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3,800억 대박, 스피어가 그리는 몰입형 엔터테인먼트의 미래

워싱턴 D.C. 인근 두 번째 미국 공연장 건설 발표...K-pop 등 글로벌 콘텐츠 유치 가속화 전망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우뚝 선 거대한 구체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1억 달러를 투자해 2년간 개발한 '오즈의 마법사 앳 스피어(The Wizard of Oz at Sphere)'가 개막 5개월 만에 200만 티켓, 2억 6,000만 달러(약 3,800억 원) 매출을 돌파하자, 스피어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메릴랜드주에 두 번째 미국 공연장을 건설하고, 쥬라기 공원부터 K-pop까지 글로벌 IP를 활용한 몰입형 체험 콘텐츠로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의 위상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박스오피스 9위급 흥행, 영화관의 13배 티켓 가격에도 매진 행렬

스피어 엔터테인먼트가 1월 20일 공개한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8월 28일 개막한 '오즈의 마법사 앳 스피어'는 10월 중순 100만 티켓·1억 3,000만 달러를 돌파한 뒤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두 배로 성장했다. 2억 6,000만 달러라는 매출 규모는 2025년 미국 극장 박스오피스 9위에 해당하며, 유니버설의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판(2억 6,200만 달러)과 맞먹는다.

주목할 점은 티켓 가격이다. 스피어 체험 티켓은 200달러 수준으로, 일반 영화관 티켓(15달러)의 13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18,600석 규모의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에서 매일 다수의 공연이 진행되며, 티켓은 2026년 12월까지 판매 중이다.

[표 1] '오즈의 마법사 앳 스피어' 흥행 실적

지표

2024년 10월 중순

2025년 1월 19일

누적 티켓 판매

100만 장

200만 장

누적 매출

1억 3,000만 달러

2억 6,000만 달러

원화 환산

약 1,900억 원

약 3,800억 원

출처: Sphere Entertainment Co. 보도자료 (2026.01.20)

할리우드 IP 활용의 새 공식, 쥬라기 공원·어벤져스·해리포터가 온다

업계에서는 '오즈의 마법사'의 성공이 할리우드 대형 IP를 스피어에 적용하는 새로운 공식이 될 것으로 주목한다. 1939년작 클래식을 현대 기술로 재해석한 이 프로젝트에는 제인 로젠탈(Jane Rosenthal) 프로듀서, VFX 전문가 벤 그로스만(Ben Grossmann), '오펜하이머' 편집자 제니퍼 라메(Jennifer Lame) 등 할리우드 최정상급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했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는 "쥬라기 공원, 어벤져스, 해리포터, 스타워즈 등이 스피어에 적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피어의 16K 해상도 LED 스크린, 입체 음향, 햅틱 좌석, 4D 환경 효과를 활용하면 관객이 공룡 시대로 들어가거나, 호그와트를 거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임스 돌란(James Dolan) CEO는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처럼 장기 흥행을 자신했다. 그는 지난 11월 실적 발표에서 "오즈의 마법사를 10년 후에도 상영하고 있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가 떨어질 때까지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여름 1주년을 맞아 '오즈 2.0'도 선보인다. 돌란은 "마녀의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장면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워싱턴 D.C. 인근 진출, "카운티 역사상 최대 경제개발 프로젝트"

흥행 성공에 힘입어 스피어 엔터테인먼트는 1월 19일 두 번째 미국 공연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새 공연장은 워싱턴 D.C.에서 약 15분 거리인 메릴랜드주 내셔널 하버(National Harbor)에 6,000석 규모로 들어선다. 회사는 메릴랜드주, 프린스조지스 카운티, 피터슨 컴퍼니스(Peterson Companies)와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웨스 무어(Wes Moore)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번 협약을 "프린스조지스 카운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회사는 연방·지방정부 및 민간으로부터 약 2억 달러(약 2,900억 원)의 인센티브를 확보했으며,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표 2] 스피어 공연장 비교

항목

라스베이거스 스피어

내셔널 하버 스피어 (예정)

개장

2023년 9월

미정

좌석 수

18,600석

6,000석

건설비

23억 달러 (약 3.3조 원)

미공개

정부 인센티브

-

약 2억 달러 (약 2,900억 원)

연간 경제효과

-

10억 달러 이상 (약 1.5조 원)

디스플레이

16K 해상도 LED

16K 해상도 LED

주요 기술

몰입형 오디오, 햅틱 좌석, 4D 효과

동일 기술 적용 예정

출처: Bloomberg (2026.01.18), Sphere Entertainment Co.

세계 최대 LED 스크린, 스피어의 기술력

스피어의 경쟁력은 압도적인 기술력에 있다. 라스베이거스 스피어는 세계 최대 규모의 LED 스크린을 자랑한다. 내부 LED 디스플레이는 16K 해상도로, 축구장 3개를 합친 면적에 달한다. 외부 역시 58만 개 이상의 LED 패널로 덮여 있어 라스베이거스 스카이라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표 3] 스피어 핵심 기술 사양

기술 항목

사양

내부 LED 스크린

16K 해상도, 세계 최대 규모 (축구장 3개 면적)

외부 LED 패널

58만 개 이상의 프로그래밍 가능 LED

오디오 시스템

빔포밍(Beamforming) 기반 몰입형 사운드

햅틱 좌석

영상과 연동된 진동·촉각 피드백 제공

4D 환경 효과

바람, 향기, 온도 변화 등 다감각 체험

출처: Sphere Entertainment Co.

