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6]소셜 비디오, 스트리밍의 '제1 전장'으로 부상
18~39세 절반 이상 "틱톡·유튜브가 넷플릭스 시청 시간 대체"… 숏폼이 글로벌 스토리텔링의 기본 단위로
넷플릭스를 끄고 틱톡을 켠다. 이제 이 행동은 예외가 아니라 규칙이 됐다. 루미네이트(Luminate) 글로벌 스트리밍 연구에 따르면 18~39세 시청자의 절반 이상이 "소셜 미디어 때문에 스트리밍 시청 시간이 줄었다"고 답했다.
틱톡,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는 더 이상 '남는 시간'을 채우는 서브 콘텐츠가 아니다. SVOD의 심장부—프라임타임 시청 시간과 광고비—를 정면으로 겨냥하는 새로운 제1 전장이다. CES 2026을 앞두고 글로벌 컨설팅·업계 보고서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플랫폼 이동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구조 전환이라고 진단한다.
딜로이트·KPMG·CTA: CES 2026 핵심 키워드로 AI 확산, 물리적 AI(Physical AI), OS 전쟁, SDV, 인프라·엔터테인먼트 산업 변환 등을 제시하며,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도 AI·데이터 기반 개인화·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주요 포인트로 제시했다.
MZ 세대에게 ‘쇼츠 = 한 편의 쇼’
시몬 쿠허(Simon-Kucher)의 '2025 글로벌 스트리밍 스터디'는 더 직접적인 신호를 포착했다. 상당수 젊은 응답자가 "소셜 미디어의 숏폼 콘텐츠가 스트리밍 시리즈나 영화만큼 재미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내러티브의 길이가 아니라 속도와 공유 가능성이 엔터테인먼트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가 열렸다.
젊은 층에게 숏폼은 단순한 '짧은 영상'이 아니다. 클립 시청, 댓글 참여, 밈 소비, 2차 창작까지 하나로 엮인 소셜 경험 전체가 한 편의 완결된 쇼다. 15초~3분짜리 직관적 에피소드가 알고리즘 추천과 결합해 글로벌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기본 단위로 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로드라마’와 숏폼 IP의 부상
TV·스트리밍 업계는 이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소셜 플랫폼 전용 숏폼 시리즈, 이른바 '마이크로드라마' 제작에 본격 투자하고 있다. 핵심은 클립 단위로 소비되면서도 IP 확장이 가능한 포맷 설계다. 숏폼 IP는 플랫폼 간 재활용이 용이하고, 팬덤이 밈·2차 창작으로 자생적 확산을 만들어내 전통 드라마보다 훨씬 빠른 글로벌 침투가 가능하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생존 전략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자체 숏폼 피드, 클립 공유, 실시간 코멘트 등 소셜 기능을 강화하며 '앱 안의 소셜 비디오'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동시에 광고 기반 모델(AVOD·FAST)과 연계해, 숏폼으로 유입된 트래픽을 장편 콘텐츠 시청과 광고 매출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수익 구조 실험도 가속화하고 있다.
소셜 비디오 시대의 새로운 구도
전통적 의미의 ‘할리우드 드라마 한 편’이 아니라, 15초~3분 길이의 직관적인 에피소드와 알고리즘 추천이 글로벌 스토리텔링의 기본 단위로 부상하고 있다. 소셜 비디오 시대의 개막은 곧 “무엇을 보느냐”에서 “어디에서, 누구와, 얼마나 빠르게 공유하느냐”로 경쟁 조건이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K-콘텐츠 역시 이 새로운 규칙 위에서 다음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
K-콘텐츠, '소셜 루프'를 설계하는 자가 다음 10년을 지배한다
소셜 비디오 시대의 개막은 경쟁의 문법 자체가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승부처는 "무엇을 보느냐"에서 "어디에서, 누구와, 얼마나 빠르게 공유하느냐"로 이동했다.
이 환경에서 승자는 가장 화려한 장편을 가진 플레이어가 아니다. 숏폼과 롱폼, 크리에이터와 스튜디오, 광고주와 시청자를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묶어내는 '소셜 루프'의 설계자가 주도권을 쥔다.
K-콘텐츠에 이 전환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한국은 이미 K-팝 팬덤 문화를 통해 글로벌 소셜 확산의 문법을 증명한 바 있다. 이제 그 DNA를 드라마·영화·예능 IP 전체로 확장해야 할 때다. 처음부터 글로벌 소셜 확산을 내장한 포맷, 팬 참여형 서사 구조, 플랫폼 횡단 IP 설계—이 세 가지를 기본값으로 장착한 콘텐츠만이 다음 10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소셜 비디오 시대, 규칙은 이미 바뀌었다. 먼저 적응하는 자가 시장을 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