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B쇼 뉴욕 2026, 의제는 AI 제작비 절감과 스포츠 중계권

미국방송협회(NAB)의 NAB쇼 뉴욕 2026이 10월 22일 폐막했다. 101개 세션은 AI 제작비 절감, 라이브 스포츠의 경제성, 크리에이터 사업화를 축으로 짜였다. 아폴로의 에런 소벨은 몇 년 안에 AI로 영화 예산을 5~2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커티스 레짓 NAB 회장은 스포츠 중계권이 지역 뉴스의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방송광고비가 2025년 2조7744억원으로 추정된다.

NAB쇼 뉴욕 2026, 의제는 AI 제작비 절감과 스포츠 중계권

NAB쇼 뉴욕 2026 결산 | 분석

아폴로 소벨 "AI로 영화 예산 5~20% 절감"·레짓 NAB 회장 "중계권 지역 뉴스 재원"… 첫 방문 57%·72개국

NAB쇼 뉴욕 2026 전시장. 10월 21~22일 뉴욕 재비츠센터에 약 250개 전시·후원사가 참가했다. 사진=NAB쇼 뉴욕

미국방송협회(NAB·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가 주최한 NAB쇼 뉴욕 2026(NAB Show New York 2026)이 22일(현지시간) 뉴욕 재비츠센터(Javits Center)에서 이틀 일정을 마쳤다. 참가자의 약 57%가 이 행사에 처음 온 사람이었다. 참가자 국적은 72개국이었다. 전시·후원사는 약 250곳, 교육 세션은 101개, 연사는 156명이었다.

세션은 세 갈래였다. AI가 제작비를 얼마나 줄이는지, 라이브 스포츠가 방송사에 얼마의 값어치가 있는지, 크리에이터가 팔로어를 어떻게 사업으로 바꾸는지다. 첫날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의 에런 소벨(Aaron Sobel) 파트너는 "AI가 몇 년 안에 영화 예산을 5~2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커티스 레짓(Curtis LeGeyt) NAB 회장은 대형 스포츠 중계권이 지역 방송사의 뉴스와 지역 프로그램 제작비를 받쳐 준다고 강조했다.

NAB는 9월 개막 예고 자료에서 올해 프로그램을 기술 시연보다 투자·통합·수익화 쪽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21일 오후 A홀(Theater A)에서 열린 첫날 패널에는 BofA증권(BofA Securities)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애널리스트 제시카 라이프 에를리히(Jessica Reif Ehrlich), J.P.모건(J.P. Morgan) 미디어·통신 투자은행 부문 글로벌 총괄 에릭 메넬(Eric Menell), 소벨이 함께 앉았다.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스포츠비디오그룹(SVG)이 23일 전한 폐막 집계를 보면 2025년 행사는 등록 참가자 1만1500명, 95개국, 전시·후원사 260곳이었다. 올해 NAB는 개막 전 약 100개국을 예상했지만 폐막 집계는 72개국이었다. 등록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첫 방문 비율도 62%에서 57%로 내려갔다.

2026년 등록 인원은 미공개. 자료=NAB, 스포츠비디오그룹

아폴로 소벨 "AI로 영화 예산 5~20% 절감"… 단 "지금이 아니라 몇 년 뒤"

CNBC 알렉스 셔먼(Alex Sherman) 기자가 진행한 '미디어 대개편(The Great Media Reshuffling)' 세션은 선형 TV 매출이 줄고 콘텐츠·스포츠 비용이 오르는 가운데 미디어 기업이 자산을 분할·매각·인수하는 흐름과 사모자본·테크 기업의 역할을 다룬다고 NAB 세션 소개에 적혀 있다. 이 자리에서 소벨은 AI 절감 폭과 시점을 함께 제시했다.

"시스템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비용을 생각하면 AI는 영화 예산을 5, 10, 15, 20% 줄일 수 있다. 지금이 아니라 몇 년 안에."

