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스트리밍 47.5% 신기록, 케이블은 '좀비 채널' 대량 퇴출 임박… 미디어 대전환의 분수령
닐슨 12월 데이터 × 케이블 구조조정 전망이 예고하는 미디어 산업 대격변
미국 미디어 산업이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2025년 12월 스트리밍은 TV 시청 점유율 47.5%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사상 최초로 일일 점유율 54%를 돌파했다. 동시에 케이블 업계에서는 연간 10억 달러 규모의 '좀비 채널' 대량 퇴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0년간 미국 TV를 지배해온 '빅 번들(Big Bundle)' 모델이 붕괴하고, '스키니 번들 + 스트리밍 앱' 체제로의 대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구조적 격변 속에서 FAST(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가 '제3의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로쿠 채널 3.0%, 플루토TV 포함 파라마운트 스트리밍 2.5%—FAST 플랫폼들의 합산 점유율은 이미 디즈니+를 추월했다. 구독 피로(Subscription Fatigue) 시대, 케이블 코드커터와 스트리밍 이탈자 모두를 흡수하며 FAST는 2030년 10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K-콘텐츠 사업자들에게 이는 전례 없는 기회의 창이다. 케이블 채널 퇴출로 생긴 콘텐츠·광고 공백, FAST의 폭발적 성장, 라이브 콘텐츠 수요 급증—이 세 가지 트렌드의 교차점에서 K-드라마, K-예능, K-POP의 미국 메인스트림 진입 경로가 새롭게 열리고 있다.
Part 1. 스트리밍 47.5%: 숫자가 말하는 '전통 TV 시대의 종언'
역대 최고 점유율, 그리고 역대 최고의 하루
닐슨 '더 게이지(The Gauge)' 2025년 12월 보고서의 헤드라인은 명확하다. 스트리밍이 전체 TV 시청의 47.5%를 차지하며 2025년 7월에 세운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전월 대비 3% 상승한 수치로, 전체 TV 시청량 증가율(1.5%)의 두 배에 달한다.
더 주목할 것은 지상파 방송(21.4%)과 케이블(20.2%)의 합산 점유율이 41.6%에 그쳤다는 점이다. 스트리밍 단독 점유율이 전통 TV 전체를 6%p 이상 앞서는 구도가 완전히 고착화됐다. 2020년만 해도 스트리밍 점유율은 25% 수준이었다. 불과 5년 만에 거의 두 배로 뛴 것이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미국 TV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해당일 스트리밍 시청 시간은 551억 분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동일(512억 분)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일 스트리밍 점유율이 54%에 달해, 사상 최초로 하루 기준 과반을 돌파했다는 점이다.
사실 12월에는 이미 한 번의 '과반 돌파'가 있었다. 12월 13일 토요일, 스트리밍은 일일 TV 시청의 50.4%를 기록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스트리밍이 하루 TV 시청의 절반을 넘긴 날이었다. 그리고 불과 12일 후 크리스마스에 54%까지 치솟은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승자: 라이브 스포츠 × 오리지널 IP 시너지
크리스마스 스트리밍 폭발의 핵심 동력은 넷플릭스의 NFL 더블헤더였다. 넷플릭스는 피츠버그 스틸러스 vs 캔자스시티 치프스, 볼티모어 레이븐스 vs 휴스턴 텍선스 두 경기를 연속 중계했고, 경기 직후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신규 에피소드를 전격 공개하는 전략적 편성을 단행했다.
프라임 비디오는 심야 시간대에 NFL 경기를 편성해 시청 릴레이를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와 프라임 비디오 양사가 크리스마스 당일 전체 TV 시청의 22.5%를 점유했다. 두 플랫폼이 미국 TV 시청의 거의 4분의 1을 가져간 것이다.
이 사례는 '라이브 스포츠 + 프리미엄 오리지널 IP'의 연속 편성이 스트리밍 플랫폼 시청 극대화의 최적 공식임을 입증했다. 라이브 스포츠로 대규모 동시 시청자를 확보한 뒤, 곧바로 화제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이어지게 하는 전략이다.
4개 플랫폼 동시 신기록: 승자들의 면면
12월에는 4개 스트리밍 플랫폼이 동시에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났다.
| 플랫폼 | 12월 점유율 | 전월 대비 | 핵심 성과 |
|---|---|---|---|
| 넷플릭스 | 9.0% (역대 최고) | +10% | '기묘한 이야기' 150억+ 분, NFL 중계 |
| 프라임 비디오 | 4.3% (역대 최고) | +12% | NFL 목요일 밤 풋볼 4경기, '폴아웃' |
| 로쿠 채널 | 3.0% (역대 최고) | +0.1%p | FAST 플랫폼 최초 3% 돌파 |
| 파라마운트 스트리밍 | 2.5% (역대 최고) | +10% | '랜드맨' 62억 분 (12월 스트리밍 2위) |
특히 로쿠 채널의 3.0%는 의미심장하다.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FAST) 플랫폼이 맥스(Max), 피콕(Peacock), 애플TV+ 등 유료 구독 서비스와 대등하거나 상회하는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월 10~20달러를 받는 프리미엄 서비스와 무료 서비스가 시청 점유율에서 경쟁하는 시대가 열렸다.
