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능형 전환'을 선언하다

CES 2026,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능형 전환'을 선언하다

삼성 8.3억 TV 생태계 · AVOD/FAST 성장 엔진 · 숏폼의 독립 · 피지컬 AI의 부상

2026년 1월 6일, 세계 최대 테크 전시회 CES 2026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개막했다. 올해로 59회를 맞은 CES는 더 이상 '가전제품 박람회'에 머물지 않았다. AI가 일상의 모든 영역에 스며드는 '지능형 전환(Intelligent Transformation)'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무대였으며, 무엇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콘텐츠 제작·유통·소비 패러다임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목격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였다.

CES 개막 전날 1월 5일(현지시간), 세 가지 핵심 행사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조망했다. 만달레이 베이에서는 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의 '2026 테크 트렌드 투 워치(Tech Trends to Watch)'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고, 윈 호텔에서는 삼성전자의 '더 퍼스트룩 2026(The First Look 2026)' 행사가 개최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LVCC 메인 전시장을 건너 뛰고 윈호텔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같은 날 저녁 만달레이 베이 쇼룸에서는 'CES 언베일드(CES Unveiled)' 미디어 프리뷰가 열려 수백 개의 혁신 제품이 공개됐다. 이 세 가지 핵심 행사의 내용을 종합하여, K-콘텐츠를 포함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CES 2026이 던지는 메시지와 전략적 시사점을 심층 분석한다.

PART 1. 삼성 더 퍼스트룩 2026: 8억 3천만 대 스크린의 진화

'AI 리빙의 동반자' 선언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 대연회장. 1월 5일 오후, 삼성전자는 '더 퍼스트룩 2026' 행사를 통해 올해의 전략을 공개했다. 노태문(TM Roh) 삼성전자 DX부문장(CEO)이 무대에 올랐을 때, 그의 첫 마디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계자들의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삼성의 미션은 명확합니다. AI 리빙의 동반자(Companion to AI Living)가 되는 것입니다."

노태문 CEO는 삼성이 연간 5억 대의 디바이스를 출하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TV, 가전,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전 영역에 걸친 이 거대한 생태계는 곧 K-드라마, K-영화, K-팝이 소비되는 플랫폼이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디바이스 포트폴리오는 우리를 일상의 모든 순간에 함께하게 하며, 독보적인 소비자 이해를 가능케 합니다. 그 누구도 삼성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용석우(SW Young)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더 놀라운 숫자를 공개했다. 삼성은 20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달성했으며, 그 기간 동안 8억 3,000만 대 이상의 TV를 판매했다. 그는 "이 모든 삼성 TV를 옆으로 나란히 놓으면 지구를 24바퀴 감을 수 있습니다"라며 웃음을 자아냈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에게 이 숫자는 결코 가벼운 농담이 아니었다. 8억 3천만 대의 스크린은 곧 K-콘텐츠가 도달할 수 있는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130형 마이크로 RGB TV: 극장이 거실로

이날 삼성은 세계 최초로 130형 마이크로 RGB TV를 공개했다. 지난해 8월 115형을 출시한 데 이어 화면 크기를 더욱 확장한 것이다.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 RGB LED를 배열해 픽셀 단위로 정밀한 색상을 제어하며, '타임리스 프레임(Timeless Frame)' 디자인은 스크린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다.

[ 삼성 130형 마이크로 RGB TV 핵심 기술 ]

기술명

설명

엔터테인먼트 효과

마이크로 RGB AI 엔진 프로

화질·음질 동시 업그레이드 AI 엔진

콘텐츠별 맞춤 최적화

글레어 프리(Glare Free)

화면 빛 반사 최소화

어떤 조명에서도 선명한 시청

HDR10+ 어드밴스드

차세대 HDR (Amazon Prime Video 지원)

영화적 명암 표현 극대화

이클립사 오디오

구글 공동개발 공간 음향 (YouTube 지원)

