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AX 브릿지 2026
10월 13~14일 코엑스 본행사 일주일 앞… 20개사 진단·컨설팅·시장성 테스트 마무리, 희망 시장은 일본 9곳·동남아 10곳, 정수진 NIPA 지역AX본부장 "최종 단계는 실력으로 선발"
제1회 '2026년 지역 AX 브릿지@KOREA(Regional AX Bridge @ Korea)'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nistry of Science and ICT)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10월 13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코엑스 더플랏츠(COEX THE PLATZ) 2층 전시장에서 연다.
지역에 본사를 둔 AI 기업 20곳이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해외 바이어·투자사·수요기관과 1:1 상담을 진행한다. 참석 규모는 500여 명이고, 첫날 개회식에는 지역기업과 해외기업 간 계약·양해각서(MOU) 체결식이 배정돼 있다.

참가기업 20곳의 준비 과정은 끝났다. 7월 3일 모집 마감과 7월 13일 선정 통보 뒤 8월 초까지 사전진단 20회를 받았고, 8월 25일 시작한 사업화 컨설팅은 지난달 29일 끝났다. 9월 한 달간의 시장성 테스트도 함께 마무리됐고, 바이어 초청과 미팅 매트릭스 공유는 이달 2일까지 진행됐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에서는 참가기업 발표회가 열려 20곳 가운데 15곳이 회사와 기술, 해외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을 설계한 정수진 NIPA 지역AX본부장은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특화 도메인에서 찾는다. "지역에 있는 기업들의 강점은 특화 도메인과 관련된 이슈를 기술로 해결하는 데 있습니다." 범용 AI 기술만으로는 해외에서 차별화하기 어렵지만 제조·농업·해양·드론처럼 산업 현장과 맞물린 문제를 풀어온 기업이라면 다르다는 것이다.

"AX 이전부터 있던 격차"… 전시회 동행 5~6년에서 진단·컨설팅으로
정 본부장은 AX가 정책 용어로 자리 잡기 전부터 지역의 디지털 전환 격차를 봐왔다고 했다. 서울과 수도권에는 소프트웨어·디지털 기술과 인력이 집적돼 있지만 지역은 기술을 내부화할 기반도, 필요한 기술을 찾아 적용할 경로도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IT나 소프트웨어는 먼저 가는 곳이 있고 지역이 뒤따라가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AI는 키워드가 급격하게 커졌잖아요. 지역도 바로 따라갈 수 있도록 더 빠르게 기반을 갖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NIPA는 그동안 약 5~6년간 지역 기업의 해외 전시회 참가를 지원해 왔다. 비슷한 형태의 해외 진출 지원사업이 늘면서 기업을 현장에 데려가는 것만으로는 다음 단계의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그래서 기업별 진단으로 시작해 사업화 컨설팅과 시장조사로 파트너 후보를 좁히고, 바이어·수요기관과의 만남으로 잇는 구조를 짰다.
프로그램 지원은 전문가 풀로 이뤄진다. 자체 풀에서 해결되지 않는 질문은 기관이 중간에서 외부 전문가를 찾아 매칭하거나 의견을 전달한다. 정 본부장은 지역 기업을 만나며 받은 인상도 함께 설명했다. 아이디어가 좋고 기술 개발까지 갔는데 사업화나 해외 시장 진입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의 튜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 배분보다 최종 단계는 역량"… 대구에만 5곳, 수도권은 0곳
참가기업 선발에서 지역 안배보다 역량이 앞섰다. 지역 기업 지원이 본래 목적이지만 지역별로 숫자를 나누면 해외 비즈니스까지 갈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지역에 기회는 열어둬야 합니다. 다만 외부 비즈니스 활동을 하고 최종 트랙까지 가는 단계에서는 철저하게 실력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가기업 20곳의 소재지는 대구·경북 7곳, 광주·전남 4곳, 강원 4곳, 충청·세종 3곳, 부산 1곳, 전북 1곳이다. 대구에만 5곳이 선정됐고 수도권에 본사를 둔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첫해 사업이라 현장 반응은 조심스러웠다.
