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뉴스 16만5000, 틱톡 44만4000 — 미국 지역방송의 '수직 전환'과 한국 지역뉴스의 선택
미국 지역방송이 뉴스 제작 순서를 바꾸고 있다. 텔레비전 리포트를 먼저 완성한 뒤 소셜미디어용으로 잘라 붙이던 방식에서, 아침 발제 회의에서 어느 플랫폼에 어떤 형태로 나갈지를 먼저 정하고 취재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이 전환을 밀어붙인 것은 뉴스가 처음 소비되는 지점의 이동이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서 틱톡(TikTok)으로 정기적으로 뉴스를 접한다는 미국 성인 비율은 2020년 3%에서 2025년 20%로 올라갔고, 18~29세에서는 43%에 이른다. 틱톡 이용자만 놓고 보면 55%가 이 플랫폼에서 뉴스를 본다고 답했다. 시청자가 정해진 시간에 채널을 맞춘다는, 지역방송이 수십 년간 편성과 광고 단가의 전제로 삼아온 조건이 무너진 자리에 알고리즘이 들어섰다.
같은 취재물, 2.7배의 도달
WCVB 보스턴(WCVB Boston)의 탐사기자 마이크 보데(Mike Beaudet)는 징계 절차를 앞두고 사직한 경찰관들을 추적한 2부작 리포트를 방송했다. 이 방송사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저녁 6시 뉴스로 나간 이 리포트를 본 시청자는 약 16만5000명이었다. 같은 취재물을 틱톡 문법에 맞춰 세로형으로 다시 만든 영상의 조회수는 약 44만4000회였다.
노스이스턴대(Northeastern University)의 '지역TV뉴스 재발명(Reinventing Local TV News)' 프로젝트를 이끄는 보데는 이 격차를 틱톡의 규모 문제로 읽지 않았다. 지역방송이 자사 저널리즘과 시청자가 처음 만나는 지점을 더 이상 통제하지 못한다는 신호로 봤다. 보데는 플랫폼 문법에 맞는 세로형 영상을 만들지 않는 것 자체가 상당한 규모의 잠재 시청자를 놓치는 선택이라고 2026년 7월 31일 더랩(TheWrap) 보도에서 밝혔다.
WCVB 보스턴이 틱톡 계정 @5wcvb에 올린 세로형 뉴스 영상 화면. 기자가 현장에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보고 말하는 구성으로, 방송 리포트를 그대로 잘라 올린 형식과 구분된다. 사진: 틱톡 @5wcvb
발제 회의에서 갈리는 승부
변화는 유통 단계에 머물지 않는다. NBC유니버설 로컬(NBCUniversal Local)의 멀티플랫폼 콘텐츠 총괄 부사장 로라 데니스(Lora Dennis)는 같은 보도에서 아침에 아이템이 배정되는 순간 이 기사가 어느 플랫폼으로 가야 하는지, 그 플랫폼에서는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를 함께 정한다고 설명했다. 방송용 패키지를 만든 뒤 소셜용으로 변환하는 순서가 아니다.
NBC유니버설 로컬은 이 방식을 2025년 초 출범한 '뉴스 크리에이터 이니셔티브(News Creator Initiative)'로 제도화했다. 기자들이 소셜 플랫폼 전용 영상을 직접 기획·제작하도록 훈련하되 텔레비전 뉴스와 동일한 편집 기준을 적용한다는 구조다. 데니스는 더랩 인터뷰에서 1기 참여 기자들의 틱톡 팔로워가 111% 늘었고 인게이지먼트는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틱톡이 회사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셜 플랫폼이 됐다고 밝혔다.
보데는 이 방식이 기자의 현장 촬영 단계부터 달라질 것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방송 패키지를 완성한 뒤 소셜을 떠올리는 순서로는 세로형 영상 소재 자체가 확보되지 않는다.
허스트 텔레비전(Hearst Television)도 유사한 경로를 걷고 있다. 뉴스 부문 수석부사장 바버라 마우스하드(Barbara Maushard)는 같은 보도에서 틱톡과 인스타그램(Instagram), 페이스북(Facebook) 모두를 전략의 일부로 두고 있으며 시청자가 있는 곳에 존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틱톡이 저녁 뉴스 시청으로 되돌아오는 직접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고 했고, 성장은 그런 방식으로 단순하게 측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틱톡은 "수익이 아니라 브랜드 진입로"
허스트 텔레비전도 NBC유니버설 로컬도 틱톡을 직접적인 수익원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선형 시청자가 고령화하는 국면에서 젊은 층에게 지역 뉴스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장기 투자로 본다. 미국 지역방송 업계는 선형 시청률 하락, 광고 시장 위축,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 경쟁이라는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고, 그 조건에서 젊은 시청자 확보는 당장의 매출보다 브랜드 존속의 문제로 다뤄진다.
퓨리서치센터의 선임연구원 엘리사 시어러(Elisa Shearer)는 더랩에 소셜미디어 뉴스 소비의 상당 부분이 우연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지역 뉴스를 찾으려고 틱톡을 여는 것이 아니라 연예·스포츠·크리에이터 콘텐츠를 넘기다가 보도물을 만난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는 소셜미디어 전반의 정보 신뢰도가 지역 언론사 신뢰도보다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플루언서와 논평, 알고리즘 추천물이 뒤섞인 환경에서 검증된 취재물이 오히려 식별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 미국 지역방송의 근거다.
보데는 여기서 선을 그었다. 방송 리포트를 그대로 디지털에 올리는 것은 전략이 아니라며 "젊은 사람들은 금방 알아본다"고 했다.
