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20세기 폭스 이끈 84세 경영자 "넷플릭스는 이겼다"… 스카이댄스 1100억 달러 합병 한 달 만에 나온 진단, 유튜브 미국 TV 시청 점유율 15.8%로 넷플릭스(7.7%)의 두 배

“넷플릭스가 이겼다. 그러나 모두가 넷플릭스를 따라할 필요는 없다”
배리 딜러(Barry Diller) 피플(People Inc.) 회장이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규모 확대 전략에 반론을 냈다. 그는 "넷플릭스(Netflix)는 이겼다"고 말했다. 다음 승자로는 유튜브(YouTube)를 지목했다.
딜러는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10월 말 연 대담 행사 '더 롱 플레이(The Long Play)'에서 피터 카프카(Peter Kafka) 수석 특파원과 마주 앉았다. 딜러가 합병에 반대한 근거는 유료 스트리밍 시장의 승부가 이미 끝났다는 판단이다. 그는 "규모는 거의 어떤 것의 답도 아니고 결정 요인도 아니다"라며 "통합을 그다지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언은 할리우드 최대 합병이 마무리된 직후에 나왔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는 10월 6일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를 마쳤다. 부채를 포함한 거래 규모는 약 1100억 달러(약 149조원)이고, 합병 회사는 스카이댄스(Skydance)로 이름을 바꿨다. 넷플릭스도 2025년 12월 워너브러더스의 스튜디오·스트리밍 사업 인수 계약을 맺었지만, 회사 전체를 주당 31달러 현금에 사겠다는 파라마운트에 밀렸다.
딜러는 1974~1984년 파라마운트 픽처스(Paramount Pictures)를 이끌었고, 이후 8년여 동안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를 경영하며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과 폭스 방송 네트워크(Fox Broadcasting Company)를 출범시켰다. 할리우드를 떠난 뒤에는 IAC를 통해 익스피디아(Expedia)·매치 그룹(Match Group)·티켓마스터(Ticketmaster)를 키웠다. 그는 "20세기 폭스는 사라졌다"며 "시간이 지나면 파라마운트도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디즈니-폭스, 디스커버리-워너미디어, 스카이댄스-워너… 명분은 모두 '넷플릭스 대항'
넷플릭스가 아닌 미디어 기업의 경영자들은 몇 년째 같은 논리로 인수합병을 설명해 왔다. 디즈니(Disney)는 2019년 21세기 폭스(21st Century Fox) 자산 대부분을 713억 달러(약 96조7000억원)에 사들였고, 디스커버리(Discovery)는 2022년 워너미디어(WarnerMedia)와 합쳤다. 엘리슨(Ellison) 부자는 2025년 스카이댄스로 파라마운트를 인수한 데 이어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까지 품었다.
카프카가 "다들 넷플릭스와 겨루려면 더 커져야 한다고 말한다"고 묻자 딜러는 "넷플릭스는 이겼다"고 답했다. 그는 "그들이 뭔가 이상한 일을 하지 않는 한 넷플릭스를 이길 수는 없다"며 "그 게임은 끝났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사들이 수익성 있는 사업을 꾸릴 수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딜러는 "훌륭하고 수익성 있는 사업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솔직히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스카이댄스의 과제는 비용이다. 합병 회사의 연매출은 700억 달러(약 95조원)에 가깝고, 60억 달러(약 8조10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추진한다고 할리우드 리포터 인디아(The Hollywood Reporter India)가 전했다. AFP에 따르면 스카이댄스는 인수 자금으로 약 520억 달러(약 70조5000억원)를 새로 빌릴 계획인데, 이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가 이미 안고 있던 320억 달러(약 43조4000억원) 이상의 부채에 더해진다.
폭스(Fox)는 6월 15일 커넥티드TV 플랫폼 로쿠(Roku)를 기업가치 220억 달러(약 29조8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로쿠는 전 세계 1억 가구 이상에 닿아 있고, 거래는 2027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악시오스(Axios)는 10월 20일 낸 '2026 미디어 트렌드 연례 보고서'에서 이 거래를 콘텐츠를 넘어 유통과 하드웨어로 사업을 넓히는 전략 전환으로 분류했다.
