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FAST · 스트리밍 유통
LG채널 미국·캐나다 독점 개설… 댄스 IP 200시간과 AI 현지화 결합, 2027년 과제는 시청시간과 광고 매출

한줄요약 CJ ENM이 북미 LG채널에 K-댄스 전용 FAST 채널을 열었다. 200시간 이상의 댄스 콘텐츠와 AI 현지화를 결합해 팬층을 넓히고, 일부 플랫폼에서는 광고 지면 직접 판매를 추진한다. 한국 콘텐츠의 해외 유통을 채널 운영과 광고 사업으로 확장하는 시도다.
CJ ENM이 K-댄스 전용 무료 채널을 앞세워 북미 광고 기반 스트리밍 사업을 넓힌다. 지난 27일 미국·캐나다 LG채널(LG Channels)에 개설한 ‘CJ ENM K-Dance’는 댄스 경연과 리얼리티, 공연 영상을 24시간 편성한다. 북미 FAST 채널을 여섯 개로 늘린 CJ ENM은 2027년 사업의 무게중심을 유통망 확대에서 기존 채널의 시청시간과 광고 매출 증대로 옮길 계획이다. [관련 자료]
이번 개설의 산업적 의미는 한국에서 축적한 지식재산(IP)을 해외에서 상시 운영하는 채널 브랜드로 발전시킨다는 데 있다. 엠넷(Mnet)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Street Woman Fighter)’ 프랜차이즈를 중심에 두되 다른 댄스 프로그램과 디지털 클립까지 묶어 200시간 이상을 확보했다. 단일 작품의 반복 편성보다는 댄스라는 관심사로 시청자를 모으는 장르 특화 전략이다. 미국 LG채널 편성표의 채널 번호는 IP-855다.
춤은 대사를 모두 이해하지 못해도 즐길 수 있어 해외 시청자와 접점을 만들기 쉽다. 다만 경연의 규칙과 출연진의 관계, 갈등까지 전달하려면 현지화가 필요하다. CJ ENM은 직관적인 퍼포먼스로 시청을 유도하고 자막·더빙으로 프로그램의 서사와 팬덤을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영어·스페인어 더빙판은 정부 지원 사업으로 만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7월 'AI 더빙 특화 K-FAST 확산 지원' 2년 차 사업자로 허드슨에이아이(Hudson AI) 컨소시엄을 뽑았고, 이 컨소시엄의 채널명이 'CJ ENM K-DANCE'였다. 채널당 지원액은 2억3000만원(약 17만2000달러)이다. 허드슨AI는 멕시코와 미국 히스패닉 시청자용 스페인어판을 만들고 있다.
채널을 열었다고 광고 사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 안에서 얼마나 쉽게 발견되고 오래 시청되는지, 확보한 광고 지면을 어떤 가격에 판매하는지가 수익을 가른다. K-댄스는 CJ ENM의 콘텐츠 제작 역량과 AI 현지화, 북미 광고 영업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줄 시험대다.
댄스 IP를 24시간 채널로 확장하는 편성 전략
K-댄스 채널은 엠넷(Mnet) 댄스 경연 '스트릿 우먼 파이터(Street Woman Fighter)'와 '스트릿 맨 파이터(Street Man Fighter)', 댄스 연애 리얼리티 '썸바디(Somebody)', 'MPD 직캠(FanCam)', 'MAMA 어워즈(MAMA AWARDS)' 주요 무대로 짠다. 스트림TV인사이더는 편성 분량이 200시간을 넘는다고 전했다. 정규 프로그램 사이에는 엠넷 디지털 스튜디오 M2의 '스튜디오 춤(STUDIO CHOOM)' 퍼포먼스 클립과 스우파 시리즈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이 정기적으로 들어가고, 새 시즌이나 새 댄스 IP가 나올 때마다 메인 라인업을 바꾼다.
스우파 시리즈를 연출한 최정남 CJ ENM PD는 보도자료에서 "처음 기획할 때부터 한국 댄스 문화의 아름다움과 '춤은 말보다 더 깊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 시청자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이번 론칭이 K-댄스의 세계관을 더 확장해 나갈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안무가 백구영과 바다는 "프로그램 속 치열하면서도 따뜻한 순간들을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팀장이 댄스를 고른 이유는 언어다. 그는 "춤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장르"라며 "줄거리를 처음부터 따라가지 않아도 시각적으로 몰입할 수 있어 편성표대로 흘러가는 FAST에 맞는다"고 말했다. 해외 크루가 출전한 시즌이 북미에서 고무적인 시청 성과를 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2025년 5~7월 방송된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는 6개 팀이 나왔고 일본 크루 오사카 오조 갱(Osaka Ojo Gang)이 우승했다.
