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 미디어·AI
다년 계약에 금액·학습 권리는 비공개… 구글 뉴스 AI 파일럿 참여 매체 400곳 넘어, 구글 검색발 유입은 1년 새 34% 감소
CNN이 구글(Google)과 다년 계약을 맺었다. 구글은 실험 단계에 있는 생성 AI 기능에 CNN 콘텐츠를 쓸 권리를 추가로 얻고, CNN은 그 사용 대가를 받는다. CNN은 15일(현지시간) 계약 사실을 발표했다. 계약 금액과 적용 제품, AI 학습 권리 포함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고 더랩(TheWrap)이 15일 전했다.

구글은 같은 날 사용료를 내고 언론사 기사를 AI 기능 개발에 쓰는 ‘뉴스 AI 파일럿(News AI pilot)’ 참여 매체가 전 세계 400곳을 넘었다고 공식 블로그에 밝혔다.
CNN과 함께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악시오스(Axios), 포브스(Forbes)가 새로 합류했다. 2025년 12월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가디언(The Guardian) 등과 시작한 프로그램이 10개월 만에 이 규모로 커졌다.
구글이 기사 값을 따로 치르기 시작한 계기는 검색 결과 화면에서 AI가 답을 먼저 내놓으면서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가는 클릭이 줄어든 데 있다. 분석업체 차트비트(Chartbeat) 집계로 구글 검색을 거쳐 언론사에 들어온 페이지뷰는 2024년 12월부터 1년 동안 34% 줄었다.
언론사들은 이 감소를 법정에서 다퉜다. 하지만 미국 연방법원은 9월 30일 펜스키 미디어(Penske Media)의 반독점 소송을 기각했다. 콘텐츠를 공개하면 트래픽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만으로는 구글과 거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AI 요약도 검색과 분리된 별개 상품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판사는 언론사의 피해를 인정하면서도 해법은 의회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독점법으로 유입 손실을 보전받기 어려워진 자리에서 이용 계약이 늘고 있다. 구글은 콘텐츠 이용료를 내는 AI 뉴스 프로그램 참여 매체가 400곳을 넘었다고 밝혔다.
CNN은 소송과 계약을 함께 써 왔다. 2025년 12월 메타(Meta)와 AI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협상이 결렬된 퍼플렉시티(Perplexity)에는 올해 5월 저작권 소송을 냈다. 이번 구글 계약은 파라마운트(Paramount)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를 마무리하고 CNN이 새 회사 스카이댄스(Skydance) 소속이 된 지 9일 만에 나왔다.
구글 뉴스 AI 파일럿 400곳 돌파… CNN·FT·악시오스·포브스 합류
구글은 15일 뉴스 AI 파일럿 프로그램 참여 매체가 전 세계 400곳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름을 올린 신규 파트너에는 CNN, 파이낸셜타임스(FT), 악시오스(Axios), 포브스(Forbes) 같은 글로벌 매체가 있다. 미국 지역 매체도 함께 합류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포스트 앤드 쿠리어(Post and Courier), 와이오밍주 캐스퍼의 오일시티 뉴스(Oil City News), 일리노이·아이오와 지역 신문 체인 쇼 미디어(Shaw Media), 비영리 뉴스룸 텍사스 트리뷴(Texas Tribune)이다.
구글은 이 파일럿을 '라이선스 프로그램'으로 규정했다. 참여 언론사에서 보강된 콘텐츠(enhanced content)를 받아 새 AI 기능을 만들고, 그 콘텐츠의 제공과 이용에 대해 비용을 지급하는 구조다. 2025년 12월 출범 때와는 달라진 표현이다. 당시 구글은 '상업 파트너십'이라는 말을 썼다. 초기 계약은 확장된 노출 권한과 API 같은 콘텐츠 전달 방식이 중심이어서 영국 프레스가제트(Press Gazette)는 "라이선스 계약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당시 참여 매체는 슈피겔(Der Spiegel), 엘파이스(El País), 가디언(The Guardian), 타임스오브인디아(The Times of India),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 등이었다.
