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어 부문 매출 1억 9890만 달러로 14%·조정 영업이익 90%↑, 지역 스포츠 채널 MSG 네트웍스는 매출 15%↓·영업권 1억 7760만 달러 손상… '오즈의 마법사' 241회 상영·러시 레지던시 확정, 아이맥스도 사상 최대 분기

라스베이거스의 공 모양 공연장 스피어(Sphere)를 운영하는 스피어 엔터테인먼트(Sphere Entertainment)가 5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한 회사 안에서 방송과 공연장의 성적이 정반대로 갈렸다. 지역 스포츠 채널 엠에스지 네트웍스(MSG Networks)는 유료방송 가입자가 약 15.5% 줄며 매출이 15% 감소했고, 영업권 1억 7760만 달러(약 2409억원)를 손상 처리했다. 반면 스피어 부문 매출은 1억 9890만 달러(약 2698억원)로 1년 전보다 14% 늘었고, 조정 영업이익은 3240만 달러(약 440억원)로 90% 증가했다.
매출을 끌어올린 것은 스피어가 직접 만든 몰입형 상영작 '오즈의 마법사 앳 스피어(The Wizard of Oz at Sphere)'다. 이 작품은 3분기에 241회 상영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세 편을 합친 상영 횟수 220회보다 많다. 회사는 이 작품이 2025년 8월 개막 이후 티켓 400만 장 이상을 팔아 판매액 5억 달러(약 6783억원)를 넘겼고, 10월 초 1000회 상영을 넘었다고 밝혔다. 방송사가 쌓아 둔 영상 라이브러리를 송출이 아닌 방식으로 다시 팔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다.
같은 날 캐나다 록밴드 러시(Rush)가 2027년 5월 스피어 공연 5회를 발표했다. 공연명은 '엘리베이트 프롬 더 놈(Elevate From the Norm)'이고 날짜는 5월 21·23·26·28·30일이다. 지난 7월부터 이어진 협상 보도가 넉 달 만에 공식 일정으로 확정됐다.
아이맥스(IMAX)도 같은 날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억 7500만 달러(약 2374억원)로 64% 늘었다. 두 회사의 3분기 성장은 모두 극장과 공연장에서만 볼 수 있는 대형 화면 경험에서 나왔다. 리치 겔폰드(Rich Gelfond) 아이맥스 최고경영자는 AI가 일상에 퍼질수록 희소한 이벤트와 경험의 가치가 커진다고 실적 발표문에서 설명했다.
스피어 부문 매출 14%↑·조정 영업이익 90%↑… 9개월 누적 이익 2.7배
스피어 부문의 3분기 매출 증가분 2477만 달러는 세 부문에서 나왔다. 몰입형 상영작 매출인 스피어 익스피리언스(The Sphere Experience)가 1310만 달러 늘었다. 스폰서십·외벽 광고·스위트 판매 수익은 620만 달러 늘었는데, 대부분 외벽 '엑소스피어(Exosphere)' 광고에서 나왔다. 공연 수익도 레지던시 공연이 3회 늘어 610만 달러 증가했다.

1~9월 누적으로 보면 성장 폭이 더 크다. 스피어 부문 9개월 매출은 6억 9120만 달러(약 9377억원)로 36% 늘었다. 조정 영업이익은 1억 4660만 달러(약 1989억원)로 166% 증가해 1년 전의 2.7배가 됐다. 스피어 부문의 영업손실은 감가상각비 8150만 달러를 반영하고도 8440만 달러에서 6700만 달러로 줄었다.

