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 암 AI를 검진부터 재발관리까지 한 플랫폼으로 개발

아크릴, 뇌종양·췌장암·폐암 국가 연구개발 과제 3건에 참여. 세 과제에서 만드는 AI를 ‘암질환 AX 플랫폼’ 하나로 합치는 것이 목표. 고려대 안암병원과는 뇌종양 예측 모델, 분당서울대병원 온코텍트 컨소시엄에서는 췌장암 조기발견·재발예측 소프트웨어, 서울대병원과는 폐암 환자 관리 AI 구축. 검진에서 재발관리까지 병원 내 흩어진 자료 하나로 잇겠다는 구상

아크릴, 암 AI를 검진부터 재발관리까지 한 플랫폼으로 개발

뇌종양 76억원·췌장암 155억원 국가 과제 참여…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고려대 안암병원과 실증

아크릴, 암 AI를 검진부터 재발관리까지 한 플랫폼으로 개발

국내 1호 AX 인프라 기업 아크릴(Acryl)이 뇌종양·췌장암·폐암을 대상으로 한 국가 연구개발(R&D) 과제 3건에 참여한다고 9월 4일 밝혔다. 함께 일하는 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분당서울대학교병원(Seoul National University Bundang Hospital), 고려대학교 안암병원(Korea University Anam Hospital) 세 곳이다.

세 과제는 암 종류가 다르고 지원하는 부처도 다르다. 아크릴은 여기서 나오는 기술을 하나로 묶어 ‘암질환 AX 플랫폼(Cancer AX Platform)’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아크릴이 이 작업을 통합려는 이유는 환자 한 명의 자료가 병원 안에서 여러 시스템에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CT·MRI 사진은 영상 보관 시스템(PACS)에, 조직 검사 결과는 병리 시스템에, 유전자 검사 결과는 또 다른 시스템에, 의사가 적은 진료 기록은 전자의무기록(EMR)에 각각 남는다. 건강검진 판독지와 수술 뒤 재발을 확인하려고 찍은 사진도 서로 다른 곳에 쌓인다. 지금까지 나온 의료 AI는 대개 이 가운데 한 종류만 보고 판단해 왔다. 아크릴은 흩어진 자료를 한 층에서 먼저 연결하고, 그 위에 암 종류별 AI를 올리는 순서로 가겠다는 것이다.

암은 얼마나 일찍 찾아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린다.

중앙암등록본부(Korea Central Cancer Registry)가 올해 1월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그해 새로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28만 8613명, 암을 앓고 있거나 치료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273만 2906명이다. 최근 5년 사이 진단받은 환자가 5년 뒤까지 살아 있을 확률인 5년 상대생존율은 평균 73.7%다. 폐암은 42.5%, 췌장암은 17.0%로 평균을 크게 밑돈다. 아크릴이 먼저 손댄 세 암종 가운데 둘이 여기에 해당한다.

암종별 5년 상대생존율(2019~2023년 진단 기준). 자료=중앙암등록본부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

뇌종양, 76억원 과기정통부 과제… 조직 사진·유전자·뇌파를 한 모델에 함께 학습

아크릴은 고려대 안암병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nistry of Science and ICT)의 ‘바이오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사업’을 맡았다. 사업비는 76억원(약 560만 달러)이고 기간은 2026년 6월부터 2030년 12월까지다. 멀티모달은 사진·글·숫자처럼 형태가 다른 자료를 함께 다룬다는 뜻이고, 파운데이션 모델은 한 번 크게 학습해 두고 여러 용도에 나눠 쓰는 기반 모델을 말한다.

이 과제에서는 조직 검사 사진과 유전자 활동 정보, 단백질 정보, 뇌파 등 다섯 가지 자료를 한 모델에 함께 학습시킨다. 환자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 수술 뒤 재발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를 미리 가늠하는 것이 목표다.

아크릴은 학습에 필요한 인프라와, 형태가 다른 자료를 한 모델이 함께 이해하도록 맞추는 정렬 학습, 완성된 모델을 병원에서 돌려 보며 성능을 확인하는 평가를 담당한다. 환자 자료를 병원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각 병원에서 따로 학습한 결과만 모으는 연합학습 기술도 여기에 들어간다.

