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YouTube), 스포츠 전용 TV 패키지 출시
월 65달러 '가장 완벽한 스포츠 상품'… 10개 이상 맞춤형 번들로 유료 TV 혁신 선언
팟캐스트 TV 시청 7억 시간 돌파… 거실 장악 가속화
출처: Bloomberg | Lucas Shaw, Ashley Carman | 2025년 2월·12월
구글(Google)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YouTube)가 유료 TV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카드를 꺼냈다. 슈퍼볼(Super Bowl)을 앞두고, 유튜브는 스포츠, 뉴스,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별로 10개 이상의 맞춤형 라이브 TV 번들을 순차 출시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월 65달러의 스포츠 전용 패키지로, 기존 유튜브 TV(YouTube TV) 월 83달러 대비 22% 할인된 가격이다.

블룸버그(Bloomberg)의 루카스 쇼(Lucas Shaw)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 구독제품 담당 크리스천 외스틀리엔(Christian Oestlien) 부사장은 이를 '시장에 출시된 가장 완벽한 스포츠 상품'이라 정의하며, '모든 것을 하나로 묶는 원사이즈 핏 올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번 전략은 10년간 3,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잃어온 미국 유료 TV 산업에 대한 유튜브의 본격적인 해법 제시로 읽힌다.
한편, 유튜브의 거실 장악력은 팟캐스트 영역에서도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의 애슐리 카먼(Ashley Carman) 기자 보도에 따르면, 2025년 10월 유튜브 팟캐스트의 TV 시청 시간은 7억 시간을 돌파해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닐슨(Nielsen) 기준 11월 유튜브의 TV 시청 점유율은 13%로, 넷플릭스(Netflix)를 포함한 모든 스트리밍 서비스 중 1위를 기록했다.

[그래프] 'The New King' — 유튜브 2025년 매출 600억 달러로 미디어 업계 1위 (출처: Bloomberg, Company filings)
유료 TV 산업의 구조적 위기, 유튜브가 해법을 제시하다
유료 TV 사업자들은 오랫동안 시청하지 않는 채널까지 묶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 불만에 시달려왔다. 이른바 '스키니 번들(skinny bundle)' 도입은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으나, 월트디즈니(Walt Disney)와 NBC유니버설(NBCUniversal) 등 네트워크 소유사들의 저항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조사기관 모펫네이선슨(MoffettNathanson)에 따르면, 미국 유료 TV 산업은 지난 10년간 3,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잃었다.
이 하락세를 일정 부분 방어한 것이 바로 유튜브 TV(YouTube TV)다. 현재 1,000만 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 유튜브 TV는 차터(Charter)와 컴캐스트(Comcast)에 이어 미국 3위 유료 TV 사업자로 부상했다. 한때 SNL(Saturday Night Live) 클립과 뮤직비디오를 무료로 보던 플랫폼이, 이제 구독 매출만 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 구독 미디어 사업체로 변모한 것이다. 이는 스포티파이(Spotify)보다 큰 규모다.
블룸버그(Bloomberg)가 공개한 2025년 매출 비교 차트 'The New King'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광고와 구독을 합산한 유튜브의 연매출은 600억 달러로, 테마파크를 제외한 디즈니(Disney) 미디어 사업부(588억 달러), 넷플릭스(Netflix, 452억 달러), 스포티파이(Spotify, 203억 달러), 폭스(Fox, 163억 달러)를 모두 넘어서며 미디어 업계의 새로운 왕좌에 올랐다.
"원사이즈 핏 올 모델은 끝났다" — 새로운 번들 전략의 핵심
루카스 쇼(Lucas Shaw)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외스틀리엔(Oestlien) 부사장은 새로운 번들 전략의 배경과 구성을 상세히 밝혔다. 새 요금제는 스포츠, 뉴스, 엔터테인먼트 세 가지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10개 이상의 플랜으로 구성되며, 각각 개별 구매가 가능하다.
