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윌 루이스 CEO 전격 사임

워싱턴포스트 윌 루이스 CEO 전격 사임

뉴스룸 1/3 해고 직후 퇴진… 150년 역사 레거시 미디어의 구조적 전환 가속화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가 2월 8일(현지시간) 윌 루이스(Will Lewis) CEO 겸 발행인의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루이스의 퇴진은 전체 직원의 약 1/3에 해당하는 대규모 정리해고가 단행된 지 불과 3일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인수 이후 최대 위기 국면이다. 후임으로 제프 도노프리오(Jeff D'Onofrio) CFO가 대행 발행인 겸 CEO로 즉시 선임됐다.

루이스는 퇴임 메모에서 "2년간의 전환(transformation) 이후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며, 소유주 베이조스에게 "이 기관에 이보다 더 나은 오너는 없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NPR은 그의 재임 기간을 "명확한 경로 없는 혼란으로 점철된 2년"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

1. 사건 경과: '전략적 리셋'이라는 이름의 대수술

워싱턴포스트는 2월 4일(수요일) 오전 8시 30분, 직원들에게 재택 대기를 지시한 뒤 줌(Zoom) 화상회의를 통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매트 머레이(Matt Murray) 편집국장이 단독으로 해고를 통보했으며, 루이스 CEO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해고 규모

전체 직원의 약 1/3, 뉴스룸 800명 중 300명 이상

폐지 부서

스포츠 섹션(전면 폐지), 도서 섹션, 'Post Reports' 팟캐스트

축소 부서

지역(메트로) 데스크, 해외 지국(중동·아시아 전원 해고), 비즈니스·내셔널팀

집중 분야

정치·국정, 국가안보, 미래 기술, 비즈니스·건강

ArcXP 감원

기술 자회사 약 75명 추가 해고


머레이 편집국장은 직원 메모에서 "한때 포스트가 번영하게 했던 검색 같은 플랫폼이 심각하게 쇠퇴하고 있다. 오가닉 검색 트래픽이 지난 3년간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며 AI로 인한 구조적 변화를 해고의 핵심 이유로 제시했다.

워싱턴-볼티모어 뉴스길드(Washington-Baltimore News Guild)는 성명을 통해 "지난 3년간 직원이 400명 줄었다"며 "경영진이 이 결정을 불가피하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이는 선택의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 윌 루이스 CEO 사임: '혼란의 2년'의 종착점

부재의 리더십

루이스는 2023년 11월 베이조스에 의해 CEO 겸 발행인으로 임명됐으며, 2024년 1월 취임했다. 다우존스(Dow Jones) CEO 출신으로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발행인을 역임한 영국 출신 미디어 경영인이다.

그러나 재임 기간은 논란의 연속이었다. 취임 직후인 2024년 4월 '제3의 뉴스룸' 구상을 발표했으나, 이를 둘러싼 갈등으로 당시 편집국장 샐리 버즈비(Sally Buzbee)가 사실상 해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뉴스룸 직원들은 루이스가 "뚜렷한 계획 없이" "부재가 잦았다"고 증언했으며, 영국 시절 뉴스 인터내셔널(News International)에서의 전화 해킹 스캔들 관련 의혹까지 불거졌다.

결정적으로 이번 대규모 해고 당일 줌 회의에도 불참했고, 다음 날인 2월 6일(목)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NFL 어너스(슈퍼볼 관련 행사)에 참석한 사진이 포착되면서 내부 분노가 폭발했다. 더랩(TheWrap)에 따르면, 복수의 직원들이 루이스의 사임에 "기쁨을 표했다"고 전했으며, 한 직원은 "바닥을 쳤다는 작은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전에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후임: 제프 도노프리오(Jeff D'Onofrio)

도노프리오는 2025년 6월 CFO로 워싱턴포스트에 합류한 인물로, 래프티브(Raptive·디지털 광고 기업), 텀블러(Tumblr) CEO, 야후(Yahoo), 구글(Google) 등 디지털·테크 기업 출신이다.

