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2030년 6800억 달러(약 1000조원)로 3배 성장, 중국이 여전히 주도… 틱톡숍·왓낫이 견인하고, 방송사는 쇼퍼블 시리즈와 아침 뉴스 쇼핑으로 활로를 찾는다
미국 라이브 쇼핑 시장이 2026년 2000억 달러(약 300조원)에서 2030년 6800억 달러(약 1000조원)로 5년 새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유통업체와 크리에이터, 스트리밍 플랫폼이 오락과 상품 탐색, 결제를 한 화면에서 처리하는 ‘디스커버리 커머스(discovery commerce)’ 방식을 잇달아 도입하고, 시청 습관이 전통 TV에서 영상 중심 소셜미디어로 옮겨 가면서, 오랜 기간 중국형 라이브 커머스를 복제하는 데 실패했던 미국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변화는 온라인에 머물지 않는다. 방송사들도 쇼퍼블 시리즈와 아침 뉴스 쇼핑 코너로 커머스를 끌어들이며 사업 모델을 다시 짜고 있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광고와 시청 인구가 빠지며 지상파가 규제 완화에 기대고 송출수수료에 눌린 TV홈쇼핑이 고사 위기로 내몰리는 사이, 라이브커머스는 6조원 시장을 넘보며 그 빈자리를 파고들고 있다. (시장 규모 한화 환산은 1달러=약 1480원 기준)
투자운용사 아크인베스트(Ark Invest)의 니컬러스 그로스(Nicholas Grous)·바르시카 프라산나(Varshika Prasanna) 애널리스트는 라이브 커머스를 1970년대 미국에서 태어난 홈쇼핑이 기술 변화에 올라타 되살아난 형태로 규정한다. 실시간 시연과 신뢰받는 인물, 즉시 구매를 결합한 판매 방식이 텔레비전에서 영상 소셜미디어로 무대를 옮겼다는 것이다.
아크인베스트에 따르면 전 세계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올해 1조 7000억 달러(약 2500조원)에서 2030년 3조 7000억 달러(약 5470조원)로 연평균 24%가량 커질 전망이다. 중국이 2조 4000억 달러(약 3550조원)로 여전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미국은 연평균 47%로 가장 빠르게 성장해 6800억 달러에 이른다. 이 전망은 앞서 악시오스(Axios)가 인용한 수치와도 일치한다.

전 세계 라이브 커머스 매출 전망(2023~2030). 자료: 아크인베스트
쇼퍼블 엔터테인먼트로 확장하는 방송·유통
이 흐름은 텔레비전으로도 옮겨 가고 있고, 전통 미디어 기업의 움직임이 특히 두드러진다. NBC유니버설(NBCUniversal)은 지난 6월 11일 타깃(Target)이 단독 후원하는 브라보(Bravo) 쇼퍼블 디지털 시리즈 ‘숍 왓 해픈스(Shop What Happens)’를 공개했다.
앤디 코언의 인기 토크쇼 ‘왓치 왓 해픈스 라이브(Watch What Happens Live with Andy Cohen)’ 포맷에서 착안한 여름 시즌 주간 시리즈로, 신시아 베일리, 아리아나 비어만, 린지 허버드, 미셸 사니에이, 니아 산체스 등 브라보 출연진이 진행자 대린 카프와 함께 패션·홈파티·뷰티·여행·수영복·시즌 트렌드를 주제로 대화와 게임을 나누는 사이 시청자가 화면 속 타깃 상품을 곧바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타깃이 단독 후원하는 브라보 쇼퍼블 시리즈 ‘숍 왓 해픈스’. 자료: NBC유니버설
시리즈는 피콕(Peacock)·유튜브·틱톡에서 스트리밍되고 인스타그램에는 클립으로 배포된다. 피콕 모바일 앱과 틱톡에서는 세로형(버티컬) 영상으로 최적화하고, 거실 TV의 피콕에서는 QR코드로, 모바일 앱·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에서는 문자·클릭 연동으로 화면에 나온 상품을 즉시 살 수 있게 했다. 새 에피소드는 6월 14일부터 5주간 매주 일요일 공개된다. 카렌 코박스(Karen Kovacs) NBC유니버설 광고·파트너십 부문 사장은 프리미엄 콘텐츠와 팬덤, 커머스가 만날 때 가능해지는 영역을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NBC유니버설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쇼퍼블TV(ShoppableTV)를 도입한 사업자로, 스토리텔링과 지식재산(IP), 출연진을 결합했을 때 참여도가 378% 높아졌고 구매는 전년 대비 60% 늘었다고 밝혔다.
