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제국의 권력 이양…캐슬린 케네디 퇴진, 데이브 필로니·린웬 브레넌 공동 체제로
루카스필름(Lucasfilm) 14년 리더십 교체…‘문화전쟁’ 논란 속 흥행·스트리밍 성과 공존
디즈니(Disney)가 ‘스타워즈(Star Wars)’ 프랜차이즈를 이끄는 루카스필름의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14년 가까이 루카스필름(Lucasfilm) 사장(대통령)으로 재임해 온 캐슬린 케네디(Kathleen Kennedy)가 물러난다. 후임으로는 데이브 필로니(Dave Filoni)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와 린웬 브레넌(Lynwen Brennan) 사업·운영 총괄이 공동 대표를 맡는다. 케네디는 경영 일선에서 내려와 제작(Producing)으로 복귀하며, 향후 개봉 예정인 두 편의 ‘스타워즈’ 영화 제작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디즈니가 ‘스타워즈’ 브랜드의 창작 리스크(creative risk)와 팬덤 정치화(fandom polarization)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신호로 해석된다. 디즈니는 “루카스필름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동시에 “팬들이 알고 사랑해 온 ‘스타워즈’는 안전하다”는 *화해 제스처(conciliatory nod)도 던졌다.
1) “성공과 실패, 그리고 문화전쟁의 난기류”…케네디의 14년
케네디의 재임 기간은 성과와 논란이 교차했다.
흥행 측면에서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Star Wars: The Force Awakens)’, 스핀오프 ‘로그 원(Rogue One)’, 그리고 스트리밍 시대를 상징한 ‘만달로리안(The Mandalorian)’,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안도르(Andor)’ 등 굵직한 성공작이 나왔다. 반면 영화 ‘솔로(Solo)’의 부진, 여러 프로젝트의 발표 후 취소(announce and scrap)가 반복되며 팬들의 피로감을 키웠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특히 케네디는 다양성(Diversity) 강화—캐스팅과 스토리텔링에서 여성·소수자 비중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팬덤의 일부가 보인 인종차별(racist)·여성혐오(misogynistic)적 공격이 공개적으로 부각되며 ‘스타워즈’ 담론 자체가 문화전쟁(culture war)의 전장이 됐다. 작품의 성패를 넘어, “정치적 상징”으로 케네디가 소비되는 구조가 굳어진 것이다.
2) 왜 지금 교체인가…“비싸고, 예민하고, 월가가 지켜보는 스튜디오”
루카스필름은 할리우드에서도 운영 난도가 높은 ‘부티크 스튜디오(boutique studio)’로 꼽힌다. ‘스타워즈’는 대규모 VFX(시각효과) 중심 제작으로 제작비가 높고(cost-intensive), 그만큼 월스트리트(Wall Street)와 미디어의 성과 압박(scrutiny)이 강하다. 동시에 팬덤은 변화에 저항적이며, 작은 설정 변경도 논쟁으로 번지기 쉬운 고민감 IP(high-sensitivity IP)다.
케네디는 원래 2024년 권한 이양이 거론됐으나 계약 연장(contract extension)으로 잔류해 왔다. 당시 루카스필름은 션 레비(Shawn Levy) 감독의 ‘스타워즈’ 신작 ‘스타워즈: 스타파이터(Star Wars: Starfighter)’를 준비 중이었고, 디즈니+ 시리즈 ‘더 애콜라이트(The Acolyte)’가 다양한 캐스팅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시청 성과 부족(inadequate viewership)을 이유로 1시즌 만에 종료되는 등 내부적으로도 부담이 컸다.
3) 새 권력의 얼굴: “크리에이티브 신뢰 + 운영 통제”의 투트랙
데이브 필로니(Dave Filoni) — 팬덤이 ‘신뢰하는’ 창작 총사령관
필로니는 루카스필름 21년 경력의 핵심 인물로, 조지 루카스(George Lucas)의 멘토링을 받은 ‘정통 계보’로 인식된다. ‘클론 전쟁(The Clone Wars)’, ‘스타워즈 반란군(Star Wars Rebels)’, ‘아소카(Ahsoka)’, ‘만달로리안(The Mandalorian)’ 등에서 제작·각본 측면의 영향력이 컸다. 이번 인사에서 그는 사장(President) 직함을 얻는 동시에 CCO(Chief Creative Officer) 역할도 유지한다. 즉, 디즈니는 “창작 방향타를 팬들이 수긍할 인물에게 맡기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린웬 브레넌(Lynwen Brennan) — 비용·사업·IP 확장의 운영형 리더
브레넌은 27년 경력의 루카스필름 베테랑으로, ILM(Industrial Light & Magic)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게임(games), 출판(publishing), 소비재(consumer products) 등 IP 수익화 라인을 관리해 왔다. ‘스타워즈’가 영화·드라마를 넘어 장난감, 게임, 출판으로 확장되는 구조에서 브레넌의 역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는 공동 대표(Co-President)로 임명됐다.
4) 디즈니가 던진 핵심 신호: “지금은 내부자·안정·연속성”
디즈니는 후임을 외부에서 데려오기보다 “루카스필름 내부자(veterans)”를 택했다. 이는 곧 다음과 같은 전략적 판단으로 읽힌다.
팬덤 리스크 관리(Fandom risk management): 필로니를 전면에 세워 ‘정통성(legitimacy)’을 확보
운영 효율 및 수익화 강화(Operational discipline): 브레넌이 비용·사업·상품화를 통제
프랜차이즈 회복(Franchise reset): 영화·스트리밍·머천다이징(merchandising) 전체를 다시 가속
실제로 ‘스타워즈’는 2019년 이후 영화관 개봉이 뜸했으나, 오는 5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The Mandalorian and Grogu)’로 극장 복귀를 예고했다. 연출은 존 파브로(Jon Favreau)가 맡았다. 업계에서는 이 작품이 흥행뿐 아니라, 정체돼 있던 상품 판매(merchandise sales)에 “필요한 전기(jolt)”를 제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또한 ‘스타파이터(Starfighter)’는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 주연으로 2027년 5월 개봉이 예정돼 있으며, 이는 ‘스타워즈’ 50주년(1977년 기준)과 맞물린다. 디즈니로서는 상징성과 이벤트성이 큰 타이밍이다.
5) 케네디는 떠나지만, ‘스타워즈’의 숙제는 남는다
케네디는 2012년 조지 루카스로부터 루카스필름을 넘겨받았고, 이후 디즈니는 루카스필름을 40억 달러에 인수했다. 디즈니는 투자 회수(ROI) 압박 속에서 ‘스타워즈’ 영화 제작을 빠르게 재가동했고, 초기 신작 3부작은 총 약 50억 달러에 달하는 티켓 매출을 만들며 강력한 성과를 냈다.
다만 루카스필름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는 여전하다.
IP의 정체성 유지 vs. 혁신(innovation)의 균형
다양성·현대성 강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소음(political noise)
높은 제작비 구조 속에서 요구되는 흥행 안정성
스트리밍과 극장 전략을 동시에 설계해야 하는 포맷 믹스(format mix)
필로니-브레넌 체제는 이 복잡한 방정식에 대해 “팬덤 신뢰(creative trust) + 사업 통제(business control)”라는 해법을 내놓은 셈이다. 관건은, 그 안정 지향이 ‘스타워즈’를 다시 대중적 이벤트로 복원할지, 아니면 안전한 반복(safe repetition)에 머물지다. 2026년 5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가 그 첫 시험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