LG채널 독점은 당분간 유지된다. 다만 박 팀장은 "한국 엔터테인먼트는 미국에서 새 시청자에게 닿을 여지가 아직 크다"며 독점보다 얼마나 넓게 발견되고 시청되느냐를 우선한다고 했다. K-댄스가 다른 플랫폼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LG채널은 7월 기준 37개국에서 5000개 넘는 채널을 운영하고, 2025년 월평균 시청자는 전년보다 30%, 총 시청시간은 45% 늘었다. [관련 자료]

여섯 개 채널로 넓어진 북미 포트폴리오
CJ ENM의 북미 FAST 채널은 K-스토리즈(K-Stories), K-팝(K-Pop), K-리얼리티(K-Reality), K-푸드 앤 트래블(K-Food & Travel), 스페인어 더빙 드라마 채널 K-노벨라스(K-Novelas), K-댄스로 구성된다. 로쿠 채널(The Roku Channel), 구글 TV, 삼성 TV 플러스(Samsung TV Plus)에 채널을 공급하고, 8월에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에 K-스토리즈와 K-팝을 올렸다. 삼성 TV 플러스는 K-댄스를 뺀 다섯 개 채널을 미국 포함 17개국에 내보낸다. AVOD는 삼성 TV 플러스, 로쿠 채널, 폭스의 투비(Tubi), 프라임 비디오에 AI 보조 영어 자막을 붙여 공급한다.
CJ ENM 북미 FAST 채널 구성. 자료=스트림TV인사이더, CJ ENM
채널마다 형식이 다르다. K-팝 채널은 뮤직비디오와 무대 영상을 잘라 붙인 클립 중심 편성으로 60시간 넘는 분량을 돌리는데, 미국에서 시청시간이 꾸준히 전년 대비 200% 이상 늘었다. 2024년 삼성 TV 플러스로 MAMA 어워즈를 생중계했을 때 K-팝 채널 시청시간은 평소의 세 배를 넘었고, 행사가 끝난 뒤에도 늘어난 시청이 이어졌다.
박 팀장은 "구독형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로맨스 드라마가 주목받았지만, 우리 FAST·AVOD에서는 스릴러·범죄 드라마 같은 장르물, 최근 방영한 예능, 일반인이 출연하는 연애 리얼리티가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EXchange)'에 대해서는 "한국 문화를 깊이 알지 못하는 시청자에게도 이야기가 와닿는다"고 평가했다.
댄스 장르 안에서도 분화가 진행됐다. 스우파 프랜차이즈는 스맨파, 한국무용·현대무용·발레 무용수 64명이 경쟁한 '스테이지 파이터(2024)', 해외 크루가 출전한 '월드 오브 스우파(2025)'로 갈라졌다.
플랫폼도 장르를 넓히고 있다. 삼성 TV 플러스는 최근 숏폼 마이크로드라마, 주간 영화 편성, 경연 프로그램을 K-콘텐츠 라인업에 더했다. 정부의 K-FAST 2년 차 사업도 신설 채널 장르를 버티컬 드라마, K-뷰티, K-댄스로 정했다. 허드슨AI의 'CJ ENM K-DANCE' 외에 이스트소프트가 'GENIE K-Short'와 'TREND ON', 언에이아이가 'K-Vibe+'를 맡았다.