K-팝 콘서트 현장감 재현

Q 심포니

TV-오디오 기기 사운드 오케스트레이션

홈시어터급 음향 경험

이 발표는 K-영화, K-드라마 제작자들에게 이 발표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130형 대화면에서 시청될 것을 전제로 한 시네마틱 연출이 이제 가정에서도 온전히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와 협력해 도입하는 HDR10+ 어드밴스드, 구글과 공동 개발한 이클립사 오디오는 K-콘텐츠 유통사들이 주목해야 할 기술이었다. 해당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할 때 이 포맷으로 마스터링하면, 전 세계 삼성 TV 사용자에게 최상의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비전 AI 컴패니언(VAC): TV가 콘텐츠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비전 AI 컴패니언(Vision AI Companion, VAC)'이었다.숙마니 모타(Sukhmani Mohta) 삼성 영상디스플레이 통합마케팅 부사장은 VAC의 성과를 발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단 3개월 만에 서비스 채택률 25%를 넘어섰습니다. 이전 AI 서비스 대비 거의 7배 빠른 채택률입니다. 우리가 출시한 그 어떤 서비스도 이렇게 빠르게 사람들의 삶에 통합된 적이 없습니다."

[ 비전 AI 컴패니언(VAC) 주요 기능 ]

기능

설명

K-콘텐츠 활용 시나리오

AI 사운드 컨트롤러

해설/배경음 분리 제어

K-리그 중계 시 해설 끄고 경기장 소리만

경기 예측

팀 순위, 선수 데이터 기반 예측

"오늘 LG vs 삼성 누가 이길까?"

레시피 추천

요리 장면 인식 → 레시피 즉시 제공

백종원 쿡방 시청 중 레시피 확인

멀티 디바이스 연동

TV→냉장고→폰 연결

드라마 OST를 이어폰으로 계속 듣기

음악 재생

대화형 음악 추천 및 재생

"K-팝 신곡 플레이리스트 틀어줘"

VAC은 시청자가 콘텐츠를 보면서 던지는 질문에 AI가 실시간으로 답하는 기능이었다. K-드라마를 시청하다가 "저 배우 누구야?"라고 물으면 AI가 즉시 배우 정보를 제공하고, "저 촬영지 어디야?"라고 물으면 촬영 장소와 주변 관광 정보까지 알려줬다. OST가 궁금하면 곡 정보를 제공하고 바로 재생까지 해줬다. 이는 콘텐츠 제작사가 메타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면, 시청자에게 훨씬 풍부한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흥미로운 순간도 있었다. VAC의 음악 재생 기능을 시연하던 중, AI가 재생한 음악에 대해 "이 노래 알겠네요. K-팝 그룹 라이즈(RIIZE) 같은데요. 오늘 여기 함께 와 있네요"라고 말하자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삼성이 K-팝을 글로벌 마케팅에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삼성전자 글로벌 앰버서더인 6인조 K팝 아티스트 ‘라이즈(RIIZE)’가 참석했다. 원하는 음악에 라이즈의 붐붐베이스(Boom Boom Bass)가 나오자 행사장 화면에 라이즈 멤버들 얼굴이 나오기도 했다.

7년 타이젠 OS 업그레이드와 스마트씽스 생태계

삼성은 모든 2026년 TV 라인업에 대해 7년간의 타이젠 OS(Tizen OS) 업그레이드를 보장한다고 발표했다. 숙마니 모타(Sukhmani Mohta) 삼성 부사장은 "TV가 집에 들어온 후에도 계속 진화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2026년에 구매한 TV가 2033년까지 최신 스트리밍 앱, 새로운 기능, 새로운 포맷을 지원한다는 의미였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등 K스트리밍 플랫폼이 삼성 타이젠 앱을 최적화하면, 7년간 안정적인 글로벌 유통 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 스마트씽스(SmartThings) 생태계 현황 ]

항목

수치

전 세계 사용자 수

4억 3천만 명 이상

파트너 브랜드

390개 이상

지원 디바이스 유형

4,700개 이상

프리미엄 냉장고 스크린 탑재율

1/3 이상

스마트 가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보장

7년 (2024년 이후 출시 제품)