Part 2. 케이블의 '좀비 대학살': 연간 10억 달러 구조조정의 서막
스트리밍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바로 그 시점, 케이블 업계에서는 전혀 다른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다. 패스트마스터(FASTMASTER)는 시청률이 바닥을 기는 이른바 '좀비 네트워크(좀비 채널)'들의 대규모 퇴출이 2026년 본격화될 전망이다.
'차터(Charter) 모델'의 탄생: 빅 번들 20년 체제의 붕괴
2023년 9월, 차터(Charter)와 디즈니 간의 송출권 분쟁은 케이블 산업의 게임 룰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과거 20년간 케이블은 '빅 번들(Big Bundle)' 모델로 운영됐다. 유료방송 사업자(MVPD)들은 원하는 채널 하나를 얻기 위해 원치 않는 수십 개 채널을 끼워서 구매해야 했다. ESPN 하나를 송출하려면 디즈니의 27개 채널 전체를 사야 했다. 네트워크 그룹들은 이 구조를 이용해 인기 없는 채널들까지 끼워팔며 송출료 수익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만을 골라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시대에는 이 질서가 더이상 통하자 않았다.
특히, 케이블 1위 사업자 차터-디즈니 분쟁의 결말은 이 20년 공식을 뒤집었다. 차터와 디즈니는 프로그램 사용료(Carriage Fee) 분쟁을 겪었고 이 결과 디즈니는 차터 구독자들에게 채널 공급을 중단했다.
이 갈등은 가까스로 합의됐는데 결론이 흥미롭다. 차터는 디즈니의 8개 저시청률 채널(프리폼, 디즈니XD, 내셔널지오그래픽 와일드 등)을 퇴출하는 대신, 디즈니+ 스트리밍 앱을 케이블 가입자에게 무료 번들링하는 권리를 얻어냈다.
이에 대해 패스트마스터를 운영하는 게빈 브릿지(Gavin Bridge)는 뉴스레터에서 "이것이 이른바 '차터 모델' 또는 '하드 번들링(Hard Bundling)'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이제 '양(volume)' 대신 '가치(value)'를 추구한다. 아무도 보지 않지만 모두가 비용을 지불하는 좀비 채널을 버리고, 대신 소비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스트리밍 앱을 번들링해 코드커팅을 막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미 시작된 전쟁: 2년간의 송출권 분쟁史
패스트마스터에 따르면 차터-디즈니 이후 2년간의 주요 송출권 분쟁을 추적하면, '좀비 채널 퇴출'이 이론이 아닌 현실임을 확인할 수 있다.
| 시기 | 분쟁 당사자 | 쟁점 | 결과 |
|---|---|---|---|
| 2023.09 | 디즈니 vs 차터 | 디즈니, 27개 채널 전체 송출료 인상 요구 | 차터, 8개 채널 퇴출 → 디즈니+ 무료 번들 획득 |
| 2024.02 | 유튜브TV vs RSN | SNY(메츠) 등 지역스포츠, 기본 티어 편성 요구 | 유튜브TV, SNY 등 지역스포츠 영구 퇴출 |
| 2024.05 | WBD vs 퓨보 | WBD, 터너 스포츠 송출 조건으로 HGTV/푸드 등 '빅 번들' 강요 | 퓨보, WBD 전 채널(디스커버리, HGTV, TLC 등) 전면 퇴출 |
| 2024.09 | 디즈니 vs 디렉TV | 디즈니, ESPN 송출 조건으로 디즈니XD 등 '팻 번들' 강요 | 디렉TV, '스키니 번들'(스포츠팩) 단독 판매권 획득 |
| 2024.12 | WBD vs 컴캐스트 | WBD, TNT/디스커버리 채널 갱신 요구 | 컴캐스트, 채널 유지 대신 Max 광고요금제 무료 번들 획득 |
| 2025.11 | NBCU vs 퓨보 | NBCU, 버산트 분사 전 USA/Syfy/MSNBC 장기 계약 요구 | 퓨보, NBCU 전체 포트폴리오 블랙아웃 거부 |
특히 2025년 11월 NBCU-푸보(Fubo) 분쟁은 향후 유료 방송과 콘텐츠 사업자 간 협상의 미래 방향을 예고한다. 푸보는 NBCU가 버산트(Versant)로 분사 예정인 USA, Syfy, MSNBC 등의 케이블TV채널에 대한 장기 편성 계약을 거부했다. 약해질 회사의 '좀비 자산'에 장기간 묶이느니 차라리 블랙아웃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분쟁들을 통해 드러난 스트리밍 시대,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3대 협상 목표는 다음과 같다:
- 가치 교환: 좀비 채널 퇴출 → 스트리밍 앱 무료 번들
- 스키니 혹은 팬덤 번들: 군더더기 없는 패키지(스포츠팩 등) 단독 판매권
- 가격 동결: 채널 축소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구독료 인상 압력 상쇄
2026년 퇴출 명단 상세: '고스트(Ghost)'와 '좀비(Zombie)'
실제, 이제 시청률이 거의 바닥인 케이블TV채널은 시장 퇴출 위기다. FASTMaster Intelligence의 분석에 따르면, 2026년 퇴출 위기에 처한 케이블TV 네트워크는 크게 '고스트(Ghost)'와 '좀비(Zombie)' 두 범주로 나뉜다.