넷플릭스 3분기 영업이익률 34.6%… 올해 매출 511억 달러 전망
넷플릭스의 3분기(7~9월) 매출은 128억 7000만 달러(약 17조5000억원)로 1년 전보다 12% 늘었다. 영업이익은 45억 달러(약 6조1000억원)로 37%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8.2%에서 34.6%로 올랐다. 넷플릭스는 10월 20일 주주 서한에서 2026년 연매출을 511억 달러(약 69조3000억원)로 제시했다. 구독 매출 증가는 예상을 웃돌았다고 회사는 밝혔다.
광고 쪽은 속도가 늦다. 넷플릭스는 올해 광고 매출 전망을 약 30억 달러에서 27억 달러(약 3조7000억원)로 낮췄고, 광고 요금제의 15개국 추가 출시를 2027년으로 미뤘다. 4분기 영업이익률 전망에는 최근 발표한 인력 감축 비용이 1.2%포인트가량 하락 요인으로 반영됐다.
유튜브, 미국 TV 시청 점유율 15.8%로 최고치… 넷플릭스의 두 배
딜러가 다음 승자로 꼽은 곳은 스튜디오가 아니라 플랫폼이다. 그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무엇이든 거의 공짜로 세상에 공개할 수 있는 시대"라며 "다음 큰 승자를 꼽으라면 단연 유튜브"라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이 직접 만들고 올리는 구조라는 점에서 틱톡(TikTok)도 같은 범주에 넣었다. 딜러는 "기존 메이저 기업들은 축소되고, 플랫폼은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닐슨(Nielsen)이 10월 22일 발표한 8월 '더 게이지(The Gauge)'에서 유튜브는 미국 TV 화면 시청 시간의 15.8%를 차지해 플랫폼 최고치를 다시 썼다. 월드컵이 끝나고 개학이 겹치며 전체 TV 이용이 7월보다 4.4% 줄어든 달에 유튜브 시청 시간은 6% 늘었다. 사업자별 집계(Media Distributor Gauge)에서 디즈니는 9.3%, 넷플릭스는 7.7%, 파라마운트는 6.8%였다. TV 시청에서 스트리밍이 차지하는 비중은 49.6%다.

숏폼 플랫폼도 전통 미디어를 위협하고 있다. 루미네이트(Luminate)가 10월 낸 특별 보고서 '소셜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발견'에서 미국 18~24세 시청자의 57%가 틱톡·인스타그램 릴스·유튜브 숏츠 같은 숏폼 영상에서 볼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찾는다고 답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안에서 찾아본다는 응답(55%)보다 높고, 65세 이상(16%)의 세 배가 넘는다. 18~24세의 주간 미디어 이용 시간 중 숏폼 영상 비중은 26%로 55세 이상(12%)의 두 배를 넘었다.

이에 스트리밍 사업자들도 숏폼에 올인하고 있다. 디즈니+(Disney+)는 3월 세로형 영상 피드 '버츠(Verts)'를 열었다. 넷플릭스는 4월 '클립스(Clips)',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는 5월 '클립스', HBO 맥스는 7월 'HBO 맥스 숏츠', 피콕(Peacock)은 8월 '버티컬 피드'를 내놨다. 루미네이트는 각 서비스가 내건 목적이 앱 안에서의 콘텐츠 발견이라고 정리했다. 디즈니는 8월 틱톡과 제휴해 크리에이터가 마블·픽사·스타워즈 캐릭터를 영상에 쓸 수 있게 했다.
| 서비스 | 피드 | 출시 | 주요 내용 |
|---|---|---|---|
| 디즈니+ | 버츠(Verts) | 2026년 3월 | 라이브러리 작품의 장면·순간 |
| 넷플릭스 | 클립스(Clips) | 2026년 4월 | 시리즈·영화·스페셜 클립 |
| 파라마운트+ | 이름 없음 | 2026년 4월 | 스포츠 하이라이트, CBS 뉴스, 예고편 |
| 프라임 비디오 | 클립스(Clips) | 2026년 5월 | NBA 하이라이트, 작품 클립 |
| HBO 맥스 | HBO 맥스 숏츠 | 2026년 7월 | 예고편·클립·부가 영상 |
| 피콕 | 버티컬 피드 | 2026년 8월 | 라이브러리 클립, 마이크로드라마 |
| 투비(Tubi) | 신스(Scenes) | 2024년 11월 | 영화·TV 클립 |
미국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의 세로형 숏폼 피드. 자료=루미네이트(2026년 9월 기준)
악시오스는 닐슨 자료를 인용해 미국 TV 시청에서 스트리밍 비중이 2021년 이후 21%포인트 올라 49%가 됐고, 같은 기간 케이블 비중은 38%에서 18.7%로 줄었다고 정리했다.

