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히스패닉 시청, 스트리밍은 늘고 스페인어 방송은 유지

미국 히스패닉 시청자의 TV 시청 시간 중 스트리밍 비중은 59%로, 영어 선형 TV(24%)와 스페인어 선형 TV(17%)를 앞섰다. 히스패닉은 미국 전체 스트리밍 시청 시간의 19.1%를 차지하며, 선형 TV 시청에서는 스페인어 방송이 42%를 유지했다. FAST 이용자의 45%는 무료 서비스 때문에 유료 구독을 하나 이상 해지했다. 텔레비사유니비전의 2분기 미국 광고 매출은 29% 감소했지만 구독·라이선스 매출은 8% 증가했다. 한국 K-FAST의 스페인어 채널 진출은 이 시장의 시청 습관과 광고 수요를 겨냥한 새로운 기회다.

미국 히스패닉 시청, 스트리밍은 늘고 스페인어 방송은 유지

분석 | 스트리밍·방송

히스패닉 TV 시청 59%가 스트리밍·스페인어 선형 TV 17%… 미국 스트리밍 시청의 19.1% 차지, FAST 이용자 45%는 유료 구독 해지

미국 히스패닉(Hispanic) 시청자가 2026년 상반기 미국 전체 스트리밍 시청 시간의 19.1%를 차지했다. 닐슨(Nielsen)이 9월 히스패닉 문화유산의 달에 맞춰 공개한 2026 다양성 인텔리전스 시리즈(Diverse Intelligence Series) 집계다. 히스패닉 시청자는 상반기 2조 분 넘게 TV를 봤다.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이 집계한 히스패닉 인구는 2025년 7월 기준 701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1%다.

디지데이(Digiday)가 닐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히스패닉 시청자의 1~6월 TV 시청 시간은 스트리밍 59%, 영어 선형 TV 24%, 스페인어 선형 TV 17%로 나뉘었다.

TV를 보는 시간 5분의 3이 스트리밍이다. 선형 TV만 떼어 보면 42%가 스페인어 방송이다. 미국 방송에서 공급되는 영어 프로그램 시간은 스페인어의 약 9배다. 닐슨 보고서를 인용한 엘문도(El Mundo)에 따르면 히스패닉 Z세대의 77%는 집에서 스페인어를 어느 정도 쓴다.

유료 구독에서 무료 광고형 스트리밍(FAST)으로 옮기는 움직임도 같은 시기 조사에서 수치로 나왔다. 호로위츠 리서치(Horowitz Research)가 9월 말 공개한 ‘2026 시청 행태 포커스 라틴엑스(State of Viewing Behaviors Focus Latinx)’에서 히스패닉 FAST 이용자의 45%는 무료 서비스 때문에 유료 구독을 하나 이상 해지했다고 답했다고 뉴스캐스트스튜디오(NewscastStudio)가 9월 28일 전했다. 59%는 FAST에서 스페인어·히스패닉 프로그램을 매주 본다.

스페인어 방송 최대 사업자 텔레비사유니비전(TelevisaUnivision)의 미국 광고 매출은 2분기 3억2330만 달러(약 4392억원)로 전년보다 29% 줄었다. 같은 분기 미국 구독·라이선스 매출은 3억7690만 달러(약 5120억원)로 8% 늘었다고 더데스크(The Desk)가 7월 24일 보도했다. 유니비전은 11일 ‘사바도 히간테(Sábado Gigante)’를 진행한 돈 프란시스코(Don Francisco)를 새 특집 시리즈로 복귀시킨다. 방송은 유니비전 채널과 스트리밍 서비스 빅스(ViX)에 함께 나간다.

디지데이 팀 피터슨(Tim Peterson)은 7일자 ‘퓨처 오브 TV 브리핑(Future of TV Briefing)’에서 닐슨과 호로위츠의 두 조사를 나란히 소개했다. 그는 히스패닉의 스트리밍 시청 비중이 인구 비중과 대체로 맞아떨어진다고 정리하면서 네 개의 그래픽을 붙였다. 할머니·할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스트리밍과 함께 전통 TV도 봤을 것이고 이번 주말 돈 프란시스코의 복귀 방송은 꼭 챙겼을 것이라고 썼다.

