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가 곧 프리미엄"…라이브 100경기·오리지널 시리즈로 FAST 시장 판도 바꾼다
"신인감독 김연경"이 보여준 여성 스포츠 콘텐츠의 멀티 플랫폼 확장성... 멀티 포맷과 멀티 플랫폼이 만나면 K콘텐츠의 저력은 배가 된다.
E.W. 스크립스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 '스크립스 스포츠 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여성·신흥 스포츠 라이브 중계를 전면에 내세운 이번 전략은, 구독료 장벽 없이 고품질 스포츠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가 늘어나는 구조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유료 스포츠 중계권 시장이 포화된 반면, FAST 채널을 통한 라이브 스포츠 유통은 아직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은 공백 지대다. 스크립스는 바로 이 빈틈을 공략한다.
E.W. 스크립스(E.W. Scripps Company)가 3월 24일(현지시간), 여성 스포츠 및 신흥 스포츠 라이브 중계를 핵심으로 한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채널 스크립스 스포츠 네트워크(Scripps Sports Network, SSN)를 공식 론칭했다. 연간 100개 이상의 라이브 이벤트를 편성한 24시간 365일 운영 채널로, 광고주 대상 업프런트(Upfront) 피칭을 앞두고 공개됐다.

E.W. 스크립스: 1878년 창립 미디어 그룹의 스포츠 피벗
E.W. 스크립스 컴퍼니(NASDAQ: SSP)는 1878년 창립된 미국의 대표적 다각화 미디어 그룹으로, 본사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있다. 40개 시장 약 60개 방송국을 운영하는 미국 최대 지역 TV 방송사 중 하나이며, 전국 뉴스 채널 스크립스 뉴스(Scripps News)와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ION·바운스(Bounce)·그릿(Grit)·래프(Laff) 등 다수의 무료 스트리밍 채널을 보유한다. 미국 방송 주파수 최대 보유 기업이기도 하다.
스포츠 부문 스크립스 스포츠(Scripps Sports)는 WNBA, NWSL, PWHL, MLV를 포함한 여성 스포츠 리그는 물론 NHL 플로리다 팬서스(2024·2025 스탠리컵 챔피언), 베이거스 골든 나이츠(2023 챔피언), WNBA 2025 챔피언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NCAA 빅 스카이 컨퍼런스 등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보유한다. ION 채널의 WNBA·NWSL 프랜차이즈 나이트로 쌓은 여성 스포츠 방송 노하우가 SSN(스크립스 스포츠 네트워크)의 토대다.
"무료가 곧 프리미엄" — SSN 론칭 전략
FAST 채널 생태계는 최근 수년간 빠르게 팽창했다. 그러나 방대한 채널 수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와 광고주 모두에게 '구형 재방송이나 저가 라이브러리 콘텐츠의 집합소'라는 부정적 인식이 굳어져 있었다. 스크립스 최고수익책임자(CRO) 브라이언 노리스(Brian Norris)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무료는 더 이상 할인 등급이 아닙니다. 적어도 스크립스에게 있어 무료는 곧 프리미엄입니다." — 브라이언 노리스(Brian Norris), E.W. 스크립스 CRO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스크립스는 SSN 론칭과 동시에 연간 100경기 이상의 라이브 스포츠 편성을 확정했다. 노리스 CRO는 유통 파트너사들로부터 가장 먼저 들은 피드백이 '라이브 스포츠가 차별화의 핵심'이었다고 밝히며, 라이브러리 콘텐츠로 채워진 스포츠 스트리밍 채널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WPP 미디어 미국 스포츠 파트너십&투자 총괄 마틴 블리치(Martin Blich)는 이 보고서가 3년 전만 해도 '문화적 움직임'에 불과했던 여성 스포츠가 이제는 "미디어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퍼포먼스 환경 중 하나"가 됐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WPP는 이미 2024년 고객사의 여성 스포츠 투자를 2배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세우고 조기 달성한 바 있다.
앨라이 파이낸셜(Ally Financial) CMO 안드레아 브리머(Andrea Brimmer)는 이 보고서가 "지난 5년간 우리가 주장해온 것을 영수증으로 증명한다"고 말했다. 앨라이는 2022년 발표한 '50/50 서약(남녀 스포츠 미디어 투자 균등화)'을 예정보다 1년 앞선 올해 달성할 전망이며, 이 서약 이후 브랜드 가치가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앨라이는 최근 스크립스 스포츠와 파트너십을 맺어 3월 28일 PWHL 최초의 미국 내 전국 방송 중계에도 함께한다.
"여성 스포츠에 투자하는 것은 옳은 일일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도 좋습니다. 선수를 고취하고, 팬에게 영감을 주며, 지역 사회를 강화하는 의미 있는 기회를 창출합니다."
