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없는 스트리밍 3사, 스포츠 중계 규제에 공동 대응
넷플릭스·아마존·유튜브 ‘SACA’ 출범… 미 FCC·법무부 조사에 1961년 스포츠방송법 개정론까지

테크넷 주도 SACA 설립… 142억 달러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 투자 확대와 시청 접근권 충돌
넷플릭스와 아마존, 유튜브가 미국 워싱턴에 공동 정책 대응 조직을 꾸렸다. 스포츠 중계권의 스트리밍 이동을 둘러싸고 시청 비용과 접근성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 플랫폼들이 규제 논의에 함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세 회사는 9월 14일 ‘스트리밍 액세스 앤드 초이스 얼라이언스’(Streaming Access and Choice Alliance·SACA)를 출범시켰다. 기술산업 단체 테크넷(TechNet)이 운영을 맡고, 마이크 워드 연방정책·대외협력 담당 수석부사장이 이끈다. 연합체는 특정 전송 기술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통해 콘텐츠 투자와 소비자 선택권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출범은 스포츠 중계 경쟁이 중계권 확보를 넘어 정책 대응으로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플랫폼에는 독점 중계가 가입자를 확보하고 광고 상품을 강화할 수 있는 자산이다. 반면 팬에게는 경기가 여러 서비스로 나뉠수록 구독료와 시청 경로를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SACA가 풀어야 할 과제도 투자 확대의 효과가 시청자 편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있다.
스포츠에 몰리는 투자… 스트리밍 지출 142억 달러 전망
시장조사업체 암페어 애널리시스는 올해 2월 전망에서 2026년 스트리밍 사업자의 스포츠 중계권 지출이 142억 달러(약 19조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전체의 27%를 차지하며 최대 투자 사업자로 올라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수치는 연간 전망치로, 집행이 완료된 실적과는 구분해야 한다.

넷플릭스의 NFL 편성 확대는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2026시즌부터 정규시즌 다섯 경기를 중계한다. 개막 주간 경기와 추수감사절 전야 경기, 크리스마스 두 경기, 정규시즌 마지막 주인 18주 차 토요일 경기가 포함된다. 연말 특별 편성에 머물렀던 NFL 중계가 시즌 전반으로 넓어진 것이다.
개막 주간 경기의 시청 규모도 공개됐다. 9월 10일(미국 기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램스-샌프란시스코 49ers 경기는 미국에서 평균 1850만 명, 전 세계로는 2170만 명이 봤다.

넷플릭스와 닐슨(Nielsen)이 집계한 수치다. 목요일 프라임타임에 열린 NFL 경기 가운데 스트리밍 시청 3위에 들었고, 미국 시청자는 동부시간 오후 9시 30분부터 9시 45분 사이 2130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18~34세에서는 평균 400만 명이 봤는데, 크리스마스 경기를 빼면 NFL 정규시즌 스트리밍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비교 대상은 넷플릭스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중계한 두 경기다. 디트로이트 라이언스-미네소타 바이킹스가 미국 평균 2750만 명으로 당시 미국 스트리밍 최다 기록을 세웠고, 댈러스 카우보이스-워싱턴 커맨더스는 1990만 명이었다. 18~34세 기준으로는 스트리밍으로 중계된 NFL 정규시즌 상위 4개 경기를 모두 넷플릭스가 갖고 있다. 호주에서는 이 경기가 역대 가장 많이 본 미식축구 경기로 기록됐고, 멜버른 크리켓 그라운드 공식 관중은 10만 21명이었다.

산업적으로 스포츠의 가치는 정해진 시간에 시청자를 모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경기 일정에 맞춘 반복 방문은 광고 판매와 구독 유지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중계권료가 커질수록 이를 회수하기 위한 요금·광고 전략도 중요해진다. 독점권의 수익성과 시청자의 비용 부담이 같은 사업 구조 안에서 맞물리는 이유다.
워싱턴의 질문은 ‘얼마나 쉽게 볼 수 있는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월 25일 스포츠 중계 시장에 관한 의견 수렴을 시작했다. 공고는 스포츠가 방송과 온라인 서비스로 분산되는 변화, 소비자의 비용과 접근성, 지역 방송의 역할 등을 검토 대상으로 삼았다. 해당 문서는 DA 26-188이며, 의견 수렴 자체가 새로운 의무나 금지 규정의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FCC 공고 DA 26-188 — docs.fcc.gov/public/attachments/DA-26-188A1.pdf)
의회에서도 별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태미 볼드윈 상원의원은 4월 15일 ‘포 더 팬스 법안’(For the Fans Act)을 발의했다. 리그가 운영하는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기 시청 제한, 이른바 블랙아웃을 없애고 지역 팬에게 무료 시청 경로를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의원이 제안한 입법안으로, 시행 중인 규정과 구분해야 한다.