이 거대한 생태계는 TV뿐 아니라 냉장고 스크린, 이동식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화면에서 콘텐츠가 소비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했다. 김철기 사업부장은 "이를 통해 우리는 다른 어떤 브랜드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용자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패밀리 허브와 구글 제미나이: 주방의 엔터테인먼트화

리즈 앤더슨(Liz Anderson) 생활가전 통합마케팅 본부장은 패밀리 허브(Family Hub) 냉장고의 AI 비전(AI Vision) 기능이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로 완전히 업그레이드된다고 발표했다. "AI 비전이 기존 냉장고의 한계를 열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라고 그설명했다.

[ 패밀리 허브 2026 신기능 ]

기능명

설명

K-콘텐츠 연계 가능성

왓츠 포 투데이

냉장고 재료 기반 게이미피케이션 레시피

K-푸드 레시피 콘텐츠

비디오 투 레시피

요리 영상 → 단계별 레시피 자동 변환

백종원/류수영 쿡방 연동

푸드 노트

주간 식품 섭취 패턴 리포트

건강 콘텐츠 추천

나우 브리프

사용자별 맞춤 위젯 (음성 인식)

K-뉴스/K-팝 개인화

특히 '비디오 투 레시피' 기능은 K-콘텐츠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요리 크리에이터의 영상이 이 기능을 통해 전 세계 삼성 패밀리 허브 사용자에게 레시피로 제공될 수 있게 된 것이다. K-쿡방 콘텐츠가 단순 시청을 넘어 실제 요리로 이어지는 새로운 소비 경험이 가능해졌다.

뮤직 스튜디오와 인텔리전트 케어

삼성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에르완 부울렉(Erwan Bouroullec)과 협업한 '뮤직 스튜디오(Music Studio)' 스피커 시리즈를 공개했다. 부울렉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원과 점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스피커는 소리가 멈추면 잊혀지지만, 뮤직 스튜디오는 침묵 속에서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라고 디자인 철학을 설명했다. 스포티파이(Spotify)와 협업해 버튼 하나로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는 '인스턴트 뮤직 플레이(Instant Music Play)' 기능도 탑재됐다. K-팝 플레이리스트가 이 기능에 포함된다면, 전 세계 삼성 뮤직 스튜디오 사용자가 버튼 하나로 K-팝을 들을 수 있게 되는 셈이었다.

프라빈 라자(Dr. Pravin Raja) 디지털헬스 부사장은 삼성의 '인텔리전트 케어(Intelligent Care)' 비전을 발표했다. "기술은 수십 년간 반응적(Reactive)이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서야 대응했죠. 이제 삼성은 케어를 재정의합니다. 반응적 케어에서 선제적 케어(Proactive Care)로, 파편화된 경험에서 통합 인텔리전스로, 문제 대응에서 예측과 예방으로"라고 설명했다. 헬스케어와 엔터테인먼트의 융합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PART 2. CES 언베일드: 새로운 스크린, 새로운 콘텐츠 소비

1월 5일 저녁, 만달레이 베이 쇼룸에서 열린 'CES 언베일드'에는 약 4,000명의 미디어 관계자와 수백 개의 전시 업체가 참여했다. CNET은 라이브 블로그를 통해 "로봇 강아지, AI, 웨어러블 기술이 CES 미디어 프리뷰에 전시됐다"고 보도했다. 이 행사에서 공개된 제품들은 콘텐츠가 소비되는 새로운 형태를 예고하고 있었다.

디스플레이 글래스: 개인 몰입형 스크린의 등장

디스플레이 글래스 기업 엑스리얼(Xreal)은 '엑스리얼 1S(Xreal 1S)'를 450달러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전작 엑스리얼 원 프로(649달러) 대비 저렴해졌으면서도 52도 시야각(FOV), 1,200픽셀 해상도, 700니트 밝기로 성능은 향상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100달러 '네오(Neo) 독'을 통해 닌텐도 스위치 2(Nintendo Switch 2)와 직접 연결이 가능해졌다는 것이었다.

