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저널리즘 교수가 CES에 가는 이유: 하드웨어의 숲에서 '미디어의 미래'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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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기웅 네바다주립대학교 저널리즘 스쿨 학장(gyun@unr.edu)

언론정보학자로서 미디어, 과학, 그리고 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하는 이 칼럼을 쓰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 생각 한다. 오랫동안 이들의 관계에 매료되어 연구한 학자로서, 공학이나 ‘기초 과학(hard sciences)’ 분야의 발전은 내 미디어 연구의 주요한 동력이었다.

젠스팍(Genspark)으로 생성한 AI이미지

실제 역사를 돌이켜보면 기술은 거의 언제나 미디어 혁명보다 앞서 등장했지만, 콘텐츠 사업이 기술의 발전위에 커다란 성공을 이루어 냈다. 구텐베르크가 금속 활자를 발명했을 때, 금속활자는 지식에 대한 접근을 민주화함으로써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

윤기웅 네바다주립대 저널리즘 스쿨 학장
https://www.unr.edu/journalism/faculty-and-staff/directory/yun-gi-w

초기 인쇄 산업은 프린팅 프레스라는 기계적 경이로움 그 자체에 집중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어낸 것은 그 페이지 안에 담긴 콘텐츠였다. 수 세기에 걸쳐 책, 신문, 잡지는 번창하는 지적재산권 산업으로 진화했다. 결국 기술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것은 기계 발명가가 아니라, 인문학과 문학 분야의 콘텐츠 제작자들이었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후 이러한 패턴이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그리고 인터넷에서도 반복되었다고 생각 한다. 예전에 전기공학을 전공하는 친구들이 내게 미디어 전문가들이 공학자들이 만든 도구를 그저 ‘이용’만 할 뿐인데 도구를 이용해 보다 많이 이득을 챙긴다며 농담 섞인 불평을 한 적이 있다. 생각해보니 화학공학자가 필름을 발명했고, 전기공학자가 TV를 만들었으며, 컴퓨터 과학자가 인터넷을 탄생시켰지만, 이러한 발명품을 활용해 글로벌 제국을 건설하며 최후의 승자로 우뚝 선 것은 언제나 콘텐츠 제작자들이었다.

젠스팍으로 생성한 AI이미지

이러한 역사적 맥락이 바로 내가 저널리즘 교수라는 직업을 가지고도 세계 가전 전시회인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에 관심을 두는 이유이다. 전시회에 가면 고성능 그래픽 카드(GPU)와 5G 연결성부터 위성 통신, 드론 촬영, 가상 현실(VR)에 이르기까지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진화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앞으로의 미디어를 그려보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낀다.

2026년 CES를 앞둔 지금, 세간의 이목은 단연 인공지능(AI)에 집중되어 있다. 우리는 아직 AI 혁명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에, 현재 CES 와 기타의 주요 기업들은 하드웨어나 기술적 사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이미 개인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성하는 방식에서 AI가 미치는 영향력을 목격하고 있다. 역사가 우리에게 길을 제시해 준다면, 오늘날 ‘공학자들’이 AI 도구를 구축하고 있을지라도, 미래에 AI 시대를 진정으로 정의하는 주인공은 ‘제작자들’이 될 것이라고 감히 예측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를 방문하여 미디어의 미래를 미리 엿볼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렌다.

The Korean version of this column was translated by Gemini 3 on December 29, 2025. Both the English and Korean versions were proofread by Gemini 3 on December 29, 2025.

한편 CES 2026 현장에서 윤기웅 교수는는 ‘넥스트 K-웨이브 엔터테인먼트 & 테크 포럼(Next K-Wave Entertainment & Tech Forum @ CES 2026)’에 참석해 K-콘텐츠와 첨단 기술의 미래를 논의한다.​​

윤 교수는 2026년 1월 7일(수) 오후 2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밀라노 룸 I에서 열리는 이 포럼에 패널로 참여해,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 델 팍스(싱클레어 사장), 아운드레아 프람(UNLV 드림스케이프 센터장) 등과 함께 AI·XR·몰입형 미디어가 K-콘텐츠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어떻게 재편할지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