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는 생성 AI가 개입한 콘텐츠에 대해 받아들이기보다 경계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루미네이트 인텔리전스(Luminate Intelligence)가 7월 24일 발간한 특별보고서 「AI와 미디어: 오디언스 태도(AI & Media: Audience Attitudes)」의 조사 결과다. 영화·TV·음악·소셜미디어·비디오게임 사이의 편차는 크지 않았다.
“쓸 의향보다 경계가 앞선다(more wary than willing).”
— 루미네이트 인텔리전스, 「AI & Media: Audience Attitudes」(2026.7)
이 조사가 지금 의미를 갖는 이유는 세 가지 변화가 같은 시기에 겹쳐서다. 생성 AI의 개입 지점이 자막·번역·후반작업 같은 기술 공정에서 각본·보컬·캐릭터 같은 창작 공정으로 이동했고, 스포티파이(Spotify)와 애플뮤직(Apple Music)이 트랙 단위 AI 표기 체계를 올해 각각 가동하면서 소비자가 AI 사용 사실을 실제로 인지하는 접점이 생겼다. 한국이 1월 22일 인공지능 기본법(AI Framework Act)을 시행해 AI 생성물 표시를 법적 의무로 만들었다. 소비자가 사용 사실을 ‘알았을 때’의 반응을 묻는 질문이 가정법에서 현실 조건으로 넘어온 것이다.
미디어 유형보다 연령이 갈랐다
보고서는 관여 의향을 좌우하는 변수를 세 가지로 나눠 설계했다.
AI가 무엇을 생성하며 그 콘텐츠가 어떤 목적에 쓰이는지(미디어 유형), 창작·제작 공정에서 AI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쓰였고 결과물이 전부 AI 생성인지 일부인지(사용의 범위), 그리고 창작·소통 의도가 인간에게 속한 공정이나 산출물을 AI가 넘겨받았는지(창작 대 기술 공정)다.
미디어 유형별 차이는 예상보다 좁았다.
가장 부정적인 항목은 생성 AI로 작성된 뉴스를 읽는 것이었고, 반대가 가장 약한 항목은 AI 에셋이 들어간 비디오게임이었다. 다만 게임의 상대적 우위는 호감이 아니라 무관심에서 나왔다. 캐릭터·배경·대사가 AI로 만들어진 게임을 두고 40%가 “더 관심이 가지도, 덜 가지도 않는다”고 답해, 3분의 1 안팎에 머문 다른 미디어보다 중립층이 두터웠다.

[그림 1] 미디어 유형별 중립 응답 비중 (자료: Luminate U.S. Entertainment 365, Wave 17)
연령별 분해에서 격차가 드러났다. 루미네이트는 이번 조사부터 세대 대신 연령대로 데이터를 쪼갰는데, 55세 이상은 영화·TV·음악·소셜미디어·게임 전 영역에서 가장 깊은 순부정을 기록했다.
반대편 극단은 13~17세로, 모든 미디어 유형에서 순긍정이었다. 이 집단과 바로 위 18~24세 사이에서 AI 각본 영화·TV, AI 생성 소셜미디어 콘텐츠 항목에서 각각 58%포인트 격차가 났다. 후기 Z세대와 밀레니얼·X세대는 손익분기 부근에 몰려 있었다.

[그림 2] 연령대별 AI 콘텐츠 관여 순관심도의 위치 (자료: Luminate, 2026년 5월 조사)
“Z세대를 단일한 집단으로 보는 것은 실수다.”
— 루미네이트, Music Business Worldwide 보도 인용
루미네이트는 세대 내부의 균열(intragenerational faultlines)을 읽는 쪽이 더 유효한 렌즈라고 덧붙였다.
뉴스가 가장 두꺼운 저항선
생성 AI로 작성된 뉴스는 이번 조사에서 반대가 가장 강한 항목이었다. 뉴스 이용 행태 쪽 데이터와 겹쳐 보면 방향이 엇갈린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가 6월 16일 발표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6(Digital News Report 2026)」은 48개 시장 약 10만 명을 조사해, 뉴스 목적의 AI 챗봇 주간 이용률이 2025년 7%에서 2026년 10%로 올랐다고 집계했다. 35세 미만에서는 16%였고, AI를 주된 뉴스원으로 꼽은 응답은 1%에 그쳤다.

[그림 3] 뉴스 이용에서 AI 챗봇이 차지하는 자리 (자료: Reuters Institute, Digital News Report 2026)
같은 조사에서 뉴스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37%, 뉴스 회피는 42%였고, 소셜미디어와 영상 네트워크가 54%로 처음 최다 이용 뉴스 경로가 됐다. 이용자는 AI를 경유해 뉴스에 닿는 빈도를 늘리면서도 AI가 쓴 뉴스는 밀어내고 있다. 도구로서의 AI와 저자로서의 AI를 구분하는 태도다.
“뉴스 이용 경로에 AI가 통합되는 첫 유의미한 단계.”