— 볼드윈 커닝햄(Baldwin Cunningham), 스테이트 팜 미디어&파트너십 총괄
라이브·오리지널·팟캐스트 3축 전략
① 라이브 스포츠 중계
SSN의 라이브 중계 첫 경기는 3월 24일 오후 7시(동부시간) MLV 올랜도 발키리즈(Orlando Valkyries) 대 콜럼버스 퓨리(Columbus Fury) 경기로 출발했다. 이어 3월 25일에는 PWHL 몽레알 빅투아르(Montréal Victoire) 대 미네소타 프로스트(Minnesota Frost) 경기(동부시간 오후 7시)가 편성됐다. 주요 라이브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NHL 플로리다 팬서스(2024·2025 스탠리컵 챔피언), 베이거스 골든 나이츠(2023 챔피언), NCAA 빅 스카이 컨퍼런스 경기도 SSN 편성에 포함된다.
② 오리지널 시리즈
10개의 신규 오리지널 시리즈가 개발 중이며, 첫 두 편은 모두 여성 스포츠 아이콘이 진행을 맡는다.
- 수지 콜버(Suzy Kolber) 진행 심층 대담 시리즈 — 40년 경력의 전설적 스포츠 캐스터가 스포츠계 개척자들의 커리어와 혁신 스토리를 탐구한다.
- 사냐 리처즈-로스(Sanya Richards-Ross) 진행 개인 대담 시리즈 — 올림픽 육상 챔피언이 스포츠·엔터테인먼트계 인사들의 '재발명(reinvention)' 이야기를 전한다.
③ 인수 콘텐츠 및 팟캐스트
코미디언 케빈 하트(Kevin Hart)가 얼음물 욕조에서 스포츠 스타들과 나누는 인터뷰 시리즈 '콜드 애즈 볼스(Cold as Balls)'가 대표 인수 콘텐츠로 편성된다. 인기 스포츠 팟캐스트의 영상 버전 큐레이션도 핵심 요소로, 노리스 CRO는 이를 "채널의 중요한 축"으로 명시했다.
'창립 스폰서' 기회로 신흥 브랜드 공략
SSN의 광고 전략은 두 층위를 동시에 공략한다. 기존 여성 스포츠 투자자인 대형 블루칩 브랜드와, 기존 스폰서십 없는 신흥·중소·DTC(Direct-to-Consumer) 브랜드다.
창립 광고 파트너로는 스테이트 팜(State Farm)이 합류했다. 이 브랜드는 ION의 WNBA·NWSL 프랜차이즈 나이트에서도 초기 스폰서로 참여한 여성 스포츠 투자의 선구자다. 이미 여성 스포츠에 먼저 투자한 앨라이, 스테이트 팜, AT&T, 구글 등은 시장이 커짐에 따라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면서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신흥 스포츠 편성은 중소 브랜드에게 특별한 기회다. 기존 스폰서십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는 창립 스폰서로서 방송 내 대규모 지면을 선점할 수 있다. 노리스 CRO는 "SSN은 신흥 브랜드, 중소기업, DTC 브랜드에 특화된 가치를 제공한다"며,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브랜드에게 스포츠 환경 내 목소리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고 포맷 혁신: QR코드, 쇼퍼블(Shoppable) 광고 등 인터랙티브 형식 도입을 통해 라이브 중계 중 실시간 구매 전환을 유도한다. 하위 퍼널 KPI를 중시하는 DTC·중소 브랜드의 요구에 직접 부응하는 설계다.
미국 전 TV 가구 도달 목표
SSN은 출시와 동시에 주요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 전반에 입점한다. 스크립스는 이를 통해 FAST 플랫폼, 가상 MVPD, 지역 방송망, OTA(Over-The-Air)를 결합한 "미국 내 사실상 모든 TV 가구 도달"을 목표로 한다.
시사점: K-콘텐츠 기업에게 던지는 질문
스크립스의 이번 행보는 FAST 채널이 단순 잉여 콘텐츠 창고에서 '라이브 콘텐츠의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WPP 미디어 보고서가 확인한 광고 시장의 구조적 성장, 스크립스가 증명한 시청률 데이터, 그리고 FAST 플랫폼의 폭넓은 유통망이 하나의 흐름으로 수렴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 기업들에게도 질문이 던져진다. K-스포츠 이벤트, e스포츠, K-팝 공연, 리얼리티 예능 등은 라이브 포맷 특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에도 FAST 채널을 통한 글로벌 직배급 전략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구독 장벽 없이 광고 수익 기반으로 운영되는 FAST 모델은, 인지도를 쌓아야 하는 신흥 콘텐츠 장르에 특히 유리한 구조다.
스크립스가 여성 스포츠로 증명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열성 팬이 있는 언더서브드(underserved) 콘텐츠는 FAST에서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는 명제다. 미국과 유럽의 한류 팬층은 이미 형성되어 있고, 이들에게 무료로 라이브 K-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은 아직 공백 상태다. 스크립스의 SSN이 만든 지도 위에서, K-콘텐츠의 FAST 전략을 그릴 시점이다.

김연경을 주목하라
특히, 한국 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은 '신인감독 김연경' 모델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K-스포츠 스타의 IP를 예능 포맷으로 패키징해 지상파·스트리밍 서비스(웨이브 Wavve)에서 성공을 거뒀다.
