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스트리밍 투비, 숏폼 크리에이터를 장편 제작자로 키운다

틱톡과 '크리에이터버스 인큐베이터' 첫 기수 12명·시리즈 10편 발표… 美 18~24세 57% "영화·드라마는 숏폼에서 찾는다", 투비 4분기 매출 35% 증가

무료 스트리밍 투비, 숏폼 크리에이터를 장편 제작자로 키운다
한줄요약

폭스(Fox) 계열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투비가 틱톡 크리에이터 12명의 첫 장편 시리즈 10편에 제작비를 댄다. 루미네이트가 10월 낸 보고서에서 미국 18~24세의 57%는 숏폼 영상에서 영화·드라마를 발견한다고 답해, 스트리밍 앱 안에서 찾는다는 응답(55%)을 앞섰다. 작품을 '찾는 곳'과 '보는 곳'이 갈라지자 무료 스트리밍이 숏폼의 발견력을 장편 시청으로 옮겨 오는 제작 모델을 시험하고 나섰다.

폭스 계열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투비(Tubi)가 틱톡(TikTok) 크리에이터 12명에게 오리지널 장편 시리즈 10편의 제작비를 대기로 했다.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는 광고를 붙이는 대신 시청료를 받지 않는 스트리밍을 말한다. 버라이어티(Variety)가 27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한 '크리에이터버스 인큐베이터(Creatorverse Incubator)'의 첫 기수다. 작품은 투비에서 독점 공개되며 장르는 애니메이션·호러·리얼리티·영어덜트(YA, 청소년 대상)에 걸쳐 있다.

투비가 숏폼 창작자에게 장편을 맡긴 배경에는 시청자가 작품을 찾는 경로의 변화가 있다. 루미네이트 인텔리전스(Luminate Intelligence)가 10월 발간한 특별보고서 '소셜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발견(Social Media & Entertainment Discovery)'에 따르면 미국 18~24세의 57%는 숏폼 영상에서 새 영화와 드라마를 찾는다고 답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안에서 둘러보며 찾는다는 응답(55%)보다 높다. 전 연령대 가운데 숏폼이 발견 경로 1위에 오른 곳은 18~24세뿐이다.

투비의 실적도 같은 기간 가파르게 늘었다. 폭스가 8월 발표한 2026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4분기 실적에서 투비 매출은 35%, 총시청시간은 17% 늘었고 월간 이용자는 1억1000만 명에 이르렀다. 2025년 6월 '투비 포 크리에이터스(Tubi for Creators)'를 시작한 뒤로는 크리에이터 700명 이상에게서 3만5000편이 넘는 에피소드를 확보했다. 폭스는 6월 로쿠(Roku)를 220억 달러(약 29조43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해, TV 운영체제(OS)와 무료 채널 유통까지 한 회사로 묶는 절차를 밟고 있다.

세대 간 격차는 여전하다. 미국 시청자 전체로 보면 숏폼에서 영화를 찾는다는 비율은 33%로 입소문(49%)·TV 광고(44%)·스트리밍 장르 탐색(43%)보다 낮고, 55세 이상에선 25% 이하로 떨어진다. 투비와 틱톡은 이 격차를 역할 분담으로 메웠다. 틱톡은 크리에이터를 선발하고 마케팅 도구 '틱톡 스포트라이트(TikTok Spotlight)'로 팬의 관심을 투비 시리즈로 끌어오며, 투비는 제작비와 독점 공개 창구를 맡는다.

크리에이터 12명·시리즈 10편… 애니메이션·리얼리티 각 3편

10편의 장르 구성은 호러 2편, 애니메이션 3편, 리얼리티·토크 3편, 코미디 2편이다. 데이팅 리얼리티 '카이 픽스 더 가이(Kai Picks the Guy)'는 여성 출연자와 데이트하러 온 줄 알았던 남성 세 명이 진행자 카이 캐머런(Kai Cameron)과 일대일 '데이트'를 하며 검증받는 형식이다.

'어 그레이트 오스트레일리언 게이 사이드퀘스트(A Great Australian Gay Sidequest)'는 마크 세바스찬(Marc Sebastian)이 호주의 이색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여행 리얼리티다.

파블로 에르난데스(Pablo Hernandez)·알렉스 메이스트릭(Alex Maystrik) 듀오는 야스민 사히드(Yasmine Sahid)와 함께 코미디 '네버 해브 아이 스펜트 더 윈터 위드 더 로마노 브러더스(Never Have I Spent the Winter with the Romano Brothers)'를 만든다. 시리즈는 10편인데 참여 크리에이터가 12명인 이유다. 제작비와 공개일은 밝히지 않았다.