콘텐츠가 들어가는 기능은 두 가지다. 하나는 구글 뉴스(Google News)의 언론사별 페이지에 뜨는 심층 기사 개요로, 독자가 기사를 누르기 전에 맥락을 보여 준다. 다른 하나는 이용자가 주제를 골라 듣는 맞춤형 오디오 브리핑이다. 니먼랩(Nieman Lab)은 15일 워싱턴포스트 페이지에 뜬 '스토리 프리뷰' 사례를 소개했다. 이 개요에는 AI가 쓴 문장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고지가 붙어 있었다. 오디오 브리핑은 그날 헤드라인을 엮은 AI 팟캐스트다. 이용자는 '세계', '게임', '스포츠' 같은 주제를 고를 수 있고, 언급된 기사로 가는 링크가 함께 달린다.
구글은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구글 대변인은 이 파일럿이 콘텐츠가 AI 답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따라 돈을 주는 '기여도 기반 지급(pay-per-value)'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여도 기반 지급은 AI 오버뷰·AI 모드·제미나이(Gemini)를 대상으로 따로 시험 중인 별도 프로그램의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 참여 매체는 서치 콘솔(Search Console)의 'AI 기여' 패널에서 월별 수익을 확인한다. 하지만 산정 근거를 알 수 없어 한 임원은 이를 "블랙박스"라고 불렀다. 초기 지급액이 광고 수익에 비하면 "푼돈"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정기 지급을 받으면 구글이 이미 AI 이용 대가를 내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어, 더 큰 라이선스 협상에서 언론사의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참여 규모는 약 한 달 사이 두 배가 됐다. 미디어코파일럿(The Media Copilot)이 9월 디지데이 보도를 정리하며 전한 구글 집계는 200여 개였다. 구글은 이와 별도로 뉴스 쇼케이스(News Showcase)로 33개국 2800여 개 매체의 콘텐츠를 라이선스하고 있다.
같은 주에 대형 계약도 잇따랐다. 영국 리치(Reach)는 미러(Mirror), 익스프레스(Express), 데일리스타(Daily Star),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Manchester Evening News) 등 영국·아일랜드 전 매체를 아우르는 계약을 구글과 맺었다. CNN 계약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마무리한 뒤 CNN이 맺은 첫 파트너십이다.
구글은 트래픽 감소에 대한 언론계의 불만도 의식하고 있다. AI 검색 결과에서 링크를 더 눈에 띄게, 더 위쪽에 배치하고 링크 캐러셀(carousel)을 전 세계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차트비트(Chartbeat)는 구글에서 언론사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1년 전보다 40% 줄었다고 집계했다.
한국 언론사와도 접점이 있다. 구글은 2025년 12월 파일럿을 발표하면서 연합뉴스, AP, 에스타당(Estadão), 안타라(Antara)와 손잡고 제미나이 앱에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파일럿이 지역 매체까지 넓어진 만큼, 국내 언론사도 뉴스 쇼케이스 계약과 AI 라이선스를 어떻게 나눠 협상할지 따져야 할 시점이다.

금액·제품·학습 권리 모두 비공개… 구글 “기여도 기준 계약 아니다”
CNN 발표에는 빠진 대목이 많다. 어떤 구글 제품이 CNN 보도를 쓰는지, AI 학습 권리가 계약에 들어가는지 CNN은 밝히지 않았다. 뉴스캐스트스튜디오(NewscastStudio)는 15일 영상 아카이브, 방송 대본, 생방송 화면이 계약 대상인지도 특정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텍스트 기사 중심인 신문사와 달리 CNN은 방송사라 이 부분이 계약 가치를 가르는 변수다.
