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 분석/케네디 ‘리얼 푸드 쇼’ 편당 17만 5000회, 더피 ‘그레이트 아메리칸 로드 트립’ 7500회… 제작비는 보잉·토요타가 각 100만 달러 낸 비영리법인이 부담, 윤리 감시단체는 진정 제기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와 교통부(DOT) 장관 션 더피(Sean Duffy)가 최근 몇 주 사이 각각 유튜브(YouTube)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케네디는 7월 30일 요리 프로그램 ‘리얼 푸드 쇼(The Real Food Show)’를 공개했고, 더피는 가족 여행 리얼리티 시리즈 ‘그레이트 아메리칸 로드 트립(The Great American Road Trip)’ 6부작 전편을 지난주 전용 채널에 올렸다.

악시오스(Axios)는 8월 25일자 ‘트럼프 내각이 크리에이터가 됐다(Trump’s Cabinet goes full creator)’는 기사를 통해 이를 백악관이 전통적 출입기자 관계를 우회하고 행정부 스스로 콘텐츠 제작자 자리에 서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이 기사를 보도한 사라 피셔(Sara Fischer)·닐 로스차일드(Neal Rothschild) 기자는 장관들이 자신을 창작 메시지의 중심에 놓음으로써 기존 미디어의 게이트키핑을 건너뛰고 대통령의 화법에 맞춘다고 썼다.
이 방식의 출발점은 2025년 1월 브리핑룸 개편이다. 캐럴라인 레빗(Karoline Leavitt) 백악관 대변인은 첫 브리핑에서 대변인실 직원이 쓰던 좌석을 ‘뉴미디어 좌석’으로 바꾸고 “독립 언론인, 팟캐스터,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더 힐 2025년 1월 브리핑 보도).
신청은 1만 건을 넘겼고, 백악관은 이후 팟캐스터가 청사 안에서 직접 녹음·스트리밍하는 ‘팟캐스트 로우(Podcast Row)’를 열었다. 백악관 계정 자체도 대규모 이민 단속과 이란 전쟁을 밈과 인터넷 유머로 전달하는 크리에이터형 콘텐츠를 늘려왔다.
배포 환경도 바뀌었다. 닐슨(Nielsen)의 게이지(Media Distributor Gauge)에서 유튜브는 2026년 5월 TV 시청시간의 13.8%를 차지해 3개월 연속 전체 배급사 1위에 올랐다. 같은 달 스트리밍 전체 비중은 48.6%였다.
케네디 ‘리얼 푸드 쇼’ 3편 평균 17만 5000회… 첫 회 게스트는 폭스뉴스 출연 셰프
‘리얼 푸드 쇼’는 HHS가 2026년 발표한 미국인 식생활 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과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기조를 영상으로 옮긴 포맷이다. 케네디가 앞치마를 두르고 셰프와 함께 요리하며, 가능하면 1인분 5달러(약 7000원) 이하 조리법을 제시한다.
7월 30일 공개된 1회에는 셰프 앤드루 그루얼(Andrew Gruel)이 나와 알래스카산 연어 케이크와 흰콩 샐러드를 만들었다. 그루얼은 폭스뉴스(Fox News)에 자주 출연하는 인사로, 지난해 캘리포니아 헌팅턴비치 시의원에 임명됐다. 케네디는 예고 영상에서 “미국인 여러분, 진짜 음식을 먹을 때”라고 말했다(더 힐 보도).
악시오스 집계로 세 편의 평균 조회수는 17만 5000회를 넘는다.
미스터비스트(MrBeast)급은 아니지만 부처 채널로서는 적지 않은 도달이라는 것이 악시오스의 평가다.
반면 더 힐과 MS NOW의 칼럼은 케네디가 실제 조리에 쓰는 시간이 짧고 저소득층 식생활 지원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튜브필터(Tubefilter)는 유튜브 상위 요리 크리에이터들이 행정부와의 협업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짚었다.
더피 6부작은 편당 7500회… 대학 진학 고민까지 담은 ‘카우치 컨페셔널’
더피는 1997년 MTV ‘리얼 월드: 보스턴(The Real World: Boston)’ 출연자다.
이번 시리즈 제작도 당시와 같은 부님/머리 프로덕션(Bunim/Murray Productions)이 맡았다. 아내 레이철 캠퍼스-더피(Rachel Campos-Duffy)는 폭스뉴스 진행자다.
구성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가깝다. 악시오스는 자녀의 대학 선택 같은 가족의 사적 결정을 다루는 비하인드 장면과, 그 대화를 뒤에 앉아 돌아보는 ‘카우치 컨페셔널’ 형식의 인터뷰가 함께 들어간다고 전했다.
촬영은 2025년 9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여덟 차례로 나눠 진행됐다.
캠퍼스-더피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에 미국 독립 250주년을 위해 특별한 일을 해보라고 주문한 것이 계기였다고 피플(People)에 말했다.
1회에는 가족이 토요타 차량을 타고 백악관 집무실을 찾는 장면이, 4회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보잉 787 공장 방문 장면이 담겼다. 더피는 공장에서 “혁신과 개발이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허프포스트 8월 보도).
