청 시간 점유 (2026년 6월)
조사에는 워싱턴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렵더라도 규모만으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담겼다. 소비자가 신뢰하고 광고주가 가치를 인정하며 창작자가 협업 상대로 원하는 회사가 결국 이긴다는 것이다. 합병으로 만들어지는 자산 규모와, 그 자산을 광고주·창작자가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
새 강자는 애그리게이터와 FAST… 에픽게임즈·투비·로쿠 채널 거명
3년 뒤 의미 있는 점유율을 가져갈 서비스를 묻는 질문에 데브라 오코넬(Debra OConnell)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텔레비전(Disney Entertainment Television) 회장은 지금 떠올리지 못하는 서비스일 가능성을 들면서, 인스타그램의 TV 포맷 발표처럼 기존 서비스가 참여 방식과 경험을 넓히는 쪽도 함께 봐야 한다고 답했다.
윈프리는 흩어진 서비스를 다시 하나로 묶는 애그리게이터를 지목했다. 케이블TV가 처음 만들어질 때 할인된 가격에 묶음을 제공해 효용을 만든 것과 같은 자리가 비어 있고, 그것이 신규 진입자의 기회라는 것이다. 저커는 틱톡(TikTok) 영상이 계속 길어지는 흐름과 니치 캐스팅을 들며 아주 작은 커뮤니티들이 여러 서비스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된다고 봤다.
닐슨 게이지에 따르면 FAST의 시청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다. 로쿠 채널이 3.0%, 투비가 2.2%로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1.4%)를 앞섰다. 퍼러는 향후 시장을 주도할 플랫폼으로 로쿠 채널(The Roku Channel)과 투비, 플루토TV(Pluto TV)를 직접 거명했다. 채택과 이용이 크게 늘었고 각 사가 오리지널을 포함한 콘텐츠를 계속 추가하면서 FAST 채널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어 둔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타로는 에픽게임즈(Epic Games)를 꼽았다. 디즈니가 15억 달러(약 2조1150억원)를 투자한 회사이며, 게임 경험을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콘텐츠, 나아가 라이브 이벤트와 연결할 여지가 크다는 이유다. 반면 랜드그래프는 들어본 적 없는 스트리머가 3년 안에 롱폼 영상에서 유의미한 경쟁자가 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허시의 답은 자사 서비스인 스타즈였다.
한국 역시 더디지만 마찬가지 트렌드다. FAST의 확장 속도는 국내 제조사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의 삼성 TV 플러스(Samsung TV Plus)는 채널을 지난해 3300여 개에서 올해 4300여 개로 늘렸고, LG전자의 LG 채널(LG Channels)은 5000개를 넘겼다. 삼성전자는 삼성 TV 플러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1억 명까지 끌어올렸다. 옴디아(Omdia)는 전 세계 FAST 시장이 2023년 63억 달러에서 2027년 12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림 7. 글로벌 FAST 시장 규모 전망 (자료: 옴디아)
미국 미디어 시장 요통… 폭스-로쿠 220억 달러, 파라마운트-WBD는 지연
CNBC는 이번 설문이 진행되는 동안 업계 구도 자체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는 2월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인수에 합의했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의 영화 스튜디오와 HBO맥스를 인수할 뻔했던 매각 절차를 거친 결과였다. 이 거래는 현재 정치권의 반독점 우려로 지연된 상태이며, 파라마운트는 지연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주 법무장관들에게 18억 8000만 달러(약 2조 6508억원) 규모의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폭스(Fox)는 6월 로쿠(Roku)를 220억 달러(약 31조 2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컴캐스트는 2027년 NBC유니버설(NBCUniversal) 분리를 계획하고 있으며, 케이블TV 네트워크 포트폴리오인 버선트를 이미 1월에 분사했다. 차터는 콕스커뮤니케이션즈(Cox Communications)와의 345억 달러(약 48조 6450억원) 합병에 대한 최종 규제 승인을 받았다. 합병이 될 경우 미국 최대 케이블 사업자가 만들어진다.
응답자 상당수가 소속 회사의 지배구조나 사업 구조가 바뀌는 중에 답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로쿠 미디어의 콜리어, ESPN의 피타로,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텔레비전의 오코넬, 차터의 윈프리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넷플릭스는 몰아보기와 계정 공유, 무광고라는 기존 전략을 상당 부분 되돌렸고 주가는 최근 1년간 35% 넘게 내렸다.