고스트 네트워크(Ghost Network): 이미 죽은 채널들
고스트 네트워크는 이미 시청자가 거의 없는 죽은 채널이다. 패스트마스터는 프라임타임 평균 시청자 수 3만 명 이하인 채널들을 고스트로 꼽았다. 이 수치는 지연 시청(DVR)까지 포함한 것으로, 실시간 시청자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A. 과거 인기 채널들, 그러나 지금은 더이상 아닌
| 채널 | 소속 | 2014년 합산 시청자 | 2025년 합산 시청자 | 하락률 |
|---|---|---|---|---|
| 데스티네이션 아메리카 | WBD | - | - | - |
| 아메리칸 히어로즈 | WBD | - | - | - |
| 디즈니XD | 디즈니 | - | - | - |
| 틴닉(Teennick) | 파라마운트 | - | - | - |
| 4개 채널 합산 | - | 110만 명 | 9.5만 명 | -91% |
2014년 합산 110만 명이던 이 4개 채널의 프라임타임 시청자는 2025년 9.5만 명으로 91% 급감했다.
WBD 소속 채널들은 데이비드 자슬라브 CEO 체제에서 부채 상환을 위해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전면 중단됐고, 사실상 FAST 채널과 다름없는 재방송 편성으로 운영 중이다. 게빈 브릿지는 "디즈니XD와 틴닉(Teennick)은 '10대가 케이블을 보지 않는 시대'에 존재 이유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재무적 영향:
패스트마스터는모펫네이선슨(MoffettNathanson)의 2025년 3분기 추정치(유료방송 가구 6,500만)를 기준으로, 이 4개 채널만 퇴출해도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월 약 4,000만 달러, 연간 약 5억 달러의 송출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컴캐스트(Comcast) 단독으로도 월 400만 달러 이상을 이 '죽은 채널들'에 지불하고 있다.
B. '네버-해브(Never-Haves)': 애초에 대중적 인기가 없었던 채널들
케이블 전성기에도 대규모 시청자를 확보하지 못했고, 이후 더욱 추락한 채널들이다. FASTMaster Intelligence는 이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 재방송 전문: 부메랑(Boomerang), MTV2, 디스커버리 패밀리(Discovery Family), 디스커버리 라이프(Discovery Life), 로고(Logo)
• 극도로 니치한 채널: 퓨즈(Fuse), 코미디TV(Comedy TV), AXS TV (TNA 레슬링이 AMC로 이동), BeIN 스포츠(BeIN Sports), FS2
• 론칭 자체가 의문: 메리트 스트리트(Merit Street)—닥터 필(Dr. Phil) 채널의 저조한 성적은 FAST 서비스들의 닥터 필 채널 편성 전략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재무적 영향: 이들 '네버-해브(Never-Haves)' 채널들을 퇴출하면 추가로 연간 5억 달러 이상의 송출료가 절감된다.
좀비 네트워크: 죽어가는 중견 채널들
아직은 죽지 않았지만, 죽어가는 채널들이다. 한때 케이블TV의 주력이었으나 시청자가 급감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가 중단된 채널들로 구성된다.
좀비 네트워크(Zombie Network) 오리지널 콘텐츠 붕괴 현황: 2020년 vs 2025년
채널 | 소속 | 2020년 오리지널 | 2025년 오리지널 | 감소율 |
트래블 채널(Travel Channel) | WBD | 22개 시리즈 | 1개 시리즈 | -95% |
사이언스 채널(Science Channel) | WBD | 15개 시리즈 | 2개 시리즈 | -87% |
HLN | WBD | 7개 시리즈 | 0개 (전멸) | -100% |
BBC 아메리카(BBC America) | AMC | 7개 시리즈 | 1개 시리즈 | -86% |
출처: FASTMaster Intelligence, "The TV Networks That Will Be Dropped in 2026 (And Why)" by Gavin Bridge, January 18, 2026
트래블 채널은 2020년 22개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유한 케이블 강자였다. 2025년에는 단 1개만 남았다. 사이언스 채널은 15개에서 2개로, HLN은 7개에서 0개로 오리지널이 전멸했다.
BBC 아메리카는 한때 '킬링 이브(Killing Eve)', '오펀 블랙(Orphan Black)' 등 수상 경력의 오리지널로 주목받았다. 2020년 7개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2025년에는 1개로 줄었고, 편성의 대부분은 AMC 동시방송으로 채워지고 있다. 유료방송 사업자 입장에서 "AMC 동시방송이 대부분인 채널에 별도 송출료를 지불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CMT는 컨트리 뮤직 문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CMT 뮤직 어워드는 CBS로 이전됐고,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크로스로드(Crossroads)'와 '세션즈(Sessions)'는 2025년 휴지기에 들어갔으며, 'CMT 핫 20 카운트다운'은 2025년 12월 종영됐다. 파라마운트에게 CMT는 더 이상 우선순위가 아니다.