@5wcvb What to do the next time you have a sunburn? Here are Dr. Abby Waldman's top tips for soothing the burn. #sunburn #skincare #dermatolo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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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역방송이 놓인 조건 '임계점'
한국 지역방송의 재무 지표는 미국보다 앞서 임계점에 접근했다. 방송문화진흥회(Foundation for Broadcast Culture)에 보고된 2025년 문화방송(MBC) 결산에서 본사 매출액은 7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억원 줄었고 영업손실 276억원을 기록했다. 16개 지역MBC(regional MBC affiliates)의 총 매출은 2416억원, 총 영업적자는 530억원이었다. 제주MBC(Jeju MBC)·포항MBC(Pohang MBC)·MBC충북(MBC Chungbuk)·원주MBC(Wonju MBC) 등 4개사는 유보금이 100억원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광고 축소 폭은 10년 단위로 보면 더 뚜렷하다. 「방송산업 실태조사」 기준 지역MBC 광고매출은 2014년 2188억원에서 2024년 943억원으로 떨어졌다.
이해승(Lee Hae-seung) 지역MBC 전략지원단장은 미디어오늘(Media Today) 인터뷰에서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몇 년 안에 상당수 지역방송사가 운영자금 고갈로 대출에 의존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승용(Lee Seung-yong) 포항MBC 사장은 한국기자협회(Journalists Association of Korea) 기자협회보에서 전체 지역MBC의 3분의 1가량이 지급불능 또는 그 직전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방송사 건물이 담보로 인정되지 않아 차입 여력 자체가 제한된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지역민영방송도 같은 곡선 위에 있다. 미디어오늘(Media Today) 집계에서 2025년 지역민방 10곳 중 흑자는 3곳이었다. 3년 연속 영업이익을 낸 KNN(부산경남방송, Busan Gyeongnam Broadcasting)은 56억원(2023)에서 41억원(2024), 27억원(2025)으로 이익 규모가 줄었고 TBC(대구방송, Taegu Broadcasting Corporation)는 41억원에서 15억원으로 감소했다. 지역MBC는 서울 문화방송·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와, 지역민방은 SBS와 결합판매로 묶여 있어 본사 방송광고 매출 감소가 지역사 재무에 직접 전이되는 구조가 유지된다.
이용자 쪽 지표도 미국과 같은 방향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Korea Press Foundation)이 분석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6(Digital News Report 2026)」에서 한국의 포털 경유 뉴스 이용은 2019년 76%에서 61%로 낮아졌다.
앞선 2025년 조사에서 뉴스 영상 시청 플랫폼은 유튜브(YouTube)가 53%로 압도적이었지만 틱톡 15%, 인스타그램 14%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언론사 웹사이트 직접 방문은 6%로 48개국 중 47위였다. 한국 이용자는 포털에서 이탈하면서 언론사 사이트가 아니라 영상·소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권역이라는 상한선
이 지표들을 매출 곡선으로만 읽으면 대응은 비용 절감으로 수렴한다. 산업의 설계도를 보면 다른 지점이 나온다. 지역방송은 방송 허가의 단위이자 결합판매와 시청률 조사의 단위인 권역 위에 세워져 있다. 권역은 매출의 기반이면서 동시에 도달의 상한이었다. 권역 안에서 몇 명이 보느냐가 광고 단가를 결정했고, 권역 밖 시청은 측정되지도 정산되지도 않았다.
인구 감소 국면에서 이 설계는 회복 경로를 갖지 못한다. 권역 인구가 줄면 도달 가능한 최대치가 함께 줄고, 시청률을 아무리 방어해도 그 상한이 내려간다. 앞서 본 10년 치 광고 하강은 개별 방송사의 편성 실패라기보다 이 상한이 내려앉은 결과에 가깝다.
세로형 유통에는 권역 개념이 없다. 알고리즘은 발신지의 허가 구역을 참조하지 않는다. 지역방송이 만든 취재물이 권역 밖에서 소비될 때, 그 도달은 처음으로 손실이 아니라 자산이 된다. 미국 사례에서 확인된 것은 틱톡의 조회수가 아니라 이 상한선이 사라지는 조건이다.
게이트를 우회하는 지역 이슈
지역 사안이 전국 의제로 올라서는 경로는 오랫동안 서울 본사의 뉴스 편집권을 통과했다. 지역사가 발굴한 리포트가 전국 뉴스 큐시트에 편성되느냐, 몇 번째 아이템으로 들어가느냐가 확산의 관문이었다.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취재물은 권역 안에서 소비되고 끝났다.
플랫폼 유통은 이 관문을 거치지 않는다.
보데의 사례에서 확산된 것이 연성 콘텐츠가 아니라 경찰 징계 회피를 추적한 탐사물이었다는 점이 여기에 걸린다. 지역 사안을 깊게 파고든 취재물일수록 권역 밖 이용자에게 도달할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MBC경남(MBC Gyeongnam)의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2023, Kim Jang-ha, the Grown-Up)와 '김밥의 천국'(2024, A Heaven of Gimbap)이 지역방송으로는 처음 넷플릭스(Netflix)로 나간 것도 본사 편성이라는 관문을 우회한 사례에 해당하며, 같은 방송사의 유튜브 채널 '엠키타카(MKitaka)'는 구독자 106만명을 모았다. MBC경남은 적자 폭을 좁혀오다 2025년 당기순이익 4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세 개의 창구 — 세로형, 스트리밍, FAST
권역 밖으로 나가는 통로는 소셜 세로형 하나가 아니다. 세 창구는 회수 방식이 다르다. 소셜 세로형은 인지를 쌓고, 스트리밍은 편당 라이선스로 회수하며,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는 채널 광고 분배로 회수한다. MBC경남의 넷플릭스 유통이 두 번째 경로, 엠키타카가 첫 번째 경로이고, 세 번째 경로에는 아직 한국 지역방송이 들어가 있지 않다.