미국은 분기 203만 이탈, 한국은 반기 7만 6030… 감소 속도가 갈린다
미국 경영진이 케이블TV의 지속적 추락을 예견한 재송신 대가와 번들의 대체다. 하지만, 한국은 이 같은 구조가 아직 같은 속도로 작동하지 않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orea Communications and Media Commission)가 5월 29일 발표한 ‘2025년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는 3615만 70으로 직전 반기 대비 7만 6030 감소했다. 2년 연속 감소이지만 미국이 한 분기에 203만을 잃은 것과는 규모가 다르다.
매체별로는 IPTV가 2153만 5256 가입자로 점유율 59.57%, 종합유선방송(SO)이 1193만 5236 가입자로 33.01%, 위성방송이 267만 9578 가입자로 7.41%였다. 사업자별로는 KT가 912만 3463 가입자, 점유율 25.24%로 1위를 유지했다. 하반기에 IPTV는 약 12만 늘었고 SO와 위성은 각각 약 15만, 약 4만 줄었다.
그림 8. 미국·한국 유료방송 가입 규모와 구성
그림 9. 최근 순감 규모 — 미국은 분기, 한국은 반기 기준
항목 | 미국 | 한국 |
|---|---|---|
유료방송 가입 규모 | 6223만(2026년 1분기 말) | 3615만 70(2025년 하반기) |
최근 순감 | 1분기 203만 감소 | 반기 7만 6030 감소 |
방송사업 매출 | 지상파 총 재송신 154억 달러(2025년) | 방송사업매출 18조 6495억원, 3년 연속 감소 |
방송광고 | 디지털로의 이전 지속 | 2조 134억원, 전년 대비 12.3% 감소 |
감소 지속 | 10년 이상 연속 | 2년 연속 |
매체 구성 | 전통 케이블·위성·통신 4090만, vMVPD 2133만 | IPTV 2153만(59.57%), SO 1194만(33.01%), 위성 268만(7.41%) |
지상파 재송신 대가 | 도매 4.83달러/사, 소비자 청구서 30달러 초과 | CPS 500원 안팎/사, 3사 합계 1500원 안팎 |
TV 시청 내 스트리밍 | 48.5%(닐슨 2026년 6월) | 통합 공식 지표 없음 |
거실 화면 1위 사업자 | 유튜브 13.8%(2위 넷플릭스 7.9%) | 해당 측정 없음 |
FAST | 로쿠 채널·투비·플루토TV, 닐슨 개별 측정 대상 | 삼성 TV 플러스·LG 채널은 해외 중심, 국내 이용 초기 |
애그리게이터 | 윈프리가 신규 진입자의 기회로 지목 | 티빙–웨이브 합병 3년째 미완, KT 동의 미확보 |
표 3. 자료: MoffettNathanson, Nielsen,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S&P 글로벌 케이건, CNBC
재송신 경제학… 도매 단가는 4.83달러, 청구서에는 22달러로 찍힌다
윈프리가 말한 30달러는 방송사가 받는 도매 단가가 아니라 가입 가구가 부담하는 금액이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의 케이건(Kagan) 집계로 미국 4대 네트워크의 직영국·제휴국이 받는 가입자당 월 재송신 단가는 2024년 4.52달러(약 6,373원)에서 2025년 4.83달러(약 6,810원)로 7% 올랐다.
반면 유료방송 청구서에 ‘방송 TV 요금’으로 찍히는 금액(케이건 집계)은 2023년 월 21.48달러(약 3만 287원), 2024년 22.62달러(약 3만 1894원)였다. 도매 단가와 청구액 사이에 네 배 이상의 격차가 있다. 이 차이는 리버스 재송신료와 사업자 마진이 때문이다.
그림 10. 미국 유료방송 청구서의 지상파 재송신 항목 (월, 달러)
총액으로 보면 미국 지상파 방송이 유료방송과 가상 사업자에서 거둔 총 재송신 매출은 2023년 150억 9000만 달러(약 21조 2769억원), 2025년 154억 달러(약 21조 7140억원)로 집계됐고 케이건은 2030년 175억 달러(약 24조 675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상파 방송으로 되돌려주는 리버스 재송신료를 뺀 순매출은 2024년 73억 5000만 달러에서 2025년 72억 7000만 달러로 줄었고 2030년에도 74억 달러에 머문다. 가입자가 빠지는 속도를 단가 인상으로 겨우 상쇄하는 구조다.