CNET의 스콧 스타인(Scott Stein) 기자는 직접 체험 후 "마리오 카트 월드, 동키콩 바난자, 커비 에어 라이더스가 마이크로 OLED에서 환상적으로 보인다. 작은 홈시어터에서 게임하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디스플레이 글라스는 비행기, 기차, 카페 등 어디서든 대형 스크린 경험을 개인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콘텐츠 유통 채널이 될 수 있었다. K-팝 VR 콘서트, K-드라마 XR 버전 등 몰입형 콘텐츠의 가능성이 열린 셈이었다.

이동식 TV와 로봇: 콘텐츠 소비 환경의 확장

하이센스(Hisense)가 공개한 'S6 팔로우미(FollowMe)'는 또 다른 형태의 변화를 보여줬다. 바퀴 달린 32인치 이동식 스마트 디스플레이로, 4K 화면에 원거리 마이크, 내장 카메라까지 탑재해 영상 스트리밍, 화상통화, 인터넷 브라우징이 가능했다. TV가 거실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집 안 어디든 따라다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주방에서 요리하며 K-드라마를, 침실에서 운동하며 K-팝 영상을, 발코니에서 K-예능을 시청하는 '유비쿼터스 콘텐츠 소비'가 현실이 됐다.

LG전자는 AI 기반 가사 도우미 로봇 '클로이드(CLOi)'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빨래 개기, 식기세척기 비우기, 요리 보조 등 복잡한 가사 작업을 수행했다. 청소만 담당하는 기존 로봇 청소기와 달리 다목적 가사 로봇으로, 가사 로봇이 보편화되면 소비자의 여가 시간이 늘어나 콘텐츠 소비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AI 반려와 장수 기술: 새로운 콘텐츠 소비자

톰봇(Tombot)은 실제 강아지처럼 반응하는 로봇 반려견을 전시했다. 특히 치매 노인이나 반려동물을 키우기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을 위해 설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훨씬 개선된 모델이다.

1990년대 다마고치(Tamagotchi)의 정신적 후계자인 '스위카(Sweekar)'도 공개됐다. 귀가 달린 알 모양의 이 기기는 AI 기반으로 사용자가 돌볼수록 물리적으로 껍질이 갈라지며 성장했다. CNET의 케이티 콜린스(Katie Collins) 기자는 "어린 시절 키웠던 다마고치의 첫 번째 진정한 후계자"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AI 반려 제품은 K-IP(카카오프렌즈, BT21 등)를 활용한 캐릭터 로봇 상품화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프랑스 헬스테크 기업 위딩스(Withings)가 공개한 '바디 스캔 2(Body Scan 2)'는 60개의 바이오마커를 측정해 고혈압, 당뇨병 전 단계 등의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는 '가정용 장수 스테이션'이었다(가격 600달러, 2026년 2분기 출시 예정).

이는 CTA가 제시한 '장수(Longevity)' 메가트렌드를 대표하는 제품이었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사는 시니어층이 새로운 콘텐츠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었고, K-트로트의 글로벌 확산, 시니어 타겟 예능의 성장이 이러한 트렌드와 맞물려 있었다.

[ CES 언베일드 2026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요 제품 ]

제품명

기업

카테고리

핵심 특징

엔터테인먼트 시사점

엑스리얼 1S

엑스리얼

디스플레이 글라스

$450, 스위치2 연동

몰입형 개인 시청

팔로우미 TV

하이센스

이동식 디스플레이

바퀴 달린 32인치 4K

유비쿼터스 시청

클로이드(CLOi)

