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흑자 확대에도 조직 줄이고 구독료 올린다

디즈니가 스트리밍 흑자 확대에도 조직 축소와 미국 구독료 인상을 이어간다. 디즈니+·훌루 번들 가입을 유도하고 국제 콘텐츠 지휘 체계도 재편했다. 국제 오리지널 확대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추진하는 만큼 한국 제작사는 발주 편수뿐 아니라 제작비와 권리 배분 등 계약 조건을 주시해야 한다.

디즈니 흑자 확대에도 조직 줄이고 구독료 올린다

분석 | 할리우드 스튜디오 재편

법무 조직 축소 예고에 스트리밍 경영진 재편까지… 미국 요금 인상으로 번들 유도
국제 오리지널 확대 계획 속 한국 제작사 발주 조건에 관심

디즈니는 올해 4월과 7월 감원, 8월 임원 희망퇴직에 이어 법무 조직 축소를 예고했다. 같은 주 광고 없는 디즈니+·훌루 번들 요금은 19.99달러에서 21.99달러로 올랐다. 일러스트=K엔터테크허브

디즈니가 스트리밍 사업의 이익을 두 배 이상 늘리고도 조직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두 차례 감원과 임원 희망퇴직에 이어 법무·대외협력 부문까지 감축을 예고했다. 미국에서는 디즈니+와 훌루 요금을 올리되 단품과 번들의 가격 차이를 좁혔다. 인건비를 줄이고 가입자를 묶음 상품으로 모아 수익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이번 재편의 구체적인 방향은 내부 메모에서 드러났다. 디앵클러가 9월 25일 보도한 메모에 따르면 오라시오 구티에레스(Horacio Gutierrez) 디즈니 최고법무·대외협력책임자는 내년 봄 감축이 마무리되면 담당 조직의 규모가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알렸다. 데드라인도 같은 메모를 입수해 보도했다. 감축 대상인 법무·대외협력 부문은 전 세계 인력이 1000명에 못 미친다.

실적 부진에 따른 긴급 처방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디즈니가 8월 5일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엔터테인먼트 구독형 스트리밍 부문의 4~6월 매출은 55억3000만 달러, 약 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늘었다.

영업이익은 3억2900만 달러에서 7억1200만 달러, 약 9650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3%에 달했다. 회사는 비용 절감으로 성장 사업에 투자할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1년 전 같은 분기의 스트리밍 영업이익 3억2900만 달러는 약 4460억원 규모였다. 흑자 폭이 커졌지만 인력과 조직을 줄이는 방침은 바뀌지 않은 셈이다.

조직 개편과 가격 조정도 함께 진행됐다. 국제 오리지널을 맡던 에릭 슈라이어(Eric Schrier)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스트리밍 사업을 담당하는 DTC 부문의 단독 회장이 됐다. 미국의 광고 없는 디즈니+와 훌루 단품 요금은 각각 월 21.49달러로 올랐다. 두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번들은 월 21.99달러다. 50센트만 더 내면 두 서비스를 모두 볼 수 있는 가격 구조다.

법무 조직부터 일하는 방식 전면 재검토

구티에레스의 메모는 인원 감축을 넘어 업무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디앵클러 보도에 따르면 그는 법무 조직을 처음부터 새로 만든다면 어떤 형태가 적절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관행을 유지하기보다 부서 간 장벽을 낮추고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업무 전반을 재설계하겠다는 설명이다.

구티에레스는 2022년 스포티파이에서 디즈니로 옮겼다. 메모는 다마로가 구상하는 디즈니가 기존 업무 관행에 머무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의 강점을 키우기 위해 내부 장벽을 허물고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다.

직원 일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고도 담겼다.

데드라인 보도를 인용한 인사이드더매직은 업무 자동화와 외부 위탁, 대체 법률 서비스 사업자 활용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계약·문서 검토, 실사, 전자증거개시 등 법률 지원 업무를 외부 전문 사업자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구티에레스는 이 과정에서 어려운 선택이 불가피하며 일부 직원은 직접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외부 사업자 활용은 사내 인력 중심의 업무를 더 낮은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따져보는 방안이다.

인사이드더매직이 전한 메모 발송일은 9월 18일이다.

