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 규제가 다시 ‘한계 시험대’에 올랐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수장 브렌던 카 위원장이 2월 19일 워싱턴에서 넥스타 미디어 그룹의 TEGNA 인수에 공개적으로 힘을 실으면서, 미국 최대 규모의 지역 민영 TV 방송국 체인으로 성장해 온 넥스타가 전국 네트워크 채널과 뉴스 채널까지거느린 ‘슈퍼 방송 공룡’으로 몸집을 불리는 길에 규제 수장이 직접 길을 터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1990년대 펜실베니아의 작은 지역 방송사에서 출발한 넥스타는 인수·합병을 반복하며 지금은 미국 전역 수십 개 주에서 로컬 방송국을 지배하는 거대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했는데, 이번 딜이 성사되면 한 회사가 미국 TV 가구의 절반이 넘는 시청자를 쥐락펴락하게 되는 초집중 구조가 현실화된다. 미국 방송 시장은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의 합병에 이어 레거시 미디어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With respect to Nexstar-TEGNA, I support that transaction."
— 브렌던 카(Brendan Carr) FCC 위원장 2026년 2월 19일, 워싱턴 기자회견
브렌단 카 FCC의장
딜의 스케일: 265개 방송국, 전국 가구 54.5% 커버
넥스타 미디어 그룹(Nexstar Media Group)이 TEGNA를 62억 달러(약 8조 7,000억 원)에 인수하는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미국 전역 265개 방송국을 보유한 사상 최대 규모의 지상파 방송 그룹이 탄생한다. FCC 규정에 따른 산정 방식 기준으로, 이 거대 그룹이 잠재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범위는 미국 전체 TV 가구의 54.5%에 이른다.
문제는 현행 전국 소유 상한이 39%라는 점이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15%포인트 초과지만, 이 상한은 FCC가 규칙으로 정한 수준이 아니라 연방법에 근거한 ‘금지선’에 가깝다. 다시 말해 이 선을 넘기 위해서는 한시적 예외(Waiver)를 동원해 사실상 법 취지를 우회하거나, 아예 의회와 함께 제도를 손보는 수준의 규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수치는 단순한 덩치 경쟁의 문제가 아니다. 법정 상한인 39%를 15%포인트 이상 뛰어넘겠다는 것은, 기존 규제 프레임 안에서는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규제 틀 자체를 다시 짜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카(Carr) 위원장이 “그 거래를 지지한다”고 공개 발언한 순간, 넥스타–TEGNA 인수는 개별 기업 M&A를 넘어 미국 방송 규제 철학을 다시 그리는 ‘시험대’로 성격이 바뀌었다.
한국 콘텐츠 업계에도 이 사건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전국 단일 사업자가 미국 지역 방송 네트워크를 사실상 장악하는 구조로 재편되면, 한국 드라마·예능·K-팝 관련 프로그램을 미국 지상파·로컬 채널에 공급하는 신디케이션 계약과 편성권 협상의 창구가 몇 개 거대 그룹으로 수렴된다. 이는 한편으로는 “한 번 뚫으면 전국 동시다발 확산”이 가능한 거대 파이프가 열리는 기회가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넥스타 같은 초대형 바잉파워 앞에서 개별 제작사·중소 배급사의 협상력이 급격히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 콘텐츠 산업이 미국 방송 시장을 바라볼 때, 이번 딜을 ‘남의 나라 M&A’가 아니라 향후 K-콘텐츠 유통 전략을 재설계해야 할 구조 변화의 신호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트럼프의 직접 드라이브 — 행정부 의지의 공식화
현직 대통령이 심사 중인 특정 기업 M&A 건의 성사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은 미국 규제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장면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2월 7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직접 메시지를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2월 7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직접 메시지를 올려, 넥스타(Nexstar)–테그나(Tegna) 인수합병에 대한 명시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Those that are opposed don't fully understand how good the concept of this Deal is for them, but they will in the future. GET THAT DEAL DONE! PRESIDENT DJT"
—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트루스소셜(Truth Social), 2026년 2월 7일
카(Carr) 위원장은 같은 날 즉각 화답했다. 같은 날 브렌던 카(Brendan Carr) FCC 위원장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즉각 화답하며, 전국 네트워크에 대한 비판과 지역 방송사 연합에 대한 사실상의 ‘정치적 지원 사인’을 보냈다.