투비×틱톡 크리에이터버스 인큐베이터 첫 기수 크리에이터 12명. 사진마다 틱톡 계정과 맡은 투비 오리지널 제목이 적혀 있다. 사진=투비
투비×틱톡 크리에이터버스 인큐베이터 첫 기수 크리에이터 12명. 사진마다 틱톡 계정과 맡은 투비 오리지널 제목이 적혀 있다. 사진=투비
작품크리에이터장르
Would You Survive?크리스토퍼 킬리(Christopher Kiely)호러
Scare Tours앨리 트랜(Allie Tran)호러
Feeling Super리넬 존스 주니어(Lynnell Jones Jr.)애니메이션
The Roach Chronicles켄드리아 블랜드(Kendria Bland)애니메이션
Jamie Crow세바스찬 크랄(Sebastian Krahl)성인 애니메이션
Kai Picks the Guy카이 캐머런(Kai Cameron)데이팅 리얼리티
A Great Australian Gay Sidequest마크 세바스찬(Marc Sebastian)여행 리얼리티
Asking for a Friend사브리나 브라이어(Sabrina Brier)셀럽 토크
The Leasing Manager매디슨 험프리(Madison Humphrey) 주연직장 코미디
Never Have I Spent the Winter with the Romano Brothers야스민 사히드(Yasmine Sahid), 파블로 에르난데스·알렉스 메이스트릭코미디

투비×틱톡 크리에이터버스 인큐베이터 첫 기수 시리즈. 자료=더데스크·버라이어티

시리즈 10편 가운데 애니메이션과 리얼리티·토크가 각각 3편이다. 자료=더데스크
시리즈 10편 가운데 애니메이션과 리얼리티·토크가 각각 3편이다. 자료=더데스크

쿠지 치쿰부(Kudzi Chikumbu) 투비 크리에이터 파트너십 부사장은 버라이어티에 "우리가 함께하는 크리에이터들은 팔로잉과 관점, 사람들이 다시 찾는 작품 목록을 이미 갖고 있다"며 "인큐베이터는 이들이 시작한 일을 키울 수 있게 창작의 자유를 주는 파트너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다른 데서는 만들기 어려웠을 야심 찬 작품"으로 첫 TV 쇼를 선보인다고 덧붙였다. 던 양(Dawn Yang) 틱톡 엔터테인먼트·마이크로시리즈 글로벌 총괄은 "틱톡 커뮤니티는 사람들이 크리에이터가 이끄는 이야기에 얼마나 깊이 연결되는지 보여준다"며 "이번 제휴는 새 관객과 작품을 나눌 또 하나의 길"이라고 했다.

발표 7개월 만에 첫 기수… 틱톡 출신 부사장이 이끄는 크리에이터 사업

투비와 틱톡은 3월 19일 인큐베이터를 처음 발표하면서 첫 기수를 "올여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발표는 그보다 몇 달 늦어졌다. 사업은 2025년 4월 합류한 리치 블룸(Rich Bloom) 크리에이터 프로그램 총괄 겸 사업개발 수석부사장과 치쿰부 부사장이 이끈다.

치쿰부는 틱톡과 그 전신인 뮤지컬리(Musical.ly)에서 8년간 일하며 글로벌 크리에이터 마케팅을 총괄했고, 2025년 8월 투비에 합류했다.

그가 합류할 당시 투비의 크리에이터 콘텐츠는 미스터비스트(MrBeast)·앨런스 유니버스(Alan's Universe) 등 5000편 남짓이었다.

14개월 뒤 이 규모는 3만5000편 이상으로 7배 늘었다. 투비는 크리에이터 작품만 모은 '크리에이터버스 허브'를 앱 안에 따로 만들었고, 6월부터는 아마존 파이어TV(Fire TV)로도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투비 전체 라이브러리는 영화·TV 에피소드 37만5000편, 자체 오리지널은 400편 가까이 된다. 라이선스로 쌓은 크리에이터 라이브러리 위에 직접 제작비를 대는 오리지널을 얹은 것이 이번 인큐베이터다.

투비 크리에이터 콘텐츠는 14개월 사이 7배로 늘었다. 자료=투비·더데스크
투비 크리에이터 콘텐츠는 14개월 사이 7배로 늘었다. 자료=투비·더데스크

美 크리에이터 광고비 올해 439억 달러… 전체 미디어보다 4배 빨리 성장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미국 광고주가 크리에이터 콘텐츠에 쓴 돈은 2025년 371억 달러(약 49조6300억원)로 26% 늘었다. 미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IAB)는 올해 이 금액이 439억 달러(약 58조7200억원)로 18% 더 늘어 전체 미디어 산업보다 4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크리에이터와 직접 계약한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서 돈을 내고 확산시키는 데 쓰인다. IAB는 이 항목이 올해 132억 달러로 48% 늘 것으로 보고, 크리에이터 광고를 '핵심 미디어 채널'로 분류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규모가 2023년 약 2500억 달러에서 2027년 4800억 달러(약 642조1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 동력은 브랜드 마케팅과 숏폼 플랫폼의 광고 수익 배분이다. 다만 연 1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전문' 크리에이터는 전체의 약 4%에 그친다. 투비 인큐베이터는 이 가운데 이미 팬층을 확보한 소수에게 장편 제작비를 대는 방식이다.

