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1~2분짜리 '마이크로 드라마' 50부작 제작…"2026년 숏드라마 시장 110억 달러 전망"
소셜미디어·모바일 앱 통해 배포, 타깃·자사몰 연계 커머스 전략도 주목
AI를 활용한 더빙, 제작, '엔터테크 드라마' 전략도 글로벌 확산에 도움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프록터앤갬블(P&G)이 1~2분 분량의 초단편 에피소드로만 구성된 새로운 형태의 '마이크로 소프오페라(숏드라마 Soap Operas)'를 선보인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는 10일(현지시간) 단독 보도를 통해 P&G가 내년 1월 50부작 마이크로소프 '더 골든 페어 어페어(The Golden Pear Affair)'를 론칭한다고 전했다.
90년 소프 오페라(Soap Operas, 연속극) 역사의 새 장
P&G는 1930년대 라디오 드라마 '더 가이딩 라이트(The Guiding Light)'부터 TV 드라마 '애즈 더 월드 턴스(As the World Turns)', 최근 CBS에서 방영 중인 '비욘드 더 게이츠(Beyond the Gates)'까지 약 한 세기 동안 소프 오페라(연속극) 제작에 깊이 관여해왔다. 이번 마이크로소프는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를 겨냥한 새로운 실험이다.

P&G 스튜디오스의 애나 잘펠트(Anna Saalfeld) 대표는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연속 드라마이고 소프적 요소가 있지만, 확실히 '소셜 퍼스트'로 기획됐다"며 "모바일 화면에 최적화된, 매우 스낵커블(snackable)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해당 시리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먼저 공개된 뒤 전용 모바일 앱으로 확대 배포될 예정이다. 에피소드당 러닝타임은 12분, 최대 2분 30초 수준이며, 전편을 시청하면 총 1시간1시간 30분 분량의 장편 영화급 콘텐츠가 된다.
브랜드 통합형 스토리텔링
'더 골든 페어 어페어'는 P&G의 퍼스널케어 브랜드 '네이티브(Native)'의 신제품 라인 '글로벌 플레이버스(Global Flavors)'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브랜디드 콘텐츠다. 네이티브는 2015년 설립된 클린 뷰티 브랜드로, P&G가 2017년 인수했다.
제작을 맡은 조지아 기반 마이크로드라마 스튜디오 픽시 USA(Pixie USA)의 조나스 반스 대표는 "제품을 단순히 테이블 위에 놓거나 캐릭터가 집어들며 '이것 봐'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의 핵심 요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덴츠(Dentsu)의 제네바 와서만 글로벌 부사장은 "로맨스도 있고, 모험도 있고, 재미도 있다"며 "웃음과 충격, 그리고 '다음엔 뭐가 일어날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26년 110억 달러 시장 전망...AI와 마이크로드라마 만난다.
마이크로드라마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런던 소재 컨설팅 기업 옴디아(Omdia)에 따르면 마이크로드라마 시장은 2026년 최대 110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는 이미 숏폼 드라마가 대중화됐으며, 미국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스페인어권 미디어 기업 텔레비사유니비전(TelevisaUnivision)은 2025년 30여 편의 마이크로드라마를 선보였으며, 2026년에는 100편까지 제작을 확대할 계획이다. ESPN은 AI 내레이션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스포츠 숏폼 '스포츠센터 포 유(SportsCenter for You)'를, 폭스(Fox)는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 '폭스 원(Fox One)'에 숏폼 콘텐츠를 탑재했다.
마이크로드라마는 중국과 아시아에서 먼저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ReelShort 같은 앱을 통해 3년 전부터 미국에서도 대중성을 얻기 시작했다. 얇은 연기력·과장된 설정·자극적인 전개로 ‘치즈 같은 양산형 콘텐츠’라는 평가도 있지만, 넷플릭스·HBO 대신 이쪽으로 시청 시간을 빼앗아갈 만큼 이용자를 모으고 있다.
버티컬컬 드라마 플랫폼 ReelShort의 CEO 조이 지아(Joey Jia)는 앵클러와 인터뷰에서 "회사가 3년이 안 된 시점에 연매출 10억 달러(광고·인앱 결제 합산)에 도달했다"고 밝힌다. 다만 트래픽 유입 비용이 커 이익은 크지 않고, 현재는 성장기에 수익 대부분을 재투자하는 구조다. 앱은 월간 이용자 5,500만 명, 여성 비중 60~70%, 주요 시장은 미국이며 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 9개 언어로 서비스된다.

시사점: MZ세대 공략과 커머스 연계
P&G의 이번 시도는 전통적인 TV 광고를 넘어 콘텐츠 자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브랜드 엔터테인먼트' 전략의 진화를 보여준다. 특히 네이티브 제품이 타깃(Target) 매장과 자사 웹사이트에서만 판매된다는 점에서, 콘텐츠-커머스 연계 모델로서도 주목된다.
잘펠트 대표는 "우리의 성장은 다문화 소비자와 젊은 소비자에게서 나올 것"이라며 "이 포맷은 그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소통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