샘 펠릭스(Sam Felix) CNN 전략 제휴·사업개발 수석부사장은 성명에서 “이번 제휴로 시청자가 CNN 저널리즘에 닿는 새 경로를 열고, AI 제품과 관련해 우리 고유 지식재산이 전달·이용되는 데 대한 보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로이터(Reuters) 15일자에 인용된 같은 성명에서 구글의 생성 AI가 사람들이 정보를 찾는 방식을 바꿨고 이제 그 도구로 시청자를 찾는 방법을 탐색하겠다고 덧붙였다. CNN은 이번 계약이 지식재산을 보호하면서 상업적 AI 제휴를 추진하는 전략과 맞닿아 있고, 여러 계약을 이미 맺었으며 다른 회사들과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계약 조건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 다만 구글 대변인 브리아나 푸치니 더프(Brianna Puccini Duff)는 니먼랩에 뉴스 AI 파일럿이 ‘가치 기준 지급(pay-per-value)’ 방식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AI 답변에 기사가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따라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실험 기능에 들어갈 콘텐츠를 공급한 대가를 치른다는 뜻이다.
구글 검색발 페이지뷰 34% 감소… 소형 매체는 2년간 60%
악시오스가 3월 17일 단독 보도한 차트비트 자료를 보면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구글 검색을 거친 페이지뷰는 34%, 구글 디스커버(Google Discover)를 거친 페이지뷰는 15% 줄었다. 최근 2년간 검색엔진발 유입은 하루 페이지뷰 1000~1만 건인 소형 매체에서 60%, 중형 매체에서 47%, 10만 건 이상 대형 매체에서 22% 감소했다. 챗GPT(ChatGPT)발 유입은 200% 늘었지만 전체 트래픽의 1%에도 못 미쳤다.

최근 2년간 검색엔진발 유입 감소율은 매체 규모가 작을수록 컸다. 자료=차트비트(악시오스 3월 17일자)
전체 페이지뷰 감소는 6%에 그쳤다. 직접 방문과 같은 사이트 안에서 넘어오는 내부 유입, 이메일·앱·메신저가 빈자리를 일부 메웠다. 니먼랩 3월 18일자에 따르면 뉴스·미디어 사이트에서 내부 유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약 38%에서 2025년 11월 이후 약 41%로 올랐다. 악시오스는 대형 매체의 감소폭이 작은 이유로 브랜드 인지도와 직접 구독 상품을 들었다.
감소 속도는 2년 차에 더 빨라졌다. 차트비트가 낸 ‘2026 퍼블리셔 플레이북’을 분석한 서치엔진저널(Search Engine Journal)에 따르면 2025년 7월~2026년 7월 구글 검색발 유입은 전년보다 40.2% 줄었고, 디스커버는 1년 차 6.6% 감소에서 2년 차 34.3% 감소로 낙폭이 커졌다. 구글 검색이 전체 페이지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에서 5%로 내려갔다. CNN은 2025년 10월 28일 월 6.99달러(약 9300원), 연 69.99달러(약 9만3000원)의 구독 상품 ‘올액세스(All Access)’를 내놓으며 직접 구독 쪽으로 무게를 옮겼다.
AI 답변 기여도 따라 주는 별도 파일럿… “협상력 약해진다” 우려도
구글은 고정 라이선스와 별개로 기여도에 따라 돈을 주는 실험도 하고 있다. 디지데이(Digiday)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서치 콘솔(Search Console)에 ‘AI 기여(AI contribution)’ 패널을 열고, 제미나이(Gemini)·AI 개요(AI Overviews)·AI 모드(AI Mode) 답변에 언론사 콘텐츠가 ‘상당히’ 기여했다고 판단할 때 돈을 지급한다. 참여 매체는 언제든 빠질 수 있다. 구글은 최소 수십 곳에 참여를 제안했고, 대형보다 중소형 매체와 뉴스 외 사이트에서 반응이 컸다.
애드익스체인저(AdExchanger) 9월 15일자는 이 패널이 월별 AI 수익을 보여 주지만 산정 방식은 설명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언론사 임원은 정기 지급을 받기 시작하면 구글이 ‘이미 보상하고 있다’는 근거로 삼아 더 큰 라이선스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디지데이에 말했다. 언론사 AI 연합 스퍼(Spur) 창업자 데이비드 버틀(David Buttle)은 이 지급을 의미 있는 거래라기보다 구글의 전략적 위험 분산 장치로 봤다. 대형 매체는 고정 라이선스, 중소형 매체는 기여도 지급으로 나뉘는 구조이고 CNN은 앞쪽에 들어갔다.