키즈/틴 채널(Kids/Teen Channels)
디즈니 주니어(Disney Junior), 닉 주니어(Nick Jr.), 닉툰스(Nicktoons) 등도 위기다. FASTMaster Intelligence는 흥미로운 역설을 지적했다: "'블루이(Bluey)'가 스트리밍에서 넘버원 쇼임에도 불구하고, 그 리니어 홈인 디즈니 주니어(Disney Junior)는 그 사랑을 함께 누리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케이블이 아닌 스트리밍으로 '블루이'를 보기 때문이다." 이 채널들은 니켈로디언(Nickelodeon)/디즈니 채널(Disney Channel)의 테마 프로그래밍 블록과 각 스트리밍 서비스의 타일로 전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총 재무적 영향 요약
FASTMaster Intelligence 분석에 따르면, 위 목록의 채널들을 퇴출할 경우:
• 고스트 네트워크(Ghost Network) 4개 채널: 연간 약 5억 달러 절감
• 네버-해브(Never-Haves) 채널들: 연간 약 5억 달러 추가 절감
→ 총 연간 약 10억 달러의 송출료 절감 가능
퇴출 채널의 미래: FAST와 ATSC3.0 등 멀티 채널 디지넷(Diginet)으로
퇴출 위기의 채널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명확하다. FAST 채널 또는 디지털 서브채널(Diginet)로의 전환이다.
현재로서 FAST로의 이동 전략은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
- 브랜드 보존: 트래블 채널, BBC 아메리카 등의 브랜드 인지도를 FAST/디지넷에서 유지
- 재방송 합리화: 케이블에서는 비난받는 재방송 중심 편성이 FAST에서는 자연스러움
- 광고 수익 일부 보존: 케이블 송출료는 잃지만 FAST 광고 수익 확보
- 협상 레버리지: 핵심 채널(ESPN, TNT 등)의 장기 블랙아웃 방지를 위한 양보 카드
Part 3. FAST의 부상: 좀비의 빈자리를 채우는 새로운 강자
케이블 좀비 채널들이 퇴출되는 바로 그 시점에, FAST는 역사적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 동시성은 우연이 아니다.
3.1 FAST vs 좀비 케이블: 역전된 운명
케이블(Cable) 좀비 채널들이 퇴출되는 바로 그 시점에,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는 역사적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 동시성은 우연이 아니다. 로쿠 채널(Roku Channel)의 3.0%를 단독으로 봐도, 이는 수많은 유료 케이블 채널들을 합산한 것보다 높은 점유율이다.
FASTMaster Intelligence는 중요한 시사점을 지적했다: "케이블 소비자들이 SVOD를 무료로 받게 되면, 로쿠 채널(Roku Channel)이나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SVOD에 가입하고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는 '차터 모델(Charter Model)'이 FAST 플랫폼의 성장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FAST vs 좀비 케이블(Zombie Cable) 비교
구분 | 좀비 케이블 채널 | FAST 플랫폼 |
시청 추세 | 급감 (연 10~20% 하락) | 급증 (연 15~20% 성장) |
콘텐츠 투자 | 중단/축소 (오리지널 -86~100%) | 확대 (오리지널 제작 시작) |
수익 모델 | 송출료 의존 (붕괴 중) | 광고 수익 (성장 중) |
2025년 12월 점유율 | 대부분 0.1% 미만 | 로쿠 채널 3.0%, 플루토TV 포함 2.5%+ |
향후 전망 | 퇴출/FAST·디지넷 전환 예상 | 2030년 106억 달러 시장 전망 |
3-2. 퇴출 채널들의 미래: FAST와 디지넷(Diginet)으로
FASTMaster Intelligence는 퇴출 위기의 채널들에게 명확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 네트워크들은 브랜딩이 여전히 가치 있고 재방송이 환영받는 포맷—즉 디지넷(Diginet)과 FAST—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어느 정도 보존하고, 포트폴리오 내 더 큰 네트워크들이 장기 블랙아웃(Blackout)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WBD 소속 채널들(데스티네이션 아메리카, 아메리칸 히어로즈 등)은 이미 "사실상 FAST 채널과 다름없는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공식적인 FAST 전환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Part 4 구독 피로가 만든 구조적 기회
FAST 성장의 배경에는 이중의 피로감이 있다.
첫째, 케이블 피로. 미국 유료방송 가입 가구는 2025년 기준 약 6,500만 가구로, 정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연간 500만 가구 이상이 코드커팅을 단행하고 있다. 월 100달러 이상의 케이블 요금에 대한 가성비 의문이 커지고 있다.