리버스 재송신 대가(reverse retransmission compensation)는 한국어로는 역보상금, 역방향 재송신 대가로 볼 수 있다. 지역 방송국이 ABC·CBS·NBC·폭스 등 전국 네트워크에 계열 지위를 유지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이다. 일종의 저작권료다.
미국 방송 유통 자금 흐름 3단
소비자 → 유료방송 사업자: 케이블 청구서에 반영되는 방송 수신료. 윈프리가 지적한 가입자당 30달러
유료방송 → 지역 방송국: 재송신 대가. Big 4 직할국(O&O) 및 계열국 평균 단가는 2025년 가입자당 월 4.83달러로, 2024년 4.52달러에서 7% 인상
지역 방송국 → TV네트워크: 리버스 재송신료. 이 단계에서 상당액이 회수.
케이건은 2028년 총 재송신 매출 165억 4000만 달러가 유료방송이 케이블 채널과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RSN)에 지불하는 413억 달러의 40.1%에 이를 것으로 봤다.
같은 해 유료방송이 스포츠 중계권에 지출하는 금액도 약 166억 달러로 프로그래밍 비용의 40% 수준이다. 지상파 재송신과 스포츠라는 두 항목이 유료방송 원가의 80퍼센트 가까이를 차지하는 셈이며, 저커가 말한 ‘스포츠 중계권이 케이블에서 빠져나가는 시점’이 왜 감소의 종점으로 지목됐는지를 설명한다.
한국의 구조는 다르다. 가입자당 재송신료(CPS)는 2018년 지상파 1사당 400원 수준에서 단계적 인상을 거쳐 500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고, 지상파 3사를 합쳐도 가입자당 월 1500원 안팎이다.
도매 단가로 비교하면 미국 빅4 평균의 약 14분의 1, 가구가 실제 부담하는 금액으로 비교하면 약 28분의 1이다. IPTV 3사와 지상파의 CPS 계약은 지난해 만료돼 재협상 국면에 들어갔고, 한국방송협회(Korea Broadcasters Association)가 후원한 세미나에서는 내쉬협상해를 적용해 CPS 인상이 필요하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그림 11. 지상파 재송신 대가 두 층위 비교 — 도매 단가와 소비자 청구액
항목 | 미국 | 한국 |
|---|---|---|
도매 단가(방송사 1사, 가입자 월) | 빅4 직영·제휴국 평균 4.83달러(2025년, 약 6810원) | 지상파 1사당 CPS 500원 안팎 |
소비자 청구 항목(월) | 30달러 초과(약 4만 2300원) | 지상파 3사 합계 1500원 안팎 |
총 재송신 매출 | 154억 달러(2025년), 2030년 175억 달러 전망 | 별도 공표 없음(지상파 매출 3조 3162억원에 포함) |
순매출(리버스 차감) | 72억 7000만 달러(2025년), 2030년에도 74억 달러 | 해당 구조 없음 |
프로그래밍 원가 내 비중 | 2028년 165억 4000만 달러 = 케이블·RSN 지급액 413억 달러의 40.1% | 기본채널수신료 3조 1356억원(2024년) 기준 산정 |
계약 주기 | 3~5년, 연간 단가 인상 조항 | 3년 단위 재계약, 2025년 만료 후 재협상 |
표 4. 자료: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케이건, CNBC, 국내 업계 보도 종합
한국 유료방송의 수익 기둥은 홈쇼핑… 매출의 34.1%가 송출수수료
이렇듯, 미국 유료방송은 원가에서 무너지고 있고, 한국 유료방송은 수익에서 무너지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Korea TV Home Shopping Association)의 ‘2025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사와 데이터홈쇼핑 5개사가 2025년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2조 4434억원으로, 유료방송 방송사업매출 7조 1701억원의 34.1%를 차지했다. 매체별로는 케이블TV 42.42%, 위성방송 37.67%, IPTV 31.07%다.
