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기업 5곳 중 3곳은 기업가치 수십억 달러… 오픈AI 10억 달러 계약 무산 7개월 만에 주차장 로봇·3D 안경 정리 로봇·하이브리드 촬영 공정 공개, 로봇 AI 투자는 상반기에만 188억 달러

디즈니가 고른 AI 기업들은 무엇을 만들까. 로봇이 낯선 공간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필드AI, 눈앞의 물건을 집고 정리하도록 로봇을 가르치는 피지컬 인텔리전스, 배우의 연기를 새로운 이야기 공간으로 옮기는 프로미스가 올해 투자 대상에 들었다. 음악의 분위기를 영상 콘셉트로 풀어내는 오픈아트, 상품을 내놓기 전 소비자 반응을 시뮬레이션하는 시밀리도 합류했다. 다섯 기업을 따라가면 디즈니가 AI에서 찾는 다음 경쟁력이 보인다.
디즈니(Disney)가 투자한 AI 기업 5곳이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Burbank)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Walt Disney Studios) 부지에서 열린 '2026 디즈니 액셀러레이터 데모데이(Disney Accelerator Demo Day)'에서 15주간의 협업 결과를 공개했다.
로봇 AI 기업 필드AI(FieldAI)와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는 테마파크 주차장 관리와 공연장 뒤 3D 안경 정리에 로봇을 붙였다. 생성 AI 기업 프로미스(Promise)와 오픈아트(OpenArt)는 하이브리드 영화 촬영과 가사 영상 시안 작업을, 시밀리(Simile)는 방문객 여행 계획 시뮬레이션을 시험했다.
디즈니가 2025년 12월 발표한 오픈AI(OpenAI) 10억 달러(약 1조3410억원) 지분 투자와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은 오픈AI가 올해 3월 24일 영상 생성 서비스 소라(Sora) 종료를 발표하면서 무산됐다. 자금은 집행되지 않았다. 디즈니는 7월 31일 액셀러레이터 12기 참가사로 이 5곳을 발표하고 투자금을 넣었다.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른 스튜디오도 같은 해 제작 공정을 돕는 AI 기업으로 투자처를 옮겼다. 넷플릭스(Netflix)는 3월 배우 벤 애플렉(Ben Affleck)이 세운 후반작업 AI 기업 인터포지티브(InterPositive)를 5억8700만 달러(약 7872억원)에 현금 인수했다. 라이온스게이트(Lionsgate)는 6월 2024년부터 제휴해 온 영상 생성 기업 런웨이(Runway)의 지분을 샀다.
디즈니 참가사 가운데 로봇 AI 2곳은 기업가치가 각각 100억 달러(약 13조4100억원) 안팎이다. 크런치베이스 집계로 로봇 스타트업 벤처 투자는 2025년 138억 달러(약 18조5100억원)였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88억 달러(약 25조2100억원)가 몰렸다. 디즈니는 생성 AI 플랫폼과의 라이선스 계약이 무산된 해에, 투자 대상을 파크 운영 로봇과 내부 제작 공정 기업으로 넓혔다.
다마로 CEO "기술 자체가 목표 아니다"… 올해 참가사 3곳이 수십억 달러대 기업

조쉬 다마로(Josh D'Amaro) 디즈니 CEO는 데모데이 개막 연설에서 "우리는 신기술 탐색을 매우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며 "기술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창작자의 손에 기술을 쥐여 줘 몰입감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참가사를 로봇, 스토리텔링 도구, 데이터 과학 세 분야의 5곳으로 소개했다.

이번 데모데이는 다마로 CEO가 3월 취임 뒤 내놓은 AI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다마로는 5월 첫 실적 발표에서 인간의 창의성을 중심에 두고 창작자와 디즈니 IP의 가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AI를 쓰겠다고 밝혔다.
파크 부문에서는 AI로 인력 수요를 예측하고 가족 여행 계획 과정의 불편을 줄이는 시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 존스턴(Hugh Johnsto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생성 콘텐츠가 늘어나는 환경에서 오프라인 체험 사업이 구조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올해 참가사 5곳 중 3곳(필드AI·피지컬 인텔리전스·시밀리)은 파크 운영과 방문객 경험 쪽 과제를 맡았다.
행사를 마무리한 디즈니 액셀러레이터 측은 2014년 이후 데모데이 무대에 오른 기업이 75곳이라고 밝혔다. 초기에는 시드 단계 기업을 뽑았지만 올해 기수에는 기업가치 수십억 달러대 기업이 3곳이다. 15주 동안 디즈니 경영진 100명 이상이 참가사와 만났다. 디즈니는 에픽게임즈·카훗·일레븐랩스·드라마박스·애니마지·해디처럼 데모데이 이후에도 협업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디즈니·오픈AI 10억 달러 계약, 소라 종료로 무산… 자금은 집행 안 돼
디즈니는 2025년 12월 오픈AI에 10억 달러를 지분 투자하고, 3년 계약으로 디즈니·픽사·마블·스타워즈 캐릭터 200여 개를 소라에서 쓸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배우 초상과 목소리는 계약에서 뺐다. 오픈AI가 3월 24일 소라 종료를 발표하자 디즈니는 계약에서 빠졌다. 발표 당시 투자는 본계약과 승인 절차를 남겨 둔 상태였고, 돈은 오가지 않았다. 오픈AI는 소라 웹과 앱을 4월 26일 닫았고, API는 9월 24일 종료했다.

