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가 엔터테인먼트가 된 시대, K스트리밍과 K-푸드가 열어갈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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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엔터테인먼트가 된 시대, K-푸드 콘텐츠가 열어갈 미래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에서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먹방(Mukbang)까지—스트리밍이 로컬 푸드 프로그램을 글로벌 산업으로 바꾼 방법

EXECUTIVE SUMMARY

음식 콘텐츠는 1963년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의 TV 데뷔 이후 '교육→엔터테인먼트→경쟁→소셜미디어'로 60년간 진화해 왔다. 그러나 진정한 게임체인저는 넷플릭스(Netflix)로 대표되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이었다.

2015년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이 165개국 이상에서 동시에 스트리밍되면서, 로컬 식문화 프로그램은 글로벌 콘텐츠로 탈바꿈했다. 한국은 먹방(Mukbang)이라는 독창적 포맷을 수출하고, 냉장고를 부탁해(Chef & My Fridge)로 '셰프테이너' 시대를 열었으며, 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로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기록, 시즌 3까지 확정됐다. AP통신은 이 프로그램이 한국 파인다이닝 시장 자체를 변화시켰다고 보도했다. 2025년 K-Food+ 수출은 136.2억 달러로 역대 최고, 라면은 단일 품목 최초 15.2억 달러를 돌파했다. 정부는 2030년 210억 달러를 목표로 K-푸드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

PART 1

미국 요리 콘텐츠 60년의 진화

1-1.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 음식 콘텐츠의 빅뱅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요리 프로그램이 엔터테인먼트의 장르 중 하나로 인정 받아온 역사에 주목했다. 1960년대 초 미국 텔레비전에 등장한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는 요리 교육 프로그램의 틀을 완전히 바꾼 인물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클래식 요리를 정식으로 배운 그녀는, 미국 가정에서 아이스버그 레터스(iceberg lettuce)와 통조림 버섯이 전부인 시대에 프랑스 요리의 미스터리를 풀어주었다.

그녀의 '더 프렌치 셰프(The French Chef)'는 200회 이상 방영되며 미국 식문화 다양화의 촉매제가 되었다. WSJ에 따르면, 차일드의 친구이자 프랑스 출신 셰프 자크 페팽(Jacques Pépin)은 1959년 뉴욕 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 샐러드는 아이스버그 한 가지뿐이었다고 회상했다.

늘 시작은 같았다. ‘ ‘오늘은 진짜 프렌치 오물릿을 어떻게 만드는 지 보여주겠다’ 등 하우투라는 말이 늘 따라 붙었다. 일종의 요리 교육 프로그램에 가까웠던 것이다.

— WSJ, 자크 페팽(Jacques Pépin)·에밀리 콩투아(Emily Contois) 인터뷰 인용 (2026.2.12)

1-2.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 요리 교육에서 음식 엔터테인먼트로

1980년 시작된 미국 케이블TV의 전성 시대. 스포츠, 뉴스, 어린이, 음악 등 장르 전문 채널이 속속 등장했고, 음식만을 다루는 푸드 채널도 이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1993년 출범한 미국의 TV 푸드 네트워크(TV Food Network, 이후 Food Network)는 케이블 사업자와 언론사가 합작해 만든 야심 찬 채널이었지만, 초창기에는 낮은 시청률과 광고 수익 부진으로 존폐 기로에 놓였다.

초기 편성은 스튜디오에서 셰프가 레시피를 차분히 설명하는 교육용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자체 제작 강의 형식의 쇼를 대량으로 찍어 편성표를 채우는 방식이었고,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류의 공영방송 요리 프로그램을 케이블 버전으로 옮겨 놓은 듯한 구성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청자는 단순한 ‘조리 과정 시청’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당시 시청 행태는 이미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었고, 채널 정체성 역시 “요리를 좋아하는 일부 사람들”에게만 호소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결정적 전환점은 1996년 에리카 그루엔(Erica Gruen)이 CEO로 부임하면서 찾아왔다. 그는 푸드 네트워크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요리하는 사람들을 위한 TV(TV for people who cook)”에서 “먹는 것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TV(TV for everyone who loves to eat)”로 재정의했다. 즉, 레시피 교육 채널이 아니라 음식과 셰프, 식문화를 즐기는 대중 엔터테인먼트 채널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 시기 그는 푸드네트워크닷컴(FoodNetwork.com)을 공격적으로 키워 당시 최대 규모의 음식 웹사이트로 성장시키고, 편성 전략과 광고 세일즈를 재구성해 시청률·가입자·매출을 각각 두세 배 이상 성장시키며 적자 채널을 흑자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이 새로운 전략을 대표한 프로그램이 바로 셰프 에머릴 라가세(Emeril Lagasse)의 ‘에머릴 라이브(Emeril Live, 1997–2007)’였다. 이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달랐다.  그루엔과 제작진은 이 쇼를 단순 조리 데모가 아닌, 라이브 관객과 하우스 밴드가 함께하는 토크쇼·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설계해 요리를 하나의 공연 예술처럼 연출했다. 에머릴의 시그니처 멘트 “Bam!”과 관객 호응, 음악과 유머가 결합하면서, 푸드 네트워크는 “집에서 따라 하는 레시피”보다 “보고 즐기는 음식 쇼”의 채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루엔 재임기(1996–1998) 동안 푸드 네트워크는 시청률과 광고 매출을 수 배로 늘리며 당시 케이블TV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채널 중 하나로 꼽혔다. 가입자 수 역시 1990년대 중반 수천만 가구 수준에서 2000년대 초 5천만 가구 수준으로 확대되며,

음식 전문 채널이 틈새 시장을 넘어 메인스트림 엔터테인먼트 장르로 도약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푸드 네트워크의 사례는 ‘요리 교육’ 콘텐츠가 ‘음식 엔터테인먼트’로 진화하며 방송·플랫폼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 곡선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케이스로 평가된다.