한국 콘텐츠의 추가 유통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도 있다. 암페어 애널리시스(Ampere Analysis)는 한국 주문형 콘텐츠의 약 45%가 국내 VOD 서비스에서만 제공된다고 분석했다. 옴디아(Omdia)의 마리아 루아 아게테(Maria Rua Aguete)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총괄은 넷플릭스 가입자의 80%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했으며, 한국 콘텐츠의 연간 시청시간이 121억 시간에 달했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스태티스타 전망은 글로벌 FAST 시장이 2025년 약 16조원(약 120억 달러)에서 2030년 약 23조원(약 172억 달러)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다만 유료 VOD의 시청 수요와 FAST의 광고 매출은 서로 다른 지표다. 콘텐츠 수요가 확인돼도 무료 채널의 반복 시청과 광고 구매로 이어지는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AI 더빙으로 넓히는 언어권과 편성 선택지
K-FAST 지원 사업은 2025년 추가경정예산 80억원(약 600만 달러)으로 시작했다. 6개 컨소시엄이 K-콘텐츠 1200여 편, 1400여 시간을 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로 더빙해 20개 채널을 만들었고, 이 채널들은 지난해 말부터 삼성 TV 플러스와 LG채널을 통해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22개국에 나갔다. 과기정통부는 4월 말 사업 참여 채널의 누적 시청자가 약 1억 명이라고 7월 9일 발표했다. 같은 자리에서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이 출범 당시 22곳에서 82곳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

허드슨AI는 1년 차 사업에도 참여했다. 신현진 허드슨AI 대표는 2025년 8월 정부 간담회에서 "CJ ENM과 컨소시엄을 이뤄 3~4개월 안에 드라마 300시간을 더빙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드슨AI는 이 기간 CJ ENM, LG전자와 400시간 넘는 한국 드라마를 현지화해 북미·유럽 FAST 채널에 공급했다. 2년 차인 올해는 CJ ENM과 K-댄스 플래그십 채널을 맡았다.
박 팀장은 스트림TV인사이더 인터뷰에서 이 사업을 통해 K-댄스 채널용 스우파 일부 시즌의 영어·스페인어 AI 더빙판과 영어 자막판을 제작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IP를 언어와 시청 취향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내보낼 선택지가 생겼다"며 스페인어 현지화를 영어와 함께 "필수"라고 했다. 다음 언어로는 한국 콘텐츠 관심이 높은 브라질과 프랑스를 꼽았다. CJ ENM은 AI 번역·자막에 전문 인력의 최종 검수를 붙이고, FAST 채널용 AI 더빙을 시험하면서 한국 방송과 미국 공개 사이의 시차를 줄이고 있다.
허드슨AI는 28~30일 도쿄 콘텐츠 마켓 티프콤(TIFFCOM) 2026에서 한 영상 안의 등장인물 40명 이상을 구분해 각자 다른 목소리로 더빙하고 AI 에이전트가 대사마다 품질을 검수하는 '에이전틱 더빙'을 선보였다. 한국프로야구(KBO) 중계를 미국·뉴질랜드·호주에 실시간 AI 더빙으로 내보내는 사업도 하고 있다. [관련 자료]
유럽 확장의 조건은 현지 언어와 광고 송출 기반
허드슨AI는 K-댄스 채널 작업을 유럽 사업자 앞에서도 소개했다. 밉컴(MIPCOM) 개막 전날인 10월 11일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린 비공개 라운드테이블에서 신현진 대표는 허드슨AI가 올해 CJ ENM K-댄스 플래그십 채널 컨소시엄을 이끈다고 소개하고, 배우의 울음까지 살린 드라마 더빙을 시연했다. 라운드테이블은 본지 발행사 케이엔터테크허브가 주최했다.

리가에서 미디어·스트리밍 전략 컨설팅사 알리카 미디어 앤 테크(Alika Media and Tech)를 운영하는 잉가 알리카(Inga Alika)는 "젊은 시청자를 잡는 건 모두가 원하는 일"이라며 "K-댄스에 큰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통신사와 유료방송 사업자가 젊은 층에 닿지 못하는 문제가 그 이유였다.
라쿠텐TV(Rakuten TV) 출신으로 바르샤바 컨설팅사 미디어 한자(Media Hansa)를 세운 카리나 롬파(Karina Rompa)는 바르샤바의 한국 브랜드 행사에 K-팝 댄스 크루가 몰렸고 K-팝 콘서트는 매번 매진된다고 전했다. 그는 무료 채널이 한국 콘텐츠를 본 적 없는 시청자에게 "걸림돌이 없다(no blocker)"고 했다.
