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M&A | 분석
파라마운트·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합병 6일 종결… 아홉 번째 제안·7월 가처분 뒤 '본안 직행'으로 성사, 순부채 800억 달러에 피치 'BB' 하향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워너브러더스 촬영소. 스카이댄스는 출범 첫날 이곳에서 직원 타운홀을 열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영상 갈무리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WBD) 인수를 6일(현지시간) 마무리했다. 합병 회사의 이름은 스카이댄스(Skydance Corp.)다. 거래 규모는 WBD 부채 인수분을 포함해 1110억 달러(약 149조1400억원)다. 스카이댄스 B주는 같은 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KYD'로 거래를 시작했고, WBD 주식은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파라마운트 촬영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파라마운트 픽처스(Paramount Pictures)와 워너브러더스(Warner Bros.)는 각자의 개봉작 목록과 창작자 관계를 유지하고, 파라마운트+(Paramount+)와 HBO맥스(HBO Max)는 기술 기반을 합쳐 하나의 서비스로 묶겠다고 밝혔다. 합병 회사의 연 매출은 약 700억 달러(약 94조500억원)다.
엘리슨 회장이 인수의 근거로 든 것은 기존 스튜디오들이 스스로 사업을 바꾸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더랩(TheWrap)이 전한 기자회견에서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인수 대상이 된 것은 10여 년 전 스스로 사업을 흔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사업을 흔들도록 내버려 뒀다"고 말했다. 엘리슨은 2025년 8월 파라마운트 경영권을 확보했고, 14개월 만에 할리우드 5대 메이저 스튜디오 가운데 두 곳을 한 회사에 넣었다. 워너브러더스로서는 2018년 AT&T, 2022년 디스커버리에 이어 8년 사이 세 번째 주인이다.
합병 회사의 순부채는 약 800억 달러(약 107조4900억원)다.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종결 당일 두 회사의 신용등급을 'BB'로 낮췄다. 회사는 3년 안에 연 60억 달러(약 8조6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이고, 순부채를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배율을 2029년 말까지 3배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옛 파라마운트와 WBD 직원 수천 명이 앞으로 몇 달에 걸쳐 감원 대상이 될 전망이다.
주당 31.02달러 현금 지급… 마감 지연으로 4190만 달러 더 냈다
WBD 주주는 주당 31.01666668달러(약 4만1700원)를 현금으로 받았다. 2월 합병 계약 가격인 주당 31달러에, 9월 30일 이후 하루 0.00277778달러씩 붙는 지연 보상금(ticking fee)이 더해진 금액이다. 이 산식은 WBD가 9월 30일 공시에서 밝혔다. 10월 1일부터 하루 약 700만 달러(약 94억원)씩 붙은 보상금으로 파라마운트는 WBD 주주에게 4190만 달러(약 563억원)를 더 냈다.
지분 투자 470억 달러(약 63조1500억원)는 B주를 주당 12달러(약 1만6100원)에 발행해 조달했다.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오라클 공동창업자와 레드버드 캐피털 파트너스(RedBird Capital Partners), 라이언트리(LionTree),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부다비 국부펀드가 참여했다. 차입은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주도했고, 야후파이낸스는 회사채 414억 달러(약 55조6300억원)와 텀론 85억 달러(약 11조4200억원)로 집계했다. 엘리슨 가문과 레드버드는 A주 전량, 곧 의결권의 100%를 보유한다. 합병 회사 이름을 스카이댄스로 정한 사실은 10월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먼저 알려졌다.

