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 인수 전액 현금으로 전환… 4월 주주 투표 예정
830억 달러 빅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적대적 인수 시도 저지 목적
넷플릭스(Netflix)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이하 WBD)가 인수합병 계약 조건을 전액 현금 거래로 수정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27.75달러, 기업가치 약 827억 달러(한화 약 120조 원) 규모의 이번 딜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의 적대적 인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분석된다.

거래 구조 변경의 배경
지난 12월 5일 발표된 최초 합의안은 약 84%가 현금, 나머지가 넷플릭스 주식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넷플릭스 주가가 계약서상 하한선인 97.91달러 아래로 하락하면서, WBD 주주들이 받게 될 대가가 줄어들 위험이 발생했다.
이번 전액 현금 전환으로 "시장 변동성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WBD 주주들에게 확정된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이 양사의 설명이다. 주주 투표는 2026년 4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WBD는 이를 위한 예비 위임장(proxy statement)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의 경쟁 구도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이 이끄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주당 30달러의 전액 현금 적대적 인수를 제안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파라마운트 측은 WBD 이사회가 8차례에 걸쳐 제안을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 제안이 넷플릭스 딜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며 위임장 대결(proxy fight)을 선언했다.
파라마운트의 인수 자금은 데이비드 엘리슨의 부친이자 오라클(Oracle) 공동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레드버드 캐피털 파트너스(RedBird Capital Partners),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부다비의 국부펀드가 지원하고 있다.
핵심 쟁점: 디스커버리 글로벌의 가치 평가
| 평가 주체 | 디스커버리 글로벌 주당 가치 |
|---|---|
| WBD 이사회 (비교기업 분석) | 2.41~3.77달러 |
| WBD 이사회 (M&A 거래 분석) | 4.63~6.86달러 |
| 파라마운트 측 주장 | 0달러 (이론적 M&A 가치 0.50달러) |
파라마운트는 디스커버리 글로벌의 실질 가치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며, 자사의 30달러 제안이 넷플릭스 딜을 상회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수 대상 자산과 분리 구조
넷플릭스가 인수하는 자산:
- 워너브라더스 영화·TV 스튜디오
- HBO 및 HBO 맥스(HBO Max)
- 게임 사업부
분리 예정 자산 (디스커버리 글로벌):
- CNN, TNT, TBS, HGTV,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
- TNT 스포츠, 디스커버리+(Discovery+)
디스커버리 글로벌은 인수 완료 전 별도 법인으로 분리될 예정이며, 목표 순부채는 2026년 6월 30일 기준 170억 달러,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161억 달러로 설정됐다.
규제 및 재무 구조
넷플릭스의 부채 조달 규모는 최초 590억 달러에서 현재 422억 달러로 조정됐다. 웰스파고(Wells Fargo), BNP, HSBC 등 3개 은행이 금융 주선을 담당한다.
양사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반독점국에 하트-스콧-로디노(Hart-Scott-Rodino)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와도 협의 중이다. 거래 종결은 최초 합의일로부터 12~18개월 후인 2027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위약금 구조:
- WBD 계약 파기 시: 넷플릭스에 28억 달러 지급
- 규제 불승인 시: 넷플릭스가 WBD에 58억 달러 지급
특히 넷플릭스-WBD 딜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강조됐다. 반면 파라마운트 측은 아랍 국부펀드들이 이사회 의석 등 지배권을 포기하기로 합의해 자사 딜도 CFIUS 심사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적 함의
1. 스트리밍 시장 구조 재편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넷플릭스는 HBO 맥스의 프리미엄 콘텐츠 라이브러리와 워너브라더스의 제작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 CEO는 "미국 내 제작 역량과 오리지널 프로그래밍 투자를 대폭 확대해 일자리 창출과 장기적 산업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2. 극장 배급 모델의 존속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 영화에 대해 45일 극장 독점 상영 기간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극장 산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규제 승인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3. 레거시 미디어의 구조조정 가속화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WBD CEO는 "세계 최고의 스토리텔링 기업 두 곳의 결합"이라고 평가했으나, 업계에서는 대규모 인력 감축과 중복 사업 정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4. 글로벌 콘텐츠 경쟁 심화
그렉 피터스(Greg Peters) 넷플릭스 공동 CEO는 "지난 10년간 엔터테인먼트 산업 대부분이 위축되는 동안 넷플릭스는 성장하고 투자를 확대해왔다"며, 이번 거래가 "친소비자, 친혁신, 친크리에이터, 친성장" 관점에서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4월 주주 투표..인수의 핵심 분기점
4월 주주 투표가 핵심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WBD 이사회는 넷플릭스 딜을 지지하고 있으나,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위임장 대결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파라마운트가 WBD 연례 주주총회에 자체 이사 후보를 내세울 경우, 표 대결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규제 측면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반독점 심사가 최대 관건이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할 경우 할리우드에서의 영향력이 과도해진다는 비판이 있는 만큼, 자산 일부 매각 등 구조적 시정조치(remedy)가 조건으로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출처: 버라이어티(Variety), 2026년 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