미국 크리에이터 광고비는 2026년 439억 달러로 전망된다. 2024년은 2025년 증가율(26%)로 역산. 자료=IAB
미국 크리에이터 광고비는 2026년 439억 달러로 전망된다. 2024년은 2025년 증가율(26%)로 역산. 자료=IAB

18~24세 주간 미디어 시간의 26%가 숏폼… 55세 이상은 12%

숏폼은 젊은 층의 기본 소비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루미네이트의 미국 소비자 조사 '엔터테인먼트 365(Entertainment 365)' 17차(2026년 5월 5~26일, 2000명)와 '뮤직 360(Music 360)' 2026년 1·2분기(8105명)를 분석한 결과, 18~24세는 한 주에 TV 쇼·시리즈 9시간, 영화 6시간, 음악 11시간, 숏폼 영상 9시간을 썼다. 65세 이상은 TV 19시간, 숏폼 5시간이다. 네 활동만 놓고 보면 숏폼은 18~24세 주간 미디어 시간의 26%, 55세 이상에선 12%를 차지한다.

18~24세는 TV 시리즈와 숏폼에 같은 시간(주 9시간)을 쓴다. 자료=루미네이트 엔터테인먼트 365 17차
18~24세는 TV 시리즈와 숏폼에 같은 시간(주 9시간)을 쓴다. 자료=루미네이트 엔터테인먼트 365 17차

젊은 층이 처음 작품을 접하는 형식도 숏폼이다.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숏폼을 본 18~24세는 59%로, 영화를 본 비율(49%)보다 높았다. 65세 이상은 TV 시리즈 73%, 영화 57%, 숏폼 49% 순이다.

스스로를 숏폼의 '열성 팬(die-hard)'이라고 답한 비율은 18~24세에서 38%로 TV 시리즈(36%)와 비슷했고, 65세 이상은 14%였다. 보고서는 "장편 프리미엄 콘텐츠는 앞으로도 관객이 있겠지만 숏폼과 같은 비중을 나눠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18~24세의 숏폼 이용률(59%)은 영화(49%)를 앞선다. 자료=루미네이트
18~24세의 숏폼 이용률(59%)은 영화(49%)를 앞선다. 자료=루미네이트

숏폼 발견 57%로 1위… 18~24세에서만 스트리밍 앱 탐색 앞질러

영화·드라마 발견 경로를 연령별로 보면 18~24세는 숏폼 57%, 스트리밍 서비스 탐색 55%(추천·장르·인기작 탐색 평균), 입소문 53%, 기존 소셜미디어 52% 순이다. 이 연령대는 숏폼과 소셜미디어를 모두 절반 넘게 발견 경로로 쓴다. 숏폼 비율은 25~34세에서 37%로 떨어지고 45~54세 22%, 65세 이상 16%까지 내려간다. 반대로 입소문은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져 65세 이상에서 58%에 이른다.

숏폼 발견률은 18~24세 57%에서 65세 이상 16%로 떨어진다. *추천·장르·인기작 탐색 3개 응답 평균. 자료=루미네이트
숏폼 발견률은 18~24세 57%에서 65세 이상 16%로 떨어진다. *추천·장르·인기작 탐색 3개 응답 평균. 자료=루미네이트

숏폼과 스트리밍 플랫폼은 작품을 만나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포스터 타일을 가로로 줄지어 보여 주는 이른바 '캐러셀(carousel)'로 작품을 노출하지만, 숏폼에서는 알고리즘 피드를 넘기다가 영화·드라마에서 잘라 낸 클립이나 팬 크리에이터가 만든 영상과 마주친다.

전체 시청자 기준으로도 약 3분의 1이 숏폼(영화 33%·드라마 30%)과 소셜미디어(35%·32%)에서 작품을 찾는다. 보고서는 이 수치가 스트리밍 앱 안 탐색과 "근소한 차이"라고 짚었다.

자주 극장 가는 관객 42%가 숏폼에서 영화 발견… 일반 관객보다 9%p 높아

돈을 쓰는 관객일수록 숏폼에서 새 작품을 발견하는 비율이 높다. 최근 3개월 동안 극장에서 영화를 3편 이상 본 '자주 가는 관객'의 42%가 숏폼에서 영화를 찾았다. 영화 시청자 전체(33%)보다 9%p 높고, 스트리밍 장르 탐색(44%)에 육박한다. 다른 경로에서 두 집단의 격차는 1~6%p에 그친다. 18~24세 자주 가는 관객은 소셜미디어(67%)와 숏폼(62%)으로 영화를 찾았다. 25~44세는 숏폼을 더 많이 썼고, 45~54세는 기존 소셜미디어(35%)가 숏폼(22%)보다 높았다.