국내에서 이제 열린 뉴스 FAST 시장
2026년 1월 삼성 TV 플러스(Samsung TV Plus)는 국내 FAST 플랫폼 가운데 처음으로 'KBS 뉴스 24(KBS News 24)', 'SBS No.1 뉴스라이브(SBS No.1 News Live)' 등 지상파 24시간 뉴스 채널을 편성했다. 삼성 TV 플러스는 채널 수를 4300여개로 늘려 30개국에서, LG채널(LG Channels)은 5000개 이상 채널로 37개국에서 서비스한다. 옴디아(Omdia)는 글로벌 FAST 시장이 2023년 63억 달러에서 2027년 12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철(Kim Jong-chul)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2026년 6월 4일 삼성전자 본사를 찾아 FAST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지역방송에 FAST가 갖는 의미는 광고 매출이 아니라 편성권이다.
지상파 채널은 허가받은 권역 안에서만 송출되지만 FAST 채널에는 권역이 없다. 24시간 지역뉴스·기록물 채널은 신규 제작비가 아니라 아카이브 편성으로 채워지므로 한계 원가가 낮고, 수십 년치 지역 아카이브가 그대로 재고가 된다. 인터넷에 연결된 텔레비전에 투비(Tubi), 플루토TV(Pluto TV), 로쿠(Roku), 삼성 TV 플러스 같은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이 기본 탑재되면서 채널을 찾는 과정 자체도 사라졌다.
발견 계층이 된 플랫폼
틱톡이 지역 저널리즘의 유통 경로가 되는 동안, 이 플랫폼은 영상 산업 전반의 발견 계층으로 제품화되고 있다. 2025년 한 해 #필름톡(#FilmTok)과 #무비톡(#MovieTok)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합쳐 300만 건을 넘었고 전년 대비 54% 늘었다. 해시태그를 빼고 보면 영화·TV 관련 게시물은 하루 평균 650만 건이었다. 틱톡 집계에서 미국 이용자의 47%는 새 극장 개봉작을 이 플랫폼에서 알게 됐다고 답했고, 36%는 알게 된 뒤 티켓 구매 같은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답했다.
지역방송에 직접 걸리는 수치는 신작 쪽이 아니라 구작 쪽이다. 입소스(Ipsos) 조사에서 이용자의 46%는 몰랐던 옛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이 플랫폼에서 발견했다고 답했고, 38%는 한동안 보지 않던 콘텐츠를 다시 봤다고 답했다. 오래된 기록물이 다시 발견되는 경로가 작동한다는 뜻이며, 이는 앞서 언급한 아카이브 재고화의 수요 측 근거가 된다.
플랫폼은 도구도 함께 붙이고 있다. 틱톡 스포트라이트(TikTok Spotlight)는 작품별 랜딩 페이지에 공식 정보와 크리에이터 영상을 함께 모으고, 스트리밍 광고(Streaming Ads)는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을 보인 이용자에게 구독 전환을 유도한다. 틱톡이 인용한 2024년 AYTM(Ask Your Target Market) 조사에서는 온라인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구독을 유지할 가능성이 16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던 양(Dawn Yang) 틱톡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파트너십 총괄은 2026년 1월 21일 더랩 보도에서 "몇 년 전만 해도 크리에이터는 마케팅 엔진으로 여겨졌다"며, 지금은 스튜디오들이 이들의 작품 이해도를 인정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틱톡은 2026년 선댄스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에 크리에이터 10명을 보내고 A24(에이24)의 '더 모먼트(The Moment)' 연계 행사를 포함해 세 개 행사를 열었다.
양 총괄은 같은 보도에서 이 회사의 제품이 처음부터 글로벌 단위로 설계돼 10억 명 이상이 쓰는 만큼 콘텐츠가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각도가 흥미로우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권역 안에서만 송출되는 지상파 채널과 정반대의 조건이다.
지역방송이 여기서 읽어야 할 지점은 세로형 뉴스가 보도국 하나의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뉴스 세로형, 다큐멘터리 지식재산 유통, FAST 채널의 발견이 모두 같은 표면 위에서 일어난다. 보도국이 만든 계정과 편성팀이 만든 채널, 사업팀이 파는 IP가 각각 다른 조직 논리로 움직이면 이 표면에서 서로의 도달을 잠식한다.
미국이 3년 먼저 돌린 실험
한국에서 FAST 뉴스 채널이 이제 막 시작된 반면 미국에서는 방송사와 지역 방송국 그룹이 몇 년째 운영해 왔다. 규모부터 다르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 집계에서 FAST를 시청하는 미국 소비자는 1억1680만명이며, 2030년까지 1억3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에서 전망을 담당하는 이선 크레이머플러드(Ethan Cramer-Flood)는 유료방송을 끊은 뒤 로쿠 기기로 뉴욕 지역방송 WABC-TV의 뉴스를 원할 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os Angeles Times)에 말했다.
채널이 이미 거기 있고 하루 종일 뉴스 세그먼트와 본방송을 틀고 있어 30분짜리 하나를 골라 보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 연결 TV가 FAST 채널을 케이블만큼 편하게 만들었다며 "진입 장벽이 0"이라고 했다.