1-3. 경쟁·여행·소셜미디어: 요리 콘텐츠의 3차 확장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후 요리 콘텐츠는 세 방향으로 확장됐다.

첫째는 경합 및 경쟁 포맷이다. 일본 ‘요리의 철인(料理の鉄人)’의 성공은 셰프를 스타이자 선수로, 주방을 링과 같은 무대로 재해석했고, 이 포맷은 2005년 시작된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Iron Chef America, 2005~)’로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제한 시간, 비밀 재료, 해설과 카메라 워크 등 스포츠 중계의 문법을 요리에 접목해, 조리 과정을 ‘승부가 있는 경기’로 만들었다. 그 결과 요리는 정보 전달형 교양 프로그램을 넘어, 승패와 드라마, 캐릭터 서사가 결합된 경쟁 리얼리티 엔터테인먼트 장르로 확장됐다.

둘째는 여행과의 결합이다. 셰프 앤서니 부르댕(Anthony Bourdain)은 CNN의 ‘파츠 언노운(Parts Unknown)’을 통해 음식을 “문화로 들어가는 문”, 즉 타인의 삶과 사회를 이해하는 입구로 사용했다. 그는 각 도시와 국가에서 길거리 음식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함께 맛보며, 식탁 위의 한 접시를 정치·역사·계급·이민 같은 이슈와 연결지었다. 이 포맷에서 음식은 더 이상 레시피를 배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현지인의 목소리와 기억을 끌어내는 내러티브 장치이자 다큐멘터리 저널리즘의 도구가 됐다. 한국에서도 이 여행·음식 결합 포맷은 매우 익숙하다. tvN ‘삼시세끼’, ‘윤식당’, ‘어쩌다 사장’, TV조선 ‘허영만의 음식기행’ 등은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촬영하며, 현지 식당과 재래시장, 로컬 재료를 통해 그 지역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보여준다. 이들 프로그램은 관광 정보를 나열하기보다, 한 끼 식사에 담긴 기억과 생활사를 따라가며 지역 정체성을 서사화한다는 점에서, 음식이 여행 예능과 휴먼 다큐멘터리를 관통하는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

셋째는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부상이다. 스마트폰과 숏폼 플랫폼의 확산으로 요리는 방송사가 편성하는 장르가 아니라, 누구나 찍고 올릴 수 있는 일상 콘텐츠가 되었다. 2022년 틱톡(TikTok)에서 바이럴한 알리 후크(Ali Hooke)의 ‘틴 피시 데이트 나이트(Tin Fish Date Night)’ 시리즈는 통조림 해산물을 와인과 곁들이는 ‘작은 사치’로 재포지셔닝하며 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트렌드는 미국 통조림 해산물 시장 매출을 밀어올리는 촉매 역할을 했다. 특히 틱톡에서의 ‘틴 피시 데이트 나이트(Tin Fish Date Night)’ 열풍은 통조림 해산물을 저가·편의 식품이 아닌, 와인·치즈와 곁들여 즐기는 ‘합리적인 럭셔리’로 재포지셔닝하며 카테고리 이미지를 전환했다. 그 결과 미국 주요 유통 채널에서 틴드 피시(tinned fish) 매대가 확대되고, 프리미엄 수입 통조림 브랜드가 신규로 입점하는 등 오프라인 리테일 구성 자체에 변화를 가져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23년 통조림 해산물 관련 카테고리 매출은 2021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팬데믹 기간 이후 정체되던 일부 가공식품 카테고리 가운데 드물게 구조적 성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단일 브랜드 캠페인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상의 밈(meme)과 개별 크리에이터의 콘텐츠가 결합해 전체 카테고리 수요를 끌어올린 전형적인 ‘버티컬 바이럴’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한 번의 소셜미디어 바이럴이 브랜드 단위가 아닌 카테고리 단위로 소비 패턴을 움직이는 레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렇듯, 음식 콘텐츠는 지난 60년 동안 ‘교육→엔터테인먼트→경쟁→소셜미디어 바이럴’이라는 경로를 밟으며, 각 단계마다 시청자층을 넓히고 광고, 스폰서십, 상품 판매, 라이선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왔다.

1960~70년대 공영방송·지상파 시절의 요리 프로그램은 셰프가 조리법을 설명하고 시청자가 이를 따라 하는 ‘홈 이코노미’형 교육 콘텐츠가 중심이었다. 이후 케이블 보급과 함께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 같은 전문 채널이 등장하면서, 요리는 정보 전달에서 셰프 캐릭터·연출·관객 반응을 결합한 풀 스케일 엔터테인먼트로 전환됐다.

케이블 시대 중후반에는 이 흐름이 경쟁 리얼리티 포맷으로 진화했다.

‘아이언 셰프’, ‘탑 셰프(Top Chef)’, ‘마스터셰프(MasterChef)’ 등은 제한 시간·미션·탈락 구조를 도입해 요리를 일종의 e스포츠처럼 소비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셰프는 단순한 강사가 아니라, 기량과 서사를 갖춘 스타 플레이어로 부상했고, 레스토랑·출판·굿즈·광고 모델 등 파생 비즈니스가 함께 성장했다. 동시에, 앤서니 부르댕 류의 여행 다큐 포맷은 음식 자체의 ‘맛’보다 음식이 열어주는 문화·정치·역사의 층위를 전면에 내세우며, 콘텐츠 가치와 브랜드 협업 스펙트럼을 넓혔다.