— 에런 소벨,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파트너 (NAB 폐막 발표 인용)

NAB쇼 뉴욕 2026 세션 무대. 이틀간 101개 세션에 연사 156명이 나섰다. 사진=NAB쇼 뉴욕

TD 시넥스(TD SYNNEX)의 샌디 스탬보(Sandi Stambaugh) 수석부사장은 비효율적인 업무 절차를 먼저 고치지 않으면 AI를 들여도 근본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제작 현장도 비슷한 숫자를 내놓고 있다. 헤럴드경제(Herald Business) 5월 10일자에 따르면 CJ ENM은 배경·시각효과를 모두 AI로 입힌 60분 영화 '아파트(The House)'를 제작비 5억원(약 37만7000달러)으로 완성했다. 사극 '왕비어천가'는 가상 제작과 AI를 결합해 비용을 20% 이상, 제작 기간을 30% 이상 줄였다. 다만 국내 드라마 제작비가 오르는 큰 요인인 주연 배우 회당 출연료는 3억~4억원(약 22만~30만 달러)에 이른다. AI가 줄이는 항목은 배경·특수효과 같은 공정 비용이어서, 출연료 비중이 큰 작품일수록 소벨이 말한 범위의 절감을 그대로 기대하기 어렵다.

레짓 NAB 회장 "스포츠 중계권이 지역 뉴스 재원"… 베팅·로컬 TV 세션도 같은 날

'게임 온: 방송 스포츠의 힘(Game On: The Power of Broadcast Sports)' 세션에서 레짓 회장은 대형 중계권이 지역 뉴스와 지역 프로그램의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지역 방송사는 네트워크 계열사로서 NFL 같은 대형 경기를 내보내 광고와 재송신료를 벌고, 그 돈으로 지역 뉴스룸을 운영한다. 대담 상대였던 스포츠 논평가 클레이 트래비스(Clay Travis)는 "규모는 시간이 지나야 생기지만 실험에서도 생긴다"고 말했다.

같은 날 A홀에서는 '스포츠베팅의 미래(The Future of Sports Betting)' 세션도 열렸다. CNN 클레어 더피(Clare Duffy) 기자가 진행했고, 팬듀얼(FanDuel)의 크리스천 제네츠키(Christian Genetski) 사장과 팬듀얼 책임도박 홍보대사인 WFAN 진행자 크레이그 카턴(Craig Carton)이 베팅과 미디어의 결합, 규제 변화, 도박 문제 대응을 논의했다(NAB 세션 소개).

지역 방송사 경영진이 모인 '로컬 TV 전략(Local TV Strategies)' 콘퍼런스에서는 콕스미디어그룹(Cox Media Group)·허스트 텔레비전(Hearst Television)·넥스타(Nexstar Media Group)·싱클레어(Sinclair) 재무 책임자들이 투자와 신규 사업을 논의했고, 광고 패널은 2027년 광고 시장 전망을 다뤘다고 TV테크(TV Tech)가 14일 전했다. 미국은 11월 3일 중간선거를 치르고, 선거가 없는 2027년에는 지역 방송사의 정치 광고 수입이 빠진다.

드라마 '히티드 라이벌리' 효과… 레덱키 "NHL 여성 관중 45% 증가"

뉴욕 아일랜더스(New York Islanders) 공동 구단주 존 레덱키(Jon Ledecky)는 "'히티드 라이벌리(Heated Rivalry)'가 NHL 전반에서 여성 관중을 45% 늘렸다"고 말했다. 캐나다 크레이브(Crave) 오리지널로 미국에서는 HBO맥스(HBO Max)로 공개된 하키 선수들의 이야기다.