자주 극장 가는 관객의 숏폼 발견률(42%)은 일반 시청자보다 9%p 높아 경로 가운데 격차가 가장 크다. 자료=루미네이트
자주 극장 가는 관객의 숏폼 발견률(42%)은 일반 시청자보다 9%p 높아 경로 가운데 격차가 가장 크다. 자료=루미네이트

음악 발견도 같은 흐름… 공연 관객 60%가 숏폼에서 새 음악 찾아

음악에서도 숏폼은 이미 주요 소비 창구다. 18~24세 음악 청취자의 58%가 틱톡 같은 앱에서 짧은 음악 클립을 보는 반면, 65세 이상은 19%다. 미국 청취자 전체의 음악 발견 경로는 스트리밍 40%, 라디오 39%, 지인 38%, 기존 소셜미디어 37%, 숏폼 33%로 촘촘히 붙어 있다. 18~24세에선 숏폼(53%)이 스트리밍(55%)을 바짝 뒤쫓는다.

지갑을 여는 팬일수록 소셜에서 발견하는 비율이 높다. 연 4회 이상 공연을 본 관객의 65%가 소셜미디어에서, 60%가 숏폼에서 새 음악을 찾았다. 청취자 평균보다 각각 28%p, 27%p 높은 수치로, 소셜미디어는 스트리밍(63%)까지 앞섰다.

발견은 플랫폼 밖 소비로 이어진다. 소셜에서 음악을 발견한 청취자의 58%는 그 아티스트의 다른 곡을 찾아 들었고, 소셜에서 음악 관련 활동을 4가지 이상 하는 이용자에선 이 비율이 69%였다. 18~24세 소셜 이용자의 39%는 발견한 음악을 스포티파이 같은 스트리밍에서 다시 검색한다.

공연 관객(연 4회 이상)의 숏폼 발견률은 60%로 청취자 평균(33%)의 두 배에 가깝다. 자료=루미네이트 뮤직 360
공연 관객(연 4회 이상)의 숏폼 발견률은 60%로 청취자 평균(33%)의 두 배에 가깝다. 자료=루미네이트 뮤직 360

투비가 크리에이터에게 장편을 맡긴 논리도 이 흐름 위에 있다. 숏폼에서 생긴 관심이 다른 플랫폼의 긴 소비로 넘어간다면, 이미 팬을 가진 크리에이터의 첫 장편은 마케팅·발견 비용을 줄인 오리지널이 된다. 루미네이트는 보고서 유료 확장판에서 "소셜미디어에서 영화·드라마를 발견한 소비자 대부분이 전편 시청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스트리밍 7곳 세로 피드 도입… 투비 '신스'가 2024년 11월 첫 테이프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숏폼의 발견 방식을 앱 안으로 들여왔다.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미국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대부분이 모바일 앱에 틱톡식 세로 영상 피드를 넣었다. 클립을 넘기다가 바로 전편을 보거나, 찜 목록에 넣거나, 메신저로 공유하는 구조는 같다. 디즈니(Disney)는 8월 틱톡과 손잡고 크리에이터가 마블·픽사·스타워즈 캐릭터를 활용한 영상을 틱톡과 디즈니+ 세로 피드 '버츠(Verts)'에 함께 올릴 수 있게 했다.

서비스피드 이름도입내용
투비(Tubi)Scenes2024년 11월영화·드라마 클립
디즈니+Verts2026년 3월라이브러리 장면, 크리에이터 콘텐츠 검토
넷플릭스Clips2026년 4월시리즈·영화·스페셜 클립, 팟캐스트·라이브로 확대 예정
파라마운트+(이름 없음)2026년 4월스포츠 하이라이트·CBS 뉴스·UFC, 크리에이터·숏드라마 검토
프라임 비디오Clips2026년 5월NBA 하이라이트, 영화·드라마 클립
HBO 맥스HBO Max Shorts2026년 7월예고편·클립·부가 영상
피콕(Peacock)Vertical Feed2026년 8월라이브러리 클립, 숏드라마 허브 '유어 브라보버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모바일 앱의 세로 영상 피드. 자료=루미네이트 인텔리전스(2026년 9월)

투비는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세로 피드를 열었다. 다른 서비스들이 숏폼 클립을 앱 안으로 끌어들여 발견을 돕는 쪽이라면, 이번 인큐베이터는 숏폼에서 이미 관객을 모은 창작자를 데려와 장편을 만드는 반대 방향의 시도다.

투비 4분기 매출 35% 증가… 미국 TV 시청 점유율 2.3%로 최고치

폭스의 2026회계연도 매출은 171억3000만 달러(약 22조9100억원)로 5% 늘었다. 4분기 광고 매출은 월드컵 중계와 투비 성장에 힘입어 78% 뛰었다. 라클런 머독(Lachlan Murdoch) 폭스 최고경영자(CEO)는 투비의 월드컵 관련 매출이 의미는 있지만 투비 전체 매출 증가에 비하면 작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폭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투비의 연간 매출은 25% 넘게 늘었고, 연간 총시청시간은 약 132억 시간으로 20% 증가했다.