디지털 전환 이후에는 플랫폼과 소비 행태가 또 한 번 바뀌었다.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릴스 중심의 숏폼 시대에는 방송사가 아닌 크리에이터·셰프 인플루언서가 전면에 나서며, 음식 콘텐츠는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짧고 강한’ 포맷으로 재편되었다. 레시피 튜토리얼, 푸드 ASMR, 먹방, 푸드 챌린지 등 세부 장르가 세분화됐고, 광고·PPL뿐 아니라 D2C 푸드 브랜드, 레스토랑 예약, 클래스 플랫폼 연동 등 수익 모델도 다양해졌다. 동시에 틴 피시 사례처럼, 소셜 바이럴이 특정 카테고리의 리포지셔닝과 매출 성장을 직접 견인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푸드 네트워크 전성기까지 이 흐름의 대부분은 본질적으로 ‘미국 내’ 현상이었다.

케이블TV 가입자 기반, 미국 광고주와 미국 제작 시스템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구조였기 때문에, 포맷 수출과 일부 국가 리메이크를 제외하면 영향력은 북미·영어권에 상대적으로 갇혀 있었다. 글로벌 팬덤을 형성한 셰프·콘텐츠도 존재했지만, 배급·권리 구조상 여전히 미국 로컬 비즈니스에 가까웠다.

이 지리적·플랫폼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깨뜨린 것이 바로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이다.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그리고 각국의 로컬 스트리밍·FAST 서비스들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음식 포맷을 거의 동시적으로 전 세계 시청자에게 노출하면서, 음식 콘텐츠를 ‘국가 단위 장르’에서 ‘글로벌 IP’로 전환시켰다. 예능·다큐, 컴피티션, 다큐드라마를 막론하고, 잘 만든 음식 포맷은 번역·자막만 얹으면 수십 개국에서 동시 소비 가능한 확장성 높은 장르로 재평가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미친 맛집’

동시에 이 플랫폼들은 비(非)미국권 창작자에게도 글로벌 직행 유통 채널을 열어주었다. 한국·일본·동남아·중남미의 로컬 푸드 콘텐츠가 자국 내 케이블 편성 한계를 넘어 글로벌 메인 피드에 올라가는 사례가 늘고 있고,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도 이런 음식 프로그램과 스트리밍이 중요한 인프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 수출은 2024년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2025년 추정치는 136억 달러 수준으로 K-푸드는 한국 수출 산업 가운데 몇 안 되는 구조적 성장 섹터로 평가된다. 대표 품목인 라면·김치·김·스낵·소스류는 매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수출 증가세를 보이며, 특히 라면 수출은 2024~2025년 기준 20%대 중반 성장률을 기록해 10억 달러를 훌쩍 넘는 시장으로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Invest Korea는 이러한 성장 배경으로 K-팝·K-드라마·예능 등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과, 넷플릭스·유튜브·로컬 스트리밍 서비스에서의 K-푸드 프로그램 소비 확대를 공통 요인으로 지목한다.

한국의 경우 서울 골목식당, 시장·포장마차, 시골 음식과 같은 초로컬 소재가 스트리밍을 통해 해외 시청자에게 ‘K-푸드’ 서사로 소비되면서, 관광·외식·식품 수출을 잇는 새로운 가치사슬이 형성되고 있다. 오늘날의 K-푸드·글로벌 스트리트푸드 열풍 역시 이 구조 위에서 가속되고 있으며, 향후 로컬 푸드는 “지역 인프라이자 글로벌 콘텐츠 자산”으로서 그 전략적 의미가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PART 2

스트리밍 혁명: 로컬 푸드 프로그램이 글로벌이 되다

2-1.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 165개국 동시 스트리밍이 바꾼 게임의 규칙

넷플릭스(Netflix)가 2015년 선보인 다큐 시리즈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은 음식 콘텐츠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꾼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기존 TV 요리 프로그램이 레시피나 조리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시리즈는 한 명의 셰프를 한 회의 주인공으로 삼아 그의 생애, 철학, 레스토랑의 맥락을 시네마틱한 영상과 음악으로 풀어내며 ‘음식 다큐멘터리’에 새로운 문법을 제시했다.

파인 다이닝 러버스(Fine Dining Lovers)와의 10주년 인터뷰에서 제작자 데이비드 겔브(David Gelb)는 “우리가 시작했을 때는 미국에서만 서비스했지만, 지금은 165개국 이상에서 스트리밍된다. 이것은 혁명적”이라고 회상한다.

이 지점에서 케이블 시대의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와 결정적 차이가 드러난다. 푸드 네트워크가 미국 케이블 가입자를 중심으로 성장한 ‘내수형’ 채널이었다면, 넷플릭스는 런칭 순간부터 글로벌 동시 공개를 전제로 설계된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동일한 에피소드가 서울·뉴욕·멕시코시티·상하이 시청자에게 동시에 도달하면서, 어느 한 도시의 레스토랑이 단기간에 ‘글로벌 성지’로 부상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다시 말해, 과거에는 미쉐린 가이드나 푸드 매거진이 만들어내던 국제적 위상을, 이제는 한 편의 넷플릭스 에피소드가 대체·증폭하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셰프의 체감 변화도 뚜렷하다. 시리즈에 출연한 미국 셰프 낸시 실버턴(Nancy Silverton)은 10주년 회고에서 “사람들이 울면서 나를 안아준다. 에피소드를 여러 번 봤다고 말한다”고 전하며, TV 노출이 단순한 인지도 상승을 넘어 정서적 팬덤을 형성했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스타 쉐프의 탄생이다.

