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뉴스 밖 구독 묶음에 영화 커뮤니티 더한다

뉴욕타임스컴퍼니가 영화 기록·리뷰 커뮤니티 레터박스드(Letterboxd)를 약 3억3000만 달러(약 4480억원)에 인수하는 독점 협상에 들어갔다. 올해 예상 EBITDA의 약 22배다. 창업자가 경영을 이어가고 독립 사이트로 운영하되 뉴욕타임스 광고 테크를 붙이는 안이 논의된다. 전날 발표한 3분기 매출은 9.7% 늘어난 7억6850만 달러, 매출의 71%가 구독이다. 광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언론·방송과 회생 매각된 왓챠의 사례를 함께 짚었다.

뉴욕타임스, 뉴스 밖 구독 묶음에 영화 커뮤니티 더한다

뉴욕타임스컴퍼니(The New York Times Company)가 영화 기록·리뷰 커뮤니티 레터박스드(Letterboxd) 인수를 위한 독점 협상에 들어갔다. 거론되는 인수가는 약 3억3000만 달러(약 4480억원)다. 뉴욕타임스가 5일 자사 지면에서 협상 사실을 전했다. 거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협상이 깨질 수도 있다.

인수가는 레터박스드의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약 1500만 달러(약 200억원)의 22배 수준이다. 2023년 캐나다 지주회사 타이니(Tiny)가 지분 60%를 사들일 때 매긴 기업가치는 5000만~6000만 달러(약 680억~810억원)였다. 3년 만에 몸값이 5배 넘게 뛰었다.

레터박스드는 2011년 뉴질랜드에서 출발한 영화 기록·리뷰 커뮤니티다. 사진=레터박스드

몸값을 끌어올린 것은 회원 수다. 레터박스드 회원은 2분기 말 3070만 명으로 1년 전보다 43% 늘었고, 10월에는 3500만 명에 가까워졌다고 더랩(TheWrap)이 전했다. 2011년 뉴질랜드의 두 디자이너가 만든 서비스로, 수익은 광고와 유료 등급(프로·패트런) 구독에서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인수를 뉴스 이외 상품을 늘려 온 번들 전략의 연장선에 두고 있다. 회사는 2027년 말까지 구독자 15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고, 4일 발표한 3분기 실적 기준 구독자는 1376만 명이다.

무료 기록에 연 18.99달러 프로… 이용자 절반이 35세 미만

레터박스드 가입은 무료다. 회원은 본 영화를 날짜·별점·리뷰·태그와 함께 '다이어리'에 기록하고, 보고 싶은 영화를 '워치리스트'에 담고, 주제별 목록을 만들어 공유한다. 다른 회원을 팔로우하면 그들의 관람 기록과 리뷰가 피드로 들어온다. 회원 평점을 바탕으로 한 공식 '내러티브 장편 톱250' 목록이 있고, 매년 초에는 한 해 관람 통계를 정리한 '이어 인 리뷰(Year in Review)'를 낸다. 영상은 직접 틀지 않는 대신 2025년 12월 개별 작품을 빌려 보는 비디오 스토어를 열었다.

돈은 광고, 유료 등급, 대여 세 곳에서 들어온다. 앱스토어 기준 프로 등급은 연 18.99달러(약 2만5800원)로 연간·누적 관람 통계, 구독 중인 스트리밍 서비스별 필터, 목록 복제 기능을 주고 외부 광고를 없애 준다. 패트론 등급은 연 48.99달러(약 6만6500원)로 포스터·배경 꾸미기와 추가 통계, 후원자 명단 등재, 신기능 우선 사용이 붙는다. 무료 회원에게는 광고가 노출되고, 비디오 스토어 대여료는 편당 3.99~19.99달러(약 5400~2만7100원)다.