투비 4분기 매출은 35%, 총시청시간은 17% 늘었다. 자료=폭스 2026회계연도 실적·증권신고서
투비 4분기 매출은 35%, 총시청시간은 17% 늘었다. 자료=폭스 2026회계연도 실적·증권신고서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Nielsen)의 '더 게이지(The Gauge)'에서 투비의 미국 TV 시청 점유율은 2025년 10~12월 2.0~2.1%에서 2026년 4월 2.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광고 기반 시청만 따로 집계한 '광고 기반 게이지'에선 2025년 4분기 광고형 스트리밍 시청의 6.2%가 투비였다. 폭스는 2020년 투비를 4억4000만 달러(약 5886억원)에 사들였다.

투비의 미국 TV 시청 점유율은 2026년 4월 2.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년 2·3월은 닐슨 발표 지연으로 제외. 자료=닐슨(미디어포스트·애드웨이브 재인용)
투비의 미국 TV 시청 점유율은 2026년 4월 2.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년 2·3월은 닐슨 발표 지연으로 제외. 자료=닐슨(미디어포스트·애드웨이브 재인용)

투비가 해리스폴(Harris Poll)과 함께 낸 '더 스트림 2026(The Stream 2026)' 조사에서 응답자의 67%는 디지털 크리에이터의 콘텐츠가 기존 TV·영화보다 독창적으로 느껴진다고 답했다. 독립·소규모 창작자의 프로그램을 더 보고 싶다는 응답은 76%, Z세대에서 리메이크·프랜차이즈 대신 오리지널을 원한다는 응답은 78%였다. 투비는 이 조사를 인큐베이터 발표와 같은 주에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라이선스, 유튜브는 독점 보상… 크리에이터 확보전

크리에이터 확보 경쟁은 올해 들어 TV 화면으로 옮겨붙었다.

넷플릭스(Netflix)는 스포티파이·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의 비디오 팟캐스트와 유튜버 작품을 사들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8월 19일 유튜브(YouTube)가 일부 인기 크리에이터에게 넷플릭스 동시 공개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백만 달러와 제작비, 브랜드 캠페인 수익 배분을 제안했으며, 넷플릭스와 계약한 크리에이터는 마케팅 행사 등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유튜브는 최근 몇 년간 크리에이터에게 500억 달러(약 66조8900억원) 이상을 지급했다.

투비도 이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2025년 10월 범죄 팟캐스트 '크라임 정키(Crime Junkie)'를 만드는 애슐리 플라워스(Ashley Flowers)의 오디오척(Audiochuck) 작품을 들여왔고, 업계는 이 다년 계약 규모를 약 1억5000만 달러(약 2007억원)로 추정한다.

범죄 팟캐스트 '크라임 정키(Crime Junkie)' 영상 장면. 투비는 2025년 10월 제작사 오디오척과 다년 계약을 맺고 영상 팟캐스트를 들여왔다.
범죄 팟캐스트 '크라임 정키(Crime Junkie)' 영상 장면. 투비는 2025년 10월 제작사 오디오척과 다년 계약을 맺고 영상 팟캐스트를 들여왔다.

이번 인큐베이터는 접근법이 다르다. 유튜브에서 이미 긴 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사 오는 대신, 틱톡에서 짧은 영상으로 관객을 모은 창작자에게 첫 TV 시리즈를 맡긴다. 유튜브가 독점 보상을 제안한 장편 유튜버와는 다른 공급원이다.

유튜브 콘텐츠는 이미 TV 화면을 장악했다. 유튜브의 미국 TV 시청 점유율은 8월 15.8%로 최고치를 기록해 3위 넷플릭스(7.7%)의 두 배를 넘었다. 2024년 9월 10.6%에서 2년 만에 5.2%p 오른 것이며, 8월에는 50세 이상의 유튜브 시청이 9% 늘었다. 유튜브는 2021~2025년 창작자·음반사·미디어 기업에 1000억 달러(약 133조7700억원) 이상을 지급했는데,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콘텐츠 지출은 795억 달러였다.

미디어 분석기관 모펫네이선슨(MoffettNathanson)은 유튜브의 2025년 매출을 약 620억 달러로 추산하며 디즈니 미디어 부문(609억 달러)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유튜브는 2025년 9월 TV 화면에서 연 1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채널 수가 전년보다 45% 늘었다고 밝혔다.

유튜브의 미국 TV 시청 점유율은 2026년 8월 15.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료=닐슨(미디어포스트·애드웨이브 재인용 포함)
유튜브의 미국 TV 시청 점유율은 2026년 8월 15.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료=닐슨(미디어포스트·애드웨이브 재인용 포함)
유튜브의 5년 지급액은 같은 기간 넷플릭스 콘텐츠 지출보다 200억 달러 이상 많다. 자료=유튜브·버라이어티
유튜브의 5년 지급액은 같은 기간 넷플릭스 콘텐츠 지출보다 200억 달러 이상 많다. 자료=유튜브·버라이어티
플랫폼확보 방식규모사례
유튜브수익 배분·독점 보상2021~2025년 지급 1000억 달러+넷플릭스 동시 공개 포기 조건 보상 제안(8월)
넷플릭스라이선스·독점 공개5년 콘텐츠 지출 795억 달러스포티파이·아이하트 비디오 팟캐스트
투비라이선스 → 제작비 투자크리에이터 700명·3만5000편틱톡 인큐베이터 10편, 오디오척(추정 1억5000만 달러)
틱톡숏폼 수익 배분·마이크로시리즈파인드라마 앱(1월)후레이 제휴, 장편은 투비와 협업
삼성 TV 플러스FAST 채널 편성월 이용자 1억 명스모쉬 등 크리에이터 채널