월마트(Walmart)는 커넥티드TV(CTV) 광고 쪽에서 커머스와 TV의 결합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 회사는 6월 23일 자체 커머스 미디어 사업부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를 통해 중소·중견 광고주용 셀프서비스 CTV 광고 플랫폼 바이브닷코(Vibe.co)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2027 회계연도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월마트는 바이브닷코 플랫폼에 자사의 커머스 시청자 데이터와 폐쇄형 성과 측정(클로즈드 루프), 앞서 인수한 스마트TV 제조사 비지오(VIZIO)를 포함한 미디어 생태계를 결합해 대형 미디어 조직이 없는 중소·중견 광고주와 마켓플레이스 입점 판매자까지 CTV 광고를 쉽게 집행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인수는 매그나이트(Magnite)·야후 DSP(Yahoo DSP)·구글 DV360(Google DV360)과의 제휴에 이어 월마트 커넥트의 CTV 광고 역량을 넓히는 조치다.
FAST 채널로 옮겨붙는 커머스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FAST)도 커머스의 새 무대가 되고 있다. 구독형 스트리밍의 잇단 가격 인상으로 광고를 감수하고 무료 채널을 찾는 시청자가 늘면서, 로쿠(Roku)와 삼성 TV플러스(Samsung TV Plus) 같은 FAST 플랫폼은 광고와 데이터에 더해 쇼핑을 붙여 수익을 키우고 있다. 기기 판매만으로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여서, 이들은 시청자의 시선을 곧바로 상거래로 잇는 데 힘을 싣는다.
삼성전자는 월 이용자가 1억 명을 넘고 북미 스마트TV 시장 1위인 삼성 TV플러스에 쇼핑 중심 채널 아마존 라이브(Amazon Live)를 붙였다. 셀럽·크리에이터 생방송과 문화 이벤트, ‘인 베드 위드 페이지 디소보’·‘픽 유어 프라이즈’·‘쇼핑 코트’ 같은 오리지널 시리즈에 더해, 아마존 쇼핑 행사와 연계한 딜 코너와 상시 딜 스트림까지 편성했다. 핵심은 ‘숍 더 쇼(Shop the Show)’다.
화면의 QR코드를 찍으면 아마존 쇼핑 앱에서 방송에 나온 상품을 실시간으로 보고 사며, 스트리밍을 끊지 않고 생방송 채팅에도 참여할 수 있다. 살렉 브로드스키 삼성 TV플러스 글로벌 총괄은 이를 ‘콘텐츠에서 커머스로(content-to-commerce)’ 잇는 전략이라고 했고, 웨인 퍼부 아마존 쇼핑 비디오 부사장은 ‘집 안 가장 큰 화면에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와 손쉬운 아마존 쇼핑을 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자체도 쇼핑 창구가 됐다. 2026년 6월 삼성 애즈(Samsung Ads)와 아마존 애즈(Amazon Ads)는 삼성 TV플러스의 FAST 콘텐츠를 보다가 리모컨만으로 상품을 아마존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상호작용형 광고를 시작했다. 아마존에 입점한 판매자의 상품에는 화면에서 바로 누르는 ‘장바구니 담기’ 버튼이, 그렇지 않은 브랜드에는 ‘휴대폰으로 전송’이나 ‘가입하기’ 같은 행동 버튼이 붙는다.