"President Trump is exactly right. The national networks like Comcast & Disney have amassed too much power. For years, they've been pushing this Hollywood & New York programming all over the country with no real checks."
— 브렌던 카(Brendan Carr) FCC 위원장 2026년 2월 7일
카 위원장의 이 발언은 단순한 친기업·완화 규제 신호를 넘어, 미디어 권력 구조 재편의 정치적·규제적 프레임을 분명히 드러낸다.
첫째, 컴캐스트(Comcast)·디즈니(Disney) 등 전국 네트워크에 집중된 영향력을 문제 삼으며, “Hollywood & New York programming”을 전국에 일방적으로 밀어 넣어 온 전국 네트워크 중심 구조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둘째, 이에 대한 “카운터 파워(counter‑power)”로, 넥스타·싱클레어·테그나 등 지역 지상파 방송사 연합을 새로운 권력 축으로 떠받치려는 규제 철학을 드러낸다.
K‑콘텐츠 관점에서 보면, 이번 에피소드는 “미국 진출 파트너를 스트리밍 서비스나 전국 네트워크(ABC·NBC·FOX 등)에만 한정할 필요가 없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행정부와 FCC 리더십이 로컬 방송사 그룹을 전국 네트워크의 대항마로 키우려는 방향을 공식화한 만큼, K‑콘텐츠 사업자는 전국망이 아닌 지역 방송국 연합(예: Sinclair 계열) 을 미국 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권력 축 후보로 보고, 이들과의 전략적 제휴·채널 론칭(ATSC 3.0)·광고·스포츠·뉴스 협력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 문단 전체를 한 줄로 요약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카 FCC 위원장의 공개 발언은 전국 네트워크 독점에 맞선 로컬 방송사 연합 강화라는 새로운 미디어 권력 재편 시나리오를 공식화했으며, 이는 K‑콘텐츠가 미국 시장에서 ‘로컬 연합’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을 기회를 열어준다”는 메시지다.
규제 절차 논쟁: 위원 전체 표결 vs. 미디어국 단독 승인
딜의 승인 여부만큼이나 뜨거운 쟁점은 ‘어떤 절차로 결정하느냐’의 문제다. 민주당 측 FCC 위원 안나 고메즈(Anna Gomez)는 2월 19일 기자회견에서, 넥스타–테그나(Tegna) 인수 건은 미디어국(Media Bureau)이 아니라 위원 전체의 표결로 처리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This should be voted at the Commissioner level. It should absolutely not be done at the bureau level. It's a new and novel issue. And it is also a very difficult issue because actually approving the transaction would be prohibited by the statutory cap on ownership."
— 안나 고메즈(Anna Gomez) FCC 위원 2026년 2월 19일, FCC 기자회견
고메즈 위원의 논지는 두 겹으로 정리된다.
첫째, 전국 시청점유 39% 법정 상한을 넘는 이 거래는 전례 없는 ‘새롭고 복잡한 이슈’이므로, 사무국(미디어국)의 위임 권한이 아니라 5인 위원 전체가 책임 있게 표결해야 한다는 절차적 주장이다.
둘째, 넥스타–테그나 결합 이후 추정 시청점유가 54%대를 넘기는 만큼, 현행 통신법에 명시된 국가 소유 상한(39% 캡)을 사실상 정면으로 위반하게 되어, 단순한 ‘웨이버(waiver)’로는 합법적 승인 근거가 없다는 법리적 문제 제기다.
카 위원장 측이 미디어국 단독 승인 절차를 택할 경우, 민주당 위원들의 공식 반대 표결 없이도 딜을 통과시킬 수 있는 반면, 위원회 표결로 올릴 경우 법정 상한 위반과 권한 일탈 논쟁이 본격화된다.
이 장면은 “절차가 곧 권력”이라는 규제 정치의 기본 원리를 다시 확인시킨다. 어느 조직이, 어떤 위임 규정을 근거로, 어떤 수준에서 심사하느냐가 결과를 구조화하는 것이다.