ABC·CBS·NBC와 폭스(Fox), 넥스타(Nexstar), 스크립스(Scripps) 같은 방송국 그룹은 수년째 스트리밍 뉴스 채널을 운영해 왔다. 채널 편성은 본방송 재방송과 아침 프로그램, 뉴스매거진으로 출발해 스트리밍 전용 오리지널로 넓어졌고, 신인 앵커가 앵커석 경험을 쌓는 자리로도 쓰인다.
NBC 나이틀리 뉴스(NBC Nightly News) 앵커 톰 야마스(Tom Llamas)는 스트리밍 채널 NBC 뉴스 나우(NBC News Now)에서 4년을 보낸 뒤 6월 레스터 홀트(Lester Holt)의 자리를 넘겨받았고, 지금도 스트리밍 뉴스 '톱 스토리(Top Story)' 진행을 유지하고 있다. 이 채널 시청자층이 전통 TV보다 20년가량 젊기 때문이다. ABC 뉴스는 ABC 뉴스 라이브(ABC News Live)의 간판 앵커 린지 데이비스(Linsey Davis)를 2024년 대선 토론 공동 진행자로 세웠다.
유료방송 매출에 여전히 기대고 있는 CNN도 FAST에 들어왔다.
CNN 헤드라인스(CNN Headlines)는 생방송 게스트나 패널 토론 없이 자사 취재물에서 추린 국내외 기사를 빠르게 내보내는 무료 채널이다. 간판 앵커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는 정장 대신 가죽 재킷 차림으로 나온다. 에릭 셜링(Eric Sherling) CNN 미국 편성 총괄 부사장은 케이블보다 격식이 덜한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설명으로는 월 이용자 3000만명, 하루 200만명 이상이다. 이 채널은 케이블 방송분을 큐레이션 없이 틀던 이전 FAST 채널을 대체했는데, 셜링은 그 채널조차 상당한 시청자를 모았다고 밝혔다.
공영방송의 경로 — BBC 뉴스
BBC 스튜디오(BBC Studios)와 AMC 네트웍스(AMC Networks)는 2024년 3월 미국에서 24시간 BBC 뉴스(BBC News) FAST 채널을 열고 플루토TV, 삼성 TV 플러스, 슬링 프리스트림(Sling Freestream) 등에 유통했다.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에서 진행하는 기존 24시간 뉴스 편성을 그대로 옮긴 구조로, 워싱턴에서는 수미 소마스칸다(Sumi Somaskanda)와 커트리나 페리(Caitríona Perry), 영국에서는 매슈 암롤리왈라(Matthew Amroliwala)와 크리스천 프레이저(Christian Fraser), 루시 호킹스(Lucy Hockings), 마리암 모시리(Maryam Moshiri), 샐리 번독(Sally Bundock), 싱가포르에서는 스티브 라이(Steve Lai)가 진행을 맡았다. BBC 스튜디오의 글로벌 미디어·스트리밍 최고사업책임자 타라 마이트라(Tara Maitra)는 이 채널로 미국 내 BBC 뉴스의 도달과 가용성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고 밝혔다.
성과는 이어졌다. 6월 스트리밍 시청 시간은 2억5850만분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3% 늘었다. 에이미 리스카(Amy Leasca) AMC 파트너 관리 총괄 부사장은 케이블 시청 잠식은 확인되지 않았고, 스트리밍 이용자도 정해진 편성 시간에 맞춰 특정 프로그램을 보러 들어오는 패턴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AMC 네트웍스는 FAST 채널 20개를 운영한다.
구조를 뜯어보면 지역방송이 참고할 지점이 남는다.
BBC는 영국 내에서 수신료로 운영되고 영국 시청자에게는 광고를 붙이지 않는다. 국내 재원이 묶여 있는 조건에서 이미 만든 뉴스 편성을 해외 FAST로 내보내 광고 수익을 얹은 것이다. 신규 제작비 없이 편성 재활용으로 재원을 늘리는 방식이며, BBC가 영국과 글로벌 출력을 줄이는 국면에서 미국 조직만 키운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
흑자를 만드는 것은 규모가 아니라 원가
폭스 텔레비전 스테이션스(Fox Television Stations)의 라이브나우(LiveNOW)는 접근이 다르다. 대본도 프롬프터도 없이 속보 현장의 원본 영상을 그대로 내보내고, 비디오 저널리스트가 사건과 사건 사이를 연결하는 짧은 소개만 붙인다.
에밀리 스톤(Emily Stone) 디지털 콘텐츠·라이브나우 담당 부사장이 밝힌 운영 원칙이다. 화면에는 실시간 시청자 수가 그대로 표시되고, 제프 젤머(Jeff Zellmer) 디지털 운영 총괄 부사장은 이 숫자가 무엇을 중계할지 정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 중계에서는 195만명을 기록했다.
원가 구조가 여기서 갈린다. 라이브나우는 2014년 잭 애버네시(Jack Abernethy) 폭스 텔레비전 스테이션스 사장이 기존 자원으로 저비용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어보라고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피닉스 지국이 유튜브 채널을 열고 스위처 앞에 사람 하나를 앉혀 라이브 피드를 돌린 것이 출발점이었다. 지금도 피닉스와 플로리다 탬파의 최소 규모 세트에서 10명이 운영하며, 고액 앵커를 쓰지 않는 이 구조가 서비스를 흑자로 유지한다.
케이트 오브라이언(Kate O'Brian) 전 스크립스 스트리밍 뉴스 총괄은 스트리밍 뉴스의 덜 격식적인 접근이 앞으로 표준이 될 것으로 봤다. 매끄럽지 않은 화면을 시청자가 오히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모든 기자가 지하실과 차고에서 리포트하던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시청자의 인내와 적응력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지역MBC와 지역민방이 이 사례에서 가져갈 것은 채널 개수가 아니라 운영 설계다.
