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와, 무인 매장에서 검증한 공간 AI를 반도체 공장으로 옮긴다

원주 AI 스타트업 할로와가 공간 운영 OS ‘아로스’로 무인 매장을 넘어 반도체 제조 현장에 도전합니다. 출입·결제·CCTV 비전·로봇을 연결해 상황 인식부터 실행·검증까지 통합합니다. 반도체 후공정 기업과 PoC를 진행하며, 포틀랜드를 거점으로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할로와, 무인 매장에서 검증한 공간 AI를 반도체 공장으로 옮긴다

지역 AX 브릿지@KOREA 참가기업 인터뷰

원주 스타트업, 앱 사업 매각 뒤 6개월 만에 공간 운영 OS ‘아로스’ 개발… 출입·결제·CCTV 비전·로봇을 한 플랫폼으로 묶어 반도체 후공정 PoC, 미국 포틀랜드 진출 추진

권혁진 할로와 대표가 지난 6일 K엔터테크허브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화상 인터뷰 화면 갈무리

강원 원주의 AI 스타트업 할로와(Hallowa)가 공간 운영 OS ‘아로스(AROS)’를 반도체 제조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기업과 개념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아로스는 무인 매장과 무인 워크스페이스에서 먼저 운영 검증을 거쳤다.

할로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nistry of Science and ICT)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한 제1회 ‘지역 AX 브릿지@KOREA’ 참가 기업이다. 행사는 13~14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지역별로 선정된 20개사가 4개월 동안 수요조사, 잠재 바이어 초청, 사업화 컨설팅, 1대1 바이어 매칭을 거쳐 행사에 참가했다.

할로와는 아로스를 출입, 예약, 결제, 좌석, 전력, CCTV 비전, 리포팅을 하나로 묶은 AI 공간 운영 플랫폼으로 소개한다.  권혁진(Hyukjin Kwon) 대표는 6일 K엔터테크허브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아로스를 “카메라로 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공간을 운영하는 것까지 실행시키는 OS”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오리건주 포틀랜드(Portland)를 첫 거점으로 잡고 현지 소프트랜딩 프로그램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고, 검증한다… 아로스의 4단계 운영 구조

권 대표는 아로스를 ‘자율 실세계 운영 시스템(Autonomous Real-world Operation System)’의 약자로 설명했다. 회사 소개 이미지에는 ‘자율 리테일·공간 OS(Autonomous Retail/Space OS)’로도 적혀 있다. 아로스는 공간 상태를 읽는 See, 상황에 맞춰 필요한 작업을 정하는 Decide, 사람·설비·로봇에 작업을 넘기는 Act, 결과를 다시 확인하는 Verify의 네 단계로 돌아간다.

아로스 AI 비전이 무인 워크스페이스 CCTV 화면에서 이용자와 좌석 구역을 실시간으로 구분하고 있다. 자료=할로와 아로스 소개 영상

할로와가 9월 공개한 아로스 소개 영상은 이 흐름을 무인 워크스페이스 장면으로 보여준다. 고객이 모바일로 예약하고 결제하면 아로스가 곧바로 출입과 공간을 제어하고, 천장 카메라의 AI 비전이 지금 몇 명이 공간을 쓰고 있는지 파악한다. 관리자가 현장에 없어도 운영이 이어진다. 출입은 안면 인식으로도 처리한다.

권 대표가 인터뷰에서 든 예도 같은 장면이다. “누가 커피를 쏟으면 공간에 설치한 디지털 트윈과 카메라 비전이 그 구역의 좌표를 잡고, 그 좌표로 로봇청소기가 가서 커피를 치운다.” 영상에서는 카메라 화면에 액체 감지 표시가 뜬 뒤 로봇청소기가 해당 구역으로 이동한다. 같은 흐름을 공장으로 옮기면 이상 상황 감지부터 설비·로봇 투입, 완료 확인까지가 한 시스템 안에서 처리된다.