췌장암, 온코텍트 컨소시엄 155억원… 병원서 쓰려면 의료기기 허가부터

췌장암은 분당서울대병원이 이끄는 온코텍트(OnKoTECT) 컨소시엄에서 다룬다. 산업통상자원부(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Energy)의 바이오산업기술개발사업 가운데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과제다. 사업비는 155억원(약 1150만 달러), 기간은 2026년 8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4년 6개월이다. 총괄은 김재용(Kim Jae-yong) 분당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이 맡고, 과제는 췌장암과 폐암을 함께 다룬다.

참여 병원은 삼성서울병원(Samsung Medical Center), 국립암센터(National Cancer Center), 화순전남대병원, 은평성모병원, 부산대병원이고 기업은 에이앤티솔루션·아크릴·헥토다. 영상·유전체·병리 등 여섯 갈래 자료를 쓴다.

아크릴이 맡은 것은 췌장암을 초기에 걸러내는 소프트웨어와 수술 뒤 재발 가능성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다. 둘 다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로 개발한다. 기계가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가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는다는 뜻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를 통과해야 실제 진료에 쓸 수 있다. 아크릴은 개발과 함께 이 허가 절차도 추진한다.

폐암, 서울대병원 다학제 진료 지원… 서울서 수술받고 강원서 관리 실증

서울대병원과는 폐암 환자를 관리하는 AI 서비스를 만든다. 진단 결과와 검사 수치, 치료 기록을 한꺼번에 놓고 분석해 의사의 판단을 돕는 방식이다. 아크릴은 이를 에이전틱 AI(Agentic AI)라고 부른다. 물으면 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자료를 스스로 찾아 정리하고 다음 절차까지 이어서 처리하는 AI를 가리킨다.

먼저 지원하는 것은 다학제 진료다. 폐암은 외과·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과 의사가 한자리에 모여 치료 방향을 정하는데, 이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AI가 모아 정리한다. 치료가 끝난 뒤에는 환자의 증상과 회복 상태, 재발 위험을 계속 지켜본다.

여기에 실증이 하나 붙는다. 서울대병원에서 진단·수술을 받은 환자가 강원대학교병원(Kangwon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같은 지역 병원에서 이후 관리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검사 때마다 서울까지 올라오지 않아도 되게 하자는 취지로, 아크릴은 이를 지역완결형 암 관리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제의 사업명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암종

협력 병원

사업·주관 부처

사업비·기간

아크릴이 만드는 것

뇌종양

고려대 안암병원

바이오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사업 (과기정통부)

76억원 / 2026년 6월~2030년 12월

생존·재발 위험을 예측하는 기반 모델

췌장암

분당서울대병원 등 병원 6곳

바이오산업기술개발사업 온코텍트 컨소시엄 (산업부)

155억원 / 2026년 8월~2030년 12월

조기 발견·재발 예측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폐암

서울대병원·강원대병원

미공개

미공개

다학제 진료와 추적관리를 돕는 AI 서비스

아크릴이 참여하는 암 분야 국가 과제 3건. 자료=각 기관 발표 및 아크릴

나디아앤 자료를 잇고 아름.H가 읽는다… 쓰던 EMR은 그대로 두는 방식

플랫폼의 맨 기저에는 의료데이터 플랫폼 나디아앤(NADIA-ANE)이 있다.

아크릴이 5월 12일 내놓은 제품으로, 병원마다 제각각인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표준 형태로 바꿔 준다. 병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쓰던 전자의무기록을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기존 시스템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 AI가 알아들을 수 있는 층을 한 겹 덧대는 구조여서, 시스템 교체에 드는 비용과 위험을 지지 않아도 된다.