10명과 최소 규모 세트, 기존 피드 재활용으로 흑자 채널이 성립했다는 것은 24시간 편성이 신규 제작비 문제가 아니라 인력 배치와 자동화 문제라는 뜻이다.
정장과 스튜디오 조명, 고액 앵커를 전제로 채널을 설계하면 시작 단가부터 맞지 않는다. 지역방송에는 이미 하루 종일 들어오는 현장 피드가 있고, 권역 밖에서 그 피드를 볼 사람이 있는지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을 뿐이다.
미디어 커머스, 도달이 매출로 바뀌는 지점
세 창구가 도달을 만든다면 투자의 회수 창구는 광고 하나만으로 부족한다.
라방바 데이터랩(Labangba Datalab) 집계에서 2025년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4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커졌다. 주요 플랫폼의 라이브커머스 매출은 1조7796억원으로 37.1% 늘었고, 방송 건수는 17만8239건으로 14.9% 줄었으며 총 조회수도 43억4000만회로 감소했다.
방송당 평균 매출은 998만원으로 61.6% 올랐다. 2026년 시장 규모는 6조원 돌파가 전망된다. 수수료 구조도 방송사업자 쪽에 불리하지 않다. 미래에셋증권(Mirae Asset Securities) 보고서를 인용한 업계 자료에서 TV홈쇼핑 판매수수료는 상품가의 30~40% 수준인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3~10%대로 정리된다.
케이블rTV가 먼저 들어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nistry of Science and ICT)는 2021년 6월 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에 2년간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하루 3시간 범위에서 지역 소상공인과 농어민의 상품을 소개하고 QR코드로 판매 사이트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첫 사업이었던 2021년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 LG헬로비전(LG HelloVision) 등 11개사 62개 방송구역이 1597회, 1277시간을 방송했고 가입자 정보 기반 상품 추천과 AI 아나운서 상품 설명이 함께 적용됐다. 과기정통부는 이후 방송법·IPTV법 시행령과 고시 개정으로 제도화를 추진했다.
지상파 지역방송에는 같은 길이 열려 있지 않다. 같은 지역을 취재하는 두 사업자 가운데 케이블 지역채널은 커머스 방송을 편성할 수 있고 지상파 지역방송은 광고와 협찬으로만 회수한다. 도달 경로가 플랫폼으로 옮겨간 국면에서 이 비대칭은 그대로 재원 격차가 된다.
지자체 쪽에서는 실적이 쌓였다.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라남도(Jeollanam-do)의 남도장터(Namdo Jangteo) 라이브커머스 매출은 2023년 1억원 수준에서 2025년 17억원으로 늘었다. 강진 병영성축제와 청자축제, 영암 월출산축제, 함평 나비축제 등 지역 축제 현장과 연계한 방송으로 특산물 판매와 축제 홍보를 함께 가져갔다. 지역 축제 중계는 지역방송이 수십 년간 해온 일이고, 중계 장비와 제작 인력, 지역 상인 네트워크를 한꺼번에 갖춘 사업자도 지역방송이다.
커머스에서 지역방송이 내놓을 자산은 재고가 아니라 산지 검증 능력이다. 취재로 확인한 생산자를 그대로 판매 페이지에 세울 수 있는 조직은 지역에 많지 않다. 동시에 이 자산은 보도와 판매가 섞이는 순간 소진된다.
신뢰라는 재고 자산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4 언론수용자 조사」에서 텔레비전은 영향력 4.08점, 신뢰도 3.90점(5점 척도)으로 9개 매체 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 포털은 3.78점과 3.49점으로 그 뒤였다. 같은 조사에서 '뉴스 및 시사정보 전반'의 신뢰도는 3.27점에서 3.36점으로 올랐다.
문제는 그 신뢰가 확인되는 화면에 젊은 층이 없다는 점이다. 2022년 조사 기준 20대의 텔레비전 이용률은 68.7%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고, 종이신문 열독률은 3.5%였다. 반면 20대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은 86.1%, 유튜브 이용률은 83.2%였다.
지역방송이 보유한 자산은 취재 인력과 아카이브, 그리고 이 신뢰도다. 세로형 전환은 새로운 신뢰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이미 쌓인 신뢰를 다른 화면으로 옮기는 작업에 가깝다. 미국 지역방송이 소셜 플랫폼에서 노리는 지점도 같다.
취재 공정과 제작 공정으로 들어온 AI
퓰리처상(Pulitzer Prizes)은 2024년 심사 서류에 AI 사용 공개 항목을 넣었다. 2026년 5월 4일 발표된 15개 저널리즘 부문에서 수상작 5건과 최종후보 3건이 AI 사용을 심사위원회에 밝혔다. 공개 항목 도입 이후 가장 많다. 니먼랩(Nieman Lab)이 정리한 올해 사례에서는 생성 AI와 상용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문서 더미를 훑는 공정에 집중적으로 쓰였다.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2025년 여름 텍사스 커카운티(Kerr County) 홍수 직후 군청 웹사이트의 회의록과 의제, 속기록을 전부 수집하는 스크레이퍼를 만들고 사내 도구 WSJPT로 모든 문서의 페이지를 요약했다.