히스패닉 시청자의 TV 시청 시간 100분 가운데 59분은 스트리밍, 24분은 영어 선형 TV, 17분은 스페인어 선형 TV였다. 자료=닐슨(디지데이 분석)

스트리밍 시청 19.1%… 히스패닉 인구 비중 21%에 근접

히스패닉 시청자의 스트리밍 이동은 1년 전 수치에서 먼저 나왔다. 닐슨이 2025년 9월 9일 낸 ‘큐레이팅 더 내러티브(Curating The Narrative)’ 보고서에서 히스패닉 TV 시청 시간의 55.8%가 스트리밍이었다. 같은 시기 미국 전체는 46%였다. 스페인어를 주로 쓰는 히스패닉 시청자도 TV 시간의 52.8%를 스트리밍에 썼다고 PPC랜드(PPC Land)가 전했다. 디지데이 분석의 2026년 상반기 수치는 59%로 1년 전 보고서보다 3.2%포인트 높다. 두 보고서의 집계 기간이 달라 증가 폭은 참고치로 봐야 한다.

미국 전체 시청자의 스트리밍 비중은 그 뒤 히스패닉을 따라 올라왔다. 닐슨 ‘더 게이지(The Gauge)’ 2026년 6월분에서 스트리밍은 TV 시청 시간의 48.5%를 차지했고 방송은 19.8%, 케이블은 19.5%였다고 미디어포스트(MediaPost)가 8월 18일 보도했다. 같은 달 유튜브(YouTube)가 13.5%, 넷플릭스(Netflix)가 7.9%였다. 히스패닉의 상반기 스트리밍 비중 59%는 미국 전체 6월 수치보다 10.5%포인트 높다.

세대별 격차는 크다. 엘문도가 인용한 닐슨 보고서에서 2~11세 히스패닉 어린이는 TV 시간의 88%를 커넥티드 기기에서 쓴다. 65세 이상 히스패닉은 주 평균 45시간가량 TV를 보는데 그중 3분의 2가 선형 TV다. 닐슨 문화 콘텐츠·인사이트 총괄 스테이시 데아르마스(Stacie de Armas)는 엘문도에 히스패닉 시청자가 플랫폼과 언어, 세대를 가리지 않고 미디어 산업의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히스패닉 인구 비중(21%)과 상반기 스트리밍 시청 비중(19.1%)이 거의 같은 선에 있다. 슈퍼볼 시청자 가운데 히스패닉 비중은 1년 새 14.4%에서 16.4%로 늘었다. 자료=미국 인구조사국·닐슨

TV 시청 시간 가운데 스트리밍 비중. 히스패닉은 2025년 보고서 55.8%, 2026년 상반기 59%로 미국 전체(6월 48.5%)보다 10%포인트 넘게 높다. 자료=닐슨(2026 상반기는 디지데이 분석)

선형 TV의 42%는 스페인어… 상반기 상위 100개 방송 중 97개가 스포츠

닐슨 집계에서 히스패닉 시청자가 스페인어 방송에 쓴 시간은 선형 TV 시청의 42%다. 이 수치는 전체 TV 시청이 아니라 선형 TV에 한정한 비중이다. 영어 프로그램이 약 9배 더 많이 편성되는 조건에서 스페인어 채널로 시청이 따로 모인다.

선형 TV에 남은 시청은 실시간 스포츠에 몰려 있다. 히스패닉 시청자는 상반기 선형 TV와 실시간 스트리밍에서 스포츠 프로그램을 1490억 분 봤다. 히스패닉 시청 상위 100개 방송 가운데 97개가 스포츠였고 축구가 약 500억 분으로 가장 많았다고 어드밴스드 텔레비전(Advanced Television)이 9월 14일 전했다. 슈퍼볼 시청자 가운데 히스패닉 비중은 2025년 14.4%에서 2026년 16.4%로 늘었다. 폭스(Fox)와 폭스 데포르테스(Fox Deportes)가 중계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결승에서는 히스패닉 시청자가 210만 명으로 전체의 20.6%였다.