뉴스 AI 거래의 구조… 대형은 고정 라이선스, 중소형은 기여도 지급, 계약 밖은 소송
구글이 뉴스를 AI에 쓰는 방식은 세 층으로 나뉜다. 첫 층은 대형 매체와 맺는 고정 라이선스다. CNN·FT·악시오스 같은 매체가 보강된 콘텐츠를 넘기면 구글은 이를 구글 뉴스의 기사 개요와 오디오 브리핑에 쓰고, 공급 대가를 정액으로 치른다. 두 번째 층은 서치 콘솔의 AI 기여 파일럿이다. 중소형 매체와 뉴스 외 사이트의 콘텐츠가 AI 개요·AI 모드·제미나이 답변에 쓰이면 구글이 기여도를 판단해 월별로 지급한다. 세 번째 층은 계약이 없는 매체다. 이들의 기사도 검색 결과의 AI 개요에 요약되지만 별도 대가는 없고, 펜스키처럼 소송을 냈다가 기각된 사례가 나왔다.
세 층 모두 독자에게 출처 표시와 원문 링크를 보여 준다는 점은 같다. 다른 점은 돈이 오가는 근거다. 고정 라이선스는 ‘어떤 기능에 콘텐츠를 공급하는가’를, 기여도 지급은 ‘답변에 얼마나 쓰였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계약 밖 매체는 검색 노출을 유지하려면 AI 개요 활용을 거부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펜스키는 소장에서 주장했다. CNN 계약은 첫 층에 속하지만, 학습 권리와 영상·생방송 포함 여부가 공개되지 않아 첫 층 안에서도 어디까지가 계약 대상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CNN 쪽 구조도 바뀌었다. CNN은 10월 6일부터 CBS뉴스와 함께 스카이댄스(Skydance) 소속이다. 같은 회사 안에 미국 주요 뉴스 조직 두 곳의 기사·영상 아카이브가 모였고, 이를 AI 기업에 어떤 단위로 내놓을지는 톰슨 CEO 메모대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AI 기업이 상대하는 판매자 한 곳의 콘텐츠 규모가 그만큼 커졌다.

법원 “기대는 합의가 아니다”… 펜스키·체그 반독점 소송 기각
아밋 메타(Amit Mehta)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9월 30일자 41쪽 의견서에서 펜스키 미디어와 교육업체 체그(Chegg)가 구글 AI 개요를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을 기각했다. 롤링스톤·빌보드·버라이어티·할리우드리포터를 소유한 펜스키는 2025년 9월 구글이 검색 지배력을 이용해 AI 개요에 기사를 재사용하도록 강요했고, 이를 거부하면 검색 노출을 잃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판사는 구글이 콘텐츠 접근 대가로 검색 유입을 약속했다는 합의가 성립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AI 개요가 검색과 별개 상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끼워팔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포브스 10월 1일자가 전했다. 더랩은 기각이 재제소가 가능한 방식이라고 전했다. 펜스키는 제소 당시 자사 링크가 뜨는 구글 검색 결과의 약 20%에 AI 개요가 붙고, 2024년 말 제휴 마케팅 수익이 정점 대비 3분의 1 넘게 줄었다고 밝혔다.
