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6]생성 AI, '있으면 좋은 것'에서 '필수 인프라'로”
-AI로 생산성과 창의성, 효율성 등을 갖춘 9개 기업 소개
-인간 직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더 많은 인원으로 훨씬 더 많은 일을 하는 것
-CES2026도 AI의 활용에 주목/1월 7일 '넥스트 K웨이브 엔터테크' 포럼(시저스 팰리스 오후 2시 30분)
2025년, 생성 AI(Generative AI)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비즈니스와 마케팅 인프라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일부 기업은 AI를 애드테크(AdTech)와 미디어 스택에 통합했고, 다른 기업들은 이를 크리에이티브 엔진으로 활용해 오래된 캠페인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한 기업은 AI 마케팅 모멘텀을 타고 대형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시켰으며, 여러 기업이 오픈AI(OpenAI)를 포함한 주요 AI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할리우드에서 일어났다. 12월 디즈니(Disney)가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200개 이상의 캐릭터 라이선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AI 스타트업을 차단하던 메이저 스튜디오가 본격적인 협력 국면으로 전환한 역사적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CES2026도 이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AI 전문 스테이지(Foundry)가 만들어진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동화에 올인하는 것의 '인적 비용(human cost)'에 대한 불편한 질문도 뒤따랐다. 코카콜라(Coca-Cola)부터 클라르나(Klarna), 유니레버(Unilever), 듀오링고(Duolingo), 인튜이트(Intuit)에 이르기까지, 2025년 AI 혁신을 실질적 성과로 전환한 9개 기업의 전략을 애드위크(Adweek)의 분석을 바탕으로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1. 유니레버(Unilever): 디지털 트윈으로 콘텐츠 제작 비용 87% 절감
유니레버(Unilever)는 2025년에도 생성 AI를 마케팅과 콘텐츠 운영의 핵심 인프라로 삼으면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전략을 전사 수준으로 확장하고 있다.
에시 에글스턴 브레이시(Esi Eggleston Bracey) 최고 성장 및 마케팅 책임자(Chief Growth and Marketing Officer)는 엔비디아(NVIDIA) 옴니버스(Omniverse) 기반 워크플로를 도입해 도브(Dove), 바셀린(Vaseline), 트레젬메(TRESemmé) 등 주요 브랜드의 제품 이미지를 실제와 동일한 디지털 복제본으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윈은 한 개의 3D·디지털 객체 안에 제품별 변형, 라벨, 패키징, 언어 버전을 모두 담은 파일로, 이를 통해 유니레버는 TV·디지털·이커머스 채널용 제품 이미지를 AI로 즉시 생성·조합할 수 있게 됐다. 중복 촬영과 리터칭 작업이 사라지면서 이미지 제작 속도는 2배 빨라지고,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브레이시는 “예전에는 느리고 복잡했던 촬영·제작 과정을 하나의 마케팅 시스템으로 전환했다”며, “이제 팀은 반복 작업 대신 더 큰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숫자 성과도 뚜렷하다. 트레젬메 태국(TRESemmé Thailand) 캠페인에서는 콘텐츠 제작 비용이 87% 감소하고, 제작 속도는 2배 빨라졌으며, 구매 의향(purchase intent)이 5% 상승한 것으로 보고됐다. 뷰티 앤 웰빙(Beauty & Wellbeing) 사업부 기준으로는 최대 55% 비용 절감, 65% 제작 시간 단축, 클릭률 2배, 주목 시간 3배 증가 등 지표 개선이 확인됐다.
핵심 성과:
- 트레젬메 태국 캠페인: 콘텐츠 제작 비용 87% 감소, 제작 속도 2배, 구매 의향 5% 상승
- 뷰티 앤 웰빙 사업부: 최대 55% 비용 절감, 65% 제작 시간 단축, 클릭률 2배, 주목 시간 3배 증가
“기적의 성과”처럼 보이지만, 구조를 뜯어보면 비교적 명확한 이유가 있다. 유니레버는 트레젬메를 포함한 뷰티 브랜드들의 광고 제작 방식을 전통적인 스튜디오 촬영에서 디지털 트윈과 생성 AI 기반 워크플로로 전환했다.
물리 촬영을 줄이면서 스튜디오 대관, 세트·조명, 인력, 후반 작업 비용이 크게 감소했고, 한 번 만든 3D 제품 모델과 장면 템플릿을 여러 캠페인·여러 국가에서 반복 활용하면서 ‘한 번 투자해 여러 번 뽑아 쓰는’ 규모의 경제가 발생했다.
동시에, 동일 예산으로 훨씬 많은 크리에이티브 버전을 생산해 디지털 플랫폼에서 A/B 테스트를 돌릴 수 있게 되면서, 알고리즘이 반응이 좋은 조합을 더 빠르게 찾아낸 것도 지표 개선의 핵심 요인이다. 시장·언어·헤어 타입·사용 상황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이미지와 카피를 대량으로 제작해 노출하다 보니, 이용자 입장에서는 “나한테 맞는 광고”처럼 느껴질 가능성이 커지고, 그 결과로 클릭률과 주목 시간, 구매 의향까지 함께 끌어올리는 선순환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유니레버는 마케팅·R&D·공급망 등 전사적으로 500개가 넘는 AI 애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이며, 이는 도브, 바셀린, 액스(Axe), 헬만즈(Hellmann’s) 등 핵심 ‘슈피리어 브랜드(Superior Brands)’ 성장을 위한 ‘2030 성장 액션 플랜(Growth Action Plan 2030)’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그룹 차원에서는 C-레벨 리더십도 재편 중이다. 2025년 상반기 발표 기준, 페르난도 페르난데즈(Fernando Fernandez)가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서며 미디어·마케팅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고, 소셜 채널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중을 크게 늘리겠다는 방향성이 제시된 상태다

2. 마텔(Mattel): 오픈AI와 손잡고 완구 산업의 AI 미래 준비
핫휠(Hot Wheels)과 바비(Barbie)로 대표되는 글로벌 완구 기업 마텔(Mattel)은 2025년 6월, 오픈AI(Open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 체결하며 완구 산업의 AI 전환을 본격화했다. 양측은 2024년부터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계약으로 마텔은 챗GPT 엔터프라이즈(ChatGPT Enterprise)를 포함한 오픈AI의 최신 생성형 AI 모델과 도구에 대한 우선·확대 접근 권한을 확보했다.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 브래드 라이트캡(Brad Lightcap)은 “마텔은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생산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전사적 수준의 변혁을 이끌 수 있는 첨단 AI 역량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마텔 최고 프랜차이즈 책임자(Chief Franchise Officer) 조쉬 실버만(Josh Silverman)은 “각 제품과 경험은 팬에게 영감을 주고, 플레이를 통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은 새로운 형태의 놀이와 스토리텔링을 재설계하고, 마텔의 혁신 리더십을 강화하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이번 거래의 중요한 포인트는 마텔의 지적재산권(IP)을 오픈AI에 직접 라이선스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마텔은 바비·핫휠 등 자사 IP에 대한 창작·활용 통제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적으로 AI를 설계·적용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설계했다. 이는 최근 론 하워드(Ron Howard), 신시아 에리보(Cynthia Erivo) 등 할리우드 크리에이터들이 오픈AI·구글의 저작권 콘텐츠 학습 방식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맥락에서, “IP 오너십은 지키되 AI는 적극 활용하는” 절충형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다시 말해, 오픈AI는 마텔의 기존 스토리·캐릭터·콘텐츠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거나, 마텔 IP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콘텐츠를 제작·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 않는다. 대신 마텔 내부 직원들이 오픈AI의 모델을 활용해 완구·콘텐츠 기획, 세계관·스토리 브레인스토밍, 마케팅 카피와 팬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 등에서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협력이 설계됐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최종적으로 마텔이 검토·편집해 자사 IP에 통합하며, 그 저작권과 통제권 역시 마텔이 보유한다.