LG전자

가사 로봇

빨래, 요리, 식기세척

여가 시간 증가

톰봇

톰봇

반려 로봇

치매 환자용 로봇 강아지

K-IP 로봇 가능성

스위카

-

AI 가상 펫

성장하는 다마고치

캐릭터 로봇 상품화

바디 스캔 2

위딩스

헬스테크

60개 바이오마커

시니어 콘텐츠 시장

PART 3. CTA 테크 트렌드 2026: 비디오의 미래

같은 날 만달레이 베이에서 열린 CTA의 '2026 테크 트렌드 투 워치' 프레젠테이션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방향을 더욱 명확하게 제시했다. 브라이언 코미스키(Brian Comiskey) 혁신·트렌드 담당 시니어 디렉터와 멜리사 해리슨(Melissa Harrison) 커뮤니케이션·마케팅 부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 소프트웨어·서비스가 하드웨어를 앞서다

해리슨 부사장은 먼저 시장 전체 그림을 그렸다. CTA와 NIQ 공동 조사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소비자 기술 시장은 약 1조 2,900억 달러 규모였다. 미국 시장은 5,6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7% 성장할 전망이었다. 주목할 점은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이 1,940억 달러(+4.2%)로 하드웨어(+3.4%)를 앞서고 있다는 것이었다.

[ 2026년 미국 소비자 기술 시장 전망 ]

구분

2025년

2026년

성장률

소프트웨어/서비스

$1,860억

$1,940억

+4.2%

하드웨어

$3,590억

$3,710억

+3.4%

합계

$5,450억

$5,650억

+3.7%

"팬데믹 이후 긴 교체 주기에 들어서면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구독자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스트리밍, 특히 광고 기반 스트리밍의 부상으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가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해리슨 부사장의 분석이었다. 콘텐츠와 서비스가 디바이스보다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은 K-콘텐츠 제작사와 플랫폼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의미했다.

3대 메가트렌드: 지능형 전환, 장수, 내일의 설계

코미스키 디렉터는 CES 2026을 관통하는 3대 메가트렌드를 제시했다.

[ CES 2026 3대 메가트렌드 ]

메가트렌드

키워드

설명

엔터테인먼트 연관성

1. 지능형 전환

Intelligent Transformation

AI가 모든 디바이스·서비스의 기반

콘텐츠 개인화, AI 제작

2. 장수

Longevity

더 길고 건강한 삶 지원 기술

시니어 콘텐츠 시장 성장

3. 내일의 설계

Engineering Tomorrow

에너지, 모빌리티, 인프라 혁신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비디오의 미래 1: 광고 기반 스트리밍이 성장 엔진

코미스키 디렉터는 '비디오의 미래(The Future of Video)'를 주제로 세 가지 핵심 트렌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의 부상이었다.

"우리가 보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Ad-Supported Streaming)이 산업의 주요 성장 엔진이 됐다는 것입니다. CES에서는 더 나은 타겟팅, 개선된 측정, 더 정교한 커넥티드 TV 광고 관련 혁신을 대거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발언은 K-콘텐츠 산업에 직접적인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구독 피로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AVOD(광고 기반 주문형 비디오)와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채널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었다. Pluto TV, Tubi, Samsung TV Plus, LG Channels 등 FAST 플랫폼에 K-드라마, K-예능 전용 채널을 론칭하는 것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됐음을 의미했다.

비디오의 미래 2: 숏폼의 독립 카테고리화

두 번째 트렌드는 숏폼 콘텐츠의 진화였다. 코미스키 디렉터의 분석은 명쾌했다.

"숏폼 비디오 콘텐츠가 시청자가 즐기는 콘텐츠를 발견하고 참여하는 방식을 계속 정의하고 있습니다. 숏폼은 단순히 롱폼 스트리밍의 보완재가 아닙니다. 그것은 퍼널이자, 테스트 그라운드이며, 점점 독립적인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가 되고 있습니다."