비중은 계속 올랐다. 케이블TV 매출에서 방송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8.8%에서 2025년 34.15%로 내려간 반면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은 35.4%에서 42.4%로 올라갔다. 위성방송은 수신료 59%→55.3%, 송출수수료 26.9%→37.7%, IPTV는 송출수수료 13.9%→31.1%로 움직였다. 가입자에게 받는 요금이 아니라 홈쇼핑에서 받는 채널 임대료가 유료방송의 중심 수익이 됐다.
그림 15. 유료방송 매출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
그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73.4%까지 올랐고, 2025년 방송매출은 2012년 이후 최저치로 4년 연속 줄었다. 영업이익은 3926억원으로 2022년(5026억원)보다 20% 이상 낮다. 2024년에는 CJ온스타일이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에 송출을 중단하는 일도 있었다. 정부는 2026년 5월 ‘홈쇼핑 상생·활력 제고 방안’을 내놨고,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의 플랫폼별 협상은 9~10월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케이블TV의 사정은 더 좁다. 국가데이터처 방송산업실태조사로 전체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2020년 1조 8278억원에서 2024년 2조 4499억원으로 34% 늘었지만, SO가 받은 금액은 7458억원에서 7322억원으로 2% 줄었다. 같은 기간 IPTV는 9064억원에서 1조 5405억원으로 70% 늘어 전체의 69.2%를 가져갔다. SO 방송사업매출은 2조 227억원에서 1조 7335억원으로 14.3% 줄었고, IPTV와의 격차는 1.91배에서 2.89배로 벌어졌다. 그러면서도 SO는 방송법 시행령에 따라 지역채널을 의무 운영해 2024년 1256억원, 방송사업매출의 7%를 넘는 비용을 부담했다.
미국 지상파는 월드컵으로 19.8%까지 올랐고, 한국 지상파 두 곳은 그 대회를 중계하지 못했다
닐슨 6월 집계에서 미국 지상파 점유율을 19.8%까지 밀어 올린 것은 월드컵과 NBA 파이널이었다. 같은 대회를 한국에서는 지상파 두 곳이 중계하지 못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국내 중계권은 JTBC가 1억 2500만 달러(약 1838억원)에 단독 확보했고, JTBC는 지상파 3사에 같은 조건으로 재판매를 제안했다. KBS만 140억원에 타결했고 MBC와 SBS는 120억원을 넘는 조건을 수용하지 않아 4월 22일 협상이 결렬됐다. SBS는 1991년 개국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을 중계하지 못했다.
MBC는 120억원에 중계권을 확보하더라도 약 130억원의 적자가 예상돼 140억원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SBS는 공적 책무와 함께 상장 주식회사로서 지속 가능한 경영 기반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JTBC는 2026~2032년 동·하계 올림픽과 2026·2030년 월드컵 중계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대형 스포츠 중계권을 사들이던 코리아 풀 방식은 사실상 끝났다.
그림 16. 2026 북중미 월드컵 국내 중계권
저커는 케이블 가입자 감소가 멈추는 시점으로 스포츠 중계권이 케이블에서 빠져나가는 때를 들었고 그것을 최소 10년 뒤로 봤다. 한국 지상파에서는 그 이동이 이미 일어났다. 지상파 매출은 3조 3162억원으로 6.1% 줄었고 광고는 6936억원으로 17.0% 감소했으며 3년 연속 영업손실이다. 중계권을 살 수 있는 재무 여력과, 중계권이 만들어내는 도달이 같은 방향으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유료 방송 이탈 감소는 왜 느린가? 우수성은 아니다
한국 유료방송 이탈 속도가 미국보다 느린 이유는 케이블TV나 IPTV 서비스가 우수해서가 아니다.
요금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케이블 요금을 인상한 동력은 재송신 대가였다. 지상파 방송 3사 합계 가입자당 1500원 안팎인 한국의 CPS는 아직 소비자 청구서를 압박할 규모가 아니다. 요금이 오르지 않으므로 이탈의 경제적 유인도 약하다.
사실 더 근본적인 차이는 유료방송의 상품 정체성이다. 미국의 케이블은 콘텐츠 접근권을 파는 상품이었기 때문에 콘텐츠가 스트리밍 앱으로 빠져나가자 존재 이유를 잃었다.
