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애플렉이 다시 짜는 영화 산업의 AI와 흥행 보상로

애플렉이 자체 촬영 데이터로 개발한 영화 제작 AI와 흥행 연동 보상을 통해 할리우드의 제작 방식을 바꾸고 있다. 넷플릭스가 인수한 인터포지티브는 신작 애니멀스 후반작업에 쓰였고, 아티스트 에쿼티는 더 립 제작진 성과급에 이어 독립영화 수익 배분을 실험한다. 한국에도 촬영 원본의 학습 권리와 창작자 보상이 함께 협상 과제로 떠오른다.

벤 애플렉이 다시 짜는 영화 산업의 AI와 흥행 보상로

MediaGPT | 엔터테크 분석

자체 촬영 데이터로 후반작업 AI 개발하고 제작진 성과급 확대 추진  한국 제작업계에는 학습 권리와 수익 배분이 함께 협상 과제로

벤 애플렉 아티스트 에쿼티 최고경영자가 지난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블룸버그 스크린타임 대담에서 AI 도입과 할리우드 보상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스크린타임 영상 캡처

영화 제작비를 줄이는 AI가 확산될수록, 절감된 비용과 흥행 수익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가 중요해진다. 유명 영화 배우 벤 애플렉(Ben Affleck)은 이 두 문제를 함께 풀려 하고 있다. 자신이 설립한 인터포지티브의 AI를 신작 애니멀스 후반작업에 적용하는 한편, 아티스트 에쿼티를 통해 제작진의 보수를 작품 성과와 연결하고 독립영화 창작자를 투자자와 함께 수익 배분에 참여시키는 구조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블룸버그 스크린타임(Screentime) 대담에서 드러난 그의 구상은 제작 과정과 계약 구조를 동시에 바꾸는 실험이다. 제작 현장에서 나온 데이터로 작품별 AI 모델을 만들고, 성공한 작품의 수익이 창작자와 스태프에게 돌아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만 작품별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 곧 감독 개인의 법적 소유권을 뜻하지는 않는다. 학습 데이터와 모델의 권리, 사용 범위는 개별 계약에서 확인해야 한다.

AI와 창작자 보상은 2023년 할리우드 작가·배우 파업에서도 핵심 쟁점이었다. 이후 노조 협약의 AI 보호 조항과 스트리밍 성과 보상, 제작사별 추가 인센티브가 서로 다른 층위에서 발전하고 있다. 애플렉의 실험은 이 가운데 제작사와 플랫폼이 개별 작품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넷플릭스는 3월 인터포지티브를 인수했으며 거래 금액은 공식 공개하지 않았다. 최대 6억 달러라는 수치는 성과 조건을 포함한 언론 보도다.

한국 제작업계에도 같은 질문이 남는다. 플랫폼에 작품을 공급하는 계약에서 흥행에 따른 추가 보상이 가능한지, 방송사와 제작사가 보유한 촬영 원본을 AI 학습에 사용할 권리가 있는지다. 아카이브의 규모만으로 경쟁력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출연자의 동의, 음악과 원작의 권리, 외주 제작 계약까지 정리돼야 실제 학습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항목

내용

영상

Ben Affleck on AI and Hollywood Economics(블룸버그 라이브, 10월 1일 공개, 약 29분)

행사

블룸버그 스크린타임 2026,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연

벤 애플렉 — 배우·감독, 아티스트 에쿼티 최고경영자, 인터포지티브 창업자

진행

루커스 쇼 — 블룸버그

주제

AI와 영화 제작, 할리우드 보상 구조, 극장 영화 펀드, 신작 '애니멀스'

대담 개요. 자료=블룸버그 라이브

비선형 편집·라이브 플래닛 거친 기술 창업… "맷에게 '우리는 끝났다'고 전화"

애플렉은 이날 대담을 자신의 기술 창업 이력으로 시작했다.

그는 1990년대 초 아비드(Avid) 장비가 비싸 PC로 비선형 편집 회사를 만들려 했지만 하드디스크가 느려 프레임이 빠지는 문제로 접었다. 2000년에는 숀 베일리(Sean Bailey), 맷 데이먼(Matt Damon)과 라이브 플래닛(Live Planet)을 세워 '프로젝트 그린라이트(Project Greenlight)'를 만들며 온라인 광고 수익 모델을 시험했지만, 당시에는 온라인 시청자가 충분하지 않았다. 영화가 디지털로 넘어가며 영상이 텐서(tensor)라는 숫자 배열이 되고 시각효과(VFX) 공정에 머신러닝이 들어오자 그는 파이썬(Python)을 배웠다.