주목할 점: 마텔은 바비·핫휠 등 자사 IP에 대한 창작·활용 통제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적으로 AI를 설계·적용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설계했다. 이는 "IP 오너십은 지키되 AI는 적극 활용하는" 절충형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감독·배우·작가들이 “AI 기업들이 저작권 콘텐츠를 무단 학습하고 있다”고 반발하는 가운데, 마텔의 선택은 IP 소유권을 외부에 내주지 않으면서도 AI를 조직의 핵심 인프라로 받아들이는 하나의 대안적 모델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레거시 IP 기업이 취할 수 있는 보수적이지만 현실적인 AI 협력 방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마텔과 오픈AI의 첫 번째 협업 결과물은 연내(2026)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약간 미뤄졌다. 현재 구체적 제품·서비스 형태는 아직 비공개다. 다만 마텔은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전사적으로 도입해 △완구·콘텐츠 개발 과정의 아이데이션 및 콘셉트 설계, △스토리텔링·세계관 확장, △소비자 인사이트 분석 및 커뮤니케이션 최적화 등에서 AI를 ‘배수 효과(force multiplier)’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산업적 관점에서 이번 파트너십은 레거시 완구 제조사가 생성 AI를 통해 ‘IP 기반 플레이·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스스로를 재정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IP 중심 프랜차이즈가 게임·스트리밍·모바일 앱 등 테크 기반 엔터테인먼트와 경쟁해야 하는 시장 환경에서, 마텔은 AI를 활용해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팬 경험을 다채롭게 만들며, 장난감–콘텐츠–디지털 서비스를 하나의 프랜차이즈 체계로 통합하려는 방향성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런 방향성은 밉컴 무대에서 더 분명해졌다. 마텔은 2025년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밉컴에서 마텔 스튜디오 사장 겸 최고콘텐츠책임자 로비 브레너(Robbie Brenner)와 최고프랜차이즈책임자 조시 실버맨(Josh Silverman)을 전면에 내세워, 자사를 “토이 메이커를 넘어선 IP·프랜차이즈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바비, 핫휠, UNO, 폴리 포켓 등 핵심 브랜드를 각각의 완구 라인이 아니라, 영화·시리즈, 게임, 라이브 이벤트, 라이선싱, 디지털 경험을 아우르는 장기 프랜차이즈 자산으로 운영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밉컴 키노트에서 브레너와 실버맨은 “마텔은 더 이상 장난감을 파는 회사에 머무르지 않고, 아이들과 가족에게 지속적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IP 파워하우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AI와의 협업은 이 전략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축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새로운 놀이 방식을 빠르게 실험하고, 글로벌 팬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브랜드와 세계관을 우선적으로 확장할지 결정하는 실험실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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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듀오링고(Duolingo): 'AI 퍼스트' 전략의 성과와 논쟁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Duolingo)는 4월 공식 사내 메모를 통해 회사를 ‘AI 퍼스트(AI-first)’ 조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 공동창업자 겸 CEO는 “AI는 이미 우리의 업무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것은 ‘만약(if)’이나 ‘언제(when)’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현재 진행 중인 변화”라며, 2012년 모바일 퍼스트 결정이 2013년 애플 ‘올해의 아이폰 앱’ 선정과 이후 성장의 기반이 되었듯, 이번 AI 퍼스트 전략도 비슷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폰 안은 “AI는 단순한 생산성 도구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방대한 양의 학습 콘텐츠가 필요하지만, 기존처럼 에디터와 출제진이 하나하나 만드는 방식으로는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없이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과목을 가르치려면 수십 년이 걸리겠지만, 생성 AI를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최고 수준 인간 튜터’에 근접한 경험을 대규모로 제공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간을 위해 설계된 기존 시스템을 조금씩 손보는 식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많은 경우 아예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도 했다.
핵심 성과:
- 같은 인원으로 4~5배 더 많은 콘텐츠 생산
- AI 생성 콘텐츠: 2021년 425개 → 2024년 약 7,500개
- 2분기 매출 2억 5,230만 달러 (시장 예상치 상회)
- 정규직 해고 제로 (AI 퍼스트 발표 5개월 후 기준)
AI 퍼스트 전환을 위한 구체적 정책도 함께 발표됐다.
폰 안은 메모에서 △AI로 처리 가능한 업무에는 계약직 사용을 점진적으로 중단하고,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AI 활용 능력을 평가하며, △성과 평가 항목에도 AI 활용도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팀이 더 이상 업무를 자동화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경우에만 신규 인력 충원을 승인하고, 대부분의 기능 조직에 대해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AI 관련 이니셔티브”를 갖도록 요구했다.
이 같은 방향성은 곧바로 “AI로 사람을 대체하려는 선언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왔다. 폰 안은 후속 인터뷰와 추가 메모에서 “듀오링고는 직원들을 깊이 배려하는 회사로 남을 것이며, 이번 전략은 ‘듀오(Duo, 직원 애칭)를 AI로 교체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이미 함께 일하는 인재들이 더 많은 가치를 낼 수 있도록 병목을 제거하겠다는 의미”라고 재차 설명했다. 회사는 정규직 기준으로는 감원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고, 내부 AI 교육과 멘토십, 실무 도구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관측자들 사이에서는 “결국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지만, 5개월이 지난 9월 기준으로 듀오링고는 정규직 해고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폰 안은 9월 17일 패스트컴퍼니 혁신 페스티벌(Fast Company Innovation Festival 2025)에서 “같은 인원으로 같은 시간에 4~5배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공개했고, CNBC 인터뷰에서도 “여전히 컴퓨터가 올바른 일을 하도록 지시하는 인간이 필요하지만, 각 개인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양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AI 자동화는 특히 언어·수학·음악·체스 레슨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듀오링고는 4월 발표에 따라 반복·번역 업무를 담당하던 일부 계약직 인력을 줄이는 대신, 정규직은 2009년 창업 이후 단 한 번도 구조조정한 적이 없으며, AI 퍼스트 발표 이후 오히려 정규직 수가 늘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생산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1년 425개에 불과했던 AI 생성 콘텐츠가 2024년에는 약 7,500개까지 늘어나, AI 도입이 실제 서비스를 채우는 학습 코스 양을 획기적으로 늘렸다는 것이다.

폰 안은 “목표는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니다. 목표는 인간 직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더 많은 인원으로 훨씬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는 8월 CNBC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많은 사람을 해고하고 싶지 않다. 우리 엔지니어들이 더 빠르게 혁신하고 더 생산적이 되길 원한다. 그것이 경쟁 우위를 만든다”고 밝힌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 CEO 척 로빈스(Chuck Robbins)의 발언과도 맥이 닿는다.
AI 투자는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9월 기준 시가총액 약 127억 달러 수준의 듀오링고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매출 2억 5,23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10.1억~10.2억 달러로 상향조정 했다. 이는 연초 제시했던 9.87억~9.96억 달러 수준 전망치에서 상향된 것으로, 회사는 “AI 기반 신규 과목(체스·수학·음악)과 구독·광고 매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들었다.
대표적인 AI 퍼스트 프로젝트로는 사용자가 화상 통화를 통해 회화 연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AI 회화 에이전트 ‘릴리(Lily)’, 디자이너와 프로덕트 매니저의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실험에서 출발한 체스 레슨 콘텐츠, 그리고 앱 내 AI 기반 스토리·연습 문제 생성 기능 등이 꼽힌다. 폰 안은 “AI 덕분에 비디오 콜처럼 예전에 기술·리소스 제약 때문에 만들 수 없었던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AI를 단순 자동화 수단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러닝 경험을 여는 엔진으로 정의했다.
콘텐츠 외에도 듀오링고는 ‘듀오링고 애즈(Duolingo Ads)’를 구축해 광고 기술 스택을 인하우스로 가져오면서, 약 5,000만 명에 달하는 일일 활성 사용자(DAU)에 직접 접근하고자 하는 브랜드들에게 새로운 접점을 제공하고 있다. ADWEEK 등에 따르면, 듀오링고는 자사 캐릭터와 IP, 그리고 AI 기반 크리에이티브를 결합해 광고주에게 보다 정밀한 타겟팅과 고유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광고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4. 클라르나(Klarna): AI로 IPO까지 달성한 핀테크의 성공 사례
200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설립된 클라르나(Klarna)에게 ‘선구매 후결제(BNPL, Buy Now Pay Later)’를 중심으로 결제·대출·쇼핑 경험을 통합한 글로벌 핀테크 플랫폼이다. 온라인 결제 스타트업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45개국 이상에서 1억 명이 넘는 소비자와 수십만 개 가맹점을 연결하는 대형 소비자 금융·커머스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5년 9월 11일, 클라르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침체됐던 글로벌 핀테크 IPO 시장에 다시 불을 붙인 대표 사례가 되었다. 상장 첫날 주가는 약 15% 상승했고, 시장은 이 BNPL 기업에 약 150억~200억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부여했다.
약 20년 전 설립된 클라르나는 결제 도구를 활용한 거래 수수료, 장기 대출 이자, 연체료 등 다층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으며, 2019년에야 미국에 진출했음에도 약 1억 1,100만 명의 고객과 약 79만 개 가맹점을 확보했다. 2025년 6월 30일 기준 직전 12개월에는 약 1,12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며, 글로벌 BNPL 시장에서 확고한 존재감을 증명했다.