바비큐 피트마스터 로드니 스콧(Rodney Scott) 역시 “내 레스토랑이 전 세계 바비큐 대화의 중심이 됐다”고 말하며, 한 지역의 로컬 숍이 글로벌 바비큐 담론의 기준점(reference point)으로 떠오른 과정을 언급한다. 이는 기존의 방송 출연이 주로 국내 수요를 자극했던 것과 달리, 스트리밍 노출이 곧 글로벌 방문·예약·콜라보 요청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됐음을 시사한다.

비즈니스·브랜드 관점에서의 의미도 크다.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는 분석 기사에서 넷플릭스가 “셰프를 단순한 요리사가 아니라 예술가로 대우하고, 국제적 시각으로 레스토랑을 여행 목적지로, 셰프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셰프의 테이블’에 출연한 셰프들은 에피소드 방영 이후 예약 대기 수개월, 해외 팝업·북투어·브랜드 협업 제안 증가, 레스토랑이 위치한 도시의 관광 수요 확대 등 가시적인 변화를 겪었다고 증언한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글로벌 팬덤을 오프라인 경험으로 확장하는 실험도 진행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인기 요리 콘텐츠 IP를 하나의 팝업 레스토랑으로 묶은 ‘Netflix Bites’ 프로젝트다. 2023년 여름 LA 쇼트 스토리즈 호텔(Short Stories Hotel)에 문을 연 이 팝업은 넷플릭스가 처음 선보인 F&B 공간으로,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과 ‘아이언 셰프: 퀘스트 포 언 아이언 레전드(Iron Chef: Quest for an Iron Legend)’, ‘Is It Cake?’, ‘Drink Masters’ 등 자사 푸드 쇼에 등장한 셰프와 믹솔로지스트가 참여해 하나의 테이스팅 메뉴를 구성했다

결국 ‘셰프의 테이블’은 단순한 음식 프로그램을 넘어, 스트리밍 시대 음식 IP의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165개국 동시 스트리밍이라는 배급 스케일은 로컬 셰프를 하룻밤 사이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했고, 셰프 개인·레스토랑·도시·국가 브랜드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다층적인 파급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 시리즈 이후 음식 다큐·여행·경쟁 프로그램들이 글로벌 동시 공개를 전제로 제작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셰프의 테이블’은 음식 콘텐츠가 로컬 장르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로 전환되는 지점에 놓인 상징적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 파인 다이닝 러버스(2025.4),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2019.2) 인용

2-2. 스트리밍이 만든 글로벌 푸드 콘텐츠 생태계

‘셰프의 테이블’ 이후 넷플릭스(Netflix)는 음식 콘텐츠를 교양 예능(unscripted)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키웠다. ‘스트릿 푸드: 아시아(Street Food: Asia, 2019)’는 방콕의 미슐랭 스타 노점 셰프 제이 파이(Jay Fai)에서 서울 광장시장 칼국수·빈대떡까지, 아시아 9개 도시의 길거리 음식과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의 서사를 전 세계 시청자에게 소개하며 “로컬 스트리트푸드=글로벌 시청 경험”이라는 공식을 입증했다.

이어 ‘썸바디 피드 필(Somebody Feed Phil)’은 2025년 시즌 8에 이르기까지 암스테르담, 바스크, 시드니, 마닐라, 과테말라 등으로 무대를 넓히며 넷플릭스 최장수 푸드·여행 시리즈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디너 타임 라이브 위드 데이비드 창(Dinner Time Live with David Chang)’, ‘넥스트 젠 셰프(Next Gen Chef)’ 등 신규 포맷이 합류하면서 푸드 콘텐츠 라인업은 장르와 지역을 가로지르는 생태계로 확장되는 중이다.

핵심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가져온 구조적 변화다.

첫째, 동시 글로벌 공개로 인해 로컬 프로그램이 곧바로 글로벌 콘텐츠로 전환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Culinary Class Wars)’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2024년 론칭 후, 시즌 2가 공개 첫 주에 전 세계 넷플릭스 비영어 TV 부문 1위를 차지하고 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에서 1위, 중동·동남아 주요국 TOP 10에 진입했다.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 시대에는 미국 내 케이블TV 커버리지와 포맷 수출이 한계였다면, 이제는 K-푸드 서바이벌 포맷이 출시 첫 주에 여러 권역에서 동시에 상위권에 오르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둘째, 알고리즘 추천이 문화적 장벽을 낮추며 ‘콘텐츠-커머스 플라이휠’을 형성한다.

넷플릭스는 시청 패턴과 선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먹방·로컬 시장 다큐를 본 이용자에게 ‘흑백요리사’ 같은 경쟁 예능이나 ‘스트릿 푸드: 아시아’ 서울 편을 연속 추천한다. 유튜브·틱톡에서는 같은 이용자에게 한국 라면·김치·분식 레시피, K-푸드 브랜드 광고가 자동으로 이어지며, 이는 실제 한국 라면·스낵·소스류 수출 성장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즉, 한 번의 시청 경험이 온라인 레시피 탐색, 배달·마트 구매, 여행지 선택까지 이어지는 폐쇄 루프가 만들어지고 있다.

셋째, 시리즈의 생존 여부가 글로벌 시청 데이터에 의해 결정되면서, 로컬 제작사에도 새로운 성장 경로가 열린다.