6대 메이저에서 4개 그룹으로… 딜러 "최근 몇 년 품질은 좋지 않았다"
딜러는 메이저 스튜디오가 여섯 곳이던 시절을 "좋은 작품을 만들기에 매우 건강한 환경"이었다고 돌아봤다. 20세기 폭스가 디즈니에, 워너브러더스가 스카이댄스에 흡수되면서 할리우드 메이저는 디즈니·스카이댄스·유니버설(Universal)·소니 픽처스(Sony Pictures) 네 그룹이 됐다.
제작 물량에 대해 딜러는 "시장이 요구하는 만큼 만들 것"이라고 했다. 품질에 대해서는 판단이 달랐다. 그는 코로나19 이전 10여 년 동안 TV 시리즈의 품질이 "비범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몇 년 사이 나온 작품은 대체로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거품이 꺼졌다"는 표현도 썼다. 딜러는 "시대를 정의할 만한 쇼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가"라고 되물으며 통합 흐름이 건강하지 않다고 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방송 네트워크들이 2024년 만든 TV 에피소드는 2022년보다 5000편 가까이 적었고, 할리우드 고용은 18만 5200명으로 2020년 이후 가장 적었다. 스튜디오들은 대본 드라마 지출을 줄이고 스포츠 중계로 투자를 옮기고 있다.
MGM 지분 26%→51% 추진했다 접어… "처음과 끝은 본능"
대담의 첫 화제는 MGM 리조트(MGM Resorts International)였다. 피플(옛 IAC)은 6월 MGM 리조트의 나머지 지분을 주당 48.30달러에 사들여 비상장사로 만드는 안을 냈다. 부채를 포함해 약 180억 달러(약 24조4000억원) 규모였고, 피플은 9월 23일 제안을 철회했다. 딜러는 대담에서 26%를 51%로 끌어올릴 좋은 시점이라고 봤지만 사모펀드식 거래는 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처음 짠 구조를 투자자들이 원하지 않았고, 부채를 더 지고 제3자에게 돈을 구하는 방식이 불편해져 물러났다는 설명이다.
그 뒤 MGM이 거꾸로 피플을 사겠다고 제안했다. 딜러는 MGM이 잡지 출판사가 되려던 것이 아니라 피플이 가진 자사 지분 4분의 1을 되사려던 것이라며, 약 일주일 만에 나온 제안을 거절했다고 했다. 피플은 지분 26%를 유지하며 29%까지 더 사들일 수 있다.
딜러가 MGM을 놓지 않는 이유는 AI에 대한 위험 분산이다. 그는 익스피디아 같은 사업은 중개 기능이 사라지는 디스인터미디에이션(disintermediation) 위험 때문에 3~7년 뒤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어떤 장소에 가고 싶은 사람과 그 장소 사이에는 아무것도 끼어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리조트를 "영원한 자산"이라고 불렀고, 라스베이거스를 오가는 돈의 약 40%가 MGM의 11개 리조트를 거친다고 했다. 게이밍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라는 설명이다.
결정 방식에 대해 딜러는 "대부분의 일은 본능에서 시작해 본능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파워포인트 자료와 은행 자문을 거친 뒤에도 최종 판단은 본능이 내린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도 상황에 따라 마음을 바꿀 준비가 돼 있다며 "생각을 바꾸는 능력은 좋은 것"이라고 했다.
