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에이아이, 유럽 작은 언어 시장에 AI 더빙 제안

밉컴 전날 칸 라운드테이블서 드라마·애니메이션·야구 중계 더빙 시연… 유럽 유통 전문가 “정말 높은 품질”… 라트비아어·폴란드어 10분 시험 더빙 제안

허드슨에이아이, 유럽 작은 언어 시장에 AI 더빙 제안

한줄요약 AI 더빙 기업 허드슨에이아이가 밉컴 개막 전날인 10월 11일 칸에서 유럽·미국 콘텐츠 유통 전문가들에게 드라마·애니메이션·야구 중계 더빙과 실시간 통역을 시연했다. 유럽 측은 나라마다 현지어판을 요구하는 시장 구조를 설명했고, 시연에는 "정말 높은 품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허드슨에이아이는 라트비아어·폴란드어로 10분 안팎의 시험 더빙을 제안했다.

허드슨에이아이 실시간 통역 시연
신현진 허드슨에이아이 대표의 한국어 발언이 영어·스페인어·폴란드어·루마니아어·러시아어로 동시에 옮겨지는 실시간 통역 화면과 태블릿의 프로야구 중계 더빙을 잉가 알리카, 마르티나 도브잔스카, 카리나 롬파(앞쪽부터)가 지켜보고 있다. 사진=K엔터테크허브

AI 더빙 기업 허드슨에이아이(Hudson AI)가 10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에서 유럽·미국 콘텐츠 유통 전문가들에게 AI 더빙을 시연했다. 세계 최대 방송영상 마켓 밉컴(MIPCOM) 2026 개막 하루 전, K엔터테크허브(K-EnterTech Hub)가 연 '한국 콘텐츠·엔터테인먼트 테크 라운드테이블' 자리였다.

신현진(Shin Hyun-jin) 대표는 CJ ENM 드라마의 영어 더빙판, 일본어로 옮긴 애니메이션 〈뽀로로(Pororo)〉, 영어 원작 영화 〈샤레이드(Charade)〉의 이탈리아어판, 한국프로야구(KBO) 중계 실시간 더빙을 차례로 보여 줬다. 마지막은 회의용 실시간 통역이었다. 한국어 발언이 러시아어·폴란드어로 바로 옮겨졌다.

참석자는 라쿠텐TV(Rakuten TV) 출신으로 바르샤바에서 미디어 한자(Media Hansa)를 창업한 카리나 롬파(Karina Rompa), 라트비아 리가의 미디어·스트리밍 전략 컨설턴트 잉가 알리카(Inga Alika), 폴란드 TV 에이전시 미디어 스퍼스(Media Spurs)의 마르티나 도브잔스카(Martyna Dobrzańska) 파트너십 총괄, 미국 로스앤젤레스 파크스타미디어(Park Star Media)의 박영진(Young Jin Park) 공동창업자다. 세 유럽 참석자는 모두 통신사·유료방송 대상 콘텐츠 구매와 채널 유통을 해 온 실무자다.

이들이 설명한 유럽은 나라마다 언어가 다른 시장이다. 폴란드에는 유료방송 사업자가 약 300곳, 라트비아에는 약 70곳이 있다. 라트비아에서는 라트비아어판이 함께 있어야 러시아어 더빙을 내보낼 수 있다. 알리카는 흐느낌 같은 비언어 소리까지 살린 더빙을 보고 "정말 높은 품질"이라며 "이제 우리 언어가 되는지만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드라마 울음·뽀로로·프로야구 중계… 80개 언어 '허드슨 스튜디오'

더빙 도구 '허드슨 스튜디오(Hudson Studio)'는 자체 오디오 AI로 음성 분리, 받아쓰기, 문맥 번역, 음성 합성, 입 모양 맞춤을 한 흐름으로 처리한다. 지원 언어는 80개가 넘는다. 대사마다 '사랑스럽게', '짜증 내며 외치듯' 같은 감정 지시를 붙여 원래 연기의 감정을 더빙 음성에 옮긴다. AI가 더빙 결과의 연기와 번역을 스스로 평가해 고칠 곳을 표시하는 '에이전틱 현지화(agentic localization)'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시연 화면에서는 AI가 괜찮다고 판단한 대사가 초록색으로 표시됐다.

허드슨 스튜디오 감정 더빙 화면
허드슨 스튜디오의 '감정 더빙' 작업 화면. 대사마다 감정을 조절해 더빙 음성을 만든다. 자료=허드슨에이아이

회사는 CJ ENM·SBS·코코와(KOCOWA) 등 국내 미디어 기업과 해외판을 만들어 왔다. 약 3개월 동안 드라마 30편, 500시간 분량의 방송용 더빙을 처리했다고 바이라인네트워크(Byline Network)가 2월 25일 보도했다. LG전자(LG Electronics)와는 드라마 〈옥씨부인전(The Tale of Lady Ok)〉의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 AI 더빙판을 만들어 LG채널스(LG Channels)로 유럽 시청자에게 공개했다. 박형세(Park Hyung-se) LG전자 사장은 뉴시스(Newsis)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더빙보다 작업 기간이 6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정말 좋은 폴란드어"… 라트비아어·러시아어 동시 제작은 "게임 체인저"

드라마 감정 더빙 시연
신현진 대표(왼쪽)와 도브잔스카·롬파가 우는 연기의 감정을 살린 드라마 더빙을 보고 있다. 사진=K엔터테크허브

시연이 이어지는 동안 유럽 측 반응이 나왔다. 알리카는 〈뽀로로〉 일본어판에 "정말 놀랍다"고 했고, 감정을 살린 드라마 더빙에는 "인상적"이라고 했다. 실시간 통역에서 폴란드어를 들은 도브잔스카는 "정말 좋은 폴란드어"라고 평가했다.