AI는 클라르나 성장 전략의 중심축이다. CMO 데이비드 샌드스트롬(David Sandstrom)은 ADWEEK 인터뷰에서 “처음 AI를 도입했을 때는 솔직히 ‘파티 트릭(Party Trick)’에 가까웠다”고 회상하며, “2025년에 이르러 AI는 클라르나의 일상 업무 중심에 있으며, 고객 리뷰 분석부터 광고 캠페인 설계, 크리에이티브 제작까지 사실상 모든 프로세스를 구동하는 코어 엔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전사 워크플로우에 깊게 내장되면서 직원 1인당 약 100만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생산성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케팅 지출은 전년 대비 약 11~12% 감소했고, 외부 에이전시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졌으며, AI 기반 콘텐츠 생산 도입 이후 마케팅 자산 산출량은 기존 대비 최대 600%까지 증가했다.
클라르나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 구글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나노 바나나(Nano Banana), 제미나이(Gemini), 베오 3(Veo 3) 등 생성형·멀티모달 AI 도구를 적극 도입했다. 이들 도구는 대규모 고객 리뷰·거래 데이터 분석, 카피·이미지·영상 제작 자동화, 개인화 캠페인 설계 등에 활용되며, 대행사 중심이던 기존 마케팅 모델을 ‘인하우스 AI 스튜디오’ 모델로 전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흥미로운 점은, 글로벌 핀테크 업계가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동안 클라르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프로덕트 매니저 등 AI 중심 역할을 계속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샌드스트롬은 마케팅팀 일부 감축이 AI 역량 고도화 덕분임을 인정하면서도, “AI를 선도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 아래 핵심 AI 인력은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핵심 성과:
- 직원 1인당 약 100만 달러 매출 창출 생산성 기반 확보
- 마케팅 지출 전년 대비 약 11~12% 감소
- AI 기반 콘텐츠 생산 도입 후 마케팅 자산 산출량 최대 600% 증가
제품·경험 측면에서도 AI는 차별화의 핵심 수단이다. 클라르나는 사용자를 대신해 제품을 찾고, 리뷰·가격·프로모션을 비교하고, 최종 구매와 결제 옵션 설정까지 지원하는 AI 기반 쇼핑 어시스턴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 어시스턴트는 방대한 고객 리뷰와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하고, BNPL 옵션을 자연스럽게 결제 플로우에 녹여, 단순한 “결제 버튼”이 아닌 쇼핑 동반자로서의 포지셔닝을 강화한다.
이렇게 AI를 ‘마케팅 효율화 도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모델을 재설계하는 레벨까지 끌어올린 점이 클라르나 사례의 핵심이다.
물론 도전 과제도 존재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클라르나는 결제 규모 기준으로 어펌(Affirm)에 약 40억 달러 정도 뒤처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MARKETER 애널리스트 캐서린 스미스(Katherine Smith)는 클라르나가 미국에서 BNPL 기능이 탑재된 직불카드 출시를 지연한 것이 ‘결정적 실수’였다고 분석한다.
어펌은 이미 2년 전에 BNPL 직불카드를 출시해, 2024년 4분기 매장 내 지출이 187% 급증하는 등 오프라인 결제 영역에서 강력한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클라르나는 2025년 6월이 되어서야 미국에서 자체 직불카드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7월 이후 11주 만에 100만 명에 달하는 고객이 클라르나 카드를 발급받으며 빠르게 추격에 나섰다.
글로벌 관점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클라르나는 253억 달러 수준의 총 거래액(GMV)으로, 약 104억 달러 수준의 어펌을 두 배 이상 앞서며 여전히 세계 최대 BNPL 플레이어 중 하나로 평가된다. 월마트(Walmart), 도어대시(DoorDash), 이베이(eBay)와 같은 대형 리테일·플랫폼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북미·유럽·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 옴니채널 결제·쇼핑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샌드스트롬은 경쟁 핀테크들이 “남성적이고 거래 중심적인” 메시지를 사용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클라르나는 여성 고객에 공감하는 소비자 친화적·감성 지향 브랜드를 지향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브랜드 전략은 ‘신뢰·안정·친근함’을 강조하는 크리에이티브와 결합되어, 가격·수수료 경쟁을 넘어 정서적 관계 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클라르나는 2026년을 향해 AI 활용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는 AI로 자동화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복잡한 고객 상담, 크레딧 디시전, 파트너 협상과 같은 고부가가치 상호작용은 인간이 주도하는 ‘AI+휴먼’ 하이브리드 모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26개 시장, 35개 이상의 언어로 마케팅·서비스를 로컬라이징하고, 광고·개인 재무 관리 등 인접 영역으로 확장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샌드스트롬은 “클라르나에서 AI를 선도하고, AI 개발을 직접 이끌겠다는 야망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하며, AI를 통해 단순한 BNPL 스타트업을 넘어 글로벌 소비자 금융·커머스 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 칼리BBQ(CaliBBQ): 소규모 외식 브랜드의 창의적 AI 활용
캘리포니아 바비큐 체인 칼리BBQ(CaliBBQ)에 전화를 걸어 립을 주문하면, 이제는 레스토랑 오너 숀 월체프(Shawn Walchef)가 아닌 그의 목소리·화법을 학습한 AI 에이전트 ‘숀(Shawn)’이 주문을 받아 준다. 2025년 아버지의 날(Father's Day)을 앞두고 칼리BBQ는 기존 전화 상담원 대신 AI 스타트업 팔로나(Palona)의 ‘레스토랑 AI(Restaurant AI)’ 기술로 구현한 숀 AI를 실전에 투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음성 에이전트는 월체프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레스토랑 인플루언서스(Restaurant Influencers)’와 칼리BBQ의 전체 메뉴·브랜드 톤을 학습해, 실제 오너처럼 메뉴를 설명하고 주문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아버지의 날은 원래 칼리BBQ의 연간 최고 피크 중 하나로, 통상 약 2만 달러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는 날이다.
2025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18% 증가해 268건 주문으로 약 2만 6,000달러를 달성했는데, 메뉴·주방·가격 등 운영 요소는 그대로 둔 채 전화 응대를 숀 AI로 전환한 것이 유일한 큰 변화였다. 숀 AI는 케이터링 문의부터 예약, 일반 주문까지 약 150통의 고객 전화를 처리했고, 사전 전화·온라인 주문 후 매장 방문해 픽업하는 워크인 테이크아웃(Walk-in Takeout) 주문이 전년 대비 92% 급증했으며, 이 워크인 테이크아웃 주문은 모두 AI 에이전트를 통해 접수되었다.
월체프는 “AI 에이전트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에게 이것은 환대(hospitality)를 확장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이전까지 칼리BBQ는 아버지의 날처럼 바쁜 날에는 전화를 자동응답기로 돌려 웹사이트나 문자 주문으로 안내하는 방식에 의존해, 고객 입장에서는 다소 파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제는 팔로나 덕분에 단지 ‘라이브(on)’ 버튼만 누르면 숀 AI가 모든 전화를 실시간으로 받아 주문을 처리해 준다”며, 별도의 콜센터 운영 없이도 사람에 가까운 일관된 응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운영 측면의 변화도 뚜렷하다. 직원들이 전화 응대에 묶이지 않게 되면서, 홀·테이블 운영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테이블 회전 시간이 거의 50%까지 단축되었다. 지원 라인으로 들어오는 문자·전화 문의는 전년 대비 약 25% 감소했고, 불만 고객을 달래기 위해 흔히 사용하던 ‘사과용 할인’ 제공도 10% 줄었다. 월체프는 “이제 손님이 ‘AI 에이전트에게 주문했는데 오히려 사람이 받을 때보다 실수가 없고 더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할 정도”라고 전하며, AI가 단순 비용 절감 도구를 넘어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아버지의 날 론칭 이전, 칼리BBQ는 약 4주간 숀 AI를 소규모 트래픽 환경에서 테스트했다. 초기 피드백에 따르면, 에이전트의 말투와 속도가 너무 대화체·수다스럽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에 팔로나 CEO 마리아 장(Maria Zhang)은 톤을 보다 간결하고 목적 지향적으로 조정하고, 주제에서 벗어나는 응답을 줄이기 위한 가드레일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현재 숀 AI는 전화로 직접 신용카드 결제를 받지는 못하지만, 팔로나는 향후 제품 로드맵에서 보안 결제 옵션과 결제 연동 기능을 통합할 계획이다.