요약본은 LLM과 어간 추출·표제어 추출 같은 자연어처리 기법을 함께 써서 과거 홍수가 언급된 대목만 걸러냈다. 이 경로로 10년 전 옥외 사이렌 설치를 요구했던 전임 보안관 러스티 히어홀저(Rusty Hierholzer)를 찾아냈고, 당시 권고가 시행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저널의 계산 저널리스트 존 웨스트(John West)는 문서 더미를 사람이 조사할 필요를 없애려는 작업이 아니라 가장 관련 있는 자료가 맨 위에 오도록 더미를 정렬하는 작업이라고 니먼랩에 설명했다. 도구가 표시한 대목은 기자가 모두 읽었고, 관련 있다고 판단된 문서는 전문을 읽었다.
미네소타 스타트리뷴(The Minnesota Star Tribune)은 2025년 8월 미니애폴리스 성당 총격 직후 총격범의 유튜브 영상에 나온 일기를 기업용 챗GPT(ChatGPT) 계정에 넣었다. 챗GPT는 이 표기를 영어 단어를 러시아 문자꼴로 적는 포 키릴(Faux Cyrillic)로 식별했고 수백 쪽, 60만 단어가 넘는 분량의 1차 번역을 만들었다.
기자들은 번역본을 구글 노트북LM(NotebookLM)에 넣어 키워드와 주제를 뽑았고, 총격범이 거쳐간 직장과 관계, 전당포·사격장 같은 장소를 확인해 현장 취재에 활용했다. 탐사 에디터 톰 셰크(Tom Scheck)는 인용문과 맥락, 일화는 사람 번역자의 검수를 거치게 했다고 밝혔다.
전체를 전문 번역자에게 넘기는 대신 중요한 대목만 인근 세인트올라프대(St. Olaf College) 러시아어 연구자 두 명에게 확인시켰고, 그 과정에서 총격범의 동기를 잘못 옮긴 대목을 포함해 몇 건의 오류가 걸러졌다. 셰크는 마라톤을 뛰어야 하는 건 같지만 "출발선 대신 5마일 지점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고 표현했다. 이 보도는 속보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AP(Associated Press)는 중국 감시 체계를 다룬 취재에서 감시 장비업체의 유출 이메일과 데이터베이스, 정부 조달 문서 수만 건을 LLM으로 요약·분류하고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했다. 국제보도 부문 수상작이다. 개런스 버크(Garance Burke)는 AI 도구가 공공기록을 더 효율적으로 검색·검토하게 했을 뿐 취재와 검증 과정을 대체하지 않았으며, 기자들이 AI가 찾아낸 문서를 직접 검토하고 AI 요약문은 인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순서를 뒤집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자산 관련 제재를 2017년까지 거슬러 검토하면서 1만 건이 넘는 문서를 기자들이 수개월간 직접 읽고 분류한 뒤, GPT-5로 2차 검토를 돌려 사람의 분류와 대조했다. 불일치가 나온 문서는 다시 읽었다. 탐사보도 부문 수상작이며, LLM을 취재 속도를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오류를 잡는 도구로 쓴 사례다.
공개 기준은 아직 갈린다. 저널은 커카운티 보도에서 AI 사용을 기사에 표기하지 않았다. 문서를 검색하는 정교한 방법이었을 뿐 기자들이 문서를 읽고 사실을 확인했다는 이유다.
반면 항공기 유독 가스 사고를 다룬 보도에서는 100만 건이 넘는 미 연방항공청(FAA) 문서를 LLM으로 읽히고 항공사·기종별 사고율을 산출했으며, 웨스트는 가장 긴 방법론 설명을 붙였다고 했다. 퓰리처상 운영을 맡은 마조리 밀러(Marjorie Miller)는 업계가 과거보다 AI 도구에 덜 불안해하며 데이터 수집·분석에는 적절하고 기사 작성·편집에는 그렇지 않다는 구분이 분명해졌다고 니먼랩에 말했다. 퓰리처는 내년부터 도서 부문 응모 서류에도 AI 사용 공개 항목을 넣는다.
제작 공정 쪽에서는 국내 적용이 먼저 시작됐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orea Communications and Media Commission)와 한국전파진흥협회(Korea Radio Promotion Association)는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제주, 대전·충청, 전북, 강원 등 7개 권역 지역방송사를 대상으로 AI 제작 교육을 진행했다.
MBC충북은 팬틸트줌(PTZ) AI 트래킹 기반 자동 화면 구성과 생성 AI 타이틀·예고편 제작을, KBS춘천(KBS Chuncheon)은 AI 기반 PTZ 자동 제어를 활용한 실시간 멀티캠 촬영을, 원주MBC는 생성 AI 콘티·프리비주얼과 AI 메타데이터 기반 하이라이트 추출을 적용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7월 FAST-TV 채널 20개 출범을 목표로 6개 AI 컨소시엄에 8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리하면 AI는 앞서 본 세 창구의 단가를 함께 내린다. 방송본에서 세로 클립을 뽑는 공정이 자동화되면 세로형의 상시 운영이 가능해지고, 아카이브에 자동 태깅이 붙어야 수십 년치 기록물이 편성 가능한 재고가 되며, AI 더빙 확산은 지역 다큐의 해외 채널 진입 원가를 낮춘다.
문서 더미를 정렬하는 공정이 자동화되면 인원이 적은 지역사도 공공기록 기반 탐사를 시도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회의록과 조례, 입찰·수의계약 공고, 감사 결과는 이미 공개돼 있고 양이 많아 사람이 다 읽지 못한다는 이유로 방치돼 있다. 앞서 권역 밖으로 나간 것이 연성 콘텐츠가 아니라 탐사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AI가 낮추는 원가는 재편집 원가만이 아니다.
다만 지역방송이 가진 자산이 신뢰라면 AI 사용을 어디까지 어떻게 밝힐지가 그 자산을 지키는 조건이 된다. 퓰리처 수상작들에서 공통된 것은 AI가 자료를 정렬하고 사람이 읽었다는 순서, 그리고 AI 요약문을 그대로 인용하지 않았다는 원칙이다.