회사 전체로는 3분기 매출이 2억 7430만 달러(약 3721억원)로 4% 늘었다. 연결 영업손실은 2억 4060만 달러로 1년 전 1억 6310만 달러보다 47% 커졌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5억 2730만 달러다. 제임스 돌런(James L. Dolan)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스피어 부문이 올해 큰 폭의 성장을 낼 궤도에 있다"고 말했다.
MSG 네트웍스 매출 15%↓·영업권 2년 연속 손상… 한 회사 안에서 갈린 방송과 공연장
연결 손실을 키운 것은 방송 부문이다. 뉴욕권 프로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지역 스포츠 채널 엠에스지 네트웍스의 3분기 매출은 7540만 달러(약 1023억원)로 15% 줄었다. 유료방송 사업자에게서 받는 채널 배급 수익이 1280만 달러 감소했고, 회사는 그 원인으로 전체 가입자 약 15.5% 감소를 꼽았다. 이 부문 조정 영업이익은 1930만 달러에서 680만 달러로 3분의 1 수준이 됐다.
회사는 엠에스지 네트웍스의 영업권 1억 7760만 달러를 손상 처리했다. 1년 전 같은 분기에도 6540만 달러를 손상 처리해 2년 연속이다. 영업권 손상은 인수·합병 때 장부에 올린 사업 가치를 미래 수익으로 더는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회계상 인정하는 절차다. 이 비용이 반영되면서 엠에스지 네트웍스의 영업손실은 1억 7360만 달러로 늘었다. 시청 가구 수에 수익이 묶인 채널은 줄고, 관객이 직접 찾아와 표를 사는 공연장은 커지는 흐름이 한 회사 실적표 안에서 드러났다.
'오즈의 마법사' 241회·누적 티켓 400만 장… 영화 IP를 공연장 전용 작품으로
'오즈의 마법사 앳 스피어'는 1939년 영화를 스피어 내부의 초대형 16K LED 화면에 맞게 다시 만든 작품이다. 스피어는 구글(Google)과 협업해 생성 AI로 원작 화면을 구형 스크린 크기로 넓혔고, 바람 같은 4D 효과를 더했다. 9월 말에는 4D 효과를 늘린 새 판을 공개했다.
이 작품은 하루 여러 차례 상영된다. 아티스트 일정에 묶이는 레지던시와 달리 공연이 없는 날에도 객석을 채울 수 있다. 3분기 상영 횟수 241회는 92일 동안 하루 평균 2.6회꼴이다. 스피어는 다음 자체 상영작으로 '로키 호러 픽처 쇼 앳 스피어(The Rocky Horror Picture Show at Sphere)'를 제작 중이며, 2027년 3월 말까지 공개할 계획이다.

외벽 광고도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스피어는 3분기 스폰서십·광고 수익 증가분 대부분이 엑소스피어 광고에서 나왔다고 밝혔고, 차량 공유 기업 리프트(Lyft)와 다년 스폰서십 계약을 새로 맺었다.
메탈리카 24회·러시 5회… 레지던시가 공연 일정 채워
공연 쪽에서는 레지던시가 일정을 채우고 있다. 메탈리카(Metallica)는 10월 레지던시를 시작해 2027년 3월까지 24회 공연한다. 백스트리트 보이즈(Backstreet Boys)는 최대 63회, 이글스(Eagles)는 최대 74회로 레지던시를 늘렸다.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와 존 메이어(John Mayer)는 2027년 레지던시를 발표했다.
러시의 스피어 공연은 결성 50주년 재결합 투어 '피프티 썸씽(Fifty Something)'의 연장이다. 이 투어는 북미·남미·영국·유럽에서 티켓 100만 장 이상이 팔렸고, 2027년 4월 10일 헬싱키 공연으로 해외 일정을 마친다. 스피어 공연에서는 '2112'와 앨범 '무빙 픽처스(Moving Pictures)' 전곡을 연주한다고 잼베이스가 전했다.
보컬 겸 베이스 게디 리(Geddy Lee)는 스피어를 처음 알았을 때 러시가 더는 투어를 하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스피어가 러시가 늘 공연을 설계해 온 시각적 방식에 맞춘 듯한 공연장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KLAS(8뉴스나우)가 5일 전했다. 아티스트 선예매는 11일, 일반 예매는 13일 시작된다. 팬 플랫폼 슈퍼팬(Superfan)과 함께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Fontainebleau Las Vegas) 호텔 숙박을 묶은 VIP·여행 패키지도 판매한다고 빌보드가 보도했다.
레지던시 공연과 '오즈의 마법사' 상영은 출발점이 다르지만, 관객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같다. 집 안의 TV나 스마트폰으로는 얻을 수 없는 화면 크기와 몰입감이다. 방송사 입장에서 보면 같은 영상이라도 거실 화면을 떠나 대형 화면으로 옮겨 갈 때 더 높은 값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 수요는 라스베이거스의 공연장 한 곳에 머물지 않았다. 같은 날 실적을 낸 아이맥스는 전 세계 극장에서 같은 흐름을 숫자로 확인시켰다.
아이맥스 매출 64%↑·박스오피스 7억 1200만 달러… 대형 화면 경험에 수요 몰려
아이맥스의 3분기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7억 1200만 달러(약 9659억원)로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 가운데 5억 3800만 달러가 전 분량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찍은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오디세이(The Odyssey)'에서 나왔다. 조정 EBITDA는 1억 2100만 달러로 마진이 69%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 아이맥스 상영 시스템 신규 계약도 100건을 넘었다.
| 구분 | 스피어(스피어 부문) | 아이맥스 |
|---|---|---|
| 3분기 매출 | 1억 9890만 달러(+14%) | 1억 7500만 달러(+64%) |
| 3분기 이익 지표 | 조정 영업이익 3240만 달러(+90%) | 조정 EBITDA 1억 2100만 달러(마진 69%) |
| 성장 동력 | 자체 상영작 '오즈의 마법사' 241회 | '오디세이' 박스오피스 5억 3800만 달러 |
| 수익 구조 | 공연장 직접 운영·티켓·외벽 광고 | 전 세계 극장 흥행 배분·상영 시스템 판매 |
| 다음 일정 | '로키 호러'(2027년 3월), 러시(5월) | '듄: 파트 3'(12월) |
두 회사는 수익 구조가 다르다. 아이맥스는 전 세계 극장에 상영 시스템을 깔고 흥행 수입을 나눠 받는다. 스피어는 공연장 한 곳을 직접 운영하며 티켓·광고·스위트 수익을 모두 가져간다. 공통점은 관객이 같은 작품도 더 큰 화면과 더 강한 몰입감을 위해 비싼 값을 낸다는 데 있다. 겔폰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화면 하나를 넘어서는 공동의 경험을 찾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디세이' 국내 아이맥스 관객 170만 명·특수관 매출 56%↑… 라스베이거스 K팝은 시저스·얼리전트로
한국에서도 대형 화면 수요는 숫자로 확인된다. '오디세이'는 8월 5일 국내 개봉 후 33일 만에 관객 1000만 명을 넘었다. 이 가운데 아이맥스 관객은 약 170만 4000명으로 국내 아이맥스 상영작 가운데 역대 최다다. 영화진흥위원회(Korean Film Council) 상반기 결산에서 국내 특수상영관 매출은 457억원(3369만 달러)으로 56.3% 늘었고, 아이맥스 매출은 195억원(1437만 달러)으로 89.7% 증가했다.
라스베이거스의 K팝 무대는 아직 스피어 밖에 있다. 블랙핑크(BLACKPINK) 리사(LISA)는 11월 13·14·27·28일 시저스 팰리스(Caesars Palace) 콜로세움에서 라스베이거스 첫 K팝 레지던시를 연다. 방탄소년단(BTS)은 지난 5월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에서 세 차례 공연했다. 스피어가 지금까지 발표한 레지던시 명단에는 한국 아티스트가 없다.