실제, 시청률도 높아졌다. AP통신에 따르면 2026년 스탠리컵 결승의 여성 평균 시청자는 200만 명으로 2025년 80만7000명보다 148% 많았다. 어풀어나운싱(Awful Announcing)이 재인용한 스포츠비즈니스저널 집계로는 플레이오프 여성 시청자가 TNT에서 66%, ESPN에서 106% 늘었다. 리그 바깥의 각본 드라마가 관중을 늘린 사례라, 스포츠 중계권을 가진 쪽과 드라마를 가진 쪽이 함께할 여지도 그만큼 넓어졌다.

자료=AP통신, 스포츠비즈니스저널(어풀어나운싱 재인용)

360i/덴츠 코터 "인플루언서는 벤더가 아니라 브랜드"… GMA "6시 58분엔 즉석 대응"

둘째 날은 크리에이터와 스트리밍 세션이 이어졌다. 광고대행사 360i/덴츠(360i/Dentsu)의 크리스틴 코터(Christine Cotter)는 "인플루언서는 브랜드다. 지시서를 건네는 사람도, 납품업체도, 전술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ABC뉴스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의 마리아 스테파노풀로스(Maria Stefanopoulos)는 "6시 58분에 계획이 안 먹히면 종이 위의 계획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기술이 바뀌어도 방송 직전의 판단은 경험 있는 프로듀서 몫이라는 이야기다.

전시사 42%가 제작 분야… 스트리밍 66곳·AI 33곳, 방송사 구매자는 15%

NAB가 개막 전 낸 전시장 분석에 따르면 약 250개 참가사 가운데 제작 분야가 약 42%로 가장 많았고, 인프라·IT 네트워크·보안이 약 33%였다. 분야별로는 스트리밍 관련 기업이 66곳 이상, 클라우드 컴퓨팅·스토리지 51곳, 원격 제작 42곳, AI·머신러닝 33곳 이상이었다.

소니(Sony Electronics), 캐논(Canon U.S.A.), 블랙매직디자인(Blackmagic Design), 그래스밸리(Grass Valley), 로스비디오(Ross Video), 리델(Riedel Communication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부스를 냈고, 참가사의 약 23%가 미국 밖 기업이었다.

소니(Sony) 부스. 뉴스·라이브용 연결 워크플로와 시네마 라이브 제작 장비를 전시했다. 사진=한정훈

같은 자료에서 NAB는 참가자의 80%를 구매자로, 그중 3300명 이상을 경영진급 구매자로 예상했다. 구매자 구성은 기업·브랜드 스튜디오 29%, 영화·TV 전문가 18%, 콘텐츠 크리에이터 17%, 방송사 15% 순이었다. 장비와 솔루션을 사는 쪽에서 방송사보다 기업 사내 스튜디오와 크리에이터의 비중이 더 크다. 국내 방송장비·솔루션 기업도 판로를 방송사로만 잡을 이유가 줄었다.

구매자 구성은 NAB의 개막 전 예상치. 자료=NAB

한국 방송광고비 2025년 2조7744억원 추정… 3년 새 1조2000억원 넘게 감소

레짓 회장이 말한 구조, 곧 중계권이 광고를 부르고 광고가 지역 뉴스를 받치는 구조는 국내 방송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런데 국내 방송광고 시장은 빠르게 줄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orea Communications and Media Commission)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조사에서 방송광고비는 2022년 4조212억원(약 30억4000만 달러)에서 2023년 3조3898억원, 2024년 3조2191억원으로 줄었고, 2025년에는 13.8% 감소한 2조7744억원(약 20억9000만 달러)으로 추정된다(기자협회보(Journalists Association of Korea)). 2024년 온라인 광고비는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2025년은 추정치. 자료=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방송통신광고비 조사

중계권과 광고의 관계도 국내에서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DB증권(DB Securities)은 올해 월드컵 기간 tvN이 중계권을 갖지 못해 광고에서 불리하다고 진단했다. 소벨의 AI 절감은 비용 쪽, 레짓의 스포츠 중계권은 수입 쪽 계산이고, 국내 방송사는 두 계산을 동시에 하고 있다.