상품가격(미국 앱스토어)주요 내용
무료 회원무료다이어리·별점·리뷰·목록·워치리스트·팔로우, 광고 노출
프로(Pro)18.99달러(약 2만5800원)연간·누적 통계, 스트리밍 서비스별 필터, 목록 복제, 외부 광고 제거
패트론(Patron)48.99달러(약 6만6500원)프로 기능에 포스터·배경 꾸미기, 추가 통계, 후원자 명단, 신기능 우선
비디오 스토어편당 3.99~19.99달러2025년 12월 출시, 미공개작·독립영화 대여
레터박스드 상품 구성. 자료=애플 앱스토어·레터박스드

인수 후보들이 값을 매긴 대상은 이 회원층이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활성 이용자의 절반이 35세 미만이고, 그중 절반 이상이 16~24세다. 젬마 그레이스우드(Gemma Gracewood) 레터박스드 편집장은 "우리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정말 좋아하는지 안다"고 말했다. 개봉 전후 관객 반응, 고전·독립영화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 회원이 직접 만든 목록이 한곳에 쌓인다. 회사 규모는 작다. 직원은 뉴질랜드·미국·캐나다·영국에 걸쳐 40여 명이다.

가치에 대한 시각은 갈린다. 퍽은 7월 분석에서 인수자 입장의 낙관론으로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를 들었다. 아마추어 사진 커뮤니티가 거대한 광고 사업으로 커진 사례다. 같은 기사에서 한 마케팅 컨설턴트는 광고가 레터박스드의 매력을 바로 망가뜨린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가 독립 운영을 약속하면서 광고 테크 결합을 추진하는 것도 이 두 시각 사이의 선택이다.

영화 한 편에 '봤다' 3만 건… 기록·목록·평점이 쌓이는 화면

레터박스드의 영화 페이지는 회원 기록이 모이는 곳이다. 조던 퍼스트먼(Jordan Firstman) 감독의 2026년작 〈클럽 키드(Club Kid)〉 페이지에는 7일 현재 3만2000명이 '봤다'고 기록했고, 2만3600개의 회원 목록에 이 영화가 담겼다. '좋아요'는 1만6800건이다. 회원 평점 분포는 막대그래프로 표시되고, 평균은 5점 만점에 4.4점이다.

레터박스드 영화 페이지. 본 회원·목록·좋아요 수와 평점 분포, 출연진, 시청 경로가 한 화면에 모인다. 화면=레터박스드

페이지 왼쪽에는 저스트워치(JustWatch) 데이터로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안내하는 칸과 예고편 버튼이 붙어 있다. 〈클럽 키드〉는 아직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라오지 않아 '스트리밍 없음'으로 표시된다. 스트리밍 공개 전부터 관객 반응이 숫자로 쌓이는 구조다. 회원들은 본 영화를 일기처럼 기록하고 목록을 만들어 공유하며, 1년 동안 공포영화 하위 장르를 하나씩 채우는 '호러 x 52(Horror x 52)' 같은 도전 과제도 진행한다.

리뷰도 같은 방식으로 쌓인다. 일본 도호(Toho)의 고질라 시리즈 신작 〈고질라 마이너스 제로(Godzilla Minus Zero)〉 페이지는 7일 현재 본 회원 8만5000명, 목록 3만3700개, 좋아요 4만3400건을 기록했다. '인기 리뷰' 칸 상위 세 편은 각각 2215~3119개의 좋아요를 받았고, 한 리뷰에는 댓글 39개가 달렸다. 별점과 짧은 감상, 반응 수가 함께 노출되면서 회원 리뷰가 다른 회원의 관람 선택을 안내한다. 이 영화 역시 '스트리밍 없음'으로 표시된다.

레터박스드 '인기 리뷰' 영역. 회원 별점과 감상, 좋아요·댓글 수가 함께 노출된다. 화면=레터박스드

레터박스드는 회원 기록 위에 편집 콘텐츠도 얹는다. 자체 매체 레터박스드 저널(Letterboxd Journal)은 5일 비디오 스토어 코너로 '미공개 보석(Unreleased Gems)' 11월 목록을 올렸다. 아직 배급이 시작되지 않은 발견작과 개봉 때 주목받지 못한 작품을 모았고, 대부분의 회원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영화라고 소개했다. 4일에는 마틴 맥도나(Martin McDonagh) 감독의 〈와일드 호스 나인(Wild Horse Nine)〉 개봉에 맞춰 버디 코미디 20편을, 3일에는 호러와 누아르를 결합한 영화 20편을 골랐다. 회원 기록과 편집 큐레이션, 대여 서비스가 한 사이트 안에서 이어진다. 뉴욕타임스가 와이어커터에서 추천 기사와 상품 구매를 잇는 방식과 같은 구조다.