2007~2013년 박스오피스 1위 스튜디오… 8년 사이 주인 세 번 바뀌었다
워너브러더스는 1923년 워너 4형제가 세웠다. '카사블랑카'와 '시계태엽 오렌지'에서 '바비', '마인크래프트 무비'까지 만들었고 '해리 포터' 시리즈를 키웠다. TV에서는 '프렌즈', 'ER', '빅뱅 이론'을 지상파 네트워크에 공급했다. WSJ는 'What Went Wrong' 시리즈 영상 '워너브러더스는 왜 810억 달러에 팔리나(Why Warner Bros. Is Being Sold for $81B)'에서 워너브러더스가 메이저 스튜디오가 6곳이던 2007~2013년 매년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2016년 이후로는 한 번도 1위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타임워너는 2016년 10월 22일 AT&T에 854억 달러(약 114조7400억원)에 회사를 넘기기로 합의했고, 인수는 2018년 6월 마무리됐다. AT&T는 워너브러더스와 HBO 콘텐츠를 자사 무선망으로 유통하려 했다. WSJ는 이때부터 비용 점검과 감원, 스트리밍 중심 전환이 이어지면서 최고 인재들이 모이는 스튜디오라는 위상이 흔들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2016년 10월 22일자 'AT&T, 타임워너 854억 달러 인수 합의'.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영상 갈무리
WSJ가 결정적 계기로 꼽은 것은 2021년의 '프로젝트 팝콘'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워너브러더스는 2021년 개봉작 전편을 극장과 HBO맥스에 같은 날 공개했다. HBO맥스 가입자는 늘었지만 극장 개봉을 중시하는 감독·배우·제작자들이 반발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음 작품 '오펜하이머'(2023)를 유니버설 픽처스와 만들었다. WSJ는 워너브러더스의 2020년대 개봉 편수가 이전의 절반 수준이라고 전했다.

AT&T는 인수 4년 만인 2022년 워너미디어를 떼어 디스커버리와 합쳤고, 그해 4월 WBD가 출범했다.
디스커버리는 '호기심 해결사(MythBusters)', '맨 vs. 와일드(Man vs. Wild)' 같은 저예산 리얼리티로 큰 회사였고, 케이블 해지로 본업 매출이 줄고 있었다. HBO맥스는 2023년 5월 디스커버리+ 콘텐츠를 합치며 이름을 '맥스(Max)'로 바꿨다가 2025년 7월 HBO맥스로 되돌렸다. WSJ는 닐슨 집계를 인용해 워너브러더스가 7월 주요 스트리밍 사업자 가운데 TV 시청 점유율이 가장 낮았다고 전했다.

디스커버리 네트웍스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장면.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영상 갈무리(디스커버리 네트웍스)

WBD 대변인은 WSJ에 자사 영화가 2024년과 2025년 흥행 상위 10편 가운데 3편씩을 차지했고, HBO맥스가 전 세계 가입자 수천만 명을 확보해 이번 회계연도에 약 15억 달러(약 2조150억원)의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채는 그만큼 빠르게 줄지 않았다. WSJ는 규모가 작은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를 살 수 있었던 배경으로 엘리슨이 아버지 래리 엘리슨의 지원으로 확보한 자본을 들었다.

WSJ는 워너브러더스가 영화 제작자와 관객에게 쌓아 온 브랜드의 장기 가치보다 스트리밍의 단기 성장을 앞세운 것이 매각으로 이어졌다고 정리했다. AT&T와 디스커버리가 내세운 인수 명분은 모두 넷플릭스·아마존과 경쟁할 규모였다.
주당 19달러에서 31달러로… 아홉 번째 제안에 넷플릭스 손 뗐다
WSJ는 6일 엘리슨이 파라마운트 경영권을 확보할 무렵 이미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구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2025년 9월 첫 제안은 주당 19달러(약 2만5500원)였고,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WBD CEO는 처음 몇 차례 제안을 거절했다. WBD가 매각 절차에 들어가자 넷플릭스가 12월 4일 스튜디오와 HBO맥스를 기업가치 827억 달러(약 111조1200억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인수전 일지).
엘리슨은 가격을 올리고 주주에게 직접 공개매수를 제안했으며 위임장 대결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도 로비에 나섰다. 아홉 번째 제안에서 넷플릭스는 맞대응을 포기했다. WBD 이사회는 2026년 2월 26일 주당 31달러 제안을 더 나은 제안으로 판단했고, 이튿날 합병 계약이 체결됐다. 첫 제안보다 63% 높은 값이다. WSJ는 인수가를 810억 달러(약 108조8300억원)로 표기한다.
