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AI, K-드라마 심장부를 사다”

AI 스튜디오 유토파이, 서울 제작사 알키미스타 미디어 전격 인수…한국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AI 슈퍼허브’로 키운다

인수 후 유토파이, AI 기반 한국 콘텐츠 글로벌 스튜디오 본격 가동

AI 기반 영상 스토리텔링 기술을 개발하는 유토파이 이스트(Utopai East)의 서울 기반 제작사 알키미스타 미디어(Alquimista Media)를 100% 인수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유토파이 이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장 중 하나인 한국에 제작 스튜디오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유토파이 이스트는 유토파이 스튜디오(Utopai Studios)와 스톡팜로드(Stock Farm Road)의 50:50 합작으로 2025년 11월 설립됐다.

스톡팜로드는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벤처투자자 구본웅(Brian Koo)이 세운 투자사로, 현재 전남 지역에 3GW(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투자 규모 약 350억 달러)를 추진 중이다. 유토파이 이스트의 알키미스타 미디어 인수 역시 이러한 대형 AI 인프라와 연계된 콘텐츠·기술 융합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유토파이 스튜디오
https://www.utopaistudios.com/

드라마피버를 창업하고 스튜디오드래곤 글로벌 부문장을 역임한 글로벌 미디어 전문가 박현 대표가 이끄는 서울 기반 제작사  알키미스타 미디어(Alquimista Media)는 워너브라더스,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애플TV+, 모호필름 출신 팀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글로벌 지향 한국 콘텐츠 개발에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한국은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핵심 허브이자 창작력과 기술력이 결합된 차세대 콘텐츠 개발의 전략적 거점”이라며 이번 인수의 의미를 밝혔다. 인수를 통해 유토파이 이스트는 세계 주요 콘텐츠 생산국 가운데 하나인 한국에서 기획·개발·제작까지 아우르는 자체 스튜디오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유토파이 이스트는 유토파이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AI 시네마틱 모델을 기반으로 고품질 영화와 TV 프로젝트에 공동 제작·투자를 진행하는 글로벌 제작사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원천 IP를 활용해 글로벌 관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영화 및 시리즈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스토리 개발, 비주얼 프리프로덕션, 후반 제작 등 전 과정에 AI 기술을 적용해 제작 효율을 높이고, 극장·방송·스트리밍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완성작을 유통할 방침이다.

유토파이 스튜디오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한국 콘텐츠 제작 생태계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잇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현지 제작 인프라를 기반으로 창작자와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제작 모델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유토파이 스튜디오, AI 영화·시리즈 제작 선도

유토파이 스튜디오(Utopai Studios)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본사를 둔 AI 영상 기술 기업으로, 할리우드 영화·TV 제작과 AI 시네마틱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스튜디오 모델을 표방한다. 2022년 세실리아 셴(Cecilia Shen)과 지에 양(Jie Yang)이 ‘사이버버(Cybever)’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AI 기업에서 출발해, 2025년 8월 유토파이 스튜디오로 리브랜딩하며 본격적인 콘텐츠 스튜디오로 전환했다.​

유토파이 스튜디오는 AI 기반 영상 생성 툴과 시네마틱 스토리텔링 기술을 앞세워 연 매출 1억 1,000만 달러(약 1,430억 원)를 기록하며 관련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회사는 최첨단 시네마틱 영상 생성 모델과 ‘에이전틱(Agentic) 워크플로우’를 개발해 장편 영화, 시리즈, 단편 등 다양한 포맷과 플랫폼에서의 서사 창작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장면·캐릭터·시즌 전체에 걸친 일관성(consistency), 제작자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제어 가능성(controllability), 서사 구조를 정확히 구현하는 서사적 충실도(narrative fidelity)를 핵심 설계 기준으로 내세운 영상 스토리텔링 특화 모델을 구축 중이다.​