앞서 삼성은 스마트TV 첫 화면(홈스크린) 광고도 매그나이트(Magnite) 기반으로 더 트레이드 데스크(The Trade Desk)·구글 DV360에 프로그래매틱으로 개방했다.
경쟁 플랫폼도 같은 길을 간다. 로쿠는 아마존 수요측 플랫폼(DSP)과 손잡아 미국 커넥티드TV 가구의 80%에 도달하는 광고 협력을 맺었고, 스트리밍 업체 프리캐스트(FreeCast)는 언박싱·시연·리뷰에 즉시 구매를 결합한 쇼퍼블 FAST 채널 ‘테스트 드라이브 라이브(Test Drive Live)’를 로쿠 등에 띄웠다.
제조사·판매자와 직접 제휴해 소매가보다 싸게 파는 이 채널은 ‘부모 세대의 케이블 홈쇼핑과는 다르다’를 내세운다. 크리에이터 콘텐츠도 커머스의 통로가 되는데, 로쿠 채널에서 크리에이터 콘텐츠 시청 시간은 가구당 전년 대비 80% 가까이 늘었다. 구독료 인상에 지친 시청자가 무료 채널로 옮겨 가고, QR코드와 리모컨이 거실 TV에서 곧바로 결제로 이어지면서 FAST는 광고를 넘어선 커머스 시장으로 자라고 있다.
뉴스·아침 방송까지 파고든 쇼핑
라이브 커머스의 논리는 아침 뉴스와 토크쇼 안으로도 들어왔다. 미국 보도에 따르면 NBC ‘투데이(Today)’, ABC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 ‘CBS 모닝스(CBS Mornings)’의 쇼핑 코너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었다.
코너는 대개 기여자나 전문가가 생활용품·패션·퍼스널케어 제품을 소개하는 형식인데, 진행자가 직접 팔지는 않아도 시청자가 믿고 보는 앵커가 옆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구매를 밀어 올리는 ‘보증’ 역할을 한다. 화면의 QR코드를 찍으면 전용 이커머스 사이트로 연결돼 곧바로 주문할 수 있고, 프로그램은 발생 매출의 20% 이상을 가져간다.
코너는 ‘더 뷰(The View)’, ‘제니퍼 허드슨 쇼’, ‘엔터테인먼트 투나잇’, ‘인사이드 에디션’ 같은 토크·신디케이션 프로그램과 지역 방송으로 퍼졌고, 지역국 방송 소유주들은 브랜드를 연결해 주는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

NBC ‘투데이’의 ‘숍 투데이(Shop Today)’ 코너 화면. 왼쪽 아래 QR코드로 소개 상품을 곧바로 살 수 있다. 자료: NBC뉴스(NBC News)
확산을 떠받치는 것은 방송업의 침체다.
스트리밍이 시청자를 끌어가면서 방송·케이블 TV 광고비는 2022년 이후 23% 줄어 2025년 510억 달러(약 75조원)에 그쳤고, 코드커팅으로 유료방송 수신료 수입도 깎이고 있다. 네트워크와 지역국은 수익성을 지키려 뉴스 조직을 대폭 줄였고, 데이타임 신디케이션 시장도 위축돼 NBC유니버설은 이 시장에서 발을 빼며 ‘액세스 할리우드’와 ‘켈리 클락슨 쇼’를 접었다. 이런 상황에서 4분짜리 쇼핑 코너 하나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업계에서 ‘8자릿수(수천만 달러)대’로 통한다. 미국 소매 구매의 21.8%가 이미 이커머스로 이뤄진다(미 상무부).