이미 확인된 국내 사례
목포MBC(Mokpo MBC)는 2023년 목포역 앞 사옥 이전 이후 임대수익과 디지털 옥외광고(DOOH), 태양광 발전을 병행해 16개 지역MBC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냈다. 광주MBC(Gwangju MBC)는 2019년 지역방송 최초로 소셜미디어 기획PD를 채용했다. 앞서 본 MBC경남의 넷플릭스 유통과 유튜브 채널은 콘텐츠 투자를 수익으로 연결한 사례로 함께 꼽힌다.
지역 밖 사업자의 사례도 참고 대상이다. 케이블 지역채널은 규제 샌드박스로 커머스 방송을 열었고,
전라남도는 지자체 플랫폼으로 축제 연계 라이브커머스를 정착시켰다. 카페24(Cafe24) 같은 전자상거래 사업자는 유튜브 쇼핑(YouTube Shopping) 연동으로 채널과 판매를 직접 묶는 경로를 만들었다.
셋 다 지역방송이 이미 가진 장비·인력·네트워크로 대체 가능한 구조다.
한국 지역 뉴스에 주는 메시지
결정 시점을 발제 회의로 옮긴다. NBC유니버설 로컬의 전환에서 실제로 바뀐 것은 장비가 아니라 의사결정 시점이다. 아이템 배정 단계에서 세로형 결과물의 형태와 담당자를 함께 확정하지 않으면 촬영본에 세로 소스가 남지 않는다. 권역 안은 생활 정보와 밀착 보도, 권역 밖은 탐사·기록·인물로 출구를 나누되 같은 취재 인력이 두 형태를 함께 만든다. 인력 감축 국면에서 탐사팀을 먼저 줄이면 권역 밖 통로가 먼저 닫힌다.
아카이브를 먼저 재고로 만든다. FAST 채널이든 스트리밍 유통이든 협상 자리에 내놓을 목록이 있어야 시작된다. AI 자동 태깅은 결과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조직 구성보다 먼저 착수할 항목이다.
16개사 공동 데스크 하나로 네 창구를 운영한다. 개별사 인력으로 상시 세로형 조직을 두기는 어렵다. 2018년부터 활동해 온 지역MBC 뉴미디어콘텐츠 협의회를 상설 공동 데스크로 전환해 촬영 규격과 재편집 파이프라인, 성과 대시보드를 공유한다. FAST 채널은 앞서 본 라이브나우식 최소 인력 구조를 기준선으로 삼는다. 기존 뉴스 스튜디오 규격으로 24시간 채널을 만들면 첫해 손익부터 맞지 않는다.
커머스는 분리하고 수익화 순서는 지킨다. 지역방송이 커머스에 들어갈 근거는 산지 취재로 쌓은 검증 능력인데, 보도 조직이 판매를 겸하면 그 근거가 먼저 무너진다. 판매 법인과 계정, 브랜드를 분리하고 취재 대상 기업 상품은 다루지 않는 기준을 문서로 둔다. 회수 순서는 브랜드 인지, 지식재산(IP) 유통, FAST 광고 분배, 커머스·행사 순이며 숏폼을 조회수 광고 사업으로 설계하면 규모의 한계에 곧 부딪힌다.
성과지표와 본사·지역사 역할을 다시 정한다. 권역 내 시청률과 결합판매 배분만 재는 체계에서는 권역 밖 조회수와 FAST 시청시간이 값을 갖지 못한다. 「지역방송발전지원 특별법」 지원 배분 기준에 디지털 도달을 반영할지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검토할 사안이고, 케이블 지역채널에만 열린 커머스 편성권의 확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정리할 사안이다. 본사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자금이 아니라 계정 운용 권한과 아카이브 접근권, 공동 제작 규격이다. 같은 전환이라도 지역MBC는 공동 인프라, KBS 지역국은 평가체계, 지역민방은 제작비 조달이 선결 과제가 된다.
우리의 판단
이 절은 케이엔터테크허브(K-EnterTech Hub)의 견해다.
지역방송 위기 논의는 지난 10년간 재원 문제로 좁혀져 있었다. 결합판매를 지킬 것인가, 방송통신발전기금(Broadcasting and Communications Development Fund)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가 쟁점이었다. 재원은 도달의 함수인데 순서가 뒤집힌 채 논의가 반복됐다. 권역 안에서 볼 사람이 줄어드는 조건을 그대로 두고 광고 배분만 조정하면 배분의 모수가 계속 작아진다.
광역화는 같은 오류의 조직 버전이다. 합쳐야 할 것은 송출 권역이 아니라 유통 조직이다.
16개사가 각자 계정과 편성팀을 운영하면서 송출만 합치는 방식으로는 단가도 도달도 개선되지 않는다. 반대로 법인 구조는 그대로 두고 재편집과 유통만 공동으로 묶는 방식은 지배구조 협상 없이 1년 안에 가능하다. 광역화 논의에 들어가는 시간을 이쪽으로 옮기는 편이 낫다고 본다.
FAST는 정책 과제이기 전에 협상 과제다. 삼성 TV 플러스와 LG채널이 지상파 뉴스 채널을 편성하기 시작한 지금이 슬롯 협상의 시점이며, 개별 지역사 단위로는 테이블에 앉기 어렵다. 16개사 아카이브를 묶은 권역·장르 채널이라야 플랫폼 쪽에서도 편성 가치가 생긴다.
가장 저평가된 자산은 아카이브다.