K-댄스를 유럽 채널에 들이는 조건으로는 언어가 꼽혔다. 바르샤바 TV 에이전시 미디어 스퍼스(Media Spurs)의 마르티나 도브잔스카(Martyna Dobrzańska) 파트너십 총괄은 "폴란드어는 그렇게 작지 않다. 작은 언어는 없다"며 폴란드 파트너사에 팔려면 폴란드어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폴란드에는 유료방송 사업자가 약 300곳, 라트비아에는 약 70곳이 있고, 라트비아에서는 라트비아어판이 함께 있어야 러시아어 더빙을 내보낼 수 있다. 알리카는 2019년 라트비아 불법 시청 1위가 한국 콘텐츠였다고 전했다. 설비도 조건이다. 유럽 통신사 상당수는 서버 측 광고 삽입(SSAI) 설비가 없어 FAST 채널을 편성하지 못한다고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신 대표는 라트비아어·폴란드어 10분 분량 시험 더빙을 제안했다. LG채널은 7월 폴란드에 진출해 유럽 17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관련 자료]
광고 지면 직접 판매로 옮겨가는 수익 모델
CJ ENM 북미 FAST 사업은 그동안 플랫폼이 광고를 팔고 CJ ENM이 매출 일부를 나눠 받는 수익 배분 구조였다. 박 팀장은 이 구조가 초기 유통 확대에는 도움이 됐지만 광고주에게 콘텐츠 가치를 직접 설명하거나 광고 상품 가치를 올릴 기회가 적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일부 대형 플랫폼과 인벤토리 분할로 바꿔 광고 지면 일정 비율을 직접 판매하고, 미국 법인과 광고 영업팀을 중심으로 직접 광고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분할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 자료]

CJ ENM은 FAST·AVOD에 유튜브와 K-팝 팬 플랫폼 엠넷플러스(Mnet+)를 묶은 통합 광고 상품을 준비한다. FAST·AVOD는 TV 화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유튜브는 더 넓은 디지털 도달을, 엠넷플러스는 팬의 능동적 참여를 맡는 구조다. 엠넷플러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2025년 10월 2000만 명이었다. 박 팀장은 "IP를 통해 서로 다른 시청·팬덤 경험을 연결하면 광고주에게 노출 횟수 이상의 마케팅 가치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걸림돌은 데이터와 노출 자리다. FAST 송출 솔루션 기업 월(Wurl)의 데이브 버나스(Dave Bernath) CEO는 올해 스트림TV쇼 기조연설에서 채널 성과가 UI·편성표(EPG) 배치, 성과 데이터 공개, 수익·인벤토리 모델 같은 플랫폼의 결정에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도 콘텐츠 공급사가 플랫폼만큼 상세한 시청자 데이터를 받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CJ ENM은 글로벌 스트리밍에서 화제가 된 작품 출연진의 프로그램을 편성하거나 미국 명절·마케팅 시즌에 맞춘 테마 편성으로 이를 보완한다. 그는 "미국 FAST 서비스의 프로모션은 익숙한 미국 시리즈와 영화, 기존 라이브러리 프랜차이즈 중심"이라며 한국 콘텐츠처럼 새 수요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에 노출 기회가 더 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외 광고 사업 확대는 국내 TV 광고의 약화와도 맞물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청년일보 보도상 CJ ENM의 TV 광고 매출은 2021년 5433억원(약 4억700만 달러)에서 2025년 3336억원(약 2억5000만 달러)으로 약 39% 감소했다. 2026년 1분기는 537억원(약 402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보다 22.1% 줄었다. 다만 북미 FAST의 광고 매출과 이익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해외 FAST가 국내 광고 감소분을 얼마나 보완할지는 아직 수치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 전환은 국내 방송사에도 운영 역량의 차이를 드러낸다. K-FAST 1년 차 사업은 기존 라이브러리의 현지화와 해외 송출에 무게를 뒀고, 이들 채널은 주로 플랫폼의 광고 판매분을 배분받는 구조다. 정부는 2년 차부터 FAST 오리지널·최신 콘텐츠와 광고 기술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판매를 늘리려면 콘텐츠 외에도 광고주 발굴, 판매 가능한 지면 확보, 캠페인 성과 측정이 필요하다. 미국 법인이나 자체 영업 조직이 부족한 사업자에는 공동 판매나 전문 영업 파트너와의 협력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누적 시청 이후를 뒷받침할 운영 지원
넷플릭스(Netflix)는 2016년 1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10월 23일 10주년 기념 홈페이지를 열고 전 세계 회원의 80%가 한국 콘텐츠를 봤으며 2021년부터 5년 동안 글로벌 톱10에 오른 한국 작품이 200편을 넘는다고 밝혔다. 24~25일 연 '넷플잔치'에는 온·오프라인으로 359만 명이 참여했다. 올해 상반기 넷플릭스 시리즈 시청시간 가운데 한국 작품 비중은 11%로 미국에 이어 2위였다.