스피어의 3분기 실적은 한국 방송사가 송출 밖에서 수익을 만들 경로를 세 갈래로 보여 준다.
첫째는 보유 영상 IP를 공연장 전용 몰입형 작품으로 다시 만드는 길이다. '오즈의 마법사'는 87년 된 영화 한 편으로 1년여 만에 티켓 400만 장을 팔았다. 방송사가 쌓아 온 드라마·예능·음악 프로그램 라이브러리도 같은 방식으로 재가공할 수 있고, 구글과 협업한 생성 AI 화면 확장은 그 제작 방식을 보여 준다.
둘째는 K팝 레지던시다. 리사의 시저스 팰리스 공연은 라스베이거스에서 K팝 장기 공연 수요가 있다는 첫 사례다. 음악 프로그램과 시상식을 제작해 온 방송사는 공연 기획과 영상 제작을 함께 묶어 제안할 수 있다.
셋째는 외벽 광고와 스폰서십이다. 엑소스피어 광고 수익은 3분기 스피어 부문 매출 증가를 이끈 항목 중 하나이고, 방송 광고 영업 역량을 옥외 대형 화면으로 넓힐 수 있는 영역이다.
스피어가 아부다비(Abu Dhabi)와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 하버(National Harbor)에 새 공연장을 짓기로 한 점도 변수다. 돌런 회장은 장기 비전으로 "공연장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체 콘텐츠 확대"를 제시했다. 공연장이 늘면 한 번 만든 몰입형 작품을 여러 도시에서 상영할 수 있다.
2027년 '로키 호러'·러시·아부다비… 몰입형 공연장 경쟁 본격화
스피어의 4분기에는 연말 성수기와 백스트리트 보이즈 공연이 이어진다. 2027년에는 3월 '로키 호러 픽처 쇼', 5월 러시, 그리고 오프라 윈프리·존 메이어 공연이 예정돼 있다. 아이맥스는 12월 '듄: 파트 3(Dune: Part Three)'로 연말 흥행을 이어간다.
국내에서도 몰입형 상영 수요는 커지고 있다. 아이맥스 매출이 상반기에만 90% 가까이 늘었고, CJ 4D플렉스(CJ 4DPLEX)의 스크린엑스(ScreenX)도 올해 상반기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55% 성장했다.
내년 1월 CES 2027 기간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국내 방송사·제작사와 기관에게 스피어는 자체 몰입형 작품, 레지던시, 외벽 광고가 한 공연장에서 어떻게 돈이 되는지, 그리고 같은 회사의 TV 채널이 왜 2년 연속 영업권을 손상 처리했는지 함께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