한국 방송·통신 규제에서도 심의 주체(위원회 vs 실무국)와 절차(본회의 상정 여부)가 결과를 사실상 선결해 온 사례가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한국 미디어 사업자들은 미국 파트너십·투자·M&A를 검토할 때 규제 기관 내부의 절차 선택 리스크까지 선제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카(Carr) 위원장 측이 FCC 미디어국(Media Bureau) 레벨에서 처리한다면, 민주당 위원들의 공식 반대 투표 없이도 거래는 진행될 수 있다. 절차가 곧 권력이다. 이른바 사무국 전결이다. 이 구도는 한국 방송 규제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반복된 바 있다. 심의 주체와 심의 방식이 결과를 사전에 구조화하는 방식이다. 한국 미디어 사업자들이 미국 시장 파트너십을 검토할 때 이 규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뜻밖의 최대 반대론자: 트럼프 측근 뉴스맥스 CEO
딜 반대론의 가장 목소리 큰 주체는 의외의 인물이다. 보수 성향 케이블 뉴스 채널 뉴스맥스(Newsmax)의 CEO 크리스 러디(Chris Ruddy)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넥스타–테그나 인수와 이를 위해 추진되는 방송 소유 규제 완화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크리스 러디 뉴스맥스 CEO
그는 최근 미 상원 상무위원회 청문회에서 “FCC가 전국 시청점유 39% 캡을 우회·완화하려 한다면 소송을 제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못박았다.
"I am prepared to litigate FCC departure from the 39% cap."
— 크리스 러디(Chris Ruddy) 뉴스맥스(Newsmax) CEO 상원 청문회, 2026년 2월 10일
러디의 논리는 이렇다. 먼저 넥스타–테그나 합병으로 탄생하는 초대형 방송 그룹이 전국 가구의 절반 이상을 덮는 규모로 확대되면, 지역 광고·재송신료 협상에서 사실상 슈퍼 지배력을 행사해 케이블·위성·독립 채널에 과도한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역 배급망에 의존하는 뉴스맥스 같은 독립·보수 채널은, 로컬 방송사와 재송신료 패키지로 묶인 경쟁 채널(예: NewsNation 등)에 밀려 편성·배급 협상에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다음으로 전국 시청점유 39% 캡은 의회가 법률에 근거해 부여한 상한이므로, FCC가 단독으로 이를 사실상 우회·폐지하는 것은 “연방법 위반이자 권한 일탈”에 해당하며, 자신은 이를 두고 연방 법원에 제소할 의사가 있다고 공개 경고했다. 실제로 뉴스맥스는 FCC에 공식 “거부 청원(petition to deny)”을 제출해, 이 거래가 지역 뉴스 다양성과 경쟁을 훼손한다는 점을 조목조목 문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에는 러디의 논리를 인용하며 소유 상한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2026년 2월 7일에는 트루스소셜에서 넥스타–테그나 딜을 “끝내라(GET THAT DEAL DONE)”고 공개 지지하면서, 사실상 러디의 입장을 일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같은 보수 진영 안에서도 대통령–FCC 위원장–케이블 뉴스 사업자 사이에 미디어 소유 구조 재편을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미디어는 정치가 아니라 비즈니스다’
뉴스맥스 사례는 K‑콘텐츠 업계에 두 가지 중요한 시그널을 준다.
첫째, 스트리밍 시대, 미디어는 정치가 아니라 산업이다. 미국 미디어 시장에서의 파트너십·채널 론칭·M&A 전략을 세울 때, 행정부 기조나 정치적 친연성만을 근거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같은 정치적 진영 내부에서도 전국 방송 그룹, 지역 방송사 연합, 독립 뉴스 채널, 케이블·위성 사업자, 빅테크·스트리밍 플랫폼 등 각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소유 규제·재송신료·광고 시장을 둘러싸고 때로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둘째, 특정 대형 방송 그룹과의 제휴나 지분 참여가 미국 내 다른 보수/진보 채널, 지역 방송사, 유통 플랫폼과의 관계를 동시에 악화시키거나, 규제·소송 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는지를 별도의 축에서 정교하게 검증해야 한다.