수십 년치 기록물은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잡히지 않고 검색도 편성도 되지 않는 상태로 보관돼 있다. 입소스 조사가 확인한 구작 재발견 수요는 이 재고에 시장이 있다는 뜻이며, AI 태깅 비용은 지금이 가장 싸다.
회수 시점이 가장 빠른 창구는 커머스다.
세로형은 인지가 쌓이기까지 1~3년, FAST는 슬롯 확보와 광고 분배까지 2~4년이 걸린다. 커머스는 방송 한 회차에서 매출이 확인된다. 지역방송이 전환기에 현금을 만들 수 있는 지점은 여기뿐이며, 지금 케이블에만 열려 있는 편성 규제가 이 판단의 유일한 변수다.
시간에 대한 판단도 밝혀 둔다. 유보금 100억원 미만 4개사를 기준으로 하면 전환에 쓸 수 있는 시간은 2~3년이다. 그 이후에는 자산 매각 대금이 전환 재원이 아니라 생존 비용으로 소진된다.
반론도 분명히 있다. 세로형과 FAST가 단기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허스트 텔레비전의 지적은 한국에서 더 강하게 작동한다. 미국 지역방송은 재정 압박 속에서도 광고 시장 규모가 다르고, 한국 지역방송은 전환 투자를 감당할 현금이 이미 부족하다. 전환을 하지 않으면 확실히 축소되고, 전환을 하면 2~3년간 적자가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실제 선택지다. 우리는 후자가 낫다고 본다.
출처
원 보도
A.J. Katz, "Verified, Vertical: How Local TV Is Tapping TikTok to Fight for Gen Z's Attention," 더랩(TheWrap), 2026년 7월 31일
Kayla Cobb, "TikTok Is Bringing 10 Creators to Sundance 2026," 더랩, 2026년 1월 21일
1차 자료·영상
WCVB 보스턴 틱톡 공식 계정 @5wcvb 세로형 뉴스 영상
노스이스턴대 지역TV뉴스 재발명 프로젝트
"Sundance 2026: How TikTok Is Fueling Film Fandom," 틱톡 뉴스룸, 2026년 1월
"삼성 TV 플러스, 국내 FAST 플랫폼 최초로 지상파 24시간 뉴스 채널 편성," 삼성전자 뉴스룸, 2026년 1월 29일
미국 이용자 조사
퓨리서치센터, "1 in 5 Americans regularly get news on TikTok," 2025년 9월 25일
퓨리서치센터, "Social Media and News Fact Sheet," 2025년 9월
니먼저널리즘랩, "More Americans than ever now get news on TikTok," 2025년 9월 29일
한국 지역방송 재무·경영
박재령, "지난해 MBC 매출액 294억 감소," 미디어오늘, 2026년 3월 25일
윤유경·박서연, "적자 늪에 빠진 지역언론," 미디어오늘, 2026년 4월 15일
"신문 매출액 1위 조선 아닌 중앙일보, 지역MBC는 목포만 영업이익," 미디어오늘, 2026년 4월 18일
"유보금 바닥, 은행서 돈 빌리는 지역MBC," 한국기자협회 기자협회보
권창모(대구MBC), "지상파 프로그램 채우기도 힘든데 유튜브를 어떻게 하나?," 미디어오늘
한국 이용자·신뢰도 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 「2024 언론수용자 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 「2022 언론수용자 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서베이」 11권 3호, 2025년 6월 17일
"뉴스 검색 유튜브로 한다," 녹색경제신문, 2026년 6월 21일
FAST·플랫폼 시장
Stephen Battaglio, "TV news' FAST era," 로스앤젤레스타임스, 2025년 9월 16일
BBC 스튜디오 프레스룸, "BBC News Channel Launches on Leading CTV/FAST Platforms," 2024년 3월 13일
Next TV, "BBC News FAST Channel Launched By AMC Networks," 2024년 3월 13일
뉴스캐스트스튜디오, "BBC News launching FAST offering," 2024년 3월 13일
홍지후, "삼성·LG TV, 글로벌 'FAST' 영토 넓힌다," ZDNet Korea, 2026년 7월
김진희, "콘텐츠가 효자," 뉴스1, 2026년 7월 17일
데드라인, "In Sundance Push, TikTok Rolls Out New Entertainment Ad Offerings," 2026년 1월 21일
나무위키 "FAST TV" 항목 — 과기정통부 FAST-TV 채널 20개 목표·AI 컨소시엄 80억원 지원
커머스 시장·제도
문수아, "양의 경쟁 끝났다," 대한경제, 2026년 1월
ZDNet Korea, "케이블TV 지역채널 쇼핑, 28일부터 정식 판매방송," 2021년 6월 24일
데일리안, "케이블TV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 성료," 2021년 7월 19일
전자신문, "과기정통부, 지역채널에 커머스 허용," 2021년 7월 27일
"방송 켜니 주문 폭주… 남도장터 라이브커머스," 2026년 5월
거북이 미디어 전략 연구소, "한국 라이브커머스 현황"(미래에셋증권 보고서 재정리)
ZDNet Korea, "유튜브+커머스 성공 사례 주목… 카페24 '유튜브 쇼핑' 연동"
AI·저널리즘·정책
Andrew Deck, "A record-breaking eight Pulitzer awardees disclosed AI use this year," 니먼랩, 2026년 8월 3일
Andrew Deck, "How this year's Pulitzer awardees used AI in their reporting," 니먼랩, 2025년 5월 22일
"지역방송에도 인공지능 기술 입힌다"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한국전파진흥협회 지역방송 AI 제작 지원 선정, 2026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