실제 AI 시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시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라이브 경험 시장 매출이 2021년 이후 두 배 가까이 늘어 1490억 달러(약 202조원)에 이르렀고 PwC가 2030년 1740억 달러(약 236조원)를 내다본다며, 라이브 경험을 AI에 흔들리지 않는 성장처로 꼽았다. 디즈니 매출의 38%는 테마파크 등 경험(Experiences) 부문에서 나온다.

구글 트래픽 60% 잃고 11분기 연속 성장… 라이선스 대신 '인버전'
피플은 2021년 잡지사 메러디스(Meredith)를 27억 달러(약 3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잡지 산업이 쇠퇴하던 때였다. 딜러는 연간 3억 2500만 부를 찍던 잡지들에 '디지털 심장'이 없었다며 이를 디지털로 옮기는 데 2년 반에서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후 구글 검색 변화와 AI 요약으로 구글 유입 트래픽의 약 60%를 잃었지만, 3년 전부터 틱톡·인스타그램·유튜브로 유통 경로를 넓혀 11분기 연속 성장했다고 했다.
딜러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한 브랜드가 없는 레거시 디지털 사업은 사라질 것이라며 피플이 가진 강한 브랜드를 10~15개로 꼽았다. 직원 수는 3년 전과 같지만 약 3분의 1이 새 업무를 맡은 인력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시장이 피플의 가치를 MGM 지분 가치로만 보고 출판 사업은 0으로 평가한다며, 실적 발표 뒤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새 매출원은 '인버전(Inversion)'이다.
출판사는 잡지 브랜드를 제3자에게 라이선스로 넘기고 1~2%를 받아 왔는데, 딜러는 왜 1~2%를 받는 쪽에 머무르냐며 직접 만들고 유통하는 쪽을 택했다. 구독자 200만 명의 '서던 리빙(Southern Living)'은 편집자들의 아이디어로 남부식 '스위트 티' 캔 음료를 직접 제조·유통한다. 딜러는 좋은 아이디어라면 잡지 지면과 수십억 회의 디지털 노출로 어느 회사보다 싸게 홍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자체 프로젝트가 21개 진행 중이다. 그는 여행 잡지 '트래블+레저(Travel + Leisure)'가 왜 '화이트 로투스(The White Lotus)' 같은 드라마를 만들지 않았는지, '푸드 앤 와인(Food & Wine)'이 왜 '카사미고스(Casamigos)' 같은 주류 브랜드를 만들지 않았는지를 편집자들에게 물었다고 소개했다.
스트리밍에서는 실패를 인정했다. 비메오가 스트리밍 경쟁 초기에 자체 콘텐츠를 만드는 소비자 스트리밍 사업에 나섰다가 몇 달 만에 접은 일에 대해 딜러는 큰 실수였고 계속했어야 했다며 "나는 틀렸다"고 말했다. 그는 5~7년 전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전쟁에서 이겼다고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말한 사람이 자신이라고도 했다.
AI 에이전트에 대해서는 두 세계를 함께 봤다. 하나 또는 몇 개의 거대언어모델(LLM) 플랫폼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 '수평 세계'와, 특정 분야 전문성을 가진 브랜드가 더 신뢰받는 '수직 세계'가 공존한다는 것이다. 익스피디아의 연간 거래 규모를 약 1450억 달러(약 196조7000억원)로 소개한 딜러는 LLM은 무엇이든 잘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서비스 중심의 강한 브랜드와 직접 보유한 기술을 생존 조건으로 꼽았다.
한국 넷플릭스 월 이용자 1516만 명… 티빙·웨이브 합병은 KT 동의에 묶여
넷플릭스 진출 10년. 한국 미디어 지형도 엄청나게 바뀌었다. 와이즈앱·리테일(WiseApp·Retail) 집계에서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025년 12월 1516만 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같은 기간 1년 전보다 이용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도 넷플릭스(15%)였다.
이에 시장은 뭉치기로 대응하고 있다. 독과점을 우려하던 정부도 넷플릭스의 기세에 합종연횡을 허용하는 모양새다. 티빙(TVING)과 웨이브(Wavve)의 합병은 공정거래위원회(Korea Fair Trade Commission)가 2025년 6월 10일 조건부로 승인했다. 두 서비스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기존 요금제를 유지해야 한다. 법인 합병은 티빙 지분 13.54%를 가진 2대 주주 KT스튜디오지니(KT Studio Genie)의 동의 절차에서 멈춰 있다. 박윤영 KT 대표는 7월 23일 합병과 관련해 아직 공식 참여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늦은 감이 있다.