그는 직원 메모에서 "변화로 가득한 힘든 한 주를 또 다른 변화로 마무리하게 됐다"며 "포스트의 역사 첫 번째 초안을 쓰겠다는 확고한 헌신이 미래를 각인시킨다. 이 치열하고 유서 깊은 미국의 기관(institution)의 유산과 사업을 이끌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의 성명

해고 발표 후 닷새간 침묵을 지키던 베이조스는 루이스 사임 당일에야 처음으로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포스트에는 본질적인 저널리즘 사명과 특별한 기회가 있다. 독자들이 매일 성공의 로드맵을 제시해주고 있으며, 데이터가 무엇이 가치 있고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려준다"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도노프리오와 머레이 편집국장, 애덤 오닐(Adam O'Neal) 오피니언 편집장을 차기 리더십 트로이카로 지목하며 "포스트를 흥미롭고 번영하는 다음 장(next chapter)으로 이끌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3. 재정 위기의 전모: 숫자로 본 워싱턴포스트

항목

수치

연간 적자 (2024년)

약 1억 달러 (전년 대비 30% 증가)

2년 누적 적자 (2023~2024)

약 1억 7,700만 달러

광고 수익 변화

1억 9,000만 → 1억 7,400만 달러 (2024)

디지털 방문자 수

1억 1,400만(2020.11) → 5,400만(2024.11)

일일 활성 이용자

2,250만(2021.1) → 250~300만(2024 중반)

오가닉 검색 트래픽

3년간 약 50% 감소

인쇄 구독자

2025년 처음으로 10만 명 이하로 하락

구독 취소 (2024 대선 무보증 후)

25만 명 이상 이탈

구독 취소 (2025 오피니언 개편 후)

추가 7만 5,000명 이탈

3년간 인력 감소

400명 이상


머레이 편집국장은 "우리 회사의 구조가 지배적인 지역 인쇄 매체이던 다른 시대에 너무 뿌리박혀 있다"고 인정했다. 전임 편집국장 마티 배런(Martin Baron)은 PBS 인터뷰에서 "그들은 이것을 리셋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것은 후퇴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4. 위기의 구조적 원인 분석

4-1. '트럼프 범프'의 소멸과 정체성 위기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 시절 '반(反)트럼프' 저항 저널리즘의 구심점으로 기능하며 구독자가 급증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트럼프 범프(Trump Bump)' 효과가 소멸하면서 일일 활성 이용자가 87% 급감하는 사태를 맞았다. 퓨리서치와 업계 분석가들이 예측했던 레거시 미디어의 구조적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4-2. 베이조스의 전략적 선회와 구독자 이탈

2024년 10월, 베이조스가 대선 후보 지지(endorsement)를 취소하면서 25만 명 이상의 구독자가 이탈했다. 2025년 2월에는 오피니언 섹션을 '개인의 자유와 자유 시장' 옹호 방향으로 전면 개편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항의한 오피니언 편집장 데이비드 시플리(David Shipley)가 사임했다. 이후 장기 칼럼니스트 루스 마커스(Ruth Marcus), 퓰리처상 수상자 유진 로빈슨(Eugene Robinson) 등 핵심 인력이 연쇄 이탈했다.

전임 편집국장 배런은 "베이조스의 잘못된 의사 결정, 특히 대선 지지 취소가 충성 구독자들을 수십만 명 단위로 몰아냈다"며 "예전에 그는 포스트의 성공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성취가 될 것이라고 자주 말했다. 지금은 그런 정신을 감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4-3. AI가 뉴스 비즈니스 모델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

머레이 편집국장이 해고의 핵심 원인으로 제시한 것은 AI에 의한 검색 트래픽 감소다. 구글 AI 오버뷰(AI Overviews), ChatGPT 등 생성형 AI 도구가 뉴스 사이트의 오가닉 트래픽을 직접적으로 잠식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광고 모델에 기반한 레거시 미디어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오가닉 검색 트래픽이 3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이 변화의 단적인 증거다.