플랫폼별 크리에이터 확보 방식. 자료=각 사·블룸버그·버라이어티·더데스크

틱톡은 1분 드라마, 투비는 장편… 미국 합작법인 출범 뒤 엔터 사업 확장

중국계 모회사를 둔 틱톡의 미국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월 22일 '틱톡 USDS 합작법인(TikTok USDS Joint Venture)'으로 넘어갔다. 미국·글로벌 투자자가 80.1%, 바이트댄스(ByteDance)가 19.9%를 보유하며, 이 가운데 오라클(Oracle)·실버레이크(Silver Lake)·MGX가 각 15%를 갖고 있다.

틱톡은 같은 달 미국과 브라질에서 1분 안팎의 세로형 드라마 앱 '파인드라마(PineDrama)'를 출시했고, 6월에는 이사 레이(Issa Rae)의 제작사 후레이(HOORAE)와 마이크로시리즈 제휴를 맺었다. 던 양 총괄의 직함에 '마이크로시리즈'가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1분짜리 세로 드라마는 틱톡이 직접 키우고, 장편은 투비에 맡기는 구도다.

로쿠 220억 달러 인수… 제작·무료 채널·광고를 한 지붕 아래로

폭스는 6월 15일 로쿠를 주당 160달러(현금 96달러+폭스 A주 0.9693주)에 인수하기로 했다. 로쿠는 전 세계 1억 스트리밍 가구와 직접 관계를 맺고 있고 무료 채널 플랫폼 '더 로쿠 채널(The Roku Channel)'을 운영한다. 폭스는 합병 뒤 시청 점유율 기준 미국 3위 TV 플랫폼이 되고 연 4억 달러(약 5351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당일 오전 폭스 주가는 15% 떨어졌다. 거래는 주주·규제 당국 승인을 거쳐 2027년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수가 끝나면 크리에이터 오리지널을 만드는 투비와 무료 채널을 유통하는 로쿠 홈 화면이 한 회사 안에 놓인다.

로쿠 기기를 연결한 TV에서 실행한 투비 앱 화면. 홈 화면 하단에 '투비 오리지널' 줄이 따로 배치돼 있다. 사진=투비
로쿠 기기를 연결한 TV에서 실행한 투비 앱 화면. 홈 화면 하단에 '투비 오리지널' 줄이 따로 배치돼 있다. 사진=투비

쇼박스, 릴숏과 숏드라마 공동제작… 글로벌 시장 160억 달러

한국 제작사도 세로 영상 시장에 뛰어들었다. 영화 '파묘'를 배급한 쇼박스(Showbox)는 6월 15일 월간 이용자 7000만 명의 숏드라마 플랫폼 릴숏(ReelShort)과 공동제작 계약을 맺었다. 릴숏이 보유한 IP로 먼저 제작한 뒤 쇼박스 오리지널로 범위를 넓히며, 작품은 릴숏에서 6개월간 전 세계 독점 공개된다. 쇼박스는 2025년 12월 '브라이덜 샤워: 사라진 신부' 등 두 편으로 숏드라마 사업을 시작했고, 드라마박스(DramaBox)·비글루(Vigloo)와도 배급 계약을 맺었다. 숏폼 K드라마 '인 더 네임 오브 뷰티(In The Name Of Beauty)'는 틱톡 조회수 3억 회를 넘겼다.

미디어파트너스아시아(MPA)는 글로벌 숏폼 드라마 수익이 2024년 93억 달러에서 2026년 160억 달러(약 21조4000억원)로 커지고 2030년 260억 달러(약 34조7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딜로이트(Deloitte)는 숏드라마 인앱 결제 매출이 2025년 38억 달러에서 2026년 78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카카오벤처스가 2024년 약 6500억원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숏폼 드라마 수익은 2026년 160억 달러로 추산된다. 자료=미디어파트너스아시아(한국경제 재인용)
글로벌 숏폼 드라마 수익은 2026년 160억 달러로 추산된다. 자료=미디어파트너스아시아(한국경제 재인용)

삼성 TV 플러스 월 이용자 1억 명… 크리에이터 채널도 FAST로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FAST도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의 삼성 TV 플러스(Samsung TV Plus)는 1월 월간 이용자 1억 명을 넘어섰다. CES 2026 삼성 테크 포럼에 나온 알레산드라 카타네세(Alessandra Catanese) 스모쉬(Smosh) 최고경영자는 FAST 채널 진출 뒤 스모쉬가 "유튜버라기보다 프리미엄 코미디 브랜드이자 미디어 제작사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TV 플러스는 1월 국내 FAST 플랫폼 가운데 처음으로 지상파 24시간 뉴스 채널을 편성했다. 유튜브에서 성장한 크리에이터 브랜드가 TV 제조사의 무료 채널로 넘어오는 경로를 한국 기업이 이미 갖고 있는 셈이다.