요약하면, 이번 에피소드는 “같은 편 정치”가 규제 리스크 헤지나 시장 진입 안전판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K‑콘텐츠 사업자는 미국 파트너를 선택할 때, 정치·이념 라벨이 아니라 각 사업자의 소유 구조, 규제 포지션, 소송 성향, 지역 광고·재송신료 전략까지 포함한 입체적인 이해관계 분석을 선행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DOJ 변수: 슬레이터 퇴장, 아세피 투입 — 마지막 독립 견제 약화
이번 합병이 최종 클로징되기 위해서는 FCC 승인뿐만 아니라 법무부(DOJ) 반독점 심사라는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주, 이 두 번째 관문에 중대한 인사 변수가 발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명했던 반독점국장 애비게일 슬레이터(Abigail Slater)가 2월 12일 전격 사임했고, 그 직후 부국장 오미드 아세피(Omeed Assefi)가 임시 국장(acting assistant attorney general)으로 투입되었다. 슬레이터의 퇴장은 백악관이 내부 갈등과 정책 이견을 이유로 사실상 ‘퇴진’을 요구한 결과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대형 기업 결합에 대한 DOJ의 견제 의지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뉴 스트리트 리서치(New Street Research)의 정책 어드바이저 블레어 레빈(Blair Levin)은 이 인사 변화를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We think Slater would have been more likely than her successor to entertain certain Top Four divestitures notwithstanding the repeal of the FCC's Top Four rule. Her successor will be more likely to follow the FCC's lead and determine that owning two top four stations (other than perhaps in a handful of middle or smaller markets) would not harm competition."
— 블레어 레빈(Blair Levin) 뉴 스트리트 리서치(New Street Research) 정책 어드바이저
슬레이터(Slater)의 퇴장은 FCC와 독립적으로 작동하던 DOJ의 독자적 견제 기능이 사실상 약화된 것을 의미한다. 아세피(Assefi) 임시 국장 체제에서 DOJ가 FCC의 방향을 추종하는 구조로 재편된다면, 두 개의 독립적이어야 할 규제 관문이 하나의 정치적 의지 아래 수렴하는 셈이다.
K-EnterTech Hub 분석
슬레이터 체제에서 DOJ는 FCC와 별도로, ‘Top 4(ABC, CBS, NBC, FOX)’ 방송국 중복 소유 문제와 지역 광고·뉴스 경쟁에 대한 독자적인 견제 축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었다. 예컨대, FCC가 Top Four 규정을 완화하거나 사실상 무력화하더라도, DOJ가 “동일 시장 내 상위 4개 방송국 중 2개 이상을 소유하는 것은 경쟁을 저해한다”며 일부 자산 매각(divestiture)을 요구할 여지가 있었다는 의미다.
레빈의 분석처럼, 슬레이터라면 FCC 규칙 완화와 무관하게 시장 구조 기준에서 Top Four 매각 조건을 검토했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아세피 임시 국장 체제에서는 FCC의 소유 규칙·판단을 그대로 따라가는 방향으로 정렬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DOJ와 FCC라는 두 개의 독립 규제 축이 하나의 정치적 의지 아래 수렴될 위험이 커졌다는 점이 이번 인사 변동의 핵심이다. 미국 미디어 규제 역사에서, 방송·통신 분야 대형 딜을 두고 FCC와 DOJ가 모두 동일한 정치 라인·해석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사례는 드물며, 과거에는 두 기관이 서로 다른 기준(공익·소유 규칙 vs 반독점·시장 경쟁)을 적용해 상호 견제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정렬은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
미국 TV 방송사 규제가 한국 콘텐츠 사업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미디어 시장과 방송 규제 환경의 변화에는 따른 간접적 영향에는 관심을 가져야한다.
미국에서는 규제 기관들 간 ‘이중 심사’에 기대는 리스크 헤지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 FCC와 DOJ가 동일한 정치·산업 정책 기조에 맞춰 단기간에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는, “한 쪽이 막아줄 것”이라는 가정이 성립하지 않는다.