아버지의 날 성과:
- 전년 대비 매출 18% 증가 (2만 6,000달러, 268건 주문)
- 워크인 테이크아웃 주문 전년 대비 92% 급증
- 테이블 회전 시간 거의 50% 단축
- 지원 문의 전년 대비 약 25% 감소
팔로나 CTO 팀 하우스(Tim Howes)는 “레스토랑이 바빠지면 전화가 그냥 울리다 끊기는 일이 잦고, 이는 곧바로 매출 손실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며, “AI 에이전트는 연중무휴 24시간 대기하면서 비즈니스·메뉴·스페셜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학습하고, 휴식이나 컨디션 기복 없이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팔로나의 레스토랑 AI는 현재 피자 마이 하트(Pizza My Heart), 코붕가 그릴(Kobunga Grill) 등 20개 이상의 레스토랑에 배치돼 인바운드 고객 전화를 처리하고 있으며, 필요 시 인간 상담원에게 자연스럽게 전환하는 ‘휴먼 폴백(human fallback)’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팔로나는 라마(Llama), 미스트랄(Mistral), 오픈AI 모델 등 여러 대규모 언어 모델과 자사 특허 슈퍼바이저(supervisor) 모델을 조합해, 각 레스토랑 브랜드에 맞는 음성·톤·지식 기반 에이전트를 구현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도입 트렌드는 기업 예산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PwC가 2025년 미국 내 C-레벨 및 임원 300여 명(3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88%의 응답자가 향후 12개월간 AI 관련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79%는 이미 자사 조직 내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했거나 도입 중이라고 응답했고, 그 중 약 3분의 2(66%)는 생산성 향상·비용 절감·의사결정 속도 개선 등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가치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트너(Gartner)는 2027년까지 대규모 고객 서비스 인력 감축을 목표로 하는 조직의 절반이 실제로는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완전한 ‘에이전트 없는(agent-less)’ 모델로의 전환은 예상보다 훨씬 어렵다고 지적한다. 2025년 3월 고객 서비스 리더 163명을 대상으로 한 가트너 설문에서 95%는 AI 도입 이후에도 인간 상담원을 전략적·감정적 의사결정의 핵심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하며, ‘디지털 퍼스트(digital-first)지만 디지털 온리(digital-only)는 아닌’ 접근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칼리BBQ는 같은 해 추수감사절(Thanksgiving) 시즌에도 숀 AI를 활용한 실험을 이어갔다. 이 기간 순매출은 약 7% 증가(1만 444달러)했고, 주문 취소 건수는 45% 감소했으며, AI가 처리한 전화 주문 비중은 17% 증가하는 등 비슷한 방향의 개선 효과가 확인되었다. 2026년에는 케이터링 대응 기능을 확대하고, 비전·음성·텍스트·운영 데이터를 단일 ‘브레인(Brain)’으로 통합하는 팔로나 비전(Palona Vision)을 실험해, 프론트 오브 하우스(Front-of-House)와 백 오브 하우스(Back-of-House) 전반에서 운영 일관성과 실시간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핵심은 직원들이 반복 업무와 전화 응답에서 벗어나 실제 매장 내 고객 경험·환대(hospitality)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칼리BBQ 사례는 소규모 외식 브랜드도 AI 에이전트를 통해 ‘고객 경험 × 운영 효율 × 매출’ 세 축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징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6.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115년 기업의 AI 마케팅 변신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가 2024년 초 마케팅 개편에 착수했을 때, 팀이 가장 먼저 합의한 원칙은 분명했다. 향후 10년을 재정의할 변혁의 중심에는 AI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뷰익(Buick)과 GMC의 CMO였던 몰리 펙(Molly Peck)은 최고 변환 책임자(Chief Transformation Officer)로 선임되어, GM의 콘텐츠 전략과 에이전시 관계, 그리고 마케팅 운영 모델 전체를 재설계하는 임무를 맡았다.

같은 해 6월 발표된 새로운 마케팅 모델의 골자는 전략, 인사이트, 데이터는 인하우스로 가져오되, 브랜드 아이디어와 플랫폼 개발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에 계속 아웃소싱하는 ‘하이브리드’ 구조였다. 펙은 “우리는 브랜드, 데이터, 비전, 전략에 대한 더 큰 소유권을 갖고 싶었다”고 회상하며, 내부에서 방향성과 기준을 쥐고 외부 파트너는 이를 증폭하는 역할로 재정렬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AI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하면서 GM은 단순한 효율화 수단을 넘어, 창작 프로세스 그 자체에 AI를 더 근본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했다. 펙은 “2년 전만 해도 AI는 광고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았지만, 그것이 곧 몰려올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초기에는 비용 절감과 속도 등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지만, 곧 GM은 AI가 팀을 “훨씬 더 다작하고, 훨씬 더 개인화하고, 훨씬 더 현지화”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24년 6월 GM은 몽크스(Monks)를 ‘오케스트레이션 파트너(Orchestration Partner)’로 영입해, AI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공급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비전은 명확했다. GM 내부 팀이 쿼리와 프롬프트만으로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고품질 이미지와 영상을 빠르게 생성·소싱할 수 있는 전사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브랜드(캐딜락, 쉐보레, GMC, 뷰익 등)와 타깃 오디언스 스펙트럼을 고려할 때, 이 시스템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게 해 줄 레버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이 도전에 대한 GM의 해법이 맞춤형 AI 플랫폼 ‘메트로폴리스(Metropolis)’다. 메트로폴리스는 GM의 브랜드 가이드라인부터 전문 차량 스펙까지, GM이 보유한 독점 데이터로만 학습된 AI 콘텐츠 엔진이다. 몽크스의 AI 플랫폼 몽크스.플로우(Monks.Flow)를 기반으로 구축되었지만 기술 스택은 GM 전용이며, 차량 구성을 위해 웹을 스크래핑하지 않고 내부 데이터에만 의존한다는 점을 GM은 분명히 한다. 다만 GM 브랜드 톤에 맞는 배경·환경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오픈소스 LLM을 활용해 배경을 생성하고 이를 차량 이미지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핵심 성과:
- 캠페인·포맷에 따라 평균 두 자릿수 비율의 프로덕션 비용 절감
- AI 생성 크리에이티브가 "많은 경우 인간이 만든 크리에이티브와 같거나, 더 나은 성과"
몽크스 글로벌 최고 클라이언트 책임자 데보라 헤슬립(Deborah Heslip)은 “셀프서비스 포털을 통해 GM 마케팅팀은 메트로폴리스에 프롬프트를 입력해, 맥락에 맞는 고해상도 정지 이미지와 영상을 몇 분 만에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플랫폼이 지원하는 스펙트럼은 폭넓다.
완전히 AI로 생성된 차량 이미지, 실제 차량 이미지를 AI 생성 배경 위에 배치한 합성 이미지, AI 애니메이션이 적용된 정적 비주얼, 실사 촬영 영상에 AI 효과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크리에이티브가 가능하다. 헤슬립은 “플랫폼이 GM의 독점 데이터로 학습됐기 때문에, 생산되는 결과물은 고품질일 뿐 아니라 정확하고, 맥락에 맞으며, 각 브랜드의 엄격한 가이드라인 내에 있다”고 강조한다.