반면 한국의 IPTV는 애초에 인터넷·모바일 결합상품(bundle)의 구성 요소로 팔려왔다. 유료방송을 해지하면 결합 할인이 깨지므로, 시청하지 않아도 유지하는 이른바 유령 가입자가 남는다. 이탈이 시청 행태보다 늦게 나타나는 구조다.
이미 시작된 한국형 번들 경쟁
그렇다고 한국 유료 방송 시장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유료 방송 자체를 보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다. 바로 코드 네바다. 이에 한국 IPTV 3사도 2026년 상반기 차터와 유사한 전략을 동시에 꺼냈다. 방식은 스트리밍 앱 포함이 아니라 지상파·종편 다시보기(VOD) 무제한 제공이다.
사업자 | 상품 | 구성 | 월 요금 |
KT | 지니TV 모든G (개편) | 지상파 3사·종편 4사 최신 VOD 등 약 25만 편 무제한 | 1만9800원 (인터넷 결합·3년 약정) |
LG유플러스 | U+tv 방송패스 | KBS·MBC·SBS·JTBC VOD 통합 제공 | 1만9800원 / 프리미엄 2만2000원 |
SK브로드밴드 | B tv+ max | 지상파 VOD 포함 | 2만2000원 (3년 약정·인터넷·SKT 결합, 최대 78% 할인) |
차터가 월 125달러 상당의 스트리밍 앱을 얹어 해지율을 방어했다면, 한국은 건당 과금이던 VOD를 정액 무제한으로 전환해 체감 가치를 올렸다. 논리는 동일하다. 독점 콘텐츠가 아니라 집합과 요금 설계로 이탈을 막는 것이다. 다만 이 상품들이 3년 약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가치 제안보다 계약 구속(lock-in)에 기대는 성격이 짙다. "이 돈이면 넷플릭스를 본다"는 회의적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빠진 조각 — 애그리게이터
윈프리가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낼 어그리게이터(aggregator)가 되는 것이 진짜 기회"라고 말한 자리에, 한국에는 아직 사업자가 없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티빙–웨이브 합병은 4년째 표류 중이다.
2023년 12월 양해각서 체결, 2025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 조건부 승인까지 진행됐지만 최종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걸림돌은 티빙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지분 13.54%)의 동의 부재다. 웨이브 주주인 SLL중앙은 재무 부담으로 보유 티빙 지분과 전환사채 매각을 검토하는 상황까지 왔다. CJ ENM은 하반기 KT와 광고·콘텐츠 협력을 구체화한 뒤 합병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여기에 시한이 걸려 있다. 공정위 시정조치에 따라 티빙과 웨이브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현행 요금제를 유지해야 한다. 즉 2027년부터 요금 정책의 자유도가 생긴다. 합병이 그 전에 마무리되는지 여부가 국내 OTT 통합 플랫폼의 출발선을 결정한다.
한국의 3년, 세 가지 시나리오
첫째, 통신 결합 구조가 유지되는 완만한 감소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로다. IPTV가 SO·위성 가입자를 흡수하며 전체 규모는 3600만 선을 방어하되, 방송사업매출과 방송광고 감소는 계속된다. 이 경우 미국식 급락은 오지 않지만, 매출 없는 가입자만 남는 공동화가 진행된다.
둘째, 결합 할인의 경제성이 깨지는 시점의 급락이다. 통신사가 유료방송을 인터넷 유인책으로 유지하는 구조는 방송 시장을 유료방송 자체의 수익성이 아니라 통신 경쟁 상황에 종속되게 만든다. 통신 요금 인하 압력이나 결합 규제 변화로 할인 여력이 축소되면, 그동안 지연됐던 이탈이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이 10년에 걸쳐 소화한 조정을 한국은 2~3년에 압축해 겪을 위험이 여기에 있다.
셋째, IPTV를 대체할 새로운 애그리게이터(aggregator)의 등장이다. 케이블TV를 IPTV가 밀어냈다면 이제는 IPTV를 스트리밍 플랫폼이 밀어낸다. 티빙–웨이브 통합이 완료되고 왓챠 인수까지 이어지면, 국내에도 복수 서비스를 묶어 파는 주체가 생긴다. 이 경우 유료방송의 역할은 채널 송출에서 구독 관리·과금 대행으로 이동한다. 차터가 스펙트럼 앱스토어로 이행한 경로와 같다.