방송사가 이 코너에 기대는 근거는 신뢰다. NBC 조사에서 ‘투데이’ 시청자의 94%가 프로그램의 상품 추천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TV·디지털 콘텐츠에 이커머스를 심는 코네티컷 업체 노킹(Knocking)의 브라이언 미한(Brian Meehan) 공동창업자는 “제대로만 파고들면 이것이 미디어의 구원”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리서치 회사 매지드(Magid)의 빌 헤이그(Bill Hague) 부사장은 지역국이 신디케이션 토크쇼 대신 늘린 지역 뉴스 시간을 이 코너로 채우고 있다며, 같은 시청자에 더 많은 매출을 붙일 수 있어 굳이 신디케이션에 투자할 이유가 줄었다고 했다. 그는 소비자가 이 관행이 뉴스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함께 제시했다. 앤드루 헤이워드(Andrew Heyward) 전 CBS뉴스 사장은 “더 좋은 블렌더를 사는 일이 탐사보도 기자의 급여를 대는 데 보탬이 된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이 코너는 편집 콘텐츠가 쇼핑의 관문이 되는 더 넓은 흐름 위에 있다.
NBC뉴스 소비자 담당 기자 출신 제프 로슨(Jeff Rossen)은 최근 테그나(Tegna) 계열 지역국을 위해 온라인 쇼핑 딜을 소개했는데, 기자로서 쌓은 신뢰 덕분에 그가 시연한 제품이 빠르게 팔렸다.
뉴욕타임스는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Wirecutter)를 통해 발생한 매출의 일부를 가져가고, LA타임스의 도서 리뷰는 북숍(Bookshop.org)과 연결돼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 헤이워드 전 사장은 소비자가 편집 콘텐츠를 온라인 쇼핑의 입구로 받아들이는 데 이미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방송의 상품 직접 판매 자체는 오래된 방식이다.
1978년 플로리다 클리어워터의 한 라디오 방송국이 광고비를 낼 형편이 안 되는 광고주에게서 전기 깡통따개 112개를 받자, 방송국주 버드 팩슨(Bud Paxson)이 앵커에게 생방송 경매를 맡겨 순식간에 완판시켰다.
여기서 출발한 ‘선코스트 바게이니어스(Suncoast Bargaineers)’는 1982년 탬파의 케이블 채널을 거쳐 전국 단위 홈쇼핑네트워크(Home Shopping Network·HSN)로 커졌다.
방송사들도 여러 차례 직접 판매를 시도해 NBC는 1990년대 케이블 채널 ‘숍NBC(ShopNBC)’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이 방식이 자리 잡은 것은 ‘투데이’가 2010년 ‘스틸스 앤드 딜스(Steals and Deals)’를 선보이면서다.
질 마틴(Jill Martin)이 대표 진행하는 이 코너는 현재 30명의 기여자가 연간 약 350회를 꾸리며 디지털·소셜·뉴스레터·모바일로 배포되고, 연간 5억 달러(약 7400억원)가 넘는 매출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NBC ‘투데이’의 쇼핑 코너 ‘스틸스 앤드 딜스’ 진행 장면(크레이그 멜빈·질 마틴). 자료: NBC뉴스(NBC News)
방송 안에서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은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의 ‘좋아하는 것들(favorite things)’ 코너 시절부터 시청자에게 익숙하다고, 테그나의 이커머스를 대행하는 시스터스 미디어(Cistus Media)의 캔디 카터(Candi Carter)는 말했다. 그는 “브랜드는 노출을 위해 이 방식을 택한다. 제품 통합 비용을 내지 않고도 판매 수익까지 얻는다”고 했다. 관건은 진정성이다.
방송사 저널리스트는 코너에 등장하되 직접 팔지는 않으며, CBS뉴스는 노킹과 손잡으면서 출연진이 방송 전 제품을 미리 써 보게 했다. 미한 공동창업자는 “‘CBS 모닝스’ 진행자 네이트 벌리슨(Nate Burleson)이 마사지기를 대 보고 ‘오, 진짜 사람 손 같다’고 말하는 장면은 대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경쟁도 붙었다.