둘째, 구독 피로(Subscription Fatigue). 케이블을 끊고 스트리밍으로 이동한 소비자들도 새로운 피로감에 직면했다. 미국 가구당 평균 스트리밍 구독 수가 4개를 넘어서면서, 월 합산 50달러 이상을 스트리밍에 지출하는 가구가 늘었다. "케이블 끊었더니 스트리밍 요금이 케이블만큼 나온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FAST는 이 이중 피로의 교차점을 정확히 공략한다. 케이블을 끊은 소비자에게는 '무료로 TV처럼 볼 수 있는' 옵션을, 구독 피로를 느끼는 소비자에게는 '추가 비용 없이 콘텐츠를 더 볼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시장 규모: 2030년 100억 달러 돌파
글로벌 FAST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 연도 | 글로벌 FAST 시장 규모 | 전년 대비 |
|---|---|---|
| 2024년 | 약 50억 달러 | - |
| 2025년 | 약 58억 달러 | +16% |
| 2027년 | 약 75억 달러 (전망) | +14% CAGR |
| 2030년 | 약 106억 달러 (전망) | +12.8% CAGR |
미국 시장만 놓고 보면, FAST 시청 가구 수는 이미 1억 가구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전체 TV 보유 가구의 약 80%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부분의 스마트TV에 FAST 앱이 기본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FAST의 진화: 구작 창고에서 프리미엄 허브로
초기 FAST는 '구작(library content)의 무덤'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스튜디오들이 SVOD에 더 이상 판매하기 어려운 오래된 콘텐츠를 저가에 처분하는 채널이었다.
이 공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오리지널 투자 확대: 투비(Tubi)는 2024년부터 자체 오리지널 제작을 본격화했다. 로쿠 채널도 오리지널 영화와 시리즈 투자를 늘리고 있다. FAST가 '2군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 프리미어 창구로 진화하는 중이다.
라이브 편성 강화: 뉴스, 스포츠, 이벤트 등 라이브 콘텐츠가 FAST의 핵심 편성으로 부상하고 있다. 플루토TV의 CBS 뉴스 채널, 로쿠 채널의 라이브 뉴스 등이 대표적이다.
버티컬 채널 폭발: 장르별, 테마별 전문 채널이 급증하고 있다. 공포 영화 전문, 리얼리티 쇼 전문, 클래식 시트콤 전문 등 니치 타깃 채널이 FAST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대한다.
광고 시장의 구조적 이동
FAST의 성장은 TV 광고 시장의 재편과 맞물려 있다. 전통적으로 TV 광고는 지상파와 케이블의 영역이었으나, 시청자 이동에 따라 광고비도 스트리밍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광고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5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024년 이후 2.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특히 FAST는 광고주에게 매력적인 옵션이다. SVOD의 광고 요금제(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디즈니+ 광고 요금제 등)가 높은 CPM(1,000회 노출당 비용)을 요구하는 반면, FAST는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광고 단가를 제공한다. 동시에 디지털 플랫폼 특성상 타깃팅과 성과 측정이 레거시 TV 대비 정교하다.
이에 따라 P&G, 유니레버 등 대형 광고주들이 FAST 광고 예산을 늘리고 있으며, 이는 FAST 플랫폼들의 콘텐츠 투자 여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편, 글로벌 광고 시장이 2025~2026년을 기점으로 다시 가속 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가운데, 성장의 중심이 스트리밍·CTV(Connected TV)로 뚜렷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PP Media가 집계한 ‘광고 카테고리별 매출 추이(2016~2030)’에 따르면, 전통 TV(Traditional TV) 광고는 2020년대 중반부터 정체 양상을 보이는 반면, 인터넷과 스트리밍 TV(Streaming TV)는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스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특히 2024년 이후 그래프에서는 스트리밍 TV 막대가 눈에 띄게 두꺼워지며, AVOD·FAST·CTV 등 스트리밍 기반 비즈니스가 전통 TV에서 이탈하는 예산을 흡수하는 동시에 신규 디지털 예산까지 끌어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광고회사와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디즈니·넷플릭스·워너 등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의 광고 요금제 확대 △AI 기반 타겟팅·크리에이티브·측정 도구의 고도화를 꼽는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기존 TV 스폿 대비 정밀 타겟팅과 실시간 최적화가 가능한 스트리밍·CTV 환경에 더 많은 예산을 배분할 유인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Part 5. K-콘텐츠 사업자를 위한 전략적 로드맵
닐슨 스트리밍 데이터와 케이블 구조조정 전망 등을 종합하면, K-콘텐츠 글로벌 유통 전략에 5대 기회 영역이 도출된다.
기회 1: FAST 진출의 '골든 타임'—지금이 적기인 이유
케이블TV 좀비 채널들의 대량 퇴출은 두 가지 공백을 만들어낸다:
콘텐츠 공백: 연간 수천 시간의 케이블 편성 슬롯이 사라진다. FAST 플랫폼들은 이 시청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콘텐츠 확보에 나설 것이다.
광고 공백: 퇴출 채널들에 집행되던 광고 예산이 새로운 인벤토리를 찾아 이동한다. FAST가 주요 수혜처다.
이 시점이야말로 K-콘텐츠가 FAST 시장에서 입지를 선점할 골든 타임이다.
구체적 액션:
로쿠 채널, 투비, 플루토TV, 삼성TV플러스, LG채널 등 주요 FAST 플랫폼과 콘텐츠 공급 협상 강화
K-드라마, K-예능 라이브러리의 FAST 유통 권리 확보 및 계약 체결
FAST 전용 편집본(광고 삽입 구간 최적화, 에피소드 길이 조정 등) 제작 검토
기회 2: K-콘텐츠 전문 FAST 채널 론칭
단순 콘텐츠 공급을 넘어, K-콘텐츠 전문 버티컬 채널 운영을 적극 검토할 시점이다.