남는 질문
한국에는 아직 통합된 스트리밍 시청 점유율 공식 지표가 없다. 미국은 닐슨 더 게이지(The Gauge)를 통해 TV 시청 중 스트리밍이 48.5%, 거실 화면 1위가 유튜브(13.8%)라는 사실을 매월 확인한다. 지표가 있으면 광고비 이동과 재송신 대가 협상의 근거가 만들어지고, 사업자는 대응할 수밖에 없다. 지표의 부재는 조정의 지연을 뜻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지연이 준비 기간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 경영진의 예측이 한국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재송신 대가라는 촉발 요인만 없을 뿐, 콘텐츠가 앱 안으로 이동했고 거실 화면의 1위가 방송사가 아니라는 조건은 동일하다. 촉발 요인이 없다는 것은 면역이 아니라, 아직 청구서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의미에 가깝다.
한국 방송사업매출 18조 6495억원… 3년 연속 감소, 지상파는 3년째 영업손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6월 19일 공표한 2025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서 371개 방송사업자의 방송사업매출은 18조 6495억원으로 전년보다 1547억원(0.8%) 줄었다. 2023년 이후 3년 연속 감소다. 지상파 매출은 3조 3162억원으로 2146억원(6.1%) 감소했고, PP는 6조 9417억원(-2.3%), SO는 1조 6399억원(-2.6%), 위성은 4470억원(-5.7%)이었다. 반면 IPTV는 5조 832억원으로 소폭 늘어 점유율 27.3%로 1위를 지켰고, IPTV 콘텐츠사업자(CP) 매출은 1조 2184억원으로 31.5% 급증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감소를 이끈 항목은 광고다. 2025년 방송광고매출은 2조 134억원으로 2830억원(12.3%) 줄었고, 지상파 광고는 6936억원으로 17.0%, PP 광고는 1조 1331억원으로 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모바일 광고시장은 연평균 7.5% 성장했다. 지상파는 1174억원의 영업손실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방송사업자 영업이익은 3조 1718억원으로 44.2% 늘었지만 그 대부분은 IPTV(2조 5346억원)에서 나왔다.
콘텐츠사업자의 점유율은 2016년 2.2%에서 2025년 6.5%로 올랐다. 방송사업매출 총량이 줄어드는 동안 유통 창구를 쥔 쪽과 콘텐츠를 공급하는 쪽으로 수익이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프로그램 제작비는 5조 7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줄어 증가세가 멈췄고, 지상파 제작비는 2조 5653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림 12. 한국 방송사업매출과 전년 대비 증감 (2025 회계연도)
방송애그리게이터… 플랫폼의 미래… 한국은 그 실험이 3년째 멈춰 있다
원프리 등 미국 미디어 업계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이 ‘방송의 미래로 꼽은 것은 흩어진 스트리밍 서비스를 다시 하나로 묶는 애그리게이터’였다. 한국에서 같은 자리를 겨냥한 시도는 티빙(TVING)과 웨이브(Wavve)의 합병이다. CJ ENM과 SK스퀘어는 2023년 12월 합병 양해각서를 맺었고 2025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Korea Fair Trade Commission)의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지만, 3년 가까이 본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막힌 지점은 주주 동의다. 티빙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지분 13.54%)를 제외한 주주는 합병에 동의했으나 KT는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합병 법인이 출범하면 KT의 IPTV 사업이 잠식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영진이 유료방송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한 구조, 즉 같은 콘텐츠가 앱 안에서 팔리면서 유료방송의 가격 논리가 무너지는 구조가 한국에서는 합병을 가로막는 이유로 작동하고 있다.
그 사이 넷플릭스는 점유율을 무섭게 확대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기준 2025년 11월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444만 명으로 1위였고 쿠팡플레이가 819만 명, 티빙이 779만 명, 웨이브가 408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티빙과 웨이브를 합쳐도 1187만 명으로 넷플릭스에 미치지 못한다.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는 이후 1600만 명을 넘어섰다. 한편 티빙은 2026년 2분기 매출 1407억원(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해 출범 이후 첫 분기 흑자를 냈고, 이는 합병 실익을 다시 계산하게 만드는 변수가 됐다.