액시오스 집계로 지난주 공개된 6부작의 편당 조회수는 약 7500회다.

두 부처 시리즈의 편당 평균 조회수. 자료=액시오스(2026년 8월 25일)
후원 등급표 판매… 플래티넘 100만 달러에 보잉·토요타
문제는 제작비는 세금이 아니라 별도 법인이 댔다는 점이다. 후원 모델이지만 기업 구성을 보면 상황이 다르다.
‘그레이트 아메리칸 로드 트립 주식회사(Great American Road Trip, Inc.)’는 후원 등급을 플래티넘 100만 달러(약 14억원), 골드 50만 달러(약 7억원), 실버 25만 달러(약 3억 5000만원), 브론즈 10만 달러(약 1억 4000만원)로 나눠 판매했다.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보잉(Boeing)과 토요타(Toyota)가 각각 100만 달러를 냈다고 보도했고, 악시오스는 후원사 상당수가 교통부의 규제 대상 기업이라는 점을 이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법인 홈페이지에 오른 후원사는 셸(Shell),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 컴캐스트(Comcast), 구글(Google), 로열캐리비안(Royal Caribbean), 건설자재 기업 CRH, 전자결제연합(Electronic Payments Coalition) 등 10여 곳이다.
포브스(Forbes) 7월 7일자에 따르면 미국버스협회(American Bus Association)는 브론즈 등급 후원 사실을 확인했고, 같은 등급에 이름이 오른 일부 단체는 현금 대신 물류 지원 등 현물 기여였다고 답했다. 셸은 금액 확인을 거부했다.
교통부는 영상 말미 고지에서 촬영·인력·식사·연료·숙박·활동비를 법인이 부담했고 부처가 이를 기부로 수령했으며 더피 장관 가족의 참여에 세금이 쓰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처는 포브스에 경력직 윤리 담당관이 장관 참여의 모든 절차를 검토했고 가족은 출연료나 로열티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감시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워싱턴 시민(CREW)’은 연방 공무원의 선물·여행 수수와 상품 홍보 관련 규정 위반 가능성을 들어 진정을 제기했다.
캠퍼스-더피는 엑스(X)에 “내 남편을 포함해 우리 가족 누구도 이 일로 돈을 받지 않았다”고 적었고, 더피 본인은 5월 상원 청문회에서 프로그램을 옹호했다.
Stand down, Chas.
— Rachel Campos-Duffy (@RCamposDuffy) May 8, 2026
All production costs were paid for by the non-profit, The Great American Road Trip, Inc. No one in my family - including my husband - were paid to do this. We did it for FREE to celebrate America 250 & encourage other Americans to get off couches & screens and… https://t.co/s7ddr7iu6R
NPR은 5월 12일 보도에서 후원사 상당수가 최근 교통부의 조사나 과징금 대상이었고 앞으로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윤리 전문가의 지적을 전했다. 법인을 이끄는 반스(Barnes)는 미국여행협회(U.S. Travel Association)에서 대외협력·정책 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NIH·FDA는 팟캐스트로… 진행자는 메시지 전달자보다 대담자
영상까지 가지 않은 부처는 팟캐스트를 택했다.
제이 바타차리아(Jay Bhattacharya)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디렉터스 데스크(The Director’s Desk)’에서 주로 연구자들과 의학 진전을 다룬다.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FDA 다이렉트(FDA Direct)’를 약 1년간 진행하다 2026년 5월 12일 사임했다.
케네디도 요리 프로그램과 별도로 인터뷰 팟캐스트 ‘더 시크리터리 케네디 팟캐스트(The Secretary Kennedy Podcast)’를 운영한다. 액시오스는 케네디와 마카리가 자기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게스트에게 묻는 대담자 역할을 택했다고 봤다.
이전 행정부에서도 인플루언서와의 일회성 협업이나 레딧(Reddit) AMA는 있었다.
현직 고위 공직자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고예산 영상 시리즈에 나선 사례는 드물었고, 액시오스는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그 이유로 들었다. 팟캐스트는 선출직 정치인 사이에서도 이미 흔한 형식이 됐다.
악시오스는 5월 9일자 미디어 트렌즈 회원 기사에서 2028년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크리에이터형 미디어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SMR: Illegal Alien Deportation Flight 🔊 pic.twitter.com/O6L1iYt9b4
— The White House (@WhiteHouse) February 18, 2025
국내는 기부금품법·청탁금지법이 같은 재원 구조를 막는다
한국의 경우 부처가 같은 기획을 하려면 후원 등급 판매가 아니라 예산 편성이나 공모 사업을 거쳐야 한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은 국가기관과 소속 공무원의 기부금품 모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청탁금지법과 공무원 행동강령은 직무 관련 기업의 협찬 수수를 제한한다. 미국에서 진정이 제기된 지점도 여기다.
제작비를 예산에 반영하면 착수 시점과 제작 규모가 달라진다.
국내 부처·공공기관 유튜브가 정책 브리핑 클립과 카드뉴스에 머무는 배경에 이 조건이 있다.