4-4. 뉴욕타임스와의 격차 확대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디지털 구독, 게임(Wordle), 요리, 스포츠(The Athletic) 등 번들 전략으로 수익성 확보에 성공하며 1,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뚜렷한 차별화 전략 없이 뉴스 콘텐츠만으로 경쟁하다가 시장에서 밀렸다. 업계에서는 포스트가 뉴욕타임스보다는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 펀치볼(Punchbowl)과 경쟁하는 방향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 주요 인물

인물

직위

비고

윌 루이스

(Will Lewis)

前 CEO/발행인

(사임)

다우존스 CEO, 더 뉴스 무브먼트 창업자.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편집장 출신. 뉴스 인터내셔널 전화 해킹 스캔들 관련 의혹

제프 도노프리오

(Jeff D'Onofrio)

대행 CEO/발행인

래프티브 CFO, 텀블러 CEO, 야후·구글 출신. 2025년 6월 워싱턴포스트 CFO로 합류

제프 베이조스

(Jeff Bezos)

소유주

2013년 $2.5억에 인수. 아마존 창업자. 순자산 약 $2,600억. 블루오리진 CEO 겸직

매트 머레이

(Matt Murray)

편집국장

前 월스트리트저널 편집국장. 해고 발표를 단독 진행

애덤 오닐

(Adam O'Neal)

오피니언 편집장

베이조스의 '개인 자유·자유 시장' 오피니언 방향 전환 후 취임

마티 배런

(Martin Baron)

前 편집국장

(2013~2021)

베이조스 초기 황금기를 이끈 전설적 편집국장. 현재 공개적으로 경영진 비판

6. 주요 반응과 보도

내부 반응

해고된 아마존 담당 기자 캐롤라인 오도노반(Caroline O'Donovan)은 "오늘 제프 베이조스의 워싱턴포스트에서 아마존 취재 업무를 하다가 해고당했다"고 적었다. 인종·민족 담당 기자 엠마누엘 펠턴(Emmanuel Felton)은 "6개월 전 전체 회의에서 인종 기사가 구독을 이끈다는 말을 들었다. 이것은 재정적 결정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 사라 카플란(Sarah Kaplan)은 해고 다음 날 워싱턴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같은 날 루이스 CEO는 샌프란시스코 슈퍼볼 행사에 참석해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외부 반응

전임 편집국장 배런은 CNN 인터뷰에서 "포스트의 야망은 급격히 축소되고, 재능 있고 용감한 직원은 더 줄어들 것이며, 공공은 지역사회와 전 세계에서 필요한 현장 기반 사실 보도를 빼앗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 마커스 브라울리(Marcus Brauchli)는 NPR에 "더 적은 인원으로 세계적 수준의 뉴스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방법과 이유가 중요하다. 전략이 뭔가?"라고 되물었다.

전설적 워터게이트 기자 칼 번스타인(Carl Bernstein)은 베이조스가 "포스트의 민주주의적 사명과 상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셔널 프레스클럽 회장 마크 쇼프(Mark Schoeff Jr.)는 "뉴스룸이 줄어들면 책임 저널리즘도 줄어든다"고 논평했다.