함께 보는 방식도 선형 TV를 붙잡는다. 닐슨 보고서는 월드컵 중계 때 TV 1대당 시청자 수가 히스패닉 가구와 전체 가구 모두 1.9명이었다고 집계했다. 데아르마스는 어드밴스드 텔레비전에 히스패닉 시청자가 2026년의 거의 모든 큰 이벤트에 먼저 모였고 미국 전체가 그 뒤를 따랐다고 말했다. 닐슨은 1년 전 보고서에서 예능·토크 프로그램이 히스패닉 시청의 20% 가까이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포르타다(Portada) 9월 12일자).

영어 프로그램 공급이 스페인어의 약 9배인데도 히스패닉 선형 TV 시청 시간의 42%는 스페인어 방송이다. 자료=닐슨

돈 프란시스코 11일 유니비전 복귀… ‘사바도 히간테’ 스튜디오에서 녹화

텔레비사유니비전은 5월 12일 뉴욕 업프런트에서 돈 프란시스코의 복귀를 처음 알렸다. 같은 자리에서 새 텔레노벨라 10편도 공개했다고 토도TV뉴스(TodoTVNews)가 전했다. 회사는 9월 3일 보도자료에서 프로그램 이름을 ‘히간테스 콘 돈 프란시스코(GIGANTES con Don Francisco)’로 확정하고 10월 유니비전과 빅스에서 동시에 첫 방송한다고 밝혔다. 주간 정규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터뷰와 재회, 추억을 엮은 특집 시리즈다.

첫 방송일은 일요일인 10월 11일이다. 녹화는 ‘사바도 히간테’를 만들던 스튜디오에서 하고, 첫 출연자로 가수 루세로(Lucero)와 루이스 폰시(Luis Fonsi), 축구 선수 메모 오초아(Memo Ochoa)가 확정됐다고 엘살바도르닷컴(elsalvador.com)이 9월 18일 전했다. 돈 프란시스코는 85세다. ‘사바도 히간테’는 2015년 53년 만에 끝났고, 그 뒤 텔레문도(Telemundo)에서 진행한 ‘돈 프란시스코 테 인비타(Don Francisco Te Invita)’는 100회로 2018년 막을 내렸다(미투(mitú)).

유니비전은 8년 가까이 정규 진행에서 물러나 있던 진행자의 특집을 선형 채널과 자사 스트리밍에 같은 날 편성했다. 닐슨 수치에서 65세 이상 히스패닉의 시청 3분의 2가 선형 TV에 있고, 어린이 시청의 88%가 커넥티드 기기에 있다. 한 프로그램을 두 창구에 동시에 내면 두 세대를 같은 저녁에 묶을 수 있다.

FAST 이용자 45% 유료 구독 해지… 같은 광고 반복에 65% 불만

호로위츠 리서치의 2026년 조사는 18세 이상 히스패닉 TV 콘텐츠 시청자 623명을 대상으로 했다. FAST 이용자의 45%가 무료 서비스 때문에 유료 구독을 하나 이상 끊었다. 65%는 한 프로그램 안에서 같은 광고가 여러 번 나오면 짜증이 난다고 답했다. 히스패닉 전용 FAST 서비스 이용은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호로위츠는 그 원인을 프로그램이 눈에 잘 띄지 않고 찾기 어려운 데서 찾았다. 호로위츠 인사이트·전략 총괄 아드리아나 워터스턴(Adriana Waterston) 부사장은 “FAST는 라틴엑스 시청자에게 가치를 입증했지만 무료라는 점만으로 장기 이용이 보장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무료 스트리밍 이용률은 몇 년 사이 빠르게 올라왔다. 호로위츠의 2024년 조사에서 히스패닉 콘텐츠 시청자의 무료 스트리밍 이용률은 80%로 전체 시청자(67%)보다 높았고, 2019년 14%에서 크게 늘었다. 당시 히스패닉 가구가 많이 쓰는 FAST는 투비(Tubi), 플루토TV(Pluto TV), 유튜브, 프리비(Freevee), 로쿠(Roku) 순이었다(뉴스캐스트스튜디오 2024년 5월 10일자). 텔레문도 엔터프라이즈 연구 총괄 페데리코 가르사(Federico Garza) 수석부사장은 호로위츠 수치를 인용해 히스패닉 TV 시청자의 47%가 FAST에서 실시간 콘텐츠를 본다고 프로두(PRODU) 기고에서 밝혔다. 전체 시장은 40%였다.

