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를 처음 만나는 자리, 검색에서 숏폼 피드로

루미네이트 조사에서 미국 18~24세의 57%가 숏폼으로 영화·TV를 찾아 스트리밍 앱 탐색(55%)을 앞섰다. 악시오스는 웹 트래픽의 54%가 봇이 되고 뉴스 검색 유입이 1년 새 40% 가까이 줄었다고 집계했다. 발견 경로가 바뀌자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7곳이 세로형 피드를 냈고, 이 흐름은 1월 CES 2027의 엔터테크 세션으로 이어진다.

엔터테인먼트를 처음 만나는 자리, 검색에서 숏폼 피드로

미국 18~24세 57% 숏폼으로 영화·TV 발견… 웹 트래픽 54%는 봇 / 스트리밍 7곳 세로형 피드 출시, CES 2027 엔터테크 세션의 핵심 주제로

숏폼 피드가 영화·음악의 첫 접점이 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와 미디어 기업이 앱 안에 세로형 피드를 들이고 있다. 그래픽=K엔터테크허브

미국 18~24세의 57%가 숏폼 영상으로 새 영화와 TV 시리즈를 찾는다. 스트리밍 앱에서 추천·장르·인기 목록을 둘러보는 비율(55%)보다 높다. 미국 연령대 가운데 숏폼이 발견 경로 1위에 오른 것은 18~24세가 처음이다. 루미네이트(Luminate)가 10월 낸 특별 보고서 '소셜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발견'에 담긴 수치다.

같은 달 악시오스(Axios)가 회원에게 낸 124쪽 분량의 '2026 미디어 트렌드 연간 보고서'는 인터넷 전체에서 같은 변화를 집계했다. 세계 웹 트래픽에서 봇 비중은 2026년 54%로 사람(46%)을 넘는다. 미국 상위 뉴스 사이트의 월 방문은 2024년 7000만 회 이상에서 4760만 회로 줄었고, 검색 유입은 1년 새 월 1800만 회에서 1100만 회로 떨어졌다. 챗봇 유입은 16만 회 남짓이다.

두 보고서가 가리키는 지점은 같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처음 만나는 자리가 검색창과 편성표에서 알고리즘 피드와 AI 답변으로 옮겨 갔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2026년 3월부터 8월 사이 잇따라 앱에 세로형 숏폼 피드를 넣은 이유다. 이 변화는 2027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7의 엔터테인먼트 세션 주제로 그대로 이어진다.

한국도 같은 조건에 있다. 한국 10대는 하루 평균 62분을 숏폼에 쓰고, 지난해 국내 총광고비의 약 60%가 온라인으로 갔다. 넷플릭스(Netflix)는 숏폼 피드 '클립스'의 한국 도입을 예고했고 티빙(TVING)은 코미디언 숏폼 리그를 열었다.

18~24세 주간 미디어 시간 26%가 숏폼… 65세 이상은 12%

루미네이트 조사는 2026년 5월 미국 13세 이상 2000명(엔터테인먼트 365 17차)과 1·2분기 8105명(뮤직 360)을 대상으로 했다. 18~24세는 일주일에 TV 시리즈 9시간, 영화 6시간, 음악 11시간, 숏폼 9시간을 쓴다. 네 활동 가운데 숏폼 비중이 26%로 55세 이상(12%)의 두 배를 넘는다. 18~24세는 영화보다 숏폼을 본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영화·TV를 찾는 경로를 연령별로 보면 18~24세에서만 숏폼(57%)이 스트리밍 앱 탐색(55%)을 앞선다. 자료=루미네이트

극장 매출을 만드는 관객일수록 소셜에서 영화를 찾는다. 최근 3개월 극장에서 3편 이상 본 관객의 42%가 숏폼으로 영화를 발견해 일반 시청자(33%)보다 9%포인트 높았다. 18~24세 극장 단골은 기존 소셜미디어 67%, 숏폼 62%였다.

공연 연 4회 이상 관객 65% 소셜에서 음악 발견… 스트리밍 63%보다 높아

음악에서는 돈을 쓰는 팬일수록 소셜에서 음악을 찾는다. 공연을 연 4회 이상 보는 관객의 65%가 기존 소셜미디어에서 새 음악과 아티스트를 발견했다. 스트리밍 서비스(63%)보다 높고, 일반 청취자(37%)와 비교하면 28%포인트 차이다. 소셜에서 음악을 발견한 청취자의 58%는 그 아티스트의 다른 곡을 들었고 44%는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다. 18~24세의 39%는 소셜에서 찾은 곡을 스포티파이(Spotify)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다시 검색했다.

