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림TV 쇼 2026: 시청자·주목도·AI, 스트리밍 권력 지형이 다시 짜인다

숏폼·마이크로드라마의 부상과 380억 달러 CTV 광고 시장, 그리고 '발견(discovery)'을 다시 설계하는 AI — 6월 16~19일 덴버에서 4일간 펼쳐질 논의의 지도

콘텐츠와 기술, 광고가 한자리에 모이는 북미 스트리밍 산업 행사 '스트림TV 쇼 2026(StreamTV Show 2026)'이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덴버에서 열린다. 2,200명 이상의 참가자와 175개 후원·전시 기업, 270명이 넘는 연사가 나흘간 콘텐츠·기술·광고를 가로지르는 의제를 다룬다. 올해 행사를 관통하는 화두는 시청자(audience)와 주목도(attention), 그리고 이를 떠받치는 AI다. 4년 전만 해도 스트리밍의 경쟁축은 '누가 더 많은 콘텐츠를 쌓느냐'였지만, 지금 업계의 질문은 '쪼개진 시청자의 시간을 누가 더 오래 붙잡느냐'로 옮겨갔다.

이 전환의 바탕에는 구조적 변화가 깔려 있다. 시청자와 콘텐츠, 서비스, 운영체제(OS)가 동시에 파편화되면서 한 사람의 시청 시간을 둘러싼 경쟁이 플랫폼 단위에서 콘텐츠 단위로, 다시 한 화면 안에서의 주목도 단위로 잘게 쪼개졌다. 모바일 우선 소비가 일상이 되며 60~90초짜리 세로형 숏드라마(마이크로드라마)가 새로운 소비 단위로 자리 잡았고, AI는 제작비를 최대 80%까지 낮추며 공급을 빠르게 늘렸다. 시청 시간이 스트리밍으로 이동하자 광고비도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닐슨 기준 미국 전체 TV 시청에서 스트리밍 비중은 2025년 47%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커넥티드TV(CTV) 광고는 올해 약 380억 달러 규모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행사의 의제 지도는 이 두 흐름 — 숏폼 콘텐츠의 폭발과 CTV 광고의 확장 — 위에 그려진다.

한눈에 보는 시장 좌표

행사 논의의 배경이 되는 핵심 시장 지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표

2025년

2026년(전망)

미국 CTV 광고비

약 333억 달러

약 380억 달러 (+14%)

글로벌 마이크로드라마 매출(옴디아)

약 110억 달러

약 140억 달러

인앱 마이크로시리즈 매출(딜로이트)

38억 달러

78억 달러 (2배 이상)

미국 스트리밍 TV 시청 점유율(닐슨)

47%대

사상 최고치 경신 지속

CTV 업프런트 약정액(IAB)

177.3억 달러 (지상파 프라임타임 169.8억 달러 추월)

자료: 옴디아(Omdia), 딜로이트(Deloitte), 닐슨(Nielsen), IAB, eMarketer 등 종합. 수치는 발표 기관·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방향성 기준으로 해석.

1. 숏폼과 크리에이터의 부상 — '세로 화면'이 만든 새 단위

올해 행사에서 가장 두꺼운 논의 축은 숏폼 소셜 영상과 크리에이터 콘텐츠다. 새로운 포맷, 팬덤과 커뮤니티 구축 전략, 그리고 제작 모델의 진화가 두루 다뤄진다. 그 중심에 세로형 연속극, 이른바 마이크로드라마가 있다.

시장 규모가 이 변화를 설명한다. 옴디아(Omdia)는 글로벌 마이크로드라마 매출을 2025년 약 110억 달러에서 2026년 약 140억 달러로 추산하며, 중국을 제외하면 미국이 가장 큰 시장으로 올라섰다고 본다. 중국 밖 매출의 절반가량을 미국이 차지하는 구도다.

