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10년, 스트리밍만으로는 못버틴다
넷플릭스-워너(Netflix-Warner) 합병, 글로벌 스트리밍 지형이 바뀐다
K-콘텐츠 최대 구매자의 할리우드 스튜디오 인수가 한국 제작사에 던지는 질문
넷플릭스(Netflix) 10년, 스트리밍만으로는 못 버틴다
워너(Warner) $720억 인수로 할리우드 스튜디오 품는다...K-콘텐츠 협상 지형 재편 불가피
3억 2,500만 가입자, 연매출 $452억. 숫자만 보면 넷플릭스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그러나 이 스트리밍 제왕이 $720억을 들여 할리우드 명가 워너브라더스를 삼키려는 이유는 단순하다. 더 이상 스트리밍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출 성장률 16%에서 13%로 둔화, 미국 콘텐츠 점유율 사상 첫 60% 붕괴, 잉여현금흐름 전망 시장 기대치 하회. 10년간 '순수 스트리밍'이라는 깔끔한 사업 모델로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넷플릭스가 이제 극장 배급과 TV 제작까지 떠안는 복합 스튜디오로 변신을 선언한 것이다.
핵심 지표
$720억 WBD 인수가 | $452억 2025 매출 | 16%→13% 성장률 둔화 | 3.25억명 글로벌 가입자 | <60% 美 점유율(최저) |
주식 대신 현금 $720억... 급해진 넷플릭스
1월 21일, 넷플릭스 주가가 4.49% 급락했다. 4분기 실적이 양호했는데도 말이다. 시장이 반응한 건 실적이 아니라 거래 조건 변경이었다.
2025년 12월 발표된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인수는 원래 현금+주식 교환 방식이었다. 그런데 3개월 만에 넷플릭스 주가가 30% 넘게 빠지면서 주식 교환이 독이 됐다. 결국 전액 현금 $720억(주당 $27.75)으로 바꿨다. 돈을 더 써서라도 빨리 끝내겠다는 의지다.
워너는 4월까지 주주 투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쟁자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가 더 높은 가격을 불렀지만, 시간이 넷플릭스 편이다.
주가 흐름 (최근 12개월)
2025.2 | 2025.5 | 2025.8 | 2025.11 | 2026.1 | |
넷플릭스 | +20% | +52% | +35% | +20% | +5% |
S&P 500 | +5% | -5% | +8% | +10% | +8% |
출처: 팩트셋(FactSet)
트럼프 변수... 정치가 M&A를 흔든다
합병 완료까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규제 심사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인데, 핵심 변수는 트럼프(Trump) 대통령이다. 워너의 향방에 개인적 관심을 표명한 데다, 경쟁사 파라마운트 후원자인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과 가깝다. 정치적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는 구조다.
성장 엔진이 식고 있다
WSJ의 댄 갤러거(Dan Gallagher)는 기사에서' "새로운 넷플릭스'는 아직 멀었지만, '기존 넷플릭스'는 여전히 건재하다. 문제는 건재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2025년 매출은 16% 성장했지만, 2026년 전망은 13%다. 라이브 스포츠 같은 고비용 영역에 뛰어들면서 돈은 더 들어간다. 잉여현금흐름 전망 $110억은 시장 기대치 $121억을 밑돌았다.
연간 매출 (단위: $B)
2018 | 2019 | 2020 | 2021 | 2022 | 2023 | 2024 | 2025 | 2026E |
$15 | $19 | $24 | $29 | $31 | $33 | $38 | $45 | $50 |
주: 2026년은 회사 전망 중간값
콘텐츠 전쟁에서 밀리고 있다
3억 2,500만 가입자의 콘텐츠 식욕은 끝이 없다. 콘텐츠 지출을 줄이는 건 선택지가 아니다. 넷플릭스도 인정했다. 2025년 하반기 외부 라이선스 콘텐츠가 줄면서 시청 참여도가 떨어졌다고 말이다.
더 뼈아픈 숫자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루미네이트(Luminate)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오리지널 콘텐츠 시청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60% 아래로 떨어졌다.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다는 뜻이다.
광고가 새 돈줄이 되고 있다
희망은 광고다. 2025년 광고 매출이 $15억을 넘었다. 전년 대비 2.5배 이상 성장. 3분기에는 역대 최고 광고 판매 분기를 찍었고, 업프론트(upfront)에서 광고주 약정을 2배로 늘렸다. AI 기반 광고 포맷도 출시 중이다.
2026년 광고 매출 전망은 약 $30억. 다시 2배 성장이다. 구독료 성장이 둔화되는 동안 광고가 버텨주는 '듀얼 엔진'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가격 올리고 싶어도 못 올린다
요금 인상은 언제든 가능한 카드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 워너 인수 때문이다."워너 인수의 반경쟁성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가격 인상은 규제 당국에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
워너를 삼키면 뭐가 달라지나
넷플릭스가 그리는 그림은 이렇다. HBO, DC코믹스, 해리포터 등 워너의 IP를 개발하고, HBO Max로 유연한 구독 플랜을 만들고, 미국과 해외에서 제작 역량을 키운다.
테드 사란도스는 주주 서한에서 이렇게 썼다. "넷플릭스와 워너브라더스는 상호보완적인 사업이다. 함께하면 창작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을 제공할 수 있다."
DVD 배송에서 할리우드 스튜디오까지
워너 인수가 마무리되면 넷플릭스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된다. 순수 스트리머에서 극장 배급사, TV 제작사를 겸하는 복합 스튜디오로 바뀐다.
지난 10년, 투자자들이 넷플릭스를 좋아한 이유가 있었다. 쇠퇴하는 케이블TV, 변덕스러운 극장 시장과 무관하게 스트리밍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깔끔한 공식이 이제 바뀐다.
넷플릭스는 DVD 우편 배송 업체에서 스트리밍 제왕으로 변신한 적응의 역사가 있다. 그러나 '할리우드 스튜디오 복합기업'이라는 새 각본은 투자자들이 아직 사지 않았다.
한국에 던지는 질문 K-콘텐츠의 최대 구매자가 HBO, DC, 해리포터를 가진 할리우드 메이저와 합쳐진다. 자체 IP가 넘쳐나는 회사가 됐을 때, 한국 콘텐츠의 우선순위는 어디로 밀리나. 협상 테이블이 바뀐다. 라이선싱 조건이 달라진다. 제작 투자 우선순위가 재편된다. 넷플릭스 의존도가 높은 한국 제작사일수록 충격이 크다. 지금 해야 할 일: 플랫폼 분산(디즈니+, 애플TV+, 아마존, 로컬 OTT), 자체 IP 확보, 글로벌 직접 유통 역량 강화. 협상 지형이 굳어지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 |
출처
• WSJ, "Netflix Earnings Shed Light on Why It Needs Warner" - Dan Gallagher (2026.1.21)
• The Wrap, "Netflix Looks to Expedite WBD Deal, Reveals Ad Revenue Hit $1.5 Billion" - Bill Bradley (2026.1.21)
• FactSet, Visible Alpha, Luminate, Bernstein / Netflix Q4 2025 실적발표 및 주주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