현재 삼성TV플러스, LG채널 등 한국 제조사 기반 FAST에서 K-콘텐츠 채널이 운영 중이나, 로쿠, 투비, 플루토TV 등 미국 주류 FAST 플랫폼에서의 K-콘텐츠 전문 채널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K콘텐츠 채널 런칭이 쉽지 않지만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채널 유형별 검토:
| 채널 컨셉 | 타깃 시청자 | 편성 전략 |
|---|---|---|
| K-Drama Channel | K-드라마 입문자~코어 팬 | 로맨스·스릴러·사극 장르 믹스, 히트작 마라톤 편성 |
| K-Variety Channel | 예능 팬, 아이돌 팬덤 | 런닝맨·나혼자산다 등 포맷 예능 + 아이돌 예능 |
| K-Pop & Music Channel | K-POP 팬덤 | 뮤직비디오, 콘서트 클립, 음악 예능, 시상식 하이라이트 |
| K-Movie Channel | 영화 팬 | 한국 영화 큐레이션, 감독·배우 특집 |
운영 고려사항:
24시간 리니어 편성표 기반 큐레이션 전략 수립
미국 프라임타임(동부 8~11pm) 맞춤 편성
영어 자막·더빙 품질 관리 (FAST 시청자는 자막 피로도가 높을 수 있음)
채널 브랜딩 및 범퍼(bumper) 영상 현지화
기회 3: 퇴출 채널 슬롯 대체 전략
케이블 채널이 퇴출되면, 해당 채널이 점유하던 EPG(전자프로그램가이드) 슬롯이 공백이 된다. 일부 MVPD들은 이 슬롯을 FAST 채널로 대체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미국 지상파 방송의 새로운 표준인 ATSC 3.0채널도 기대된다.
이 기회의 의미:K-콘텐츠 전문 FAST 채널이 퇴출된 케이블 채널의 EPG 슬롯에 진입한다면, 케이블 인프라를 통한 미국 6,500만 유료방송 가입 가구 직접 도달이라는 전례 없는 기회가 열린다.
구체적 액션:
컴캐스트, 차터, 알티스(Altice) 등 주요 MVPD의 EPG 전략 모니터링
FAST 채널 운영 실적을 기반으로 MVPD EPG 편입 협상 추진
채널 브랜드 및 편성 품질을 MVPD 기준에 맞춰 표준화
기회 4: 라이브 이벤트의 전략적 무기화
닐슨 데이터에서 NFL 라이브 중계가 크리스마스 스트리밍 폭발을 견인한 것처럼, 라이브 이벤트는 플랫폼 시청 습관 형성의 핵심 동력이다.
K-콘텐츠 라이브 이벤트 자산:
| 이벤트 유형 | 사례 | FAST 활용 전략 |
|---|---|---|
| K-POP 콘서트 | BTS, 블랙핑크, 세븐틴 월드투어 | 일부 공연 FAST 생중계/딜레이 중계 |
| 음악 시상식 | MAMA, 멜론뮤직어워드, 골든디스크 | FAST 채널 동시 편성 |
| 예능 스페셜 | 런닝맨 레이스, 나혼자산다 연말특집 | FAST 선행/동시 공개 이벤트 |
| 팬미팅 | 아이돌 팬사인회, 온라인 팬미팅 | FAST 라이브 중계 |
| K-드라마 프리미어 | 화제작 첫 회 | FAST 동시 공개 (윈도우 전략) |
기대 효과:
이벤트 시청 스파이크 → 채널 인지도 상승
라이브 이벤트 광고 프리미엄 수익
이벤트 시청자의 상시 편성 콘텐츠 유입
기회 5: 광고 수익 모델의 전략적 재편
SVOD 라이선스 중심의 기존 수익 모델에서, AVOD/FAST 광고 수익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수익 모델 비교:
| 구분 | SVOD 라이선스 | FAST 광고 수익 |
|---|---|---|
| 수익 구조 | 선급금/MG 일시 수령 | 광고 수익 지속 배분 (통상 45~55%) |
| 수익 규모 | 건당 높음 | 건당 낮으나 장기 누적 |
| 리스크 | 계약 종료 시 수익 중단 | 시청률 변동에 따른 수익 변동 |
| 콘텐츠 생애주기 | 계약 기간 한정 | 장기 롱테일 수익화 가능 |
K-브랜드 연계 광고 전략:케이블 좀비 채널 퇴출로 새로운 광고 인벤토리를 찾는 광고주들이 FAST로 이동하면서, FAST 광고 시장의 규모와 단가 모두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K-뷰티, K-푸드, K-패션 브랜드의 미국 마케팅 수요와 K-콘텐츠 FAST 채널을 연계한 패키지 광고 딜이 유효하다. K-콘텐츠 시청자와 한국 소비재 타깃 고객의 높은 중첩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K-드라마 FAST 채널의 광고 인벤토리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K-뷰티 브랜드에 패키지로 판매하고, 광고 수익의 일부를 콘텐츠 제공자와 배분하는 모델이 가능하다.