유료 구독자·음반 구매자·공연 관람객으로 갈수록 소셜과 숏폼에서 음악을 발견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자료=루미네이트

루미네이트 인텔리전스의 오드리 쇼머(Audrey Schomer)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소셜과 숏폼 플랫폼이 이용 시간을 흡수하는 목적지이면서 동시에 작품과 아티스트로 가는 관문이라고 썼다. 전환 가능성이 높은 팬을 만나는 첫 자리가 소셜이라는 뜻이다.

디즈니+·넷플릭스·피콕, 6개월 새 세로형 피드… 디즈니는 틱톡과 제휴

스트리밍 서비스는 앱 안에 발견 자리를 만들고 있다. 디즈니+(Disney+)는 3월 '버츠(Verts)', 넷플릭스는 4월 '클립스(Clips)',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는 5월 '클립스', HBO맥스는 7월 'HBO맥스 숏츠', 피콕(Peacock)은 8월 '버티컬 피드'를 냈다. 파라마운트+도 4월 스포츠·뉴스 클립 피드를 열었다. 투비(Tubi)는 2024년 11월 '신스(Scenes)'로 먼저 시작했다. 디즈니는 CES 2026의 '테크+데이터 쇼케이스'에서 세로형 영상 도입을 예고한 뒤 두 달 만에 버츠를 냈고, 8월에는 틱톡(TikTok)과 제휴해 크리에이터가 마블·픽사·스타워즈 캐릭터를 쓴 영상을 틱톡과 버츠에 함께 올리게 했다.

미국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의 세로형 숏폼 피드는 2026년 3~8월에 몰렸다. 자료=루미네이트 인텔리전스·디지털데일리

닐슨(Nielsen) 집계로 스트리밍은 2026년 7월 미국 TV 시청 시간의 49.0%를 차지했고, 케이블은 2021년 38%에서 18.7%로 내려왔다. 10월 22일 나온 8월분에서는 유튜브(YouTube) 한 곳이 TV 시청 시간의 15.8%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숏폼 피드와 TV 화면이 같은 시청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다.

AI 계약 299건 대 소송 107건… 콘텐츠 권리는 '사용량' 기준으로

검색이 AI 답변으로 바뀌면서 콘텐츠 권리 시장도 움직였다. 악시오스 집계로 AI 기업과 미디어의 콘텐츠 계약은 299건으로 소송(107건)보다 많다. 오픈AI(OpenAI)가 24건, 구글이 20건, 메타가 14건이다. 대가 방식은 학습용 일시금에서 실제 사용량에 따른 지급으로 옮겨 가고 있다.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 자료로 2026년 7월 기준 사이트 유입 1회당 크롤링 횟수는 앤트로픽 1200회, 오픈AI 695회, 구글 5회였다.

광고는 화면을 따라간다. 이마케터(eMarketer)는 미국 CTV 광고비가 2028년 476억 달러(약 69조원)로 선형 TV(437억 달러, 약 63조4000억원)를 넘는다고 전망했다.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매출은 1490억 달러(약 216조원)로 2021년의 두 배 가까이 됐고 미국 스포츠 중계권은 약 300억 달러(약 43조5000억원)로 10년 새 두 배가 됐다. 악시오스는 발견이 피드와 AI로 넘어간 자리에서 가격을 지키는 것은 사람이 고른 취향과 현장 경험이라며 '취향과 신뢰가 새로운 해자'라고 정리했다.