기업들은 기존 해외 전시·상담 지원과 무엇이 다른지, 어떤 후속 지원을 받는지 확인하려 했다. 정 본부장은 "처음에는 도움이 되는 사업인지 헷갈려 하는 기업도 있었다"며 "여러 설명회와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올해는 가능성 있는 기업들이 들어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앱미디어 말레이시아 교과서, 픽셀로 조달 낙찰… 발표회에 나온 실적
지난달 발표회에서는 이미 확보한 해외 실적이 이어졌다. 춘천 앱미디어(Appmedia)는 4월 16일 페락주 탄중말림의 국립 술탄이드리스교육대(UPSI)에서 삼육대학교, UPSI, 말레이시아 전자출판 기업 앱북스(Appbooks)와 4자 업무협약(MOA)을 맺었다. 초등학교 1~2학년 초기 문해력 강화를 위한 말레이어 학습용 대화형 E-모듈이 대상이고 사업비는 47만2000링깃(약 1억7500만원)이다.
박성훈 대표는 포스코인터내셔널(POSCO International)의 대·중소 협력 지원사업으로 3년간 60여 차례 해외 출장을 다닌 끝에 쿠알라룸푸르 수출상담회에서 현지 교육 분야 대표들을 만났고, 그해 12월 행정수도 푸트라자야(Putrajaya) 교육부 청사에서 영어·과학·수학 3개 과목을 시연했다고 말했다. 30명가량이 모인 자리에 교육부 차관이 있었다. 앱미디어가 밝힌 업무협약 규모는 13개국 82개사다.

대구 픽셀로(pixelRo)는 해외 판매를 먼저 하고 국내 조달을 뒤에 붙였다.
인도네시아·두바이·인도·호주·캐나다에 샘플을 판매했고 인도네시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실판매가 이뤄졌다. 국내 조달은 올해가 처음으로, 지난달 AI 눈 건강 자가진단 솔루션이 혁신제품으로 지정돼 혁신장터몰에 등록된 뒤 낙찰을 거쳐 계약 단계에 있다.
조달청의 2026년 3차 혁신제품 시범구매 명단에도 포함됐다. 강석명 대표는 AI의 역할을 "의사의 영역보다는 간호사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시력 측정은 거리를 기준으로 하는데 고령자는 거리 유지가 어려워, 장비가 거리를 측정해 조건이 맞지 않으면 동작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광주 공감미디어(Gonggam Media)는 웹툰 제작에서 쌓인 데이터를 배경에셋으로 상품화했다.
2019년 '배경키트' 브랜드에 이어 현재 비지플러스(BG Plus) 플랫폼을 운영하며 자사 제품 판매와 외부 창작자 입점 유통을 병행한다. 신규 에셋은 월 1~2회 펀딩으로 제작하고 창작자와 수익을 절반씩 나눈다. 이재훈 대표는 참여 계기를 기관 추천이라고 밝히며 "국내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제약이 있고 저희가 지역 기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나머지 기업들도 진출 지역과 시점을 내놨다.
대구 블록스푼(Blockspoon)은 디지털 증명서 솔루션 칼리지스(Kolleges)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데 이어 몽골을 준비한다고 했고, 원주 할로와(Hallowa)는 공간 운영 체제 AROS를 무인 워크스페이스와 무인 카페 등에 올해 30개소, 내년 150~200개소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든다.
춘천 유스테이션(Ustation)은 휴대용 심전계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진행 중이고, 세종 투비웨어(TOBEWARE)는 소프트웨어 테스트 솔루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전환과 10월 국내 출시를 예고했다. 전주 크로스허브(Crosshub)는 방한 외국인 대상 신원인증 아이디블록(IDBlock)과 결제 카드 서비스를 일본부터 내놓겠다고 밝혔다.