‘흑백요리사’처럼 한국에서 제작된 요리 서바이벌 포맷이 글로벌 비영어권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면, 그 성과는 시즌 2·3 갱신과 스핀오프, 포맷 수출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 데이터로 활용된다. 반대로 특정 국가에서만 강한 반응을 보이는 시리즈는 빠르게 정리되거나, 포맷을 수정해 다른 지역 타깃으로 재출시하는 식의 ‘데이터 드리븐 편성’이 작동한다. 이처럼 스트리밍은 음식 콘텐츠를 더 이상 한 국가의 틈새 장르가 아닌, 글로벌 데이터·IP·커머스가 맞물린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재구성하고 있다.

— 넷플릭스(Netflix) Tudum(2025.8), IMDb(2025.7) 넷플릭스 푸드 콘텐츠 라인업,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2019.2) 참고

2-3. 글로벌 푸드 프로그램의 최신 트렌드

2025–2026년 글로벌 푸드 프로그램 시장에서는 네 가지 흐름이 뚜렷하게 부상하고 있다. 이 트렌드들은 단순한 포맷 유행을 넘어, 요리 IP가 어떻게 인재 발굴·라이브 제작·로컬 브랜드·리테일까지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산업적 신호다.

첫째, ‘차세대 셰프 발굴’ 포맷의 부상이다. 넷플릭스의 ‘넥스트 젠 셰프(Next Gen Chef, 2025)’는 미국 명문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캠퍼스를 통째로 무대로 삼고, 30세 이하 젊은 셰프 21명이 50만 달러 상금을 놓고 경쟁하는 하이엔드 서바이벌 포맷이다.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와 매버릭 카터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스포츠 스타 팬덤과 푸드 IP를 연결했고, 출연진도 미슐랭 레스토랑 수셰프, 이미 현직 총괄 셰프인 20대 등 “이미 실무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차세대 인재”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는 무명 참가자 중심의 전통적인 오디션 포맷보다, ‘다음 세대 리더를 발굴·브랜딩해 주는 플랫폼’으로서 요리 서바이벌의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한국의 ‘흑백요리사’가 내세운 ‘흑수저(무명 고수) 발굴’ 콘셉트와 궤를 같이한다.

둘째, ‘라이브·리얼타임 쿠킹’의 실험이 본격화되고 있다.

데이비드 창(David Chang)의 ‘디너 타임 라이브 위드 데이비드 창(Dinner Time Live with David Chang)’ 시즌 3(2025–2026)는 “TV와 소셜미디어의 요리 프로그램 99%는 거짓말”이라는 선언에서 출발해, 레시피 사전 준비·플레이트 교체·CG 보정을 최소화한 실시간 조리 포맷을 실험한다.

LA 다운타운의 주방 스튜디오에서 셀러브리티 게스트를 초대해 메뉴 없이 즉흥 조합을 선보이고, 라이브 형식으로 촬영·편집해 최소한의 후반 작업만 거친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구조다. 이는 촬영·편집 중심의 전통 푸드쇼 제작 체인을 일부 뒤엎고, 생방·라이브 쇼 운영 역량과 실시간 인터랙션(채팅·소셜 피드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포맷으로, 향후 커머스 연동·실시간 주문까지 엮일 잠재력이 크다.

셋째, ‘로컬 음식의 세계화’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성장 축이다.

넷플릭스의 ‘스트릿 푸드(Street Food)’ 시리즈는 아시아 편에 이어 라틴아메리카, USA 편으로 영역을 넓히며 방콕의 제이 파이, 오사카 타코야키, 멕시코시티 타코, 텍사스 바비큐까지 각 지역 스트리트푸드를 전 세계 시청자에게 연결했다.

‘셰프의 테이블’ 역시 ‘셰프의 테이블: 피자(Chef’s Table: Pizza)’와 ‘셰프의 테이블: 바비큐(Barbecue)’, ‘셰프의 테이블: 누들(Noodles)’, 레전드 셰프를 다루는 ‘Legends’ 등 세분화된 스핀오프로 분화하며, 단일 국가·단일 레스토랑 서사에서 “한 장르·한 카테고리를 깊게 파는” 기획으로 확장해 왔다. 이 흐름은 특정 국가의 요리를 ‘타겟 국가 전용 콘텐츠’로 묶던 과거와 달리, 로컬 음식을 하나의 글로벌 카테고리 브랜드로 키우는 방향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넷째, K-요리 콘텐츠의 글로벌 리더십 강화다.

한국의 ‘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는 2024년 시즌 1에 이어 2025년 시즌 2까지 2년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TV 차트 1위를 기록한, 전례 없는 K-요리 서바이벌 IP로 성장했다. 시즌 2는 공개 2주 만에 1,020만 뷰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비영어 TV)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한국·싱가포르·대만·홍콩 등에서는 전체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더 나아가 시즌 3의 ‘식당 대결’ 포맷은 개인전 중심이었던 기존 글로벌 요리 서바이벌과 달리, 실제 운영 중인 식당·브랜드를 단위로 붙이는 팀전 포맷을 도입해, 프로그램 인기에 따라 메뉴·매장 매출이 직결되는 새로운 실험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시즌 2 우승자의 디저트, 출연 셰프와 편의점·카페의 콜라보 상품이 출시 직후 품절을 기록하는 등, 방송-리테일-로컬 생산자를 잇는 상업적 파급력이 확인되고 있다.​