7월 가처분에 '본안 직행'… 분기 6억5000만 달러 지연 보상금 걸고 9월 합의
규제 대응은 마칸 델라힘(Makan Delrahim) 최고법률책임자가 맡았다. 델라힘은 트럼프 1기 법무부 반독점국장 시절인 2018년 AT&T의 타임워너 인수를 막으려다 패소한 인물이다. 엘리슨은 파라마운트 촬영소에 상황실을 차리고 델라힘 등 임원 몇 명과 매일 전략을 점검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을 지낸 존 레이보위츠(Jon Leibowitz)도 외부 자문으로 합류했다. 법무부와 유럽연합·영국·중국 승인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제동은 주 정부에서 걸렸다. 롭 본타(Rob Bonta)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과 뉴욕·코네티컷·콜로라도 등 12개 주 법무장관은 극장 영화와 기본 케이블TV 채널 시장이 불법적으로 집중된다며 소송을 냈고, 7월 말 법원은 거래를 멈추는 임시 금지명령을 내렸다. 엘리슨은 가처분을 놓고 몇 달 다투는 대신 두 회사를 분리 상태로 두겠다고 약속하고 본안 재판으로 직행했다. 재판은 내년 3월로 잡혔다. 9월 말까지 마감하지 못하면 파라마운트는 WBD 주주에게 분기마다 6억5000만 달러(약 8730억원)의 지연 보상금을 내야 했고, 재판까지 가면 그 금액은 20억 달러(약 2조6900억원)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재판에서 지면 거래 자체가 무산될 수 있었다.

엘리슨은 정치권을 직접 찾아다녔다. 개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여러 차례 만났고, 거래가 막히면 회사를 다른 주로 옮기겠다고 경고했다. 파라마운트는 테네시주 관계자들과 이전 문제를 논의했다.
본타 장관은 이를 허세이자 협박이라고 했지만, 엘리슨 측 인사들은 실제 검토였다고 WSJ에 말했다. 8월 초에는 캘리포니아 하원의장 출신 파비안 누녜스(Fabian Núñez)가 세운 컨설팅사 액텀(Actum)을 기용했고, 이 회사 파트너인 바버라 박서(Barbara Boxer) 전 상원의원과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Antonio Villaraigosa) 전 LA 시장도 힘을 보탰다. 뉴섬 주지사는 공개적으로 양측에 합의를 촉구했고, 비공개로는 본타 장관에게 협상에 나서라고 권했다.
초기에 거래를 우려하던 극장 체인들도 대부분 돌아섰다. 엘리슨이 연 30편 이상 개봉과 극장 상영 기간에 대한 유리한 조건을 약속하면서다. 9월 하순 양측은 합의했다. 스테이트AG리포트가 전한 조건은 5년 동안 매년 30편 개봉, 미국 내 영화 제작비 15억 달러(약 2조150억원) 추가 투자, 합병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지원기금 4750만 달러(약 638억원) 출연이다.
연간 편수를 채우지 못하면 미달 1편당 3000만 달러(약 403억원)를 작가·감독·스태프 노조의 의료·연금 기금에 내고 미라맥스(Miramax)를 매각해야 한다. 스트리밍 공개 전 극장 상영 기간을 45일 최소한 유지해야 한다. 합의에 캘리포니아 잔류 조건은 없었지만, 회사는 LA 기업으로 남고 워너·파라마운트 촬영소를 모두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10월 1일 연방법원이 합의를 승인했다.
엘리슨은 6일 워너브러더스 촬영소에서 연 직원 타운홀에서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까지 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며 "때로는 정말 추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하라고 해도 망설임 없이 하겠다"고 덧붙였다(WSJ가 입수한 발언 전사본).
파라마운트+ 8160만·HBO맥스 1억4000만… 통합은 장기 과제, 당분간 결합 상품
파라마운트+는 2분기에 가입자 200만 명을 늘려 8160만 명이 됐다. 파라마운트 직접소비자(DTC) 부문 매출은 25억 달러(약 3조3600억원)로 9% 늘었고, 조정 EBITDA는 3억6600만 달러(약 4920억원)로 44% 늘었다(코드커터스뉴스 8월 4일자).