반응이 가장 컸던 대목은 현지 사업 조건과 맞닿은 부분이다. 알리카는 원어·라트비아어·러시아어판을 한꺼번에 만들 수 있다면 현지 채널 다수에게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라트비아 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사업자는 현지화 비용을 들이려 하지 않고, 점유율이 큰 사업자가 직접 현지화하면 나머지는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조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2019년 라트비아 불법 시청 1위가 한국 콘텐츠였다고도 전했다. 수요는 있는데 언어가 막혀 있다는 얘기다.

작은 언어 지원이 핵심 질문이었다. 알리카는 "AI 더빙 회사들은 늘 작은 언어를 지원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며 라트비아어 지원을 물었다. 도브잔스카는 "폴란드어는 그렇게 작지 않다. 작은 언어는 없다"며 폴란드 파트너사에 팔려면 폴란드어판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 대표는 기술적으로 80개 넘는 언어를 지원하지만 언어마다 번역·연기 품질에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회사가 강점으로 꼽는 언어는 한국어·일본어·중국어·영어·중남미 스페인어·포르투갈어·독일어·프랑스어다. 사람 검수 없이 쓰는 구독형 도구와 작품마다 해당 언어 원어민이 검수하는 일괄 대행 서비스를 따로 운영한다.

미국 쪽 반응도 같은 방향이었다. 박 프로듀서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미국에서 부딪히는 문제로 더빙 품질을 들었다. 고품질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도 영어 더빙에는 돈을 아끼는 경우가 있어, 학부모와 바이어가 기대하는 목소리 품질을 맞출 도구가 첫 단계라는 설명이다.

폴란드 300곳·라트비아 70곳… 서유럽 FAST 매출 5년 새 76% 증가 전망

칸 라운드테이블 회의실
칸 팔레 데 페스티발 RX 오피스 회의실의 라운드테이블. 왼쪽부터 도브잔스카, 롬파, 알리카, 신현진 대표. 사진=K엔터테크허브

유럽 측은 한국 콘텐츠의 첫 유통 경로로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FAST)을 꼽았다. 롬파는 한국 콘텐츠를 처음 보는 시청자에게 무료 채널은 "걸림돌이 없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3비전(3Vision)은 서유럽 FAST 매출이 2026년 19억 달러(약 2조5400억원)에서 2031년 34억 달러(약 4조5460억원)로 76% 늘 것으로 내다봤다고 세냘뉴스(Señal News)가 8월 17일 전했다.

문제는 채널을 받을 쪽의 언어와 설비다. 이탈리아·스페인은 현지어판이 있어야 팔리고, 영어에 익숙한 네덜란드·북유럽은 영어판도 받는다. 통신사 상당수는 서버 측 광고 삽입(SSAI) 설비가 없어 FAST 채널을 편성하지 못한다. 도브잔스카의 에이전시는 해외 채널의 폴란드·중동부 유럽 통신사 유통을 대행하며, 마이크로드라마와 현지화되지 않은 스포츠 채널 5개를 새로 다루기 시작했다. 신 대표가 일본 방송사와 비인기 종목 중계 현지화를 하고 있다고 소개하자 도브잔스카는 다음 날 만나는 상대에게 이 가능성을 알리겠다고 했다.

AI 더빙판 시청 시간 2배·클릭률 3배… '스튜디오'와 '라이브' 두 갈래 제안

허드슨에이아이는 밉컴 쇼케이스 발표를 "콘텐츠를 더 만들 필요는 없다. 언어를 늘려야 한다(You don't need more content. You need more languages)"는 문구로 열었다. 청중은 화면의 QR코드를 스캔해 언어를 고르고 발표를 각자의 언어로 들었다. 회사가 자체 집계로 제시한 효과는 AI 더빙판 시청 시간이 자막판의 2배, AI로 더빙한 썸네일·제목의 클릭률 3배, 카탈로그 전체 시청 시간 180배 증가다. 측정 기간과 플랫폼은 공개하지 않았다.

허드슨 스튜디오와 허드슨 라이브
허드슨에이아이가 방송사·유통사에 제안한 두 가지 수익원. 카탈로그를 며칠 만에 더빙하는 '허드슨 스튜디오'와 스포츠·뉴스·라이브를 실시간으로 수출하는 '허드슨 라이브'. 자료=허드슨에이아이

제안은 두 갈래다. '허드슨 스튜디오'는 숏폼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카탈로그를 몇 달이 아니라 며칠 만에 더빙해 수출하는 서비스다. '허드슨 라이브(Hudson Live)'는 스포츠·뉴스·라이브 엔터테인먼트를 실시간으로 여러 언어로 내보낸다. 발표 자료는 생중계를 "TV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시간이면서 한 번에 한 언어로만 팔리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KBO 중계를 실시간 AI 더빙으로 미국·뉴질랜드·호주에 내보낸 경험이 있다.