과거라면 이러한 비주얼을 제작하기 위해 수주에 걸친 포토·영상 촬영, 디렉터 섭외, 세트 구축이 필요했다. 메트로폴리스 도입 이후 GM은 캠페인·포맷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두 자릿수 비율의 프로덕션 비용 절감을 보고 있다. 펙은 “이전에는 모나코와 덴버에서 동시에 촬영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제는 특정 오디언스·로컬 상황에 맞춰 초관련성(hyper-relevance)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같은 차량이라도 설산, 도심, 사막, 해안 등 다양한 배경과 라이프스타일 설정을 빠르게 생성해, 지역별·세그먼트별 맞춤 크리에이티브를 대량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메트로폴리스는 현재 베타 단계이며, 해당 분기 내에 GM 글로벌 마케팅팀 전체로 롤아웃될 예정이다. GM은 아직 조직 내 정확한 활용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AI 생성 크리에이티브는 이미 시장에 나와 성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링크드인, 틱톡에 걸쳐 진행된 최근 뷰익 소셜 캠페인은 AI가 생성한 자연 풍경 배경 위에 실제 차량 이미지를 배치한 크리에이티브를 활용했다. 펙은 이 콘텐츠가 “많은 경우 인간이 만든 크리에이티브와 같거나,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며, GM은 이러한 AI 생성 작업이 시장에 나갈 때 이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법무 및 거버넌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펙은 마케팅팀이 AI 활용을 확대하면서, 법무·컴플라이언스·리스크 팀과 긴밀하게 협업해 저작권, 데이터 사용, 딥페이크 우려, 공개 표기 등 완전히 새로운 이슈들을 함께 탐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GM은 AI 도입이 인간 창의성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가 만든 ‘큰 아이디어(big idea)’를 더 빠르게, 더 넓게, 더 정교하게 스케일링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2024년 리뉴얼의 일환으로 캐딜락(Cadillac)에는 72앤써니(72andSunny), 쉐보레(Chevrolet)에는 아노말리(Anomaly)를 크리에이티브 AOR(Agency of Record)로 선정해, 이들이 브랜드 전략·플랫폼·핵심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AI가 이를 다양한 포맷과 채널로 확장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펙은 “우리의 빅 아이디어는 여전히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에서 나온다. 우리가 AI를 가장 크게 활용하는 곳은 프로덕션이며, 프로덕션에도 여전히 많은 창의성이 필요하다. 에이전트에게 무엇을 만들지 지시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GM과 몽크스는 이미 인사이트 도출부터 브리프 작성, 프로덕션, 테스트까지 캠페인 전체를 수행할 수 있는 ‘완전 에이전틱(agentic) 워크플로우’를 실험 중이다. 고객 프로필과 1st 파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성 오디언스(synthetic audiences)를 만들고, 그들에게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를 테스트해 반응이 좋은 방향으로 스크립트·스토리보드를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현재 GM과 몽크스는 인사이트, 스크립트 작성, 캐스팅(합성 인물 포함), 촬영 연출,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전 과정을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로 구현한 쉐보레 AI 생성 광고를 제작 중이며, 펙은 이 프로젝트가 약 2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광고는 아직 공개 전이지만, 완성되면 GM은 “완전 엔드투엔드 AI 생산 콘텐츠”를 공식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GM의 AI 전환 여정은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펙은 다음 단계 기회로 창의성, 미디어, 인사이트, 데이터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해, 실시간 학습·실시간 최적화가 가능한 마케팅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꼽는다. 이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AI 에이전트를 제대로 훈련하는 것의 중요성”이다. 펙은 “이 모델을 실현하려면 AI 스킬뿐 아니라 엄청난 양의 브랜드 이해와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이 필요하다”며, 프롬프트를 만들고, 다시 수정하고, 온브랜드(온-브랜드) 지점까지 다듬는 과정에는 결국 깊이 있는 인간 개입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또한 새로운 프로세스는 새로운 스킬셋과 사고방식, 조직 전반을 아우르는 ‘변화 관리(change management)’ 없이는 작동하기 어렵다고 덧붙인다.
AI 중심 모델은 에이전시 보상 구조 변화도 요구한다. 콘텐츠가 더 빠르게, 더 적은 인력으로 생산되면서, 과거의 풀타임 직원(FTE) 기반 수수료 모델은 설득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몽크스는 GM으로부터 FTE와 산출물(딜리버러블)의 혼합으로 보상을 받는데, 펙은 이를 “결과물에 대해 보상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은 에이전시 조직의 고통스러운 적응을 수반한다. 2024~2025년 공개된 S4 캐피탈(S4 Capital) 자료와 실적 발표에 따르면, 동종 매출 하락과 함께 구조조정이 이어졌고, 회사 주가는 2021년 정점 대비 90% 이상 하락한 상태다.
S4의 최고 AI 및 매출 책임자 웨슬리 터 하르(Wesley ter Haar)는 “오늘날 에이전시가 돈을 받는 업무의 약 65%는 이미 AI 에이전트로 자동화될 수 있다”고 추정하며, “AI가 에이전시 비즈니스를 먹어치우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창의성·미디어·전략의 비용 구조가 붕괴되는 가운데, GM–몽크스 모델은 ‘에이전시에서 에이전트로’ 전환되는 시대에 대형 광고주와 에이전시가 어떤 방식으로 공존·재편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선행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7. 인튜이트(Intuit): 내부부터 AI 퍼스트로 전환
2024년 12월 구글(Google), 초바니(Chobani), 우버(Uber)를 거쳐 인튜이트(Intuit)에 합류한 마케팅 총괄 토마스 라네즈(Thomas Ranese)는 ADWEEK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저는 항상 세 가지에 동기부여를 받아왔습니다: 목적, 이익, 그리고 사람." 이 세 가지 기둥이 DIY 세금 및 회계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에서 AI와 인간의 사고를 결합해 고객의 재정을 돕는 기업으로의 전환을 커뮤니케이션하는 그의 길을 밝히고 있다.
라네즈는 "이 비전은 기술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인튜이트가 고객을 어떻게 서비스하는지를 재정의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핵심이 AI 회사다"라고 밝혔다. 지난 2년간 AI는 인튜이트의 주력 브랜드인 터보택스(TurboTax), 퀵북스(QuickBooks),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 메일침프(Mailchimp) 전반의 제품을 재편해왔다. 새로운 제품에는 4개 브랜드 전체의 AI 어시스턴트와 중소기업을 위한 프로세스 자동화 및 일상 업무를 처리하는 퀵북스 AI 에이전트가 포함된다.

동시에 AI는 인튜이트의 내부 워크플로우에도 침투하고 있다. 회사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직원 18,200명 중 83%가 현재 업무에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9개월간 채택률이 60% 증가한 수치다. 이 사용자 중 절반 이상(59%)이 이제 매일 3개 이상의 AI 도구에 의존한다. 라네즈는 지난 1년이 AI에 대한 "새로운 근육, 새로운 본능"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기술에 대해 문화적으로 전환점에 있다. 이제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내재화할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9월, 인튜이트는 인하우스 생성 AI 도구 '마케팅 스튜디오(Marketing Studio)'를 출시했다. 브리프(Brief)부터 크리에이티브, CRM 전략까지 전체 캠페인을 1시간 내에 생성할 수 있다. 이전에는 최대 3주의 수작업이 필요했던 것이 이제 몇 개의 프롬프트만으로 거의 즉시 완료된다. 라네즈는 이것이 팀들이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함께 여러 버전의 크리에이티브를 시험하고 테스트할 수 있게 해준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사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CMO는 마케팅 스튜디오로 만든 캠페인이 이미 전환율을 약 10% 높였다고 밝혔다. 이제 인튜이트는 이를 스케일링해 매출을 견인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라네즈는 "올해 다음 3~4개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을 롤아웃하고 있다. 모든 회사와 마찬가지로 실험하고 파일럿하는 단계에 있었지만, 이제 결과와 기술이 충분히 강력하고 유망해서 업무 방식을 진정으로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듀오링고, 클라르나와 마찬가지로 AI 기반 도구는 인튜이트 전반에서 효율성을 견인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소셜 퍼포먼스팀이 클릭률(CTR)을 38%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키워드 갭을 식별해 검색팀의 콘텐츠 기획 시간을 90% 단축하고 있다. 또한 영업팀이 딜을 진전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생산성을 25% 높이고 있다.