A24 제치고 독점 협상… 창업자 경영·독립 사이트 유지

매각은 투자은행 라이언트리(LionTree)가 주관했다. 7월 초 라이언트리가 기업가치 2억5000만 달러(약 3390억원)를 제시했고 넷플릭스(Netflix)·소니 픽처스(Sony Pictures)·파라마운트(Paramount)가 초기 미팅에 참여했다고 버라이어티(Variety)가 퍽(Puck)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9월에는 A24와 뉴욕타임스가 3억 달러 이상을 놓고 경쟁에 합류했고, 매디슨 웰스(Madison Wells) 최고경영자 지지 프리츠커(Gigi Pritzker)가 이끄는 투자자 그룹도 뛰어들었다.

A24는 창업자들에게 독립성과 기존 사업 모델 유지를 약속했지만 가격이 오르면서 밀려났다. 경쟁 입찰자 가운데 한 곳은 다른 인수 후보가 서비스 일부를 유료벽 뒤로 옮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세우기도 했다. 스튜디오나 스트리밍 서비스가 레터박스드를 사면 자사 작품을 우대한다는 이해충돌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버라이어티(Variety)가 9월 24일 짚었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Rotten Tomatoes)는 수년간 NBC유니버설(NBCUniversal) 산하에 있어 독립성 논란을 겪었고, 올해 NBC유니버설에서 분사한 버산트 미디어(Versant Media)로 넘어갔다. 레터박스드는 7월 성명에서 "레터박스드의 미래에 관한 어떤 결정에도 창업자들이 함께한다"고 밝혔다.

협상안에는 공동 창업자 매슈 뷰캐넌(Matthew Buchanan)과 칼 폰 란도(Karl von Randow)가 경영을 계속 맡고 뉴욕타임스 임원에게 보고하는 구조가 담겼다. 레터박스드는 당분간 독립 사이트로 운영되고, 뉴욕타임스는 자사 광고 테크를 레터박스드 시스템에 통합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논평을 거부했고 뷰캐넌은 답하지 않았다.

3분기 매출 9.7% 증가… 디지털 구독 순증 42만 명으로 반등

협상 보도 하루 전인 4일 뉴욕타임스컴퍼니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7억6850만 달러(약 1조430억원)로 1년 전보다 9.7% 늘었다. 구독 매출이 5억4750만 달러(약 7430억원)로 10.7% 늘었고, 이 가운데 디지털 전용 구독 매출은 4억2130만 달러(약 5720억원)로 14.6% 증가했다. 광고 매출은 1억4260만 달러(약 1930억원)로 7.8% 늘었다. 디지털 광고는 광고주 수요와 광고 지면 공급이 함께 늘면서 12.0% 증가한 1억990만 달러(약 1490억원)를 기록했다. 라이선스 등 기타 매출은 7840만 달러(약 1060억원)로 6.2% 늘었다.

수익성도 올라갔다. 영업이익은 1억2190만 달러(약 1650억원)로 16.4% 늘었고, 조정 영업이익은 1억4960만 달러(약 2030억원)로 조정 영업이익률이 19.5%였다. 순이익은 9740만 달러(약 1320억원)로 19.2% 증가했다. 메러디스 코핏 레비엔(Meredith Kopit Levien) 최고경영자는 "구독자 증가는 포트폴리오 전반의 높은 참여와 유지율이 이끌었다"고 말했다.

전체 구독자는 1376만 명으로, 디지털 전용 1322만 명과 종이신문 54만 명이다. 3분기 디지털 전용 순증은 약 42만 명이다. 2분기 순증은 28만 명으로 시장 예상치 약 29만5000명을 밑돌아 성장 둔화 우려가 나왔는데, 한 분기 만에 순증 규모를 50% 늘렸다. 디지털 전용 이용자당 평균 매출(ARPU)은 9.93달러(약 1만3500원)로 1.4% 올랐다. 목표인 1500만 명까지는 약 124만 명이 남았다.