티빙은 합병과 별개로 이익을 냈다. 2분기 매출 1407억원(약 1억 400만 달러), 영업이익 60억원(약 440만 달러)으로 흑자 전환했다. 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 중계와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3(Yumi's Cells 3)' 등의 흥행으로 구독자가 순증했다고 설명했다. 딜러가 말한 '넷플릭스를 이기지 못해도 가능한 수익성 있는 사업'에 해당하는 실적으로도 볼 수 있다.
콘텐츠 포맷을 넓히면 유튜브를 무시할 수 없다. 와이즈앱·리테일이 2026년 1~5월 영상·음악 구독 앱의 사용시간을 분석한 결과 유튜브의 월평균 사용시간은 1136억 분으로, 넷플릭스(56억 1000만 분)의 약 20배였다고 한국경제가 6월 17일 보도했다. 국내 시청 시간의 대부분은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니라 유튜브에서 쓰인다.

라이선스 1~2%에 머물 것인가… 딜러 발언이 한국 방송에 주는 메시지
딜러가 말한 적정 규모는 제품을 내보내고 유통할 수 있을 만큼이다. 그 이상의 규모는 필요 없다는 것이다. 웨이브는 SK스퀘어와 지상파 3사(KBS·MBC·SBS)가 주주인 서비스로, 합병이 성사되면 CJ ENM과 지상파 3사의 콘텐츠가 한 서비스에 모인다. 딜러의 기준을 적용하면 합병 법인의 성패는 넷플릭스와의 가입자 격차보다 티빙이 2분기에 낸 것과 같은 이익으로 판단된다.
피플은 구글 유입 트래픽의 60%를 잃고도 틱톡·인스타그램·유튜브로 유통을 옮겨 성장을 이어갔다. 한국 방송사의 디지털 매출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판권 판매와 유튜브 클립 유통에 크게 기대고 있다. 국내 동영상 이용 시간이 유튜브에 몰린 상황에서 한 플랫폼의 정책 변화에 매출이 흔들리지 않도록 유통 경로를 여러 갈래로 두는 것이 피플이 택한 대응이다.
숏폼에서의 발견은 방송사 클립 전략과 바로 연결된다. 루미네이트 조사에서 미국 18~24세의 57%가 숏폼으로 볼 작품을 찾았고,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올해 잇따라 세로형 클립 피드를 앱에 넣었다. 방송사가 유튜브와 틱톡에 올리는 클립은 조회 수보다 원작 시청과 자사 서비스 가입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기준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딜러의 인버전은 지식재산(IP) 권리 구조의 문제로 이어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급되는 한국 드라마는 제작비에 일정 비율을 얹어 받는 대신 IP를 넘기는 계약이 많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이어져 왔다. 왜 1~2%를 받는 쪽에 머무르냐는 딜러의 질문은 방송사가 프로그램 브랜드를 상품·포맷·공연·여행으로 직접 확장하는 쪽을 가리킨다. 방송사에는 편성과 유튜브 채널이라는, 피플의 잡지 지면에 해당하는 자체 홍보 수단이 있다.
딜러가 라스베이거스 리조트를 영원한 자산이라고 부른 근거는 가고 싶은 장소와 사람 사이에는 중개자가 끼어들 수 없다는 점이다. K콘텐츠 촬영지 관광, 콘서트, 팬 행사처럼 화면 밖에서 이뤄지는 장소 경험은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방송사 IP를 장소와 체험으로 옮기는 사업은 AI 시대의 위험 분산 수단이 될 수 있다.
AI 검색이 확산할수록 딜러가 말한 수직 세계의 브랜드 신뢰가 중요해진다. 뉴스·시사·다큐멘터리처럼 방송사가 전문성을 쌓아 온 장르는 범용 AI 답변과 구별되는 브랜드로 남을 수 있다. 딜러는 비메오 스트리밍 철수를 실수로 인정하며 생각을 빨리 바꾸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는 햇수로 4년째 결론이 나지 않았다.