그림 13. 국내 OTT 월간 활성 이용자 (2025년 11월)
한국 유료방송에 주는 메시지
가입자 곡선은 방어 지표가 아니다. 미국에서 감소를 밀어붙인 것은 시청 이동 자체가 아니라 재송신 대가 상승과 같은 콘텐츠의 앱 판매였다.
한국은 반기 7만 6030 감소로 완만하지만 수익 항목은 이미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방송사업매출은 3년 연속 줄어 18조 6495억원, 케이블TV 업계 영업이익은 2017년 3486억원에서 2024년 148억원으로 95.8% 감소, IPTV 유료 VOD 매출은 1년 새 24% 감소했다.
수익의 3분의 1을 홈쇼핑 한 업종에 걸어 둔 상태를 먼저 풀어야 한다. 송출수수료가 방송사업매출의 34.1%(케이블 42.4%)를 차지하는데, 지급 주체인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매출은 2012년 이후 최저이고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부담은 73.4%다. 지급 여력이 줄어드는 거래처에 수익의 3분의 1을 의존하는 구조는 협상 결과와 무관하게 축소된다. 미국 유료방송이 원가에서 무너졌다면 한국은 수익에서 무너진다.
재송신 대가는 인상 여부가 아니라 인상의 상한을 함께 설계할 항목이다. 미국은 도매 단가를 연 7%씩 올려 왔지만 리버스 재송신료를 뺀 순매출은 늘지 않았고, 청구서에 얹힌 30달러가 이탈을 밀어붙였다. 국내 CPS는 절대 수준이 낮아 인상 여지가 있다는 지상파 측 주장에 근거가 있지만, 인상분이 요금에 그대로 전가되면 미국이 지나온 경로를 압축해 밟게 된다. 단가와 함께 정할 것은 전가 방식과 계약 주기, 가입자 감소분을 누가 흡수하느냐다.
요금이 싸다는 것이 방패가 되는 기간은 정해져 있다. KBS가 이사회에서 밝혔듯 국내 유료방송 요금이 미국에 비해 크게 낮아 시청자가 FAST로 곧장 옮겨가지는 않고 있다. 그 낮은 요금이 이탈을 늦추는 대신 ARPU를 묶어 두고, 홈쇼핑 의존을 키운 원인이기도 하다. 요금 현실화와 송출수수료 의존 축소는 같은 문제의 앞뒤다.
개인화 광고가 표준이 될 때 필요한 것은 광고 상품이 아니라 데이터 체계다. 피타로와 수드가 말한 초개인화는 시청 데이터와 광고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어야 성립한다. 동의 체계, 식별자 정책, 측정 기준을 먼저 정리하지 않으면 3년 뒤 표준이 만들어질 때 자체 광고 재고를 팔 수 없는 위치에 놓인다. IPTV 3사 계열이 가입자의 87.2%, 매출의 91.7%를 쥔 시장에서는 표준을 누가 먼저 만드느냐가 곧 협상력이다.
케이블TV의 공적 부담은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홈쇼핑 송출수수료의 69.2%가 IPTV로 가는 동안 SO는 2020년 대비 2% 줄었고 방송사업매출은 14.3% 감소했다. 그러면서도 지역채널 의무 운영에 2024년 1256억원, 매출의 7%를 넘게 썼다. 지역성 의무를 유지하려면 재원을 매출 비례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
한국 지상파 방송에 주는 메시지
스포츠의 방송 시장 이탈은 예고가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일이다.
저커는 케이블 감소가 멈추는 시점으로 스포츠 중계권이 완전히 케이블에서 빠져나가는 때를 들며 최소 10년 뒤로 봤다.
한국 지상파에서는 그 이동이 끝났다. 2026 월드컵과 2026~2032년 올림픽 중계권은 JTBC에 있고, 월드컵은 KBS만 재판매로 들어갔다. 닐슨 6월 집계에서 미국 지상파를 19.8%까지 올린 그 대회를 한국 지상파 두 곳은 내보내지 못했다.
중계권을 못 사는 이유는 협상력이 아니라 손익이다. MBC는 120억원에 사더라도 약 130억원의 적자를 예상했다. 지상파 매출은 3조 3162억원으로 6.1% 줄었고 광고는 6936억원으로 17.0%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3년째다. 대형 이벤트를 사서 도달을 만드는 방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남은 선택은 도달을 만드는 다른 자산을 정의하는 것이다.