디즈니는 같은 날 캐릭터닷AI 최고경영자 출신 카란디프 아난드(Karandeep Anand)를 신설 최고기술책임자로 선임했다. 디즈니 발표에 따르면 아난드는 10월 2일부터 조시 다마로(Josh D’Amaro)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보고하며 전사 기술 인프라와 데이터·AI 플랫폼, 제품·엔지니어링을 맡는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5년간 근무했고 메타에서는 광고·비즈니스 제품 부사장을 지냈다. 다마로는 기술을 창작에 활용하고 회사 전체가 하나의 조직으로 움직이는 것을 선임의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두 차례 감원에 이어 임원 희망퇴직

2026년 디즈니의 조직·요금 관련 주요 일정. 자료=디즈니, 데드라인, 더랩, 디앵클러, 아이뉴스24 종합

다마로는 테마파크와 크루즈를 운영하는 디즈니 익스피리언스 회장을 거쳐 3월 18일 밥 아이거(Bob Iger)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조시 다마로(Josh D’Amaro) 최고경영자

취임 한 달 만인 4월 중순에는 마케팅 조직을 중심으로 약 1000명을 감원했다. 스튜디오와 TV, ESPN, 제품·기술 조직도 대상에 포함됐다. 데드라인은 5월 다마로가 추가 감원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후 감원에는 픽사 전체 인력 1100명 중 약 100명과 내셔널지오그래픽, ABC뉴스 인력이 포함됐다.

8월에는 고참 임원에게 희망퇴직을 제안했다.

더랩이 8월 24일 전한 대상은 미국에서 근무하는 50세 이상, 근속 10년 이상인 디렉터부터 수석부사장급까지다. 퇴직금과 재직자 수준의 건강보험 요율, 보유 주식 보상의 권리 확정 유지 등이 조건으로 제시됐다. 소니아 콜먼(Sonia Coleman) 최고인사책임자는 비용 절감분을 콘텐츠와 기술, 체험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디앵클러는 내년부터 배우자나 동거인이 자신의 직장에서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면 디즈니 보험에 함께 가입할 수 없게 된다고 전했다.

잇따른 개편은 조직 내부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앵클러와 인터뷰한 디즈니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기 어려워 업무에 집중하기 힘든 분위기라고 전했다. 에미상 시상식에서도 재편에 관한 질문이 나왔고 출연진과 창작자들도 회사의 향방을 묻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앵클러는 디즈니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스트리밍 이익 늘어도 비용 절감 계속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SVOD 부문 4~6월(회계연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자료=디즈니 2026 회계연도 3분기 주주서한

같은 분기 디즈니 전체 매출은 252억 달러, 약 34조1700억원으로 7% 늘었다.

부문 영업이익은 56억 달러, 약 7조5900억원으로 21% 증가했다. 스트리밍 구독료 수입은 가입자 증가와 요금 인상이 겹치며 15% 늘었다. 회사는 2026 회계연도 구독형 스트리밍 영업이익률을 두 자릿수로 제시했고, 2027 회계연도에도 조정 주당순이익을 두 자릿수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다마로와 휴 존스턴(Hugh Johnston) 최고재무책임자는 주주서한에서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감축을 포함한 여러 비용 절감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21미디어가 전한 올해 콘텐츠 지출 규모는 약 240억 달러, 약 32조5400억원이다. 자사주 매입 계획은 90억 달러, 약 12조2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A+E 글로벌 미디어 지분을 허스트에 약 12억 달러, 약 1조6300억원에 매각한 대금도 자사주 매입 재원 일부로 쓰인다. 디앵클러와 인터뷰한 또 다른 관계자는 다마로가 주가 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익명 관계자의 견해로, 회사가 밝힌 비용 절감 목적과는 구분된다.

에릭 슈라이어

글로벌 콘텐츠 책임자 교체와 DTC 지휘 체계 재편

스트리밍 사업의 의사결정 체계도 달라졌다. 더랩은 9월 17일 슈라이어가 DTC 글로벌 오리지널·전략 편성·신규 미디어 사장에서 물러나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텔레비전 산하에 제작사를 차린다고 보도했다. 디즈니와 폭스에서 26년간 일한 그는 FX 초기 사업을 이끈 인물 중 한 명이다. 20세기 텔레비전을 이끌다가 지난 3월 데이나 월든(Dana Walden)이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로 승진하면서 국제 오리지널 등을 맡았다.