ABC ‘굿모닝 아메리카’는 2011년 ‘딜스 앤드 스틸스(Deals and Steals)’로 맞불을 놓아 지금은 GMA와 오후 시간대 ‘GMA3’, ‘더 뷰’에서 매일 코너를 내보내고, 토리 존슨(Tory Johnson)이 출범 때부터 진행을 맡고 있다.
저널리즘 유산에 민감했던 CBS뉴스는 2022년 코로나19로 광고가 급감하고 당시 모회사 파라마운트가 매각을 앞두고 재무 개선 압박을 받던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뛰어들어 ‘CBS 딜스(CBS Deals)’를 시작했고, 이 코너는 어려운 뉴스 부문의 핵심 수익원이 됐다.
도입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웠던 것은 방송사의 이해관계를 시청자에게 알리는 고지 문구였다.
미한은 변호사들과 오래 논의한 끝에 “ABC가 판촉·금전적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문구로 정리했다고 회고했다.
신뢰를 파는 데는 위험도 따른다. 불만을 품은 시청자가 등을 돌리면 상품과 방송사 모두 타격을 입기 때문에, 노킹은 구매 후 6개월까지 반품을 받아 이 위험을 줄인다. 헤이워드 전 사장은 “나쁜 경험은 상품과 방송사 양쪽에 해가 된다. 모든 당사자가 정직함과 좋은 사용자 경험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앞서 있는 중국
중국은 모바일 우선 문화와 인플루언서 경제를 발판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소매 혁신의 전면에 세웠다. 중국 인터넷 이용자의 99%가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면서 모바일이 오락과 상품 발견의 중심 통로가 됐고,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본 소비자의 85%가 실제 구매로 이어진다.
실시간 시연과 신뢰받는 인물의 결합에 힘입어 중국 라이브 커머스는 2019년 이후 연평균 73%씩 성장해 2024년 전체 이커머스의 약 60%를 차지했다. 시장 규모는 약 9000억 달러(약 1330조원)에 이른다.

중국·미국·기타 지역별 라이브 커머스 매출 전망(2025~2030): 중국이 시장을 주도한다. 자료: 아크인베스트·악시오스(Axios)
플랫폼별로는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운영하는 더우인(Douyin, 중국판 틱톡)이 이용률 88%로 가장 앞서고,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라이브(Taobao Live)가 61%, 샤오훙수(Xiaohongshu·小红书)가 22%로 뒤를 잇는다. 콰이쇼우(Kuaishou)도 주요 사업자다. 이들 플랫폼은 앱 내 구매와 간편결제, 물류망을 매끄럽게 연결하고, 방송 중 오락과 프로모션, 반짝 세일을 섞어 쇼핑을 사회적 경험으로 바꿔 놓았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쓰는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자료: 아크인베스트(맥킨지 2023)
판매 품목에서는 팬데믹을 계기로 신선식품(장보기)이 1위로 올라섰다. 농민들이 생방송으로 농산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소비자가 신선식품을 실시간으로 보고 설명을 들으며 사는 편의성과 즉시성, 투명성을 중시한다는 의미다. 조사 응답 기준으로 신선식품이 54%, 의류 45%, 신발 33%, 스킨케어 30%, 헤어케어 26% 순이었다.

중국 라이브 커머스에서 많이 팔리는 품목(응답 비율). 자료: 아크인베스트(맥킨지 2024)
빠르게 열리는 미국 시장
미국에서는 2024년 틱톡숍(TikTok Shop)이 셰인(Shein)과 세포라(Sephora)의 매출을 앞지르며 성장세가 감지됐다. 다만 라이브 커머스가 미국 이커머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약 5%로, 중국의 60%에 크게 못 미친다.
시청 습관의 변화가 이 성장을 떠받친다. 이마케터(Emarketer) 집계에서 미국의 소셜네트워크 이용자는 꾸준히 늘어 최근 선형(리니어) TV 시청자 수를 넘어섰다. 영상 우선 환경에 익숙해진 이용자가 상호작용형 콘텐츠에 열려 있게 되면서, 구매가 가능한 라이브 방송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을 토대가 마련됐다.