보너스 기회: '스키니 번들' 내 K-콘텐츠 포지셔닝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스키니 번들 + 스트리밍 앱' 모델을 강화하면서, 번들에 포함될 고가치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번들 대상은 넷플릭스, 디즈니+, Max 등 메이저 SVOD지만, 향후에는 니치 시장을 타깃하는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도 번들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
웨이브(Wavve), 티빙(Tving), 쿠팡플레이 등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국 시장 전략에서 MVPD 번들링은 새로운 유통 채널로 검토될 만하다. 미국 내 한인 인구(약 200만 명)와 K-콘텐츠 코어 팬층을 타깃으로, 컴캐스트·차터 등의 '니치 번들' 또는 '인터내셔널 패키지'에 편입되는 시나리오다.
결론: 2026년, 미디어 빅뱅(Media Big Bang)의 원년—K-콘텐츠의 새 고속도로가 열린다
2025년 12월은 미국 미디어 산업사에 결정적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한 달 동안 세 가지 메가 트렌드(Mega Trend)가 동시에 임계점에 도달했다. 각각의 트렌드는 개별적으로도 산업 지형을 바꿀 만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들이 같은 시점에 교차하면서 만들어내는 파장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첫 번째 트렌드: 스트리밍(Streaming) 47.5%—'과반의 시대' 개막
스트리밍(Streaming)이 전체 TV 시청의 47.5%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수치 자체도 의미심장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상파 방송(Broadcast)과 케이블(Cable)을 합산한 전통 TV가 41.6%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스트리밍 단독 점유율이 전통 TV 전체를 6%p 이상 앞서는 구도가 완전히 고착화된 것이다. 크리스마스(Christmas) 당일에는 스트리밍 점유율이 54%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하루 기준 과반을 돌파했다. '과반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열렸다.
두 번째 트렌드: FAST 3.0%+—구독 피로 시대의 해법
로쿠 채널(Roku Channel)이 사상 최초로 전체 TV 시청 점유율 3.0%를 돌파했다. 이 수치는 수많은 유료 케이블 채널들의 합산 점유율보다 높다.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의 부상은 단순한 틈새시장 현상이 아니다. 구독 서비스가 난립하면서 소비자들이 '구독 피로(Subscription Fatigue)'를 느끼는 시대에, 무료로 제공되는 고품질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FAST 시장은 2025년 58억 달러에서 2030년 10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콘텐츠 유통 채널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트렌드: 케이블(Cable) 연간 10억 달러 구조조정—빅 번들(Big Bundle)의 종언
20년간 미국 유료방송을 지배해온 '빅 번들(Big Bundle)' 모델이 붕괴하고 있다. 2023년 차터-디즈니(Charter-Disney) 분쟁을 기점으로 유료방송 사업자(MVPD)들은 저시청률 채널을 과감히 퇴출하고 그 대가로 스트리밍 앱 번들링 권리를 확보하는 '차터 모델(Charter Model)'을 정립했다. FASTMaster Intelligence의 분석에 따르면, 프라임타임 시청자 3만 명 이하의 '고스트 네트워크(Ghost Network)'와 오리지널 콘텐츠가 90% 이상 감소한 '좀비 네트워크(Zombie Network)'의 대량 퇴출이 2026년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 규모는 연간 약 10억 달러에 달한다. FASTMaster Intelligence의 개빈 브리지(Gavin Bridge)는 이렇게 예고했다: "블랙아웃(Blackout)이 있을 것이고, 피가 흐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변화가 있을 것이다(There will be blackouts. There will be blood. But most of all, there will be change)."
세 가지 트렌드의 교차점에 K-콘텐츠(K-Content)의 기회가 있다
케이블 채널 퇴출로 생긴 콘텐츠 공백과 광고 공백, FAST의 폭발적 성장, 라이브 콘텐츠(Live Content)에 대한 수요 급증—이 모든 것이 K-드라마(K-Drama), K-예능(K-Variety), K-POP 콘텐츠의 미국 메인스트림(Mainstream) 직접 진입 경로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케이블에서 퇴출되는 채널들은 연간 수천 시간의 편성 슬롯을 남기고 떠난다. 그 빈자리를 채울 콘텐츠가 필요하다. 동시에 그 채널들에 집행되던 광고 예산이 새로운 목적지를 찾고 있다. FAST 플랫폼들은 바로 그 콘텐츠와 광고 수요의 수혜자가 되고 있으며, K-콘텐츠는 이 흐름에 올라탈 준비가 되어 있다.
1세대 고속도로에서 2세대 고속도로로
넷플릭스(Netflix)가 K-콘텐츠 글로벌화의 '1세대 고속도로'였다면, FAST와 재편되는 유료방송 생태계는 '2세대 고속도로'가 될 수 있다.
1세대 고속도로는 K-콘텐츠를 글로벌 무대에 올려놓았다.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전 세계적 현상이 된 것, '더 글로리(The Glory)'가 비영어권 시리즈 기록을 갈아치운 것 모두 이 고속도로 덕분이다. 그러나 그 도로의 통행료(라이선스 협상력)와 교통 규칙(알고리즘, 편성 결정권)은 플랫폼이 쥐고 있었다. 콘텐츠 제작사들은 글로벌 노출의 기회를 얻었지만, 수익 배분과 IP 활용에서 플랫폼에 종속되는 구조적 한계를 경험했다.