스미스는 조 얼리(Joe Earley)와 공동으로 맡던 DTC 회장직을 단독으로 수행한다. 구글과 유튜브에서 20년간 일한 뒤 2024년 디즈니에 합류한 제품·기술 전문가다. 얼리는 데브라 오코넬(Debra OConnell)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텔레비전 회장 아래 프랜차이즈·콘텐츠 전략 사장으로 옮겼다. 프랜차이즈 개발과 제작, 노무, 창작 인재 육성에 더해 슈라이어가 맡았던 국제 콘텐츠도 담당한다. 오코넬은 지난 3월 월든을 보좌하는 TV 부문 핵심 경영진으로 올라섰다.

얼리와 슈라이어는 2019년 713억 달러, 약 96조6800억원 규모의 21세기폭스 인수 당시 월든과 함께 디즈니에 합류했다. 디앵클러는 월든과 가까운 폭스 출신 임원 일부가 조직 내에서 한 단계 아래로 이동하거나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TV 부문에서 추가 개편이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단품에 50센트 더하면 번들

디즈니+·훌루 미국 요금 인상 전후(월, 달러). 광고형 번들만 동결됐다. 자료=TV라인 9월 23일자

TV라인의 9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광고 없는 디즈니+와 훌루 단품 요금은 각각 월 18.99달러에서 21.49달러, 약 2만9100원으로 올랐다. 광고 없는 번들은 19.99달러에서 21.99달러, 약 2만9800원이 됐다. 광고형 단품은 50센트 오른 12.49달러, 약 1만6900원이다.

광고형 번들만 12.99달러, 약 1만7600원으로 유지됐다. 새 요금은 신규 가입자에게 먼저 적용되고 기존 가입자에게는 다음 결제일부터 반영된다. 디앵클러 집계로는 2019년 월 6.99달러에 출발한 디즈니+의 다섯 번째 인상이다. 피콕과 애플TV에 이어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격 조정이 이어지는 흐름이다. 다마로 취임 이후로는 첫 인상이다. 피콕과 애플TV까지 포함하면 한 달 사이 주요 서비스 세 곳이 구독료를 올렸다.

가격표의 핵심은 인상 폭보다 단품과 번들 사이의 간격이다. 광고 없는 서비스 하나를 구독하던 이용자는 월 50센트만 더 내면 두 서비스를 볼 수 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암페어 애널리시스 조사를 인용해 번들 이용자가 해지와 재가입을 반복하는 경향이 더 낮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2024년 3월 디즈니+에 훌루 탭을 도입했고, 2025년에는 해외 일반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를 스타에서 훌루로 바꿨다. 8월 주주서한에서는 훌루 단독·번들 가입자가 디즈니+에서 프로필과 시청 기록, 구독을 연동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서비스 통합 효과가 2027년 봄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즈니는 훌루를 별도 앱으로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통합하는 방향을 밝혀 왔다. 요금제와 이용 환경을 함께 묶으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 청년층 시리즈가 보여준 제작비와 흥행의 균형

미국 시리즈와 한국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 비교. 넷플릭스·HBO맥스는 디앵클러 취재원 기준 추정, 〈올 아메리칸〉은 쇼러너 발언, 한국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2024년 분석(1달러=1356원 환산). 자료=디앵클러, KCA

콘텐츠 투자에서도 제작비와 성과의 균형이 중요해지고 있다. 캐나다 작가 겸 프로듀서 제프 노턴(Jeff Norton)의 조정 드라마 〈크루 걸〉은 9월 22일 넷플릭스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제작사 블루 앤트 미디어 발표에 따르면 9월 10일 공개 후 둘째 주 시청 수가 두 배로 늘어 글로벌 TV 순위 2위에 올랐고, 1600만 뷰와 90여 개국 톱10 진입을 기록했다. 노턴의 작품으로는 〈파인딩 허 엣지〉와 〈긱 걸〉에 이은 세 번째 시즌 연장이다. 〈파인딩 허 엣지〉는 1200만 뷰를 넘겼고 원작 소설 판매가 500% 증가했다. 〈긱 걸〉은 첫 7개월 동안 2800만 뷰를 기록했다. 〈파인딩 허 엣지〉는 올해 1월 공개된 아이스댄싱 드라마이고, 〈긱 걸〉은 2024년 선보인 작품이다. 서로 다른 소재의 청년층 시리즈가 후속 시즌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디앵클러는 취재원 추산을 바탕으로 세 작품의 회당 제작비가 500만 달러, 약 68억원 안팎이라고 전했다. HBO맥스의 〈더 피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개별 작품의 추정 제작비를 스트리밍 시장 전체의 표준 단가로 보기는 어렵다. 노턴은 전속 계약 없이 작품별로 계약한다. 넷플릭스는 8월 15일 청년층을 겨냥한 영어덜트 전용 허브를 열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이 장르의 글로벌 누적 시청은 105억 뷰이며, 올해 글로벌 톱10에 오른 작품은 23편이다. 지니 하우(Jinny Howe) 넷플릭스 미국·캐나다 극본 시리즈 총괄은 청년층 이야기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제작 현장으로 내려온 예산 절감 압력