—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6」 요약
음악: 보조냐 대체냐가 선을 긋는다
세부 항목은 소비자가 AI 일반이 아니라 AI의 역할을 놓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음악 청취자 3명 중 1명은 인간 아티스트가 부르는 곡의 반주를 AI가 만드는 데 거부감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AI 보이스가 부르는 완전한 신곡에는 46%가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그림 4] 음악 부문 AI 활용 방식별 소비자 반응 (자료: Luminate 각 보고서)
“같은 기술이 인간 창작을 거드느냐, 인간의 자리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수용도가 갈린다.”
세대별 온도차도 같은 축 위에 있다. 루미네이트의 2025년 연말 음악 보고서에서는 미국 응답자의 약 44%가 생성 AI로 만들어진 음악이라는 사실을 알면 관심이 줄어든다고 답했고, 10대의 37%와 밀레니얼의 36%는 AI 생성 가사에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시계열로 보면 방향은 아래쪽이다. 루미네이트의 「Generative AI in Music」 조사에서 AI 생성 음악에 대한 순관심도는 2025년 5월 -13%에서 연말 -20%로 내려갔고, 하락폭은 Z세대와 알파세대에서 가장 컸다.

[그림 5] AI 생성 음악에 대한 순관심도 추이 (자료: Luminate, Generative AI in Music)
표기 자체가 수요에 영향을 준다는 학술 근거도 나왔다.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와 리드칼리지(Reed College) 연구진이 올해 발표한 동료심사 논문은, 인간이 작곡한 음악이라도 ‘AI’로 표기되면 청취자의 몰입도가 낮아진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표기 의무가 규제 준수 항목에 그치지 않고 이용 지표에 직접 닿는다는 의미다.
표기 인프라가 먼저 깔렸다
플랫폼 쪽 정비는 올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스포티파이는 4월 16일 ‘AI 크레딧(AI Credits)’ 베타를 열어 DDEX 표준에 맞춘 AI 사용 정보를 곡 크레딧에 노출하기 시작했고, 첫 유통 파트너는 디스트로키드(DistroKid)였다. 애플뮤직은 3월 아트워크·트랙 오디오·작곡·뮤직비디오 네 범주로 나뉜 ‘투명성 태그(Transparency Tags)’를 도입했다. 두 체계 모두 표기 여부의 판단은 레이블과 유통사에 맡기는 자기신고 구조다. 스포티파이는 2025년 9월 정책 개편 당시 직전 1년간 7,500만 곡 이상의 스팸성 트랙을 걷어냈다고 밝혔다.
디저(Deezer)는 탐지 쪽에 서 있다. 완전 AI 생성 트랙을 자동으로 식별해 태그를 붙이고 에디토리얼 플레이리스트와 알고리즘 추천에서 제외하는데, 하루 약 9만 곡이 올라오며 6월 처음으로 일일 업로드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림 6] 디저 일일 업로드 중 완전 AI 생성 트랙 비중 (자료: Deezer, 2026년 6월)
소송에서 라이선스로
권리 처리 구도도 1년 사이 바뀌었다. 유니버설뮤직그룹(Universal Music Group)은 2025년 10월 유디오(Udio)와 합의했고, 워너뮤직그룹(Warner Music Group)은 11월 유디오와 수노(Suno) 양쪽과 합의하며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소니뮤직(Sony Music)은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유디오는 2026년 모델을 플랫폼 밖으로 결과물이 나가지 않는 폐쇄형 구조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티스트가 이름·이미지·초상·목소리의 사용 여부와 방식을 전적으로 통제한다.”
— 워너뮤직·수노 공동 발표, Music Business Worldwide 보도
합의 구조 자체를 겨냥한 소송도 나왔다. 미국음악가연맹(AFM)은 유니버설과 워너가 조합원 세션 녹음을 수노·유디오에 라이선스하면서 단체협약이 정한 보상과 크레딧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소를 제기했다. 표기·라이선스·보상이 각각 다른 층위에서 동시에 정리되고 있고, 소비자 조사 결과는 그 층위마다 다른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국 사업자에 주는 메시지
한국 사업자에게 이 데이터는 세 지점에서 실무 변수가 된다.
AI 사용을 공개하는 방식이 첫 번째다. 인공지능 기본법 제31조는 생성 AI 기반 제품·서비스 제공 사실을 이용자에게 사전 고지하고 결과물에 AI 생성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제품 또는 서비스가 해당 인공지능에 기반하여 운용된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사전에 고지하여야 한다.”
— 인공지능 기본법 제31조 제1항
일반 생성물은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표시와 워터마크·메타데이터 등 기계 판독 방식 가운데 선택할 수 있고, 딥페이크 결과물은 이용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가시적 표시만 허용된다. 정부는 1년 이상 계도 기간을 운영하기로 해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 부과는 빨라도 2027년 이후가 된다.