소규모 시각효과 회사를 운영하던 그는 동료들에게 구글의 트랜스포머(Transformer)와 오픈AI(OpenAI)의 텍스트-이미지 기술 이야기를 듣고 직접 찾아갔다.

애플렉은 "처음엔 심장마비가 오는 줄 알았다"며 데이먼에게 전화해 "앞으로 몇 년 동안 영화를 최대한 많이 찍어야 한다. 우리는 끝났다"고 말했다고 했다. 다시 들여다본 그는 연구자들이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정의되고, 캡션이 붙고, 정리돼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거의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 빈칸을 자체 촬영 데이터로 채우는 회사가 인터포지티브다.

직접 촬영한 데이터로 영화 제작에 맞춘 추가 학습

애플렉은 투자를 받아 약 8개월 동안 여러 대의 카메라와 장비로 촬영했고, 이 영상을 오픈 비디오 모델의 추가 학습용 데이터셋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동료 창작자들의 작품이 학습에 이용되는 방식에 의문을 품고,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제작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자체 데이터의 출처가 분명하다는 점과 기초 모델 전체의 권리 문제가 해소됐다는 주장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의 설명에서 핵심은 공개 모델의 학습을 이어 받아 영화 제작에 필요한 시각적 특성과 작업 규칙을 보강하는 것이다. 마지막 레이어라는 표현은 이를 설명하기 위한 비유에 가깝다. 공개된 정보만으로 모델의 정확한 구조나 특정 레이어만 갱신하는지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인터포지티브는 일반적인 영상 생성 시연보다 촬영 현장의 연속성, 조명, 카메라 움직임을 유지하는 후반작업을 겨냥했다.

인터포지티브의 창작자 중심 접근을 표현한 삽화. 자체 데이터 확보와 작품별 활용의 개념을 재구성한 것으로 실제 모델 구조나 법적 소유권을 확정하는 도식은 아니다. 그래픽=첨부 대담 요약 리포트의 AI 생성 삽화

인터포지티브의 학습과 후반작업 흐름을 재구성한 개념도. 마지막 레이어는 인터뷰의 설명이며 작품별 모델의 소유·공유 조건은 계약에서 확인해야 한다. 자료=블룸버그 대담·넷플릭스

감독이 데일리로 작품별 모델 학습… 와이어 제거·리프레이밍·조명 보정

인터포지티브의 워크플로는 실제 촬영물을 기반으로 작품에 맞는 모델을 만드는 방식이다.

애플렉은 창작자가 자신의 데일리로 모델을 학습시키고 그 결과를 해당 작품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차이는 프로젝트의 제작 데이터를 후반작업에 다시 연결한다는 점이다. 작품 간 데이터 공유 여부와 모델의 소유권, 보관 기간은 설명만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계약과 서비스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애플렉은 3월 인수 발표 당시 "자기 모델로 스턴트 와이어를 지우고, 화면을 다시 구성하고, 놓친 숏을 얻고, 조명을 다듬고, 배경을 보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라이어티(Variety)는 이 도구가 후반작업에서 색 보정, 재조명, 시각효과, 믹싱을 다룬다고 전했다. 애플렉은 이번 대담에서 "타이핑만 하면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가 나오는 날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을 외면하면 "스탠퍼드 2학년생들이 12분짜리 영화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우리 사업을 잠식하게 된다"고 했다.

넷플릭스, 최대 6억 달러 중 선지급은 일부… 외부 판매 없이 창작 파트너에 제공

항목

내용

발표

2026년 3월 5일, 넷플릭스

대상

인터포지티브(InterPositive), 2022년 애플렉 설립, 비공개로 운영

인원

엔지니어·연구자·크리에이티브 16명 전원 합류

금액

비공개. 블룸버그 보도로는 성과 목표에 따라 최대 6억 달러(약 8100억원), 선지급은 그 이하

애플렉 역할

넷플릭스 선임 고문. 아티스트 에쿼티는 같은 시기 넷플릭스와 다년 파트너십

제공 방식

외부 상업 판매 없이 넷플릭스 창작 파트너에 제공

인터포지티브 인수 개요. 자료=버라이어티·블룸버그

인수 발표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의 스튜디오·스트리밍 부문 인수 협상에서 물러난 지 일주일 뒤에 나왔다.