미국 소셜네트워크 이용자와 선형 TV 시청자 추이(단위: 백만 명). 자료: 아크인베스트(이마케터)
연령대별로는 중국이 25~34세(30%)에 집중되는 반면, 미국은 25~34세(28%)와 함께 45~60세(25%)까지 비교적 고르게 분포한다. 큐브이씨(QVC)·HSN 같은 생방송 홈쇼핑에 익숙한 중장년층이 유튜브(YouTube)·페이스북에서, 젊은 층이 틱톡·인스타그램(Instagram)에서 라이브 쇼핑에 참여하는 구도다.

라이브 커머스 이용층 연령 분포(중국·미국 비교). 자료: 아크인베스트(맥킨지 2024)
현재 플랫폼 지표도 가파르다. 틱톡숍의 라이브 쇼핑 매출은 2025년 전년 대비 80% 이상 늘었고, 라이브 쇼핑 총거래액(GMV)은 2026년 상반기에 두 배로 뛰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틱톡숍에서 연 100만 달러(약 15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크리에이터는 1600명을 넘어섰다. 경매·수집품 중심 플랫폼 왓낫(Whatnot)은 같은 해 라이브 판매액 80억 달러(약 12조원)를 기록해 전년의 두 배를 넘겼고, 이용자는 하루 평균 98분을 라이브 방송 시청에 쓴다. 틱톡숍 아메리카의 패트릭 노멘슨(Patrick Nommensen) 전략기획 총괄은 지난해 미국에서 틱톡숍을 통한 이커머스 목적 검색이 1030억 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라이브 커머스가 작동하는 방식
라이브 커머스는 시청자를 붙들고 구매로 이끄는 여러 장치를 쓴다. 경매형 이벤트로 경쟁 입찰의 긴장감을 만들고, 반짝 세일과 한정 판매로 조급함을 자극해 충동구매를 유도한다. 실시간 시연에는 곧바로 살 수 있는 링크가 붙고, 진행자는 경품과 독점 할인, 실시간 질의응답으로 참여를 끌어낸다. 아크인베스트의 그로스는 “라이브 쇼핑은 온라인 쇼핑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가를 묻는다”며, 쇼핑을 지극히 편리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 온 기존 유통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판매자는 상품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실제 착용감과 질감을 보여 주며, 구매자 질문에 즉석에서 답한다. 전통적 온라인 쇼핑몰보다 동네 단골 가게에 가까운 경험이다. 왓낫의 아만드 윌슨(Armand Wilson) 최고매출책임자(CRO)는 성장 비결로 커뮤니티 구축을 꼽으며, 펀코 팝(Funko Pop!)에서 출발해 포켓몬 카드와 스포츠 카드, 패션, 신선식품으로 품목을 넓혀 왔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실시간 분석 데이터도 이점이다. 특정 기능을 강조할 때 참여가 몰리면 진행자가 그 부분에 시간을 더 쓰는 식으로, 방송 도중 메시지를 조정할 수 있다.
브랜드가 이 채널을 성장에 활용하는 공식도 자리 잡았다. 목표 고객과 통하는 인플루언서나 분야 전문가와 협업해 이들을 능동적 참여자로 삼고, ‘바로 구매’ 버튼과 직접 링크로 구매 여정의 마찰을 줄이며, 독점 혜택과 경품으로 실시간 구매를 유도하는 식이다. 방송에서 확보한 데이터로 어떤 상품 특성에 반응이 몰리는지 파악해 다음 방송의 상품 구성과 메시지를 다듬는 것까지가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졌다.