제작사와 에이전시 입장에서 공공 발주는 새로 열리는 카테고리지만, 미국식 후원 조달을 전제로 한 기획서는 국내에서 그대로 통과되기 어렵다.
편당 7500회… 채널 개설이 도달로 이어지지 않는다
퍼포먼스도 문제다. 두 시리즈의 편당 조회수 차이는 20배를 넘는다. 케네디는 2024년 대선 출마 과정에서 쌓은 온라인 지지층과 기존 팟캐스트 청취 기반을 갖고 있었고,
더피 시리즈는 전용 채널을 새로 열어 6편을 같은 주에 한꺼번에 공개했다. 진행자 인지도와 채널의 구독 기반, 공개 시점과 편수 배분이 조회수에 앞서는 변수다. 방송사와 공공기관이 자체 유튜브 오리지널의 성과를 조회수 하나로 잡으면 7500회 같은 결과를 받아 들게 된다.
완성 영상이 먼저 나온다… 방송사 몫은 재원과 맥락 검증
정부가 완성 영상을 먼저 내놓으면 방송 뉴스는 1차 유통자가 아니라 인용·검증자 위치에 선다.
이 시리즈의 쟁점도 내용이 아니라 재원에서 나왔고, 경로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와 CREW 진정이었다. 국내에서 부처 제작 영상을 인용 보도할 때도 원본 사용 범위와 제작 재원·후원 관계를 어디까지 표기할지가 편집 기준의 문제로 남는다.
방송사가 부처 콘텐츠 제작을 수주하는 경우에는 협찬고지 규칙과 간접광고 규정의 적용 범위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정부 예산으로 만든 제작물과 방송 편성물의 경계, 외주 제작 계약의 권리 귀속, 실연자의 재사용 범위가 함께 걸린다.
유튜브가 TV 시청시간 기준 1위 배급사가 된 조건에서 정책 메시지의 도달 경로는 편성표 밖에 있다. 방송 광고·협찬 중심으로 짜인 국내 공공 홍보 예산 배분도 같은 선에 놓인다.
출처
· Axios(2026.8.25), ‘Trump’s Cabinet goes full creator’ — Sara Fischer·Neal Rothschild https://www.axios.com/2026/08/25/rfk-jr-sean-duffy-youtube-podcast-creator
· Axios(2026.5.9), ‘Potential 2028 candidates build creator-style media brands’ https://www.axios.com/media-trends-membership/2026/05/09/2028-potential-candidates-creator-media
· WSJ, 보잉·토요타 각 100만 달러 후원 보도(액시오스 인용) https://www.wsj.com/business/boeing-toyota-donated-1-million-each-to-transportation-secretarys-road-trip-show-bccbe412
· CREW, 더피 장관 대상 윤리 진정 https://www.citizensforethics.org/legal-action/legal-complaints/crew-files-complaint-against-transportation-secretary-sean-duffy/
· HHS, ‘The Real Food Show’ 공식 페이지 https://www.hhs.gov/real-food-show/index.html
· The Hill, ‘RFK Jr. launches cooking show to promote healthy eating’ https://thehill.com/policy/healthcare/5999541-kennedy-hhs-real-food-show-dietary-guidelines/
· The Hill(오피니언), ‘Why HHS Secretary RFK Jr.’s cooking debut is embarrassing and ineffective’ https://thehill.com/opinion/healthcare/6006033-rfk-jr-hhs-cooking-show/
· Tubefilter, ‘RFK Jr. has a YouTube cooking show centered around healthy eats’ https://www.tubefilter.com/2026/07/31/robert-f-kennedy-jr-health-human-services-real-food-show/
· NPR(2026.5.12), ‘Duffy’s Great American Road Trip raises ethics questions’ https://www.npr.org/2026/05/12/nx-s1-5818190/sean-duffy-road-trip-reality-show-sponsors
· Forbes(2026.7.7), 후원 등급·현물 기여 확인 보도 https://www.forbes.com/sites/suzannerowankelleher/2026/07/07/sean-duffys-controversial-road-trip-series-has-yet-to-launch-heres-why-sponsors-may-not-care/
· HuffPost, 보잉·토요타 등장 장면과 공개 경위(WSJ 재인용) https://www.huffpost.com/entry/sean-duffy-road-trip-reality-show-sponsors-boeing-toyota_n_6a870e3be4b0f5925a14150f
· Daily Caller(2026.8.21), 후원 등급표·교통부 고지 문구 https://dailycaller.com/2026/08/21/sean-duffy-great-american-road-trip-reality-series-corporate-sponsors-boeing-toyota-shell/
· Nielsen(2026.7.28), 2026년 5월 게이지·미디어 디스트리뷰터 게이지 https://www.nielsen.com/news-center/2026/streaming-embarks-on-annual-summer-ascent-in-nielsens-may-2026-gauge-reports/
· Fox News, 백악관 브리핑룸 ‘뉴미디어 좌석’ 도입 https://www.foxnews.com/media/white-house-press-secretary-karoline-leavitt-announces-major-changes-press-first-briefing
· FDA, ‘FDA Direct’ 팟캐스트 공식 페이지 https://www.fda.gov/news-events/interactive-and-social-media/fda-direct-po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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