방송사에서는 제작비 절감 요구가 더욱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CW의 풋볼 드라마 〈올 아메리칸〉은 여덟 번째 시즌을 마지막으로 종영할 예정이다. 넥스타가 2022년 10월 CW 경영권을 인수한 뒤 기존 경영진이 편성한 작품 대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살아남은 극본 시리즈다. 장기 방영을 이어온 이 작품도 예산 삭감 압력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넥스타는 4월 공식 발표에서 이 작품이 여덟 시즌에 걸쳐 150회 가까이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디앵클러가 전한 일정에 따르면 9월 28일 미국 현지 방송으로 마지막 시즌을 마무리하고, 10월에는 넷플릭스에 공개된다.

쇼러너 은케치 오코로 캐럴(Nkechi Okoro Carroll)은 디앵클러의 9월 25일 인터뷰에서 회당 제작비가 가장 높았을 때 460만~480만 달러, 약 62억~65억원이었다고 밝혔다. 넥스타가 시즌마다 예산을 줄였으며 회당 100만 달러, 약 14억원을 더 깎으라는 요구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되면 회당 예산은 300만 달러대로 내려간다. 캐럴은 이 정도 삭감으로는 기존 제작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작가가 되기 전 연방준비제도에서 14년간 경제 분석 업무를 했다. 캐럴은 당시 요구를 받아들이려면 막대 인형으로 촬영해야 할 정도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회고했다. 예산표의 감축 목표와 실제 제작 현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비용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캐럴은 짧아진 시즌과 축소된 제작 규모가 신인 작가의 훈련 기회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과거 22~24회 분량의 네트워크 드라마에서는 작가가 제작 현장을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작가실을 옮겨 다니고 현장에 참여할 기회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캐럴은 워너브러더스 TV와 3년 이상 남은 전속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웨스 무어(Wes Moore) 메릴랜드 주지사의 책 『The Other Wes Moore』를 바탕으로 한 시리즈는 훌루의 오닉스 컬렉티브에 판매했다.

한국 제작사가 주목할 것은 발주 편수보다 계약 조건

2026년 8월 국내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월간 활성 이용자(MAU). 자료=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전자신문 9월 4일자)

한국에서는 디즈니+의 이용자 기반과 콘텐츠 투자 조건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자신문이 9월 4일 보도한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서 디즈니+의 8월 월간 활성 이용자는 401만 명으로 5위였다. 넷플릭스 1621만 명, 쿠팡플레이 1007만 명, 티빙 815만 명, 웨이브 405만 명 순이다. 국내 월 요금은 스탠다드 99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이다. 디지털투데이에 따르면 디즈니+는 2025년 11월 티빙·웨이브와 월 2만1500원의 3종 번들, 티빙과 월 1만8000원의 2종 번들도 출시했다. 원문에 적용된 환율로 환산하면 국내 단품 요금은 각각 약 7.3달러와 10.3달러, 3종 번들은 약 15.9달러, 티빙과의 2종 번들은 약 13.3달러다. 쿠팡플레이는 이번 집계에서 처음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디즈니의 국제 오리지널 확대 방침은 한국 제작사에 기회다. C21미디어가 전한 8월 5일 실적 발표에서 다마로는 향후 3년간 국제 오리지널 편수를 약 3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국 작품 〈21세기 대군부인〉도 언급하며 국제 오리지널을 시청하는 가입자의 해지율이 더 낮다고 설명했다. 더팩트는 5월 15일 이 작품이 공개 28일 만에 디즈니+ 한국 시리즈 중 글로벌 최다 시청작이 됐고 누적 시청 4300만 시간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하반기 공개 예정작으로는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재혼 황후〉 등이 포함돼 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4월 10일부터 MBC 금토극으로 방송되며 디즈니+에 동시 공개됐다. 다마로는 이 작품을 영국·스페인의 작품들과 함께 국제 콘텐츠 성과의 사례로 거론했다.