2024년 7월, 라네즈 합류 전에 인튜이트는 생성형 AI 프로젝트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전체 인력의 약 10%(1,800명)를 해고했다. 그러나 엔지니어링, 제품, 영업 및 마케팅과 같은 고객 접점 역할에 1,800명을 추가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라네즈는 마케팅 조직이 AI를 수용하면서 "기술의 최고와 인간 전문가의 전문성과 공감을 결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라네즈 합류 이후 9개월간 인튜이트는 '하우스 오브 브랜드(House of Brands)'에서 '브랜디드 하우스(Branded House)'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해왔다. 플랫폼 간 공유 가치와 다양한 삶의 단계에서 고객을 어떻게 서비스하는지를 강조하는 방식이다. 인튜이트 제품을 사용하는 8,600만 소비자와 1,000만 기업(그리고 고려 중인 잠재 고객)에게 이는 터보택스가 크레딧 카르마와 함께 홍보되는 것을 의미한다. 곧 퀵북스와 메일침프도 같은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핵심 성과:
- 전체 직원 18,200명 중 83%가 업무에 AI 사용 (9개월간 채택률 60% 증가)
- 마케팅 스튜디오로 만든 캠페인 전환율 약 10% 향상
- 소셜 퍼포먼스팀 클릭률 38% 향상
- 검색팀 콘텐츠 기획 시간 90% 단축
최근 프로덕션 하우스 혼(Hone)과 인튜이트의 새 인하우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의 테스트 캠페인은 또 다른 첫 번째를 기록했다. 인튜이트를 단순한 브랜드 모음이 아닌 "유어 웨이 투 머니(Your Way to Money)"라는 태그라인을 가진 단일 통합 기업으로 포지셔닝했다. 라네즈는 "우리는 번영을 위한 플랫폼 전반의 연결된 스토리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 회사는 라네즈가 '라이프-잉 파일럿(Life-ing Pilot)'이라고 부르는 실제 프로모션을 출시했다. 신입 졸업생들에게 인튜이트를 상자에 담아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어른 되기(adulting)'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선보였다. AI가 인튜이트 마케팅팀에서 주연을 맡고 있지만, 고객과 이러한 깊은 인간적 연결을 구축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라네즈는 "이러한 순간에 나타나면 그동안 없었던 브랜드와의 연결을 만들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8. 코카콜라(Coca-Cola): 논란을 넘어 성과로 증명한 AI 광고
코카콜라(Coca-Cola)는 11월 3일 AI 기반 홀리데이 캠페인 ‘리프레시 유어 홀리데이즈(Refresh Your Holidays)’를 공개하며, 광고 역사상 가장 오래된 시즌 전통 중 하나인 자사 크리스마스 캠페인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WPP 오픈 X(WPP Open X)가 제작을 총괄하고 VML이 리드 에이전시를 맡았으며, 에센스미디어콤(EssenceMediacom), 오길비(Ogilvy), 버슨(Burson)이 미디어·PR·크리에이티브 전반을 지원했다. 이번 캠페인은 30년 넘게 코카콜라의 연말 이미지를 정의해 온 ‘더 홀리데이즈 아 커밍(The Holidays Are Coming)’ 포뮬러를, 생성형 AI와 인간 크리에이터의 협업을 통해 ‘업데이트된 클래식’으로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메인 필름에서는 조명을 두른 붉은 코카콜라 트럭 행렬이 다시 한 번 눈 덮인 풍경을 가로지르며,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기쁨을 전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북극곰과 판다가 한 화면에서 어울리고, 다양한 동물들이 눈송이와 조명에 반응하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익숙한 합창 사운드트랙이 시그니처 크리스마스 크레센도까지 고조되는 구조다. 광고는 약 7만 개 이상의 영상 클립과 이미지 소스를 기반으로 구축된 ‘하이퍼 리얼(hyper-real)’ 미학을 특징으로 하며, 인간의 장인 정신과 머신의 연산·합성 능력이 결합된 시네마틱 광택을 보여준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장난기 많은 다람쥐, 미세한 눈발 표현 등 디테일한 캐릭터·환경 디자인은 AI가 코카콜라의 비주얼 스토리텔링에 얼마나 깊게 통합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코카콜라의 AI 홀리데이 광고는 2024년 첫 공개 당시부터 크리에이티브·테크 업계 안팎에서 상당한 논쟁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일부에서는 AI가 만들어낸 인물·배경의 ‘이질감’과 전통적인 제작 방식을 대체하는 시도를 두고 “영혼이 없다”, “섬뜩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코카콜라는 2025년에도 다시 한 번 AI를 전면에 내세워 ‘더 홀리데이즈 아 커밍’을 리프레시했고, 이번 버전이 “인간의 창의성과 첨단 기술의 협업으로 탄생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실제 제작에는 실버사이드 AI(Silverside AI), 시크릿 레벨(Secret Level)과 같은 AI 전문 스튜디오가 참여해, 트럭 행렬·동물·조명·눈 풍경 등 핵심 장면을 생성 AI 툴로 구현하고 전통적인 편집·사운드 연출과 결합했다.
캠페인에는 ‘어 홀리데이 메모리(A Holiday Memory)’라는 30초 분량 단편도 포함된다. 한 여성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다 잠시 손을 멈추고 코카콜라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장식구들이 생동감 있게 움직이며 가족·음악에 얽힌 따뜻한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펠리스 나비다드(Feliz Navidad)’가 흘러나오는 서사다. 이 필름은 북미,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태평양(APAC) 시장을 중심으로 온에어되며, 메인 AI 리메이크 필름과 함께 바쁜 홀리데이 시즌 속 ‘쉼, 연결, 성찰’을 주제로 한 감정선을 구축한다.
이슬람 엘데수키(Islam ElDessouky) 코카콜라 글로벌 VP 겸 크리에이티브 전략·콘텐츠 총괄은 성명에서 “올해 코카콜라의 상징적인 홀리데이 캠페인은 시즌의 마법을 만들기 위해 무대 뒤에서 끊임없이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잠시 휴식과 리프레시의 순간을 장려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캠페인을 기반으로 한 이번 진화는, 특히 홀리데이 시즌 동안 인간의 연결을 고무하고 고양하는 순간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진정으로 구현한다”고 덧붙이며, AI를 활용하되 메시지의 중심은 여전히 ‘사람과 관계’에 있음을 강조했다.
더 넓은 캠페인 레이어에서는 코카콜라의 향수 어린 유산을 활용한 옥외광고(OOH)와 브랜드 익스피리언스도 함께 전개된다.
빈티지 스타일의 산타가 코크 한 병을 즐겁게 마시는 일러스트가 담긴 포스터가 도심 곳곳에 걸리며, 브랜드는 실제 크리스마스 트럭 투어를 다시 진행해 “홀리데이가 진짜로 다가오고 있다”는 감각을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상기시킨다. 이처럼 AI 기반 영상과 아날로그 감성의 산타·트럭 투어를 병치해, 미래적 비주얼과 클래식한 브랜드 아이콘을 동시에 강화하는 구조다.
논쟁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뚜렷하다. 코카콜라 글로벌 VP이자 생성형 AI 총괄 프라틱 타카르(Pratik Thakar)에 따르면, 리서치 기관 칸타(Kantar)는 코카콜라의 2024년 AI 크리스마스 광고를 전 카테고리를 통틀어 글로벌 크리스마스 캠페인 1위(브랜드 구축 효과 기준)로 평가했다.
핵심 성과: 리서치 기관 칸타(Kantar)는 코카콜라의 2024년 AI 크리스마스 광고를 전 카테고리를 통틀어 글로벌 크리스마스 캠페인 1위(브랜드 구축 효과 기준)로 평가했다.
타카르는 ADWEEK와의 대담에서 “비주얼 완성도를 두고 업계 내 비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 데이터는 이 캠페인이 가장 효과적인 홀리데이 광고 중 하나였음을 보여줬다”고 밝히며, “사업 관점에서 작동했기 때문에, 우리는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갈 동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주요 테크 기업들과 함께 12개 이상의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AI를 폭넓게 실험하고 있다. 생성형 영상 모델(예: Leonardo, Runway, Kling 등)과 내부 툴에 대한 조기 접근권을 확보해, 기술이 크리에이티브 퀄리티·제작 속도·버전 테스트를 어떻게 견인할 수 있는지 반복적으로 테스트하는 방식이다. 타카르는 AI를 “비용 절감 장치라기보다, 크리에이티브·프로덕션에서 전에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인간 보조 장치(human enabler)’”로 정의하며, 음악·나레이션 등 핵심 요소에는 실제 아티스트·성우를 계속 기용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마케팅을 넘어, 코카콜라는 R&D, 공급망, 지식 관리 등 비가시적 영역에서도 AI를 적용하며 운영 효율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별도의 ‘AI 부서’를 만드는 대신, 각 기능 조직에 AI를 스며들게 하는 분산형 모델을 택해, 브랜드·마케팅·오퍼레이션 팀이 각각의 맥락에서 AI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리프레시 유어 홀리데이즈’ 캠페인은 단순한 시즌 광고를 넘어, 유서 깊은 글로벌 브랜드가 AI와 전통적인 크리에이티브를 어떻게 접목해 장기적인 마케팅·비즈니스 변화를 설계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8. 디즈니(Disney): 오픈AI 10억 달러 투자, 할리우드 최초의 대형 AI 딜
디즈니(Disney)가 스토리텔링을 미지의 영역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 미디어 거대 기업은 12월 11일, 오픈AI(OpenAI)에 10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고 9월 출시된 오픈AI 단편 영상 플랫폼 소라(Sora)에 자사 캐릭터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역사적인 제휴를 발표했다.
3년 계약의 일환으로, 소라로 제작된 일부 영상은 디즈니+(Disney+)에서 공식 큐레이션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2026년 초부터 소라와 챗GPT 이미지(ChatGPT Images)는 미키 마우스, 신데렐라, 릴로 & 스티치, 모아나 등 디즈니 라이선스 캐릭터를 활용한 ‘팬 영감(fan-inspired)’ 영상 제작을 지원하며, 디즈니는 오픈AI와 함께 새로운 제품·도구·경험을 만들고, 챗GPT를 사내 인력 및 워크플로우에 ‘배치(deploy)’하는 계획도 병행한다.

이 딜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생성 AI 기업과 맺은 최초의 대규모 IP 라이선스 계약이자, 스튜디오–AI 스타트업 간 관계가 ‘차단’에서 ‘파트너십’으로 전환되는 상징적 순간으로 평가된다.
계약에는 최근 배우·작가 파업의 핵심 쟁점이었던 배우의 음성·초상권 사용은 포함되지 않지만, 디즈니는 200개 이상의 상징적 캐릭터(미키 마우스, 신데렐라, 아리엘, 심바, 릴로, 스티치 등)를 소라용 라이브러리에 제공하고, 픽사(Pixar), 마블(Marvel), 스타워즈(Star Wars) 세계관에 속한 다수의 캐릭터와 소품(예: 라이트세이버)도 활용 가능하도록 허용한다.