남은 과제
다만 미국 시장은 소비자 행태와 인프라 차이로 중국에 여전히 뒤처져 있다. 그로스는 미국 소비자가 아마존을 비롯한 전통 플랫폼에서 쇼핑하는 데 익숙한 반면, 중국 이커머스는 모바일 우선 환경에서 성장해 소셜 커머스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크리에이터 플랫폼 마커블(Markable)의 조이 탕(Joy Tang) 창업자 겸 CEO는 물류도 관건이라며, 라이브 쇼핑은 판매자가 대규모 재고를 곧바로 배송할 수 있을 때 가장 잘 작동한다고 말했다. 틱톡은 창고 보관과 포장, 배송을 일괄 처리하는 ‘풀필드 바이 틱톡(Fulfilled by TikTok)’을 비롯해 물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노멘슨 총괄은 물류가 여전히 주요 투자 영역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에 비추면
한국 시장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커머스 분석업체 라방바 데이터랩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2022년 2조원에서 2023년 3조원, 2024년 3조5000억원을 거쳐 2025년 4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고, 2026년에는 6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25년은 외형에서 효율로 넘어가는 분기점이었다. 방송 건수(17만8239건)와 조회수(43억4000만회)는 각각 14.9%, 15.2% 줄었지만 주요 플랫폼 라이브커머스 매출은 1조7796억원으로 37.1% 늘었고, 방송당 평균 매출은 998만원으로 61.6% 뛰었다. 디지털가전 한 품목이 전체 매출의 약 40%(7069억원)를 차지할 만큼 고관여 상품이 시장을 끌었다.
전통 TV홈쇼핑은 미국 방송업과 닮은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의 ‘2025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을 보면, 지난해 국내 7개 TV홈쇼핑사의 거래액은 18조5053억원으로 전년보다 5.1% 줄어 4년 연속 감소했고, 2024년 처음 20조원 선이 무너진 뒤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매출은 2조6181억원으로 2012년 이후 가장 낮았다. TV 시청 인구가 줄고 소비가 모바일로 옮겨간 결과다. 고객 고령화도 뚜렷해, 지난해 60대 여성 비중이 29.9%로 5.1%포인트 오른 반면 구매력이 큰 40~50대 여성 비중은 36.9%로 6.9%포인트 줄었다.
국내 특유의 부담은 송출수수료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와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5개사가 유료방송에 낸 송출수수료는 2조4434억원으로 유료방송 방송사업매출의 34.1%에 이르렀고, TV홈쇼핑 7개사만 보면 방송매출의 73.4%가 송출수수료로 빠져나갔다. 방송으로 100원을 벌면 73원가량을 자릿세로 내는 셈이다. 반면 모바일 연계를 강화한 T커머스는 2024년 매출 7743억원으로 1.6% 성장하며 반등했고, 정부는 T커머스의 생방송 금지와 화면비율 제한을 푸는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모바일에서는 네이버 쇼핑라이브와 유튜브가 시장을 과점할 것으로 미래에셋증권은 내다봤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입점 소상공인에게 라이브 방송을 개방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TV 진영은 규제 완화와 송출수수료 개선을 활로로 삼는다. 미국 방송사가 뉴스·예능에 커머스를 붙여 광고 감소분을 메우는 것과 같은 콘텐츠·커머스 재편이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상업화와 규제 사이
이 흐름은 국내 방송 규제에도 숙제를 남긴다. 정부는 지상파의 광고·협찬 규제를 두고 “차별적으로 규제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개선 방침을 밝혔고, 방송법을 고쳐 허용 항목만 나열하던 포지티브 규제를 금지 항목만 두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고 가상·간접광고와 중간광고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지상파가 종합편성채널(종편)·유료방송에 비해 더 무거운 규제를 받아 온 ‘역차별’을 풀겠다는 취지다. 규제 완화 소식을 두고 지상파와 종편의 보도 온도가 갈렸던 데서 보이듯, 이 사안은 사업자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린다.
규제를 풀수록 방송의 상업화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는 물음이 함께 커진다.
미국처럼 뉴스·시사 프로그램에까지 커머스가 들어오는 방식을 국내 방송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방송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전제로 한 편성·내용 규제, 그리고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에 대한 서로 다른 기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 체계를 어떤 잣대로 맞출지도 쟁점이다.