엘리자베스 스톤(Elizabeth Stone) 넷플릭스 최고제품·기술책임자는 인터포지티브 도구를 "영화인을 위해 만든" 도구라고 설명했다. 벨라 바자리아(Bela Bajaria) 최고콘텐츠책임자는 "새 도구는 창작의 자유를 넓혀야지, 작가·감독·배우·제작진의 일을 제한하거나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그전부터 생성 AI를 작품에 썼다.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공동 최고경영자는 2025년 7월 실적 발표에서 아르헨티나 시리즈 '엘 에테르나우타(El Eternauta)'의 건물 붕괴 장면이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처음 들어간 생성 AI 최종 화면이라고 밝혔다. 인터포지티브 인수로 넷플릭스는 이런 작업을 외부 범용 모델이 아니라 작품 데이터에 묶인 자체 도구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대담을 진행한 블룸버그의 루커스 쇼. 넷플릭스 인수를 둘러싼 '커버' 해석과 조 로건 팟캐스트 발언을 차례로 물었다. 사진=블룸버그 스크린타임 영상 캡처

온라인에서는 넷플릭스가 AI 활용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고 평판 있는 감독의 회사를 샀다는 해석도 나왔다. 진행자인 블룸버그의 루커스 쇼(Lucas Shaw)가 이를 묻자 애플렉은 "매우 냉소적인 시각"이라며 "넷플릭스 같은 회사는 아티스트를 소외시키는 일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들과 계속 사업을 해야 한다는 걸 안다"고 답했다. 그는 도구를 쓰는 현장에서 "같은 수의 사람이, 사실은 더 많은 사람이 고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들이 도구를 직접 다뤄 보면 AI가 막연한 공포에서 "영화·TV 산업이 이어 온 기술 개선의 연장선"으로 바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애니멀스 후반작업에 적용  구체적인 장면은 비공개

'애니멀스'는 애플렉이 공동 각본·연출·주연을 맡은 R등급 범죄 스릴러다. 넷플릭스 투둠(Tudum)에 따르면 10월 9일 일부 극장과 넷플릭스에서 함께 공개된다. 아들이 납치된 로스앤젤레스 시장 후보 마크 킴볼(애플렉)과 아내 애비게일 킴볼(케리 워싱턴, Kerry Washington)이 몸값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가정을 흔드는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길리언 앤더슨(Gillian Anderson), 스티븐 연(Steven Yeun), 아드리아나 파스(Adriana Paz), 루이스 헤라르도 멘데스(Luis Gerardo Méndez)가 출연하고, 데이먼이 제작에 참여했다. 아티스트 에쿼티가 메이크레디(Makeready), 피프스 시즌(Fifth Season)과 함께 만들었고 2025년 3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애플렉은 AI를 쓴 장면을 밝히지 않는 이유를 마술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 일은 현실의 환영을 만드는 것"이라며 "마술사가 무대에 나와 '시작하기 전에 알려 드리면 이 밑에 토끼가 한 마리 더 있고 저 사람은 바람잡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AI는 주로 후반작업에서 작업 속도를 높이거나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작업에 썼다. 그는 "우주 배경도, 시각효과도 없는 인간적인 영화라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애플렉은 연출작을 고르는 기준으로 기간을 들었다.

연기는 4~10주지만 연출은 1년 반이 걸려 가장 관심이 크고 가장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니멀스'의 주제는 소셜미디어와 정치에서 갈수록 연출되는 도덕(performative morality)과 실제 행동의 차이, 그리고 부부 사이의 정직이다. 그는 "근본적으로는 결혼에 관한 영화"라며 내세우는 자신과 실제 자신의 간극을 다뤘다고 설명했다.

제작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애플렉은 구로사와 아키라(黒澤明)의 '천국과 지옥(High and Low)'과의 유사성을 의식했고, 촬영 2주 전 스파이크 리(Spike Lee)가 애플(Apple)과 덴절 워싱턴(Denzel Washington) 주연의 납치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에 제작을 멈췄다가 각본을 다시 썼다.

촬영 중에는 홈디포(Home Depot) 매장 로케이션이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 때문에 밀려났는데, 각본에도 미등록 이민자를 둘러싼 반전이 들어 있다. 선거 장면을 위해 그는 쇼핑몰 더그로브(The Grove)에서 카메라를 들고 시장 출마를 알렸는데 "의심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애플렉은 '애니멀스'를 "근본적으로 결혼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사진=블룸버그 스크린타임 영상 캡처

'더 립' 제작진 1200명 성과급… 공개 후 90일 시청 성과로 산정

보상 구조 개편은 1월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더 립(The Rip)'에서 먼저 적용됐다.