7. 산업 시사점: 레거시 미디어의 구조적 전환

7-1. 미국 신문 산업의 가속화되는 쇠퇴

워싱턴포스트 사태는 개별 기업의 실패를 넘어 미국 신문 산업 전체의 구조적 위기를 상징한다. 노스웨스턴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136개 신문이 폐간했고, 2005년 이후 미국 전체 신문의 1/4 이상인 약 2,500개가 사라졌다.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 데이터에 따르면 신문 산업 매출은 2002년 462억 달러에서 2020년 221억 달러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7-2. AI가 촉발하는 뉴스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 전환

머레이 편집국장이 '전략적 리셋'의 핵심 원인으로 AI를 명시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생성형 AI가 뉴스 사이트의 검색 유입을 직접적으로 대체하면서, 디지털 광고 수익에 의존하던 레거시 미디어의 비즈니스 모델이 근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는 미디어 산업이 AI를 단순한 효율화 도구가 아닌 생존 전략의 핵심으로 재정의해야 하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7-3. 빅테크 오너십과 저널리즘 독립성의 딜레마

순자산 약 2,600억 달러의 세계 4위 부자인 베이조스가 연간 1억 달러 적자를 감당하지 않겠다는 선택은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닌 전략적 판단이다. 특히 아마존과 블루오리진이 트럼프 행정부와 복잡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베이조스의 오피니언 섹션 개입과 대선 지지 취소는 빅테크 자본의 미디어 소유가 갖는 구조적 리스크를 노출시켰다.

7-4. 한국 미디어 산업에 대한 시사점

워싱턴포스트 사태가 한국 미디어 산업에 시사하는 바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AI에 의한 검색 트래픽 감소는 한국 언론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위협이다. 네이버·카카오 AI 검색이 고도화될수록 뉴스 사이트 직접 방문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둘째, 뉴욕타임스의 번들 전략 성공과 워싱턴포스트의 단일 뉴스 모델 실패는 한국 언론사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 직접적 참고 사례가 된다. 셋째, 미국 레거시 미디어의 대규모 인력 감축은 한국 AI 미디어 솔루션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8.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 도노프리오 대행 체제 하에서 추가 구조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테크 업계 출신 CFO가 대행 CEO를 맡은 것은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환이 가속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베이조스가 성명에서 '데이터'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워싱턴포스트가 정치·국가안보 전문 매체로 축소 재편되면서, 뉴욕타임스와의 종합 저널리즘 경쟁에서 사실상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베이조스가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도노프리오-머레이-오닐 체제를 통한 '생존형 운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 사태는 단순한 한 기업의 위기가 아니다. AI 시대에 레거시 미디어가 어떻게 생존하고 전환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미디어 산업 전체에 던지고 있다.

출처

• Axios — Sara Fischer, Kerry Flynn, "Washington Post names acting CEO as Will Lewis exits" (2026.02.08)

• NPR — David Folkenflik, "Washington Post CEO Will Lewis resigns after massive layoffs" (2026.02.07)

• Deadline — Ted Johnson, "Washington Post Publisher Will Lewis Resigns" (2026.02.08)

• TheWrap — Sharon Waxman, "Will Lewis Steps Down as Washington Post CEO" (2026.02.08)

• NBC News — "Will Lewis out as publisher and chief executive of The Washington Post" (2026.02.08)

• The Hollywood Reporter — "Jeff D'Onofrio's is the new Washington Post CEO" (2026.02.08)

• CNN — Oliver Darcy, "Jeff Bezos-owned Washington Post conducts widespread layoffs" (2026.02.04)

• CNN — Oliver Darcy, "Jeff Bezos remains committed to Washington Post" (2026.02.04)

• Poynter — Angela Fu, "The Washington Post lays off a third of its staff" (2026.02.04)

• Variety — Todd Spangler, "Jeff Bezos' Washington Post Cuts 30% of Staff" (2026.02.04)

• PBS NewsHour — Geoff Bennett, "Sweeping layoffs at The Washington Post" (2026.02.04)

• Columbia Journalism Review — "The Exodus from the Washington Post" (2026)

• Status News — "Bezos' WashPost Bloodletting" (2026.02.05)

• Washingtonian — "The Washington Post Laid Off One-Third of Its Staff" (2026.02.05)

• The Hill — "Washington Post loses 75K subscribers after Bezos-ordered op-ed pivot" (2025.02)

• WSJ (via CBS Austin) — "Washington Post lost $100 million last year" (20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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