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6]"넷플릭스 독주 시대 끝났다"...스트리밍 업계, 2026년 대통합의 해 될까

CES 2026 현장 | 루미네이트 수석 애널리스트 "인간 스타, 절대 대체 안 돼...AI와 불편한 공존 시대 온다"

▲ CES 2026 C Space Studio 인터뷰. 왼쪽부터 진행자 제임스 코테키, 앤드류 월렌스타인 루미네이트 수석 애널리스트. (사진: CES/IAS)

스트리밍 시장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넷플릭스가 홀로 앞서가던 시대가 저물고, 경쟁 플랫폼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업계 전반에 '균형점'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넷플릭스-워너브라더스 간 협력 논의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2026년은 스트리밍 업계 대통합의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빌보드 차트 데이터를 제공하는 미디어 측정 기업 루미네이트 인텔리전스(Luminate Intelligence)의 앤드류 월렌스타인(Andrew Wallenstein) 수석 미디어 애널리스트 겸 사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버라이어티(Variety)의 자매 데이터·분석 기업인 루미네이트는 음악 산업 데이터 측정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스트리밍 영화·TV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CES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전용 공간인 'C Space Studio'에서 'Decoding Media Signals, Culture Shifts, and What Comes Next(미디어 신호 해독, 문화 변화, 그리고 다음에 올 것들)'를 주제로 진행됐다. 월렌스타인 애널리스트는 CES 기간 중 버라이어티 엔터테인먼트 서밋에서 삼성전자 미국법인, 스냅(Snap),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폭스 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CMO들과 패널 토론도 진행했다.

Part 1. 스트리밍 시장 재편: 통합은 필연

넷플릭스 vs 나머지, 그 구도가 무너지다

월렌스타인 애널리스트는 "2025년 한 해 동안 스트리밍 시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균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루미네이트는 수 주 내로 2025년 영화·TV 스트리밍 전체 데이터를 담은 연간 회고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더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히트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고 있고, 이런 작품들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청자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워너브라더스 간 협력 움직임을 보면, HBO와 넷플릭스가 손잡아야 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방증이죠."

M&A는 불가피하다

그는 스트리밍 업계의 추가적인 인수합병과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매년 같은 말을 해왔지만, 현재 스트리밍 시장에 존재하는 플레이어 수는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통합은 반드시 일어날 것입니다."

한편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2026년 미국 소비자 기술 산업 매출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5,6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 매출은 4.2% 성장해 1,940억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Part 2. AI가 바꾸는 미디어 산업

이번 CES 2026에서 AI는 모든 대화를 지배했다. 월렌스타인 애널리스트는 "CES에 왔다면 AI가 모든 대화를 지배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루미네이트에서도 AI가 우리가 하는 일을 돕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서비스하는 기업들이 이 이슈들과 씨름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 데이터 분석의 민주화

루미네이트는 자사의 구독 시청률 측정(SVM) 플랫폼에 'Lumi'라는 AI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기존 검색 방식보다 더 원활하고 쉽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과거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필요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습니다. 모든 임원이 깊이 있는 데이터 분석에 익숙한 것은 아닙니다. AI 에이전트를 통해 기술적 역량과 관계없이 누구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AI 생성 콘텐츠: 음악은 이미 차트 진입, 영상은 아직

AI 생성 콘텐츠에 대해서는 산업과 소비자의 시각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산업적으로는 AI가 콘텐츠 제작에 미칠 영향을 적극 수용하는 쪽과 신중한 쪽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루미네이트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이 AI 생성 콘텐츠에 무관심하거나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음악 분야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AI가 생성한 음악이 이미 차트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영화나 TV에서는 아직 비슷한 수준의 돌파구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인터뷰어인 제임스 코테키도 "처남이 추천한 노래가 AI가 만든 곡이었는데, 신기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노래 자체가 좋았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인간 스타는 "절대 대체되지 않는다"

그러나 월렌스타인 애널리스트는 AI 콘텐츠의 본질적 한계를 지적했다. "AI 아티스트와는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홀로그램으로 투사된 AI가 콘서트를 하고 실제 사람들이 그 앞에서 춤추는 것도 봤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람이 만들지 않았다는 걸 알기에, 그 이상의 관계로 확장되기 어렵습니다."