애플렉과 데이먼이 주연한 이 작품은 출연진부터 제작진까지 1200명이 공개 후 90일 동안 다른 넷플릭스 작품과 비교한 성과에 따라 성과에 따라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만들어졌다. 더랩(TheWrap)이 1월 전한 애플렉의 설명은 "위에서 아래까지 이 영화에 출연하거나 일한 모든 사람이 이미 정해 둔 지표에 따라 보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지급 기준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더 립'은 공개 첫 주 4160만 뷰로 넷플릭스 주간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는 '해피 길모어 2(Happy Gilmore 2)'의 첫 주 4670만 뷰 이후 가장 큰 영화 오프닝이라고 밝혔고, 왓츠온넷플릭스(What's on Netflix)는 7주 누적을 약 1억1470만 뷰로 집계했다. 애플렉은 '애니멀스'는 '더 립' 이전에 계약이 끝나 이 모델을 적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더 립'은 공개 첫 주 4160만 뷰로 넷플릭스 주간 1위에 올랐다. 자료=넷플릭스·왓츠온넷플릭스

애플렉이 이 모델을 들고 나온 계기는 2023년 파업 협상이다. 그는 비공식적으로 협상 논의에 참여하면서 투명성과 성과 연동 보상에 대한 의지가 특히 넷플릭스 쪽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협상에서는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구조에서는 이해관계가 갈린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제작진은 초과근무 수당 때문에 점심시간이 길어지고, 감독은 자기 트레일러 크기나 폭발 장면 규모에 신경을 쓰며, 모두 이미 보수를 받은 뒤라 수억 달러를 댄 투자자와 연결돼 있지 않다.

"할리우드에는 크리스마스 아침에 제작자가 아이에게 '다음 작품에서 챙겨 줄게'라고 했다는 오래된 농담이 있다. 그 역사 때문에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고 현금을 먼저 받는다. 실리콘밸리와 여기서 사업을 만드는 방식이 다른 이유다." — 벤 애플렉

애플렉은 자신의 사례도 들었다. 그는 "'지글리(Gigli)'에 출연하고 1200만 달러(약 162억원)를 받았고 돌려주지 않았다"며 "투자자는 손실을 봤는데 그게 공정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콘텐츠 지출 30퍼센트 절감 전망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추정

애플렉은 선지급을 줄이고 손익분기 이후 수익을 나누는 모델을 스트리밍 전체에 적용하면 콘텐츠 지출을 3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80억 달러 중 24억 달러"라고 말했고, 쇼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지출이 200억 달러대라고 바로잡았다. 넷플릭스는 1월 실적 발표에서 2026년 콘텐츠 지출을 10% 늘려 200억 달러로 잡았다.

애플렉의 30% 전망은 보상 구조 개편에 관한 추정이며 AI 도입만의 비용 절감 효과가 아니다. 이를 200억 달러 예산에 대입한 60억 달러도 산술적 예시에 불과하다. 선지급을 줄이면 초기 자금 부담은 낮아지지만, 작품이 성공해 추가 보상이 커질 경우 최종 총비용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고 볼 수 없다. 계약별 손익분기점과 보너스 기준, 마케팅 비용 처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대담의 비용 절감 전망

애플렉의 30% 절감 주장은 넷플릭스 실제 예산과 대조해 볼 필요가 있다. 60억 달러는 단순 계산값이다. 자료=넷플릭스 실적 발표·블룸버그 스크린타임

극장 영화 펀드 발표… 출연·감독·작가를 투자자와 같은 순위로

애플렉은 이날 아티스트 에쿼티의 극장 개봉 독립영화 펀드도 발표했다.