오디오 시스템도 혁신적이다. 빔포밍(Beamforming) 기술을 적용해 관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사운드를 전달한다. 여기에 햅틱 좌석이 영상과 연동돼 진동과 촉각 피드백을 제공하고, 바람, 향기, 온도 변화 등 4D 환경 효과까지 더해진다. 관객은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U2부터 이글스까지, 콘서트로 검증된 플랫폼

스피어는 2023년 9월 개장 이후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레지던시 공연을 유치하며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U2는 개장 공연 'U2:UV Achtung Baby Live at Sphere'로 40회 공연을 진행했고, 이글스(The Eagles)와 데드 앤 컴퍼니(Dead & Company)가 뒤를 이었다. 2026년에는 피쉬(Phish), 노 다웃(No Doubt), 케니 체스니(Kenny Chesney) 등이 무대에 오른다.

콘서트에 이어 '오즈의 마법사'로 영화적 체험 콘텐츠 영역까지 확장한 것이 적중했다. 스피어는 더 이상 '공연장'이 아니라 '체험형 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돌란 CEO는 "스피어는 새로운 체험형 미디어"라며 "미래지향적인 도시들에 글로벌 스피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K-pop과 스피어의 만남

스피어의 몰입형 기술은 K-pop 산업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한국 지상파 방송사 등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에서 K-pop 콘서트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BS 인기가요'와 같은 대표 음악 프로그램이 스피어에서 개최된다면, K-pop 퍼포먼스와 대규모 비주얼 스토리텔링, 그리고 스피어의 다감각 기술이 결합된 전례 없는 경험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K-pop이 글로벌 공연장에서 어떻게 새롭게 선보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차기 콘텐츠 'From the Edge', 익스트림 스포츠의 몰입 체험

스피어의 다음 체험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아카데미 수상작 '프리 솔로(Free Solo)' 감독 듀오 E. 차이 바사렐리(E. Chai Vasarhelyi)와 지미 친(Jimmy Chin)이 익스트림 스포츠 다큐멘터리 'From the Edge'를 제작하고 있다. 돌란 CEO는 "여름 말까지 완성될 것으로 보지만, 오즈의 수요가 유지되는 한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rom the Edge'는 절벽 등반, 스카이다이빙 등 극한 스포츠를 스피어의 몰입형 기술로 체험하게 하는 콘텐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 솔로'가 암벽 등반의 긴장감을 스크린에 담아냈다면, 'From the Edge'는 관객을 그 현장 속으로 데려갈 것이다.

아부다비 이어 워싱턴, 글로벌 네트워크 가속화

스피어 엔터테인먼트는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아부다비에도 공연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번 워싱턴 D.C. 인근 진출로 글로벌 확장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 회사의 목표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스피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내셔널 하버 스피어는 라스베이거스보다 소규모(6,000석 vs 18,600석)지만, 16K 해상도 디스플레이, 몰입형 오디오, 햅틱 좌석, 4D 환경 효과 등 핵심 기술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미국 동부 시장과 워싱턴 D.C.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외교관과 정치인, 관광객 등 다양한 관객층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망: 몰입형 엔터테인먼트의 새 시대

'오즈의 마법사'의 성공의 의미는 크다. 영화관, 테마파크, 콘서트홀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형식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200달러짜리 티켓을 사서 기꺼이 줄을 서는 관객들은 '체험'에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줬다.

할리우드 대형 IP부터 K-pop까지, 스피어 플랫폼 위에서 펼쳐질 콘텐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워싱턴과 아부다비로의 확장이 성공한다면, 스피어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몰입형 엔터테인먼트의 대명사'로 자리 잡을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거대한 구체가 그리는 미래는 이제 막 시작됐다.

스피어 엔터테인먼트, 돌란 제국의 새 성장 동력

스피어 엔터테인먼트(NYSE: SPHR)는 제임스 돌란이 이끄는 몰입형 체험, 기술 및 미디어 기업이다. 돌란은 AMC 네트웍스 최대주주이자 NBA 뉴욕 닉스, NHL 뉴욕 레인저스 구단주로도 유명하다. 스피어 외에도 MSG 네트워크, MSG 스포츠넷 등 지역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채널과 스트리밍 서비스 MSG+를 운영하고 있다.

23억 달러를 투자한 라스베이거스 스피어는 처음에는 과도한 투자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U2 레지던시 성공과 '오즈의 마법사' 흥행으로 그 가치를 증명했다. 이제 스피어는 돌란 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참고 자료

  • Bloomberg, "Sphere Plans New Venue in Washington Area After Vegas Success" (2026.01.18)
  • The Hollywood Reporter, "'Wizard of Oz' at Sphere Hits $260 Million in Ticket Sales" (2026.01.20)
  • Sphere Entertainment Co. 보도자료, "The Wizard of Oz at Sphere Reaches More Than 2 Million Total Tickets Sold" (2026.01.20)
  • K-EnterTech Hub 내부 자료, "SBS and K-Pop at the Sphere" (202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