이번에 디즈니가 액셀러레이터로 투자한 5곳은 성격이 다르다. 올해 선정한 기업은 로봇·생성 AI·데이터 합성 분야의 성장 단계 기업이다. 개별 투자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각 기업의 기술은 주차장과 공연장 뒤 반복 업무, 영화와 음악 제작, 방문객의 여행 계획까지 디즈니의 여러 사업과 만났다. 생성 AI 2곳은 소비자용 생성 앱이 아니라 디즈니 스튜디오와 음악 사업부 내부 제작 공정에 들어갔다. 나머지 3곳은 로봇과 시뮬레이션으로 파크 운영과 방문객 조사를 맡았다.
넷플릭스 인터포지티브 5억8700만 달러 인수·라이온스게이트 런웨이 지분… 제작 공정 AI를 직접 소유
넷플릭스는 3월 5일 인터포지티브 인수를 발표했고, 7월 분기 보고서에서 인수 금액이 현금 5억8700만 달러라고 공개했다. 2022년 설립된 인터포지티브는 촬영 원본으로 모델을 학습시켜 누락 컷 보완, 배경 교체, 조명 보정 같은 후반작업을 처리한다. 16명 팀이 넷플릭스에 합류했고 애플렉은 선임 고문을 맡았다.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 CEO는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넷플릭스 작품 약 300편에 생성 AI가 쓰였다고 밝혔다.
라이온스게이트는 2024년 9월 런웨이와 제휴해 자사 라이브러리로 맞춤형 영상 생성 모델을 만들기로 했고, 올해 6월 런웨이 지분을 취득하고 기존 IP를 활용한 숏폼 시리즈 공동 개발에 들어갔다. 지분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디즈니는 2024년 2월 에픽게임즈(Epic Games) 지분 15억 달러(약 2조115억원)를 사들여 포트나이트(Fortnite)와 연결되는 게임 세계를 함께 만들고 있다.
| 거래 | 시점 | 형태·규모 | 내용 |
|---|---|---|---|
| 디즈니–에픽게임즈 | 2024.2 | 지분 투자 15억 달러(2조115억원) | 포트나이트 연계 디즈니 게임 세계 공동 개발 |
| 디즈니–오픈AI | 2025.12 발표 → 2026.3 무산 | 지분 투자 10억 달러(1조3410억원) 계획 | 캐릭터 200여 개 소라 라이선스, 소라 종료로 해지·자금 미집행 |
| 넷플릭스–인터포지티브 | 2026.3 | 인수 5억8700만 달러(7872억원), 현금 | 촬영 원본 기반 후반작업 AI, 16명 팀 합류 |
| 라이온스게이트–런웨이 | 2024.9 제휴 → 2026.6 | 지분 투자(비공개) | 라이브러리 기반 모델, 숏폼 시리즈 공동 개발 |
| 디즈니 액셀러레이터 | 2026.7 | 5곳 투자(비공개) | 로봇 AI 2곳·생성 AI 2곳·데이터 합성 1곳 |
미국 스튜디오의 주요 AI·기술 투자. 자료=각사·버라이어티·할리우드리포터·IBC
로봇 스타트업 투자 올해 상반기 188억 달러… 지난해 연간 규모 넘어

크런치베이스 집계로 로봇 스타트업 벤처 투자는 2024년 78억 달러(약 10조4600억원)에서 2025년 138억 달러로 늘었고, 올해는 6월 중순까지 188억 달러가 들어와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었다. 3분기 투자액은 99억 달러(약 13조28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억 달러(약 5조7700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피치북은 로봇·피지컬 AI 범위를 더 넓게 잡아 2025년 투자액을 1009건, 276억 달러(약 37조100억원)로 집계했다.
돈은 로봇 하드웨어보다 여러 로봇에 얹는 '로봇 두뇌' 모델로 많이 갔다. 소프트뱅크가 이끈 라운드에서 스킬드AI(Skild AI)는 1월 14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140억 달러(약 18조7700억원)를 인정받았다. 디즈니 참가사인 피지컬 인텔리전스와 필드AI도 같은 범주의 회사다. 세 회사의 기업가치는 지난 2년 사이 각각 10배 이상 올랐다.
투자금·작업 공간·경영진 멘토링… 개발한 IP는 참가 기업 소유
디즈니는 프로그램 안내에서 참가사에 투자금, 디즈니 크리에이티브 캠퍼스의 공동 작업 공간, 경영진 멘토링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투자 금액과 지분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프로그램 기간에 개발한 지식재산(IP)은 별도의 서면 합의가 없으면 참가 기업이 갖는다. 기수마다 5곳 안팎을 뽑고, 대상은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은 성장 단계 기업이다. 공개 모집이 아니라 디즈니가 직접 찾거나 참가 희망 기업의 투자사가 디즈니에 연락하는 방식으로 선발한다. 참가사는 초기 약 3주 동안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Glendale) 본사에 머문다.
디즈니 포트폴리오 페이지에는 69곳이 올라 있다. 카훗은 상장했고, 펨(Fem Inc)은 닐슨 그레이스노트, 후드라인(Hoodline)은 넥스트도어, 리틀비츠(LittleBits)는 스피로(Sphero), 메시지예스(Message Yes)는 노드스트롬에 인수됐다. 2025년 기수에는 애니마지, 해디와 함께 세로형 숏드라마 플랫폼 드라마박스(DramaBox), 리미널 스페이스(Liminal Space)가 들어갔다.

참가 5곳 개요… 로봇 AI 2곳 기업가치 합계 210억 달러
| 기업 | 무엇을 하나 | 디즈니 과제 | 확인할 점 |
|---|---|---|---|
| 필드AI | 지도·GPS 없이 처음 보는 현장에서 로봇이 움직이게 하는 '현장형 로봇 두뇌'(FFM). 로봇 본체가 아니라 주행 지능을 판다 | 파크 주차장 차량 안내 | 혼잡·날씨 속 안전성, 운영 환경 적응 |
| 피지컬 인텔리전스 | 이미지·언어를 로봇 손동작으로 잇는 범용 로봇 모델(π0~π0.7), 10월 API 베타 | 공연장 뒤 3D 안경 정리 | 작업 성공률, 실제 업무 연계 |
| 프로미스 | 생성 AI 도구와 제작 관리를 한 작업 환경으로 묶은 스튜디오(제작 시스템 뮤즈) | 실사·AI 하이브리드 촬영 | 품질 일관성, 창작 통제 |
| 오픈아트 | 100개 넘는 이미지·영상 모델을 한 작업 흐름으로 묶는 창작 플랫폼(오픈AI와 별개 회사) | 가사 영상 시각 시안 | 시안 시간 단축이 완성본 성과로 이어지는지 |
| 시밀리 | 실제 인터뷰로 만든 가상 소비자로 출시 전 반응을 시험 | 월트 디즈니 월드 여행 준비 과정 분석 | 시뮬레이션과 실제 예약 행동의 일치 |
참가 5곳 한눈에 보기. '확인할 점'은 K엔터테크허브 분석 항목이다. 자료=디즈니·각사
| 회사 | 설립·본사 | 창업자 | 투자·기업가치 |
|---|---|---|---|
| 필드AI | 2023·어바인 | 알리 아가(전 NASA JPL) | 2025.8 4억500만 달러(5431억원), 가치 20억 달러 → 최근 7억 달러(9387억원), 가치 100억 달러(13조4100억원) |
| 피지컬 인텔리전스 | 2024·샌프란시스코 | 카롤 하우스만·세르게이 레빈·첼시 핀 등 7명 | 2025.11 6억 달러(8046억원), 가치 56억 달러 → 2026.5 약 10억5000만 달러(1조4100억원), 가치 110억 달러 안팎 |
| 프로미스 | 2024·베니스 | 조지 스트롬폴로스·제이미 번·데이브 클라크 | 노스로드·a16z·구글 AI 퓨처스 펀드·크로스빔(금액 비공개) |
| 오픈아트 | 2022·샌프란시스코 | 코코 마오·존 차오(전 구글) | 2026.1 시리즈A 3000만 달러(402억원) |
| 시밀리 | 2025·팰로앨토 | 준성 박·퍼시 량·마이클 번스타인·레이니 얠런 | 2026.2 1억 달러(1341억원) → 2026.7 2억 달러(2682억원), 가치 20억 달러(2조6820억원) |
2026 디즈니 액셀러레이터 참가사 개요. 환율 1달러=1341.0원(11월 3일 서울 외환시장 종가). 자료=각사·블룸버그·비즈니스인사이더·테크크런치