국내 1인 창작자 3만4806명·수입 2조4714억원… 상위 1%가 18% 가져가

국세청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귀속 수입을 신고한 1인 미디어 창작자는 3만4806명, 총수입은 2조4714억원(약 18억4800만 달러)이다. 2020년(9449명)보다 3.7배 늘었고, 1인당 평균 수입은 5651만원에서 약 7100만원(약 5만3100달러)으로 25.6% 올랐다. 상위 1%(348명)는 1인당 평균 12억9339만원, 합계 4501억원으로 전체 수입의 18.2%를 가져갔다. 상위 10%(3480명)의 몫은 46.9%, 하위 50%(1만7404명)는 17.3%다. 1인 미디어 업종 법인도 2025년 법인세 신고 기준 2024개, 수익 1조1134억원(약 8억320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수입이 상위권에 몰리는 구조는 골드만삭스가 분석한 글로벌 시장(전문 크리에이터 약 4%)과 닮았다. 연 수억원을 버는 국내 상위 창작자 수천 명은 투비·틱톡 모델이 찾는 '이미 팬을 가진 창작자'층에 해당한다. 방송사·제작사가 이들과 장편을 공동 개발한다면 수익 배분뿐 아니라 IP 소유권과 독점 기간을 어떻게 나눌지가 계약의 핵심이 된다. 투비는 제작비를 대고 독점 공개 창구를 가져갔고, 쇼박스는 릴숏에 6개월 독점권을 줬다.

2024년 귀속 1인 미디어 창작자 수입의 18.2%를 상위 1%(348명)가 가져갔다. 자료=국세청(박성훈 의원실 제출, 미디어워치 재인용)
2024년 귀속 1인 미디어 창작자 수입의 18.2%를 상위 1%(348명)가 가져갔다. 자료=국세청(박성훈 의원실 제출, 미디어워치 재인용)

투비 부사장, 11월 5일 서울서 기조연설… 숏폼 발견을 장편 시청으로 잇는 과제

투비의 크리에이터 전략은 다음 주 서울에서도 소개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주관하는 '2026 국제 OTT 포럼'이 11월 5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리며, 데이비드 새먼(David Salmon) 투비 부사장이 팬덤·취향 기반 큐레이션과 크리에이터 협업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같은 행사에는 유튜브 웹예능 '핑계고'의 조은진 감독, tvN '뿅뿅 지구오락실'의 박현용 PD, 김진만 MBC 제작본부장, 커렌사 새머니디스(Kerensa Sammanidis) BBC 아이플레이어 총괄도 연사로 나선다.

한국 사업자에 주는 메시지… 클립은 전편으로, 크리에이터와는 공동 개발로

루미네이트 조사는 한국 방송·미디어 사업자가 미국 젊은 시청자에게 작품을 알리는 첫 관문이 숏폼이라는 점을 수치로 보여 준다. 18~24세의 57%가 숏폼에서 작품을 찾고, 극장이나 공연을 자주 찾는 관객일수록 그 비율이 더 높다. 국내 방송사들도 이미 유튜브에 클립과 웹예능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세로 피드에 붙인 것은 클립에서 전편으로 곧장 넘어가는 '시청 버튼'이다. 클립이 어느 서비스의 전편으로 연결되는지까지 설계해야 발견이 실제 시청으로 이어진다.

방송사는 클립을 올릴 때 연결할 전편 창구를 함께 정해야 한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7곳이 세로 피드에 '전편 보기' 버튼을 붙였고, 루미네이트는 소셜에서 작품을 발견한 소비자 대부분이 전편 시청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해외 시청자에게는 삼성 TV 플러스·LG 채널스(LG Channels) 같은 국내 제조사 FAST나 투비·로쿠 채널이 그 창구가 될 수 있다. 숏폼 클립이 조회수로 끝나지 않고 광고가 붙는 장편 시청으로 이어져야 방송사 매출이 된다.

제작사는 크리에이터를 출연자가 아니라 공동 개발자로 들이는 계약을 준비할 때다. 투비·틱톡 모델은 숏폼 플랫폼이 창작자 선발과 홍보를, 장편 서비스가 제작비와 독점 공개 창구를 맡는 분업이다. 쇼박스가 릴숏에 6개월 독점을 주고 제작에 들어간 것처럼, 국내 방송사·제작사가 한국 크리에이터와 공동 개발한 장편을 미국 무료 채널에 내놓는 길도 열려 있다. 이때 수익 배분과 함께 IP 소유권, 독점 기간, 후속 시즌 권리를 계약서에 먼저 적어 두어야 한다.