그 위에 의료 특화 언어모델 아름.H(ALLM.H)가 올라간다. 의료진이 “지난 3년간 이 조건에 해당한 환자를 찾아달라”고 우리말로 물으면 모델이 이를 데이터베이스가 알아듣는 조회문으로 바꿔 답을 가져온다. 아크릴은 이 변환 정확도를 재는 EHRSQL 2024 평가에서 첫 시도에 맞힌 비율이 89.08%였다고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공개한 중환자실 데이터베이스 MIMIC-IV 기반 평가에서도 최고 기록을 냈고, 국내 대형 대학병원의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DW) 연결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크릴 AI-Native EMR 제품 NADIA-ANE. ©아크릴

암 종류별 전문 AI와 AI 에이전트는 이 두 층 위에 얹힌다. 건강검진 단계에서 암 위험을 가려내고,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정할 때 근거를 대고, 치료가 끝난 뒤 재발 위험과 회복 상태를 지켜보는 일까지 한 플랫폼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이 아크릴이 말하는 ‘AI 네이티브 암 케어(AI-Native Cancer Care)’다.

의사 국가시험 435문항 전부 정답… 아름.H2 프랭크 KorMedMCQA 99.0%

아크릴은 9월 1일 의료 특화 모델 아름.H2 프랭크(ALLM.H2 FRANK)의 시험 성적을 공개했다. 매개변수는 310억개다. 매개변수는 모델이 학습하면서 조정하는 값의 개수로, 많을수록 다룰 수 있는 정보의 폭이 넓어진다.

시험은 KorMedMCQA다. 의사·치과의사·약사·간호사 국가시험 문제를 모아 만든 평가로, 아크릴은 3009문항 가운데 2980문항을 맞혀 99.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의사 국가시험 435문항은 전부 맞혔다. 같은 시험에서 구글(Google) 제미나이 3.1 프로는 2959문항, 앤트로픽(Anthropic) 클로드 오퍼스 5는 2952문항, 오픈AI(OpenAI) GPT-5는 2871문항이었다. 아크릴 자체 평가 기준이며, 앞선 모델인 아름.H는 같은 시험 의사 부문에서 96.78%였다.  (아시아경제 9월 1일자, 청년의사 9월 2일자)

KorMedMCQA 3009문항 정답 수 비교. 아크릴 자체 평가 기준. 자료=아크릴

다른 암종과 국가암검진으로 확대… 제약사 신약 개발에도 적용

아크릴은 이 플랫폼을 뇌종양·췌장암·폐암 밖의 암으로 넓히고, 국가암검진과 연결한 검진·건강관리 서비스로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암검진은 정부가 일정 연령대 국민에게 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 검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제약·바이오 쪽으로도 사업을 넓힌다. 병원에서 쌓은 기술을 신약 개발 과정에 가져다 쓰겠다는 것으로, 약이 잘 들을 만한 환자를 가려내는 표지를 찾는 바이오마커 발굴,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 선별, 투약 뒤 반응 분석, 진료 현장에 쌓인 실제임상데이터(RWD, Real-World Data) 분석이 대상이다.

아크릴은 어떤 회사인가… 감성인식에서 출발해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

아크릴은 2011년에 세워진 국내 1호 AX 인프라 기업이다.  AX는 AI 전환(AI Transformation)을 줄인 말로, 업무 방식을 AI 중심으로 다시 짜는 것을 가리킨다.

아크릴은 처음에는 사람의 감정을 읽는 감성인식과 자연어처리 기술로 시작했다. 지금 사업은 세 갈래다. 기업이 AI 모델을 만들고 배포하고 운영하도록 돕는 통합 플랫폼 조나단(Jonathan), 의료 분야에 맞춘 나디아(NADIA), GPU를 놀리지 않고 쓰게 만드는 GPU베이스(GPUBASE)다. 모델만 파는 것이 아니라 그 모델을 돌리는 인프라까지 함께 공급한다.

지난 8월 7일 미국에서 열린 재미과학자협회(KSEA) UKC206 행사에서 아크릴 신현경 부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노상익 전무(오른쪽 두번째)가 엔비디아 공동창업주 크리스 말라초스키(Chris Malachowsky)와 미팅 이후 찍은 기념 사진

2025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때 신주 180만주를 공모했고 희망 공모가는 1만 7500~1만 9500원,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었다. 매출은 2022년 92억원에서 2023년 134억원(약 990만 달러)으로 늘었다. 고객사는 LG전자·삼성E&A·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씨젠 등 약 80곳이고 수행한 프로젝트는 170여 건이다. 의료 쪽에서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4종이 이미 허가를 받았고 3종이 개발·임상 단계에 있다.  (머니투데이 2025년 12월 1일자)

북미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한미과학기술학술대회(UKC 2026)에서 GPU 운영 효율을 주제로 발표했다.