보니 로즌(Bonnie Rosen) 디즈니 액셀러레이터 총괄은 "올해 참가사들은 깊은 전문성을 갖췄고, 무엇보다 이 기술이 사람을 위해 책임 있게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분명한 관점을 갖고 모든 논의에 임했다"며 "디즈니 사업 전반의 운영 과제를 풀고 방문객 경험을 매끄럽게 하며 창작을 돕는 실제 경로가 열렸다"고 말했다.
필드AI… 지도·GPS 없이 움직이는 '현장형 로봇 두뇌', 매출·계약 1억3500만 달러

필드AI는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7년간 로봇 자율주행 연구를 이끈 알리 아가(Ali Agha) CEO가 MIT 출신 샤예간 오미드샤피에이(Shayegan Omidshafiei) 최고과학책임자(CSO) 등과 2023년 캘리포니아주 어바인(Irvine)에 세웠다. 아가는 JPL에서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지하 탐사 대회(SubT) 자율주행 팀을 이끌었다.

핵심 제품은 '필드 파운데이션 모델(FFM)'이다. 데이터 학습에 물리 법칙 기반 추론과 위험 인식 계층을 더해, 사전 지도·GPS·경로 설정 없이 처음 보는 현장에서 로봇이 움직이게 한다. 특정 로봇에 묶이지 않아 4족보행 로봇, 휴머노이드, 바퀴형 로봇, 드론에 같은 모델을 얹는다. 고객은 기존 로봇에 필드AI의 센서·연산 장치를 달고 로봇 내부에서 도는 소프트웨어를 구독한다.

고객은 건설·에너지·제조·데이터센터·광산처럼 사람이 하기 힘든 산업 현장이다. 3월 12일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와 제휴해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에 FFM을 얹어 건설 현장 공정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필드AI는 이 방식으로 고객사의 점검·기록 시간이 수작업 대비 90% 넘게 줄었다고 밝혔다. 3월 16일에는 엔비디아(NVIDIA)와 현장 데이터를 디지털 트윈으로 옮겨 로봇을 훈련하는 협력을, 9월에는 캐터필러(Caterpillar)와의 산업 AI 협력을 발표했다. 매출과 계약액 합계는 6월 1억 달러(약 1341억원), 10월 1억3500만 달러(약 1810억원)를 넘었고 고객사는 30곳 이상이다.

이 회사는 2025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4억500만 달러(약 5431억원)를 유치했다. 베이조스 익스피디션스, 엔비디아 벤처 투자 부문, 코슬라 벤처스, 인텔 캐피털, 테마섹, 프리즘 캐피털, 빌 게이츠 등이 참여했고 기업가치는 20억 달러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필드AI가 10월 기업가치 100억 달러에 7억 달러(약 9387억원)를 조달했다고 전했다.
디즈니와는 디즈니 익스피리언스 테크놀로지(Disney Experiences Technology),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 R&D(Walt Disney Imagineering R&D)와 함께 복잡한 지형과 날씨 변화 속에서 로봇이 파크 주차장 운영을 지원하는 방안을 시험했다. 이매지니어링 R&D는 필드AI의 상황 인식·주행 기술을 앞으로 파크에 들일 캐릭터 로봇 개발에 참고한다.
필드AI는 현장 경험을 앞세웠다. 회사는 디즈니가 3일 공개한 데모데이 영상에서 핵심 인력이 구글 딥마인드와 NASA JPL 출신으로 화성 헬리콥터, 화성 탐사 로버, DARPA 대회 프로젝트를 거쳤다고 소개했다. 필드AI는 "디지털 세계에서는 결과물의 80%만 좋아도 큰 성공이지만, 물리 세계에서는 99%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안전과 위험 인식을 모델 안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차장 시험을 맡은 디즈니 익스피리언스 테크놀로지 팀은 "영화 '카' 캐릭터나 '월-E' 로봇이 주차 자리를 안내한다고 상상해 보라"고 했다. 디즈니는 로봇이 제대로 움직이는지와 함께 방문객이 로봇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살피고 있다.
피지컬 인텔리전스… 범용 로봇 모델 'π' 시리즈, 10월 외부 개발자용 API 공개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202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딥마인드 출신 카롤 하우스만(Karol Hausman) CEO, UC버클리 세르게이 레빈(Sergey Levine) 교수, 스탠퍼드대 첼시 핀(Chelsea Finn) 교수, 스트라이프 초기 멤버 출신 투자자 래치 그룸(Lachy Groom) 등 7명이 세웠다. 작업마다 따로 프로그래밍하지 않고 한 모델로 여러 로봇이 여러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2024년 10월 시각·언어·행동을 함께 다루는 첫 범용 로봇 모델 π0(파이제로)를 냈고, 2025년 2월 코드와 모델을 '오픈파이(openpi)'로 공개했다. 2025년 4월 공개한 π0.5는 학습 데이터에 없던 낯선 집의 부엌과 침실을 정리했다. 2025년 11월 π0.6과 강화학습을 더한 π*0.6을, 올해 4월 여러 단계 작업을 조건에 맞춰 수행하는 π0.7을 냈다. 10월 13일에는 외부 개발자가 자기 로봇 데이터로 π 모델을 미세조정하고 추론까지 맡길 수 있는 'Pi API' 베타를 열었다. 상용 제품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Pi API 베타는 고객이 로봇 데이터를 올리면 피지컬 인텔리전스가 관리하는 컴퓨팅에서 π 모델을 미세조정하고, 호스팅 추론 게이트웨이로 실행하는 구조다. 초기 고객 아몬드(Almond)는 양팔 로봇 액솔(Axol)에 자사 로봇 조립용 부품의 거스러미를 다듬는 작업을 4일 만에 가르쳤고, 액터(Actor)의 휠로더는 상업 현장에서 덤프트럭에 흙을 싣고 있다. 가격표는 공개하지 않았고 대기자 신청을 받는다. 언어 모델 기업이 API로 모델을 파는 방식을 로봇 모델에 들여왔다.
스라이브 캐피털, 럭스 캐피탈, 알파벳의 캐피털G, 제프 베이조스, 오픈AI 등이 투자했다. 2025년 11월 6억 달러(약 8046억원)를 기업가치 56억 달러로 조달했고, 올해 5월 약 10억5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C를 110억 달러 안팎 가치로 등록했다. 회사는 이 라운드를 발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10월 말 이 회사가 약 200억 달러(약 26조8200억원) 가치로 추가 조달을 협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와는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과 함께 공연과 공연 사이에 세척할 3D 안경을 집어 정리하는 로봇을 시험했다. 디즈니는 이 일을 로봇이 맡으면 캐스트 멤버(Cast Member, 파크 직원)가 방문객 응대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3D 안경 정리는 보기보다 까다로운 일이다. 쟁반을 옮겨 선반에 올리고, 안경을 집고, 엉킨 안경을 풀고, 바닥에 떨어진 것까지 주워야 한다.
피지컬 인텔리전스의 빅터 황(Victor Hwang) 기술직원은 "꽤 어려운 정밀 조작 과제"라고 말했다. 회사는 오이 썰기, 티셔츠·상자 접기, 부엌 정리 같은 기본 작업부터 로봇에 가르쳐 왔다. 그는 상식을 많이 배울수록 특정 작업에 맞추는 능력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모델은 시각·촉각·팔의 위치 감각을 입력으로 받고 사람의 시연을 보며 배운다. 황 기술직원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시연을 지켜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 R&D 측 담당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진척돼 있었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3D 안경 관리를 기존 파크와 새 어트랙션에서 3D 체험을 이어 가기 위한 과제로 본다.
프로미스… 유튜브·풀스크린 출신이 세운 생성 AI 스튜디오, 제작 시스템 '뮤즈'