K-FAST 플래그십 K-댄스 채널 주관… 유럽 측 "K-댄스 잠재력 크다"

허드슨에이아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nistry of Science and ICT)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이끄는 '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Global K-FAST Alliance)'에서 올해 CJ ENM K-댄스 플래그십 채널 컨소시엄을 이끈다. 얼라이언스 참여사들은 지난해 한국 콘텐츠 약 1200편을 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로 AI 더빙해 K-FAST 채널 20개를 만들었고, 이 채널들은 삼성 TV 플러스와 LG채널스로 22개국에 나가 올해 4월 말 누적 시청자 약 1억 명을 기록했다고 뉴시스가 7월 9일 보도했다. 올해는 3개 컨소시엄이 채널당 약 2억3000만원(약 17만2000달러)으로 플래그십 채널 4개를 만든다. 신 대표는 당시 머니투데이(Money Today)에 "K-FAST가 더 넓은 해외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칸에서 이 장르가 다시 거론됐다. 알리카는 "젊은 시청자를 잡는 건 모두가 원하는 일"이라며 "K-댄스에 큰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유럽 통신사·유료방송이 젊은 층에 닿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롬파는 바르샤바 한국 브랜드 행사에 K팝 댄스팀이 몰려들었고 K팝 공연은 열릴 때마다 매진된다고 전했다.

한국 방송사에도 같은 계산이 걸려 있다. 한국 방송·영상 수출은 2024년 12억5718만 달러(약 1조6809억원)였다고 헤럴드경제(Herald Economy)가 2월 26일 보도했다. 국내 방송 광고비는 같은 해 3조2191억원(약 24억 달러)으로 5% 줄었다. 켄 오(Ken Oh) CJ ENM 스튜디오스 대표는 밉컴 개막 기조 대담에서 국내 드라마 회당 제작비가 5~6년 사이 세 배로 올랐다고 말했다고 콘텐츠아시아(ContentAsia)가 전했다. 한 작품을 더 많은 나라와 언어로 팔아야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는 구조에서, 폴란드어·라트비아어 같은 언어는 미주 중심이던 K-FAST 더빙의 다음 대상이 된다.

라트비아어·폴란드어 10분 시험 더빙 제안… 6월 두브로브니크 NEM 마켓도 거론

신 대표는 세로형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드라마 가운데 10분 안팎 분량으로 라트비아어·폴란드어 시험 더빙을 해 보자고 제안했다. 유럽 측은 결과물이 나오면 번역 품질을 직접 보겠다고 했다. 도브잔스카는 한국 콘텐츠와 마이크로드라마를 폴란드 통신사·TV 플랫폼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했고, 밉컴 기간 허드슨에이아이 부스(R8.C7)를 찾겠다고 했다. 허드슨에이아이는 밉컴 기간 K-FAST 얼라이언스 부스의 'AI 더빙' 벽과 자사 부스에서 바이어 상담을 이어 갔다.

롬파는 중동부 유럽 진출 창구로 매년 6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Dubrovnik)에서 열리는 NEM 마켓을 추천했다. 알리카는 NEM을 "중동부 유럽판 밉컴"이라고 불렀다. 롬파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이 마켓에 한국관을 꾸리는 방안을 주최 측과 논의해 왔고, 최근 바르샤바에 폴란드 사무소를 열었다고 전했다. 미주에서 시작한 한국 콘텐츠 AI 더빙이 유럽의 나라별 언어 시장으로 넓어질 경로가 칸에서 구체적인 언어와 마켓 이름으로 나왔다.


환율: 1달러=1337원(한국콘텐츠진흥원 10월 14일 발표 자료 적용 환율). 큰따옴표는 라운드테이블 발언(K엔터테크허브 녹취, 영어 발언 번역)이거나 보도된 발언이며, 따옴표 없는 서술은 발언·보도 요약이다. 효과 수치(2배·3배·180배)는 허드슨에이아이 자체 집계다.

참고 자료
· 바이라인네트워크, 허드슨에이아이 '허드슨 스튜디오' 업데이트(2026.2.25)
· 뉴시스, LG전자-허드슨AI 〈옥씨부인전〉 AI 더빙(2026.3.27)
· 뉴시스, 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 성과(2026.7.9)
· 머니투데이, 과기정통부 K-FAST 얼라이언스 확대(2026.7.9)
· 세냘뉴스, 서유럽 스트리밍 매출 전망(3비전, 2026.8.17)
· 헤럴드경제, 2024 콘텐츠 수출(2026.2.26)
· 콘텐츠아시아, 켄 오 CJ ENM 스튜디오스 대표 밉컴 기조 대담
· 허드슨에이아이, 밉컴 2026 쇼케이스 발표 자료 / K엔터테크허브 칸 라운드테이블 녹취(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