핵심성과
- 10억 달러 투자 + 200개 캐릭터 라이선스: 디즈니가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키·마블·픽사·스타워즈 등 200개 이상 캐릭터를 소라·ChatGPT Images에 3년간 공식 라이선스로 제공하는 최초 할리우드 대형 AI–IP 딜.
- 팬 제작 영상의 공식화: 전 세계 팬이 디즈니 캐릭터로 만든 소라 영상을 일부 디즈니+에서 공식 큐레이션 콘텐츠로 편성해, UGC와 스튜디오 IP를 하나의 스토리텔링·수익화 파이프라인로 통합하는 새 모델을 연 것.
밥 아이거(Bob Iger) 디즈니 CEO는 이번 움직임을 “기술에 대한 신중한 수용”으로 규정한다. 그는 CNBC 인터뷰와 공식 성명에서 “AI의 급속한 발전은 우리 산업에 중요한 순간”이라며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사려 깊고 책임감 있게 스토리텔링의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아이거는 이번 합의가 크리에이터를 위협하기는커녕, 라이선스 비용을 수반하는 정식 계약을 통해 창작자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하며 “이 30초짜리 영상들은 크리에이터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기리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디즈니는 자사 IP를 무단 활용한다고 판단한 테크 기업과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구글(Google)과 캐릭터AI(Character.AI)에 대해서는 대규모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중지·경고장(cease-and-desist)을 발송했고, 미드저니(Midjourney)가 생성한 디즈니 스타일 이미지에 대해 소송 위험을 제기하는 등 강경한 스탠스를 유지해 왔다. 이번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은 그와 같은 대립적·방어적 접근에서, 기술 기업과의 ‘공식 협업과 수익화’라는 방향으로 전략적 전환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샘 알트만(Sam Altman) 오픈AI 공동창업자 겸 CEO는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AI 기업과 크리에이티브 리더가 사회에 이익이 되는 혁신을 촉진하고, 창의성의 중요성을 존중하며, 작품이 방대한 새로운 관객에게 도달하도록 돕기 위해 어떻게 책임감 있게 협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오픈AI 입장에서도,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요구하는 모델 개발을 지속하는 가운데 디즈니 캐릭터 IP를 통해 소라를 빠르게 수익화하고, 브랜드 친화적·규제 친화적인 AI 비디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계약은 소라 사용자들이 디즈니 세계관 안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새로운 팬 창작 시대를 여는 동시에, 디즈니 입장에서는 크리에이티브·마케팅·팬덤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는 실험이 된다.
소라 사용자는 자신이 미키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30초 영상, 다스 베이더와 라이트세이버 듀얼을 벌이는 영상, 버즈 라이트이어가 등장하는 맞춤형 생일 메시지 등을 생성할 수 있고, 디즈니는 이 중 일부를 선별해 디즈니+에서 공식 콘텐츠로 소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이는 ‘팬메이드’와 ‘공식’을 구분 짓던 과거 스튜디오 관행에서 벗어나, UGC(User-Generated Content)를 브랜드 세계관 안으로 흡수해 참여와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결론: 2025년이 남긴 교훈과 2026년 전망 – CES 이후, 엔터테인먼트·테크의 AI 전략은 ‘파일럿’에서 ‘운영 체계’로
2025년 엔터테인먼트·테크 기업들의 AI 행보는 “AI는 더 이상 부가 기능이 아니라, 콘텐츠·플랫폼 비즈니스 운영 체계 그 자체”라는 명제를 남겼다. 내년에는 이런 트렌드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첫째, ROI(투자수익률)가 분명한 지점에서 AI의 임팩트는 이미 숫자로 증명되었다.
유니레버의 제작비 87% 절감, 클라르나의 600% 콘텐츠 산출량 증가, 칼리BBQ의 18% 매출 증가와 약 50% 테이블 회전 시간 단축, GM의 두 자릿수 프로덕션 비용 절감, 인튜이트의 10% 전환율 향상은 “엔터테인먼트적 크리에이티브”가 강한 영역에서도 데이터 기반으로 AI 투자가 가장 빠르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AI는 실험·파일럿의 언어가 아니라, 손익계산서(P&L)와 편성·라인업·콘텐츠 투자 의사결정의 언어로 말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둘째, 승자들이 택한 공통 전략은 ‘AI vs 인간’이 아니라 ‘AI + 인간’이다.
GM의 ‘에이전시가 빅 아이디어를 만들고, AI가 프로덕션과 버전 스케일링을 담당하는’ 모델, 인튜이트의 ‘기술의 최고와 인간 전문가의 공감·전문성을 결합하는’ 접근, 코카콜라가 내세운 ‘인간의 창의성과 첨단 기술의 협업’은 모두 “기획·연출·세계관 관리는 인간, 반복·확장·A/B 테스트는 AI”라는 동일한 원리를 따른다.
펙이 지적했듯 “에이전트를 지시하는 데도 많은 창의성이 필요하며”, 듀오링고의 ‘4~5배 생산성 향상, 해고 제로’ 모델은, 엔터테인먼트와 테크 기업이 AI를 인력 축소 도구가 아닌 IP 확장·팬덤 운영·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증강 레이어로 설계해야 조직 수용성이 높아진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셋째, 판을 바꾸는 것은 ‘툴 도입’이 아니라 대형 IP·데이터·플랫폼 파트너십이다.
마텔–오픈AI, 디즈니–오픈AI와 같은 딜은 단순 SaaS 사용 계약이 아니라, 콘텐츠 IP·이용자 데이터·신규 제품 로드맵이 얽힌 전략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디즈니의 10억 달러 투자와 200개 이상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은, 미키·마블·픽사·스타워즈 같은 최상위 IP를 생성형 영상 플랫폼 소라(Sora)에 개방하면서 할리우드가 AI 스타트업을 법적·규제 수단으로만 막아 서던 국면에서 “함께 만들고, 함께 수익화하는” 국면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분기점이다. 샘 알트만의 표현대로, 이는 “AI 기업과 크리에이티브 리더가 책임감 있게 협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첫 프로토타입이며, 이후 엔터테인먼트–테크 딜 구조의 레퍼런스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넷째, 에이전시·프로덕션·애드테크 생태계는 이미 구조적 재편 단계에 들어섰다.
결과물 기준 페이 구조가 확산되면서, “얼마나 많은 인력이 투입됐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 어떤 성과를 냈는가”가 보상의 기준이 되고 있다. S4 캐피탈이 “오늘날 에이전시가 돈을 받는 업무의 65%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추정한 상황에서, 트레일러·소셜 애셋·CTV 크리에이티브·지역별 버전 어댑테이션·캠페인 운영이 에이전틱 에이전트로 대체될 경우, 전통 에이전시의 피라미드 구조와 테크 기업의 세일즈·서비스 조직 모두 근본적 재설계를 피하기 어렵다. 이는 단지 인력 감축 문제가 아니라, 어떤 역량을 인하우스로 가져오고(예: AI 스튜디오, 데이터·머천다이징, 팬덤 오퍼레이션), 어떤 파트너를 어떤 성과 기반 계약으로 묶을 것인가에 대한 전략 재구성의 문제다.
다섯째, AI 도입에 따른 논란은 엔터테인먼트·테크 기업에 특히 거세지만, 그것이 곧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코카콜라는 2024년 AI 크리스마스 광고가 ‘섬뜩하다’, ‘영혼이 없다’는 혹평을 받았음에도, 칸타(Kantar) 조사에서 전 카테고리를 통틀어 글로벌 크리스마스 캠페인 1위를 기록한 데이터를 근거로 2025년에도 AI 전략을 강화했다. 디즈니 역시 구글·Character.AI·Midjourney를 상대로 강경 대응을 펼치던 시기에서, 결국 오픈AI와 10억 달러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며, 충돌에서 공존·공동 수익화로 전략을 재정렬했다. 엔터테인먼트와 테크 기업에 평판·크리에이터 커뮤니티의 감정은 핵심 리스크지만, 궁극적으로 전략을 좌우하는 것은 매출, 시청·이용 시간, 브랜드 리프트, 구독·재방문, 고객 생애가치(LTV)와 같은 정량적 성과 지표라는 사실이 더욱 명료해지고 있다.