프로미스의 법인명은 '프로미스 어드밴스드 이매지네이션(Promise Advanced Imagination)'이다. 2024년 9월 캘리포니아주 베니스(Venice)에 법인을 세우고 11월 19일 공식 출범했다. 멀티채널 네트워크 풀스크린(Fullscreen)을 창업한 조지 스트롬폴로스(George Strompolos) CEO, 유튜브에서 크리에이터 수익 배분 프로그램 구축에 참여한 제이미 번(Jamie Byrne)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AI 영화감독 데이브 클라크(Dave Clark)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가 공동 창업자다. 스트롬폴로스는 2023년 말 클라크가 레딧에 올린 가상 아디다스 광고를 보고 클라크에게 먼저 연락했다고 포브스에 밝혔다.

회사는 세 부문으로 움직인다. 오리지널 IP 개발과 공동 제작을 맡는 스튜디오 부문 '프로미스', 2025년 2월 인수한 AI 영화학교 '큐리어스 레퓨지(Curious Refuge)', AI 시각효과·프리프로덕션 지원 조직 '제너레이션 컴퍼니(The Generation Company)'다. 큐리어스 레퓨지는 170개국에서 1만2000명을 가르쳤다. 출범 1년 시점에 호러, 애니메, 가족 애니메이션, 액션, 드라마 장르의 영화·시리즈 10편을 개발 목록에 올렸다. AI와 실사 촬영을 섞은 첫 장편 '닌자펑크(NinjaPunk)'는 티저를 공개했다.
넷플릭스, 워너미디어, HBO, 소니 이미지웍스, 유튜브, 이매진 엔터테인먼트, 테크니컬러 출신 인력이 합류했고, 포브스는 7월 직원 수를 35명으로 전했다.
자체 제작 소프트웨어 '뮤즈(MUSE)'는 기획부터 후반작업까지 생성 AI를 넣고, 프롬프트·설정·승인 기록을 버전별로 남긴다. '카피라이트 가디언(Copyright Guardian)'은 결과물의 지식재산 충돌 가능성을 점검한다. 생성 AI 결과물을 스튜디오가 소유하고 보험에 들고 편집해 개봉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클라크는 투자가 결정되기 전에 영화가 어떤 모습이 될지 스튜디오에 보여 주는 데 생성 AI를 쓰고 있다.
피터 처닌(Peter Chernin)의 노스로드(North Road)와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앤드루 첸(Andrew Chen)이 시드 투자를 이끌었고, 오프라인 벤처스, 프레임아이오(Frame.io) 창업자 에머리 웰스(Emery Wells), 박스(Box) CEO 애런 레비(Aaron Levie)가 참여했다. 2025년 5월에는 구글 AI 퓨처스 펀드, 마이클 오비츠(Michael Ovitz)의 크로스빔 벤처 파트너스, 키부 벤처스, 사가 벤처스가 합류했다. 이때 구글과 기술 제휴를 맺고 뮤즈에 구글 AI 기술을 붙였다.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디즈니 데모데이에서는 실사 촬영과 생성 AI 작업을 섞는 하이브리드 영화 제작을 시연했다. 배우가 배경과 질감을 입히지 않은 회색 세트, 즉 그레이박스(grey box) 안에서 연기하면 아티스트가 이 연기를 서로 다른 이야기 배경으로 옮긴다. 프로미스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와 함께 AI 기법을 영화 제작 도구에 넣으면서 공정마다 창작자의 작업을 보호하는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클라크 CCO는 그레이박스의 장점을 촬영 시간으로 설명했다. 그린 스크린 세트에서는 카메라 각도를 5도만 틀어도 스크린을 6m(20피트) 더 세우고 조명을 다시 맞춰야 해 한 시간, 길게는 하루가 걸린다. 그레이박스는 조명이 평평해 그린 스크린의 색 번짐(green spill)이 없고, 감독은 더 빨리 움직이고 배우는 테이크를 더 찍을 수 있다. 롭 브레도(Rob Bredow) 디즈니 크리에이티브 이노베이션 수석부사장은 백설공주의 멀티플레인 카메라에서 토이 스토리까지 디즈니에서는 예술가와 엔지니어가 함께 일해 왔다며 AI도 같은 방식으로 다루겠다고 말했다.
양측은 "버튼 하나로 영화를 만드는 AI가 있다는 오해가 있지만 디즈니도 프로미스도 그렇게 일하지 않는다"며 대본·스토리보드·애니매틱으로 이어지는 공정은 그대로라고 밝혔다. 클라크 CCO는 "이 기술이 디즈니 패밀리가 될 새 IP를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픈아트… 직원 20여 명으로 연 매출 7000만 달러, 문장 하나로 1분 영상

오픈아트는 구글 사내 인큐베이터 에어리어120(Area 120) 출신 코코 마오(Coco Mao) CEO와 존 차오(John Qiao) CTO가 202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세웠다. AI 이미지 프롬프트를 공유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지금은 100개가 넘는 이미지·영상 생성 모델을 한곳에서 쓰는 창작 플랫폼이다. 같은 캐릭터를 여러 장면에 일관되게 등장시키는 기능을 2025년 2월 내놨고, 문장·대본·노래 하나를 1분짜리 이야기 영상으로 만드는 '원클릭 스토리'를 같은 해 여름 공개했다. 원클릭 스토리에는 캐릭터 브이로그, 뮤직비디오, 설명 영상 세 가지 틀이 있다. 요금은 월 14달러(약 1만8800원)부터다.