일본 9곳·동남아 10곳… 같은 시장에도 찾는 상대는 다르다
참가기업이 제출한 희망 매칭 타깃을 집계하면 일본을 지목한 곳이 9곳, 동남아시아 국가를 적은 곳이 10곳으로 두 지역이 겹쳐 등장한다. 북미는 3곳, 유럽은 4곳이고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겨냥한 기업도 각각 나왔다.

같은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적었어도 찾는 상대는 다르다.
청주 새힘정보기술(SAEHIM Infotech)은 중국·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의 제약·바이오·화장품 제조기업과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적었고, 광주 레피소드(LEPISODE)는 일본에 지사나 가맹점 네트워크를 둔 체인형 사업체를, 부산 해양드론기술(Marine Drone Tech)은 대만·일본·필리핀의 원양어업 선사를 꼽았다.
크로스허브는 일본 지방자치단체와 금융사를 나눠 적으며 지역경제 활성화 모델 실증과 다통화 결제·신원인증 시스템 연동을 각각의 협력 형태로 제시했다.
대구 디엑스웍스(DX Works)는 싱가포르·아세안(ASEAN)에서는 HR테크 플랫폼과 직업훈련기관, 유럽연합(EU)에서는 규제 대응이 필요한 자동차·배터리·섬유 제조사, 일본에서는 디지털지갑 사업자로 시장별 파트너 유형을 구분했다.

개회식 체결식 4개 트랙 12개 세션… 엔비디아 사이먼 시 스페셜 스피치
행사 첫날 개회식은 오전 11시 더플랏츠 메인무대에서 열린다. 환영사와 지역 AX 사업 소개에 이어 오전 11시 30분부터 20분간 계약·MOU 체결식이 진행되고, 이후 VIP 전시 투어와 오찬이 이어진다. 체결식 주제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AX의 해외 브릿지 체결식'이다. 오후 5시에는 네트워킹 리셉션이 열린다.
컨퍼런스는 4개 트랙 12개 세션으로 짜였다.
13일 트랙1은 '글로벌 AX 경쟁 시대', 트랙2는 '대한민국 지역 AX의 현재'를, 14일 트랙3은 '소비자 접점 산업의 AX 가속화', 트랙4는 '버티컬 AI로의 대전환'을 다룬다.
14일 오전 스페셜 스피치는 엔비디아(NVIDIA) AI 테크놀로지 센터의 사이먼 시(Simon See) 글로벌 총괄이 맡는다. 발표 제목은 'The New Frontier: From the Next Word to the Next World'다. 글로벌 세션에는 첸 차오(Chen Chao) 시노-코리아 토치 이노베이션 센터(Sino-Korea Torch Innovation Center) 대표, 다카하시 노리유키(Noriyuki Takahashi) 인사이트 테크놀로지(Insight Technology) 수석 부사장, 리안 지에 수(Lian Jye Su) 옴디아(Omdia) 수석 애널리스트가 나선다.
국내 트랙에는 심민석 포스코디엑스(POSCO DX) 대표이사 사장, 윤대규 HD현대중공업(HD Hyundai Heavy Industries) 상무, 박혜준 SK에너지(SK Energy) PM, 안종훈 아모레퍼시픽(Amorepacific) 전무, 허원진 마이리얼트립(MyRealTrip) CTO, 전준희 무신사(Musinsa) CTO, 석지운 법무법인(유) 율촌(Yulchon) 변호사, 손명희 삼성서울병원(Samsung Medical Center) 디지털혁신센터 부센터장이 배정됐다.
성과 기준 MOU·기술협약·매출·시범 프로젝트… 해외 거점 연계도 예고
정 본부장이 보는 성과는 상담 건수에 그치지 않는다. 상대 기업과의 MOU, 기술협약, 매출 발생, 시범 프로젝트 논의가 실제 후속 사업으로 이어지는지가 기준이다.