지상파와 종편은 그동안 소유·겸영과 편성에서 다른 규제를 받아 왔는데, 광고·협찬 규제를 나란히 풀면 공적 책무의 무게가 다른 사업자들이 같은 상업화 여지를 갖게 된다. 공영성이 강한 지상파와 민영 종편을 같은 상업화 기준으로 묶는 것이 타당한지, 반대로 매체 구분이 흐려진 시대에 굳이 다른 규제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를 두고 판단이 갈린다. 어느 쪽이든 ‘지상파냐 종편이냐’라는 그릇의 이름만으로 규제를 나누던 방식은 다시 검토대에 오른다.
내용 심의는 더 조심스러운 영역이다.
상품 판매와 편집·보도 콘텐츠가 한 화면에서 섞일수록, 협찬 고지와 상업적 표현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시청자에게 어떻게 알릴지를 두고 시청자 보호와 표현의 자유, 산업 활성화가 부딪친다.
미국에서도 방송사들은 ‘판촉·금전적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고지 문구를 다듬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다. 국내에서 커머스와 방송의 결합이 본격화한다면, 규제 완화의 속도만큼 고지와 심의의 기준을 어떻게 세울지가 함께 논의될 사안이다.
출처
1. 아크인베스트(Ark Invest), “Livestream Commerce Is Reviving Home Shopping”, 니컬러스 그로스·바르시카 프라산나, 2025.3.26. https://www.ark-invest.com/articles/analyst-research/livestream-commerce-reviving-home-shopping
2. 악시오스(Axios), “U.S. live shopping expected to triple as retailers compete with China”, 케리 플린(Kerry Flynn) (데이터: 아크인베스트).
3. NBC유니버설(NBCUniversal), “NBCUniversal Expands Shoppable Entertainment with New Digital Bravo Series ‘Shop What Happens’”, 2026.6.11. https://www.nbcuniversal.com/article/nbcuniversal-expands-shoppable-entertainment-new-digital-bravo-series-shop-what-happens-sponsored
4. 월마트(Walmart), “Walmart to Acquire Vibe.co to Expand Access to Connected TV Advertising”, 2026.6.23. https://corporate.walmart.com/news/2026/06/23/walmart-to-acquire-vibe-co-to-expand-access-to-connected-tv-advertising
5. LA타임스(Los Angeles Times), “Why e-commerce pitches are creeping into TV news”, 스티븐 바탈리오(Stephen Battaglio), 2026.7.19.
6. 국내 수치·정책 — 라방바 데이터랩(라이브커머스 시장), 한국TV홈쇼핑협회 ‘2025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2025 방송산업 실태조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 지상파 광고·협찬 규제 완화 관련 정부 방침 보도(미디어오늘 등), 방송 소유·겸영 규제 연구(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등.
7. 삼성 TV플러스에 합류한 쇼퍼블 FAST 채널 ‘아마존 라이브’ — Deadline, “Amazon Live FAST Channel Joins Samsung TV Plus Lineup…”, 데이드 헤이스(Dade Hayes), 2026.3.31. https://deadline.com/2026/03/amazon-live-shopping-fast-channel-samsung-tv-plus-1236770229/
8. FAST·쇼퍼블 CTV(추가) — 삼성 애즈·아마존 애즈 리모컨 상호작용형 광고 및 삼성 TV플러스 관련 보도(C21Media, StreamTV Insider, TV Tech, ppc.land 등), 프리캐스트 ‘Test Drive Live’ 발표(BusinessWire), 로쿠 애드버타이징 자료.
※ 아크인베스트 인용 원자료: 맥킨지(McKinsey), 이마케터(Emarketer), 아고라(Agora), 스타티스타(Statista), 코어사이트 리서치(CoreSight Research), 돌비(Dolby.io) 등. 방송 광고·이커머스 수치는 미 상무부, 매지드(Magid)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