한국 10대 하루 62분 숏폼… 온라인 광고 60%, 방송광고 13% 감소

CJ메조미디어 '2026 타겟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의 숏폼 일평균 시청 시간은 모든 연령대에서 30분을 넘는다. 10대 62분, 20대 49분, 30대 41분이다. 코바코(KOBACO)가 2월 낸 광고시장 결산에서 2025년 국내 총광고비 17조2700억원(약 119억 달러) 가운데 온라인이 약 60%를 차지했고, 방송광고는 약 13% 줄었다. 코바코는 스트리밍 서비스·유튜브·숏폼 중심의 시청 변화를 원인으로 들었다. 일본은 덴쓰(Dentsu) 집계로 2025년 인터넷 광고가 처음 총광고비의 절반(50.2%)을 넘었고, SNS 세로형 동영상 광고가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온라인 광고가 총광고비의 절반을 넘었고, 한국 10대는 하루 62분을 숏폼에 쓴다. 자료=코바코·덴쓰·CJ메조미디어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도 숏폼을 발견 장치로 쓰기 시작했다. 디지털데일리는 6월 24일 넷플릭스가 클립스를 한국에 7월 도입한다고 전했다. 티빙은 2024년 세로형 '숏츠'를 넣었고, 6월 22일부터 코미디언들이 12주 동안 숏폼 192편으로 순위를 겨루는 '코미디 숏리그'를 운영했다. 네이버(Naver) '클립'은 2025년 11월 재생 수가 1년 전의 약 2.5배였다(나스미디어 분석). 한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데일리에 숏폼이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쟁자가 아니라 콘텐츠 소비의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 방송사와 제작사에 남은 과제는 발견 뒤의 경로다. 방송광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장면 단위로 권리와 세로형 편집본을 관리하고, 숏폼 클립에서 본편·음원·공연·굿즈로 가는 연결을 직접 설계해야 한다. 루미네이트 수치처럼 공연을 자주 보는 팬이 소셜에서 더 많이 발견한다면, 조회수보다 '누가 발견했는가'를 기록하는 데이터가 K팝 공연과 팬 상품 기획에 쓰인다. AI 기업과의 협상에 대비해 학습·검색 인용·생성물 활용별 사용 조건과 단가를 먼저 정하는 일도 같은 순서에 들어간다.

CES 2027, 1월 5일 디지털 할리우드부터… 크리에이터·숏폼·AI 저작권 세션

CES 2027은 2027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와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열린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CES 60주년'으로 소개한 행사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개막 전날인 1월 5일 아리아(ARIA) 호텔의 디지털 할리우드(Digital Hollywood)가 출발점이다. 28년째 CES 컨퍼런스 파트너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시네마틱 AI, 크리에이터 경제, 스트리밍, 마이크로드라마, 할리우드 IP를 다룬다. CES 공식 일정에는 '크리에이터, 할리우드로 가다', '스트리밍·크리에이터 경제·팟캐스트: 미디어 재편' 같은 세션이 올라 있다.

K엔터테크허브는 이 기간 스마트씨엠에스(smartcms)와 함께 'CES 2027 엔터테크 인사이트 투어'를 운영한다. CES 투어 가운데 엔터테크만 다루는 전문 투어로, 콘텐츠·C 스페이스 중심 전시 투어(반일·하루), 1월 7일 엔터테크 컨퍼런스, 현지 기업 네트워킹 미팅으로 구성된다. 컨퍼런스 현장 참가는 무료이고, 투어·네트워킹·발표는 블록별로 따로 신청할 수 있다. 참가자에게는 1월 5일 디지털 할리우드 엔터테크 세션 분석 자료를 제공한다. K엔터테크허브는 이번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투어 현장에서 세로형 피드의 본편 전환 지표, AI 에이전트 쇼핑과 CTV 커머스 광고, AI 생성 콘텐츠 표시와 저작권 협상,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와 마이크로드라마를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전망: 2027년 경쟁은 '발견 뒤의 경로'에서 갈린다

두 보고서의 수치를 함께 놓으면 2027년의 경쟁 지점이 드러난다. 발견은 피드와 AI가 가져갔고, 스트리밍 서비스는 그 피드를 앱 안으로 들이는 데 2026년을 썼다. 다음 단계는 발견한 이용자를 어디로 보내 어떤 매출로 회수하느냐다. 루미네이트 자료에서 소셜 발견 뒤 다수가 플랫폼 밖으로 이동했고, 악시오스 자료에서 가격을 지킨 것은 라이브와 스포츠, 카탈로그 IP였다.

한국 사업자에게는 유리한 조건도 있다. K팝 공연과 팬덤, 촬영지 관광처럼 발견을 현장 매출로 바꾸는 수단을 이미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첫 접점이 넷플릭스·유튜브·틱톡의 피드에 있는 만큼, 장면 단위 자산 관리와 발견 데이터 확보를 서두르지 않으면 회수 단계의 몫도 플랫폼에 넘어간다. CES 2027은 미국 미디어 기업들이 2026년에 깐 세로형 피드를 어떤 지표로 평가하고 2027년 어떤 상품으로 연결할지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