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뉴욕타임스·복스 등, 구독 전략 전면 재정비
AI 이후 중요한 건 단순히 “누가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했는가”가 아닌 “누가 AI 시대에 독자와의 관계를 가장 견고하게 설계했는가”
생성 AI가 뉴스 소비의 질서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검색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유입 트래픽이 줄면서, 한때 언론사의 생명줄이었던 광고 수익이 빠르게 마르고 있다. 추천 알고리즘이 생성 콘텐츠로 재편되는 사이, 뉴스 브랜드의 노출 기회는 축소되고, 독자와의 접점은 점점 ‘플랫폼 독점 구조’로 이동했다.
이 같은 환경에서 글로벌 언론사들은 생존을 위한 해법으로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 재편에 나섰다. 트래픽에서 ‘관계 중심 수익(relationship revenue)’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구독 가격 정책, 콘텐츠 번들 전략, 독자 혜택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추적한 보고서가 디지데이(Digiday)의 세 번째 연례 보고서인 〈2025 구독 인덱스(Subscription Index 2025)다. 이 인덱스는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복스(Vox),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14개의 주요 글로벌 매체를 대상으로 가격 변동, 구독 모델, 독점 콘텐츠, 부가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의 주요 지표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구독은 여전히 성장 중이며, 언론사들의 ‘핵심 생존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이후 디지데이가 매년 3분기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언론사 매출에서 구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중평균 기준 2023년 1.57에서 2024년 1.98, 2025년 2.60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와 함께 ‘구독 사업 강화’에 대한 내부 집중도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향후 6개월 내 가장 중점적으로 육성할 사업 분야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 지수(구독)는 2023년 2.24에서 2024년 3.1, 2025년에는 3.26으로 높아졌다. 이는 단순한 장기 추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 광고 중심 구조가 붕괴되는 와중에도, 구독은 언론사 수익 모델의 안정적 버팀목으로 부상했다는 신호다.

결국 2025년은 “구독의 정체기냐, 도약기냐”를 가르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디지데이는 이번 인덱스에서 구독 전략의 구체적 방향으로 ▲블룸버그의 초고가 프리미엄 구독 정책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번들 전략 강화 ▲보스턴글로브·가디언 등의 게임 콘텐츠 확장 ▲복스(Vox)의 기부형 모델에서 유료 구독 모델로의 전환 등을 핵심 사례로 꼽았다.
생성 AI 시대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언론사들이 구독 사업에 거는 기대는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
이제 질문은 단순히 “누가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했는가”가 아니다. “누가 AI 시대에 독자와의 관계를 가장 견고하게 설계했는가”가 글로벌 미디어 경쟁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조사 방법론
디지데이 구독 인덱스는 언론사 목록을 대상으로 구독 접근 방식을 설명하는 여러 차원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인덱스는 해당 차원들을 활용해 언론사의 제공 상품과 구독 우선순위를 파악했다. 디지데이+ 리서치는 올해 3분기에 38명의 언론사 전문가를 대상으로 구독을 포함한 수익원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