WBD 스트리밍 부문은 2분기 매출 30억7900만 달러(약 4조1400억원), 조정 EBITDA 5억1200만 달러(약 6880억원)를 기록했다. HBO맥스 가입자는 1분기에 1억4000만 명을 넘었고 연말 목표는 1억5000만 명이다. 독일·이탈리아·영국·아일랜드 출시 뒤 해외 광고 매출은 환율 효과를 빼고 73% 늘었다(코드커터스뉴스 8월 6일자).

두 서비스를 단순 합산하면 2억2160만 명으로, 넷플릭스가 2025년 말 밝힌 유료 가입 3억2500만 명보다 1억 명 이상 적다.
물론 중복 가입자를 빼지 않은 수치여서 합병할 경우 더 떨어질 수 있다. 엘리슨 회장은 3월 투자자 설명회에서 "두 서비스를 합치면 직접소비자 가입자가 2억 명을 조금 넘는다"며 통합 계획을 처음 밝혔고, 6일 기자회견에서 이 수치를 다시 들며 "디즈니, 넷플릭스, 아마존과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할리우드리포터 6일자).
통합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엘리슨 회장은 "장기적으로" 두 서비스를 합치겠다며 "기술 기반을 합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은 두 서비스를 따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이 발전한 만큼 목표 달성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며 "파라마운트에서 그 작업을 막 끝냈다"고 덧붙였다. 파라마운트는 앞서 파라마운트+와 무료 광고형 스트리밍 플루토TV(Pluto TV)의 플랫폼을 하나로 합쳤다. 두 서비스를 묶은 결합 상품은 "비교적 단기간에" 내놓겠다고 했지만 구성은 밝히지 않았다.
스트리밍 전체를 맡게 된 케이시 블로이스(Casey Bloys)는 지난주 블룸버그 스크린타임 행사에서 두 서비스를 따로 두고 결합 상품으로 묶는 방식을 거론했다. 그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HBO맥스·디즈니 결합 상품이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그런 일이 생긴다면 매우 합리적일 것"이라고 했다(할리우드리포터). 엘리슨 회장은 3월 설명회에서 "HBO는 HBO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통합 서비스의 구조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영화는 스튜디오별 독자 편성… 개봉 일정만 장르·관객층으로 조정
공동 CEO 이논 크라이츠(Ynon Kreiz)는 기자회견에서 "두 스튜디오를 창작 면에서 독립적으로 유지해 각자의 개봉작 목록과 관계를 갖게 하고, 개봉 일정은 장르와 관객층에 맞춰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크라이츠는 2018년부터 마텔(Mattel) 회장 겸 CEO를 지냈고, 10월 1일 공동 CEO로 선임됐다. 일상 경영과 통합 작업은 크라이츠가, 장기 전략과 창작 방향·기술·자본 배분은 엘리슨 회장이 맡는다(뉴스캐스트스튜디오).
엘리슨 회장은 기존 프랜차이즈와 오리지널 영화를 함께 만들겠다며 워너브러더스의 '씨너스: 죄인들(Sinners)'을 "지난해 가장 좋아한 영화"로 꼽았다. 두 촬영소는 모두 유지하고, "아마도" 한 곳은 영화, 다른 한 곳은 TV·스트리밍 제작에 쓴다. CBS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 텔레비전, 파라마운트 텔레비전 스튜디오도 한 회사에 모였다. 크라이츠는 "TV 스튜디오는 규모의 문제"라며 "제작 물량을 줄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케이블 채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엘리슨 회장은 CNN과 CBS 뉴스에 대해 "완전한 편집 독립을 믿는다"며 "어느 당의 정치 지도자와도 뉴스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WSJ가 정리한 스카이댄스의 주요 자산은 영화 스튜디오 2곳, TV 스튜디오 3곳, 스트리밍 서비스 4개, 주요 케이블 채널 10개, 뉴스 3곳이다. 니켈로디언과 카툰 네트워크처럼 한때 경쟁하던 채널도 같은 회사에 속하게 됐다. 스트리밍 가운데 통합 대상으로 언급된 것은 파라마운트+와 HBO맥스뿐이고, 플루토TV와 디스커버리+의 처리 방향은 나오지 않았다. 프랜차이즈는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대부'·'옐로스톤'·'NCIS'·'CSI'에 WBD의 'DC 코믹스'·'왕좌의 게임'·'해리 포터'·'반지의 제왕'이 더해졌다. WSJ는 배트맨, 슈퍼맨, 닌자 거북이, 해리 포터, CNN, CBS 뉴스의 향방이 엘리슨의 결정에 달렸다고 썼다.

