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트리밍 | 분석
퍽 “이르면 다음 주, 직원 5% 영향”… 약 800명으로 2022년 450명 이후 최대·3분기 실적은 20일 발표
한정훈 엔터테크 전문기자 | K엔터테크허브 | 2026년 10월 10일

넷플릭스가 전체 직원의 약 5%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미디어 뉴스레터 퍽이 9일(현지시간)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발표 시점은 이르면 다음 주다.
감원 규모를 가늠할 근거는 넷플릭스가 공시한 인원이다. 넷플릭스의 2025년 말 정규직은 약 1만6000명이고, 5%를 적용하면 약 800명이 된다. 이 가운데 68%인 약 1만900명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일한다고 버라이어티(Variety)가 전했다. 넷플릭스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고, 어느 부서가 대상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규모로는 2022년 이후 가장 크다. 넷플릭스는 2022년 1분기 가입자가 20만 명 순감하자 그해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약 450명을 내보냈다. 당시 감원의 계기는 가입자 감소였다. 이번에는 가입자가 아니라 시청시간과 주가가 문제로 올라 있다.
넷플릭스의 2분기 매출은 125억6000만 달러(약 16조7800억원)로 전년 대비 13% 늘었다. 같은 기간 상반기 시청시간은 970억 시간으로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3분기 매출 전망은 128억6000만 달러(약 17조1800억원)로 시장 예상치 130억 달러(약 17조3700억원)에 못 미쳤다.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블룸버그(Bloomberg) 스크린타임(Screentime) 행사에서 “전체적으로 내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퍽 “이르면 다음 주”… 넷플릭스 “논평하지 않겠다”
첫 보도는 퍽의 매슈 벨로니(Matthew Belloni)가 냈다. 벨로니는 이번 감원이 구조조정의 일부라고 전했다고 AV클럽(The A.V. Club)이 정리했다. AV클럽은 할리우드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를 인용해 조직 개편이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진행될 수 있고, 넷플릭스 주가는 연초 대비 20% 내렸다고 덧붙였다. AV클럽은 전체 직원을 약 1만7000명으로 잡아 감원 규모를 약 850명으로 계산했다. 회사 공시 기준인 1만6000명으로 계산하면 800명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 소규모 감원을 이어 왔다. 더랩(TheWrap)은 넷플릭스가 엘리자베스 스톤(Elizabeth Stone) 최고제품·기술책임자 산하로 제품 조직을 합친 직후 제품팀 수십 명을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제품 부문 6000명 가운데 1% 미만이었고 고위 임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더랩은 9일 후속 보도에서 이 감원 시점을 2월로 적었다.
2022년엔 가입자 20만 명 순감… 이번엔 시청 증가율 2%
2022년 감원은 두 단계였다. 넷플릭스는 그해 5월 약 150명을 내보내면서 “매출 성장이 둔화돼 비용 증가 속도도 늦춰야 한다”고 CNBC에 밝혔다. 당시 전체 직원 1만1000명의 2% 미만이었다. 6월에는 약 300명, 전체의 3%를 추가로 줄였다고 CNN이 보도했다. 9월에는 애니메이션 부문 30명을 감원했다고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전했다.

직원 수는 그 뒤 1만1000명에서 1만6000명으로 늘었다. 이번에 5%를 줄여도 2022년 감원 전보다 인원이 4000명가량 많다. 감원 사유도 다르다. 2022년에는 가입자가 줄었지만, 2026년 2분기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가입자는 3억3570만 명으로 S&P글로벌(S&P Global) 집계 시장 예상(3억3610만 명)과 비슷했다. 넷플릭스는 7월 주주서한에서 연간 매출 전망을 510억~514억 달러(약 68조1400억~68조6800억원)로 좁히고 영업이익률 31.5% 목표를 유지했다. 매출 증가 폭이 줄어드는 구간에서 이익률 목표를 지키려면 비용 쪽을 조정해야 하는 구조다.
2분기 매출 13% 증가… 3분기 전망은 시장 예상 밑돌아
2분기 지역별 매출은 미국·캐나다 54억3000만 달러(약 7조2600억원·10% 증가), 유럽·중동·아프리카 40억3000만 달러(약 5조3800억원·14%), 중남미 15억8000만 달러(약 2조1100억원·21%), 아시아태평양 15억1000만 달러(약 2조200억원·16%)였다고 벤징가(Benzinga)가 전했다. 매출의 43%를 차지하는 미국·캐나다의 증가율이 네 지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서랜도스가 스크린타임에서 2분기 모든 지역의 매출이 두 자릿수로 늘었다고 강조한 것은 이 수치다.