딜로이트(Deloitte)는 인앱 마이크로시리즈 매출이 2025년 38억 달러에서 2026년 78억 달러로 두 배 넘게 뛸 것으로 전망했다. 앱 다운로드는 2025년 23억 건을 넘기며 한 해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제작 측면에서는 AI 워크플로가 비용을 최대 80% 낮추면서, 과거 석 달 걸리던 작품을 한 달 만에 만들어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크리에이터를 배경에 두면 유튜브는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CTV에서 선두 자리를 굳혀가는 유튜브는 수요일 오전 타라 월퍼트 레비(Tara Walpert Levy) 부사장의 기조강연으로 행사 둘째 날을 연다. 하지만 크리에이터의 무대는 더 이상 유튜브만이 아니다. 화요일에는 '크리에이터, 스트리밍의 새로운 권력자'를 주제로 한 리더 라운드테이블이 투비(Tubi), 삼성 TV 플러스(Samsung TV Plus), 스튜디오71(Studio71)의 임원들과 함께 열린다.

투비는 크리에이터와 팬덤을 전략의 한 축으로 끌어올리고 있으며, 콘텐츠 책임자 애덤 르윈슨(Adam Lewinson)이 수요일 기조강연에 나선다.

목요일 에반 샤피로(Evan Shapiro)가 진행하는 '미디어 유니버스 서밋'에서는 소셜 영상에서 출발해 독립 미디어·스튜디오로 발돋움하는 크리에이터의 행보를 다루며, 다르 만 스튜디오(Dhar Mann Studios)의 숀 앳킨스(Sean Atkins) CEO와의 대담이 마련됐다.

포맷 전환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로즈베리 미디어(RoseBerry Media)다. 공동창업자 가이 하메이리(Guy Hameiri)는 기존 장편 라이브러리를 모바일용 마이크로드라마로 재편집·세로화하는 자체 기술을 소개한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설립된 신생 스튜디오임에도 올3미디어(All3Media), 바니제이 라이츠(Banijay Rights), 프리맨틀(Fremantle), A+E 글로벌 미디어, 시네플릭스 라이츠(Cineflix Rights) 등 주요 제작·배급사를 파트너로 확보했고, 연내 500편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다. DTC(소비자 직접 연결) 앱 출시도 준비 중이다.

콘텐츠 길이를 둘러싼 논쟁은 목요일 콘텐츠 트랙 첫 세션으로 이어진다. 옴디아 애널리스트 폴 에릭슨(Paul Erickson)이 '주목도 경쟁 속 숏폼 대 롱폼'을 주제로 시장 전망 기조강연을 맡았다.

마이크로드라마의 주 소비층이 25~45세 여성이라는 점, ReelShort 같은 앱의 하루 체류 시간이 넷플릭스를 앞선다는 데이터는 이 논쟁이 단순한 길이 싸움이 아니라 소비 습관의 재편임을 보여준다.

2. 프리미엄·브랜드 안전, 그리고 스포츠

숏폼의 부상이 한 축이라면, 반대편에는 프리미엄 롱폼 스토리텔링을 고수하는 진영이 있다. 여성 서사에 무게를 둔 스타즈(Starz)가 대표적이다. 앨리슨 호프먼(Alison Hoffman)과 캐스린 버스비(Kathryn Busby)는 수요일 무대에서 크리에이터·숏폼 소비가 확산되는 환경에서 프리미엄의 자리를 어떻게 지킬지를 이야기한다.

브랜드가 안전한 환경에서 노출되길 원하고 스트리밍 사업자가 온 가족을 끌어들이려 하면서, 키즈·패밀리 콘텐츠도 한 주의 주제로 떠올랐다.

PBS 키즈, 문버그 엔터테인먼트(Moonbug Entertainment), 퓨처 투데이(Future Today) 등의 리더가 관련 논의에 참여한다. OTT의 향후 성장과 스튜디오의 진화를 다루는 수요일 라운드테이블에는 로쿠(Roku),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 프리맨틀, A&E, ITV 스튜디오의 리더가 자리한다.

스포츠 — 비싸지는 중계권, 까다로워지는 젊은 팬

프리미엄 영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스포츠와 팬 인게이지먼트다. 화요일 TVREV 워크숍 세션 '스포츠 미디어의 진화'는 산만해진 젊은 팬에게 다가가 몰입도를 높이고 시청을 새로운 방식으로 수익화하는 전략을 다룬다. 다만 스포츠의 매력 가운데 하나인 광고 매출이 FAST 같은 일부 영역으로는 다른 채널만큼 빠르게 흘러들지 않는다는 현실도 함께 논의된다.