디지데이 피터슨은 절약하던 조부모라면 FAST를 썼을 것이고, ‘왈가닥 루시(I Love Lucy)’와 ‘보난자(Bonanza)’가 FAST에 있다는 걸 알았다면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빅스 구독부터 정리하려 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고전 프로그램 라이브러리가 무료 채널로 풀리면 유료 구독은 스포츠처럼 무료로 대체되지 않는 콘텐츠에 기대게 된다.

히스패닉 FAST 이용자 100명 가운데 65명은 같은 광고 반복에 불만을 나타냈고, 59명은 스페인어·히스패닉 프로그램을 매주 보며, 45명은 무료 서비스 때문에 유료 구독을 하나 이상 해지했다. 자료=호로위츠 리서치

유니비전 미국 광고 2분기 29% 감소… 구독 매출은 8% 증가

텔레비사유니비전의 미국 매출은 광고와 구독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1분기 미국 광고 매출은 3억1000만 달러(약 4211억원)로 12% 줄었고, 미국 구독 매출은 3억8500만 달러(약 5230억원)로 12% 늘었다. 라디오잉크(Radio Ink)는 4월 28일 구독 증가에 빅스의 프리미엄 요금제가 기여했고 광고 감소는 선형 TV 부진이 소비자 직접 판매(DTC) 스트리밍 증가분을 넘어선 결과라고 전했다.

2분기에는 광고 감소 폭이 29%로 커졌다. 회사는 월드컵이 경쟁사 텔레문도에서 중계된 탓에 생긴 주기적 약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월드컵 멕시코 중계권을 가진 멕시코 사업은 광고가 23%, 구독·라이선스가 157% 늘었다. 회사 전체 매출은 13억 달러(약 1조7659억원)로 10% 증가했다. 다니엘 알레그레(Daniel Alegre) 최고경영자(CEO)는 월드컵이 축구가 회사 전략의 중심인 이유를 다시 확인시켰다고 말하고, 미국 선거 국면이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빅스의 미국 구독 매출은 히스패닉이 무료로 옮겨 가는 시청 시간과 같은 시간을 두고 경쟁한다. 호로위츠 조사에서 FAST 이용자 둘 중 한 명꼴로 유료 구독을 끊었다는 응답이 나온 시점에, 유니비전은 구독 성장률이 1분기 12%에서 2분기 8%로 낮아졌다.

텔레비사유니비전 미국 매출 증감률. 광고는 두 분기 연속 줄었고 구독·라이선스 매출 증가율은 낮아졌다. 자료=텔레비사유니비전 실적(라디오잉크·더데스크 보도)

K-FAST AI 더빙 채널 누적 시청 1억… 올해 미국 히스패닉 겨냥 K-댄스 채널 런칭

한국 콘텐츠의 스페인어권 FAST 진출은 정부 사업으로 먼저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nistry of Science and ICT)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7월 9일 ‘AI 더빙 특화 K-FAST 확산 지원 사업’ 성과를 공개했다. 2025년 참여 기업들은 K-콘텐츠 약 1200편(1400시간 이상)을 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로 현지화해 AI 더빙 K-FAST 채널 20개를 만들었다. 채널은 2025년 12월 삼성 TV 플러스(Samsung TV Plus)와 LG 채널(LG Channels)을 통해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22개국에 나갔고, 2026년 4월 말까지 누적 시청 약 1억 회를 기록했다고 뉴시스(Newsis)가 전했다.

올해 사업에는 허드슨AI(Hudson AI), 이스트소프트(ESTsoft), 유엔AI(UN AI) 3개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채널당 2억3000만원(약 16만9000달러)을 들여 AI 더빙 대표 채널 4개를 새로 만든다.