방송 콘텐츠 파트너십, 채널 확보, 합작 투자·M&A 구조를 설계할 때, 개별 딜의 경쟁·소유 리스크뿐 아니라 정권·인사 변화에 따른 규제 라인의 급격한 정렬 가능성까지 별도의 시나리오로 반영해야 한다.
특정 대형 방송 그룹이나 로컬 연합과의 장기 계약·지분 제휴는, 향후 미국 내 규제 환경이 다시 ‘반(反)대형·친독립’ 기조로 되돌아갈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계약 기간·Exit 조항·규제 변경 시 재협상 조항 등 정책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법·재무 구조를 미리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K-EnterTechHub 종합 전망: 3가지 시나리오
이번 넥스타(Nexstar)–TEGNA 합병 국면은 미국 지상파 방송 산업에만 국한된 이슈가 아니다.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K‑콘텐츠 사업자와 한국 방송·미디어 기업들이 파트너 선택·신디케이션·광고 전략을 전면 재점검해야 할 구조 변화다. 아래 3가지 시나리오는 현재 FCC·DOJ·의회 동향과 시장 이해관계를 반영한 K‑EnterTechHub의 기본 전망이다.
S1
높음
조건부 승인 — 2026년 내 클로징 가능
FCC가 웨이버(waiver) 또는 규칙 변경(rulemaking) 형태로 39% 상한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DOJ는 일부 중소 시장에서의 방송국 매각(divestiture)을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넥스타는 최대 265개 방송국, 전국 가구의 50% 이상을 커버하는 초대형 로컬 방송 그룹으로 재편되며, 미국 내 K‑콘텐츠 신디케이션, 로컬 광고·스폰서십, 스포츠·예능 포맷 협상에서 ‘1위 로컬 연합’과의 딜이 사실상 기준값이 된다. 전국 네트워크(ABC·NBC·FOX·CBS)뿐 아니라 로컬 방송사 슈퍼그룹과의 패키지 딜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K‑콘텐츠의 미국 지상파 진출 전략에서 핵심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S2
중간
법정 공방 — 수년간 불확실성 지속
뉴스맥스(Newsmax) 등 반대 사업자들이 예고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이 39% 법정 상한의 행정적 면제·해석 변경에 제동을 거는 경우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FCC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합병 클로징이 장기간 지연되고, 그 사이 미국 방송 M&A 시장 전반이 “관망·동결 모드”에 빠질 수 있다. 로컬 방송사 지형이 몇 년간 고착되는 대신, 규제 리스크 때문에 초대형 딜은 줄어들고, K‑콘텐츠 입장에서는 복수의 중형 그룹·FAST·케이블·스트리머와 병렬 파트너십을 유지해야 하는 복잡한 지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S3
낮음
의회 입법 — 가장 오래 걸리지만 법적 안정성 최고
의회가 39% 법정 상한을 조정하거나, FCC에 명시적으로 면제 권한을 부여하는 입법을 추진하는 시나리오다. 실현까지는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통과되면 향후 유사 거래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와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는 선례가 된다.
이 경우 방송 소유 규칙은 “법률→FCC 규정→개별 딜 조건”의 3단계 구조로 정교하게 정리되고, K‑콘텐츠 사업자는 장기적인 파트너십·합작 채널·공동 투자 구조를 설계할 때 정치·정권 변경에 덜 흔들리는 법적 프레임을 전제로 전략을 짤 수 있다.
카(Carr) 위원장이 “두고 보라(Stay tuned)”고 예고한 FCC 문서가 공개되는 순간, 미국 방송 규제의 새 챕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챕터는 전국 네트워크 vs 로컬 방송사 연합, 지상파 vs 스트리밍·FAST, 초대형 그룹 vs 독립 채널 간 힘의 균형을 재배치하면서, K‑콘텐츠 업계가 미국 미디어 시장을 바라보는 전략 지도 역시 함께 바꾸도록 요구할 것이다
본 리포트는 Ted Hearn의 원문 보도(D.C. Memo, 2026년 2월 19일)를 바탕으로 K-EnterTech Hub 편집부가 산업 분석 및 K-콘텐츠 시장 관점의 해설을 추가해 재구성한 것입니다. 원문 인용은 정확성을 위해 영문 원문을 병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