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올림픽 유럽 중계권까지 품나?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글로벌 미디어 업계에 흥미로운 질문이 떠오르고 있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의 유럽 TV 중계권까지 손에 넣게 될까?
Deadline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사업부 인수를 앞둔 넷플릭스 진영에서 올림픽 중계권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28 LA 올림픽 중계권의 귀속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830억 달러 딜의 숨겨진 보너스: 올림픽 중계권
WBD는 2023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파트너십을 갱신하며 2032년까지 모든 올림픽 경기의 유럽 49개국 중계권을 확보했다. WBD 스스로 "유럽 올림픽의 집(Home of the Olympics in Europe)"이라고 칭할 만큼 핵심 자산이다. 이 딜은 BBC 등 유럽방송연합(EBU) 회원사들과의 공유 계약으로, 누가 중계권을 보유하든 EBU 회원사들의 방송권은 보장된다.
현재 WBD는 회사 분할 작업을 진행 중이다. CNN과 유럽 지상파 채널을 포함하는 '디스커버리 글로벌'(7월 상장 예정 공개기업)과 해리포터·슈퍼맨 등 IP를 보유한 스튜디오 사업부로 나뉘며, 넷플릭스는 후자를 830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다.
업계는 당초 올림픽 중계권이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CEO가 2015년 디스커버리 시절 체결한 딜인 만큼, 디스커버리 글로벌에 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Deadline에 따르면 자슬라브 CEO는 아직 올림픽 중계권의 최종 귀속처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자슬라브의 선택: 올림픽을 넷플릭스에 넘길 것인가
만약 자슬라브 CEO가 올림픽 중계권을 스튜디오 사업부에 남겨둔다면, 넷플릭스의 WBD 인수 완료 시점에 올림픽 중계권은 자동으로 넷플릭스 소유가 된다. 2028년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 성화가 도착할 때, 유럽 시청자들은 넷플릭스에서 올림픽을 시청하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WBD의 최종 결정은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올림픽 이후에나 내려질 전망이다. 다만 관계자들은 열렬한 스포츠 팬이자 올림픽 애호가로 알려진 자슬라브 CEO에게 올림픽이 매력적인 자산임을 인정했다. 자슬라브 CEO는 회사 분할 이후에도 스튜디오 사업부 CEO로 남을 예정이지만, 넷플릭스 인수 완료 후 그의 역할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WBD 측은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넷플릭스의 라이브 스포츠 야망과 올림픽
넷플릭스 내부에서도 올림픽 중계권이 '대단한 추가 자산(spectacular addition)'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넷플릭스는 최근 라이브 이벤트 커버리지를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
넷플릭스 라이브 스포츠 포트폴리오
콘텐츠 | 상세 |
WWE 프로레슬링 | 독점 라이브 중계 |
FIFA 여자 월드컵 | 2027년부터 미국 중계권 확보 |
이색 라이브 이벤트 | 고층빌딩 클라이밍 등 대담한 스턴트 |
올림픽 (가능성) | WBD 인수 시 유럽 49개국 중계권 (2032년까지) |
올림픽 중계권이 추가된다면 넷플릭스의 라이브 스포츠 전략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게 된다. 다만 넷플릭스가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하더라도, HBO Max 같은 WBD 플랫폼을 통해 방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넷플릭스는 공식 논평을 거부했고, IOC는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영국 시장: TNT 스포츠가 변수
상황은 영국에서 더욱 복잡해진다. 넷플릭스는 WBD 스튜디오 인수의 일환으로 TNT 스포츠 영국 법인의 지분도 보유하게 된다. TNT 스포츠는 WBD와 통신사 BT의 합작법인으로, 다음 주부터 동계올림픽을 중계할 예정이다. BBC도 450시간의 라이브 방송권을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이 구조는 넷플릭스가 영국에서 올림픽 중계권을 얻을 가능성을 높여주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만약 WBD가 올림픽 중계권을 디스커버리 글로벌에 남기기로 결정한다면, 신설 회사 경영진은 이론적으로 TNT 스포츠에서 올림픽을 빼내 Discovery+ 등 다른 서비스로 옮길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 승인, 파라마운트 변수까지
현재 미디어 업계는 여러 복합 변수가 얽혀 있다. WBD-넷플릭스 딜은 트럼프 행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대형 M&A이며,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스포츠 중계권이 최우선 의제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올림픽은 누구나 탐내는 프리미엄 자산이다. 유럽 중계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아직 많은 것이 결정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K-콘텐츠 산업에 대한 시사점
이번 사안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라이브 스포츠 전략 확대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첫째, 넷플릭스의 라이브 이벤트 야망이 올림픽급 메가 이벤트까지 확장되고 있다. WWE, FIFA 여자 월드컵에 이어 올림픽까지 품게 된다면, 넷플릭스는 더 이상 '온디맨드 전용 플랫폼'이 아니다. 이는 K-스포츠(e스포츠, K-리그 등)의 글로벌 스트리밍 유통 전략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둘째, M&A 딜에서 '스포츠 중계권'이 숨겨진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830억 달러 WBD 스튜디오 인수의 본래 목적은 해리포터·DC 유니버스 등 IP 확보였지만, 올림픽 중계권이라는 예상치 못한 보너스가 딸려올 수 있다. K-콘텐츠 기업의 해외 M&A나 파트너십 협상 시에도 이러한 '번들 자산'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유럽 시장에서 한국 기업(삼성 TV Plus, LG 채널스 등)의 FAST/CTV 전략과 연계 가능성이 있다. 넷플릭스가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하더라도 HBO Max나 TNT 스포츠 등 외부 플랫폼 유통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스트리머들이 반드시 자사 플랫폼에서만 콘텐츠를 방영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LG의 CTV 플랫폼이 프리미엄 스포츠 콘텐츠의 유통 파트너로 부상할 여지가 있다.
K-콘텐츠 산업 시사점 요약
영역 | 시사점 |
K-스포츠 글로벌 유통 | 넷플릭스의 라이브 스포츠 확대는 e스포츠, K-리그 등 K-스포츠 콘텐츠의 글로벌 스트리밍 유통 가능성을 확대 |
M&A 번들 자산 검토 | 해외 M&A·파트너십 협상 시 IP 외에 스포츠 중계권, 라이브 이벤트권 등 '번들 자산' 면밀히 분석 필요 |
삼성·LG CTV 기회 | 스트리머들의 외부 플랫폼 유통 고려는 삼성 TV Plus, LG 채널스가 프리미엄 스포츠 콘텐츠 유통 파트너로 부상할 기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