그 가운데 K-댄스 채널은 예능 요소와 현지 협업 콘텐츠를 묶어 멕시코와 미국 히스패닉 스페인어 시청자를 겨냥한다. 세로형 드라마 채널은 9:16 세로 영상을 TV 화면에 띄우는 ‘듀얼 뷰’ 방식을 쓴다. 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Global K-FAST Alliance) 참여 기업은 2025년 4월 출범 때 22곳에서 82곳으로 늘었다. 과기정통부는 세계 FAST 시장이 2025년 약 16조원(약 118억 달러)에서 2030년 약 23조원(약 169억 달러)으로 커질 것으로 본다.

민간 쪽에서는 CJ ENM이 9월 4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에 24시간 FAST 채널 ‘CJ ENM K-스토리즈(K-Stories)’와 ‘CJ ENM K-팝(K-Pop)’을 열었다. 대상은 미국 시청자이며 드라마 ‘더 케이투(The K2)’, ‘그녀의 사생활(Her Private Life)’, 영화 ‘베테랑(Veteran)’ 등으로 첫 달 편성을 채웠다고 파이낸셜뉴스(The Financial News)가 전했다.

국내 방송광고 2조7744억원 전망… 해외 FAST 언어별 채널이 판매 단위

국내 방송사의 광고 기반은 계속 줄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orea Media and Communications Commission)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의 ‘2025년 방송통신광고비 조사’에서 2024년 방송광고비는 3조2191억원(약 23억7000만 달러)으로 5% 줄었고, 2025년에는 2조7744억원(약 20억4000만 달러)으로 13.8% 감소해 처음 2조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지상파(TV·라디오·DMB 합계) 광고비는 2024년 1조2317억원에서 2025년 1조493억원(약 7억7200만 달러)으로 줄어든다. 온라인 광고는 10조1011억원으로 전체 광고비 17조1263억원의 약 59%를 차지했다(기자협회보(Journalists Association of Korea) 1월 8일자).

디지데이 분석의 시간 구성은 한국 방송사가 들어갈 자리를 좁혀 준다. 히스패닉 TV 시간의 17%를 차지하는 스페인어 선형 TV는 주로 유니비전과 텔레문도 같은 스페인어 네트워크가 지상파 채널과 축구 중계권으로 편성하는 시간이다. 한국 채널이 닿을 수 있는 곳은 59%의 스트리밍 시간이다. 그 안에서 호로위츠 조사의 히스패닉 FAST 이용자 59%가 스페인어·히스패닉 프로그램을 매주 찾고, 45%는 무료 서비스 때문에 유료 구독을 끊었다. 유료 구독보다 무료 광고형 채널이 먼저 열려 있는 시장이다.

히스패닉 수치는 국내 방송사가 해외 FAST에서 새 광고 매출을 찾을 때 편성 단위를 어떻게 잡을지와 연결된다. 닐슨 집계에서 히스패닉은 영어 프로그램이 9배 많은 환경에서도 선형 시청의 42%를 스페인어 채널에 썼다. 영어 채널에 스페인어 자막을 다는 방식보다 스페인어 더빙 채널을 따로 여는 쪽이 이 시청 습관에 맞는다. 정부 사업의 K-댄스 채널이 그 첫 시험대가 된다.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이 보유한 예능·토크 아카이브는 히스패닉 시청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는 장르와 겹친다.

채널을 연 뒤 수익은 노출 위치와 광고 품질에 달려 있다. 호로위츠 조사에서 히스패닉 전용 FAST 서비스는 프로그램을 찾기 어려워 이용이 적었다. 삼성 TV 플러스·LG 채널·투비 같은 플랫폼의 스페인어 카테고리에서 어느 위치에 놓이느냐가 채널 공급 계약의 협상 항목이 된다.

FAST 이용자의 65%가 같은 광고 반복에 불만을 나타낸 만큼, 광고를 플랫폼 판매에만 맡기면 광고주 수가 적은 스페인어 채널은 같은 광고가 반복되기 쉽다. 국내 광고는 지상파가 코바코, 종합편성채널이 미디어렙을 거쳐 팔아 왔지만 해외 FAST에서는 플랫폼과 광고 수익을 나누는 계약 구조로 들어간다. 언어별 채널마다 직접 판매 광고와 플랫폼 판매 광고의 비율을 정하는 일이 해외 FAST 수익 설계의 출발점이다.