재송신 대가 인상은 근거가 있지만 그 자체로 답은 아니다. 국내 CPS는 지상파 1사당 500원 안팎으로 미국 빅4 도매 단가의 14분의 1 수준이며, IPTV 3사와의 계약이 만료돼 재협상 국면이다. 다만 미국 지상파는 단가를 올리고도 리버스 재송신료를 빼면 순매출이 정체했다. 유료방송 가입자가 함께 줄어드는 이상 단가 인상은 총액을 오래 방어하지 못한다.
현재 콘텐츠는 국경이 없다. 국경을 넘어선 콘텐츠는 K콘텐츠 배급 비용을 낮추는 쪽으로 작동한다. AI의 등장으로 자막·더빙 제작비와 기간이 유통의 병목에서 빠진다. 다만 전제는 있다. AI 사용 표시 의무와 성우·실연자 계약이 정리되지 않으면 프라임 비디오 사례처럼 적용 후 철회로 돌아온다. 국내 사업자에게는 기술 도입보다 표시 규정과 실연자 합의를 먼저 설계하는 편이 안전하다.
사실 FAST의 핵심은 유통이 아니라 편성과 측정의 사업이다.
닐슨이 로쿠 채널과 투비를 개별 항목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FAST 채널이 광고 거래의 단위가 된다. 국내에는 이에 해당하는 통합 측정이 없다. 삼성 TV 플러스와 LG 채널에 채널을 공급하는 것과, 그 채널의 시청을 광고주에게 증명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채널 수 확대 경쟁과 별개로 측정 표준을 요구하는 쪽이 실익이 크다.
K콘텐츠의 글로벌을 위해 애그리게이터의 자리는 매우 중요하다. 누가 먼저 묶느냐의 문제고, 한국에서는 그 변화가 멈춰 있다. 규제는 깊거나 넓고 JTBC 사태에서 보듯, 투자와 수익 회수는 별개 문재다. 한국의 방송통신 규제는 투자를 원하는 기업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3년 동안 넷플릭스 이용자는 1600만 명을 넘었고 쿠팡플레이가 2위로 올라섰다. 합병으로 만들 수 있었던 규모의 경제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다만 티빙이 첫 분기 흑자를 낸 것처럼 단독 수익화 경로도 열려 있어, 결합의 목적을 가입자 합산이 아니라 광고·라이브·글로벌 유통 가운데 무엇에 둘지부터 정해야 한다.
K팝 이벤트와 스포츠와 같은 라이브 콘텐츠의값은 다시 계산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목한 라이브 콘텐츠의 매력은 AI가 복제하지 못하는 실시간 성이다.
국내에서도 프로 스포츠 유무선 중계가 스트리밍 서비스 옮겨간 뒤 중계권료는 올랐지만, 그 자산을 광고 가 아니라 도달과 동시성(몰입형 베뉴 및 옥외 시청)의 가치로 환산하는 작업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미국에서 시청률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옥외 측정 확대에서 나왔다는 퍼러의 설명은, 한국에서도 측정 범위를 넓히면 드러나지 않던 시청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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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What will TV look like in three years? These industry insiders share their predictions”(2023년 조사), 2023.2.7 — https://www.cnbc.com/2023/02/07/future-of-tv-prediction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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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인, “티빙·웨이브 합병, 또 해 넘기나…‘토종 메가 OTT’ 출범 표류”(모바일인덱스 MAU 인용) — https://marketin.edaily.co.kr/News/Read?newsId=03988486642398848
디지털데일리, “[IT클로즈업] ‘IPTV 재송신료 인상’ 시그널 보낸 지상파…분쟁 씨앗될까”, 2025.11.19 — https://news.nate.com/view/20251119n29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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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ehunch, “Netflix Confirms AI Use In Subtitle Localization As Part Of Global Expansion Push”, 2026.1.22 — https://animehunch.com/netflix-confirms-ai-use-in-subtitle-localization-as-part-of-global-expansion-push/
※ 달러 환산은 1달러=1410원(2026년 8월 중순 서울 외환시장 기준)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