해리슨 부사장은 구체적인 사례를 덧붙였다. "인스타그램 릴스가 아마존 파이어 TV에 'Instagram for TV'라는 새로운 전용 앱을 통해 우리 거실로 들어옵니다. 이것은 생태계의 거대한 변화입니다." 숏폼이 더 이상 모바일 전용 콘텐츠가 아니라 대형 스크린에서도 소비되기 시작한다는 의미였다. K-콘텐츠 제작사들이 TikTok, YouTube Shorts, Instagram Reels를 단순 홍보 채널이 아닌 독립적인 콘텐츠 플랫폼으로 활용해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

비디오의 미래 3: AI 제작과 오스카의 YouTube 이동

세 번째 트렌드는 AI가 이끄는 제작 혁명이었다. 코미스키 디렉터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AI가 비디오 제작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자동화된 편집과 현지화부터 버추얼 프로덕션과 생성형 콘텐츠 제작까지, AI는 창작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AI 더빙, AI 자막 생성, AI 편집 도구의 발전은 K-콘텐츠의 글로벌 현지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태국어 등 다국어 버전을 빠르게 제작해 더 많은 시장에 더 빨리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가장 상징적인 발표는 따로 있었다. 2029년 오스카 시상식이 YouTube로 이동한다는 소식이었다. 할리우드 최고 권위의 시상식이 전통 방송 채널을 떠나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간다는 것은 전통 미디어와 디지털의 경계가 완전히 붕괴됐음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K-콘텐츠 산업도 '방송 우선'에서 '디지털 네이티브' 전략으로의 전환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피지컬 AI: 로보틱 혁명과 엔터테인먼트

코미스키 디렉터는 CES 2026의 또 다른 화두인 '피지컬 AI(Physical AI)'를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했다: 휴머노이드(Humanoids), 고급 모델(Advanced Models), 자율주행차(Autonomous Vehicles).

[ CES 2026 피지컬 AI 주요 전시 기업 ]

기업명

분야

설명

엔터테인먼트 연관성

지멘스(Siemens)

산업 AI

물리적 AI 디지털 트윈, CEO 키노트

가상 세트, 메타버스

마음AI(Maum.ai)

버티컬 AI

바리스타 로봇, 디지털 휴먼

K-팝 버추얼 아이돌

사운드하운드 AI

에이전틱 AI

음성 AI 기반 드라이브스루

음성 인터페이스

유니트리(Unitree)

휴머노이드

사족/이족보행 로봇

콘서트 퍼포먼스

리치테크 로보틱스

서비스 로봇

호스피탈리티→헬스케어 확장

테마파크 안내 로봇

샤르파(Sharpa)

로봇 핸드

인간형 손/팔 동작 구현

위험 장면 스턴트

한국의 마음AI(Maum.ai)가 CES 2026에서 선보인 바리스타 로봇과 디지털 휴먼 기술은 한국 AI 로보틱스의 글로벌 데뷔를 알렸다. 이 기술은 K-팝 버추얼 아이돌, 드라마 캐릭터 AI 컴패니언, 테마파크 캐릭터 로봇으로 확장될 수 있었다. 한국의 AI·로보틱스 기술과 K-콘텐츠 IP의 결합은 새로운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창출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자율주행차도 새로운 콘텐츠 소비 공간으로 부상했다. 해리슨 부사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Waymo 자율주행차를 직접 탑승한 경험을 공유했다. "지난 가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서 Waymo를 탔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이건 더 이상 이론이 아니라 도로 위의 현실입니다. 교차로 협상, 보행자와 자전거 탐지, 복잡한 도시 환경에서의 정밀한 대응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자율주행이 현실화되면 운전에서 해방된 탑승자가 차량 내에서 영화, 드라마,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온다.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와 자동차 제조사와의 K-콘텐츠 파트너십이 새로운 유통 채널이 될 수 있었다.

PART 4. K-콘텐츠 산업 전략적 시사점

CES 2026이 제시한 기술 트렌드를 바탕으로, K-콘텐츠 산업이 취해야 할 전략적 방향을 정리했다.