"인간 스타들은 절대 대체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인간과 AI 사이에 '불편한 공존(uneasy coexistence)'이 형성될 것으로 봅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미 AI 아바타들이 진출해 왔고, 이는 더욱 정교해질 것입니다."

버라이어티 엔터테인먼트 서밋에서는 조셉 고든-레빗(Joseph Gordon-Levitt)도 AI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소셜미디어의 부상 때 나도 낙관적이었다. 하지만 거대한 폐쇄적 플랫폼들이 인터넷을 지배하게 됐고, 참여 최적화 알고리즘으로 정신건강 문제, 민주주의 후퇴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AI에서도 같은 일이 더 심하게 일어날 것이다."

세대별 AI 수용도: Z세대와 알파세대는 다르다

차세대 소비자 공략에 대해서는 세대 간 차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Z세대와 알파세대를 하나로 묶어서는 안 됩니다. 알파세대는 이전 세대에게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에 열려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AI 아바타를 '당연하게' 좋아할 수 있는 반면, Z세대는 조금 더 경계할 수 있습니다."

Part 3. 2026 신흥 트렌드: 마이크로 드라마

아시아에서 시작된 숏폼 드라마의 부상

월렌스타인 애널리스트는 2026년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마이크로 드라마'를 꼽았다. 아시아에서 시작돼 다른 대륙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이 짧은 형식의 콘텐츠는 할리우드 기업들까지 실험에 나서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비용으로 제작되는 이 포맷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품질이 낮기 때문이죠. 하지만 향후 1~2년간 상당한 실험이 이뤄질 것입니다. 모든 것이 잘 풀린다면, AI와 소셜미디어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가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시장 규모: 2025년 미국에서만 13억 달러

월렌스타인의 신중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트리밍 컨설팅 기업 Owl & Co.는 2025년 미국 마이크로 드라마 시장 규모를 13억 달러로 추산했다.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드라마박스(DramaBox)는 2025년 1분기 전 세계 인앱 매출 1억 2천만 달러, 경쟁사 릴숏(ReelShort)은 1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디즈니도 투자한 드라마박스, 1억 달러 펀딩 추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싱가포르 기반 스토리매트릭스(StoryMatrix)의 드라마박스가 1억 달러 규모의 신규 펀딩을 추진 중이며, 기업가치는 5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드라마박스는 이미 디즈니의 선별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를 유치했다. 디즈니는 영 어덜트 판타지 소설을 마이크로 드라마로 각색하고, 음악 앨범을 세로형 숏폼 비디오로 제작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의 가세, 그러나 남은 의문

빅테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메타(Meta)의 인스타그램은 인도에서 마이크로 드라마 포맷을 테스트 중이며, 틱톡은 '틱톡 미니스(TikTok Minis)' 섹션을 추가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여성 타겟 로맨스 외 장르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 마이크로 드라마가 일시적 유행에 그칠지, 새로운 콘텐츠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을지는 2026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결론: 통합과 공존, 2026년 미디어 산업의 키워드

2026년 미디어 산업은 두 가지 거대한 물결 속에 놓여 있다.

첫째, 스트리밍 플랫폼의 통합이다. 넷플릭스의 독주가 끝나고 다자간 경쟁 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M&A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될 전망이다.

둘째, AI와 인간의 '불편한 공존'이다. AI는 음악 분야에서 먼저 상업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데이터 분석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전 영역으로 침투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 스타는 절대 대체되지 않을 것"이며, 소비자들의 경계심과 세대별로 다른 수용 속도는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마이크로 드라마라는 새로운 포맷의 부상도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에서 시작된 이 트렌드가 할리우드와 빅테크의 실험을 거쳐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2026년은 그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출처: CES 2026 C Space Studio 인터뷰 (IAS 후원), Business Insider, Varie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