엑스 마키나 스튜디오

현재 유토파이 스튜디오는 엑스 마키나 스튜디오(Ex Machina Studios)와 함께 장편 영화 ‘코르테스(Cortés)’와 SF 시리즈 ‘스페이스 네이션(Space Nation)’을 공동 제작하고 있다. ‘코르테스’는 오스카 각본상 후보에 오른 니콜라스 카잔(Nicholas Kazan)이 각본을 맡고, 커크 페트루첼리(Kirk Petruccelli)가 연출하는 2부작 역사 대서사시로 개발되고 있으며, ‘스페이스 네이션’은 대규모 SF 세계관을 전제로 한 프리미엄 시리즈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이들 프로젝트를 AI 기술을 전문 제작 워크플로우에 직접 통합한 최초의 대규모 서사 영화·시리즈 사례 가운데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의 비주얼 컨셉 개발, 프리비즈·가상 프로덕션, 후반 합성까지 전 공정에 AI 모델을 연동해 제작 효율과 크리에이티브 실험을 동시에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토파이 스튜디오의 행보는 생성형 AI가 단순 툴을 넘어, 스튜디오 비즈니스 모델과 제작 파이프라인의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 스튜디오가 인력·시설 중심으로 확장해 온 데 비해, 유토파이는 모델·데이터·워크플로우를 핵심 자산으로 삼아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를 전개하면서, 향후 할리우드 및 글로벌 제작 생태계의 조직 구조와 역할 분담에도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15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확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AI 등장 후 테크놀로지와 결합, 오디언스를 확대하고 새로운 콘텐츠 포맷을 만드는 ‘엔터테인먼트 테크 기반 제작’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번 인수도 한류 콘텐츠 인기 확대와 AI 기술의 성장 관점에서 이뤄졌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KOFICE)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 명을 돌파했으며, 한국 문화콘텐츠 시장 규모는 2026년까지 864억 달러(약 11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배경으로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한국을 차세대 제작·투자 허브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수로 유토파이 이스트(Utopai East)는 알키미스타 미디어가 개발 중인 15개 드라마·영화 프로젝트의 지식재산권(IP) 및 제작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확보한 프로젝트들은 액션·스파이 스릴러, 범죄·초자연물, 판타지·SF, 로맨틱 코미디, 가족 드라마, 시대극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모두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기획·개발 중이다.

알키미스타 미디어는 최근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제작사로 자리 잡았고 있다. 대표작 영화 ‘베드포드 파크(Bedford Park)’는 올해 선댄스 영화제 미국 드라마 경쟁 부문에서 프리미어 상영 후 ‘신인 감독상(U.S. Dramatic Special Jury Award for Debut Feature)’을 수상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다.

Bedford Park" starring Son Suk-ku (left) and Moon Choi (Sundance Film Festival)

해당 작품은 소니 픽처스 클래식(Sony Pictures Classics)에 판매되었으며, 스테파니 안(Stephanie Ahn)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뉴저지를 배경으로, 한국계 미국인 여성 오드리(문초이 분)와 전직 레슬러 일라이(손석구 분)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감성 드라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유토파이 이스트가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이중 IP 체계 기반의 글로벌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게 됐다고 평가한다. 특히 AI 스토리텔링 기반의 개발 툴과 현지 제작 역량을 결합함으로써, 차세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모델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콘텐츠 업계 베테랑 진용

알키미스타 미디어(Alchymista Media) 팀은 글로벌 콘텐츠 제작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박현(Hyun Park) 알키미스타 미디어 창업자 겸 CEO는 아시아, 유럽, 미주 전역에서 20년 이상 경험을 쌓은 글로벌 미디어 전문가다. CJ ENM의 스튜디오드래곤(Studio Dragon) 글로벌 사업부문장, 워너브라더스 코리아(Warner Bros. Korea)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2009년 미국 최대 한류 스트리밍 플랫폼 ‘드라마피버(DramaFever)’를 공동 창업했다. 드라마피버는 한때 미국과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큰 한국·아시아 드라마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며, 이후 워너미디어(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전략 조정으로 2018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박현 대표는 영화 베드포드 파크의 총괄 프로듀서로도 참여하며 제작자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정원조(Wonjo Jeong) 개발총괄은 애플TV+ 코리아(Apple TV+ Korea) 개발 총괄과 모호필름(Moho Films)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박찬욱 감독의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아가씨(The Handmaiden, 2016), 스토커(Stoker, 2013), 그리고 BBC 시리즈 리틀 드러머 걸(The Little Drummer Girl, 2018) 제작에 참여한 인물로, 글로벌 기준의 시각과 제작 역량을 두루 갖춘 전문가로 평가된다.

장정도(Jeongdo Jang) 총괄 프로듀서(EP)는 스튜디오드래곤 재직 당시 30편 이상의 작품을 담당하며 다수의 흥행작을 선보였다. 대표작으로는 우리들의 블루스(Our Blues), 환혼(Alchemy of Souls), 김비서가 왜 그럴까(What's Wrong with Secretary Kim?), 라이브(Live) 등이 있다. 현재 스튜디오드래곤은 278개 글로벌 IP와 4,271개 에피소드, 317명의 크리에이티브 인력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유토파이 이스트(Utopi East) 체제하에서 한국 내 개발 및 제작을 주도하며, 한류 기반 프리미엄 콘텐츠 IP 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업계 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 특화된 IP 개발 전략을 강화하고, 유토파이 이스트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에 가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의 새 시대 열겠다"