목요일에는 C15 스튜디오, 플로스포츠(FloSports), PGA투어, 트랜스밋(Transmit) 임원이 참여하는 CTV 라이브 스포츠 광고 패널이 열린다. 중계권 가격이 계속 오르는 파편화된 환경에서 발견과 시청 유도, 수익화를 어떻게 풀지를 두고 로쿠의 조 프란제타(Joe Franzetta), 월(Wurl)의 데이브 버나스(Dave Bernath), NHL의 댄 김(Dan Kim), 그레이스노트(Gracenote)의 존 모래시(John Morash)가 라운드테이블에 오른다. 프리미엄 인벤토리의 정의를 둘러싼 논쟁은 수요일 'CTV 광고의 다음 시대' 세션에서 NBCU·구글TV·스펙트럼리치(Spectrum Reach) 리더 간 토론으로 이어진다.

3. 진화하는 생태계 — FAST·AVOD·SVOD·vMVPD의 재편

미디어 생태계가 흔들리면서 가격·패키징·비즈니스 모델을 둘러싼 실험이 FAST, AVOD, SVOD, vMVPD 전반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행사는 무엇이 통하고 무엇이 통하지 않는지를 모델별로 짚는다.

  • 번들의 귀환: 차터(Charter)가 주요 SVOD를 유료방송 패키지에 묶는 움직임처럼, MVPD가 스트리밍을 다시 끌어안고 있다. 경쟁 SVOD 간 페어링, 그리고 번들 안에서 FAST와 OS 사업자가 맡는 역할도 논의 대상이다.
  • 측정과 편성: 주모(Xumo), 테이스트메이드(Tastemade), 레브리(Revry), 디렉TV(DirecTV) 등이 새로운 측정과 더 똑똑한 편성 플레이북을 공유한다.
  • 광고 없는 실험: 로쿠 CEO는 광고 없는 SVOD 'Howdy'가 매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FAST·AVOD 일색이던 구도에서 광고 없는 저가 SVOD라는 변주가 등장한 셈이다.

시청 점유율 측면에서 로쿠 채널(The Roku Channel)은 FAST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2024~2026년에는 파편화 일변도였던 흐름에 통합·집중이라는 반대 방향의 힘이 함께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변화다.

4. 제품·기술·AI — '발견(discovery)'을 다시 설계하다

제품과 기술 트랙에서는 콘텐츠 발견, 시청자 경험과 인게이지먼트, 개인화, 가입자 유입과 유지 같은 과제를 푸는 혁신이 다뤄진다. AI는 빠지지 않는 주제다. VIDAA 편집장 데니스 오스티르(Denis Ostir)는 콘텐츠의 타이틀 카드를 다양하게 노출해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행사에 앞서 밝혔다. 다만 그는 더 나은 발견의 첫걸음은 앱·콘텐츠 사업자가 자신의 메타데이터를 플랫폼 파트너와 더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것이라는 점을 짚었다.

AI와 개인화, 통합 검색이 콘텐츠 발견의 UX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다루는 세션도 마련됐다. 목요일에는 시네버스(Cineverse)의 기술 부문 사장 겸 최고제품책임자 토니 하이도르(Tony Hidor)가 적합한 시청자와 적합한 콘텐츠를 연결하는 접근을 소개한다.

시청 경험의 관문 역할은 점점 TVOS(스마트TV 운영체제)로 옮겨가고 있다. TVOS는 시청의 입구이자 광고의 자리이며, 화요일 앨런 월크(Alan Wolk)와 더 트레이드 데스크(The Trade Desk) 벤추라 TVOS의 에드 리(Ed Lee) 대담, 그리고 주모의 홍권(Hong Kwon)이 참여하는 OS 리더 라운드테이블에서 이 주제가 다뤄진다. 발견·개인화·운영체제가 사실상 광고 인벤토리의 출발점이 되는 구조다.

5. 마케팅과 CTV 광고 — 시장의 무게중심

스트리밍을 둘러싼 한정된 시간과 주목도 경쟁에서 메시지를 어디에 어떻게 놓을지가 갈수록 중요해진다. 올해 행사는 화요일 반나절짜리 '마케터스 서밋'으로 막을 연다. 프리맨틀, AMC 네트웍스, 크런치롤(Crunchyroll), 더 소셜 디파트먼트(The Social Department) 임원이 시청자를 콘텐츠 인게이지먼트를 스스로 끌어올리는 커뮤니티로 전환하는 방법을 논의한다.