국내 이용은 두 해외 플랫폼에 몰려 있다. 모바일인덱스 집계로 6월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넷플릭스 1617만 명, 티빙(TVING) 969만 명, 쿠팡플레이(Coupang Play) 885만 명, 웨이브(Wavve) 397만 명이다. 와이즈앱·리테일(WiseApp Retail) 조사에서 올해 1~5월 영상 앱 월평균 사용시간은 유튜브(YouTube) 1136억 분, 넷플릭스 56억1000만 분이었다. 정부의 방송영상·스트리밍 특화 콘텐츠 제작 지원 예산 399억원은 대부분 작품 제작에 쓰인다. 김지현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 박사는 머니투데이방송(MTN) 7월 보도에서 "유통·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스트리밍 앱 월간 활성 이용자와 영상 앱 월평균 사용시간. 자료=모바일인덱스, 와이즈앱·리테일
K-FAST는 이와 다른 유통 선택지를 제공한다. 한국 콘텐츠 사업자가 채널 브랜드와 편성에 참여하고 삼성 TV 플러스·LG채널 등 스마트TV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청자에게 접근하는 구조다. 과기정통부는 2025년 사업 출범 당시 세계 6억 대 스마트TV 공급망을 기반으로 제시했다. 다만 기기 공급망의 크기가 곧 실제 시청자나 광고 매출을 뜻하지는 않는다. 채널을 운영하더라도 편성표 노출과 이용 데이터, 광고 거래 조건은 플랫폼과의 협상에 영향을 받는다.
사업의 외연은 커졌지만 지원 구조는 단년 구축 중심이다. 1년 차에는 추가경정예산 80억원(약 600만 달러)을 투입해 프리미엄 채널은 컨소시엄당 12억원(약 90만 달러) 내외, 플래그십 채널은 2억1000만원(약 15만7000달러) 내외를 지원했고 20개 채널을 만들었다. 송출 약 5개월 뒤 발표된 누적 시청자는 약 1억 명이다. 2년 차는 3개 컨소시엄·4개 채널에 채널당 2억3000만원을 지원한다. 다만 사업 범위와 지원 단위가 달라 채널 수나 금액만으로 두 해의 효율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과기정통부의 2027년 예산안은 AI에 9조4211억원(약 70억6000만 달러)을 배정했지만 발표 자료에는 K-FAST 규모가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남석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7월 지속가능한 K-FAST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단계의 지원은 채널 개설 실적을 넘어 운영 성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누적 시청자 수만으로는 중복 시청 여부나 채널별 수익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언어별 시청시간과 재방문, 광고 판매율, 현지화·송출·영업 비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년 운영과 현지 마케팅, 추가 언어 제작을 지원해야 단기 송출 성과가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7년 시험대는 채널 수보다 운영 수익성
박 팀장은 2027년에는 채널 수를 늘리기보다 이미 들어간 플랫폼 안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고 했다. 필요한 곳에는 채널을 더하고, 플랫폼과 함께 콘텐츠 발견·편성·프로모션을 맞춰 채널별 시청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그는 "CJ ENM 프로그램의 시청 성과가 플랫폼의 이용과 광고 매출에도 기여하는 파트너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콘서트와 시상식 같은 라이브 K-팝 콘텐츠로 FAST 제휴를 넓히는 방안도 추진한다.
박 팀장은 장기적으로 대표 프랜차이즈가 독립적인 채널 브랜드로 자리 잡기를 기대했다. K-댄스는 스우파를 중심으로 여러 댄스 IP와 클립을 결합해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채널이다. 시청이 구독형 스트리밍과 FAST, AVOD, 유튜브, 세로형 숏폼으로 분산되는 상황에서 하나의 IP를 여러 형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제작·편성 역량은 CJ ENM의 자산이다. 그러나 성패를 가를 것은 보유 콘텐츠의 양 자체가 아니다. 새 시청자가 채널을 발견하고, 현지 언어로 프로그램을 이해하며, 그 시청이 광고주의 반복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 스페인어 더빙을 통한 히스패닉 시청층 확대와 광고 지면 직접 판매가 이 연결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