출연자와 감독, 작가, 프로듀서 같은 이른바 '어보브 더 라인(above the line)' 인력은 길드가 정한 최저 보수만 선지급으로 받고, 나머지는 투자자와 같은 순위에서 1달러 단위로 똑같이 수익을 나눈다. 펀드 규모와 출자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렉은 "이 원칙으로 펀드를 모으는 건 어렵지 않았다. 사람들이 공정하다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구조가 개봉 홍보에도 영향을 준다고 봤다. 극장 수익과 이후 PVOD(프리미엄 주문형 비디오), SVOD(구독형 주문형 비디오) 수익이 들어오는 시점에는 출연진이 이미 보수를 받은 뒤여서 홍보에 나서지 않는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

애플렉은 "사람의 행동을 가장 잘 예측하는 건 인센티브"라며 자기 돈이 걸려 있으면 소셜 채널에 올리고 방송에 한 번 더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AI도 같은 논리라며 "인간을 없애느냐 마느냐의 이분법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아티스트 에쿼티는 2022년 11월 레드버드 캐피털(RedBird Capital)의 투자로 애플렉과 데이먼이 세운 제작사다.

애플렉은 "사람의 행동을 가장 잘 예측하는 건 인센티브"라며 출연진을 투자자와 같은 순위에 놓는 펀드를 설명했다. 사진=블룸버그 스크린타임 영상 캡처

구분

기존 스트리밍 계약

'더 립'(넷플릭스)

아티스트 에쿼티 극장 펀드

선지급

보수 전액을 제작 단계에 지급

기존 보수 지급

길드 최저 보수만 지급

추가 보상

선지급 중심  별도 인센티브·노조 협약에 따라 차이

공개 90일 성과에 따라 성과급

투자자와 같은 순위로 수익 배분

대상

개별 계약

출연진·제작진 약 1200명

출연·감독·작가·프로듀서

공개된 기준

—

다른 넷플릭스 작품 대비 성과(세부 비공개)

펀드 규모·출자자 비공개

애플렉이 제시한 보상 구조 비교. 자료=블룸버그 스크린타임·더랩

"줄거리 세 번 반복" 발언은 와전… '애니멀스'에는 수정 요청 없어

쇼는 올해 초 애플렉과 데이먼이 출연한 조 로건(Joe Rogan) 팟캐스트 발언도 물었다.

당시 데이먼의 발언은 넷플릭스가 시청자가 휴대전화를 보며 시청한다는 이유로 줄거리를 반복하게 한다는 내용으로 퍼졌다. 애플렉은 "우리는 그런 인식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려고 나간 것"이라며 "우리가 감독하는 영화에 그런 요구가 있었다면 로건 방송에 나가서 그걸 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기자에게 정정 기사를 요청했지만 기사로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플렉은 넷플릭스가 '애니멀스'에 수정 요청(노트)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블룸버그 스크린타임 영상 캡처

애플렉은 넷플릭스가 '애니멀스'에 노트를 주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는 당신에게 걸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답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서랜도스와 바자리아를 "최고의 파트너"라고 불렀다. 엉뚱한 스튜디오 노트는 넷플릭스 이전부터 있었다며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가 터무니없는 노트를 받고 "덕분에 다들 웃었다. 계속 보내 달라"고 답장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국내 영화감독 853명 중 해외 보상금 수령 333명… 매절 계약이 성과 연동을 막는다

애플렉이 지적한 '선지급 후 단절' 구조는 국내 제작 현장의 계약 관행과 겹친다. CBS노컷뉴스는 9월 14일 2020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영화감독 853명 가운데 해외 보상금을 받은 감독이 333명이라고 보도했다.

봉준호 감독은 미국작가조합(WGA) 회원 자격으로, 박찬욱 감독은 프랑스 저작권 관리단체를 통해 보상금을 받는다. 다수는 제작 단계에서 권리를 일괄 넘기는 매절(바이아웃) 계약으로 해외 이용에 따른 수익과 연결되지 않는다.

같은 보도가 인용한 영화진흥위원회(KOFIC) 2023년 실태조사에서 별도 특약을 협상한 감독은 9.3%였고, 인센티브를 받지 못한 비율은 감독 53.6%, 작가 66.3%였다. 저작권법 제100조는 특약이 없으면 영상 이용에 필요한 권리를 제작자가 양도받은 것으로 추정한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낸 개정안은 유통 불확실성과 투자 위축을 우려한 제작사 반대에 부딪혔다.