그는 스포츠 패키지에 대해 '시장에 출시된 것 중 가장 완벽한 스포츠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주요 방송 파트너가 포함되며, 기존에 각 방송사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만 독점 제공되던 콘텐츠도 유튜브 TV로 통합된다. 구체적으로, NBC는 유튜브 TV를 통해 NBC 스포츠 네트워크(NBC Sports Network)를 재출범시키고, ESPN 언리미티드(ESPN Unlimited)의 스포츠 콘텐츠 전체가 포함된다.
유튜브 TV 출시 초기, 유튜브는 방송 네트워크만으로 월 10~15달러 수준의 번들을 제안했으나, 파트너사들이 케이블 네트워크까지 패키지로 묶을 것을 요구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출시 이후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랐다. 외스틀리엔 부사장은 '더 작은 패키지를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었고, 이번이 소비자에게 가격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라고 설명했다.
직접 채널을 선택할 수 있다면 현재보다 적은 수의 채널을 담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더 적을 것'이라 답하며, '모든 것을 하나로 묶는 원사이즈 핏 올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이 모델이 깨졌기 때문에 생태계가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튜브 레드(YouTube Red)에서 배운 교훈
유튜브의 구독 사업은 약 10년 전 유튜브 레드(YouTube Red) 출시로 본격 시작됐으며, 이후 유튜브 프리미엄(YouTube Premium)으로 진화했다. 외스틀리엔 부사장은 초기에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프리미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했으나, '당시 투자 규모로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유튜브의 가장 큰 강점은 히트작을 고르는 능력에서 시청자가 우리를 압도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유튜브 레드 시절의 핵심 교훈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은 유튜브의 구독 사업 중 '단연 가장 큰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팟캐스트 TV 시청 7억 시간 — 유튜브의 '거실 장악' 전략
유튜브의 번들 전략이 유료 TV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면, 팟캐스트는 유튜브가 거실의 TV 스크린 자체를 장악하는 또 다른 축이다. 블룸버그의 애슐리 카먼(Ashley Carman) 기자 보도에 따르면, 2025년 10월 유튜브 팟캐스트의 거실 기기(TV) 시청 시간은 7억 시간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기 4억 시간에서 거의 두 배로 증가한 수치다.
유튜브 팟캐스트 제품 총괄 스티브 맥클렌던(Steve McLendon)은 '거실은 소비 측면에서 놀라운 밝은 지점으로 계속 부상하고 있다'며, '비디오가 팟캐스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 규모는 계속 우리를 놀라게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특히 TV 환경에 최적화된 검색 및 발견 도구에 투자했으며, 이것이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닐슨(Nielsen)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11월 유튜브는 스트리밍 플랫폼 전체에서 TV 시청의 13%를 차지해, 넷플릭스(Netflix)를 포함한 모든 서비스 중 1위를 기록했다. 맥클렌던은 '팟캐스트가 낮 시간대 TV나 심야 토크쇼(late night TV)를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유튜브와 팟캐스팅, 그리고 TV에서의 콘텐츠 발견이 결합되면 잠재적인 심야 프로그램의 수에 제한이 없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응해 경쟁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포티파이(Spotify)는 비디오 팟캐스터를 위한 새로운 파트너 프로그램을 출시하고, 애플 TV(Apple TV) 앱을 개편했다. 메타(Meta)의 인스타그램(Instagram)은 파이어 TV(Fire TV) 앱을 선보였으며, 넷플릭스(Netflix)는 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 등 팟캐스트 네트워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해당 프로그램들이 유튜브에 전체 에피소드를 게시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했다. 맥클렌던은 이러한 경쟁 움직임에 대해 '크리에이터가 스트리밍 서비스 전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며,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유튜브와 크리에이터 모두에게 성공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NFL·아카데미 시상식(Oscars)과의 파트너십 확대
유튜브는 3년 넘게 넘버원 스트리밍 플랫폼 자리를 유지하며, 리그 및 권리 보유자와의 직접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루카스 쇼(Lucas Shaw)와의 인터뷰에서 외스틀리엔 부사장은 NFL 상파울루(São Paulo) 경기 사례를 들며, 크리에이터를 프로그램 전반에 참여시켜 핵심 NFL 팬에게는 익숙한 경기 경험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세대를 NFL로 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Oscars)에 대해서도 야심찬 비전을 제시했다. '오스카를 더 이상 2~3시간짜리 선형 경험으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연중 내내 살아 있는 훨씬 더 큰 무언가가 될 수 있다'며, 영화관 관객을 다시 불러들이는 보완적 역할을 유튜브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NFL이 중계권을 개방할 때 입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NFL과의 파트너십을 매우 소중히 여기며, 더 많은 협업에 매우 흥분하고 있다'고 답해 적극적인 관심을 시사했다.