HBO 블로이스·WBD 페렛이 스트리밍 공동 지휘… 자슬라브 합류 안 해
파라마운트가 5일 발표한 리더십팀에서 스트리밍 사업은 케이시 블로이스 공동 회장 겸 최고콘텐츠책임자(CCO)와 JB 페렛(JB Perrette) 공동 회장 겸 최고사업책임자(CBO)가 함께 맡는다. 블로이스는 HBO를, 페렛은 WBD 스트리밍을 이끌었다. 페렛은 TV 부문에서도 조지 칙스(George Cheeks)와 함께 공동 회장을 맡는다. 영화는 대나 골드버그(Dana Goldberg)와 조시 그린스타인(Josh Greenstein)이, DC 스튜디오는 제임스 건(James Gunn)과 피터 사프란(Peter Safran)이 공동으로 이끈다. 뉴스는 마크 톰슨(Mark Thompson) CNN 회장과 바리 와이스(Bari Weiss) CBS 뉴스 편집국장 체제다.
자슬라브 CEO와 군나 비덴펠스(Gunnar Wiedenfels) 최고재무책임자(CFO), 워너브러더스 영화 부문 마이크 드루카(Mike De Luca)·팸 애브디(Pam Abdy) 공동 회장은 합병 회사에 합류하지 않는다고 스포크스맨리뷰가 5일 전했다. 이사회에는 로렌 파월 잡스(Laurene Powell Jobs) 에머슨 컬렉티브 설립자와 바비 코틱(Bobby Kotick) 액티비전 창업자가 합류한다.
순부채 800억 달러, 레버리지 7배… 피치 "실행·통합 위험 상당"
S&P·무디스·크레딧사이츠는 스카이댄스의 순부채/조정 EBITDA 배율을 2026년과 2027년 약 7배로 추정했다(버라이어티). 회사 목표는 2029년 말 3배다. 비용 절감은 기술 통합, 구매, 마케팅, 부동산 정리에서 주로 나온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크라이츠는 연간 콘텐츠 지출 300억~400억 달러(약 40조3100억~53조7400억원)를 유지하면서 2030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을 100억 달러(약 13조4400억원) 이상으로 늘리는 다년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스카이댄스의 레버리지를 2026~2027년 약 7배로 추정한다. 회사 목표는 2029년 말 3배. 자료=S&P·무디스·크레딧사이츠(버라이어티 재인용), 스카이댄스
피치는 6일 등급 하향 보고서에서 "레버리지가 크게 높아졌고 실행·통합 위험이 상당하다"고 밝히고, 선형 TV 매출의 구조적 압박과 스트리밍 경쟁, 흥행에 좌우되는 콘텐츠 위험을 함께 들었다. 피치는 "기본 시나리오에 증자를 통한 부채 상환이나 자산 매각은 넣지 않았다"고 했다. 엘리슨과 크라이츠는 자산 매각 여부와 감원 규모에 답하지 않았다. 회사는 절감액 대부분이 인건비 외 항목에서 나온다고 설명했지만, LA 카운티가 의뢰한 연구는 3년간 지역 영화·TV 일자리 약 4500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엘리슨 회장은 "비판하는 분들께 드릴 수 있는 말은, 시간을 주면 증명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제작비 15억 달러 증액… 연방 세액공제 12월 처리 겨냥
엘리슨 회장은 "파라마운트의 미국 내 제작 비중은 약 5%"라며 "일자리가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원 양당 의원들을 만나 연방 영화 제작 세액공제를 12월 11일까지 처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별 세액공제율로는 뉴저지 43%, 조지아 38%를 들며 "연방 공제가 생겨도 캘리포니아는 다른 주만큼 경쟁력이 없다"고 했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뉴저지의 신축 촬영소 1888 스튜디오와 10년 임차 계약을 맺었다. 연방 세액공제가 통과되면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해외 로케이션·후반작업에 쓰던 예산 일부가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고, 해외 촬영 지원과 시각효과(VFX) 수주를 늘려 온 국내 업체들의 수주 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HBO맥스엔 티빙관, 쿠팡플레이엔 HBO… 국내 스트리밍 경쟁 양쪽에 선 스카이댄스
티빙엔 해외 판로, 쿠팡플레이엔 할리우드 신작… 국내 OTT 양 진영에 모두 발을 걸친 스카이댄스
스카이댄스는 국내 스트리밍 경쟁에서 양쪽 모두와 손잡은 회사가 됐다. 한쪽에는 해외 판로를, 다른 쪽에는 할리우드 작품을 대고 있다.