이제 시선은 2026년으로 향한다. 2026년은 AI 도입을 ‘검토’하는 해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테크 기업의 운영 체계와 수익 모델에 편입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CES 2026과 주요 테크 컨퍼런스 아젠다에서도, 단순 챗봇·코파일럿을 넘어 여러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며 프로세스를 자동 실행하는 에이전틱(agentic) 플랫폼이 핵심 트렌드로 소개되고 있다. AI 선도 기업들이 이미 구현 중인 풀 에이전틱 워크플로우—‘인사이트 → 브리프 → 크리에이티브 제작 → 미디어 집행·타깃팅 → 리포팅·리러닝’까지 이어지는 체계—는, 2026년 이후 마케팅·커머스·콘텐츠 조직의 기본 운영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OTT 콘텐츠 추천·트레일러 자동 버전닝·다국어 현지화·광고 세일즈·팬 커뮤니티 운영까지 이 체계 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디즈니–오픈AI 딜이 예고하듯, 2026년 초부터 전 세계 팬들이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해 직접 AI 영상을 만들고, 그중 일부가 스트리밍 플랫폼에 공식 콘텐츠로 편입되는 구조가 현실화되면, 콘텐츠 창작의 민주화와 UGC–IP 융합은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한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팬덤과 창작 커뮤니티를 ‘외부 변수’가 아니라 ‘내부 운영 체계’로 흡수할 것을 요구하고, 테크 기업에는 IP·안전·수익 배분을 고려한 플랫폼 설계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결국 2026년 이후 엔터테인먼트와 테크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선언이 아니라, 그 질문에 답을 증명할 실적과 레퍼런스 케이스다. 남은 질문은 기술 도입 여부가 아니다.
- 어떤 AI·클라우드·칩·모델 파트너와 손을 잡을 것인가,
- 어떤 목표와 KPI(ARPU, LTV, 시청 시간, 광고 효율, 제작 단가, IP 확장성)를 기준으로 성공을 정의할 것인가,
- 그리고 얼마나 빠른 속도로 실행·조직·보상 구조를 재설계할 것인가.
엔터테인먼트·테크 기업들의 2026년 AI 전략의 성패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 재설계의 속도와 깊이에 의해 갈릴 것이다

[전망] CES 2026, AI·양자컴퓨팅 전문 공간 'CES 파운드리' 신설
라스베이거스 폰테인블로 호텔서 개최…엔비디아·AWS·마이크로소프트 등 총출동
2025년 글로벌 기업들이 AI에 전면 베팅하며 축적한 실전 경험과 성과는 이제 2026년의 새로운 무대로 이어진다. CES 2026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가 바로 CES 파운드리(CES Foundry)의 신설이다.
폰테인블로 라스베이거스(Fontainebleau Las Vegas) 호텔에 마련되는 이 공간은 AI,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 혁신을 위한 전용 커뮤니티로 기획됐다. 메인 컨벤션 센터의 가젯 전시와 달리, 파운드리는 기업 수준의 기술 적용과 실질적인 비즈니스 전환에 초점을 맞춘다.
'에이전틱 AI' 시대의 서막
이번 파운드리의 핵심 키워드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단순한 AI 도구를 넘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가 기업 운영 전반에 통합되는 시대를 조명한다.
몽크스의 웨슬리 테르 하르(Wesley ter Haar)는 애드위크 인터뷰에서 "2026년은 'AI로 만들었다'가 헤드라인이 되던 시대에서 벗어나, AI가 실제로 마진과 모멘텀을 창출하는지 판별하는 시대로 진입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맥도날드 네덜란드의 AI 크리스마스 광고 논란을 언급하며, "AI의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이제 분별력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1월 7일(수) 핵심 세션
| 시간 | 세션명 | 주관사 |
|---|---|---|
| 10:30-11:00 | 피지컬 AI와 범용 로보틱스의 빅뱅 | 엔비디아(NVIDIA), 액센추어(Accenture) |
| 11:30-12:00 | 미국의 AI 미래: 마이클 크라치오스와의 대담 | 백악관 OSTP |
| 13:00-13:30 | AI 네이티브 기업의 내부 | 몽크스(Monks) |
| 13:30-14:00 | 월마트의 AI 확장 전략 | 월마트(Walmart) |
1월 8일(목) 핵심 세션
| 시간 | 세션명 | 주관사 |
|---|---|---|
| 10:00-10:30 | 에이전틱 AI로 미래 업무 설계하기 | 딜로이트(Deloitte) |
| 12:30-13:00 | 휴머노이드 시대의 도래 |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 |
| 13:00-13:30 | 에이전틱 AI: 가전과 비즈니스 모델의 혁명 | AWS |
| 13:30-14:00 | AI를 인프라로: 국가 경쟁력의 새로운 전선 | AMD |
주요 연사 및 기업
마이클 크라치오스(Michael Kratsios) -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국장으로, 미국의 AI 정책 방향과 글로벌 리더십 전략을 논의한다.
다니엘 댕커(Daniel Danker) - 월마트(Walmart) 임원으로, 세계 최대 유통기업의 AI 활용 사례를 공유한다.
웨슬리 테르 하르(Wesley ter Haar) - 몽크스(Monks) 대표로, 에이전틱 AI 워크플로우와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을 시연한다.
참여 기업
엔비디아(NVIDIA), AWS,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Meta), AMD, PwC, 딜로이트(Deloitte), EY, 맥킨지(McKinsey), 퀀티뉴엄(Quantinuum), 히타치(Hitachi), 보쉬(Bosch), IBM 등
양자컴퓨팅, 상용화 단계 진입
파운드리는 양자컴퓨팅의 실용화에도 주목한다. 퀀티뉴엄(Quantinuum)은 'AI + 양자: 과학·산업 혁신의 새 시대'와 '풀스택 양자 미래 구축' 세션을 통해 양자-AI 융합 기술을 선보인다. D-Wave는 양자컴퓨팅의 비즈니스 적용 사례를 실시간 시연한다.
한국 기업에의 시사점
CES 파운드리는 한국 기업들에게 중요한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특히 피지컬 AI(Physical AI)와 로보틱스 분야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의 기술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엔비디아와 액센추어가 공동 발표하는 '범용 로보틱스의 빅뱅' 세션은 한국의 피지컬 AI 스타트업들이 주목해야 할 핵심 프로그램이다.
또한 에이전틱 AI 기반의 마케팅 자동화, 콘텐츠 현지화 기술은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2026년, AI 전략은 '파일럿'에서 '운영 체계'로
CES 2026과 주요 테크 컨퍼런스 아젠다에서도, 단순 챗봇·코파일럿을 넘어 여러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며 프로세스를 자동 실행하는 에이전틱(agentic) 플랫폼이 핵심 트렌드로 소개되고 있다.
AI 선도 기업들이 이미 구현 중인 풀 에이전틱 워크플로우—'인사이트 → 브리프 → 크리에이티브 제작 → 미디어 집행·타깃팅 → 리포팅·리러닝'까지 이어지는 체계—는, 2026년 이후 마케팅·커머스·콘텐츠 조직의 기본 운영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디즈니–오픈AI 딜이 예고하듯, 2026년 초부터 전 세계 팬들이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해 직접 AI 영상을 만들고, 그중 일부가 스트리밍 플랫폼에 공식 콘텐츠로 편입되는 구조가 현실화되면, 콘텐츠 창작의 민주화와 UGC–IP 융합은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한다.
이제 남은 질문은 기술 도입 여부가 아니다.
어떤 AI·클라우드·칩·모델 파트너와 손을 잡을 것인가,어떤 KPI를 기준으로 성공을 정의할 것인가,그리고 얼마나 빠른 속도로 실행·조직·보상 구조를 재설계할 것인가.
엔터테인먼트·테크 기업들의 2026년 AI 전략의 성패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 재설계의 속도와 깊이에 의해 갈릴 것이다.
CES 파운드리 개요
- 일시: 2026년 1월 7일(수)~8일(목)
- 장소: 폰테인블로 라스베이거스, 4층 애저 볼룸(Azure Ballroom)
- 주요 스테이지: 브레이크스루 스테이지(Breakthrough Stage), 디스커버리 스테이지(Discovery Stage)
- 후원사: IBM, JobsOhio, Vector
- 상세 정보: https://www.ces.tech/explore-ces/ces-foundry/
출처
- ADWEEK 2025년 12월 22일자 "9 Brands That Doubled Down On AI in 2025"
- ADWEEK 2025년 3월 18일자 "Unilever's CMO Says AI is Cutting Product Shoot Costs by 50%"
- ADWEEK 2025년 6월 12일자 "Mattel Brings AI Into the Toy Room With OpenAI Deal"
- ADWEEK 2025년 9월 11일자 "Klarna CMO Says AI Is Driving Marketing Strategy as It Makes Trading Debut"
- ADWEEK 2025년 10월 8일자 "GM Pops the Hood On Its AI Marketing Transformation"
- ADWEEK 2025년 12월 11일자 "Disney Invests $1B in OpenAI, Will Bring Its Characters to Sora"
- CES 공식 웹사이트 (https://www.ces.te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