요약하면, 2025–2026년 글로벌 푸드 프로그램 시장은

차세대 셰프 발굴(인재·브랜드 IP화),

라이브·리얼타임 조리(제작·커머스 실험),

로컬 음식의 세계화(카테고리 IP화),

K-요리 포맷의 대형화·수출 가능성

이라는 네 축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는 음식 콘텐츠가 더 이상 방송 편성의 한 장르가 아니라, 인재 육성·브랜드·리테일·관광이 얽힌 복합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 넷플릭스 Tudum(2025.8), 왓츠온넷플릭스(What's on Netflix, 2025.9), 더 테이크아웃(The Takeout, 2025.11), 연합뉴스(2026.1.16) 참고

〔표 1〕 스트리밍 시대 글로벌 푸드 콘텐츠 주요 프로그램

프로그램

플랫폼/연도

포맷

국가

핵심 혁신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

넷플릭스, 2015~시즌7+스핀오프

다큐멘터리셰프 프로파일

다국적

165개국 동시 공개로컬 셰프의 글로벌화

스트릿 푸드(Street Food)

넷플릭스, 2019~아시아/라틴/USA

다큐멘터리길거리 음식

다국적

비파인다이닝 음식의글로벌 스토리텔링

냉장고를 부탁해(Chef & My Fridge)

JTBC, 2014~넷플릭스 글로벌 배포

예능 토크쇼15분 즉석 대결

한국

'셰프테이너' 탄생요리 '예능' 카테고리 창출

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

넷플릭스, 2024~시즌3 확정(2026.1)

서바이벌 경쟁블라인드 테이스팅

한국

2년 연속 글로벌 1위파인다이닝 시장 변화시즌3: 식당 대결

넥스트 젠 셰프(Next Gen Chef)

넷플릭스, 2025

차세대 셰프 발굴CIA 무대 경쟁

미국

30세 이하 셰프 발굴르브론 제임스 프로듀싱

디너 타임 라이브(Dinner Time Live)

넷플릭스, 2024~시즌3(2025~2026)

라이브 리얼타임무편집 쿠킹

미국

편집 없는 실시간 요리'요리 프로그램의 진실'

출처: 넷플릭스(Netflix), 파인 다이닝 러버스(2025.4), 왓츠온넷플릭스(2025.9), K-EnterTech Hub 종합


PART 3

K-푸드 콘텐츠의 글로벌 부상

3-1. 먹방(Mukbang): 한국이 세계에 수출한 최초의 음식 콘텐츠 포맷

2010년경 아프리카TV(AfreecaTV)에서 탄생한 '먹방(먹는 방송, Mukbang)'은 한국이 전 세계에 수출한 최초의 독창적 음식 콘텐츠 포맷이다. 2021년 옥스퍼드 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에 'Mukbang'으로 등재될 정도로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이 포맷은, 한국 사회의 1인 가구 증가와 '혼밥' 문화 속에서 식사의 사회적 공백을 가상 동반자로 채워주는 역할을 했다. 유튜브(YouTube), 트위치(Twitch), 틱톡(TikTok) 등에서 글로벌 먹방 크리에이터들은 한국 라면·치킨·떡볶이 등을 전 세계에 노출시키며 K-푸드 수요 창출의 간접 마케팅 채널 역할을 했다.

— 위키백과 '먹방', 옥스퍼드 영어사전(OED) 2021년 등재, 콜린스 사전(Collins) 2020년 올해의 단어 참고

3-2. 냉장고를 부탁해(Chef & My Fridge)·한식대첩: '셰프테이너' 시대를 열다

2010년대 중반 한국 방송가에는 요리 예능 열풍이 불었다. 올리브TV의 '마스터셰프 코리아(MasterChef Korea, 2012~)', tvN의 '한식대첩(Korean Food Battle, 2013–2018)' 등이 등장한 가운데, 가장 큰 문화적 영향을 미친 것은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Chef & My Fridge, 2014–2019, 시즌2: 2024~)'였다.

매회 게스트의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15분 안에 요리를 완성하는 이 포맷은, 요리 '예능'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냈다. 최현석(Choi Hyun-seok), 이연복(Lee Yeon-bok), 샘킴(Sam Kim) 등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들은 이후 한국 요리 예능의 인적 자산이 되었으며, 다수가 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에도 출연하며 K-요리 콘텐츠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 나무위키 '냉장고를 부탁해', 일요신문(2024.11.25), 하퍼스 바자 코리아(2024.10), 이투데이(2024.10.2) 참고

3-3. 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 스트리밍 시대 K-요리 콘텐츠의 게임체인저

2024년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Culinary Class Wars)'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로컬 푸드 콘텐츠를 글로벌화하는 가장 극적인 사례다. 시즌 1은 공개 첫 주부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예능 최초 3주 연속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28개국 TOP 10에 올랐으며, 한 주 시청수 490만을 기록했다. 시즌 2는 2025년 12월 공개 후 다시 글로벌 1위를 달성, AP통신에 따르면 5주 연속 글로벌 차트에 머물렀다.

흑백요리사 시즌2

—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2024.9~2026.1), AP통신(2026.2.13), 전자신문(2024.9.27) 인용

2026년 1월 16일, 넷플릭스는 시즌 3 제작을 공식 확정했다. 시즌 3는 기존 개인전이 아닌 4인 1조 '식당 대결' 형식으로 진행되며, 스튜디오 슬램(Studio Slam)의 김은지(Kim Eun-ji) PD와 모은설(Mo Eun-seol) 작가가 다시 참여한다. 이는 글로벌 요리 서바이벌에서 전무후무한 포맷 혁신이다. 제61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예능 최초),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수상도 K-예능의 위상을 증명했다.