유니비전의 돈 프란시스코 복귀는 장수 브랜드를 선형 채널과 자사 스트리밍에 동시에 내는 방식이다.

국내 방송사도 장수 예능의 원 진행자·원 출연진을 다시 묶은 특집을 국내 방송과 해외 FAST 채널에 같은 시기에 내는 편성을 시도할 수 있다. 히스패닉 상위 방송 100개 중 97개가 스포츠였다는 수치는 실시간 스포츠 권리가 없는 한국 방송사가 히스패닉 채널에서 경쟁할 자리가 스포츠 밖의 예능·음악·드라마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상파 방송에 주는 메시지… KBS 996억·MBC 276억 영업적자, SBS는 스페인어 더빙 22편 보유

지상파 3사의 국내 광고 기반은 지난해 더 줄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집계한 기자협회보 4월 15일자에 따르면 KBS(Korean Broadcasting System)는 2025년 영업적자 996억원(약 7330만 달러)을 냈고 광고수입이 302억원(약 2220만 달러) 줄었다.

MBC(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는 광고수입이 215억원(약 1580만 달러) 감소하며 영업적자 276억원(약 2030만 달러)으로 돌아섰다. SBS(Seoul Broadcasting System)는 영업비용을 1308억원(약 9630만 달러) 줄여 흑자로 전환했지만 광고수입은 435억원(약 3200만 달러) 감소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6월 4일 경기 수원 삼성전자 이노베이션 뮤지엄에서 K-FAST 간담회를 열고 KBS·MBC·SBS와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LG전자(LG Electronics), CJ ENM, 허드슨AI 등을 불렀다. 김종철(Kim Jong-cheol) 위원장은 제작비 상승과 시청률 감소로 광고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FAST 같은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해외 관심에 비해 FAST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치고, 과거 프로그램을 그대로 재방송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뉴스토마토(News Tomato)가 전했다. 방미통위가 제시한 세계 FAST 시장 전망은 2025년 18조원(약 133억 달러)에서 2030년 47조원(약 346억 달러)으로, 과기정통부 전망(16조원→23조원)과 집계 기준이 다르다.

SBS 인터내셔널(SBS International)은 스페인어로 더빙한 드라마 22편, 600시간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5월 LA 스크리닝에서 밝혔다. 주 고객은 완성 프로그램을 사는 중남미 지상파 구매자다. 회사는 배급 대행사 MGE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직접 유통으로 바꿨으며, 최신 더빙작은 ‘치얼업(Cheer Up)’이라고 프로두 5월 29일자가 전했다.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Stairway to Heaven)’은 2011년 텔레문도 인터내셔널(Telemundo Internacional)을 통해 페루·칠레·베네수엘라 등 중남미에 방송됐고, 에콰도르에서는 1·2차 방송 모두 점유율 40%를 넘겼다(월드스크린(World Screen)).

이 더빙 자산은 지금까지 국가별 방송권 판매에 쓰였다. 히스패닉 TV 시간의 59%가 스트리밍으로 넘어간 지금은 같은 더빙본을 미국 히스패닉용 스페인어 FAST 채널 편성에도 쓸 수 있다. 판매와 채널 운영을 함께 하려면 중남미 구매자에게 판 방송권과 미국 FAST 송출이 지역·기간에서 겹치지 않도록 계약 단계에서 권역을 나눠 둬야 한다. 정부 K-FAST 사업이 채널당 2억3000만원을 지원하는 구조에서는 지상파가 단독으로 채널을 꾸리기보다 보유 더빙 라이브러리를 대고, AI 더빙 기업이 신규 물량을 채우는 컨소시엄 방식이 적자 상황의 투자 부담을 줄인다.