"중간 점검을 해보면 그런 단계로 진행 중인 기업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아직은 기업의 영업 비밀과 관련돼 있어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습니다. 연말쯤에는 몇 가지 사례를 설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행사 이름에 '@KOREA'가 붙은 것은 해외 바이어와 수요기관을 한국으로 불러 기업과 맞붙게 하겠다는 설계 때문이다. 성과 가능성이 확인된 기업은 NIPA 해외 거점과 연결해 후속 파트너십을 지원한다. NIPA는 실리콘밸리, 싱가포르, 하노이, 호치민, UAE, 인도 등에 해외 거점을 두고 있으며 2024년 뉴욕 데스크를 추가했다.
행사 이후 프로그램은 세 갈래다. 개발·마케팅 인력 수요를 사전 조사해 현장에서 채용 면접을 진행하는 리쿠루팅 매칭, 발표평가로 우수기업을 선별해 해외 전시회·컨퍼런스 참가 체재비를 지원하는 글로벌 행사 참가지원, 기업별 지원 내용과 바이어 리스트·후속 과제를 정리한 지원성과 보고서 제공이다. 참가지원 대상 기업은 지난달 30일 발표하기로 했고, 지원 대상 마켓은 2027년 1월 CES 이전에 열리는 행사로 한정됐다.
4개 권역 3조1000억원에 피지컬 AI 1조4131억원… 정책 사이클의 첫해
이 행사는 권역별 AI 혁신거점 사업이 집행에 들어간 첫해에 열린다. 정부는 2025년 8월 22일 호남권·대경권·동남권·전북 4개 권역에 국비·지방비·민자를 합쳐 3조1000억원(약 22억 달러) 규모의 AI 혁신거점 조성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의결했고, 2026년 국비 1770억원(약 1억 2600만 달러)을 시작으로 집행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NIPA는 2025년 5극3특 전역에서 393개 기업을 지원해 사업화 성공률 55%, 일자리 2126명, CES 2026 혁신상 17건을 기록했다고 지난해 12월 성과보고회에서 밝혔다.
같은 흐름의 대형 사업도 가동에 들어갔다. 과기정통부와 NIPA는 9월 16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전북·경남 피지컬 AI 연구개발사업 착수보고회를 열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1조4131억원 규모의 5개년 로드맵을 공유했다. 전북에 7368억원을 투입해 서로 다른 로봇과 설비가 협업하는 피지컬 AI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완주군 이서면에 실증단지를 조성하며, 경남에는 6763억원을 들여 사람과 AI가 협업하는 정밀제어 기술과 거대행동모델(LAM)을 개발한다. 경남 사업에는 서울대와 경남대, LG AI연구원, 한화오션이 참여한다. 정 본부장은 피지컬 AI 추진단을 겸직하고 있고, 내년 역점 사업으로 피지컬 AI에 특화된 데이터를 수집·검증해 현장 적용까지 잇는 체계를 들었다.
연말 사례 공개가 첫 시험대… 일본 거점 공백은 과제로
지역 AX 브릿지의 성패는 10월 이틀간의 상담 건수보다 그 뒤에 남는 것으로 가려진다. 해외 전시 참가지원 대상 선정과 연말 사례 공개가 첫 시험대가 된다. 정 본부장이 말한 MOU·기술협약·매출·시범 프로젝트 가운데 몇 건이 실제 계약으로 넘어가는지가 내년 사업의 근거가 된다.
구조상 남는 과제도 있다. 참가기업이 가장 많이 지목한 시장은 일본인데 NIPA 해외사무소에는 일본 거점이 없다. 아세안은 싱가포르 센터가, 북미는 실리콘밸리와 뉴욕 데스크가 맡아 거점과 수요가 맞물리지만 일본을 적은 9곳은 현지 파트너를 다른 경로로 찾아야 한다. 정 본부장이 해외에서 한국 AI 기업이 특별히 반겨지는 것은 아니며 현지 파트너를 정확히 맞춰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 대목도 같은 지점을 가리킨다.
"결국 특출난 것이 있어야 합니다. 현지 파트너를 찾는 일이 중요하고, 그 지역이 추진하는 산업과 기업의 기술, 협업 조건이 정확히 맞는 상대를 찾는 것이 가장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