시장이 반응한 숫자는 전망치였다. 넷플릭스는 3분기 매출 128억6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0.82달러(약 1096원)를 제시했다. 시장 예상은 각각 130억 달러, 0.84달러(약 1122원)였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약 9% 떨어졌다고 더넥스트웹(The Next Web)이 보도했다.
현금흐름도 약해졌다. S&P글로벌 집계로 2분기 잉여현금흐름은 15억3000만 달러(약 2조400억원)로 전년보다 32.7% 줄었다. 콘텐츠 투자 확대와 운전자본 시점 차이가 원인으로 꼽혔다. 2분기 광고 매출은 6억1800만 달러(약 8300억원)로 79.8% 늘었지만 시장 예상보다 7.2% 적었다. 넷플릭스는 올해 광고 매출 30억 달러(약 4조원) 목표를 유지했다.
라이브 예산 5%·시청 1%… 서랜도스가 꼽은 '역풍'
서랜도스는 시청 증가율 둔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라이브 프로그램을 들었다. 그는 스크린타임에서 “라이브 이벤트에 콘텐츠 예산의 약 5%를 쓰는데, 시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라고 말했다고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넷플릭스의 연간 콘텐츠 예산은 약 200억 달러(약 26조7200억원)로, 라이브에 들어가는 돈은 약 10억 달러(약 1조3400억원)다.

서랜도스는 라이브의 역할을 시청시간이 아닌 다른 지표에서 찾았다. 그는 라이브가 “전혀 다른 역할을 한다. 가입을 많이 끌어오고, 가입자를 붙잡아 두고, 광고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서랜도스는 영화와 시리즈가 여전히 우선순위라고 했고,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사업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라이브는 광고 매출을 늘리는 수단이지만 시청시간 지표는 끌어내리기 때문에, 서랜도스의 설명은 라이브 투자를 시청시간 대신 가입·해지·광고 지표로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가깝다.
워너브러더스 인수 무산 뒤 주가 40% 하락
주가 하락에는 인수전 경과도 얽혀 있다. 넷플릭스는 2025년 12월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WBD)와 스튜디오·HBO 사업을 827억 달러(약 110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가 주당 31달러(약 4만1400원), 기업가치 약 1110억 달러(약 148조3100억원)를 제시하자 넷플릭스는 2월 26일 맞대응을 포기했다. 서랜도스와 그레그 피터스(Greg Peters) 공동 CEO는 “파라마운트의 최신 제안에 맞추는 가격에서는 거래가 더 이상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계약 해지 수수료 28억 달러(약 3조7400억원)를 받아 1분기 영업외수익으로 반영했다고 분기보고서(10-Q)에 적었다. 그럼에도 주가는 인수 시도 이후 약 42% 떨어졌다고 스톡트윗츠(Stocktwits)가 집계했다. 데드라인(Deadline)은 지난 1년 하락 폭을 40%로 봤다고 코드커터스뉴스(Cord Cutters News)가 전했다. 서랜도스는 스크린타임에서 인수 시도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 투자 약속 25억 달러, 올해가 마지막 해… 후속 규모는 미발표
한국에서는 투자 약속의 만기와 시기가 겹친다. 서랜도스는 2023년 4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때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당시 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발표한 투자액의 약 두 배였다. 2026년은 이 약속의 마지막 해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21일 서울에서 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6 코리아'에서 시리즈·영화·예능 29편의 한국 라인업을 공개했다. 강동한(Kang Dong-han)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2023년 투자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국경제가 보도했다. 강 VP는 업계에서 제기된 출연료 3억원 상한설에는 답하지 않았다. 스포츠경향은 강 VP가 내년과 내후년 슬레이트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5억 달러 약속 이후의 투자 규모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국내 드라마 공급 108편으로 감소… 넷플릭스 시청의 8.8%가 한국 작품
국내 제작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비중은 커졌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orea Communications and Media Commission)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5월 15일 발표한 '202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2024년 방송사업자와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의 드라마 공급은 108편으로 전년 112편보다 줄었다고 디지털데일리가 전했다. 국내 사업자의 제작 수요가 줄어든 반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요는 늘었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공급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30편이었고, 2024년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시간 가운데 한국 콘텐츠 비중은 8.8%로 미국에 이어 2위였다고 뉴스서울이 보도했다.
발주 집중도는 더 높다. 영국 조사업체 암페어 애널리시스(Ampere Analysis)는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의 한국 TV 콘텐츠 발주가 전년 대비 43%, 국내 사업자 발주가 20% 줄었고 드라마는 39%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에서 발표한 신작의 88%가 넷플릭스 발주였다고 헤럴드경제가 전했다. 암페어는 넷플릭스 역시 드라마 비중을 줄이고 예능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고 봤다.