퍼플렉시티엔 소송, 메타·구글과는 계약… CNN의 두 갈래 대응
CNN은 5월 28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퍼플렉시티를 상대로 저작권·상표권 소송을 냈다. CNN은 퍼플렉시티가 기사·영상·이미지 1만7000건 이상을 무단 수집하고 크롤러 차단 조치를 우회했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는 2025년 라이선스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어드밴스드 텔레비전(Advanced Television) 5월 29일자는 이번 소송을 TV 방송사가 AI 기업을 상대로 낸 첫 소송으로 봤다. 퍼플렉시티 제시 드와이어(Jesse Dwyer)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는 NPR에 “사실에는 저작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반대편에는 계약이 있다. 메타는 2025년 12월 5일 CNN·폭스뉴스·USA투데이·르몽드 등과 AI 계약을 맺고, 자사 챗봇 메타 AI가 실시간 뉴스 답변에 원문 링크를 붙이도록 했다.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금액이 알려진 사례는 메타와 뉴스코프(News Corp)의 3년 계약으로,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연 최대 5000만 달러(약 666억원)에 챗봇 답변과 모델 학습을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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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회사도 바뀌었다. 파라마운트는 10월 6일 1100억 달러(약 146조5000억원) 규모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마치고 회사 이름을 스카이댄스로 바꿨다.
CNN과 CBS뉴스가 한 회사에 들어갔고, 주 법무장관들과의 합의 과정에서 두 뉴스 조직을 감독할 독립 편집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마크 톰슨(Mark Thompson) CNN CEO는 5일 사내 메모에서 CNN이 새 회사 안에서 어떻게 운영될지 세부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15일 이번 구글 계약을 합병 이후 처음 발표된 제휴로 전했다.
뉴스 콘텐츠의 AI 이용 대가 방식 비교. 자료=구글·디지데이·로이터·한국기자협회 등 종합
지상파 3사·네이버 AI 학습 소송 1년 9개월… 국내는 ‘약관 해석’ 다툼
국내에서 뉴스의 AI 이용 대가는 아직 계약이 아니라 법정에서 다뤄지고 있다. KBS·MBC·SBS 지상파 3사는 2025년 1월 14일 네이버(Naver)가 생성 AI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 학습에 방송 뉴스를 무단 이용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저작권 침해·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과 학습 금지를 청구했다. 국내 언론사가 뉴스 데이터 무단 이용을 이유로 빅테크를 상대로 낸 첫 소송이다. 지상파 3사는 각 사에 2억원(약 15만 달러)씩 지급을 요구했다.
4월 9일 4차 변론에서 네이버는 뉴스 가운데 사실 전달에 해당하는 부분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닐 수 있고, 뉴스 제휴 약관에 따라 AI 학습 이용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3사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023년 8월 24일 하이퍼클로바X 발표에서 뉴스를 AI 학습에 필요한 가장 고품질 데이터로 소개했던 일을 들어 반박했다. 한국방송협회(Korea Broadcasters Association)는 네이버가 무단 이용을 정당화하면서 다른 AI 기업들이 라이선스 협상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6월 11일 5차 변론에서 서울중앙지법 제63민사부(재판장 이규영)는 2018년 클로바 스피커 특약과 2020년 뉴스 제휴 약관의 체결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네이버 측 관계자를 증인으로 신문하기로 했다. 지상파 3사는 오픈AI(OpenAI)에도 소송을 냈지만 6월 기준 첫 기일도 잡히지 않았다.
신문업계는 공정거래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Korea Newspaper Association)는 2025년 2월 네이버의 뉴스 학습 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혔고, 네이버는 2023년 6월 약관 개정 이후에는 언론사 동의 없이 뉴스를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개별 협약도 나왔다. 네이버는 2025년 4월 머니투데이 지주사 브릴리언트 코리아와 AI 협약을 맺었는데, 강호병 머니투데이 대표는 “돈이 오가는 건 없다”며 기사를 개발비 대신 제공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7월 22일 국회 세미나에서는 공영 언론 중심의 ‘뉴스공급자협회’를 만들어 학습·인용·노출·재가공 등 용도별 과금 체계를 갖추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 방송사에 주는 메시지
구글과 CNN 계약에서 돈이 붙은 상품은 학습 데이터 일괄이 아니라 기사 개요와 오디오 브리핑이라는 특정 기능에 들어가는 콘텐츠다. 반면 국내 지상파 3사와 네이버 소송의 쟁점은 과거의 학습 이용이 2020년 뉴스 제휴 약관에 포함됐는지에 머물러 있다. 해외는 앞으로 쓰일 기능별로 값을 정하는 단계로 넘어갔고, 국내는 지난 이용의 적법성을 다투는 단계다. 국내 방송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는 학습, 요약 노출, 음성 재가공, 영상 클립, 실시간 화면을 나눠 각각 가격을 매기는 용도별 가격표가 먼저 필요하다. 7월 22일 국회 세미나에서 나온 용도별 과금 제안도 같은 방향이다.