단계

역할

무인 워크스페이스 예

See(인지)

카메라 비전·IoT로 공간 상태 파악

바닥에 쏟아진 커피 감지

Decide(판단)

맥락에 맞춰 필요한 작업 결정

디지털 트윈에서 오염 구역 좌표 확인

Act(실행)

사람·설비·로봇에 작업 전달

로봇청소기 호출·이동

Verify(검증)

작업 결과 재확인

청소 완료 여부 확인

아로스 운영 단계와 무인 워크스페이스 적용 예. 자료=권혁진 대표 인터뷰·아로스 소개 영상 재구성

출입·예약·결제·좌석·전력·CCTV를 한 화면에… 엣지 기기부터 분석까지 3계층

회사 소개 자료에 실린 아로스 구조는 세 계층이다.

맨 아래 엣지·IoT 계층에는 CCTV, NPU 박스, 센서, 스마트 도어록, 전력·에너지 장치가 붙는다. 가

운데 아로스 플랫폼이 통합 운영 관리, 데이터 허브, 자동화 엔진을 맡고, 맨 위 AI·분석 계층이 비전 AI, 예측 분석, 리포팅을 처리한다.

운영자는 대시보드와 모바일 앱에서 방문자 수, 공간 이용률, 매출, 예약 현황을 한꺼번에 본다. 소개 영상은 이 데이터로 공간이 가장 붐비는 시간과 줄어든 운영비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로스 대시보드·모바일 앱과 적용 공간, 3계층 구조를 정리한 회사 소개 이미지. 자료=할로와

계층

구성 요소

AI·분석

비전 AI(객체 감지·이상 감지·혼잡도 분석), 예측 분석, 리포팅

아로스 플랫폼

통합 운영 관리, 데이터 허브, 자동화 엔진

엣지·IoT

CCTV, NPU 박스, 센서, 스마트 도어록, 전력·에너지 장치

적용 공간

무인 매장, 스터디카페, 스마트오피스, 공장·산업 현장

아로스 시스템 구성. 자료=할로와 기업 소개 자료

인식에서 멈추는 비전 AI와 달리… 사람·설비·로봇에 API로 작업 전달

권 대표는 차별점을 비전 AI 기업, 로봇 기업과의 역할 차이로 설명했다. 일반적인 비전 AI는 사람이나 사물을 인식해 데이터로 만드는 데서 처리가 끝나고, 로봇 기업은 로봇 자체의 동작에 집중한다. 아로스는 그 중간에서 공간 전체의 상태를 읽고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 판단한 뒤, 그 정보를 사람과 설비, 로봇에 API 형태로 넘긴다.

권 대표는 “요즘 바이브 코딩에서 MCP로 데이터를 주고받듯, 공간의 사람과 사물, 로봇에 공간 데이터를 확인해 API를 전달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Tesla)에 빗대 “카메라와 센서를 단 차가 돌아다니며 FSD(완전자율주행)를 만들듯, 우리는 FSD를 공간에 맞춰 쓸 수 있게 만드는 회사”라고도 했다.

개발 방식도 차이로 꼽았다. 연구실이 아니라 자체 쇼룸을 직접 운영하며 데이터를 쌓는 도그푸딩(dogfooding) 방식으로 기술을 검증했고, 이 운영 경험을 들고 반도체 후공정 현장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마감 할인 앱 매각 후 6개월… 결제 편의용 특허에서 출발한 공간 AI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THE VC)에 등록된 기업 정보를 보면 할로와는 2023년 4월 원주에서 설립됐고 2024년 4월 시드 투자를 받았다. 팁스(TIPS) 일반 트랙에도 선정됐다. 첫 사업은 주변 매장의 마감 할인 상품을 찾아주는 위치 기반 앱 ‘할로와’였다. 권 대표는 이 앱 서비스를 지난해 매각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주요 분야로 AI, 스마트 리테일, 스마트 빌딩, 시설관리를 내세운다.