오픈아트는 202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AI 인플루언서 서밋'을 열었고, AI 캐릭터들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쇼 '봇 하우스(Bot House)'를 제작했다. 원클릭 스토리 이후 내놓은 '디렉터'는 이용자가 대본·장면 구성을 직접 조정하는 도구로, 자동 생성 결과보다 이야기 통제권을 원하는 이용자 요구를 반영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사크라(Sacra)는 오픈아트의 2025년 연간 반복 매출(ARR)을 7000만 달러(약 939억원), 월 이용자를 8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직원 20명 안팎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 유치는 쉽지 않았다. 2025년까지 투자 유치는 500만 달러에 그쳤고, 올해 1월 캐넌 파트너스(Canaan Partners)가 이끈 3000만 달러(약 402억원) 시리즈A를 받았다. 오픈아트는 이용자가 저작권 보호 캐릭터를 올리면 생성을 기본 차단하고 권리자와 라이선스 협력을 추진한다.
디즈니와는 디즈니 뮤직 그룹(Disney Music Group)과 협업했다. 곡의 주제와 분위기, 감정선을 바탕으로 가사 영상(lyric video)의 시각 콘셉트를 만들고 평가하는 맞춤형 도구를 제작팀에 준다. 여러 시안을 만들어 비교하는 데 걸리던 시간이 몇 주에서 몇 시간으로 줄었다. 디즈니는 대형 앨범 발매 사이사이에 팬을 겨냥한 음악 콘텐츠를 내는 데 이 도구를 쓸 계획이다.
마오 CEO는 이날 영상 에이전트 '오픈아트 디렉터'를 시연했다. 이용자가 대본이나 음성으로 아이디어를 말하면 에이전트가 대본·스토리보드·무드보드를 먼저 내놓고, 승인을 받은 뒤 영상을 만든다. 초안이 나온 뒤에도 장면 단위로 고칠 수 있다. 오픈아트는 디즈니를 위해 IP 침해 탐지 시스템을 따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캐런 리버먼(Karen Lieberman) 디즈니 뮤직 그룹 커머스·디지털 수석부사장은 소셜미디어와 디즈니+용 영상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고전 카탈로그는 이런 영상을 만들지 않던 시절의 곡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1997년 애니메이션 〈헤라클레스〉 수록곡 'Go the Distance'에 곡 분위기에 맞춘 영상을 새로 만들었다. 리버먼 부사장은 "예전엔 몇 주, 몇 달 걸리던 작업을 더 빠르고 비용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밀리… 실제 인터뷰로 만든 '가상 소비자', CVS·딜로이트가 고객

시밀리는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서 AI 에이전트 25명이 가상 마을에서 생활하는 '스몰빌(Smallville)' 실험을 이끈 준성 박(Joon Sung Park) CEO가 퍼시 량(Percy Liang)·마이클 번스타인(Michael Bernstein) 스탠퍼드대 교수, 레이니 얠런(Lainie Yallen)과 2025년 세웠다. 인간 행동을 예측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어, 기업이 실제 소비자 대신 가상 인물에게 상품과 메시지에 대한 반응을 묻게 한다.

대표성 있게 뽑은 1000명과 2시간씩 심층 인터뷰를 하고, 그 기록으로 개인별 AI 에이전트를 만든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Gallup)과 제휴해 수백만 명 규모의 응답 데이터로 범위를 넓혔다. 공개된 고객사는 CVS헬스, 자산관리 앱 웰스프런트(Wealthfront), 딜로이트, 갤럽 등이다. 박 CEO는 상장사 실적 발표 모의 시뮬레이션에서 애널리스트 질문 10개 가운데 8개를 맞혔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올해 2월 인덱스벤처스가 이끈 1억 달러(약 1341억원) 시리즈A로 공개 활동을 시작했고, 7월 30일 그린옥스(Greenoaks)가 이끈 2억 달러 넘는 시리즈B를 기업가치 20억 달러(약 2조6820억원)로 받았다. CVS헬스 벤처스, 베인 캐피털 벤처스가 참여했고 페이페이 리(Fei-Fei Li) 스탠퍼드대 교수,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가 개인 투자자로 들어왔다.
경쟁도 붙었다. 다중 에이전트로 인구 집단을 시뮬레이션하는 아루(Aaru)는 2025년 12월 레드포인트 벤처스가 이끈 시리즈A에서 '헤드라인'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받았고, 9월 30일에는 회계·컨설팅 기업 EY와 제휴해 금융권 마케팅·가격·인수합병 의사결정용 시뮬레이션을 팔기 시작했다. 두 회사는 소비재 기업, 컨설팅 회사, 금융사 등 같은 시장조사 고객을 두고 경쟁한다. 시밀리는 실제 인터뷰로 만든 개인별 에이전트를 아루와의 차이로 내세운다. 디즈니는 이 기술을 월트 디즈니 월드 방문객 조사와 상품 문구 검토에 붙였다.
디즈니와는 디즈니 익스피리언스(Disney Experiences)와 함께 상품명과 상품 설명부터 디지털 예약 화면까지, 월트 디즈니 월드 방문객이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의 세부 요소를 분석했다. 디즈니는 이를 기존 방문객 조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강하는 도구로 설명했다.

시밀리는 가상 인물이 실제 사람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는 매주 수만에서 수십만 명의 실제 사람과 대화해 관점·가치·선호·행동을 모델에 반영한다며 "모든 시뮬레이션은 실제 사람과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과의 대화를 건너뛰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월트 디즈니 월드 측은 상품 이름, 웹사이트 배치, 상품 설명 같은 작은 결정이 큰 차이를 만든다며, 한 콘셉트가 "열두 갈래로 갈릴 수 있는" 단계에서 시밀리로 시안을 다듬는다고 설명했다.