방송 콘텐츠는 텍스트 기사보다 권리가 여러 겹이다. 지상파 뉴스 한 꼭지에는 기자 리포트와 앵커 멘트 음성, 촬영 영상, 자막, 대본이 함께 들어 있고, 출연자와 외부 제공 화면의 권리가 섞여 있다. 구글 오디오 브리핑은 라디오 뉴스나 헤드라인 브리핑처럼 방송사가 이미 만드는 형식과 겹치기 때문에, 음성 자산을 가진 방송사가 신문사보다 협상할 거리가 많다. 그만큼 AI에 내놓기 전에 어떤 자산을 어떤 권리 상태로 가지고 있는지 정리하는 일이 계약의 전제가 된다. CNN이 영상·생방송 포함 여부를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 부분의 가격을 아직 시장이 정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읽힌다.
협상 방식도 정해야 한다. 구글은 대형 매체와는 개별 라이선스를, 중소형 매체와는 기여도 지급을 택했고, 디지데이가 전한 업계 임원은 소액 정기 지급이 큰 계약의 협상력을 낮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2025년 4월 머니투데이 지주사와 돈 없이 기사와 기술을 맞바꾸는 개별 협약을 맺었다.
지역 지상파와 중소 방송사가 하나씩 따로 협상하면 같은 구도가 반복될 수 있다. 한국방송협회는 2023년 12월 39개 회원 지상파 방송사 이름으로 네이버·카카오·구글코리아·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별도 보상 협의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이미 보냈다. 이 공동 창구를 소송 대응에서 가격 협상으로 넓힐 수 있는지가 지역 방송사의 협상력을 좌우한다.
CNN 사례는 소송과 계약이 함께 간다는 점도 보여 준다. CNN은 2025년 퍼플렉시티와 라이선스 협상이 결렬되자 올해 5월 소송을 냈고, 같은 기간 메타·구글과는 계약을 맺었다. 펜스키 판결은 ‘검색 유입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논리로는 법정에서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 국내 방송사도 유입 손실보다 콘텐츠 이용 대가를 근거로 계약 논리를 세우는 편이 판례 흐름과 맞는다. 지상파 3사가 네이버에 이어 오픈AI에도 소송을 낸 상태라, 이 소송들이 다른 AI 기업과의 협상에서 어떤 무게를 가질지가 다음 변수다.
근거 자료도 갖춰야 한다. 해외 언론사는 차트비트처럼 검색 유입 변화를 계량한 자료를 협상 근거로 쓴다. 구글 검색발 유입이 1년 새 34% 줄었고 소형 매체는 2년간 60% 줄었다는 수치가 그 예다. 국내 방송사도 포털·검색·유튜브를 거친 뉴스 유입 추이와, AI 서비스에 자사 콘텐츠가 인용되는 빈도를 자체 집계해 두면 가격 협상의 출발점이 된다. 구글이 15일 이름을 밝힌 신규 파트너 가운데 한국 매체는 없다.
수입 구조의 변화도 감안해야 한다. 스포츠경향 9월 10일자 칼럼이 인용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자료로 지상파TV 광고비는 2022년 1조3762억원(약 10억3400만 달러)에서 2026년 8271억원(약 6억2100만 달러, 전망)으로 줄어든다. CNN은 광고와 유료방송 수신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월 6.99달러 올액세스 구독과 AI 라이선스를 함께 키우는 중이다. 국내 방송사에도 AI 이용 대가는 광고 감소분을 메울 수입원 후보이지만, 학습 이용의 적법성을 다투는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는 계약 단가가 형성되기 어렵다. 소송과 별개로 기능별 시범 계약을 먼저 시도해 단가를 확인하는 순서도 검토할 수 있다.