케빈 정(Kevin Chong) 유토파이 이스트 CEO는 “유토파이 이스트를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크리에이티브 엔진 중 하나인 한국에서 알키미스타 미디어 팀과 함께 출발하게 되어 기쁘다. 세계적 수준의 스토리텔링과 첨단 AI 제작 인프라를 결합한 글로벌 스튜디오 플랫폼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박현 알키미스타 미디어 대표는 “유토파이 이스트의 일원이 됨으로써 한국과 아시아 스토리텔링의 DNA를 지키면서도 창작 야망을 글로벌 규모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며 “유토파이 스튜디오의 AI 기술 플랫폼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더 대담하고 확장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미 있는 투자와 장기적 확신이 점점 희귀해지는 시점에, 우리의 이야기와 크리에이터에 대한 유토파이 이스트의 과감한 투자는 아시아 지역의 창작 미래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신뢰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세실리아 셴(Cecilia Shen) 유토파이 스튜디오 공동창업자 겸 CEO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크리에이티브 마켓 중 하나”라며 “이번 인수는 뛰어난 스토리텔러들을 대규모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검증된 창작팀과 슬레이트에 우리가 구축해온 제작 기술을 결합해, 창작 과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개발부터 제작까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K-콘텐츠와 AI의 결합, 시장 전망

이번 인수는 글로벌 한류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와 맞물려 있다. 루미네이트 필름 & TV에 따르면 2022~2025년 기준 한국은 캐나다에 이어 미국 TV 해외 제작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두 번째 국가로, 전체 해외 제작 물량의 13.5%를 차지했다. 2022~2025년 사이 미국 TV 타이틀의 해외 촬영은 캐나다, 한국, 영국, 인도, 호주 등 소수 국가에 집중됐다. 이 가운데 한국은 캐나다(21.7%)에 이은 2위(13.5%)로, 영국(10.4%), 인도(5.8%), 일본(4.8%) 등 전통적인 로케이션 강국들을 앞질렀다.

Luminate

한국 콘텐츠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옴디아(Omdia)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 영어권을 제외한 비영어 콘텐츠 중 한국 콘텐츠가 시청 시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옴디아가 2023년 1분기부터 2025년 1분기 사이 전 세계에 서비스된 넷플릭스 타이틀을 분석한 결과, 한국 작품은 전체 비영어 타이틀 중 7%를 차지했다. 그러나 ‘시청 시간(Hours Viewed)’ 기준으로는 13%까지 비중이 확대되며, 일본·스페인어권 콘텐츠를 앞서 비영어권 중 가장 높은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조회 수(Views) 기준 비중은 6%로, 타이틀 비중(7%)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시청 시간 비중(13%)과의 격차가 뚜렷하다. 옴디아는 이를 두고 “한국 시리즈가 다른 시장 대비 회차 수와 러닝타임이 더 길게 구성되는 경향이 있어, 1편당 누적 시청 시간이 크게 쌓인다”고 분석했다.​

Omdia

또한 2025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글로벌 흥행은 K-콘텐츠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다양한 포맷으로 확장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 작품의 OST '골든(Golden)'은 2026년 그래미 '시각 미디어 최우수 작곡상(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을 수상했다.

한편, AI 기술의 영화 제작 도입에 대해서는 업계 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2023년 미국 작가조합(WGA)과 배우조합(SAG-AFTRA) 파업의 주요 쟁점 중 하나가 AI 활용이었다. 유토파이 측은 "AI가 인간 창작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도록 설계됐다"며 "여전히 작가, 감독, 배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용하는 모든 AI 모델과 데이터셋은 "완전히 라이선스되고 계약상 승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개요

유토파이 이스트(Utopai East): 유토파이 스튜디오와 스톡팜로드의 50:50 합작법인으로 출범한 영화·TV 스튜디오. 한국과 일본 스토리를 시작으로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극장 개봉을 위한 프리미엄 스크립트 콘텐츠 개발·제작에 주력한다. 중국, 태국 시장으로의 확장도 검토 중이다.

알키미스타 미디어(Alquimista Media): 박현 대표가 이끄는 서울 기반 제작사. 워너브라더스,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애플TV+, 모호필름 출신 팀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글로벌 지향 한국 콘텐츠 개발에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유토파이 스튜디오(Utopai Studios): 2022년 사이버버(Cybever)로 창업, 2025년 8월 리브랜딩.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본사 외 웨스트 할리우드와 베를린에 지사를 두고 있다. 시네마틱 영상 생성 모델과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를 통해 영화, TV, 디지털 플랫폼 전반의 영상 스토리텔링을 지원한다.

스톡팜로드(Stock Farm Road):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손자 구본웅(Brian Koo)과 요르단 기반 BADR인베스트먼트의 아민 바드르-엘-딘(Amin Badr-El-Din)이 2025년 공동 창업한 글로벌 투자회사. 구본웅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MBA를 취득했으며, 오큘러스(Oculus), 쿠팡(Coupang) 등에 초기 투자한 이력이 있다. 한국에 최대 350억 달러 규모의 3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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