티빙과의 연결고리는 HBO맥스다. HBO맥스는 1월 2일 아시아·태평양 17개 시장에 티빙(TVING) 브랜드관을 열었다. WBD와 CJ ENM이 2025년 10월 16일 맺은 다년 계약에 따른 것이다. 계약에는 CJ ENM·티빙의 드라마·예능 수백 시간 분량의 라이선스와 한국 드라마 공동 투자·제작이 담겼다(WBD 발표). MBC '판사 이한영'과 JTBC 드라마도 이 티빙관을 통해 아시아 시청자를 만났다(CJ 뉴스룸).
쿠팡플레이(Coupang Play)는 작품을 받는 쪽이다. 2025년 3월부터 국내에서 HBO와 HBO맥스 오리지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코리아타임스). 같은 해 10월 29일부터는 파라마운트+ 작품도 부가 상품으로 판다(스포츠경향). 두 회사가 합쳐지면서 HBO와 파라마운트+의 국내 공급 창구가 모두 쿠팡플레이에 모인 셈이다.
두 서비스의 이용자 경쟁에서도 스카이댄스 작품의 영향이 드러난다. 쿠팡플레이는 4월 월간활성이용자(MAU) 910만 명을 기록했고, 증가 요인으로 '유포리아' 시즌3 등 HBO 신작을 꼽았다(아주경제). 티빙은 6월 KBO 중계에 힘입어 970만 명을 기록하며 쿠팡플레이(885만 명)를 다시 앞섰다(MTN).
4월에는 쿠팡플레이가 HBO 신작으로, 6월에는 티빙이 KBO 중계로 이용자를 늘렸다. 자료=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아주경제·MTN 재인용)
통합 앱 출범하면 티빙관 조건도 다시 정해야
변수는 경영진 교체와 서비스 통합이다. CJ ENM과의 계약 발표에는 WBD의 데이비드 자슬라브 CEO와 JB 페렛이 나섰다. 자슬라브는 합병 회사에 합류하지 않았고, 페렛은 스카이댄스 DTC 공동 회장 겸 최고사업책임자(CBO)로 남았다. HBO맥스가 파라마운트+와 한 서비스로 합쳐지면, 17개 시장의 티빙관을 통합 앱 안에서 어떤 조건으로 유지할지 다시 협상해야 한다.
CJ ENM으로서는 같은 상황을 두 번째로 맞는 셈이다. CJ ENM은 2021년 파라마운트와 손잡고 '욘더'·'몸값'·'운수 오진 날'을 파라마운트+로 내보냈지만, 2024년 6월 18일 티빙의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닫았다(딜사이트). 이후 새 파트너로 고른 WBD가 이번에 그 파라마운트와 한 회사가 됐다.

4월에는 쿠팡플레이가 HBO 신작으로, 6월에는 티빙이 KBO 중계로 이용자를 늘렸다. 자료=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아주경제·MTN 재인용)
워너브러더스의 사례는 해외 창구 계약에서 무엇을 따져야 하는지 보여 준다. 워너브러더스는 2021년 극장과 HBO맥스에 신작을 같은 날 공개해 가입자를 늘렸지만, 그 대가로 감독들과 멀어졌다. 어느 창구에 먼저 공개하느냐가 창작자와의 관계를 좌우한 것이다. 국내 방송사가 티빙관 같은 해외 창구에 드라마를 낼 때도 마찬가지다. 첫 공개 순서, 국내외 동시 공개 여부, IP 보유 조건이 계약의 핵심이 된다.