인수 여력도 실적에 나와 있다. 올해 1~9월 잉여현금흐름은 4억3580만 달러(약 5910억원)로 레터박스드 인수가보다 많다. 회사는 3분기에만 7910만 달러(약 1070억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였다. 4분기 전망치로는 디지털 전용 구독 매출 12~15% 증가, 디지털 광고 매출 한 자릿수 후반에서 두 자릿수 초반 증가를 제시했다. 생성 AI 관련 소송 비용으로는 3분기에 380만 달러(약 50억원)를 썼다.

디애슬레틱·와이어커터·워들 잇는 번들… 레터박스드는 광고 지면도 더해

뉴욕타임스는 2016년 상품 추천 사이트 와이어커터(Wirecutter)를 3000만 달러(약 410억원) 이상에, 2022년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The Athletic)을 현금 5억5000만 달러(약 7460억원)에 사들였다. 같은 해 단어 게임 워들(Wordle)도 인수해 게임 묶음에 넣었다. 레터박스드 거래가 성사되면 디애슬레틱 다음가는 규모가 된다.

뉴욕타임스컴퍼니 주요 인수 금액 (백만 달러)
와이어커터(2016)
30
디애슬레틱(2022)
550
레터박스드(2026, 협상가)
330
와이어커터는 "3000만 달러 이상" 보도 기준, 워들(2022)은 비공개. 자료=뉴욕타임스·악시오스

레터박스드는 유료 회원 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는 두 회사가 구독과 광고 수익을 함께 올리는 같은 사업 구조라는 점을 인수 근거로 든다. 3분기 디지털 광고 증가 요인으로 광고 지면 공급 확대를 꼽은 뉴욕타임스로서는, 3500만 명이 드나드는 영화 커뮤니티가 자사 광고 테크로 팔 수 있는 새 지면이 된다. 레터박스드 EBITDA는 2027년 2000만 달러(약 27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터박스드는 지난해 미공개작을 포함한 독립영화를 구독 가입 없이 빌려 보는 '비디오 스토어'를 열었다. 다만 퍽은 7월 레터박스드가 회원 규모에 비해 수익화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레터박스드 회원 수 (만 명)
2020
180
2022.8
650
2025.6
2150*
2026.6
3070
2026.10
약 3500
*2026년 2분기 증가율(43%)로 역산한 추정치. 자료=더랩·데드라인·버라이어티

같은 해 출발한 왓챠피디아… 모회사는 42억원대 회생 매각

레터박스드와 같은 2011년 설립된 왓챠(Watcha)는 별점 기반 영화 평가 서비스 왓챠피디아(Watcha Pedia)에서 출발했다. 왓챠는 7억 개 이상의 콘텐츠 평가 데이터를 쌓았다. 2016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판권 구매에 돈을 쓰기 시작했고, 매출은 2022년 734억원(약 5410만 달러)까지 늘었다. 그러나 2024년 말 누적 결손금 2670억원, 자본총계 -875억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022년 130만 명에서 올해 30만 명대로 줄었다.

왓챠는 2025년 8월 서울회생법원(Seoul Bankruptcy Court)에서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올해 3월 공개매각에 CJ ENM과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Kinolights)가 인수의향서를 냈지만 4월 본입찰에 응찰하지 않아 유찰됐다. 이후 수의계약으로 돌아서 키노라이츠가 42억5000만원(약 313만 달러)에 인수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법원이 산정한 청산가치 42억2000만원을 3000만원가량 웃도는 금액이다. 한때 왓챠 기업가치는 3000억원을 넘었다.

레터박스드(Letterboxd)왓챠(Watcha)
설립2011년, 뉴질랜드2011년, 한국
출발점영화 기록·리뷰 커뮤니티영화 평가 서비스(현 왓챠피디아)
판권 비용없음(대여 서비스만 운영)2016년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
이용 규모회원 약 3500만 명(2026년 10월)MAU 30만 명대(2026년)
거래 금액약 3억3000만 달러(약 4480억원)42억5000만원(약 313만 달러)
거래 형태뉴욕타임스 독점 협상회생절차 매각, 키노라이츠 인수
레터박스드·왓챠 비교. 자료=뉴욕타임스·더랩·MTN·디지털데일리