| 기업 | 디즈니 협업 부서 | 시험 과제 | 데모데이 공개 내용 |
|---|---|---|---|
| 필드AI | 디즈니 익스피리언스 테크놀로지·이매지니어링 R&D | 파크 주차장 차량 안내 | 날씨·지형 변화 속 자율 주행, 캐릭터 로봇(BDX 드로이드)에 주행 기술 참고 |
| 피지컬 인텔리전스 |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 | 공연장 뒤 3D 안경 정리 | 쟁반 운반·안경 집기·엉킨 안경 풀기 등 정밀 조작 |
| 프로미스 |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 하이브리드 영화 촬영 | 그레이박스 세트 연기를 생성 AI로 다른 배경에 옮기는 공정 |
| 오픈아트 | 디즈니 뮤직 그룹 | 카탈로그 곡 영상 시안 | 〈헤라클레스〉 'Go the Distance' 추가 영상, IP 침해 탐지 시스템 |
| 시밀리 | 디즈니 익스피리언스(월트 디즈니 월드) | 방문객 여행 준비 과정 분석 | 상품명·설명·예약 화면에 대한 가상 방문객 반응 |
디즈니 액셀러레이터 2026 참가사별 협업 과제. 모두 시험 단계다. 자료=디즈니
2025년 참가사 애니마지, '오지 폭스' 시즌2 제작 중
지난해 참가사들도 1년간 이어온 협업 결과를 들고 다시 나왔다. 산업용 3D 프린팅 기업 해디(Haddy)는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과 함께 출력한 세트 소품과 시제품을 전시했다. 디즈니랜드 리조트 '정글 크루즈(Jungle Cruise)'에 설치된 소품 카누의 복제품, 상하이 디즈니 리조트에 놓인 '킹 루이(King Louie)' 왕좌, 암벽 외장재, 테마 조명 기구가 나왔다.
어린이 미디어 기업 애니마지는 아티스트 주도형 AI 애니메이션 공정 '플립무브(FlipMove)'를 시연했다. 아티스트가 그린 애니매틱(스케치 동영상)으로 3D 장면을 구성하고 레이아웃, 감독 수정, 중간 동작 작업(인비트위닝)을 빠르게 처리한다. 플립무브는 애니마지가 디즈니 주니어(Disney Jr.)와 9개월간 공동 개발한 시리즈 '오지 폭스(Ozzy Fox)' 제작에 쓰인다. 유튜브에서 먼저 공개된 이 시리즈는 시즌2 제작에 들어갔다.
로봇 AI 2곳이 디즈니에서 얻는 것… 실외·혼잡 환경의 시험장


피지컬 인텔리전스(110억 달러 안팎)와 필드AI(1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더하면 210억 달러(약 28조1600억원)다. 디즈니는 두 회사를 성장 단계 기업으로 분류했다. 두 회사가 디즈니에서 얻는 것은 투자금보다 시험 환경이다. 필드AI의 기존 배치처는 사람이 하기 힘든 산업 현장의 점검 작업이 중심이었고,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상용 제품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다.
테마파크 주차장은 날씨와 차량·보행자 흐름이 계속 바뀐다. 공연장 뒤 3D 안경 정리는 같은 동작이 공연 회차마다 반복된다. 이매지니어링 R&D는 필드AI의 주행 기술을 캐릭터 로봇 개발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현장용으로 만든 로봇 지능을 방문객 앞에 서는 캐릭터 로봇에도 쓰겠다는 뜻이다.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 R&D는 무대 뒤 업무용 로봇과 캐릭터 로봇이 같은 기술 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을 인식하고, 물리 세계에서 움직이고, 상황이 바뀌면 적응하는 능력이다. 이매지니어링은 '아바타' 구역의 나비 샤먼(Na'vi Shaman), 공중을 나는 로봇 스파이더맨, 걸어 다니는 베이비 그루트(Groot)를 사례로 들며 "미래의 파크는 로봇 캐릭터로 가득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는 무대에서 공연하고, 일부는 파크 곳곳을 돌아다니게 된다.

이매지니어링은 스타워즈 BDX 드로이드 개념 검증에서 주행 기술과 캐릭터 연기를 결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필드AI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필드AI는 고르지 않은 지형, 바뀌는 배치,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이 있는 현장에 로봇을 배치해 온 회사다. 피지컬 인텔리전스와의 3D 안경 정리 작업도 인식과 정밀 조작이라는 같은 능력을 다룬다. 이매지니어링은 "까다로운 운영 현장에서 얻은 교훈이 방문객을 위해 만드는 것을 개선한다"고 말했다.
생성 AI 투자, 소비자 앱 라이선스에서 내부 제작 공정으로
디즈니는 생성 AI 기업을 상대로 소송과 계약이라는 강온 양면 전략을 펴고 있다. 2025년 6월 유니버설과 함께 이미지 생성 기업 미드저니(Midjourney)를 저작권 침해로 제소했고, 캐릭터닷AI(Character.AI)와 구글에 침해 중단 요구 서한을 보냈다. 오픈AI와의 라이선스 계약은 소라가 문을 닫으면서 석 달 만에 끝났다.
올해 액셀러레이터의 생성 AI 협업은 팬이 쓰는 서비스가 아니라 디즈니 제작팀이 쓰는 도구에 가깝다. 디즈니의 엔터테인먼트 테크 투자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프로미스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촬영 공정에, 오픈아트는 디즈니 뮤직 그룹 내부의 시안 작업에 들어갔다. 디즈니는 7월 발표에서 오픈아트를 'IP를 보호하면서' 창작자의 시각적 이야기를 돕는 플랫폼으로 소개했다. 넷플릭스가 인수한 인터포지티브, 라이온스게이트가 지분을 산 런웨이도 스튜디오 자체 제작물과 라이브러리 안에서 쓰는 도구다.
미국 시청자, AI 배우·각본엔 거부감… 시각효과·자막은 과반이 수용
그도 그럴 것이 미국에서는 아직 AI 창작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루미네이트(Luminate)가 7월 24일 낸 특별 보고서 〈AI와 미디어: 시청자 태도(AI & Media: Audience Attitudes)〉에서 생성 AI를 아는 미국 영화·TV 시청자의 46%는 실존하지 않는 합성 배우가 나오는 데 불편하다고 답했다. 편하다는 응답은 27%였다. AI로 쓴 각본도 불편(40%)이 편함(30%)보다 많았다. 반대로 효과음은 편하다는 응답이 12%포인트, 특수·시각효과는 9%포인트,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는 8%포인트 많았다. 조사는 5월 5~26일 미국 13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유고브(YouGov)가 2025년 10월 미국 성인 1106명에게 물은 조사도 비슷한 결론을 냈다. 배우를 모두 AI 캐릭터로 바꾸는 데 75%가, AI가 각본을 쓰는 데 57%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시각효과 생성(61%), 해외판 자막 번역(64%), 더빙 음성 제작(52%)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이 과반이었다.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 조사에서는 AI가 쇼 전체를 만들면 관심이 줄어든다는 응답이 55%였지만, 아이디어 구상에 AI를 쓰는 경우에는 23%였다.

디즈니가 이번에 고른 협업은 반발이 적은 쪽이다. 프로미스 공정에서 연기는 배우가 그레이박스에서 직접 하고, AI는 배경과 질감을 입힌다. AI는 시청자 반대가 적은 배경·시각효과 쪽에 쓰였다.
연령에 따라 반응은 크게 갈린다. AI가 쓴 영화·TV를 보겠느냐는 질문에 13~17세는 '더 관심'이 '덜 관심'보다 32%포인트 많았다. 18~24세는 26%포인트, 65세 이상은 43%포인트 적었다. 18~24세는 생성 AI를 써 봤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다는 응답도 19%로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루미네이트는 Z세대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음악 청취자 63% 'AI가 곡 전체 만들면 관심 줄어'… 구상·음향 보조엔 반발 작아
음악에서는 AI가 사람의 목소리와 창작을 대신할수록 반발이 커진다. 베인 조사에서 매주 음악을 듣는 미국인 3500명 가운데 63%는 AI가 곡 전체를 만들면 관심이 줄어든다고 답했다. AI 가수를 새로 만드는 경우(58%), 작고한 가수의 신곡을 만드는 경우(56%), 보컬을 만드는 경우(52%)도 절반을 넘었다. 곡 구상과 가사 다듬기(33%), 악기·보컬 음향 보강(34%)은 관심이 줄어든다는 응답이 3분의 1 수준이었다.