플랫폼의 투자 논리와 정책 당국의 접근성 논리는 서로 다른 지표를 본다. 사업자는 콘텐츠 공급량과 서비스 기능, 신규 가입자를 강조한다. 접근권 논의에서는 팬이 원하는 경기를 실제로 볼 수 있는지, 이를 위해 몇 개 서비스를 구독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콘텐츠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시청 과정이 편리해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선데이 티켓 480달러… 가격보다 복잡한 상품 범위
유튜브의 NFL 선데이 티켓은 이런 간극을 보여준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유튜브 TV 요금제와 함께 이용하는 선데이 티켓의 정규 가격은 시즌 378달러(약 50만 8600원)이며, 유튜브에서 단독 구매하는 경우 480달러(약 64만 6000원)다. 유튜브 TV 이용료는 별도이며, 신규 가입자 할인 등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상품의 가격이 가입 조건과 자격에 따라 네 배 넘게 벌어진다. 자료=유튜브 공식 안내
선데이 티켓은 NFL 전 경기를 제공하는 상품이 아니다. 주로 일요일 오후에 열리는 비연고 지역 경기를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특정 패키지의 가격만으로 팬의 시즌 전체 시청 비용을 설명할 수 없다. 지역 경기와 전국 중계, 다른 플랫폼의 독점 경기까지 포함하면 필요한 서비스 조합이 달라진다.

이는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있는 사업상의 쟁점이다. 할인 폭뿐 아니라 상품에 포함되는 경기와 제외되는 경기, 추가 구독이 필요한 경우를 명확히 안내해야 소비자가 실질적인 비용을 비교할 수 있다. 중계권을 많이 보유하는 것과 팬이 원하는 경기를 쉽게 찾도록 만드는 것은 별개의 경쟁력이다.
기존 스트리밍 단체와도 다른 조합
SACA는 스트리밍 업계 최초의 공동 조직은 아니다. 2023년에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콘텐츠 중심 사업자가 참여한 ‘스트리밍 이노베이션 얼라이언스’(SIA)가 출범했다. 당시 아마존은 창립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SACA는 아마존·넷플릭스·유튜브 세 기업이 함께 참여한 별도 연합체다.
자료=버라이어티, 악시오스, 할리우드 리포터
두 조직의 차이는 ‘스트리밍 업계’라는 범주 안에서도 기업별 정책 이해가 같지 않다는 점을 드러낸다.
영화·방송 콘텐츠 제작, 온라인 유통, 스포츠 중계가 겹치면서 기업들은 쟁점에 따라 서로 다른 협력 관계를 구성하게 된다. SACA 역시 스트리밍 기업 전체의 단일 입장을 대변한다기보다 창립사들이 공통 의제를 추진하는 창구로 읽을 수 있다.
한국은 보편적 시청권 논의… 계약 설계가 다음 과제
한국에서는 주요 스포츠 행사의 보편적 시청권을 둘러싼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9월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은 올림픽·월드컵 등 주요 행사를 KBS 또는 MBC 등 지상파를 통해 추가 비용 없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 시행 이후 체결하는 계약부터 적용하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본회의 등 후속 입법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 논의를 국내 프로리그 중계권 전체에 대한 지상파 동시 중계 의무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실제 사업 영향을 판단하려면 최종 법률의 대상 행사와 적용 시점, 시행에 필요한 세부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미국의 스포츠 스트리밍 논의와 한국의 보편적 시청권 논의는 소비자 접근성이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하지만, 제도와 적용 범위는 같지 않다.