JTBC 206억원 디폴트, 스카이댄스 순부채 800억 달러… 빚으로 산 권리, 갚을 돈은 어디서 나오나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러더스를 산 방식은 국내 미디어 기업에도 낯설지 않다. 큰 권리를 빚으로 먼저 사고, 그 권리로 번 돈으로 빚을 갚는 방식이다. 같은 해 국내에서는 이 방식이 무너진 사례가 나왔다. JTBC다. 두 회사의 차이는 빚의 크기보다 빚을 갚을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에 있다.
JTBC는 2019년 비지상파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2026~2032년 올림픽과 2026~2030년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했다. 투자 규모는 약 7000억원(약 5억2100만 달러)으로 알려졌다. 이 비용은 국내 광고 매출과 지상파 재판매로 회수해야 했다. 그러나 JTBC는 6월 12일 206억원(약 1530만 달러)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갚지 못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같은 날 JTBC 장기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CCC'로 낮췄다. 14일에는 중앙홀딩스·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중앙피앤아이가, 15일에는 JTBC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그룹 합산 차입금은 약 2조8000억원(약 20억8400만 달러), JTBC 연결 부채비율은 3월 말 2443.6%였다. 법원은 6월 30일 4개 계열사의 회생 개시를 결정했고, JTBC에는 채권단과 먼저 협상하는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회수가 막힌 이유는 시장의 크기에 있다. 지상파 방송광고 매출은 2014년 1조8976억원에서 2023년 9273억원으로 51.1% 줄었고, 2024년에는 8357억원으로 더 줄었다. 중계권료는 달러로 오르는데, 이를 갚을 국내 광고 시장은 10년 사이 절반으로 줄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디지털데일리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송사가 살기 위해서 정부가 광고규제, 편성규제를 과감하게 혁명적으로 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댄스도 빚이 많다. 순부채는 약 800억 달러이고, 피치는 종결 당일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낮췄다. 다만 상환 재원이 한 나라의 광고 시장에 묶여 있지 않다. 회사는 연 매출 약 700억 달러, 전 세계 스트리밍 가입자 2억 명 이상, 래리 엘리슨과 중동 국부펀드 등이 넣은 지분 투자 470억 달러를 내세운다. 여기에 3년 안에 연 6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줄이고 2030년 잉여현금흐름을 10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투기등급이라는 평가는 같지만, 스카이댄스는 전 세계 가입자와 극장·TV·스트리밍 매출로 빚을 갚는다. JTBC는 줄어드는 국내 광고 시장 하나에 기대야 했다.
국내에서 이 규모 차이를 줄일 방안으로 거론된 것이 티빙·웨이브(Wavve) 합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6월 10일 CJ ENM·티빙 임원이 웨이브 임원을 겸임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하지만 티빙 지분 13.54%를 가진 KT스튜디오지니의 동의를 얻지 못해 합병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티빙은 8월 6일 2분기 영업이익 60억원으로 출범 후 첫 분기 흑자를 냈다며, 웨이브 합병 논의를 하반기에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사업자가 몸집을 키우는 동안, JTBC 드라마는 HBO맥스의 티빙관을 통해 해외 시청자에게 간다. 국내 방송사가 권리 비용을 회수할 시장을 넓히려면, 당분간 스카이댄스 같은 글로벌 사업자의 창구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메가박스 회생·관객 1억492만 명… '연 30편 개봉' 약속이 국내 극장 공급 조건으로
2025년 국내 극장 관객은 1억492만2364명(12월 28일 기준)으로 전년보다 14.8% 줄었고, 천만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 신청으로 6월 14일까지 배급사에 지급하지 않은 정산금은 회생채권으로 묶였다. 영화인연대는 7월 8일 독립·예술영화 배급사가 직접 타격을 받는다며 정산금 보호 제도를 요구했다. 2025년 5월 합의한 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은 1년이 넘도록 진전이 없다.