루미네이트 조사에서도 사람 가수의 스타일·음색으로 만든 AI 신곡에 불편하다는 응답이 47%로 편하다(27%)보다 많았다. 다만 무관심하다는 응답이 4분의 1 안팎이어서, 편하거나 개의치 않는 청취자를 합치면 과반이다. 할리우드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와 마이애미대 프로스트 음대(Frost School of Music)가 함께 한 조사에서 좋아하는 가수가 AI 도움을 받아 만든 음악에 대한 순관심은 −20%포인트였다. 좋아하는 가수의 허락을 받아 비슷한 목소리로 만든 신인 음악은 −27%포인트였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조사에서 전부 AI로 만든 음악을 내는 데 대한 순찬성은 전체 −20%포인트였지만 18~29세는 +17%포인트였다.
디즈니 뮤직 그룹이 오픈아트와 한 작업은 곡이 아니라 곡에 붙이는 영상이다. 'Go the Distance'의 음원과 목소리는 그대로 두고 영상 시안만 AI로 늘렸다. 청취자가 거부감을 보인 곡·보컬 생성과는 다른 영역이다.
국내에서는 하이브(HYBE)가 2023년 5월 미드낫(MIDNATT, 이현)의 'Masquerade'를 6개 언어로 냈다. 가수가 직접 부른 외국어 녹음에 원어민 발음 데이터를 입히는 슈퍼톤(Supertone) 기술을 썼다. 베인 조사에서 가수 목소리로 보컬을 현지 언어로 옮기는 데는 '관심이 줄어든다'(43%)와 '차이 없다'(43%)가 같았고, '더 관심이 간다'는 13%였다. 조사 결과로 보면 K팝 기획사가 다국어 버전이나 리믹스에 AI를 쓸 때는 가수 본인의 녹음과 동의를 받고 사용 사실을 밝히는 쪽이 청취자 반발이 덜하다.
미국인 52% 생성 AI 사용… 영화·TV 72%·음악 73% 'AI 썼으면 알려야'
그래도 생성 AI를 쓰는 사람은 이미 절반을 넘었다. 루미네이트 조사에서 미국 13세 이상의 52%가 생성 AI를 정기적으로 또는 가끔 쓴다고 답했다. 13~17세는 66%, 65세 이상은 37%였다. 생성 AI를 아는 응답자의 38%는 특정 작가의 스타일로 이미지를 만들어 봤고, 13~17세는 49%였다. 루미네이트는 화풍 자체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지만 스타일 모방이 창작자의 작품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크다고 짚었다. 디즈니는 미드저니를 저작권 침해로 제소했고, 오픈아트는 디즈니용 IP 침해 탐지 시스템을 만들었다.
AI를 썼다면 알려야 한다는 요구는 매체를 가리지 않는다. 허브 엔터테인먼트 리서치(Hub Entertainment Research) 조사에서 미국 소비자의 72%는 TV·영화 제작에 AI를 쓰면 항상 알려야 한다고 답했다. 입소스(Ipsos)·디저(Deezer) 조사에서 음악 스트리밍 이용자의 73%는 서비스가 100% AI로 만든 곡을 추천하면 알고 싶다고 했다. 미국 게이머(18~44세)의 49%는 AI를 어디에 썼는지 전부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프로미스의 뮤즈는 프롬프트와 승인 기록을 버전별로 남겨 작품 어디에 AI가 쓰였는지 추적할 수 있게 한다.