국내 사업자에게 필요한 준비는 중계권 협상 단계에서 시청 경로를 함께 설계하는 일이다. 독점 제공 범위, 무료 공개 경기, 재판매 가능성, 추가 요금과 상품별 제외 경기를 계약과 서비스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중요해질 수 있다. 이는 현재 모든 계약에 부과된 법적 의무가 아니라, 투자 회수와 시청 접근성을 함께 고려하기 위한 사업 과제다.
SACA의 출범이 시사하는 변화도 여기에 있다. 스포츠 중계 사업의 경쟁력은 확보한 경기 수와 투자액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플랫폼이 투자 확대를 지속하려면 팬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과 이해하기 쉬운 시청 경로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워싱턴의 공동 대응 조직은 그 설명을 정책의 언어로 수행할 창구다.
출처
1. 버라이어티(Variety), 토드 스팽글러(Todd Spangler), “Netflix, Amazon and YouTube Form D.C. Lobbying Group Amid Backlash Over Cost of Sports on Streaming”, 2026년 9월 14일 — https://variety.com/2026/tv/news/netflix-amazon-youtube-dc-lobbying-group-1236861316/
2. 악시오스(Axios), 세라 피셔(Sara Fischer), “Exclusive: Netflix, Amazon, YouTube launch new streaming coalition”, 2026년 9월 14일 — https://www.axios.com/2026/09/14/netflix-amazon-youtube-streaming-coalition
3.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 “New Streaming Policy Group SACA Launches from Netflix and YouTube”, 2026년 9월 14일 — https://www.hollywoodreporter.com/business/digital/netflix-youtube-amazon-launch-streaming-public-policy-saca-1236700459/
4. 더랩(TheWrap), 로리 사이츠(Loree Seitz), “Netflix’s Rams-49ers Australia Game Touches Down With 18.5 Million US Viewers”, 2026년 9월 14일 — https://www.thewrap.com/media-platforms/tv/rams-49ers-australia-nfl-game-netflix-ratings/
5. 더랩, “Streamers Will Spend $14.2 Billion on Sports Rights in 2026, New Projections Show”(암페어 애널리시스 전망) — https://www.thewrap.com/culture-lifestyle/sports/streaming-service-sports-rights-spend-ampere-analysis-forecast/
6. 더랩, “Netflix’s Lions-Vikings Christmas Day NFL Game Breaks All-Time US Streaming Record With 27.5 Million Viewers” — https://www.thewrap.com/media-platforms/tv/netflix-christmas-day-nfl-games-ratings/
7.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공고 DA 26-188, 2026년 2월 25일 — https://docs.fcc.gov/public/attachments/DA-26-188A1.pdf
8. 미 상원 태미 볼드윈(Tammy Baldwin) 의원실 보도자료, “Baldwin Introduces New Bill to Stop Sports Blackouts, Slash Pricey Streaming Costs”, 2026년 4월 15일 — https://www.baldwin.senate.gov/news/press-releases/news-baldwin-introduces-new-bill-to-stop-sports-blackouts-slash-pricey-streaming-costs
9. 미 하원 법사위원회 공화당, “The Sports Broadcasting Act: A Special-Interest Antitrust Exemption Gone Awry”, 2026년 6월 8일 — https://judiciary.house.gov/media/press-releases/new-report-sports-broadcasting-act-special-interest-antitrust-exemption-gone
10. 넷플릭스 투둠(Tudum), “NFL Games on Netflix” — https://www.netflix.com/tudum/articles/nfl-games-on-netflix
11. 유튜브 NFL 선데이 티켓 공식 안내 — https://tv.youtube.com/learn/nflsundayticket/
12. 어풀어나운싱(Awful Announcing), “Your 2026 NFL Sunday Ticket pricing guide”, 2026년 9월 10일 / 9투5구글(9to5Google), 같은 날 보도
13. 암페어 애널리시스(Ampere Analysis) 집계, 월드스크린(World Screen)·데드라인(Deadline)·스포츠프로(SportsPro) 보도, 2026년 2월 2일
14. 스트리밍 액세스 앤드 초이스 얼라이언스 웹사이트 — https://www.streamingaccessandchoicealliance.com/
15. 트윅타운(TweakTown), “YouTube, Netflix, Amazon form SACA coalition to represent streaming industry”, 2026년 9월 14일(마이크 워드 발언 전문)
16. YTN, “올림픽·월드컵 지상파 중계 의무화 방송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 2026년 9월 9일 — https://www.ytn.co.kr/_ln/0101_202609091827060444
17. 국민일보, “올림픽·월드컵 ‘지상파 중계’ 의무화된다…與 주도 법안 통과”, 2026년 9월 9일
18. 이코노미스트(한국), “스포츠 올인으로 1000만명 모았지만… 티빙·쿠팡 ‘비시즌 전쟁’”, 2026년 9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