— 연합뉴스(2026.1.16), 헤럴드경제(2026.1.16), 머니투데이(2026.1.16), 나무위키 '흑백요리사 시즌2' 인용

3-4. 흑백요리사가 바꾼 한국 파인다이닝 시장

AP통신은 2026년 2월 13일자 기사에서 흑백요리사가 한국 파인다이닝 시장 자체를 변화시켰다고 보도했다. 시즌 2에 출연한 서울 레스토랑 '소이뉴(SOIGNÉ)'의 이준(Jun Lee) 셰프는 "이전에는 파인다이닝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이 일이었다. 지금은 고객들의 질문이 달라졌다. 맛의 조합, 요리 기법, 철학에 대해 묻는다"고 말했다.

— AP통신, 이준(Jun Lee) 셰프(소이뉴, SOIGNÉ) 인터뷰 인용 (2026.2.13)

한국 최대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CATCHTABLE)의 용테이(Tei Yong) 대표는 AP통신에 "하나의 TV 프로그램이 미식에 이 정도 관심을 불러일으킬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즌 1 후 서울시 주관 파인다이닝 팝업에서 150석에 약 45만 명이 예약을 시도했고(자리당 약 3,000:1 경쟁), 시즌 2 프리미어 후 5주간 참여 레스토랑의 평균 예약·대기 등록은 방영 전 대비 약 303% 증가했다.

— AP통신, 용테이(Tei Yong) 캐치테이블(CATCHTABLE) 대표 인터뷰 인용 (2026.2.13)

이준(Jun Lee) 셰프는 인터뷰에서 한국 음식 문화의 본질에 대해 "김치를 넣은 요리를 만들고 한국 음식에 영감받았다고 하면 그것이 한국 음식인가? 한국 음식 문화는 특정 레시피가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어온 축적된 생활 습관"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표 메뉴 '한우와 반찬(Hanwoo and Banchans)'에 대해 "영어로 사이드 디시(side dish)라 하면 선택사항처럼 들리지만, 한국 문화에서 반찬 없는 식사는 미완성이다"라고 설명했다. 한양여대 김지형(Jihyung Andrew Kim) 교수는 "넷플릭스와 BTS 같은 문화 콘텐츠가 한식의 글로벌화를 가속시켰다"고 분석했다.

— AP통신, 이준(Jun Lee)·김지형(Jihyung Andrew Kim) 인터뷰 인용 (2026.2.13)

3-5. K-푸드 수출: 콘텐츠가 실물 경제를 움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5년 K푸드 수출은 136.2억 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전년 대비 5.1% 성장)했다. 농식품은 사상 최초 100억 달러 돌파(104.1억 달러), 라면은 단일 품목 최초 15억 달러 돌파(15.2억 달러, +21.9%). 미국 시장은 18억 달러(+13.2%)로 제1위 수출시장 입지를 공고히 했다. 해외 K-외식 매장은 4,644개(2020년 대비 +24.8%), 미국 매장은 528개에서 1,106개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정부는 2030년 210억 달러 목표로 K-푸드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

—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26.1.13), 농식품부·aT '2025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2025.2.6) 인용

〔표 2〕 K푸드수출 실적 추이

구분

2023년

2024년

2025년

증감(%)

K-푸드수출 총액

약 122억$

약 130억$

136.2억$

+5.1%

  농식품(K-Food)

-

약 100억$

104.1억$

+4.3%

  라면

약 11억$

약 12.5억$

15.2억$

+21.9%

  미국 시장

-

-

18.0억$

+13.2%

해외 K-외식 매장

-

-

4,644개

+24.8%*

출처: 농림축산식품부(2026.1.13), 농식품부·aT(2025.2.6) (*2020년 대비)

〔표 3〕 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 주요 성과

지표

수치 / 내용

시즌1 글로벌 성과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부문 3주 연속 1위, 28개국 TOP 10, 주당 490만 시청

시즌2 글로벌 성과

글로벌 TOP 10 비영어 부문 1위, 5주 연속 차트 유지

캐치테이블(CATCHTABLE)

시즌1 후 팝업: 150석에 약 45만 명 예약 시도(3,000:1 경쟁)시즌2 후: 참여 레스토랑 평균 예약·대기 등록 303% 증가

파인다이닝 영향

테이블 포 포(Table for Four): 예약 3배, 일 100통 전화소이뉴(SOIGNÉ): 한국 고객 급증, 외국인 예약 어려움

시즌3 확정

2026.1.16 제작 확정, 4인 1조 식당 대결스튜디오 슬램 김은지 PD·모은설 작가

수상

제61회 백상예술대상 TV 대상(예능 최초),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출처: AP통신(2026.2.13), 넷플릭스 TOP 10, 연합뉴스(2026.1.16), 헤럴드경제(2026.1.16) 종합

〔표 4〕 미국·한국 음식 콘텐츠 진화 비교

시기

미국 요리 콘텐츠

K-푸드 콘텐츠

핵심 키워드

1960s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

-

요리 교육의 미디어화

1990s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 1993)에머릴 라이브(1997~)

-

음식 전문 채널미국 내 엔터테인먼트

2000s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2005~)파츠 언노운(Parts Unknown)

먹방(Mukbang) BJ 탄생(2010~)마스터셰프 코리아(2012~)한식대첩(2013~)

경쟁 포맷·여행 결합한국 독자적 소셜 이팅

2015~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 2015~)스트릿 푸드(Street Food, 2019~)→ 스트리밍 혁명: 로컬의 글로벌화

냉장고를 부탁해(2014~)셰프테이너 시대Mukbang 옥스퍼드사전 등재(2021)

스트리밍 플랫폼이로컬 푸드 콘텐츠를글로벌로 전환

2024~

넥스트 젠 셰프(2025)디너 타임 라이브(2024~)틴 피시 데이트 나이트(TikTok)