국내 영화 창작자 중 인센티브를 받지 못한 비율은 감독 53.6%, 작가 66.3%다. 자료=CBS노컷뉴스·영화진흥위원회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은 제작비 전액에 일정 비율을 더해 지급하고 지식재산권을 넷플릭스가 갖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서랜도스는 2023년 6월 방한 때 4년간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히며 "창작자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오징어 게임' 추가 보상에 대해서는 시즌2 제작 자체가 보상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더 립'에 성과급을 받아들였다는 점은 국내 제작사와 창작자가 다음 계약에서 성과 연동 조항을 요구할 수 있는 선례가 된다. 머니투데이는 7월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대고 저작권 대부분을 갖는 구조 때문에 한국이 하청 기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방송사 아카이브와 촬영 원본… 남의 모델이 아니라 자기 모델의 학습 데이터

한국 방송사와 제작사가 축적한 촬영 원본은 AI 활용의 중요한 자산이다. 인터포지티브처럼 작품의 시각적 특성을 학습하는 접근은 기존 제작 데이터를 후반작업에 다시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다만 같은 작품이라도 제작사·방송사·플랫폼 사이의 권리 배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범위가 달라진다.

국내 제작사는 AI 도입 과정에서 저작권 계약과 출연 동의, 투명성 관련 의무의 적용 범위도 확인해야 한다. AI 사용 장면을 관객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문제와 법령상 고지·표시 의무는 같지 않다. 적용 대상과 제공 방식에 따라 검토해야 하며, 작품의 연출상 비공개 원칙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대담 구간별 주요 발언… 29분 동안 AI 10분·보상 7분

구간

내용

0:00–1:00

진행자 소개, 인터포지티브 창업과 넷플릭스 인수

1:00–2:45

기술 창업 이력: 비선형 편집, 라이브 플래닛, 프로젝트 그린라이트

2:45–4:20

오픈AI·트랜스포머 접촉, '우리는 끝났다'에서 재검토, 자체 데이터셋 결정

4:20–6:35

'마지막 레이어' 설명, 가중치 해제 방식, 감독별 개별 모델

7:05–7:55

'애니멀스'에 적용, 사용 장면은 비공개('현실의 환영')

7:55–9:40

넷플릭스 인수 '커버' 해석 반박, 감독 자율, 고용 유지

9:40–11:20

산업 영향: 대체보다 '더해지는' 기술, 교육·성적 인플레이션 우려

11:19–14:15

'애니멀스' 소개, 주제(연출된 도덕·결혼), 공개일

14:15–17:05

'천국과 지옥'·스파이크 리 영화, 제작 중단 후 재구성, ICE 단속

17:07–21:10

조 로건·맷 데이먼 발언 와전 해명, 스튜디오 노트 일화

21:10–27:50

성과 기반 보상, 극장 영화 펀드, 인센티브 정렬

27:50–29:00

함께 일하고 싶은 감독·배우, 마무리

대담 흐름. 시간은 영상 기준 분:초. 자료=블룸버그 라이브 영상 정리

대담의 전반부는 기술 창업 경험과 인터포지티브의 데이터 전략, 애니멀스의 AI 활용을 다뤘고 후반부는 보상과 독립영화 펀드로 이어졌다. AI·인터포지티브 관련 구간은 약 10분, 성과 보상·펀드 구간은 약 7분이다. 아래 구간표는 첨부 정리본의 타임스탬프를 유지한 것으로 일부 구간은 겹치며 모든 질문 사이를 연속적으로 나눈 시간표는 아니다. 마지막에는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과 배우를 이야기했다.

AI와 흥행 보상을 함께 다룰 다음 계약

애플렉의 실험은 영화 제작의 효율을 높이는 도구와 그 성과를 나누는 계약을 함께 설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체 촬영 데이터를 확보한 인터포지티브, 더 립의 추가 성과급, 독립영화 펀드의 수익 배분은 각각 데이터 통제와 경제적 참여를 넓히려는 시도다. 이를 모든 작품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으로 보기에는 아직 공개된 계약과 성과 자료가 부족하다.

애니멀스의 공개는 AI라는 도구가 실제 제작 과정에 들어왔음을 보여 주는 사례다.

다만 시청 순위만으로 AI의 기여를 분리해 평가할 수는 없다. 어떤 공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줄였는지, 품질과 고용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더 립의 성과급이 실제로 어떻게 정산됐는지가 더 중요한 검증 자료다. 독립영화 펀드 역시 규모와 손실 부담, 회수 순위가 공개돼야 확장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한국 제작사와 방송사가 가져갈 질문도 구체적이다.

촬영 원본을 학습에 쓸 권리, 작품별 모델의 사용·이전 권한, 성과 데이터에 접근하는 방법, 추가 보상의 정산 기준을 계약에 어떻게 넣을 것인가. AI가 제작 효율을 높여도 그 이익이 창작자에게 자동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기술을 도입하는 시점에 권리와 수익 배분을 함께 협상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