크리에이터와 MCN은 숏폼 팔로어를 장편 시청으로 옮긴 기록을 협상 자료로 쌓아야 한다. 국내 1인 창작자 상위 10%(3480명)가 전체 수입의 46.9%를 가져가는 구조에서, 해외 장편 제안을 받을 수 있는 쪽은 이미 팬층을 가진 창작자다. 투비가 고른 12명도 틱톡에서 '사람들이 다시 찾는 작품 목록'을 가진 창작자였다. 영어·스페인어 자막과 더빙을 붙인 숏폼으로 미국 18~24세의 피드에 먼저 들어가는 것이 출발점이다.

TV 제조사와 플랫폼은 채널 편성에서 제작 투자로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다. 폭스는 투비로 오리지널을 만들고 로쿠 인수로 TV 운영체제와 홈 화면을 묶는다. 삼성 TV 플러스(월 이용자 1억 명)와 LG 채널스는 이미 운영체제와 무료 채널을 함께 가진 사업자다. 크리에이터 오리지널에 제작비를 대고 독점 창을 갖는 투비식 모델은 국내 제조사가 가장 먼저 시험해 볼 수 있는 구조다. 투비는 '월간 이용자'의 정의를 공개하지 않아 다른 서비스와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 어렵다. 해외 무료 플랫폼과 계약할 때는 시청 데이터 제공 범위부터 확인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 숏폼·장편 칸막이 걷고 K-FAST를 공동 개발로

정부 지원은 FAST 유통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nistry of Science and ICT)는 2025년 추가경정예산 80억원(약 598만 달러)으로 AI 더빙 K-FAST 채널 20개를 만들어 삼성 TV 플러스·LG 채널스로 22개국에 송출했고, 서비스 5개월 만인 2026년 4월 말 누적 시청자 약 1억 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채널당 2억3000만원(약 17만2000달러)을 들여 버티컬 드라마·K-뷰티·K-댄스 등 4개 채널을 더한다. 버티컬 드라마 채널은 9대16 세로 영상을 TV 화면에 맞춘 '듀얼 뷰' 방식으로 편성한다. 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은 출범 당시 22개사에서 82개사로 늘었다.

창작자 지원 제도는 투비 모델과 어긋나는 대목이 있다. 과기정통부가 2025년 공고한 크리에이터 콘텐츠 제작지원은 1분 미만 숏폼을 지원 대상에서 빼고, 방송사업자와 IPTV 사업자의 참여를 막았다. 올해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orea Communications and Media Commission)가 크리에이터미디어 산업에 85억원(약 635만 달러)을 배정해 과제당 최대 6000만원을 지원한다. 숏폼에서 발견한 창작자를 방송사·제작사의 장편 제작과 묶는 컨소시엄은 이런 칸막이 안에서는 지원받기 어렵다.

정부가 먼저 손볼 수 있는 것은 숏폼 발견과 장편 제작을 잇는 공동 개발 과제다. 크리에이터·방송사·제작사가 한 컨소시엄으로 지원받게 하고, K-FAST 사업을 채널 구축·더빙 지원에서 해외 FAST 플랫폼과 한국 크리에이터 오리지널을 함께 개발하는 인큐베이터형 과제로 넓힐 수 있다. 투비가 틱톡과 나눈 역할을 국내에선 숏폼 플랫폼·FAST 사업자·제작사가 나눠 맡는 구조다.

계약과 데이터 기준도 필요하다. 해외 플랫폼과 맺는 독점 기간·IP 귀속·시청 데이터 제공 범위를 담은 표준계약 가이드가 있으면 개별 창작자와 중소 제작사의 협상력이 높아진다. 크리에이터 산업 통계도 국세청 소득 자료에 더해 플랫폼별 해외 매출과 시청 데이터를 묶은 실태조사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 지원 사업이 과기정통부·방미통위·문화체육관광부(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로 나뉘어 있는 만큼, 숏폼 크리에이터의 해외 장편 진출을 한 창구에서 지원하는 부처 간 협업 체계도 검토할 때다.

예산·공개일은 미공개… 숏폼 팬이 장편 시청자로 넘어올지가 관건

투비는 인큐베이터 작품의 제작비와 공개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첫 시리즈가 공개되면 가장 먼저 확인할 지표는 틱톡 팔로어가 투비에서 회차를 끝까지 보는지다. 루미네이트 조사에서 숏폼 발견은 18~24세에 몰려 있고 55세 이상에선 25% 이하에 그쳐, 크리에이터 시리즈의 관객층도 젊은 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2027년 상반기 로쿠 인수가 마무리되면 폭스는 크리에이터 오리지널 제작(투비), 무료 채널 유통(로쿠 채널), TV 운영체제와 광고 판매를 한 회사 안에서 운영하게 된다. 넷플릭스가 라이선스로, 유튜브가 독점 보상으로 크리에이터를 붙잡는 사이 폭스는 숏폼에서 검증된 창작자를 장편 제작자로 키우는 길을 택했다. 투비 첫 기수의 성적은 숏폼의 발견력이 광고 기반 장편 시청으로 얼마나 넘어오는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