목요일에는 CTV 광고를 다루는 종일 트랙이 펼쳐진다. VAB의 '프리미엄 영상 대 유튜브'에 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기조강연으로 문을 연 뒤, 프로그래매틱, 인터랙티브 CTV 광고 포맷, 셀프서브 도구로 DTC 브랜드 유치, 측정과 지표, 맥락 타기팅, AI 기반 타기팅·최적화·크리에이티브, 그리고 방송과 CTV의 융합까지 핵심 의제를 훑는다.

숫자가 말하는 CTV의 위상

CTV 광고는 더 이상 '대안 채널'이 아니다. eMarketer 기준 미국 CTV 광고비는 2026년 약 3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 안팎 성장하며, 2028년에는 지상파·케이블을 합한 전통 TV를 처음으로 추월할 전망이다. 구조적 분기점은 따로 있다. IAB 조사에서 2026년 CTV 업프런트 약정액(177.3억 달러)이 지상파 프라임타임 업프런트(169.8억 달러)를 앞질렀다. 광고주들은 2025년 선형 TV 예산의 평균 36%를 CTV로 재배분했다.

플랫폼별로는 유튜브가 약 92억 달러의 순광고 매출로 CTV 광고의 12%가량을 차지하며 단일 시청처로서 선두를 지킨다. 넷플릭스는 광고 매출을 1년 새 두 배로 늘렸고 다시 두 배를 목표로 한다. 한편 리테일 미디어가 CTV로 유입되며, 구매 이력 기반 세그먼트에 광고를 집행하고 매장·이커머스 매출로 측정하는 폐쇄형 루프가 만들어지고 있다. 풍부한 인벤토리, AI 타기팅, 셀프서브 도구는 소규모 광고주에게도 CTV의 문턱을 낮추는 중이다.

마무리 — 주목도 경제 속 K-콘텐츠의 자리

스트림TV 쇼 2026의 의제 지도는 한 문장으로 수렴한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승부는 '시청자의 주목을 어떻게 확보하고, 그 주목을 어떻게 수익으로 전환하느냐'에서 갈린다. 숏폼·마이크로드라마는 주목을 잘게 쪼개 새로운 소비 단위를 만들었고, CTV 광고는 그 주목을 측정 가능한 매출로 바꾸는 통로가 됐다. AI는 양쪽 모두에서 제작비를 낮추고 발견을 정교하게 다듬는 공통 인프라로 작동한다.

한국 미디어·엔터테크 업계에 이 지도는 두 갈래의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마이크로드라마 시장에서 미국이 중국 밖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만큼, 검증된 K-IP와 장편 라이브러리를 세로형 포맷으로 재편하는 전환은 한국 제작·배급사에 현실적인 진입로가 된다. 로즈베리 미디어 사례처럼, 관건은 새 작품을 처음부터 만드는 것보다 기존 자산을 빠르게 재가공하는 속도와 반복 가능한 IP다.

둘째, FAST·CTV 광고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흐름은 K-콘텐츠의 글로벌 유통 전략을 '구독 확보'에서 '주목도 확보와 광고 수익화'로 확장할 것을 요구한다. 발견(discovery) 단계에서 메타데이터를 플랫폼과 어떻게 공유하고, TVOS·FAST 사업자와 어떤 파트너십을 맺느냐가 K-콘텐츠의 노출 경쟁력을 좌우한다.

덴버에서 나흘간 오갈 논의는 스트리밍 산업의 권력 지형이 콘텐츠 보유량에서 주목도 확보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전환의 한가운데에서, K-콘텐츠가 단순한 공급자가 아니라 주목도와 데이터를 함께 쥔 플레이어로 설 수 있느냐가 다음 단계의 과제로 남는다.

ⓒ K-EnterTech Hub. 원문 프리뷰: StreamTV Insider, Bevin Fletcher(2026.6.15). 시장 수치는 옴디아·딜로이트·닐슨·IAB·eMarketer 등 공개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