삼성 생태계 활용 전략

첫째, 비전 AI 컴패니언(VAC) 콘텐츠 연동이 필요했다. 삼성 TV의 VAC이 K-드라마 시청 중 출연 배우 정보, 촬영지, OST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 K-콘텐츠 제작사는 메타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이러한 AI 기능과의 연동을 준비해야 했다. 둘째, HDR10+ 어드밴스드와 이클립사 오디오 대응이 요구됐다. 삼성이 Amazon Prime Video, YouTube와 협력해 도입하는 차세대 화질·음향 기술에 K-콘텐츠도 대응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셋째, 스마트씽스 생태계 연계를 고려해야 했다. 4억 3천만 사용자의 스마트씽스 생태계는 K-콘텐츠의 새로운 유통 채널이 될 수 있었다. 냉장고 스크린, 이동식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화면에서 K-콘텐츠가 어떻게 소비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AVOD/FAST 채널 전략

광고 기반 스트리밍(AVOD)이 성장 엔진이 된 상황에서, K-콘텐츠의 글로벌 FAST 채널 전략은 더욱 중요해졌다. Pluto TV, Tubi, Samsung TV Plus, LG Channels 등에서 K-콘텐츠 전용 채널 론칭을 가속화해야 했다. 구독 피로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무료 + 광고'로 접근성을 높이고, 광고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

숏폼-롱폼 연계 전략

숏폼이 '독립적인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가 된 만큼, TikTok, YouTube Shorts, Instagram Reels를 통한 K-콘텐츠 마케팅과 본편 간의 유기적 연결이 중요해졌다. 특히 Instagram Reels가 TV 앱으로 진출한다는 것은 숏폼이 대형 스크린에서도 소비된다는 의미였다. K-숏폼 콘텐츠도 대형 스크린 시청을 고려한 제작이 필요해졌다.

AI 제작 도구 도입

자동화된 편집, AI 더빙, 실시간 자막 생성 도구를 적극 도입해 K-콘텐츠의 글로벌 현지화 속도를 높여야 했다.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태국어 등 다국어 버전을 빠르게 제작해 더 많은 시장에 더 빨리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또한 AI 편집 도구를 활용해 예고편, 하이라이트, 숏폼 클립 제작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새로운 스크린과 피지컬 AI 대응

디스플레이 글라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K-팝 VR 콘서트, K-드라마 XR 버전 제작을 검토할 시점이 됐다.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와 자율주행차가 새로운 콘텐츠 소비 공간으로 부상하면서, 자동차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K-콘텐츠 유통 채널을 확보해야 했다. 마음AI처럼 한국의 AI 로보틱스 기업과 K-콘텐츠의 결합은 테마파크, 공연장, 팬미팅 등에서 새로운 경험을 창출할 수 있었다. K-IP를 활용한 캐릭터 로봇 상품화 가능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

결론: 'AI 리빙' 시대, K-콘텐츠의 새로운 기회

CES 2026은 기술 산업이 '디지털 전환'에서 '지능형 전환'으로 본격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삼성전자가 선언한 'AI 리빙의 동반자' 비전은 TV, 가전, 모바일이 AI로 연결되어 콘텐츠 소비 환경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점에서 CES 2026의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스크린이 다양해지고 있었다. TV, 냉장고, 이동식 디스플레이, 스마트 글라스, 차량 내 스크린까지 콘텐츠가 소비되는 화면이 확장됐다.

둘째, AI가 콘텐츠 소비를 개인화했다. 비전 AI 컴패니언이 시청 맥락을 이해하고 맞춤형 경험을 제공했다.

셋째, 광고 기반 스트리밍이 성장 엔진이 됐다. FAST 채널 전략이 필수가 됐다.

넷째, 숏폼이 독립 카테고리로 성장했다. TV 앱으로까지 진출하며 대형 스크린에서의 숏폼 소비가 시작됐다.

다섯째, 피지컬 AI가 새로운 경험을 창출했다. 로봇, XR, 자율주행차가 엔터테인먼트와 융합되고 있었다.

K-콘텐츠 산업이 이 거대한 전환기를 성공적으로 항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기술 트렌드에 대한 깊은 이해, AI 제작 도구의 적극적 도입, 글로벌 플랫폼 및 디바이스 제조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적이다. CES 2026이 제시한 기술 트렌드는 향후 3~5년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쟁 지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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