스페인어 선형 TV 17%는 유니비전과 텔레문도의 영역이다. 지상파가 이 시간대에서 맞설 채널은 없지만, 두 네트워크에 완성작과 포맷을 공급하는 관계는 이미 있다. 2025년 1월에는 ‘천국의 계단’ 히스패닉판을 텔레문도 스튜디오(Telemundo Studios)와 개발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프로두가 전했다. 텔레노벨라 10편을 새로 편성한 텔레비사유니비전이나 미국 광고가 줄어 제작비 부담이 커진 스페인어 네트워크에는 검증된 한국 드라마 원작이 리메이크 후보가 된다. 지상파 입장에서는 방송권 판매보다 단가는 낮아도 현지 제작으로 시청 기반이 넓어지는 계약이다.

국내에서는 KBS와 SBS가 1월 삼성 TV 플러스에 24시간 뉴스 채널 ‘KBS 뉴스 24’와 ‘SBS No.1 뉴스라이브’를 열었다(디지털데일리(Digital Daily) 1월 29일자). 삼성 TV 플러스는 30개국에서 월 이용자 1억 명 이상, 채널 약 4300개를 운영한다. 국내 FAST 송출 경험과 같은 플랫폼을 해외 스페인어 카테고리로 넓히려면 운영 단위를 바꿔야 한다. 국내 채널은 국내 편성표를 그대로 옮기지만, 히스패닉 채널은 스페인어 더빙·편성·광고 판매를 언어 단위로 따로 운영해야 한다. 돈 프란시스코 특집처럼 장수 예능의 원 진행자를 다시 불러 국내 방송과 해외 FAST에 함께 내는 편성도 가능하지만, 오래된 예능은 출연료·음악 권리가 국내 방송 기준으로 계약된 경우가 많아 해외 FAST 송출 조건으로 권리를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 먼저다.

전망… 11일 첫 방송·11월 중간선거 광고, FAST 해지 흐름 이어질지가 다음 지표

11일 ‘히간테스 콘 돈 프란시스코’ 첫 방송의 선형·빅스 시청 성적은 장수 브랜드가 두 세대를 동시에 끌어오는지 확인하는 첫 자료가 된다. 알레그레 CEO가 수익성 근거로 든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광고는 2분기 29% 줄어든 미국 광고 매출이 3분기 이후 얼마나 회복하는지를 가를 변수다. 선거 광고는 짝수 해마다 방송사 광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주기 요인이다.

FAST 쪽에서는 히스패닉 이용자의 유료 구독 해지가 계속될지가 관건이다. 호로위츠 조사는 FAST의 가치는 확인됐지만 반복 광고와 낮은 발견성이 이용을 오래 붙잡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짚었다. FAST 사업자가 스페인어 라이브러리와 광고 다양성을 늘리면 빅스 같은 유료 서비스의 구독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스포츠와 독점 신작을 묶은 유료 상품은 무료로 대체되지 않는 영역을 지킨다.

한국 사업자에게는 연내 나올 K-FAST 스페인어권 채널의 시청 실적이 첫 근거 자료가 된다. 히스패닉 인구 7010만 명은 스페인어 한 언어로 묶인 미국 내 단일 시장이고, 닐슨 수치에서 이들은 미국 스트리밍 시청 시간의 5분의 1을 쓴다. 이 시장에 들어가는 한국 채널이 영어판의 번역본으로 남을지, 스페인어 시청 습관에 맞춘 별도 편성과 광고 판매 구조를 갖출지에 따라 1년 뒤 실적이 달라진다.

※ 환율: 1달러=1358.40원(2026년 9월 23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 종가, SBS Biz 보도 기준). 원화 금액은 달러 금액에 이 환율을 적용해 환산했다. 국내 금액의 달러 환산도 같은 기준이다.

※ 인용 원칙: 큰따옴표는 보도·발표된 발언, 따옴표 없는 서술은 보도 내용 요약이다. 닐슨의 42%는 히스패닉 선형 TV 시청 시간 기준이며, 디지데이 분석의 전체 TV 시간 구성(스페인어 선형 17%·영어 선형 24%)으로 환산하면 41.5%로 일치한다. 엘문도 등 일부 스페인어 매체가 쓴 ‘스트리밍 120만 분’은 단위 오기로 보여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