물론 이 콘텐츠는 원더 코치(The Wonder Coach)라는 제목으로 코코와(Kocowa),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에서도 방송됐다. 그러나 한인아니 한국 K콘텐츠 팬덤들이 주로 이용하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이라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버즈 확산 속도가 더뎠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더 나가 이 포맷을 글로벌 FAST 채널로 확장하면, 영어 자막과 현지화 편집만으로도 Roku·아마존·삼성 TV 플러스 등 미국 주요 플랫폼에서 K-스포츠 예능 채널이 작동할 수 있다.

스크립스의 SSN이 만든 지도 위에, MBC가 쌓은 K-스포츠 예능의 성과를 얹는 방정식 — K-콘텐츠 FAST 전략을 설계할 구체적 시점이다.
핵심 데이터 종합
그렇다면 '신인감독 김연경'이 한국 내 성과를 글로벌 FAST 채널로 확장하면 어떤 그림이 될까.
구조적으로는 가능한 시나리오다. 김연경은 일본, 튀르키예, 중국에서 뛰며 쌓은 글로벌 팬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배구는 아시아·유럽에서 대중 스포츠 지위를 가진다. '원더독스' 포맷은 자막 현지화만으로도 Roku·아마존 파이어 TV·LG 채널스 등 스크립스가 이미 입점한 플랫폼에서 재현 가능하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권락희 PD는 2026년 일본 기타큐슈에서 열린 한중일 PD포럼에서 '신인감독 김연경'을 대표 한국 예능 프로그램으로 발표했다. 한국 예능의 콘텐츠 수출 경로가 스트리밍(넷플릭스·디즈니+) 중심으로 굳어져 있는 상황에서, 무료 FAST 플랫폼을 통한 배급은 아직 미개척 영역이다. 스크립스가 만든 지도 위에 K-스포츠 예능을 얹는 전략은, 구독료 없이 접근 가능한 환경을 통해 인지도와 광고 수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MBC는 한국의 주요 방송사지만, 이런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과 관련한 그림은 그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물론 확인이 필요하다) 권리 관계, 저작권 등 해결해야 할 것은 매우 많다. 그러나 '새로운 김연경 포맷'을 K-FAST 채널로 패키징해 글로벌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글로벌 전문가들은 시각은 긍정에 가까울 수 있다.
참고로 신인감독 김연경이 이끌었던 배구단 원더독스는 미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언더독(Underdog)'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예능에서 활약하던 인쿠시(Inkusi)는 결국 V리그 정식 데뷔에 성공했고, 2025-26시즌 V리그 올스타전(2026년 1월 25일)에서는 프로그램 제작진이 ‘배구 인기 제고 공로’로 한국배구연맹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 흐름을 이어 MBN은 2025년 11월 30일 남녀 혼성 배구 예능 ‘스파이크 워(Spike War)’를 론칭했으며, 김연경은 파이널 매치에 특별 출연해 다시 한 번 배구 예능 붐을 달궜다.
K-콘텐츠 FAST 전략 체크리스트
- 여성 스포츠·아이돌·e스포츠 등 글로벌 팬베이스를 가진 스포테이너 IP 선별
- 지상파·OTT 동시방영 성공 포맷을 영어 자막·현지화로 FAST 채널에 패키징
- Roku·아마존 파이어 TV·삼성 TV 플러스 등 북미·유럽 주요 FAST 플랫폼 입점 협상
- 창립 스폰서 모델 도입 — 기존 스폰서십 없는 신흥 K-콘텐츠 장르를 DTC 브랜드에 개방
- 라이브 이벤트(K-팝 공연·e스포츠 대회·스포츠 예능 결승전) 중심 편성으로 차별화
참고 출처
① E.W. Scripps 공식 보도자료 (2026.3.23) — "Scripps to launch Scripps Sports Network streaming channel"
② StreamTV Insider (2026.3.24) — "E.W. Scripps launches Scripps Sports Network FAST channel ahead of upfronts" URL: https://www.streamtvinsider.com/content/scripps-sports-network-fast-channel-debuts-ahead-upfronts
③ Adweek (2026.3.24) — "Scripps Bets Big on Women's Sports for New Live Streaming Channel in Upfront Pitch" URL: https://www.adweek.com/convergent-tv/scripps-womens-sports-live-streaming-channel-upfront-pitch/
④ Adweek / WPP Media (2026.3.18) — "New Report 'Brings the Receipts' on ROI of Women's Sports Ads"
⑤ MBC 공식 홈페이지 — '신인감독 김연경' 프로그램 소개 (2025.9~11) URL: https://program.imbc.com/TheWonderCoach
⑥ 파이낸셜뉴스 (2025.5.26) — "김연경, 배구 감독으로 변신한다…MBC 배구 예능프로그램 출격"
⑦ 한국일보 (2025.10.22) — "신인감독 김연경 효과, 여자 배구 예능의 열풍"
⑧ 나무위키 — V리그, 김연경, 신인감독 김연경 항목 (2026.3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