국내 제작 환경은 여전히 위축돼 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집계를 인용한 2025년 1월 보도에 따르면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는 2022년 141편에서 2024년 100편 안팎으로 줄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2024년 분석에서 국내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를 평균 27억~31억원으로 추산했다. 달러로는 약 200만~230만 달러다. 앞서 제시한 넷플릭스 작품의 추정 제작비보다 낮지만 조사 시점과 작품 범위가 달라 단순한 가격 경쟁력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씨네21은 2025년 SBS 목요 드라마와 JTBC·ENA 수목 드라마 등 일부 편성 시간대가 사라졌다고 정리했다. 141편에서 100편 안팎으로의 감소는 약 30%에 해당한다. 넷플릭스 청년층 시리즈의 회당 500만 달러와 비교하면 국내 평균 추산액은 절반에 못 미친다.

슈라이어의 퇴진과 얼리의 역할 변경은 한국 제작사가 상대하는 본사 의사결정 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 오리지널 확대가 곧 한국 작품의 발주 증가나 제작비 상승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디즈니가 전사 비용을 줄이는 상황에서 실제 기회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지역별 투자 배분과 작품별 계약 조건에 달려 있다. 제작사로서는 편수뿐 아니라 회당 예산, 권리 배분, 후속 시즌 조건을 함께 따져야 한다.

2027년 투자와 발주에서 드러날 재편의 결과

디즈니의 올해 행보는 조직 축소와 스트리밍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3월 최고경영자 교체 후 두 차례 감원과 임원 희망퇴직, 9월 경영진 재편이 뒤따랐다. 여기에 요금 인상과 번들 유도가 더해졌다. 스트리밍 이익이 늘어난 뒤에도 비용 절감을 지속한다는 점에서 회사가 목표로 하는 것은 흑자 유지에 그치지 않는다. 추가 투자와 주주 환원에 쓸 재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다음 과제다.

아난드는 10월 2일 최고기술책임자 업무를 시작한다. 법무·대외협력 부문 감축은 내년 봄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디즈니는 디즈니+·훌루 통합 효과도 2027년 봄부터 기대하고 있다. 향후 실적 발표에서는 비용 절감이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인상된 요금과 번들 가입이 매출 및 가입자 유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TV 부문의 추가 개편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1월로 예정된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도 점검 지점이다. 대상 기간은 7~9월이므로 9월 말 요금 인상의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시점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 콘텐츠 업계에 중요한 것은 확대 계획의 숫자보다 실제 발주서에 담길 조건이다.

디즈니가 국제 오리지널 투자를 늘리더라도 작품당 비용을 더 엄격하게 관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늘어난 편수가 제작사의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질지, 더 낮은 단가로 더 많은 작품을 공급해야 하는 구조가 될지는 앞으로의 협상에서 드러난다.

국내 제작 편수가 줄고 디즈니+ 이용자 규모도 5위에 머무는 상황에서 국제 투자 확대의 조건은 더 중요해졌다. 발주 증가가 회당 단가 인하와 맞물린다면 한국 제작사도 캐럴이 겪은 것과 비슷한 협상에 직면할 수 있다. 캐럴은 시장을 지키기 위해 어떤 해에는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취지로 제작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환율 안내  원문과 동일하게 1달러=1356원을 적용했다. 원문이 제시한 기준일은 2026년 9월 25일이며 출처는 인베스팅닷컴이다. 국내 금액의 달러 환산에도 같은 환율을 사용했다.

출처 안내  기사에 인용한 매체명과 발표 자료를 누르면 해당 원문으로 이동한다. 타 매체 인터뷰와 내부 메모는 보도 주체를 밝히고 간접 인용했다. 익명 관계자의 평가는 회사의 공식 입장과 구분했다. 넷플릭스와 HBO맥스 작품의 제작비는 디앵클러 취재원 추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