스카이댄스 비용 절감, 넷플릭스 광고 확대, 티빙·웨이브 요금 동결 종료… 2027년 변수
스카이댄스는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워너브러더스 픽처스, HBO 맥스(HBO Max)와 파라마운트+(Paramount+), CBS와 CNN을 한 회사 안에 두게 됐다. 60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진 비용 절감이 어느 제작 라인과 채널에서 이뤄지는지가 딜러가 말한 '품질 높은 제작의 엔진'의 향방과 맞물린다.
넷플릭스는 2027년 3월부터 광고 요금제를 새 국가로 넓힌다. 닐슨은 9월 측정분부터 더 게이지에 일회성 방법론 조정을 적용하고 9·10월 수치를 함께 발표할 예정이어서, 유튜브의 최고치 행진이 새 기준에서도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티빙·웨이브의 요금 동결 조건이 2026년 말 끝난다. 합병 여부와 통합 요금제 설계가 내년 국내 스트리밍 시장의 첫 변수다.
84세인 딜러는 은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의 확장을 인정하면서도 "이 품질 높은 제작의 엔진들이 번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윌리엄 모리스 우편실에서 파라마운트·폭스·IAC까지… 올해 84세
딜러는 194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연예 기획사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의 우편실에서 일을 시작해 ABC로 옮겼고, 27세에 TV 영화 시리즈 '이주의 영화(Movie of the Week)'를 출범시켰다. 32세에 파라마운트 픽처스 최고경영자(CEO)가 돼 1984년까지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그리스(Grease)', '레이더스(Raiders of the Lost Ark)'를 내놨다. 1984년 20세기 폭스로 옮긴 뒤 44세에 폭스 방송 네트워크를 출범시켜 '심슨 가족(The Simpsons)', '캅스(Cops)'를 편성했다.
인터넷 사업의 출발점은 1995년 인수한 지역 방송사 실버 킹 커뮤니케이션스(Silver King Communications)다. 이 회사는 홈쇼핑 HSN과 USA 네트웍스(USA Networks)를 거쳐 2003년 IAC가 됐고, 딜러는 이곳에서 익스피디아·티켓마스터·비메오(Vimeo)·매치 그룹을 키운 뒤 분사하는 방식을 반복했다. IAC는 2026년 4월 출판 사업과 MGM 리조트 지분에 집중한다는 뜻에서 사명을 피플로 바꿨다. 딜러는 익스피디아 그룹 회장도 맡고 있다.
뉴욕 맨해튼 서쪽의 공원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와 '하이라인(High Line)' 같은 공공 프로젝트에도 돈을 댔고, 2025년 5월 회고록 '후 뉴(Who Knew)'를 냈다. 이번 대담에서 그는 "내 안에는 멈추지 않는 모터가 있다"며 참여해서 쓸모가 있는 한 계속 일하겠다고 말했다. 레거시(유산)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레거시는 뒤를 돌아보는 말이라 지루하다고 답했다. 기술에 대해서는 자신이 엔터테인먼트 출신이라며 사내 전문가들에게 듣고 배운다고 했다.
CES 2027 엔터테크 서밋 1월 7일 오후 5시 UNLV서… 드림스케이프 런과 공동 개최
K엔터테크허브(K-EnterTech Hub)는 CES 2027 기간인 2027년 1월 7일 오후 5시 네바다주립대 라스베이거스(UNLV)에서 UNLV 드림스케이프 런(Dreamscape Learn) 센터와 함께 '엔터테크 서밋(Entertainment Tech Summit)'을 연다. 딜러가 짚은 스튜디오 통합 이후의 유통, 숏폼을 통한 작품 발견, 장소 기반 경험이 다룰 주제다. 드림스케이프 런은 가상현실(VR) 기반 몰입형 학습 프로그램으로, 한국 참가자들은 시설을 직접 둘러본다.
K엔터테크허브는 smartcms와 함께 CES 전시를 콘텐츠·엔터테인먼트 관점에서 둘러보는 'CES 2027 엔터테크 인사이트 투어'도 운영한다. 투어와 서밋 참가자에게는 CES 엔터테크 세션 분석 자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