국내 극장 관객은 2019년의 절반 아래로 줄었다. 2025년은 12월 28일까지 집계. 자료=영화진흥위원회(아주경제 재인용)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배급한 'F1 더 무비'는 국내에서 521만 명을 모았고,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개봉일 42만3945명으로 2025년 최고 개봉 성적을 냈다. 엘리슨이 미국 극장 체인들을 설득한 연 30편 이상 개봉과 극장 상영 기간 약속은 미국 합의 조건이지만, 국내 극장에 들어오는 할리우드 신작 물량과 상영 기간도 이 조건을 따라간다. 크라이츠의 말대로 두 스튜디오의 개봉 일정을 장르·관객층별로 조율하면 대작이 같은 주말에 붙는 일이 줄고, 국내 극장의 성수기 편성도 영향을 받는다.
결론… 통합 앱·감원·부채 감축은 미국의 숙제, 한국엔 '창구가 줄어드는 시장'이 남았다
스카이댄스의 남은 변수는 세 가지다.
첫째는 통합 앱의 출시 일정이다. 엘리슨 회장은 당분간 파라마운트+와 HBO맥스를 따로 운영하며 결합 상품을 팔고, 장기적으로 하나로 합치겠다고만 밝혔다(데드라인).
둘째는 감원 규모다. 회사는 3년간 60억 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했다. LA 카운티가 의뢰한 연구는 지역 영화·TV 일자리 약 4500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셋째는 부채 감축 속도다. 회사는 연 300억~400억 달러의 콘텐츠 지출을 유지하면서 레버리지를 약 7배에서 3배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피치는 "실행·통합 위험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데드라인). 케이블 채널을 어떻게 처리할지, 12월 연방 제작 세액공제가 통과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에서 더 큰 문제는 콘텐츠를 사 줄 창구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한 회사가 되면서, 국내 방송사·제작사가 할리우드에서 판로를 찾을 수 있는 메이저 창구가 하나 줄었다. 판로와 공급 모두에서 스카이댄스 한 회사의 결정이 미치는 범위가 커졌다. 판로에서는 HBO맥스의 아태 17개 시장 티빙관이 통합 앱 안에서 어떤 위치와 조건으로 남을지가 관건이다. 공급에서는 쿠팡플레이의 HBO 독점 계약 기간과 갱신 조건이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사업자는 작품을 팔 때도 살 때도 같은 상대와 협상하게 됐다.
극장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스카이댄스는 연 30편 이상을 극장에 개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국내 3위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는 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롯데시네마와의 합병은 6월 30일 양해각서 기한이 끝나며 무산됐다(한국금융신문). 할리우드 공급이 늘어도 이를 받을 국내 극장의 체력이 약해진 상태다. 제작 쪽에서는 연방 세액공제가 변수다. 공제가 통과돼 해외 로케이션과 후반작업 예산 일부가 미국으로 돌아가면, 해외 촬영 지원과 시각효과(VFX) 수주를 늘려 온 국내 업체의 일감이 줄어들 수 있다.
JTBC와 스카이댄스는 같은 질문을 남긴다. 빚으로 권리를 산 뒤 그 빚을 무엇으로 갚느냐는 것이다. 스카이댄스는 세계 2억 명의 가입자와 극장·TV·스트리밍 매출을 상환 재원으로 내세운다. JTBC는 10년 사이 절반으로 줄어든 국내 광고 시장에 기대다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티빙·웨이브 합병이 KT스튜디오지니의 동의를 얻지 못해 멈춰 있는 사이, 국내 콘텐츠의 해외 판로는 글로벌 사업자의 브랜드관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됐다. 국내 방송사가 해외 창구와 계약할 때 첫 공개 순서와 IP 보유, 공동제작 지분을 얼마나 지켜 내느냐가 가치를 회수하는 실질적인 수단이 된다.
2007~2013년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워너브러더스는 8년 사이 세 번째 주인을 맞았다.
엘리슨 회장은 첫 타운홀에서 "우리는 쇠퇴를 관리하려고 합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해 합친다"며 "간단히 말해 우리는 이기려고 여기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댄스가 규모로 승부를 거는 동안, 한국 미디어의 과제는 줄어드는 창구 앞에서 협상력을 지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