KHF 2026서 사흘간 상담 네 자릿수… 큰 병원은 데이터 주도권, 작은 병원은 진료 보조

병원 쪽 수요는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6)에서 드러났다. 아크릴은 사흘 동안 네 자릿수 상담을 기록했고, 수십 개 의료기관이 전시가 끝난 뒤 미팅과 시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9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관심은 병원 규모에 따라 갈렸다. 상급종합병원과 대학병원은 환자 자료를 병원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직접 관리하는 문제와 인프라를 통째로 갖추는 쪽을 봤고, 중소·로컬 병원과 요양병원은 대화형 AI 닥터갈(Dr.Gull)이 진료 판단을 돕는 기능을 봤다는 것이 아크릴의 설명이다. 양쪽이 공통으로 물은 것은 쓰던 EMR을 바꾸지 않고 병원 내부망 안에서 우리말로 자료를 찾을 수 있느냐였다.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6) 아크릴 부스

아크릴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공동관과 연세대학교 의료원 부스, 닥터앤서관 세 곳에서 전시했고 피부질환·전립선증식증 관련 서비스인 닥터앤서 3.0도 함께 소개했다. 박외진 대표는 “병원이 데이터와 모델, 운영의 주도권을 직접 갖는 의료 AI 체계에 대한 시장의 강한 수요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청년의사 9월 2일자)

박외진(Jin Park) 아크릴 대표는 “최근 확보한 사업들은 뇌종양, 췌장암, 폐암이라는 서로 다른 질환을 대상으로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라며 “개별 AI 모델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검진부터 진단·치료·예후관리까지 환자의 전체 여정을 AI로 연결하는 Cancer AX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아크릴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약업신문 9월 4일자)

남은 절차는 허가와 실증이다. 췌장암 소프트웨어는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야 병원에서 쓸 수 있고, 폐암 서비스는 서울의 큰 병원과 지역 병원을 잇는 관리 실증에서 결과를 내야 한다. 뇌종양과 췌장암 과제는 모두 2030년 12월에 끝난다.

※ 환산 기준 환율은 1달러=1350원이다(2026년 9월 4일 서울 외환시장 종가 1350.4원).

※ 큰따옴표는 보도된 발언, 무따옴표는 보도 내용의 요약이다. 과제 금액·기간은 각 기관 발표를 따랐다.

출처

· 약업신문, ‘아크릴, 암 관리도 AI 시대…국가 암 AI 사업 기반 Cancer AX 본격화’, 2026년 9월 4일

· AI타임스, 장세민 기자, ‘아크릴, 국내 의료기관과 AI 암 진단·치료·예후 의료체계 구축 나서’, 2026년 9월 4일

· 이투데이, ‘아크릴, 뇌종양·췌장암·폐암 국가 R&D 잇단 수주⋯암질환 AX 플랫폼 시동’, 2026년 9월 4일

· 더바이오, ‘아크릴, 뇌질환 진단·예측 AI 개발…76억원 규모 과기정통부 사업 참여’, 2026년 6월 9일

· 인천일보, ‘분당서울대병원, 155억 규모 국책과제 주관… 췌장암과 폐암 AI 조기진단 플랫폼 개발’, 2026년 9월 1일

· 더바이오, ‘아크릴, 의료 AI EMR 플랫폼 NADIA-ANE 론칭···병원 온보딩 자동화’, 2026년 5월 12일

· 청년의사, 유지영 기자, ‘아크릴, AI 풀스택 흥행…EMR 교체 없는 AI 도입에 의료계 눈독’, 2026년 9월 2일

· 아시아경제, ‘아크릴, 310억 매개변수 AI로 구글·앤트로픽·오픈AI 제쳤다’, 2026년 9월 1일

· 머니투데이, ‘아크릴, 조나단·나디아 기반으로 AI 인프라시장 공략 가속화 [IPO 현미경]’, 2025년 12월 1일

· 중앙암등록본부,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 2026년 1월 20일

· 아시아경제, ‘원·달러 환율 8.9원 내린 1350.4원’, 2026년 9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