2025년 상반기 한국 TV 콘텐츠 발주 증감(전년 대비). 자료=암페어 애널리시스(헤럴드경제 보도)
감원은 인건비, 발주는 콘텐츠 예산… 한국 방송·제작사가 볼 대목
이번 감원은 본사 인건비 항목이다. 넷플릭스가 줄이겠다고 보도된 것은 인원이지 200억 달러 콘텐츠 예산이 아니다. 다만 콘텐츠 예산 안의 배분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서랜도스가 직접 숫자로 밝힌 대로 예산의 5%가 라이브로 갔고, 넷플릭스가 강조하는 성장 지표는 광고 매출과 가입 유지로 옮겨 가고 있다. 같은 예산 안에서 라이브와 광고형 상품 몫이 커지면 한국 드라마 발주가 받는 영향은 2027년 슬레이트 규모에서 처음 확인된다.
제작사의 협상 구조는 넷플릭스 한 곳에 묶여 있다. 암페어 집계대로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의 한국 신작 88%가 넷플릭스에서 나오는 상황에서는 25억 달러 약속 이후 넷플릭스가 내놓는 조건이 시장 단가가 된다. 업계가 출연료 상한설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작사로서는 넷플릭스 이외 판로, 곧 국내 방송사·티빙 등과의 공동제작이나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 판매 비중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협상 조건에 영향을 준다.
방송사에는 광고 시장이 접점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평가는 넷플릭스·티빙의 광고요금제 가입자가 빠르게 늘면서 방송광고에 대한 대체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넷플릭스가 올해 광고 매출 3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라이브를 광고 효과가 큰 상품으로 내세우는 흐름은 국내 방송사가 지켜 온 실시간 광고 시장과 겹친다. 넷플릭스가 인력을 줄이면서도 라이브·광고 투자를 유지한다면, 국내 방송사에는 콘텐츠 판매처이던 넷플릭스가 광고 경쟁자로도 서는 구도가 된다.
20일 3분기 실적… 감원 규모와 2027년 투자 계획이 다음 확인 지점
넷플릭스는 2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21일 오전이다. 서랜도스와 피터스는 이 자리에서 구조조정 규모와 방향을 설명할 것으로 코드커터스뉴스는 내다봤다. 시장이 확인할 숫자는 세 가지다. 3분기 매출이 전망치 128억6000만 달러를 넘는지, 광고 매출이 연간 30억 달러 목표를 향해 가는지, 내년 콘텐츠 예산을 얼마로 잡는지다.
감원이 발표되면 대상 부서가 제품·기술 조직인지, 콘텐츠 조직인지, 지역 법인을 포함하는지가 공개된다. 직원의 68%가 미국·캐나다에 있어 감원도 북미 본사 중심일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 법인 포함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 시장에서는 25억 달러 약속이 끝나는 연말 전후로 넷플릭스가 후속 투자 규모를 내놓을지가 다음 변수다. 2022년 감원 때 넷플릭스는 비용을 줄이면서 광고요금제와 계정 공유 유료화를 동시에 꺼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감원과 함께 어떤 매출 수단을 내놓는지가 한국 제작사와 방송사의 2027년 사업 계획에 바로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