2세대 고속도로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K-콘텐츠 전문 채널을 직접 운영하고, EPG(Electronic Program Guide) 슬롯 확보를 통해 미국 가정에 직접 도달하며, 광고 수익을 직접 배분받고, 라이브 이벤트(K-POP 콘서트, 시상식, 팬미팅)를 통해 시청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이는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유통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다.
1세대가 '플랫폼이 깔아준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이었다면, 2세대는 '직접 도로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에 가깝다. 리스크는 있지만, 보상도 크다.
3세대 인프라의 등장: ATSC 3.0(NextGen TV)—방송과 브로드밴드의 융합
스트리밍과 FAST가 '소프트웨어 기반' 콘텐츠 유통의 미래라면, 또 다른 축에서 '인프라 기반'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ATSC 3.0, 일명 넥스트젠TV(NextGen TV)다.
2025년 12월 발표된 ONE Media Technologies(Sinclair 자회사)의 연구 "ATSC 3.0: Efficient, Scalable, Sustainable Wireless Capacity"는 이 기술의 잠재력을 상세히 분석했다.
핵심은 ATSC 3.0이 기존 방송처럼 비디오 스트림을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티브 IP 스트림(Native IP Stream)을 방송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이는 인터넷 기술의 발전을 그대로 방송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초기 ATSC 3.0 구현에서 비디오 전송 효율이 기존 대비 5배 향상됐다. 더 주목할 것은 하이브리드 IP 시스템의 가능성이다. 통신(Telecom), 지상파 방송(Terrestrial Broadcast), 위성(Satellite) 스펙트럼을 통합하여 사용 패턴에 따라 네트워크 간 콘텐츠를 동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ATSC 회장 매들린 놀랜드(Madeleine Noland)는 이를 "스펙트럼의 가장 효율적인 사용법"이라고 평가했다.
Sinclair SVP 마크 에이트켄(Mark Aitken): "ATSC 3.0은 단순한 TV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방송국의 출력을 단일 목적 TV 신호에서 엔터테인먼트, 정보, 상업 데이터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전송할 수 있는 다목적 디지털 파이프(Versatile Digital Pipe)로 전환한다."
K-콘텐츠 사업자 관점에서 ATSC 3.0은 FAST와는 또 다른 전략적 옵션이다. 특히 한국이 미국과 함께 ATSC 3.0의 초기 구현국이라는 점에서, 기술 표준에 대한 이해와 콘텐츠의 시너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브라질 정부가 ATSC 3.0 기반의 TV 3.0 구현을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이 기술은 글로벌로 확산될 전망이다. FAST 채널 진출과 병행하여 싱클레어(Sinclair) 등 ATSC 3.0 기반 NextGen TV 플랫폼과의 파트너십을 검토할 가치가 있다.
골든 타임(Golden Time)은 길지 않다
2026년, 복수의 진입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1세대 고속도로(넷플릭스)는 K-콘텐츠의 글로벌 인지도를 구축했고, 그 위에서 2세대 고속도로(FAST + 재편되는 유료방송 생태계)는 자체 유통 역량을 강화할 기회를 제공하며, 3세대 인프라(ATSC 3.0)는 방송과 브로드밴드가 융합된 새로운 전송 경로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회의 창은 영원히 열려 있지 않다.
케이블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균형이 자리잡으면, 진입 장벽은 다시 높아질 것이다. FAST 플랫폼들이 채널 라인업을 확정하고 나면, 후발 주자가 끼어들 틈은 줄어든다. 지금은 판이 흔들리는 시기이고, 바로 그래서 기회가 존재한다.
선점하는 자가 새로운 미디어 질서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 골든 타임(Golden Time)은 길지 않다.
참고 자료
1. Nielsen, "Streaming Shatters Multiple Records in December 2025 with 47.5% of TV Viewing, according to Nielsen's The Gauge™", January 2026
https://www.nielsen.com/news-center/2026/streaming-shatters-multiple-records-in-december-2025-with-47-5-of-tv-viewing-according-to-nielsens-the-gauge/
2. FASTMaster Intelligence, "The TV Networks That Will Be Dropped in 2026 (And Why)" by Gavin Bridge, January 18, 2026
FASTMaster Substack / Powered by Ghost
3. ONE Media Technologies (Sinclair), "ATSC 3.0: Efficient, Scalable, Sustainable Wireless Capacity", December 1, 2025
https://sbgi.net/investor-relations/press-releases/
K-EnterTech Hub 산업분석팀
본 분석은 닐슨(Nielsen) '더 게이지(The Gauge)' 2025년 12월 리포트와 FASTMaster Intelligence의 '2026년 퇴출 예정 케이블 네트워크(The TV Networks That Will Be Dropped in 2026)' 분석, ONE Media Technologies의 ATSC 3.0 연구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닐슨 데이터는 2025년 12월 1일~28일 미국 TV 시청 현황을 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