CJ ENM 〈아파트〉, 배우는 실내 촬영·배경은 AI로… 촬영 4일
국내 제작 현장도 AI를 쓰기 시작했다. CJ ENM은 올해 5월 티빙(TVING)으로 AI 하이브리드 장편 〈아파트(The House)〉를 공개했다. 배우 연기는 실내 스튜디오에서 찍고 배경과 시각효과는 모두 AI로 만들어 전체 촬영을 4일에 마쳤다. CJ는 구글의 이마젠(Imagen)·나노 바나나(Nano Banana)·비오(Veo)를 제작 파이프라인에 적용했다. 작업에는 올해 2월 출범한 'AI 콘텐츠 얼라이언스' 소속 제작사 더한필름과 쏠트메이커가 참여했다.
CJ ENM과 디즈니는 AI를 제작 현장에 들이는 경로가 다르다. CJ ENM은 사내 AI 조직을 중심으로 빅테크의 도구를 실제 제작 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디즈니는 외부 AI 기업에 투자하고, 이들이 15주 동안 사업부와 협업하며 기술의 쓰임새를 검증하도록 했다. 국내 제작사는 내부 제작 역량을 키우면서, 핵심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과 공동 개발이나 지분 투자로 협력 범위를 넓힐지 검토할 수 있다.
〈아파트〉는 배우의 연기를 살리고 배경과 시각효과 제작에 AI를 썼다. 루미네이트·유고브 조사에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쓰임새다. 국내 제작사도 시각효과·더빙·자막 같은 개별 공정에서 효과와 시청자 반응을 확인하며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I가 맡은 역할과 사용 범위를 시청자에게 구체적으로 밝혀야 신뢰를 지킬 수 있다.
에버랜드 4족 로봇은 퍼레이드 선두에… 디즈니는 주차장·3D 안경부터
국내 테마파크도 AI 로봇을 먼저 공연 무대에 올렸다. 에버랜드는 2025년 가을축제 때 레인보우로보틱스(Rainbow Robotics)의 4족보행 로봇 RBQ 2대를 '스마일리 펌킨 퍼레이드' 선두에 세웠다. 국내 테마파크 퍼레이드에 로봇이 들어간 첫 사례다. 디즈니가 이번에 시험한 로봇은 방문객 눈에 잘 띄지 않는 주차장과 공연장 뒤에 있다.
무대 뒤 업무를 로봇에 가르치는 작업은 국내에서 호텔이 먼저 시작했다. 롯데호텔 서울은 연회 직원이 냅킨을 접는 동작을 기록해 국내 로봇 AI 스타트업 리얼월드(RLWRLD)의 학습 데이터로 쓰고 있다고 AP통신이 5월 전했다. 디즈니가 피지컬 인텔리전스와 3D 안경 정리를 고른 것처럼, 국내 테마파크·공연장도 운영 인력의 반복 업무를 데이터로 먼저 남겨 두면 로봇 도입 과제를 고르기가 수월해진다.
SM 컬처테크 챌린지는 초기 창업 기업 대상… 디즈니는 성장 단계 기업
국내 엔터 기업도 스타트업 협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SM컬처파트너스는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와 '컬처테크 챌린지'를 열어 2024년 2기에 15곳을 뽑아 SM과 사업 실증을 했다. 2025년 3기 모집 대상은 캠퍼스타운·초기창업패키지·IBK창공 보육 기업으로 정했다. CJ그룹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오벤터스'로 스타트업 40곳을 육성했다.
디즈니는 올해 참가사를 성장 단계 기업으로 소개했다. 필드AI는 이미 3개 대륙에 로봇을 상용 배치한 회사이고,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범용 로봇 모델 분야의 선두권 기업이다. 국내 프로그램이 정부 창업 지원 사업과 맞물려 초기 기업을 키운다면, 디즈니는 기술을 검증받은 기업을 파크·스튜디오·음악 사업부의 실제 과제에 붙인다. 국내 방송·엔터 기업이 생성 AI·로봇 기업과 손잡을 때 참가 기업의 단계와 사내 과제의 범위를 함께 정하는 방식으로 참고할 수 있다. 디즈니는 공개 모집 없이 자체 네트워크와 투자사 소개로 참가사를 찾는다. 대상은 벤처 투자를 받은 성장 단계 기업이며,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은 프로그램 안내에 없다. 국내 기업은 투자사를 통해 디즈니에 연락할 수 있고, 디즈니의 사업 과제와 기술이 어떻게 맞는지 설명할 준비가 필요하다.
디즈니 과제는 주차·3D 안경·상품 문구 단위… 국내 CVC, 해외 성장 단계 AI 기업 트랙 검토할 만
디즈니는 '파크 자동화' 같은 큰 목표 대신 주차 안내, 3D 안경 정리, 상품 설명 문구처럼 결과를 잴 수 있는 업무를 과제로 골랐다. 국내 테마파크와 공연장도 퍼레이드 연출보다 회차마다 반복되는 무대 뒤 업무에서 시험 과제를 정하면 도입 전후를 숫자로 비교할 수 있다.
참가사가 이미 상용 고객과 모델을 가진 성장 단계 기업이어서 15주 안에 시연까지 갔다. 국내 CVC와 액셀러레이터는 초기 기업 육성과 별도로, 해외 성장 단계 AI 기업에 소수 지분을 넣고 사업부 과제를 붙이는 트랙을 따로 둘 수 있다. 개발한 IP를 참가 기업이 갖는 디즈니의 조건은 해외 기업이 참여를 결정할 때 따지는 항목이다.
생성 AI 협업에는 권리 점검 도구가 같이 들어갔다. 오픈아트는 디즈니용 IP 침해 탐지 시스템을 만들었고, 프로미스는 '카피라이트 가디언'으로 결과물을 점검한다. 국내 기획사와 제작사가 카탈로그 영상이나 하이브리드 촬영을 시험할 때도 권리 확인 절차를 처음부터 설계에 넣어야 사업부 단위로 넓힐 수 있다.

SBS '김부장' 3분 AI 장면·KBS AI 가이드라인… 방송사 과제는 공정 선택 표시
국내 방송사도 제작에 AI를 넣고 있다. SBS 드라마 '김부장'은 2회의 3분가량 과거 회상 총격·추격 장면을 실제 촬영 없이 AI로 만들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연 '2026 방송미디어 AI 혁신인재 양성 세미나'에서는 이 장면과 함께 MBC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의 AI 활용, 북중미 월드컵 실시간 AI 자막·화면 해설, AI 음성 라디오 뉴스, AI 리무버를 쓴 후반작업 자동화 사례가 소개됐다.
KBS는 AI 프로덕션을 열었고, 아나운서 10여 명이 자기 목소리를 AI 음성 합성에 쓰는 데 동의했다. MBC는 2024년 AI 전략 자회사 도스트일레븐(DOST11)을 세웠고, SBS는 'AI파트너십팀'을 중심으로 '스브스 AI'를 운영한다.
방송사의 쓰임새는 미국 시청자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영역에 몰려 있다. 자막·화면 해설·음성 내레이션·후반작업은 유고브 조사에서 수용 응답이 반대보다 많았던 공정이다. '김부장'의 AI 장면은 배우를 대신하지 않고 촬영이 어려운 장면을 만들었다. 다만 실제 촬영처럼 보이는 장면이어서 시청자에게 AI 사용을 어떻게 알릴지가 함께 따라붙는다.
표시는 법 문제이기도 하다. 1월 22일 시행된 AI 기본법은 생성 AI 결과물에 표시 의무를 두고, 정부는 1년 이상 과태료를 물리지 않는 계도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해석으로는 방송사가 AI 이용사업자에 해당하지 않지만, KBS는 2025년 8월 'KBS AI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세부 지침을 따로 내기로 했다. 미국 소비자의 72%가 TV·영화의 AI 사용을 항상 알려야 한다고 답한 조사와 같은 방향이다.
디즈니와 국내 방송사의 차이는 AI 기업과 맺는 관계에 있다. 국내 방송사는 자회사와 사내 조직으로 AI를 키우고 있고, 디즈니는 외부 성장 기업에 지분을 넣고 사업부 과제를 맡겼다.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지상파가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는 어렵다. 국내 방송사는 시청자 거부감이 낮은 후반작업·자막·음성 공정에서 외부 AI 기업과 시험 과제를 정해 함께 검증하고, 제작 과정에서 AI를 쓴 대목을 기록하고 표시하는 체계를 같이 갖출 수 있다. 프로미스의 뮤즈가 프롬프트와 승인 기록을 버전별로 남기는 방식이 참고가 된다.
AI 투자, 플랫폼 제휴보다 현장 적용 기업으로… 내년 데모데이가 첫 점검
디즈니 액셀러레이터 참가사 가운데 AI 기업은 2024년 5곳 중 3곳(오디오셰이크·일레븐랩스·프로메시안AI)이었고, 올해는 5곳 전부다. 2024년 참가사가 음성·오디오·3D 제작 도구였다면 올해는 로봇과 시뮬레이션이 절반을 넘는다. 지난해 참가사 애니마지는 1년 만에 디즈니 주니어와 공동 개발한 시리즈를 유튜브 공개와 시즌2 제작까지 이어갔다.
올해 5곳의 협업은 아직 시험 단계다. 주차장 로봇과 3D 안경 정리 로봇이 파크 상시 운영에 들어가는지, 프로미스의 하이브리드 촬영 공정이 디즈니 작품 제작에 쓰이는지는 내년 데모데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봇 AI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매출보다 빠르게 오른 만큼, 디즈니 같은 현장 고객의 적용 사례가 이들 회사의 다음 투자 유치에서도 근거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