흑백요리사 글로벌 1위(2024~)K-Food+ 136.2억$(2025)라면 15.2억$ 돌파시즌3 확정(2026.1)

OTT 글로벌 서바이벌콘텐츠-커머스 연동파인다이닝 시장 변화

출처: WSJ(2026.2.12), AP(2026.2.13), 넷플릭스 TOP 10, 농식품부, K-EnterTech Hub 종합


PART 4

K-콘텐츠 전략에 주는 5대 시사점

1. 포맷 혁신이 시장을 창출한다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이 '셰프 프로파일 다큐'로, 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가 '경쟁+계급+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넥스트 젠 셰프(Next Gen Chef)가 '차세대 셰프 발굴'로 각각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시즌 3의 '식당 대결' 포맷은 또 다른 혁신이다. K-푸드 콘텐츠도 FAST 채널 전문 프로그램, ASMR·여행·예능 융합 등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

2. 스트리밍 플랫폼은 로컬 콘텐츠의 글로벌화 엔진이다

셰프의 테이블이 165개국 동시 공개로 로컬 셰프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었듯, 흑백요리사는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공개 첫 주에 28개국 TOP 10에 올랐다. 이는 JTBC나 tvN 등 국내 채널만으로는 불가능했을 성과다. K-푸드 콘텐츠의 글로벌 전략은 OTT 플랫폼 최적화를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

3. 콘텐츠가 파인다이닝 시장을 창출하는 '문화 외교' 효과

AP통신이 보도한 캐치테이블(CATCHTABLE) 데이터—예약 303% 증가, 45만 명 예약 시도—는 콘텐츠가 실물 경제를 움직이는 증거다. 이준(Jun Lee) 셰프의 반찬 철학처럼, 한식 고유의 문화적 맥락을 글로벌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다. 농식품부의 OTT PPL 연간 12회 확대, 해외 온라인몰 한국식품관 17개소 확장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4. 소셜미디어 K-푸드 크리에이터 육성이 급무다

먹방이 자생적 글로벌 현상이 된 것처럼, 냉장고를 부탁해가 배출한 셰프테이너들이 흑백요리사로 이어진 것처럼, 한양여대 김지형 교수가 지적한 20–30대의 SNS 다이닝 공유 문화를 K-콘텐츠 확산의 새로운 채널로 활용해야 한다. 디너 타임 라이브(Dinner Time Live)의 '리얼타임 쿠킹' 트렌드도 참고할 만하다.

5. 현지화 전략의 정교화가 필요하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의 '한류 지수(K-Wave Index)'에 따르면 동남아와 서유럽은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이 K-외식 최대 시장(1,106개 매장, 수출 18억 달러)으로 부상한 지금, 이준(Jun Lee) 셰프가 '반찬'이라는 한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듯, K-푸드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 경쟁력의 원천이다.

마무리: 스트리밍이 만든 새로운 음식 콘텐츠의 시대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가 미국의 식탁을 바꾸었고,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이 로컬 셰프를 165개국의 스타로 만들었으며, 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가 K-요리 콘텐츠를 글로벌 1위로 올려놓았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은 음식 콘텐츠의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로컬 프로그램이 글로벌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실물 경제를 움직이는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캐치테이블 45만 건 예약 시도, 303% 예약 증가, K-푸드 136.2억 달러, 라면 15.2억 달러 돌파는 이 새로운 시대의 가장 생생한 증거다. 2030년 210억 달러 목표를 향해, K-푸드는 더 이상 한류의 부수 효과가 아닌 글로벌 스트리밍 생태계 위에서 작동하는 종합 산업 수출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출처 목록

① The Wall Street Journal, “From Julia Child to ‘Tin Fish Date Night’: How Cooking Became Entertainment” (Akiko Matsuda, 2026.2.12)

② AP통신(Associated Press), “Netflix’s ‘Culinary Class Wars’ has transformed South Korea’s fine dining scene” (Juwon Park, 2026.2.13)

③ 파인 다이닝 러버스(Fine Dining Lovers), “Chef’s Table at 10: How the Netflix Series Changed Food Storytelling” (2025.4.14)

④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Meet the executives who have made Netflix food TV” (2019.2.25)

⑤ 넷플릭스(Netflix) 글로벌 TOP 10 웹사이트 (2024.9~2026.1)

⑥ 넷플릭스 Tudum, “16 Best Cooking Shows and Food Documentaries on Netflix” (2025.8.12)

⑦ 농림축산식품부, '수출 신기록 쓴 K-Food+ 2025년 136.2억 달러 돌파' 보도자료 (2026.1.13)

⑧ 농림축산식품부, 'K-Food+ 수출확대 전략' (2025.2.18)

⑨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2025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 (2025.2.6)

⑩ 농림축산식품부, '글로벌 K-푸드 수출 확대 전략' (2025.12, 관계부처 합동)

⑪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 '현지에서 바라본 K-푸드의 미래 성장 가능성' (2024.11)

⑫ 연합뉴스(2026.1.16), 헤럴드경제(2026.1.16), 머니투데이(2026.1.16), 전자신문(2024.9.27), 디지털데일리(2024.10.9), 일요신문(2024.11.25), 하퍼스 바자 코리아(2024.10), 이투데이(2024.10.2), 국민일보(2025.12.25), 식품외식경영(2026.1), KED Global(2025.12.25) 등 국내외 언론 종합

⑬ 위키백과 '흑백요리사'·'먹방', 나무위키 '냉장고를 부탁해'·'흑백요리사 시즌2' 항목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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