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비스트, ‘팬 직결 앱’으로 틱톡 이후 최대 소비자 플랫폼 노린다

미스터비스트, 5억 구독자를 '소유한 팬'으로 전환할 자체 소비자 앱(무료+유료 구독)을 출시. 패트리온과 달리 '팬 경험·마이크로 커뮤니티'를 정조준하며 IPO를 향한 매출 다각화에 본격 시동

미스터비스트, ‘팬 직결 앱’으로 틱톡 이후 최대 소비자 플랫폼 노린다

비스트 인더스트리, 무료+구독 병행 소비자 앱 개발 공식화…‘창작자 수익화’ 패트리온과 달리 ‘팬 경험·마이크로 커뮤니티’ 정조준

세계 최대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본명 지미 도널드슨, Jimmy Donaldson)의 지주회사 비스트 인더스트리(Beast Industries)가 팬과 크리에이터를 직접 연결하는 새 소비자 앱을 구축하고 있다. 유튜브·소셜이라는 ‘빌린 도달(reach)’에 기대 온 크리에이터 비즈니스를, 자체 플랫폼이라는 ‘소유한 관계’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제프 하우젠볼드(Jeff Housenbold) 비스트 인더스트리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에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크리에이터가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추천 알고리즘이 노출을 좌우하고 브랜드 광고 단가가 분기마다 출렁이는 소셜 환경에서는, 채널 규모가 아무리 커도 자신의 팬에게 ‘언제·얼마나’ 닿을지를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다. 도달과 수익이 모두 외부 플랫폼 정책 안에 묶여 있는 한 사업의 토대는 흔들린다. 미스터비스트가 5억 명이 넘는 구독 기반을 자기 앱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부에 빌려둔 관객을 ‘소유한 팬’으로 전환하면, 광고·알고리즘 변동성에서 한 발 벗어나 반복 매출과 1차 데이터(first-party data)를 직접 쥘 수 있다.

무료+유료 구독 병행…진입은 열고 수익은 위에서

하우젠볼드 CEO는 새 앱을 무료로 제공하되 유료 구독도 함께 운영한다고 확인했다. 무료로 대규모 팬을 끌어들인 뒤 일부를 유료 멤버십으로 전환하는, 진입 장벽은 낮추고 수익 구간은 위에 두는 ‘프리미엄(freemium)’ 구조다. 5억 명대 구독자와 인터넷 전반의 수억 명 추가 도달은, 신규 앱이 좀처럼 확보하기 힘든 ‘유기적(organic) 마케팅’ 자산이 된다. 틱톡(TikTok) 이후 미국에서 크게 도약한 소비자 앱이 좀처럼 없었다는 점에서, 미스터비스트의 자체 팬 기반은 드문 출발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패트리온과 무엇이 다른가

회사가 강조하는 차별점은 ‘누구를 위한 앱이냐’이다. 패트리온(Patreon)처럼 창작자의 수익화를 돕는 도구가 아니라, 소비자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마이크로 커뮤니티와 더 가깝게 연결되도록 돕는 ‘팬 경험’을 앞세운다는 것이다. 창작자 중심 구독·후원 모델이 ‘창작자가 팬에게 무엇을 파느냐’에 무게를 둔다면, 미스터비스트의 앱은 ‘팬이 어떤 관계와 소속감을 얻느냐’를 전면에 내세운다.

다만 경계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패트리온 역시 2026년 무료 멤버십과 커뮤니티 기능을 도입하며 ‘수익화 도구’에서 ‘팬 관계 플랫폼’ 쪽으로 이동했다. 두 진영이 같은 지점을 향해 수렴하는 가운데, 미스터비스트는 거대 팬덤이라는 출발 자산과 자체 IP·콘텐츠 엔진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셈이다.

소셜을 넘어 커머스·라이브·소비자 테크로

이번 앱은 미스터비스트 제국을 소셜 플랫폼 너머로 확장하려는 큰 흐름의 일부다. 비스트 인더스트리(beast industry)는 미디어(유튜브,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비스트 게임즈(Beast Games)’)에서 출발해 커머스(초콜릿·스낵 브랜드 ‘피스터블스(Feastables)’), 라이브 이벤트(2025년 11월 사우디 리야드의 한정 테마파크 ‘비스트 랜드(Beast Land)’), 금융(2026년 2월 700만 이용자 규모 청소년 핀테크 앱 ‘스텝(Step)’ 인수)으로 사업을 넓혀 왔다.

여기에 ‘비스트 모바일(Beast Mobile)’ 통신 서비스와 크리에이터·브랜드를 잇는 양면형(two-sided) 마케팅 마켓플레이스가 더해진다. 소비자 앱은 이 확장 라인업의 ‘소비자 테크’ 축에 해당한다.

회사는 이 모든 사업을 한데 묶어 ‘Z세대·알파세대 버전의 디즈니(Disney)’를 표방한다. 운영도 그에 맞춰 정비됐다. 회사는 캘리포니아 산마테오(San Mateo)에 제품·엔지니어링 거점을 열고, 구글(Google)·우버(Uber) 출신 시바 라자라만(Shiva Rajaraman)을 최고제품·기술책임자(CPTO)로 영입해 크리에이터 플랫폼과 멤버십 프로그램 개발을 맡겼다.

“우리는 더 이상 단순한 유튜브 채널이 아니다”  — 제프 하우젠볼드(Jeff Housenbold) 비스트 인더스트리 CEO

IPO를 향한 ‘매출 다각화’ 시험대

이 행보는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파운더 의존도 낮추기’와 맞닿아 있다. 비스트 인더스트리는 약 50억 달러 안팎의 기업가치로 평가받아 왔으며, 2025년 약 9억 달러였던 매출을 2026년 16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콘텐츠 한 축에 쏠려 있던 수익 구조를 커머스·금융·플랫폼으로 분산하는 것이 상장 서사의 핵심이다. 하우젠볼드 CEO는 지난 90일간 미스터비스트 콘텐츠를 시청한 전 세계 14억 명에게 언젠가 회사의 주주가 될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소비자 앱은 그 분산의 다음 카드이자, ‘팬을 곧바로 매출로 전환할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된다.

관건은 실행이다. 거대한 도달이 자동으로 끈끈한 팬 관계와 반복 결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무료 이용자를 유료 구독으로 전환하는 비율, 창작자 한 사람에 대한 의존을 넘어 다른 크리에이터·커뮤니티로 앱을 확장하는 능력, 청소년·청년 중심 이용자층을 다루는 데 따르는 규제·신뢰 부담이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한국 시장 관전 포인트

‘빌린 도달’에서 ‘소유한 팬’으로의 이동은 K-팝·K-콘텐츠 IP 사업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글로벌 팬덤을 외부 플랫폼에 의존해 모을 것인가, 자체 앱·커뮤니티로 직접 묶어 데이터와 반복 매출을 쥘 것인가의 선택이다.

위버스(Weverse)·디어유(DearU) 등 국내 팬 플랫폼이 이미 ‘팬 직결’ 모델을 운영해 온 만큼, 미스터비스트의 소비자 앱은 경쟁자인 동시에 글로벌 확장의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 FAST·OTT 사업자에게는 ‘콘텐츠 도달’을 ‘팬 소속감과 멤버십 매출’로 전환하는 설계 사례로 참고할 만하다.

자료: 악시오스(Axios), TIME 100 Most Influential Companies 2026, CNBC,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NYT 딜북 서밋(DealBook Summit, 2025.12)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