KBS 사장 후보 이태현, FAST 유통·통합광고·AI 검증팀 제시… NAB 뉴욕 의제와 같은 축

NAB쇼 뉴욕 개막 전날인 10월 20일, KBS(Korean Broadcasting System) 이사회는 이태현(Lee Tae-hyun) 전 콘텐츠웨이브(Content Wavve) 대표를 제28대 사장 최종 후보로 정하고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

1994년 KBS PD로 입사한 그는 콘텐츠사업국장을 거쳐 2019년부터 5년 6개월간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Wavve)를 운영했다. 국민의힘(People Power Party) 추천 이사 2명은 검증 시간이 부족하다며 표결 연기를 요구하다 퇴장했다.

미디어오늘(Media Today) 21일자가 전한 경영계획서에는 유튜브와 CTV·FAST를 통한 글로벌 유통 확대, 아카이브 자산화, 통합광고 패키지 등 광고 재설계, 유휴 부동산 개발·임대가 재원 방안으로 들어 있다. 보도 부문에는 AI 검증팀 신설을 내걸었다. 유통 경로를 넓히고, 광고를 다시 짜고, AI를 업무에 들이는 세 축은 이틀간 뉴욕 무대의 의제와 겹친다. 다만 공약별 목표 수치나 수익 전망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후보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11월 중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방송기술 테마관, 4월 라스베이거스에 49곳 참가… 가을 뉴욕은 투자·사업 논의의 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nistry of Science and ICT)는 2016년부터 NAB와 함께 한국 방송기술 테마관을 운영해 왔다. 디지털투데이(Digital Today)에 따르면 올해 4월 라스베이거스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방송사, 미디어 기업 등 49개 기업·기관이 참가해 AI를 결합한 기술 12건을 전시했다. 테마관은 장비 전시가 중심인 4월 라스베이거스 본행사에 맞춰 운영되고, 10월 뉴욕 행사에는 원래 꾸리지 않는다.

니프로스(NIPROS) 부스에서 방송 카메라용 광섬유 어댑터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한정훈

캐런 첩카(Karen Chupka) NAB 수석부사장은 "콘텐츠에 돈을 대는 사람, 만드는 사람,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을 한 방에 모으는 것"이 뉴욕 행사의 가치라고 말했다. NAB에 따르면 2025년 뉴욕 참가자의 80%가 구매 결정권자였다. 라스베이거스가 장비를 보여 주는 자리라면, 뉴욕은 그 장비와 콘텐츠에 돈을 대는 사람을 만나는 자리다. 국내 기업이 4월 전시 성과를 가을 뉴욕의 투자·스포츠·크리에이터 논의로 이어 갈 통로는 아직 없다.

2027년 9월 SMPTE 서밋과 공동 개최… 소벨 5~20%·레덱키 45%는 내년 점검 대상

NAB쇼 뉴욕은 2027년 9월 29~30일 같은 재비츠센터에서 미국영화텔레비전기술자협회(SMPTE)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SMPTE 서밋(9월 28~30일)과 함께 열린다. 샐리앤 다마토(Sally-Ann D'Amato) SMPTE 사무총장은 내일의 표준과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과 그것을 오늘 현장에서 쓰는 사람을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NAB쇼는 2027년 4월 3~7일이다.

이번 행사에서 나온 굵직한 숫자는 대부분 전망이거나 당사자의 발언이다. 소벨의 5~20%는 몇 년 뒤를 전제로 한 수치이고, 레덱키의 45%는 리그 공식 집계가 아니다. 한국 쪽에서 볼 지표는 세 가지다. 내년 초 나올 2026년 방송통신광고비 조사에서 방송광고비가 2조7744억원 추정치 아래로 내려가는지, CJ ENM 같은 제작사의 AI 절감 사례가 단발 프로젝트를 넘어 시리즈 제작비 구조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11월 취임이 예상되는 KBS 새 사장이 FAST 유통과 통합광고에 어떤 목표 수치를 붙이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