전망 | 협상력은 ‘빠질 수 있는 권리’에서… 다음 쟁점은 ‘동의의 형식’
다음 계약의 가격을 좌우할 변수는 언론사가 AI 기능에서 빠질 수 있느냐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이를 의무로 정한 뒤 구글은 8월 31일 서치 콘솔의 생성 AI 검색 제외 설정을 전 세계 모든 사이트로 넓혔다. 이 설정을 켜면 일반 검색 순위는 그대로 두고 AI 개요·AI 모드·디스커버의 AI 기능에서만 빠질 수 있다. 펜스키가 소장에서 내세운 ‘검색에 남으려면 AI 개요를 받아들여야 하는 구조’가 적어도 형식상으로는 바뀐 셈이다. 빠지는 대가도 분명하다. 제외한 사이트는 이 기능들에서 트래픽과 노출을 전혀 받지 못하고, AI 학습 이용은 이 설정과 별개로 관리된다. 고정 라이선스를 협상하는 매체에게 이 스위치는 ‘빠지면 양쪽이 무엇을 잃는가’를 따져 보게 하는 카드가 된다.
메타는 반대 방향으로 간다. 10월 30일 시행되는 메타의 새 상업 약관은 비즈니스 계정과 연결된 웹사이트의 콘텐츠를 수집해 메타 제품 ‘학습’에 쓸 수 있다고 명시했다. 시행 전에 이 조항만 거부할 방법은 없다. 계정을 계속 쓰면 동의한 것으로 보는 구조다. 메타는 robots.txt로 접근을 계속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메타가 약관이 이 차단 지시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할 여지가 생겼다고 봤다. 구글이 ‘빠질 권리’를 넓히는 사이 메타는 ‘약관상 동의’를 넓히고 있다. 법원은 또 다른 문을 열었다.
미국 제3연방항소법원은 9월 29일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가 법률 AI 업체 로스 인텔리전스(Ross Intelligence)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AI 학습용 무단 복제가 공정이용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미국 항소법원이 AI 학습의 공정이용을 판단한 첫 사례다. 재판부는 판례 요지를 AI 학습 데이터로 거래하는 라이선스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고 봤다. 생성 AI가 아닌 검색 도구 사건이라 챗봇 소송에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다. 그래도 펜스키 반독점 소송이 기각되기 하루 전, 저작권 쪽에는 언론사가 기댈 판례가 하나 생겼다.
국내 소송의 쟁점도 같은 지점에 있다. 네이버가 AI 학습 권한의 근거로 내세운 것은 2020년 뉴스 제휴 약관이다. 플랫폼 이용 약관이 AI 이용 동의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은 메타 약관을 둘러싼 미국의 논쟁과 같은 구조다. 국내 방송사가 해외보다 한 단계 뒤처져 있다고만 볼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방송사가 당장 할 일은 소송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자사가 이미 동의한 약관과 지금 쓸 수 있는 거절 수단을 점검하는 것이다. 메타 비즈니스 계정의 새 약관, 포털·동영상 플랫폼 제휴 약관의 AI 조항, 구글 서치 콘솔의 생성 AI 제외 설정, robots.txt 차단 범위가 그 목록이다. 다음 계약의 값은 콘텐츠의 질만큼이나 어디에 동의했고 어디서 빠질 수 있는지가 정한다.
한글 — 이미지 설명·기사 하단용
사진: Ken Lund, 「CNN Center, Atlanta, Georgia」(2011), CC BY-SA 2.0 · The Pancake of Heaven!, 「Googleplex HQ」(2016),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원본 사진을 크롭·합성하고 문구를 추가했습니다. 편집 썸네일은 CC BY-SA 4.0으로 제공합니다. 자료사진이며 계약 체결 현장을 촬영한 사진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