공직선거법 쪽은 이미 집행 단계로,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운동 목적의 딥페이크 제작·유포가 금지되고 그 밖의 기간에는 AI 생성 사실 표시가 의무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3월 5일부터 단속에 들어가 첫 고발 사례를 냈다. 표기 문구를 ‘AI 제작’으로 뭉뚱그릴지, ‘AI 보조 후반작업’ 수준까지 구체화할지가 미국 조사에서 확인된 수용도 차이와 직접 연결된다.
“창작의 자유와 산업 경쟁력, 이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트렌드OTT, AI 생성물 표시 의무화 쟁점
두 번째는 장르 배분이다. 뉴스·시사 영역에서 생성 AI 개입은 가장 큰 반발을 부르는 항목으로 나타났고, 게임·인터랙티브 영역은 중립층이 두껍다.
로이터 조사가 보여준 것처럼 이용자는 AI를 뉴스 접근 도구로는 늘려 쓰면서 저자로는 거부한다. 뉴스·다큐멘터리 계열에서는 AI를 취재 보조·검색·번역 층에 두고 최종 텍스트에서 빼는 편성이, 게임·버추얼·인터랙티브 계열에서는 AI 활용을 전면에 세우는 편성이 각각 데이터에 부합한다.
세 번째는 타깃 설정이다. 13~17세와 18~24세가 58%포인트 벌어진 데이터는 ‘Z세대 타깃’이라는 단위 자체가 마케팅 설계에 쓰기 어려운 해상도임을 가리킨다. K팝 팬덤처럼 연령대가 넓게 걸친 소비자 집단에서는 AI 활용 커뮤니케이션이 한 세그먼트에서 얻는 관심과 다른 세그먼트에서 잃는 신뢰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AI 보이스로 아티스트를 대체하는 기획과 반주·음원 후반작업에 AI를 쓰는 기획은 같은 ‘AI 활용’으로 묶이지만 시장 반응은 다른 방향으로 간다. 워너·유니버설이 아티스트 옵트인을 계약의 축으로 삼은 것도 같은 지점을 겨냥한다.
조사 방법
루미네이트 U.S. Entertainment 365는 미국 13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로, 연령·성별·인종·지역에서 미국 인구총조사 기준 대표성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이번 보고서는 2026년 5월 5~26일 진행된 17차 웨이브의 응답자 2,000명 데이터를 사용했다. 루미네이트는 17차 웨이브에서 인구 비례 배분에 영향을 주는 방법론 조정이 있어 기존 공표치와 일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6」은 48개 시장 온라인 뉴스 이용자 약 10만 명 대상 조사다.
[그림 2]는 보고서가 공개한 방향과 격차만 좌표로 옮긴 도식으로, 연령대별 개별 순관심도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림 4]는 질문 문항과 조사 시점이 서로 다른 항목을 한 화면에 모은 것이므로 절대 비교가 아닌 방향 비교로 읽어야 한다.
출처
1. Luminate Intelligence, 「AI & Media: Audience Attitudes — Examining Consumer Acceptance of Generative AI in Music, Film and TV」, Special Report, 2026년 7월 (원문 PDF)
2. Audrey Schomer, “How U.S. Audiences Feel About Gen AI in Entertainment Content”, Luminate Spotlight 블로그, 2026년 7월 24일 — https://luminatedata.com/blog/how-u-s-audiences-feel-about-gen-ai-in-entertainment-content/
3. Music Business Worldwide, “US consumers are ‘more wary than willing’ to engage with AI in entertainment content, Luminate study finds”, 2026년 7월
4. Music Business Worldwide, “The Music Industry Is Trying to Guess the AI Recipe After Dinner Was Served”, 2026년 8월 (음악 부문 세부 수치·디저 업로드 통계)
5. Luminate, 「2025 Year-End Music Report」 및 「Generative AI in Music」 — AI 생성 음악 순관심도 추이(-13%→-20%), 세대별 응답
6. 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 「Digital News Report 2026」, 2026년 6월 16일 — https://reutersinstitute.politics.ox.ac.uk/digital-news-report/2026/dnr-executive-summary
7. Music Business Worldwide, “Warner Music Group strikes ‘landmark’ deal with Suno; settles copyright lawsuit against AI music generator”, 2025년 11월
8. Billboard, “What Do the Suno and Udio Licensing Deals Mean for the Future of AI Music?”, 2026년 3월 (유디오 폐쇄형 전환)
9. Forbes, Virginie Berger, “Launch, Train, Settle: How Suno And Udio’s Licensing Deals Made Copyright Infringement Profitable”, 2025년 12월 (합의 시점·옵트인 구조)
10.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트렌드OTT,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방송·영상·미디어·콘텐츠 분야 AI 생성물 표시 의무화 쟁점” — https://www.kocca.kr/trendott/vol02/spotlight_4.html
11.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법률 제20676호) 제31조 및 같은 법 시행령, 2026년 1월 22일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12. 법무법인 세종·신앤김(Shin & Kim) 뉴스레터, “인공지능 기본법과 콘텐츠 산업 – 투명성 확보 의무를 중심으로”, 2026년 2월 — https://www.shinkim.com/kor/media/newsletter/3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