넷플릭스(Netflix)와의 '프렌들리 경쟁'
넷플릭스(Netflix)가 유튜브 크리에이터 및 팟캐스터와 잇따라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는 최근 법정 증언 중 미국 내 가입자 수가 8,600만 명임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란도스가 과거 '유튜브는 사람들이 시간을 죽이는 곳'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외스틀리엔 부사장은 루카스 쇼(Lucas Shaw)와의 인터뷰에서 여유 있게 대응했다.
그는 '유튜브에서 선형대수학, 물리학, 요리를 배울 수 있다'며 다소 농담 섞인 발언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다른 서비스들이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가치를 인식하고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구축한 플랫폼의 성공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는 플랫폼을 떠나지 않고, 다른 파트너와 새로운 일을 병행한다고 설명하면서도, 크리에이터가 유튜브에서 콘텐츠를 철수하는 것은 '실수'라며 팬 기반과의 관계를 유튜브에서 유지하는 것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흥미롭게도 그는 '넷플릭스가 점점 유튜브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으며, 언젠가 넷플릭스가 유튜브의 일부가 되고 싶어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향후 5년 내 유튜브를 통해 넷플릭스를 구매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률은 낮지만, 나는 영원한 낙관주의자'라고 덧붙였다.
할리우드에 보내는 메시지 — '유튜브를 배급 플랫폼으로'
외스틀리엔 부사장은 할리우드의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선댄스(Sundance)에 영화를 가져가는 사람이 유튜브를 잠재적 배급 플랫폼이나 소비자 직접 유통(D2C)의 기회로 봐주길 원한다'며, 유튜브 프리미엄(YouTube Premium) 독점, 광고 수익 배분, 구독, 렌탈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했다. 매일 20억 명 이상이 접속하는 유튜브의 글로벌 규모를 앞세워, 대형 스튜디오부터 독립 프로덕션까지 모든 규모의 콘텐츠 제작자를 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튜브의 전략은 두 갈래로 읽힌다. 하나는 맞춤형 번들을 통한 유료 TV 생태계의 해체와 재구성이고, 다른 하나는 팟캐스트와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통한 거실 TV 스크린의 직접 장악이다. 전자가 기존 유료 TV의 가격 장벽을 허무는 것이라면, 후자는 TV 시청의 문법 자체를 바꾸고 있다. 팟캐스트가 심야 토크쇼를 대체하고, 크리에이터가 NFL 중계에 참여하는 세계에서, TV는 더 이상 방송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블룸버그 차트가 보여주듯, 연매출 600억 달러로 디즈니와 넷플릭스를 모두 넘어선 유튜브는 이미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왕(The New King)'이다. 구독 매출 200억 달러, 팟캐스트 TV 시청 월 7억 시간, 닐슨 기준 스트리밍 TV 점유율 1위, 일일 사용자 20억 명이라는 수치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외스틀리엔 부사장이 '영원한 낙관주의자'라 자처한 것처럼, 유튜브의 야망에는 아직 천장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관점에서도 시사점은 크다. 유튜브가 맞춤형 번들과 팟캐스트,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콘텐츠 유통의 문턱을 낮추고 거실까지 장악하고 있는 만큼, K-콘텐츠의 글로벌 직접 유통(D2C) 전략과 K-팟캐스트의 글로벌 진출에도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
출처:
1. Bloomberg, Lucas Shaw, 'YouTube's Pitch to Football Fans: A Sports-Only TV Package' (2025.02)
2. Bloomberg, Ashley Carman, 'People Watched 700 Million Hours of YouTube Podcasts on TV in October' (202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