공간 AI 기술의 출발점은 앱 시절 사들인 안구 인식 관련 특허다. 권 대표는 “문을 열고 결제하는 과정이 불편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려고 산 특허였다”고 했다. 결제 쪽에서 안구 인식과 카메라 비전을 개발하던 중 앱을 매각하면서 기술이 남았다. 앱을 운영할 때부터 고객 행동 데이터와 고객관계관리(CRM)에 무게를 뒀던 것도 공간 데이터 사업으로 이어졌다. 무인 공간 서비스를 기획해 실제 운영에 올리기까지 6개월 남짓 걸렸다. 권 대표는 “소프트웨어만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산업 공간으로 가서 딥테크를 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9월 시애틀·포틀랜드·뉴욕 방문… 10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1월 CES

할로와는 아직 해외 매출이 없다.

권 대표는 “지금까지 국내 사업에 집중해 왔고 실질적인 해외 세일즈 경력은 없다”고 했다. 9월에는 2주 남짓 시애틀, 포틀랜드, 뉴욕을 돌며 액셀러레이터와 잠재 고객, PoC 대상 기업을 만났다. 포틀랜드에서는 소프트랜딩 프로그램과 인텔(Intel) 연계 스타트업 허브 입주를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과 14일에 열린 서울 지역 AX브릿지 밋업 행사

포틀랜드를 고른 이유는 PoC 상대가 반도체 후공정 기업이기 때문이다.

포틀랜드 일대는 인텔의 생산·연구 거점이 모인 ‘실리콘 포레스트(Silicon Forest)’로 불린다. 권 대표는 “실리콘밸리, 시애틀, 뉴욕도 좋지만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며 이곳에서 레퍼런스를 먼저 만들겠다고 했다. 포틀랜드 지역 경제개발기구 그레이터포틀랜드(Greater Portland Inc)는 2025년 9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한국 스타트업 10곳을 초청하는 소프트랜딩 프로그램을 처음 운영했다.

할로와가 행사에서 찾은 상대도 해외 쪽이다. 기업 소개 자료에 적은 매칭 희망 대상은 미국·일본·싱가포르의 리테일·프롭테크(PropTech)·스페이스테크 기업, 공간 운영 플랫폼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 고객과 운영사, 글로벌 SI·유통·시설관리 파트너, 투자사와 액셀러레이터다.

할로와는 2027년 미국 현지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한다. 10월에는 13~15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Moscone West)에서 열리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6(TechCrunch Disrupt 2026)에 참가했다. 내년 1월 CES에도 나간다. 권 대표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산업 PoC를 미국에서 같은 방식으로 재현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고 검증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NIPA 지역 AX 사업에서 찾는 것… 미국 PoC 고객과 현지 투자 네트워크

권 대표는 이번 지원 사업에서 얻으려는 것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미국 시장 교육이나 컨설팅도 중요하지만, 첫째는 미국 시장에 들어가 PoC와 고객을 발굴할 기회이고, 둘째는 현지 벤처캐피털(VC)이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것과 네트워크 확장이다.” 그는 “10월 테크크런치 참가도 이번 AX 사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망… 반도체 후공정 PoC의 계약 전환이 미국 진출의 첫 조건

할로와의 다음 과제는 반도체 후공정 PoC를 정식 계약으로 바꾸는 일이다.

권 대표는 공간 운영 OS가 “한국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아직 완벽하게 자리 잡은 사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제조 고객은 현장 레퍼런스를 먼저 확인한다. 무인 워크스페이스에서 쌓은 운영 데이터와 국내 공장 PoC 결과를 포틀랜드 현지 PoC로 옮기는 일정이 2027년 미국 진입 목표의 속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 환경도 이 방향과 맞물린다. 지디넷코리아에 따르면 NIPA는 올해 피지컬 AI 추진단을 처음 꾸렸고, 지역AX본부의 내년 사업 예산은 4000억원(약 3억 달러)을 넘을 예정이다. 로봇과 설비, 사람을 공간 단위로 묶어 운영하는 할로와의 사업은 지역 제조 현장의 AI 전환 수요와 직접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