뉴욕타임스 매출 71%는 구독… 국내 신문은 광고 60%, 방송광고 12% 감소

뉴욕타임스의 3분기 매출에서 구독은 71%, 광고는 19%다. 국내 신문산업은 반대다. 한국언론진흥재단(Korea Press Foundation)은 2024년 국내 신문산업 매출에서 구독 수익이 약 40%, 광고 수익이 약 60%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 방송은 광고 감소가 더 가파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orea Communications and Media Commission)의 2025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서 방송광고 매출은 2조134억원(약 14억8000만 달러)으로 1년 새 12.3% 줄었다. 2021~2025년 모바일 광고 시장이 연평균 7.5% 성장하는 동안 방송광고 매출은 연평균 10.6% 감소했다.

매출 구성 비교 (%)
구독광고기타(라이선스 등)
뉴욕타임스컴퍼니 2026년 3분기
71
19
10
국내 신문산업 2024년(추정)
40
60
자료=뉴욕타임스컴퍼니 3분기 실적, 한국언론진흥재단(PwC 자료 기반). 국내는 구독·광고 2개 항목 기준

뉴욕타임스가 사들인 회사들은 뉴스사가 아니다. 상품 추천, 스포츠, 단어 게임, 그리고 이번 영화 커뮤니티까지 모두 이용자가 매일 들어와 머무는 습관형 서비스다. 코핏 레비엔 최고경영자가 구독자 증가 요인으로 참여와 유지율을 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신문산업 매출의 60%가 광고라는 것은 이용자를 자사 서비스에 붙잡아 두는 구독 상품의 비중이 아직 작다는 뜻이다.

레터박스드는 영화를 직접 틀지 않는다. 회원이 남긴 기록과 리뷰가 서비스의 재고이고, 대형 판권 지출이 없기 때문에 회원 증가가 곧바로 광고와 구독 매출로 이어진다. 왓챠는 7억 개가 넘는 평가 데이터를 갖고도 판권 비용을 짊어지는 스트리밍 사업에 묶였고, 청산가치 수준에 팔렸다. 회생 과정에서 왓챠피디아만 떼어 파는 안도 거론됐지만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CJ ENM이 왓챠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것도 평가 데이터와 추천 엔진을 티빙(TVING)에 붙이려는 계산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방송사의 스트리밍 사업은 규모 키우기에 묶여 있다. 티빙과 웨이브(Wavve)는 2023년 합병 양해각서를 맺고 공정거래위원회(Korea Fair Trade Commission)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티빙 주요 주주 KT스튜디오지니(KT Studio Genie)의 동의를 얻지 못해 3년째 교착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1~9월 잉여현금흐름만으로 레터박스드 인수가를 감당하고, 인수 기업은 독립 운영에 맡긴 채 광고 테크와 구독 묶음으로 수익을 끌어낸다.

이 거래가 국내 업계에 던지는 질문은 세 갈래다. 국내 방송사와 스트리밍 서비스, 언론사가 가진 시청 평가·댓글·팬 커뮤니티 데이터를 판권 사업과 분리된 독립 상품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 그 상품에서 나오는 지면을 자체 광고 테크로 팔 수 있는가. 뉴스·드라마 단일 상품 대신 게임·요리·스포츠·커뮤니티를 한 계정으로 묶는 구독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가. 뉴욕타임스는 2011년 디지털 유료화 이후 이 방향으로 구독 상품을 넓혀 왔고, 레터박스드는 그 묶음에 들어갈 다음 상품이다.

본계약은 미정… 2027년 1500만 구독 목표가 기준선

협상은 독점 단계지만 본계약까지 가지 못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거래가 성사되면 뉴욕타임스는 3500만 명 규모의 영화 팬 회원과 광고 지면을 얻고, 2027년 EBITDA 2000만 달러 이상이 예상되는 사업을 묶음에 더한다. 회원들이 우려해 온 유료벽 확대 여부는 독립 사이트 운영 약속이 얼마나 유지되는지에 달려 있다.

왓챠는 키노라이츠 체제에서 생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데일리는 인수 이후 콘텐츠 공급 역량이 왓챠의 생존을 가를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을 전했다. 같은 해 출발한 두 영화 취향 서비스는 한쪽이 4480억원대, 다른 쪽이 42억원대에 새 주인을 맞는 상황이다.